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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 전 오늘 메이저리그에서 있었던 일

계라안 작성일 25.05.18 12: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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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콥이 관중을 줘패서 출장 정지를 받았다

 

그 관중은 한쪽 손이 없고

 

반대쪽 손도 손가락이 3개 없는 장애인이었는데

 

콥이 관중을 줘팰 때 옆에 있던 사람이

 

"그 사람은 손이 없는 장애인이잖아요"

 

라고 하자 콥은

 

"발이 없어도 상관 없는데?"

 

라며 줘팬 일화가 유명하다

 

손가락을 닮은 이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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콥이 팬을 두들겨패던 당시 아메리칸리그 회장이었다

 

마침 그 경기를 직관하고 있던 회장은 극대노했고

 

콥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디트로이트 선수들은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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콥이 잘못한 건 맞는데 줘터진 관중이 먼저 시비를 걸어서 터진 일이고 징계가 너무 과하다는 이유였다

 

디트로이트 선수들은 콥의 징계가 풀릴 때까지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며 파업을 선언했다

 

하지만 회장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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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구단주한테 경기 치르면서

 

빵꾸나는 선수 자리 하나당

 

벌금은 물론 몰수패까지 적용하겠다고

 

강하게 받아친 것인데

 

가장 당황스러운 사람은 당연히 디트로이트 구단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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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끼리 싸우고 지들끼리 지랄하더니

 

피해는 자기가 입게 생긴 것

 

구단주치고 돈이 많은 편도 아니었고

 

짠돌이 기질이 있던 구단주는

 

감독에게 이러면 우리 ㅈ되니까

 

빨리 선수를 구해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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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시부럴 선수를 어디서 구해요 그 당황스러움은 감독에게 옮겨졌다

 

지금이야 그러면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올리면 뚝딱이지만

 

당시엔 지금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지도 않았고

 

마침 필라델피아 원정을 가서 벌어진 일이라

 

더더욱 선수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

 

그러든 말든 위에서 까라면 까야되니까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그때 디트로이트 감독을 도와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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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이었던 필라델피아의 감독 코니 맥이었다

 

코니 맥은 감독이자 구단주였는데

 

필라델피아에서 나오는 수입 빼고는

 

딱히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가 몰수 선언이 되면 입장 수입이

 

다 날아가니까 자기도 ㅈ되는거임

 

아무튼 그래서 코니 맥은

 

지역 신문 기자에게 방법을 문의했는데

 

기자는 오프시즌 때 필라델피아가 연습경기로 붙었던

 

필라델피아 지역 대학팀 선수를

 

섭외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 선수들을 포함, 대충 야구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섭외했다

 

섭외된 사람들 중에선 복싱 선수도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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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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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와 필라델피아의 경기가 시작됐다

 

전날 관중을 줘팼던 타이 콥은 일단 그라운드에 나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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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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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콥 너 출장 정지잖아. 나가"

 

를 외치자

 

콥과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던 선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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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감독은 빠져나간 선수들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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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선수들 입힐 유니폼 없으니까 유니폼 벗어놓고 가라 이새기들아

 

라고 전했고

 

그렇게 섭외된 대체 선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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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경기에 나섰다

 

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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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투수 경험 있는 선수가 없는 걸 깨달은 디트로이트 감독은

 

대체 선수들 중 투수 해본 사람 있는지 물었고

 

저 기가 막히게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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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로 자진한 앨런 트래버스는

 

대학 야구부 소속이긴 했는데

 

선수가 아니라 매니저였고

 

당연히 투수로 나서본 적이 없었는데

 

이 사실을 나중에 경기 끝나고 고백했다고 한다

 

트래버스를 포함해서 원정 지역에서 섭외한 선수들이 나서는 건 나서는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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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같은 전문 포지션은 초짜들이 하기엔 너무 힘들었는데

 

48살 먹은 투수코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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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로 나서기로 하면서 겨우 해결됐다

 

투수코친데 어떻게 포수를 보냐 할 수 있지만

 

이 투수코치는 현역 시절 포수였다

 

뭔가 이상하지만 아무튼

 

마찬가지로 은퇴하고 코치를 하고 있던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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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를 보기로 하면서 경기는 시작됐다

 

경기 내용은 당연히 처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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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해본 적도 없는 야구부 매니저가 투구하고

 

제대로 야구 할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단기 계약을 맺고 경기를 뛰었으니 게다가 상대팀이었던 필라델피아는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었다

 

경기 결과는 24대2로 필라델피아의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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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였던 트래버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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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이닝 동안 26피안타 24실점을 했는데

 

그래도 상대 투수 타석에서 삼진을 잡아내며 1K를 기록했다

 

디트로이트는 총 4안타를 기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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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2안타는 선수로 나선 코치들이 하나씩 쳤고

 

빌 어윈이라는 대체 선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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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타를 2개나 때려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완전 초보는 아니었고 지역 리그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던 선수였는데

 

3번 타석에 나서서 2번이나 안타를, 그것도 3루타를 때려낸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다

 

근데 이 선수는 4년 후 친구들이랑 술집 갔다가 싸움에 휘말렸고

 

창문 밖으로 떨어지면서 사망했다고 한다

 

아무튼 어윈이 3루타를 쳐서 무사 3루 찬스를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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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타점 꽁으로 먹을 생각에 자신을 대타로 썼지만

 

삼진으로 물러나기도 하는 재밌는 일도 있었는데

 

이런 수준 낮은 경기를 본 관중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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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해달라며 소리쳤지만

 

코니 맥은 들은 척도 안했고

 

관중 수입을 맛있게 먹었다

 

이 상황에 개빡친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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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선수들에게 너네 한번 더 그러면 진짜 영구제명 해버린다고 일갈했고

 

타이 콥이 선수단을 말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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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의 파업은 없었는데

 

대충 사건을 수습한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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콥의 출장 정지를 10일로 줄이면서

 

사태는 완전히 일단락되었다

 

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던 트래버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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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가톨릭 신부가 되었는데

 

그날 경기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고 지냈지만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그날에 대해 얘기했다

 

저는 사람 모을 때 구경하러 간거 였는데 제가 직접 뛰게 될 줄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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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느린 커브를 던졌는데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아서 제대로 치질 못했죠.

 

감독님은 제가 죽을까봐 빠른 공을 던지지 말라고 하셨죠.

 

필라델피아 선수들이 번트를 대기 전까지는 잘하고 있었는데

 

3루수를 보던 친구는 야구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던 친구였죠.

 

저는 아무런 수비 지원도 받지 못했답니다.

 

제 멋진 느린 공을 필라델피아 타자들이 치고 처리하기 쉬운 뜬공이 나왔지만... 아무도 잡질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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