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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추장관 브리핑 전문
1.국민 여러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입니다. 오늘 저는 매우 무거운 심정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 조치를 국민들께 보고드립니다.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하였습니다. 첫째,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둘째,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 셋째,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넷째,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 방해 사실, 다섯째,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이 심각히 손상된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금일 검찰총장에 대하여 징계를 청구하고,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였습니다. 2.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혐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첫째, 중앙일보 사주와의 부적절한 만남으로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하였습니다. 2018년 11월경,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서울 종로구 소재의 주점에서, 사건 관계자인 JTBC의 실질 사주 홍석현을 만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교류를 하여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하였습니다. 둘째,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책임이 있습니다. 2020년 2월경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울산 사건 및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와 관련, '주요 정치적인 사건 판결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자,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할 수 없는 판사들의 개인정보 및 성향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셋째,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총리 사건의 감찰을 방해하였습니다. 먼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와 관련하여, 2020년 4월경 대검 감찰부가 최측근인 한동훈에 대해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에 착수하고 감찰개시보고를 하자,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4조 제2항에 따라 감찰 개시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우가 아니면 중단시켜서는 아니됨에도, 한동훈에 대한 신속한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정당한 이유없이 대검 감찰부장에게 감찰을 중단하게 하였습니다.그리고, 2020년 6월 4일자로 채널A 사건과 관련하여 사건관계인인 한동훈과 친분 관계 기타 특별한 관계로 수사 지휘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대검 부장회의에 수사지휘권을 위임하였음에도,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하는 등 수사팀과 대검 부장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지휘·감독권을 남용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하여, 2020년 5월경 대검 감찰부에서 당시 수사 검사들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려고 하자 사건을 대검 인권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하도록 지시하고, 감찰부장이 이의를 제기하자, 대검 차장이 감찰부장에게 '참고만 할 수 있도록 민원 사본을 달라'고 하여 사본을 확보한 상황에서, 대검 차장을 통해 인권부로 하여금 공문서에 '대검 민원 이첩'이라고 마치 민원 원본을 이첩하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여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검찰총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넷째,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였습니다.