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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고대의 양심
사회
사회일반
고대 동문 “성추행 의대생 출교시켜라”
[한겨레] 박수진 기자
졸업생·재학생 성추행 의대생 출교 요구 대자보 붙여“파렴치한 범죄자들에 대한 징계 왜 미루나” 비판
» 고려대학교 로고
고려대학교 졸업생·재학생 127명이 실명으로 ‘성추행 의대생 출교’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학내 2곳에 붙였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고려대학교 당국은 성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구속된 의대생들을 출교시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사법 절차와는 별도로 존재하는 학칙을 통해 학생을 처벌해왔던 학교 당국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까지 기도한’ 성범죄자들에 대한 징계를 미뤄온 까닭이 무엇인가”라고 ‘성추행 의대생 징계’를 미루고 있는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이 대자보는 사학과 88학번 김형민씨가 작성한 문안에 09학번인 재학생부터 88학번 졸업생까지 다양한 학번의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동의의 뜻을 표해 작성됐다.
대자보에서 고려대 동문들은 “6년간 함께해 온 제 여자 동기의 옷을 벗기고 추행하고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가히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의대생들이 있었다”며 “학교 당국은 범죄 사실을 알고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교실에 두고 시험을 치르게 한 어이 없는 행태를 보였고, 범죄를 저질러 놓고 증거 인멸까지 획책했던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학칙의 징계를 늦추고 있으며, ‘재판이 끝나보아야 한다’ (의료원 홍보팀 직원 발언)거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등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인내력(?)을 과시하는 중이다”라고 학교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2006년 학내 시위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였던 학생들에게 단 2주일만에 출교 처분을 내리는 기민함을 보여준 학교가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까지 기도한 ’ 성범죄자들에게 이리 누릇누릇 눅눅해진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차마 믿어지지 않지만 가해자가 국내 유수의 로펌 변호사와 유력 인사의 자제라는, 그래서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소문이 맞는 것인가?
그래도 의사 바라보고 달려온 인생들인데 그 꿈을 꺾는 것이 가혹해 보여서 망설이고 있는가? 아니면 술 먹고 장난 좀 친 것이 이렇게 큰일이 되어 버릴 지 뉘 알았냐고 한탄하며 추이를 보는 중인가? 그 어느 쪽이든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은 지금 그 무능함과 게으름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며 늑장 대처의 부적절함에 일침을 가했다.
대자보에서 고려대 동문들은 “무려 6년간 동고동락해 온 동기생의 옷을 벗기고 추행의 손길을 뻗은 순간, 그리고 그 기막힌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시시덕거린 순간, 문제의 의대생들은 대학생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육체를 떠맡아야 하는 의학도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원천봉쇄한 것”이라며 “일찍이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이 자랑해 마지않았던 엄격한 학칙의 적용을 통해 그들을 의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고려대학교 당국의 사회적 책무’라는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의 성명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고려대학교가 누구보다 먼저 가해자들의 범죄 사실을 파악하고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여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완하는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미 땅에 떨어진 명예가 썩어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다면, 한시라도 빨리 합당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라며, 이것은 명예회복의 문제가 아닌 학교 당국이 응당 취해야 할 사회적인 의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당국에 고함’ 전문
고려대학교 당국에 고함
얼마 전 김준엽 전 총장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전두환 정권의 학생 제적 요구에 불응하시다가 총장직을 버리셨고, 세상 없는 자리라도 전두환 따위에게 머리 숙일 자리에는 가지 않으리라 총리직을 고사하시던 꼿꼿한 선비, 영원한 광복군 김준엽 총장님의 부음에 많은 동문들이 옷깃을 여몄다. “고대 총장을 지낸 사람이 무엇 하러 총리를 하겠느냐”고 웃으시던 고인의 모습을 추억하며, 그분이 얼마나 고려대학교의 이름을 아끼셨는지를 익히 아는 이들은 마음에 상장(喪章)을 달았고, 그분을 몰랐던 이들도 그 과거를 전해 들으며 가슴 벅찬 추억의 동조자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고인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고려대학교, 그리도 아끼고 지키려 했던 고려대학교 구성원의 긍지에 대해 실로 민망한 질문을 던진다. 고인의 자랑은 되지 못할망정 수치는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안타까운 손을 내민다. 지금 고려대학교는 어떤 학교가 되어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가. 우리의 ‘정기’는 어떻게 ‘강산을 울리고’ 있으며, ‘영원토록 간직할 우리 모두의 자존심’의 상태는 과연 온전한가.
