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사바세계입니다.
긴 글 경보드립니다. 사진만 보실 분들은 지금 뒤로가기나 스크롤 다운 하시면 됩니다.
뒤늦게 쓰는 (짱공유 유저로서) 05. 26. 트와이스 카이스트 공연 후기이며, 첨부된 사진은 직접 찍은 사진임을 밝힙니다.
많은 유저들이 쓰는 서두는 마징가, 와레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 또한 분할 압축 파일들과 이어받기 프로그램인 플래시겟, 고질라등의 활용 세대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짱공유의 아재력은 30대 초반에 속하는 관계로 낮은 편에 속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올해초에 트와이스 미나 때문에 입덕을 시작하였고,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짱공유라는 저의 주요 서식처에 사진까지 퍼다나르며 덕질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많은 아이돌들의 라이트 팬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했지만,
트와이스는 핑클 이후의 충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핑클 때에도 앨범은 사서 모았지만, 방송 투표라고는 해본 적 없는데......
이렇게 문자투표에, 인터넷 투표까지 챙겨서 하는 것은 뒤늦은 각성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퇴직 후, 안빈백수 생활이 길어지던 차에 6/1 자로 "기간제 계약직"이라는 노예명으로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한가로운 자유생활도 끝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트와이스가 카이스트에 온다는 소식과 "대전"이라는 뉴스 기사가 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카이스트가 대전에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허허...
여기 저기 검색을 해보고 카이스트의 위치, 공연 장소, 공연 예상 시간을 찾아내고는 짧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대학교 때 한창 "유혹의 소나타"로 인기몰이 중이던 아이비가 왔을 때도 기숙사에서 잠만 자고 있었는데,
굳이 내가 트와이스를 보러 가야되는가...? 네, 보러가야겠습니다. 사실 별로 고민이랄 것도 안했습니다.
제가 공연장에 도착한 시간은 1시 30분... 현장에 삼각대를 받혀놓고 자리를 맡아두신 분이
한 명은 있으시더군요. 약 30분이 지나서 이 번에는 대포 카메라를 소지한 여자분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분의 카메라를 보니 제가 가져간 디카로 트와이스의 형체라도 찍을 수 있을지 의심이 갔습니다. 젠장....
저 포함 세명이서만 거의 3시간 정도를 보냈군요.
오프 경험이 핑클 때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운이 좋아서 우연히 얻어 걸렸다면,
이렇게 본격적인 느낌으로 나와본 것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했습니다.
먼저 자리를 잡았던 찍덕 분에게 이것저것 질문해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뙤약볕에서 반팔에 노출된 저의 팔은 빨갛게 익어가고, 그 와중에도 날씨는 괴랄해서 빗방울도 좀 떨어지더군요.
나중에 보니 그 찍덕분은 트와이스를 보러 온게 아니라
같은 연합 소속의 다른 사람들의 자리를 맡으로 온 사람이더군요.
두 자리까지는 이해하는데 세 자리를 넘기려는 모습은 좀 아니다 싶어서
한 자리를 제 뒤에 있던 카이스트 신입생 분이 볼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물론 처음 찍덕분은 이미 사라진 뒤라 나중에 온 세 사람중 두 사람만 앞자리에 서게 되었죠.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저는 맨 앞자리 센터에서 보았다는 말입니다. ㅎㅎㅎ
서로 말을 트게된 카이스트 학생은 총 세 명이었는데 각각 A, B, C 라고 칭하겠습니다.
이 세 명은 시간에 따라서 각각 모두 자신만의 운명을 만나게 됩니다.
세 명다 1학년 이었으며, 한 명은 친구따라 강남온다는 느낌으로 왔고,
나머지 두 명은 연신 쯔위가 예쁘다며 트와이스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약 4시 30분이 넘어서자 줄도 조금씩 붙어가고 화장실 다녀오면 슬슬 눈치가 보이더군요.
행여나 새치기 하는 사람이 있을까 서로서로 날카롭게 감시하는 생태계로 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다섯시쯤 준비해간 빵을 먹고, 마지막으로 화장실과 흡연실에 다녀오고 나서는
자리를 뜰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중간중간 시간 때울겸 저는 짱공유에도 글을 올리며 시간을 때웠습니다.
어싸둥둥구리님께서 [아재들도 트와이스를 응원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라는 지령을 주셨죠. ㅎㅎㅎ
다섯시 반쯤 사회자가 나타나서 뜬금없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게 떡밥으로 작용해서 그 전까지 돗자리펴고 앉아있던 사람들이 전부 일어서서
앞으로 밀착되게 되는 헬게이트 전초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사회자.... ㅅㅂ
그 와중에 A는 화장실에 갔다가 자리를 보전하지 못하고 탈락하여
8번째 줄 정도에서 관람하게 됩니다. 이 A라는 학생은 트와이스 팬인데 너무 안타깝더군요.
그러나 당시 현장의 분위기는 원래 앞자리에 있었다는 해명은 통하지 않을 분위기 였습니다.
또한 앞으로 밀착하면서 아까 말했듯이 찍덕분의 편법에 대한 편법으로 B를 끌어다가
제 옆자리로 끌고 왔습니다. 사람이 순해서 그런지 우왕좌왕 하고 있더군요.
