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2년 초 겨울...
밤에 야간 알바를 하면서....
채팅을 통해서 알게된 여자사람이 있었지요...
한 며칠동안 전화통화도 많이하고~~~
(거의 90퍼가 그쪽에서 연락을...)
제가 일이 새벽 6시에 끝나는데.....
당시 그 분도 야간 일을 하시던 분이었네요...
오전 7시 30분 정도에 대구 시내 대구백화점 앞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일 끝나고... 서둘러 도착했네요...
아침일찍 대구 시내 가보시면 (대구 사시는 분들 없으시겠지만..)
사람 거의 없구요... 지하철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만 가끔 보일까....
거의 사일런트 힐 영화 분위기 납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을 했는데..... 저 멀리...
한 여성분이 보입디다...
그 여성분이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헉~!!! 하게 되더군요..
제가 들었던 모습과 너무나 달랐던 그녀....
키 작은 건 둘째치고... (키 같은건 별로 상관 안해요~ 근데 150대인 것 같더군요..)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저보다 나이가 2살 아래인 분이....
저보다 연배가 훨씬 더 들어보이시네요...
금방 자다가 일어난 듯 한 머리...
황금빛 치아...
거기다 엄청난 높이의 힐....
그 힐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차보이는 그녀의 다리....
첫 인상에서 저도 모르게 실망을 좀 했어요....
그녀가 그럽디다~~
" 오빠 우리 비디오방 갈까? "
(비디오방은 무슨 비디오방~!!)
아.... 그.. 그냥... 피씨방 가자...
그래서 PC방 갔습니다..
이른 아침 시각에 시내에 영업하는 곳 거의 없습니다..
피시방 비디오방 말고는...
제가 (당시) 24살 동안 살면서 PC방에서 그렇게 게임에 몰입해보긴 처음이었답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몇달만 몰입하면... 금방 프로게이머도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오빠 뭐해?" 옆에서 말을 자꾸 시키는데....
입냄새가 팍~ 풍깁디다... -.-
하늘도 무심하시지~~ㅠㅠ
어떻게 해서든 여길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에...
PC방 구조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아쉽게도.... 저희가 앉은 자리 바로 뒷편이 카운터라서....
도망갈 알리바이도 성립도 힘들 것 같고~ (화장실 간다고 하면서 빠져나가기 힘들죠..)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본인 앞에서 싫은 말 하는 성격도 못되어서...
시간만 질질 끌었습니다..
그러다가.... 잊고 있어던 약속이 있어던양~~
제가 한 마디 합니다...
" 아~ 엄마가 11시까지... 집에 오라고 했는데... 깜빡했네~
어떡하니~?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가봐야겠다~"
(팔자에도 없는 마마보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말하자...
그녀가 한 마디 합니다..
" 오빠~~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 줄께~ -.-"
라고 하며...
PC방을 나와서까지~~ 저를 따라옵니다.. -.-
좁은 골목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제가 그녀에게 한 마디 합니다...
" 바래다 주는 건 고마운데 ~ 괜찮어~ ^^ (미소를 지었습니다..)
담에 또 보자~~ 그럼 나 간다~ "
라고 말하고~~
정말 후다닥~~ 뛰었습니다...
당시 저의 달리기 속도라면....
지금 우사인 볼트랑 붙어도 삐까삐까 했을 것 같아요....
정신력 자체는 제가 더 우위에 있었을 지도.....
집으로 가는 좌석버스 맨 뒷칸에서.....
거짓말 안하고.....
눈물을 찔끔~ 했습니다.....
그리고 다니던 교회를 끊었네요....
하늘이 저를 버렸다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