6년간 함께 해 온 제 여자 동기의 옷을 벗기고 추행하고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가히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의대생들이 있었다. 그러한 사실이 있었던 것조차 실로 낯 들기 어려운 일이지만, 어느 집단에든 쌀에 뉘 같은 존재는 끼어드는 법이다. 어느 어물전에든 꼴뚜기 하나쯤은 버티고 있는 법이다. 고려대학교가 아니라 천상의 천사들의 모임이라 해도 어김없이 끼어들 말썽꾼을 솎아낼 방법은 없으리라. 문제는 그러한 말썽꾼들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들을 처벌하여 원칙을 세우고 그들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피해 입은 이를 도우며, 그 처리에 일말의 의구심을 없게 하는 일이다. 그 와중에서 불명예는 씻어지는 것이며, 명예는 회복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성의 전당’ 고려대학교는 그 의무에 충실하였는가. 그 누구보다 먼저 가해자들의 범죄 사실을 파악하고 그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여 처벌하거나, 그 정도가 자심한 경우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한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구완하는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였는가.
유감스럽게도 답은 아니오이다. 학교 당국은 범죄 사실을 알고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교실에 두고 시험을 치르게 한 어이 없는 행태를 보였고, 범죄를 저질러 놓고 증거 인멸까지 획책했던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학칙의 징계를 늦추고 있으며, “재판이 끝나보아야 한다” (의료원 홍보팀 직원 발언)거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등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인내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하물며 고려대학교는 2006년 학내 시위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였던 학생들에게 단 2주일만에 출교 처분을 내리는 기민함을 보여 준 바 있다. 그 시퍼랬던 서슬이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까지 기도한” (구속 영장 발부 사유) 성범죄자들에게 이리 누릇누릇 눅눅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사법 절차와는 별도로 엄연히 존재하는 학칙을 통해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학생을 처벌해 왔던 학교 당국이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이런 저런 핑계로 시간을 끌고 있는 까닭은 대체 무엇인가.
“지도교수는 물론 동아리 지도교수님도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는 말도 들었다. “출교한 뒤 법정 소송을 통해 출교 무효를 받아내면 되기에 출교 처분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도 접했다. “의대 학장님이 용단을 내리실 것”이라는 말도 전해 들었다.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었고 핵심은 비껴가고 있음을 우리는 지적한다. 무려 6년간 동고동락해 온 동기생의 옷을 벗기고 추행의 손길을 뻗은 순간, 그리고 그 기막힌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시시덕거린 순간, 문제의 의대생들은 대학생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육체를 떠맡아야 하는 의학도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원천봉쇄한 것이다. 이들의 행동에 대해 응징할 학칙의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교수의 반성이, 학장의 용단이, 사후 있을지 모를 소송의 승패의 여부가 대관절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다시 한 번 묻는다. 지금까지 학칙에 따른 징계가 미뤄져 온 것은 무엇 때문인가. 차마 믿어지지 않지만 가해자가 국내 유수의 로펌 변호사와 유력 인사의 자제라는, 그래서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소문이 맞는 것인가? 그래도 의사 바라보고 달려온 인생들인데 그 꿈을 꺾는 것이 가혹해 보여서 망설이고 있는가? 아니면 술 먹고 장난 좀 친 것이 이렇게 큰일이 되어 버릴 지 뉘 알았냐고 한탄하며 추이를 보는 중인가? 그 어느 쪽이든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은 지금 그 무능함과 게으름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고려대학교 당국에 요구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학교 당국은 성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구속된 의대생들을 출교시키기 바란다. 그들은 의사의 소양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전의련)의 성명대로 “의료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주고 수많은 의료인과 의학도들의 현재 혹은 예비 의료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실추시키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우리는 일찍이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이 자랑해 마지않았던 엄격한 학칙의 적용을 통해 그들을 의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고려대학교 당국의 사회적 책무’라는 전의련의 성명에 동의한다. 또한 의업으로부터 그들을 차단하는 것이 더 큰 범죄로부터 그들의 미래를 지켜 줄 것이라 믿는다.
