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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54억 래커 피해’가 뭐길래…갈등 부추기는 동덕여대 보도.jpg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한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화제입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관련 보도 흐름을 보며, 저는 언론계 종사자로서 해당 시국선언의 문장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역시 부끄러움을 원동력으로 이번 칼럼을 쓰게 됐다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무엇이 부끄럽냐고요? 언론 기사 제목을 몇 개만 추렸습니다. 비슷한 제목이 많습니다. ‘동덕여대 “시위로 54억 피해” vs 총학 “돈으로 학생 겁박”’처럼 학교 쪽과 학생 쪽 의견을 나란히 쓴 제목이 그나마 양호한 편입니다. 54억 원이 ‘큰돈’이라서일까요. 그런 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하면 발 빠르게 사 쪽의 피해액을 계산하고 시위의 ‘과격함’을 부각하는 언론의 ‘습관성’ 보도 프레임이 연상됩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까지 나서야 했는지,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어서 갈등을 해결하려면 어떤 게 필요한지에 대한 보도는 이러한 보도 흐름에 파묻히기 일쑤죠. 동덕여대 학생들이 시위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대학본부와의 ‘불통’을 더는 참을 수 없어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위는 앞서 7일에 총학생회 등 학생 대표들이 학교 쪽의 공학 전환 논의 사실을 공론화한 뒤 학교 쪽에서 별다른 입장 발표가 없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위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학교 쪽 입장 발표를 조금 더 기다릴 수 없었을까’, ‘(학생 목소리를 전달할)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물어봤습니다. 학교 쪽의 소통 방식 또는 학생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 불신이 깊은 상태였습니다. 지난 몇 년 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일단 올해 상반기에 벌어진 사건을 ‘대표 사례’로 전합니다. 일명 ‘비민주적 학사제도 개편 논란’인데요. 학교 쪽이 3월11일 학사제도 개편 공청대회를 열었고, 참여 학생들이 우려와 반대 의견을 표명했는데요. 학교 쪽은 별다른 ‘피드백’ 없이 공청회 나흘 뒤인 15일 대학평의원회에서 개편안을 가결했습니다. 학생들은 이때도 ‘비민주적 학사제도 개편 규탄 연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대학평의원회 개최 전날 비상집회도 열었는데요.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찬반 표결로 밀어붙인 결말을 목도했죠. 학생들은 이때도 ‘비민주적 학사제도 개편 규탄 연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대학평의원회 개최 전날 비상집회도 열었는데요.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찬반 표결로 밀어붙인 결말을 목도했죠. 학생들이 ‘여대’ 정체성을 뒤흔드는 공학 전환 논의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더 격한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 ‘아예 교무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학생 목소리를 세게 전달하자’며 행동에 나선 이유입니다. 지난 2023년 한 학생이 교내에서 쓰레기 수거 트럭에 치여 사망한 사고를 빼놓지 않고 언급합니다. 총학 등 학생들이 최소 5년 이상 안전 문제를 지적한 바로 그 장소에서 벌어진 사고여서 그렇습니다. 대학본부가 학생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결과로 친구를 잃어야 했던 학생들이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6월12일 동덕여대 학생들이 등교 중 교내에서 트럭에 치여 숨진 이 학교 학생 ㄱ씨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여러 언론이 21일 면담 속기록 일부를 발췌해서 ‘동덕여대 총학 “래커칠, 총학과 무관… 솔직히 통제력 잃었다”’, ‘래커칠, 우리와 무관… 동덕여대 총학, 선 그었다’ 따위의 보도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갈라치기’ 보도 역시 저를 더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혹여 판단이 어려우시면 왜곡 보도를 보느니 차라리 면담 속기록을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해당 속기록은 동덕여대 총학생회 에스엔에스(SNS)에 공개돼 있습니다. (총학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dongduk_chonghak/) https://www.instagram.com/dongduk_chonghak/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68851.html “동덕여대 학생들이 시위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대학본부와의 ‘불통’을 더는 참을 수 없어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수 년 동안 누적된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대학본부의 불통이 자리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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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FIFA, 법정서 한판 붙자”
유럽 축구계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일정 독주’에 대해 법정에서 한판 붙기로 했다. 유럽 주요 리그와 국제프로축구선수노조(FIFPro)가 14일 FIFA의 ‘지배적 지위 남용’을 이유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FIFA가 충분한 협의 없이 국제 경기 일정을 확대하고, 새로운 대회를 신설하는 등 일방적인 결정을 내려 선수들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소송을 주도한 유럽리그연합은 33개국 39개 리그와 1130개 클럽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축구 리그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스페인 라리가도 이번 소송에 동참했다.소송의 주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FIFA의 일방적인 국제 경기 일정 확대, 둘째 2025년 미국에서 개최 예정인 확대된 클럽 월드컵, 셋째 2026년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이다. 특히 2025년 클럽 월드컵은 6월15일부터 7월13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데, 많은 선수에게 충분한 휴식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선수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스페인 국가대표이자 EPL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인 로드리는 경기 수 증가에 항의하는 선수 파업이 임박했다고 언급했다. 로드리는 지난 시즌 소속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합쳐 63경기에 출전했으며,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포함해 총 72개의 경기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맨시티 동료이자 스위스 대표팀 센터백인 마누엘 아칸지는 “선수들은 과도한 일정 때문에 서른 살에 은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PL 리버풀의 골키퍼 알리송도 “때로는 아무도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경기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손흥민(토트넘)도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며 경기 수 감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로파리그,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중동 원정 경기 등을 소화하는 일정 속에 햄스트링을 다쳐 요르단, 이라크와의 월드컵 예선 연전에 나서지 못했다.반면 FIFA는 이런 일정 변경이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축구 발전과 대회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일부 리그가 오히려 친선 경기와 투어를 통해 선수들을 혹사시키고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일부 EPL 팀들은 지난 시즌 리그 종료 직후 한국과 호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친선경기를 가졌다.UEFA(유럽축구연맹) 회장 알렉산데르 체페린은 “경기 일정이 최대 용량에 도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소수의 고액 연봉 선수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낮은 급여를 받는 선수들은 오히려 경기 출전을 원한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FIFPro 유럽 회장 다비드 테리에는 “선수들은 파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EPL의 마티유 모뢰이 국제축구 관계 및 EU 담당 이사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우리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이번 소송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예비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은 최대 1년까지 걸릴 수 있다. 사안이 장기화할 경우, FIFA와 유럽 축구계 간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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