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외고 송채원양, 제주4·3추념식서 손편지 전해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대통령님! 대통령님! 편지 받아주세요!"
3일 오전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장인 제주4·3평화공원에 들어서던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을 부르는 앳된 여학생의 목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섰다.
그 자리에는 제주외국어고등학교 학생회장인 3학년 송채원양(18)이 군중 속에서 흰 손편지를 흔들고 있었다.
송양은 제주4·3평화공원에 도착한 뒤 문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거리에서 입장한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A4 한 장과 펜을 빌려 한 시간 동안 평소 대통령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써냈다.
문 대통령이 추념식장에 들어서자 송양은 손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문 대통령의 동선을 쫓아가며 거듭 '대통령님'을 외쳤고, 이를 뒤늦게 들은 문 대통령이 가던 길을 되돌아 송양의 편지를 건네받았다.
송양은 손편지에서 "올해 4·3 70주년을 맞아 추념식에 대통령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 임기 끝날 때까지 (추념식에) 꼭 오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다른 지역 친구들은 (4·3에 대해) 정말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경우도 많다"며 "4·3은 절대 지역에 국한돼 있는, 지역감정 정도로 남아 있을 기억이 아니다. 전 국민이 같이 4·3의 이름을 찾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송양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주는 세월호 목적지였던 데다 현장실습 중 목숨을 잃은 고(故) 이민호군의 아픔, 해군기지로 인한 강정마을의 아픔 등이 서린 곳"이라며 "손편지에는 4·3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만, 대통령께서 제주의 다른 아픔들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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