고려대학교 당국에 고한다. 이미 땅에 떨어진 명예가 썩어 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다면, 이미 바닥에 구르는 학교의 이름이 흙속으로 파고들게 하고 싶지 않다면, 하시라도 빨리 합당한 결정을 내려 주기 바란다. 비단 이것은 명예 회복의 문제가 아닌 학교 당국이 응당 취해야 할 사회적인 의무이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억눌린 것 쳐들고 굽은 것 펴는” 것을 긍지로 알았던 고려대학교 동문들은 학교 당국에 대한 또 다른 행동에 나설 것이다.
2011. 6. 27
(서명자 무순)
사학 88 김형민 수학 98 김정년 국문 86 이영미 전자정보 06 최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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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도가 가져여할 인간의 존엄성은?...
심연의늪작성일
2011-07-11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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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바이크] 랜드로버 뉴디스커버리4 출시
랜드로버 코리아가 더욱 강력해진 엔진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뉴 디스커버리4를 출시했다.
뉴 디스커버리4는 기존 라인업에서 성능과 연비가 한층 강화된 5.0리터 V8 엔진과 3.0리터 TDV6 엔진 및 2.7리터 TDV6 엔진의 세가지 라인업을 선보인다.
최 신 5.0리터 LR-V8 가솔린 엔진의 고압 스프레이 유도식 연료 직분사 시스템으로 최고출력 375마력(6500rpm)에 최대토크 52kg·m(3500rpm)를 발휘하며, 제로백 가속시간은 7.9초로 향상돼 한 층 강력해지고 다이나믹해진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신형 3.0리터 LR-TDV6 디젤 엔진 모델은 고효율의 3세대 커먼레일 연료분사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출력 24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61.2kg·m(2000rpm)로 기존 2.7리터 디젤 엔진에 비해 출력은 29%, 토크도 무려 36%가 증가했으며, 연비도 5.7% 개선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이동훈 대표는 "뉴 디스커버리4는 디스커버리가 추구해온 패밀리카 콘셉트를 계승하면서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독창적인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며 "공기역학을 중시한 새로운 범퍼, 더욱 스포티해진 헤드램프와 함께 메인 라이트 주변에 있는 랜드로버만의 독특한 클러스터 디자인으로 구성된 신형 LED등은 뉴 디스커버리4의 새로운 개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테리어 디자인은 한층 더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존 복잡한 컨트롤 버튼의 숫자를 과감히 줄여 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선사하며, 새로 디자인된 콘솔은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콘솔의 가시성과 접근성이 개선됐다.
또한, 운전정보 스위치, 리모트 오디오 컨트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포함된 전동 조절식 열선 스티어링 휠을 장착해 운전 중 기능 조작이 한층 편리해졌다.
