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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별봉이 작성일 12.02.25 19: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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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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