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채널A 관련 한동훈에 대하여 감찰을 하겠다고 수차례 구두보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반대하던 중, 2020년 4월 7일 오후경 자신의 휴가 중에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감찰 개시 사실 보고를 받자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성명불상자에게 '대검 감찰부장이 구두보고도 없이 한동훈에 대해 감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문자 통보하였다'고 알려 다음날 새벽 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감찰 관련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다섯째,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습니다. 검찰총장은 그 어느 직위보다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고 그에 관한 의심을 받을 그 어떤 언행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어 있고, 국민들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총장은 지속적으로 보수 진영의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대권을 향한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고 의심받아 왔고, 급기야 2020년 10월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하였으며, 이후에도 대권후보 1위 및 여권 유력 대권 후보와 경합 등 대권 후보 지지율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됨에도 검찰총장으로서 생명과 같은 정치적 중립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진실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 조치들을 취하지 아니한 채 묵인·방조하였습니다.결국, 대다수 국민들은 검찰총장이 유력 정치인 또는 대권 후보로 여기게 되었고,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뢰를 상실했습니다.더 이상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습니다.여섯째, 감찰대상자로서 협조의무를 위반하고 감찰을 방해했습니다. 먼저, 협조의무와 관련하여 2020년 11월 16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검찰총장 비서관을 통하여 방문조사 일정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비서관으로 하여금 답변을 거부하게 하는 등 감찰 조사 일정 협의에 불응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그 다음날, 2020년 11월 17일 오전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방문조사예정서를 대상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오후에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고받고, 그날 오후에 검사 2명이 방문조사 일정 등이 기재된 방문조사예정서를 친전봉투에 담아 방문하자, 정책기획과장에게 지시하여 방문조사 예정서 수령을 거부하고, '검찰총장의 지시이니 메모해서 전달해라. 절차를 갖추어 질문을 주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게 하여 방문조사예정서 수령을 거부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 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또한, 2020년 11월 18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대상자에 대한 방문조사에 필요한 시설 제공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자, 운영지원과로 하여금 공문접수를 거부하게 하고, 정책기획과장으로 하여금 반박공문을 발송하게 하는 등 시설제공 협조 요청에 불응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그리고, 2020년 11월 19일 오전 감찰담당관실에서 대상자에 대해 당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방문조사에 응할 것인지를 최종 확인하기 검찰총장 비서관을 통하여 연락하였으나, 비서관으로 하여금 '대검 정책기획과에서 보낸 공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위 공문은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공문이다'라는 취지로 답하는 등 방문조사를 사실상 거부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 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3.이 사안은, 비위가 중대하고 복잡하여감찰조사 원칙상 비위혐의자인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검찰총장은 수회에 걸쳐 방문조사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고, 이는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모두 알려졌습니다.