거기다 뉴 디스커버리4는 랜드로버만의 온·오프로드 주행 특허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Terrain Response™)을 장착해 어떠한 주행조건에서도 안락하면서 정교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이 대표는 "뉴 디스커버리4는 60년이상 랜드로버의 첨단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모델로, 더욱 강력해진 새로운 엔진의 적용으로 성능과 연비가 동시에 향상되고, 디자인과 주행편의사양까지 업그레이드 되어 고객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며 "뉴 디스커버리4가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투데이 김영진 기자
쿠라라네작성일
2009-10-15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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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걱정 말고 공부하란 당신 말을 믿어도 되나요
“걱정 말고 공부하란 당신 말을 믿어도 되나요”
시사IN | 변진경 기자 | 입력 2009.06.11 09:51
ⓒ전문수 문화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한예종 학생에게 유인촌 장관(오른쪽)이 말을 걸고 있다. 지난 5월21일 저녁 7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석관동 캠퍼스 중극장에 학생 500여 명이 모였다. 이렇게 많은 재학생이 한자리에 앉은 모습을 입학한 후 처음으로 본 총학생회장 방성혁씨(03학번, 전통예술원 연희과)는 "깜짝 놀랐다". 한예종은 지난해 유효 투표율 45%를 못 넘겨 총학 선거가 무산됐고, 학칙을 조정해 유효 투표율을 40%로 낮춘 올 3월에야 가까스로 총학을 출범시켰다. 그런 학교에서 전교생 6분의 1이 모여 밤을 꼬박 새워서 토론을 벌이고 다음 날 오전 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총학 선거도 안 하는' 한예종 학생들을 이렇게 만든 건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의 감사 결과, 그리고 이에 반발한 황지우 총장의 사퇴였다.
↑ 황지우 시인(위)은 사실상 총장직에서 ‘쫓겨났다’.
↑ 6월1일 한예종 학생들이 황 총장에 대한 부당 감사를 지탄하고 한예종 사태를 알리기 위해 연 촛불집회.
↑ ⓒ전문수 문화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한예종 학생에게 유인촌 장관(오른쪽)이 말을 걸고 있다.
지난 5월18일 저녁, 한예종 학생들은 자기 학교가 문화부에서 받은 감사 결과를 언론에서 먼저 전해 들었다. 황 총장이 멋대로 근무지를 이탈하고 학교 공금을 횡령했다는 내용과 함께, 언론이 전한 감사 결과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담고 있었다. "통섭 교육 중지 및 통섭 관련 교수 징계. 이론과 및 협동과정 축소·폐지. 서사창작과 폐지." 다음 날 바로 황 총장이 '표적 감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며 항의성 사표를 제출했다. 문화부는 곧바로 사표를 받아들였고 동시에 황 총장의 교수직도 박탈했다. 일련의 사태 속에서 학생들은 자기 학교가 교육부 산하 '학교'가 아니라 문화부 산하 '기관'이라는 것을 처음 실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립현대미술관처럼 전 정권에서 임명장을 받았다는 이유로 수장이 쫓겨나고 조직은 갈기갈기 찢길 것이라는 예감 앞에 '몸 무거운' 학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화부 산하 국립 교육 기관인 한예종은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 경찰대, 카이스트, 한국전통문화학교와 같은 '특수 대학'이다. 1993년 국가가 전문 예술인을 양성하려 만든 종합예술학교지만, 다른 예술대학의 견제로 '국립' 자(字)를 학교 이름 앞에 붙이지도, 석사·박사 과정을 두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한예종은 인재들을 많이 키워 밖으로 내보냈다. 16년간 국내외 유명 콩쿠르에서 1위 수상자를 400여 명 냈다. 연극 < 이(爾) > 와 뮤지컬 < 빨래 > 극본·연출을, 영화 < 괴물 > 과 드라마 < 겨울연가 > 의 시나리오를 한예종 출신이 맡았다. < 달려라 아비 > 를 쓴 소설가 김애란씨와 애니메이션 < 뽀롱뽀롱 뽀로로 > 를 만들어낸 최현명·고세윤 씨도 한예종 출신이다. 역사를 쌓아가던 한예종에서 '괴담'이 떠돌기 시작한 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였다. 오랫동안 학교에 몸담은 교수가 좌파로 지목되어 학교에서 쫓겨나고, 그 자리를 우파 문화 인사들이 채우고, 7개 원은 작아지거나 갈기갈기 찢겨질 것이라는 괴담이 일부 보수 문화단체와 보수 인터넷 매체에서 흘러나왔다. 문화계 보수 인사로 구성된 '문화미래포럼'이라는 곳에서 심포지엄을 열어 "본래 목적을 잃고 좌파 교수들 자리만 만들어주는 한예종을 축소·폐지하자"라고 주장하면 '미디어워치' '빅뉴스' 등 보수 인터넷 매체에서 크게 받아썼다. 이들은 진중권·심광현·이동연 교수 등 진보 진영에서 목소리를 내는 일부 한예종 구성원을 자주 인신공격했다. 그리고 그 공격 지점은 고스란히 문화부의 감사 결과문에 담겼다. 괴담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좌파 교수에게 배우니 좌파 학생? 