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문

[5ch] 이름 없는 편의점

금산스님 작성일 25.10.31 11:25:26
댓글 0조회 1,709추천 0

지금으로부터 10년쯤 전,

 

휴일에 직장 선배와 둘이서 휴가를 맞아,

 

효고현에 있는 유명한 마키즈시집에 가기로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마키즈시집까지는 약 200km

 

운전은 선배가 했고, 저는 조수석에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장거리 운전에 점점 피곤해져서 쉬기로 했습니다.

 

 

 

 

시골길이라 그런지 자판기가 전혀 보이질 않았습니다.

 

내비게이션을 봐도 진행 방향에는 편의점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다가,

 

내비게이션에는 표시되지 않는 편의점을 발견했습니다.

 

 

 

 

산비탈 아래 자리한,

 

대형 체인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듯한 이름 없는 편의점이었고,

 

어딘가 세트장처럼 값싸 보이는 가게였습니다.

 

 

 

 

우리는 그대로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캔커피나 하나 사자.] 하고 자동문 앞에 섰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수동으로 열고 들어간 편의점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은 켜져 있고 진열대에는 본 적 있는 상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지만,

 

어쩐지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습니다.

 

점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없이 편의점 옆에 붙어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부 처음 보는 브랜드의 음료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커피가 있길래

 

선배 몫과 제 몫, 두 개를 사서 차로 돌아왔습니다.

 

 

 

 

[이상한 편의점이네..]

 

우리는 그렇게 말하며 차를 출발시켰고,

 

캔커피를 따서 마셨습니다.

 

 

 

 

맛없어!

 

물을 세 배로 탄 듯한 옅디 옅은 맛..

 

도저히 마실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선배에게도 건넸지만,

 

[뭐야, 이거. 진짜 맛없다..]는 반응만 돌아왔습니다.

 

 

 

 

결국 우리는 커피를 홀더에 꽂아둔 채,

 

목적지인 마키즈시집에 도착했습니다.

 

 

 

 

화장실 세면대에 커피를 쏟고,

 

캔은 쓰레기통에 버린 뒤 마키즈시를 즐겼습니다.

 

 

 

 

돌아오는 길, 그 편의점 근처를 지나갈 무렵

 

나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편의점이 있었을 건물은 검은 얼룩투성이의 더러운 폐허였습니다.

 

주차장은 울퉁불퉁했고, 풀까지 무성했습니다.

 

 

 

 

[저거 우리가 들어갔던 편의점 아니야?!]

 

선배가 소리쳤습니다.

 

 

 

 

우리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왔습니다.

 

 

 

 

선배가 집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는데,

 

거기엔 편의점이 아닌 폐허가 찍혀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폐허 입구를 내가 서성이는 모습까지 그대로 찍혀 있다고 합니다.

 

그날 우리가 산 캔커피가 뭐였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습니다.

 

 

 

 

출처 : VK's Epitaph

 

 

금산스님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