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스트랙션 장르가 다시 주목받는 시점에 한 작품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엑스엘게임즈가 스튜디오 큐브를 통해 준비 중인 ‘더 큐브, 세이브 어스’가 지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공개되며 유저들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핵전쟁 이후의 지구, 외계 문명이 남긴 큐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 익숙한 틀을 갖췄지만 전개 방식은 전혀 달랐다.
데모 버전은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사실적 연출을 앞세워 최대 63인의 PvPvE를 한 세션에 담아냈고, 27개 맵이 조합되는 구조 덕분에 매 순간 성격이 달라지는 탐험을 경험하게 했다. 짧은 시간 동안의 검증이었지만 선명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26년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완성도를 높이는 상황까지 더해지며, 장르 판도를 바꿀 후보라는 전망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드러난 비주얼 경쟁력
첫인상은 언제나 평가를 흔든다. ‘더 큐브, 세이브 어스’의 데모가 공개되던 순간 가장 강하게 남은 이미지는 그래픽 품질보다 비주얼 감각 자체가 훌륭하다는 점이었다. 캐릭터 외형부터 NPC, 심지어 적 몬스터까지 ‘익스트랙션 게임에서 보기 드문 미형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완성됐다.

단순히 깔끔한 화면이나 고해상도 모델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굴 비율, 조명 처리, 색감 배치, 의상의 흐름까지 포함된 미적 설계가 전체 톤을 잡아냈다. 꾸미기 메뉴 역시 같은 기조 위에 놓여 있었다. 장비 슬롯과 별도로 마련된 ‘꾸미기 탭’은 옷·장신구·색상 등을 따로 꾸밀 수 있도록 설계돼 커스터마이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한국산 PvPvE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플레이가 시작되면 또 다른 시각적 연출이 등장한다. 큐브로 빨려 들어가는 연출과, 맵이 전환될 때의 압도적인 시각효과가 세계관의 분위기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게임이 어떤 방향성을 목표로 하는지 단번에 이해된다.
근접 전투·스킬·BM까지 달라지는 게임 구조
장르는 같아도 진행 방식은 크게 다를 수 있다. ‘더 큐브, 세이브 어스’의 구조는 이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기본 진행은 빠르고 간결하다. 페이즈 단위로 지역이 바뀌고, 제한 시간이 다 되면 전체 큐브가 붕괴되는 방식이라 머무르는 시간 자체가 짧다. 탐색과 전투, 이동이 흐름처럼 이어진다. 여기에 근접 전투 중심 설계가 더해지며 몸을 직접 쓰는 느낌이 강조된다.

무기를 기준으로 한 플레이 스타일 차이도 확연하다. 한손 무기는 빠른 접근에 유리하고, 양손 무기는 강력한 대미지를 내지만 공격 타이밍을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데모에서 유저들이 가장 흥미롭게 받아들였던 요소는 무기별 특수 스킬이었다. 횃불은 점화 후 화염 피해를 누적하며, 둔기는 넉백 효과를 중심으로 전투 흐름을 바꾼다.
스킬 선택의 영향력도 크다. 점멸로 거리를 좁히거나, 투명화로 매복하며, 광역 스킬로 몰려드는 적을 돌파하는 등 조합 가능성이 넓다. 스쿼드 플레이의 재미도 강조된다. 페이즈 전환 구조 덕분에 팀 단위 이동이 필수적이며, 음성 채팅이 기본 제공돼 협동의 템포가 자연스럽게 유지된다.

꾸미기 요소는 게임의 무드를 부드러우면서도 개성 있게 만들었다. 펫 가방, 비키니, 고양이 복장, 스쿨룩, 헤어 컬러 변경 등 스타일 폭이 넓다. 타 게임 대비 가격 부담을 낮춘 BM도 긍정적 요소로 언급된다. 캐주얼 유입이 쉬운 구조와, 꾸미기 중심의 수익모델은 장르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다.
3단계 파밍 루프와 근접전이 만들어낸 데모 체감
데모에서 확인된 가장 명확한 장점은 3단계 안전장치 구조였다. PVE 모드는 대부분의 아이템을 잃지 않아 초반 파밍용으로 적합하다. 일반전은 장착 아이템이 유지되므로 부담 없이 경쟁을 경험할 수 있다. 경쟁전은 모든 보상을 걸고 싸우는 고위험 모드다.

이 구조 덕분에 유저들은 자신의 실력과 목표에 맞춰 자연스럽게 난도를 조절했다. 파밍 구조 역시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기승형 구조라 이탈률을 낮춘다. 캐릭터 육성은 수치 투자 방식이다. 근력·지구력·체력·저항력 등 기본 능력치를 직접 배분하고, 패시브·액티브 스킬을 구매해 전투 스타일에 맞춘 세팅을 만들 수 있다.
익스트랙션 장르에서 육성 요소가 이 정도로 풍부한 사례는 많지 않다. 맵 구성도 단조로움을 피했다. 저택·사찰·고대 유적·폐허 도시 등 분위기를 완전히 갈아엎는 조합이 매번 등장하며, 4분 제한 시간이라는 제약이 긴장감을 유지한다. 적 패턴도 단순 러시형에 머무르지 않아 회피 타이밍과 움직임을 신경 쓰지 않으면 빠르게 위기에 몰린다.

일반전에서는 심리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목표를 가진 유저들이지만, 순간적으로 적이 될 수 있기에 접근 타이밍을 읽는 감각이 필요하다. 스쿼드에서는 역할 분담이 뚜렷해지고, 이동 경로를 조정하며 큐브 붕괴 시간을 맞추는 과정이 전략적인 재미로 이어진다.
26년 1분기 출시 예고, 완성도를 향한 긴 준비
스팀 넥스트 페스트 이후 개발진은 피드백 반영에 속도를 높였다. 최적화 작업과 UI/UX 개편, 서버 안정화가 메인 목표로 설정되었고, 데모 버전에서 지적됐던 접속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면 수정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얼리 액세스 오픈 일정은 당초 2025년 4분기에서 2026년 1분기로 이동했다. 출시는 늦어지지만, 완성도를 확실히 만들겠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지속적인 개발 방향을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 TOP 50 진입, 글로벌 인기 체험판 8위, 최고 동접 3위 등 지표는 출시 전 기대감을 충분히 높여주는 근거로 작용한다. 위시리스트는 이미 15만 개를 넘어섰다.
25년 4분기부터 시작된 익스트랙션 장르 돌풍 속에서 ‘더 큐브, 세이브 어스’는 다른 게임과 다른 자리에서 출발한다. 근접 중심 전투, 비주얼 기반 디자인, 스쿼드 기반 템포, 3단계 파밍 안전장치, 속도감 있는 페이즈 구조라는 조합은 확실한 차별점이다.

26년 초, 이 게임이 스팀 순위권을 뒤흔들 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장르 특유의 높은 장벽을 단숨에 낮추면서도 고유의 깊이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출시가 다가올수록 관심은 더 크게 모일 것이고, 새로운 흥행 바통은 자연스럽게 이 작품을 향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제 남은 선택은 간단하다. 게임의 정식 출시를 기다리는 동안 스팀 위시리스트에 추가해 두면 된다. 익스트랙션 장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는 바로 그 지점, 중심에는 ‘더 큐브, 세이브 어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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