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는 처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마리아가 처녀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과거의 성서에서는 마리아를 젊은 여자라고 지칭하였는데, 이 부분이 오역되어 처녀로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문제점은 성서학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문제로 대다수의 성서학자들은 오역된 내용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편이다.
히브리어로 이사야(Isaiah)는 'almah'인데, 이것은 논의의 여지없이 '젊은 여자'를 의미하며 처녀라는 의미는 전혀 없다. 혹 '처녀'라고 하고 싶다면 'bethulah'라는 단어를 대신 사용해야 한다. 마리아에 대한 오역은 70인역 성서라고 불리는 그리스도 이전의 그리스어 번역판에서 'almah'를 'parthenos'라고 번역하면서 생겨났다. 여기서 처음 등장한 'parthenos'라는 단어는 보통의 처녀를 의미한다.
이후 성서를 집필한 마태는 70인역 성서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 책에서 이사야를 인용하며 이렇게 적고 있다.
"모든 일이 된 것은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가라사대 보라 처녀(virgin)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대한성서공회 역)"
예수가 처녀에게서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후세에 삽입됐다는 것은 기독교 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쩌면 오역된 예언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리스어를 할 줄 아는 사도가 삽입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오늘 날 'New English Bible'과 같은 현대 판본에서는 이사야를 '젊은 여자'라고 올바르게 적고 있다. 성서학자들의 연구를 인정해 성경의 오역을 바로 잡은 것이다. (출처 : 이기적 유전자(2010), 리처드 도킨스 저, 홍영남, 이상인 역, 을유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