문화부 감사 결과 가운데 한예종 학생들이 가장 기막혀 하는 부분은 '이론과 축소·폐지'다. 문화부와 보수 단체·매체에서는 한예종에 "이론 말고 실기를 공부해라"고 주문한다. 이들은 "예술 영재교육과 체계적인 영재 실기 교육을 통한 전문 예술인 양성"이라는 한예종 설치령 제3조를 근거로 든다. 하 지만 바로 앞 제2조는 한예종이 "예술 실기 및 예술 이론을 전문으로 교육"하는 학교라고 말한다. 규정을 떠나, 학생들은 예술에서 이론과 실기를 따로 공부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를 황당해한다. 배뱅이굿·줄타기 같은 전통 연희를 배우는 방성혁씨는 "이론을 배워야 몸짓이 나오고 느낌이 나온다. 손 하나 들고 발 하나 드는 동작만 연습하면 그건 율동하는 로봇이지 예술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론 수업이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외부 지적과는 반대로 윤지나씨(08학번, 영상원 애니메이션과)는 "나 같은 실기과 학생들은 오히려 이론 수업이 적어서 갈증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이론과 전공수업을 일부러 찾아 듣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부 관료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6월2일 한예종 비대위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부 한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학도라면 모름지기 영화 < 게이샤의 추억 > 에서 게이샤들이 걸음걸이 연습하듯이 연습(만) 해야 한다." 정부로부터 예술관을 강요받은 데 이어, 한예종 학생들은 보수 매체로부터 '좌파'라는 이념 딱지도 붙었다. 이유는 "좌파 교수에게 배우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한 보수 인터넷 매체는 "학생들이 한예종 사태에 저항하는 활동을 벌이는 뒤에는 이를 사주하는 좌파 교수들이 있다"라고도 보도했다. 학생들은 황당해한다. 비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영진씨(05학번, 협동과정 예술경영과)는 "지난해 전투경찰로 지낼 때 촛불집회에서 동료들이 많이 다치는 걸 보면서 제대한 후 절대 사회활동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이념을 덧씌워서 학교의 교권과 학습권을 흔드는 모습은 가만히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보수 단체와 언론의 시나리오대로 한예종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에 문화부는 손사래를 친다. "그들의 요구와 문화부 감사 결과는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문화부 유인촌 장관 보좌실의 한 관계자는 "이전 정권 시절에는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었던 문화미래포럼 등 보수 단체의 요구를 이번 정권에서는 평등하게 검토했을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개 시민단체에 불과한 문화미래포럼의 심포지엄이 문화부 소속 한국정책방송 KTV에서 녹화 중계되고 문화미래포럼의 전 간부가 유 장관의 정책보좌관이 된 사실을 보면, 문화부가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펼친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정적으로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속내를 드러냈다. 한예종 교수협의회는 6월2일 신 차관이 교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황지우 전 총장이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유럽에서는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 총장이 좌파에서 나오고, 우파가 집권하면 우파에서 총장이 나와 정부와 협력 관계를 갖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화부는 아직 학생들을 어린아이쯤으로 본다. 문화부 관료들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거나 면담하러 온 학생에게 "감사는 감사일 뿐이다. 너희들 과 없애지 않을 테니 걱정 마라" 라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6월2일 면담 자리에서 학생들이 감사 결과와 향후 학교 구조조정 의혹을 계속 따지자 유 장관은 "학생 비대위가 계속 '이렇게' 나오면 이론과 서사창작과를 정말로 폐지할 수도 있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지난 5월22일 문화부 청사 앞에서 한예종 학생이 찍은 '유 장관 반말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다. 유 장관은 "공부하게 해주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는 학생 주위를 자전거를 타고 뱅뱅 돌면서 말한다. "내가 (이론과) 안 없앤다고 얘기해서 약속해줬으면 됐지, 괜히 고생하지 마. 여러분 공부하는 데 아무 지장 없어. 안심하고 공부해." '안심하지 못한' 한예종 학생들은 학교가 제자리를 찾기까지 '저항의 축제'를 벌일 예정이다. 