이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비록 비위혐의자인 검찰총장에 대해 대면조사를 실시하지는 못하였으나, 이미 확보된 다수의 객관적인 증거자료와 이에 부합하는 참고인들의 명확한 진술 등에 의하여 검찰총장에 대한 비위혐의를 확인하였습니다.법령에 따른 감찰조사에 협조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당연한 도리임에도, 검찰총장이 이에 불응하고 감찰조사를 방해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합니다.이와 같이 감찰결과 확인된 검찰총장의 비위혐의가 매우 심각하고 중대하여, 금일 불가피하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이번 징계청구 혐의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비위 혐의들에 대하여도 계속하여 엄정하게 진상확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번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도와 법령만으로는 검찰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검찰총장의 비위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신속히 조치하지 못하여, 그동안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지휘·감독권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향후 법무부는 검사징계법이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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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조선시대 성범죄 관련 처벌
조선시대 성범죄 관련 처벌 조선시대는 성범죄에 대해서 지금보다 관대했으리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저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요조선은 기본적으로 사대를 하는 나라였으므로 법에 관련해서는 명나라의 체계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성폭행 사건의 경우 은 '대명률(大明律)' 범간(犯奸)조의 적용을 했다고 합니다.* 강간 미수 : 장 100대에 3천리 유형(유배)* 강간 : 교형(絞刑·교수형)* 근친 강간 : 목을 베는 참형지배층에 더욱 엄격한 처신을 요구했다.- 예 : 중종 23년(1528) 벼슬아치인 도백손이 과부를 강간하자 중종이 "상인(常人, 상민)이 강간하는 것도 옳지 않은데, 더구나 사족(士族)이겠는가?"라며 엄벌을 지시* 화간(和姦,부부가 아닌 남녀의 관계): 남녀 모두 장 80대(장 80대는 남녀 모두에게 견디기 힘든 벌이었으므로, 여성은 강간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 경우 여성의 처음 의도가 판단 기준이었다고 합니다..)- 예1 : 세종 12년(1466) 정4품 호군 신통례가 관비 고음덕과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합니다.고음덕은 "처음에는 거절하여 소리 내어 울었다."는 이유로 무사하고 신통례만 처벌받은 것이 이런 경우이다.* 이 사건처럼 피해여성의 신분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예2 : 중종 26년(1531) 이팽령이 사노 봉원의 딸(순금)과 관계했다고 합니다.봉원의 아우가 중매한데다 관련자가 모두 화간이라고 증언했지만,순금이 "나는 여인이라 거역할 힘이 없어서 이틀 밤을 함께 잤다."고 답하는 바람에 강간으로 처벌받았다고 합니다.* 피해여성의 신분은 중요하지 않음, 정당방위 적극 인정합니다.: 세종 15년(1469) 좌명 1등공신 이숙번의 종 소비(小非)는 강간하려는 주인의 이마를 칼로 내리쳤으나 무죄 방면합니다.* 기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폭력이 없었어도 여성의 동의가 없었으면 강간으로처벌* 피해 여성이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는형량의 참작 대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절도 도중 강간까지 한 경우는 참형* 유아 강간은 예외 없이 교형이나 참형성범죄에 관련된 몇몇 왕들의 일화태종 사노 잉읍급이 11살 어린아이를 강간했습니다.'어느날 신하가 고하는 성범죄 소식에 태종은 신속한 판결을 내립니다.잉응급을 교수형으로 사회에서 사라지게 합니다.또다른 일화는판사(현재의 차관급) 이자지 부부의 딸인 내은이란 딸이 있었다고 합니다.이떄 부모 둘이 모두 사망해서 3년상을 행하려 하는데이때 이집의 노비였던 실구지형제와 그의 처남등 3명이 내은이를 집으로 끌고 가 손발을 묶고 성범죄를 저지릅니다. 태종은 당시 이 보고를 듣고 교수형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그들 모두를 능지처참형으로 사회에서 사라지게 합니다.세종 한 앳된 부인이 편복 차림으로 여종을 거느리고 여종 2명을 데리고 성균관 옆 냇가를 건너고 있었습니다.그 때 그곳에서 옷을 홀랑 벗고 목욕을 하고 있던 생원 최한경이 갑자기 뛰어나가 여인을 쓸어안았습니다.부인이 완강히 저항합니다.계집종이 “우리집 안주인이시다”라고 외칩니다.최한경과 함께 목욕을 했던 동료 두 명이 여종들을 때려 쫒아냅니다.