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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른의 교사다

땡글이76 작성일 10.04.15 09: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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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른의 교사다 얼마 전, 결혼 10년 만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촌누나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나를 집들이에 초대했다.

그런데 축하를 위한 자리의
누나의 표정은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연유를 물어보니 집안이 개미 투성이란다.
그 어떤 살충제를 써도 소용이 없을 만큼
그악스러운 개미들이 바글바글 하다는 것이었다.

전 세계의 개미를
모조리 죽여 없애겠다고 하는
누나의 설교가 지겨워 져서
조카와 놀아준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했다.

그런데 조카의 행동이 이상했다.
내가 부르니 쪼르르 달려오는 것 까지는 좋은데
문지방을 지날 때는
모둠발로 폴짝 뛰어넘는 것이 아닌가?
장난감을 가지러 자기 방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누나가 아이에게 이상한 미신을
가르친 것은 아닌가 싶어
이유를 아이에게 물어보니
그 대답이 걸작이었다.

"문지방 밑에는 개미들 집이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거 내가 봤거든.
문지방을 밟다가 개미집이 무너지면 불쌍하잖아."

거실 너머 부엌에서
아직도 개미들을 욕하는
누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너, 정말 누나 딸 맞니?'

- 조원일/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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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른의 교사다.'
누가 한 말이었지요?

- 아직 배울 것이 너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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