학생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춤추는 자는 춤으로, 노래하는 자는 노래로, 몸짓으로, 그림으로, 영상으로, 글로 예술과 학교의 자유를 소리치겠다"라고 밝혔다. 예술 하는 이들이라 1인 시위에 쓰는 피켓 디자인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은 카툰을 그려 인터넷에서 한예종 사태를 알리고 무대미술과 학생들은 학교 마당을 무대 삼아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연출과 학생들은 "학교를 지키기 위해 춤을 추자"라는 모토로 특정 시간 한 장소에 모여 전 학우가 주유소 앞 바람풍선 인형처럼 몸을 흔드는 '스카이댄서 플래시몹'을 기획해 성공했다. "황지우 총장이 임기 만료 후 몸담을 학과라 문화부가 기를 쓰고 우리 과를 없애려고 한다"라는 소문이 떠도는 서사창작과 학생들은 시와 산문을 써서 학교 건물 벽에 다닥다닥 붙였다. 4학년 김봉재 학생은 '거인은'이라는 시를 썼다. "…잔디를 밟고 있는 거인은 모릅니다. 아무리 밟아도 뿌리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뿌리를 밟는 순간 그가 먼저 주저앉는다는 것을…." 변진경 기자 / alm242@sisain.co.kr -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 < 시사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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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예비군들을 노린 택시기사들의 악덕 상술
▲ 구파발역 1번 출구 앞에서 줄을 서서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예비군들을 기다리는 택시들
09년 '향방기본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생각보다 일찍 구파발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훈련을 같이 받기로 한 일행 중 한 명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입소 시간인 9시까지 얼마 남지 않게되었고,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택시기사는“요금은 5000원”이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싼 가격과 3명이 탔을 경우 버스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에 택시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택시 기사는 “그게 아니라 1인당 5000원을 내라”고 말했다.
3월 18일 구파발역 앞에는 09년 향방기본훈련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은 많은 예비군들과 출퇴근 인파로 인해 북적였다. 하지만 또 다른 무리의 북적이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택시기사들 이었다. 그들은 예비군들이 많이 나오는 지하철 출구에 줄지어 택시를 세워 놓고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훈련장에 상관없이 5천원, 5천원”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 말을 들은 예비군 한 명이 이에 승낙을 하자 택시기사는 가장 앞에 서 있는 택시로 안내한다. 하지만 승객이 탄 택시는 출발하지 않았다. 아직 승객 좌석이 다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행인 듯 보이는 4명의 사람들이 택시기사에게 택시비를 묻는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택시에서 등을 돌리고 버스를 이용한다. 이유는 택시기사가 일 인당 5천원씩 총 2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같이 택시를 타고 가면 싸겠다는 생각에 모여서 가려했는데, 일 인당 요금을 요구할 줄 몰랐다”며 당황해 했다.
이렇게 예비군 훈련이 있는 날이면 이곳에는 미터기를 켜고 운행을 하는 택시의 모습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길게 늘어서 있는 택시들은 승객에게 일정한 가격을 제시했으며, 승객이 타더라도 한 차에 3명에서 4명이 타기 전까지는 훈련장으로 출발하지 않는다. 심지어 혼자 오는 손님을 앞에 있는 다른 차에게 안내해 그 차가 만석이 되어 출발 할 수 있도록 서로간의 배려(?)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버스를 이용해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예비군들, 버스 안은 발 디딜 틈조차 없다
한 택시기사은 “여기서(구파발역) 훈련장까지는 약 만 원의 택시요금이 나오는데 혼자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것보다 이렇게 타고 가는 것이 승객들에게 이익이다”라며 자신들의 행동이 ‘서로에게 좋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택시 기사는 “아침부터 이런 매상을 노리고 온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기에 온 보람이 없다”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말하기도 했다.