세 명은 완력으로 여인을 눌러 옷을 벗기고 욕 보이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큰 일을 당할 뻔했던 여인은 사헌부에 최한경을 비롯한 유생들을 ‘강간미수죄’로 처벌해달라고 고소합니다.조사가 시작되자 최한경은"희롱한건 사실이지만 강간하려는 마음은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세종은 적절한 선에서 처벌을 합니다.바로 곤장 80대 형을 내립니다.조선시대 성범죄에서는 교수형이나 참형같은 극형도 있었지만 부수적으로 이렇게 곤장형도 있었다고 합니다.근데 곤장형이 너무 가벼운 처벌이 아니냐고 생각할수 있는데요 곤장은 십자모양으로 된 형틀에 죄인을 엎드리게 묶어놓고 나졸이 서서 저런 몽둥이로 볼기짝을 내리는 형벌이었다고 합니다. 곤장은 듣기와는 다르게 몇대만 맞아도 엉덩이 살이 터져나가고 곤죽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로 인한 평생 흉터 + 트라우마+ 신체불구 +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맞는 도중 죽는경우도 있고 다 맞고 회복중 장독이 올라 사망하기도 하는 무지막지한 형벌이었다고 합니다.양반의 경우 성범죄로 처벌시에 사회적으로는 매장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성종 오늘날로 치면 군수를 지낸 전직 공무원 황우영이 이란 양반이 반가의 부인인 반씨의 집에 들어가서 강간하려다가 반씨의 어머니와 여종의 저항에 강간미수에 그칩니다.당시 사헌부에서 이 사건을 거론하며" 죄질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라고 고합니다.이 보고를 들은 성종은 화우영의 직첩을 거두고 영원히 등용하지 않고 3천리 밖으로 유배를 보냈다고 합니다.그리고 당시 최악의 변방인 회령의 관노(노비)로 강등시켜 쫓아냈다고 합니다.또 요즘의 대통령 사면에 준하는 대사면령에서도 성범죄만큼은 제외시킬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입니다.또다른 성범죄 사건으로 처삼촌의 조카딸을 강간한 최습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실수로 사면을 받아 풀려납니다.이 사실을 들은 성종은 전가사변을 시켰다고 합니다.전가사변이란 죄인의 처자식까지 전부 변방중에 변방으로 강제로 쫓겨나는 처벌이라고 합니다.이런 예는 강력한 처벌을 받지만 경우나 신분에 따라 요즘처럼 관대한 처벌을 받는 경우도 당연히 있었다고 합니다.왕족이라든지 상위1% 권력층일 경우 처벌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조의 경우에는 달랐습니다.선조 임진왜란을 겪은 조선시대 임금으로 가장 안 좋은 말을 많이 듣는 임금입니다만 성범죄의 경우 자기 친아들을 강간죄로 처벌합니다.당시 선조는“이보의 소행은 차마 형언할 수 없다. 여러차례 살인을 했고~오직 마음을 태우고 부끄러워 할 뿐이었다.~오늘 빈전의 곁 여막(무덤을 지키려고 옆에 지어놓은 초가)에서 제 어미의 배비(陪婢)를 겁간했으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국가의 치욕과 내 마음의 침통함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자식을 둔 것은 곧 나의 죄로서 대신들을 볼 면목이 없다. 다만 내가 차마 직접 정죄(定罪)할 수 없으니, 유사로 하여금 법에 의해 처단하게 하라.”신하들이 “골육 사이의 정이 있으니 화를 참으시라”고 상주했지만 선조 임금은 단호합니다.“상중에 백주대낮에 궁인(宮人)을 겁간한 자식을 용서할 수는 없다.”고 하며아들 순화군을 유배형과 동시에 녹안에 처한다고 합니다.유배형은 강간죄에 대한 처벌이었고 녹안은 거기에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합니다.현대기준으로는 전과가 남는것이죠왕자신분으로 성범죄 전과가 남는다는것은 얼굴을 못들고다닐정도로 치욕적인 일이었다고 합니다.아들이 죄를 짓자 아버지가 나서서 가중처벌을 해 처벌을 마무리합니다.조선시대 성범죄 처벌은 기본이 곤장 80대~ 100대상위층인 양반은 사회에서 완전매장왕족이라 할지라도 낙인 ,참수, 능지처참, 교수형, 유배, 노비전락등 현대보다 훨씬 강력한 처벌을 보여줍니다.성범죄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그릇된 인식은 조선이 아니라 일제 때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일제의 유산인 현재의 성범죄 인식을 조선시대인들의 엄격한 인식으로 되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우리나라 성범죄 처벌이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합니다.출처 : https://blog.naver.com/ghshffnfffn1/22196154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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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유치원교사가 말해주는 실화괴담 -1