덕분에 B는 나중에 트와이스를 보면서 저한테 연신 고맙다고 하게 됩니다.
6시 부터 행사가 시작되어서 카이스트 학생들의 밴드, 댄스, 랩 등의 공연을 차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고, 철갑상어라는 밴드의 드러머, 그리고 이름을 까먹은 모던 락 밴드의 키보디스트가
귀에 착착 감기는 연주를 보여서 그 때부터는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더군요.
그리고 축제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중 두번째 사태가 일어나 C가 탈락하게 됩니다.
C는 친구들 따라온 케이스로 제 바로 뒤에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이스트 축제 프로그램의 일환인 경품추첨에 자전거가 당첨되어 버렸습니다.
당첨 번호를 호명하자 C는 손을 번쩍 들었지만, 사회자가 어서 나오라는 말을 해도 우물쭈물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는 없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이 때는 축제가 한창 진행되던 때라 타 대학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직장인, 고등학생까지
공연장이던 잔디밭은 물론이고 근처 건물의 옥상에도 사람들이 들어차고 있던 시기입니다.
결국 사회자의 성화에 앞으로 나갔는데, 이 때 사회자가 딜을 제시합니다.
자전거냐?
아니면 사회자 바로 옆에서 트와이스 공연관람 및 마이크 전달이냐?
그 C는 비록 우연히 친구따라서 나온 케이스였지만 트와이스를 로얄석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와 B였다면 무조건 트와이스를 택했을 테지만, C에게는 너무 가혹한 선택지였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자전거를 택했고, 그렇지만 자전거를 끌고 가면서도 못내 아쉬워 하더군요.
그 친구들의 단톡방에서는 C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고, 저도 옆에 형(아재)가 욕하더라고 전해달라 했습니다.
트와이스에게 마이크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다니...
물론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자전거가 100만원에 호가하는 상품이라,
그걸 팔아서 팬싸인회에 몇 번 간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말 할 수 있었겠지만... 모르는 일입니다.
이런 탈락자들 사이에서도 저와 B는 꿋꿋하게 맨 앞줄 센터를 차지해서 트와이스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트와이스의 도착은 10시 30분 경... 모든 프로그램이 끝났음에도 도착하지 않는 트와이스 때문에
사회자는 여러 가지 개드립을 시전해가며 시간을 떼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트와이스는 도착했습니다.
맨 앞자리가 대박인게, 트와이스가 앞으로 나오면 직선거리 3~4 미터 정도라
그 표정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축제가 진행되며 학생들의 눈,코,입이 또렷하게 보일 때
저의 기대감은 부풀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폰으로 동영상도 찍어보고, 디카로 사진도 찍고,
그리고 태블릿으로 LED 전광판 처럼 메세지도 전달하고 (이 때 어싸둥둥구리님 미션 완료하였습니다 ㅋㅋㅋ)
이러면서 정신이 없어서 우왕좌왕 하게 되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미나의 포지션도 헷갈려서 방황하는 시선에...
결국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눈과 귀로만 관람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둥이를 직접 본 소감은....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쯔위 였습니다. 명불허전 쯔위... 우월한 기럭지에 이목구비도 뚜렷한데,
그 와중에 장난기가 뚝뚝 묻어나는 표정으로 시선강탈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간디옵하님이 제일 예뻐하는 정연...은 얼굴이 작아요. 아니 그렇게 차이가 안날텐데
정연은 얼굴이 소멸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얼굴이 작습니다.
사진 찍을 때 간디옵하님도 생각이 나서 일부러 포커스 잡아봤는데 그 중 잘 나온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미나는 아쉽게도 제가 정신줄을 놓고 있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정면으로 나올 때는 보통 안무의 어필을 하고, 좌우로 나갔을 때만 잘 안보일 관객들을 챙겨주느라 (아이고 착해라)
제 쪽에서는 크게 메리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ㅠㅡㅠ
나머지 멤버들도 뭐... 사나는 말할 필요 없이 귀여웠고, 떼창으로 샤샤샤 할때의 감동은 뭐...
둡다현은 정말 포근하면서도 즐거운 표정, 채영은 그 날따라 관객과 소통을 자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나연은 뭐 역시 본 내추럴 아이돌, 모모는 의상이 섹시한데도 인상이 선해서 잔잔하지만 무서운 존재감으로,
갓지효는 갓지효... 눈이 진짜 크더라구요. 그리고 실물깡패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하... 시간이 빨리 가버리고, 사실 축제 스케쥴 이후에 [비타민] 촬영 스케쥴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앵콜 공연도 해주고 가더라구요. 달리 혜자이스란 별명이 있는게 아니죠.
사실 처음 도착한 사람도 저랑 별로 차이 안나서 1시 반쯤 도착했는데...
사회자가 11시부터 있었다고 구라도 좀 섞기도 했구요. 그 분 사진 찍고 이메일 주소 받아뒀는데 보내줘야겠네요.
음.... 끝나고는 늦어서 찜질방에서 자고, 다음날에는 삭신이 쑤셔서 파스 붙이고 난리도 아니었군요.
어쨌거나 이렇게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본격오프 후기를 마감하겠습니다.
사실 복잡 미묘한 느낌도 있습니다. 그 느낌은 지금 글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애매하군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다음 앨범때는 팬싸인회를 갈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밤 되시길... (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