아무런 업무를 하지 않자 무료한 시간이 찾아왔다.
이력서야 동일하게 작성해서 넣을만한 곳에는 모두 지원했다.
나 빼고 모두 무엇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
점심도 혼자 먹고 회사근처 사우나도 가고 시간을 떼우자 얼핏 오후 6시가 되었고
아무런 인사도 인기척도 없이 퇴근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자 인사를 대충하며 이제 막 사춘기에 빠진 딸내미는 자기 방으로 도망가듯이 들어가버리고
아내는 왠일로 일찍 왔냐며 놀라는 눈치였다.
밥을 먹는데 와이프는 현재의 사정도 모르고 딸내미 학원을 늘려야 하냐는둥 집세가 올라갈거 같아 걱정이라는 등...
돈... 돈.... 돈... 이야기만 주구장창 이야기 했다.
평소같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모두 짜증나고 신경질나는 말들 뿐이었다.
입맛이 사라져 답답한 마음에 집을 나와 근처 흡연이 가능한 공원을 찾아가 담배를 깊게 마시며 화를 참으려 애썻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고 정말 X 같은 하루가 되었다.
***
한달 후...
퇴사 마지막날...
결국 이직할 만한 회사는 모두 떨어졌고 이직을 실패한 나는 조용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
주위에 동료들은 고생했다며 한 마디 했지만 모두 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사람은 1명도 없었다.
짐을 모두 싸고 오후 1시에 조기퇴근을 햇지만...
집으로 갈 수 없었다....
회사에서 짤렸다는 사실을 집에 알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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