택시들의 이런 불법 가격 단합으로 많은 예비군들은 훈련장으로 이동하는데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예비군 김영진(29)씨는 “총 4명이서 같이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일 인당 5천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버스를 이용했다”며 “아직도 이렇게 대놓고 불법으로 운행하는 택시가 있다는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예비군은 “이렇게 훈련을 받으러 오면 7천원의 돈이 지급되는데 점심값 4000원 나머지 3000원으로 교통비를 하라면서 나라에서는 이런 택시를 단속조차 하지 않는다”며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 훈련이 끝나길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는 택시들의 모습
서울시의 통합 민원안내 전화인 다산콜센터(02-120)에 문의한 결과 택시기사들의 이러한 행동은 부당영업, 합승 등 많은 부분에서 행정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으며 해당 은평구청 교통지도과 담당자는 “위 같은 사실에 대해서 신고가 접 수 된 것이 없어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단속을 실시해 이 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120다산콜센터는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느낀 불편한 사항에 대해 신고가 가능하다. 신고시에는 정확한 차량번호와 위반일시, 위반장소를 알려야 접수가 가능하며, 접수자의 이름과 연락처도 함께 남겨야 한다.
도깨비뉴스 김영욱 기자 hiro@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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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전역한지 2년째라 고작 1번 훈련을 받았는데(그것도 기본8시간만) 이런 일이 있을줄은 몰랐네요.
지각하면 추가교육이나 별금을 무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절박한 상황을 이용하다니...
그렇지않아도 훈련 받기 싫은데 저런 대접을 받으면 더 훈련 받기 싫을것 같네요.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고 말로만 그러지 말고 실질적인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월급부터 시작해서 예비군 훈련까지...
쿠라스고작성일
2009-03-26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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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관객이지만 괜찮아.
- 영화내공 : 상상초월 필름2.0의 대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3인 갑론을박 중 한토막....(전략)김영진: 황진미씨 견해는 스스로 어떤 목적론적 서사의 방향을 예단하고 거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작자를 힐난하는 꼴이다. 하지만 박찬욱의 영화는 목적론적 서사의 틀에서 접근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이야기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관객이 원하는 엔딩이 있어야 한다는 걸 예단하고 들어가다 보니 영화가 정작 그 기대에 무심할 때 좌절하고 이게 아니라며 화를 내거나 거부감을 갖게 된다.내가 보기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 특이 2000년대 이후에 만든 영화들은 목적론적 서사를 꾸미는 척 하며 실은 관객의 목적지향적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좌절시키면서 전혀 다른 결론을 끌어내는 것을 개성으로 삼는다. 싸이보그는 망상의 세계로 들어가지만 망상을 하는 존재들이 치유되거나 다른 차원으로 고양되는 것을 보여주는 게 목적은 아니다. 그보다는 망상에 빠진 등장인물을 핑계로 마음껏 그 망상의 경계를 허물며 자유롭게 노니는 영화다. 나는 그 구조가 주는 해방감이 신선했다. (후략)애초에, 정말 너무나 많이 생각나는 수많은 서두를 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인터뷰 한 토막을 서두로 쓴 이유는.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보고 재미없다고 하는 심리의 핵심은 정말 이것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영화를 보면서 든 느낌은 딱 그거였습니다. “이거 또 재미없다고 말할 인간들 많겠군.”특이한 주위의 어떤 것들에 대해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벽을 쌓고 놀려대고 짓씹어대는 그러한 풍토라는 것이 여기에도 대입된다고 생각하면, 참 재미있죠. 그리고 그건 역설적으로, 이 영화가 꽤 여타의 영화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한 증명도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더군요. 무언가, ‘영화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면, 이 영화는 그런 미덕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 가지 면에서요. 첫째로, 거기에 나오는 사물이나 아이템들은 각자의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스토리상에서 중요한 기능들을 합니다. 그것이 너무나 세세해서 다시 설명을 드리려면 영화를 한 번 더 봐야 할 수준이지만, 예를 들어 허리의 고무줄 같은 것이 그것입니다. 처음에 별 뜻 없이 비춰졌던 고무줄이 이후에는 할머니의 허리에 묶여 할머니의 이야기를 방해하는 의미의 사물로 한정된다든가 하는. 이런 수많은 자잘한 함의들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이 영화의 재미를 논한다는 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죠. 둘째로, 이런 자잘한 함의들은 영화의 큰 서사구조를 형성하는 것들이 전혀 아니라는 데서도 그 재미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가 봐온 영화들은 그 수많은 아이템들이 결국 하나의 플롯에 대한 목적만을 위해 죄다 달려가는 형국이었죠. 그것들이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시도가 극도로 적었던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의 신선함을 ‘재미없다’ 한 마디로 치부할 수는 없겠죠. 그만큼의 폭넓은 시각과 생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셋째, 정신병이라는 소재를 이만큼이나 다중적 의미로 그려준 예도 없을 겁니다. 애초에 무거운 것을 가지지 않으려 한 의도가 색다른 결과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고 할 수도 있죠.정신병이란 건 바꿔 말하면 타자로 인해 규정당하고 정의당하는 자신의 ‘고통’입니다. 이건 간단한 예시를 생각해 보면 압니다. 외눈박이 나라에서는 두눈박이가 돌연변이고 병신이라는. 이 부분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제가 생각했던 운명만큼이나 말이죠. 그들의 세계에서는 그들의 생활과 상상, 혹은 환청조차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스스로가 불편을 느낄 뿐 그것을 문제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음에도, 사람들은 격리를 주장합니다. 영화 제일 처음의 할머니와 영군이 보여주는 생활상에서도 그러합니다. 거기에 오히려 정상이라고 생각되지만 더욱 기괴한 영군어머니라는 존재가 끼어드는 측면을 주목해 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그들을 격리시키는 건 정상인이라는 그 영군어머니입니다. 더 놀라운 건, 가벼운 속에서도 그 단절을 스스로 해체하려고 하는 고통과 과정들 또한 살아있다는 겁니다. 영군이 발에서 불을 뿜으며 날아가고 일순이 남의 행동들을 훔치는 것 등등의 작은 아이템들에 정신이 어지러워 이 과정들의 의미를 놓쳤다면 이 또한 통탄할 일이죠. 스스로가 타자의 고통을 규정하고 정의함으로써 격리시켜 버리는 존재. 그건 이 영화를 재미없다고 일축하는 관객들의 모습과 겹쳐집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던 남자 관객 두 명은 제 옆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내가 다 미쳐버릴 것 같다.”그것 또한 제게는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거든요. 그것은 일종의 벽처럼 느껴집니다. 영화란 이래야 재미있다고 믿고 있는 어떤 울타리 안에서 벗어난 상황들, 사람이란 이렇게 기능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난 존재들. 그 두 개가 충돌하고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면서 기묘한 아우라를 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묘한 아우라가 아닌 이해해주지 못할 감독만의 겉멋으로 치부하고 실망해버리는 존재들. 허헛.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는 있어도 괜찮은 자산이라는 겁니다. 팀 버튼의 빅피쉬 같은 개성적인 미장센이 없어도 이만한 환상을 충분히 구현하면서, 가벼운 이야기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파생시키는 이런 영화를 재미없다는 한 마디로 자신의 의미 속에서 일축시켜 버린다는 것도 아까운 노릇이지요. 덧붙여: 니가 뭔말을 하건 그래도 재미없다! 라고 하는 분들에게 할 말은 없습니다. 그 분들과 수준차를 운운하려는 의도도 아니었구요. 스스로가 재미없다고 느끼는 걸 어거지로 재미있으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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