유치원교사가 말해주는 실화괴담 -1 첫번째, 지금은 디자인이 바뀌였지만 과거 90년대에는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가방에는 유치원 전화번호가 크게 써져있었어. 그리고 뭐뭐 유치원이라며 글자도 크게 나와 있었지. 그게 미아 방지용인데,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만약 그 아이가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생겨 미아가 되었을 경우 혹시나 행인이나 경찰관이 그것을 발견하고 신고하기 위한 용이였어. 아무튼 거기에 얽힌 조금은 섬찟한 사고가 있었어. 당시는 90년대 후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엔 A라는 애가 잇었어. 일단 A라는 애는 조금 난폭한 애였는데, 다른 원생을 괴롭히거나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욕을 막 해대서 엄마를 비롯한 다른 교사들도 싫어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라는애가 문제아라는 말도 있었어. 그런데 그 A라는 애는 아무리 교사들이 야단을 쳐도 나아지지 않았고, 어머니는 참다참다 학부모에게 전화를 했어. 근데 A 아버지라는 사람이 낮에 전화를 하니까 엄청 귀찮다는 식으로 전화를 받더래. 거기다가 "나 지금 자다가 깨서 졸리니까 전화 나중에 걸어." 라며 반말과함께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어. 솔직히 이쯤되니까 어머니는 거의 멘붕수준이였어. 그래서 조금 시간을 뒀다가 다시 저녁에 전화를 걸었는데, 그땐 전화를 받더래. 근데 당시만해도 보통 육아는 어머니쪽이 담당을 하니 우리 어머니는 아무 생각 없이 "죄송하지만 어머님 좀 바꿔주세요." 라고 말했어. 그랬더니 A 아버지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쌍욕을 하시더니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거야. 그리고 그 다음 날 A는 진짜 온 몸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 온거야. 근데 A는 몸이 아프지도 않은지 너무너무 표정이 밝은거야. 그래서 우리 엄마는 "A야. 아빠한테 많이 혼났어? 안아파?" 라고 물었더니 A는 아프기는 커녕 오히려 웃으면서 "내일 유치원 안오고 아빠랑 OO에 있는 동물원에 놀러가요!!" 라고 자랑을 하더란거야. 근데 우리엄만 너무너무 찜찜하더래. 당시엔 유치원 교사가 아동학대가 의심이되어도 신고를 못하던 시절이였거든. 신고는 커녕 남의 집에 무슨 참견이냐며 욕을 먹던 시절이였어. 어쨋든 A는 다음날부터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어. 하지만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은 이유가, 당시 A는 원비를 몇달째 밀린 상태였고, 간혹가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부모가 원비를 내지 않고 멋대로 이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 무엇보다 철수는 문제아였고, 오히려 A가 오지 않는걸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어. 하지만 우리 엄마는 너무 불안한거야. A가 말했던 OO라는 지역에는 동물원이라는게 아예 없었거든 그러다가 한 몇달동안 소식이 없었고, 어머니도 겸연쩍었지만 잊어가고 있었지. 근데 어느 날 경찰에서 연락이 온거야. 지금 OO에 있는 한 저수지에서 동반자살 시체를 발견했는데, 너무 훼손이 되어있어서 신원확인이 어렵다. 근데 시체가 매고 있는 가방에 이 유치원 이름과 전화번호가있다. 이런식으로 전화가와쓴데 엄마는 바로 직감한거야. 혹시 IMF를 기억하는 세대가 있을진 모르겠는데, 당시 IMF때문에 구조조정이 엄청나게 일어나던 시절이였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 사람이 자살하는 경우도 흔했고, 철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어. 실업자가 되면서 아내는 집을 나가고 어린 아들만 있는 상황이였어 그리고 아빠라는 사람은 A에게 온갖 화풀이를 다 한거야. 그러다가 결국은 자살을 계획했는데, 이 사람이 자기 어린 아들도 멋대로 데리고 간거야. 근데 차마 아들에게 죽으러가자곤 못하고 동물원가자고 꼬셔서 데리고 간거지. 아이는 신나서 평소 아끼던 유치원 가방을 매고 따라간거야. 그 사람이 어떻게 자살을 했냐면, 애한테 억지로 술을 잔뜩 먹여서 재운 다음에 자기자신과 아이 몸에 돌을 묶어서 같이 저수지로 뛰어 들었다는거야. 그런데 그나마 남아있던 부정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가 아끼던 가방도 그대로 매고 같이 죽은거지. 신원확인을 한덕에 어찌어찌 수습은 되었다고해.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그날 일을 기억하시면서 A라는 애한테 미안해하셔. 만약 그때 지금처럼 아동학대 의무 고발이나 그런제도가 있었다면, 적어도 그 아이 하나는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죄책감때문이야. 일단 안타까운 일은 여기까지야. 두번째, 이 일도 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일이야. 그땐 지금 유치원은 아니고 다른 유치원에서 실무를 쌓고 있던 중이셨어. 그런데 그 유치원에 B라는 여자애가 있었어. 여자애는 좀 잘사는 집 외동딸이였고, 말도 굉장히 잘듣고 엄청 착한 아이였어. 걔를 우리 엄마가 왜 기억하냐면 그 여자애 엄마가 당시에는 엄청 비싼 화장품을 선물로 주더래. 지금은 법적으로 안되지만 , 그땐 나름 고맙기도했고, 상상 이상의 선물이라 임팩트가 크게남았지. 어쨌든 이 B는 당시 엄마가 돌보았는데, 엄마가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시골에서 친할머니가 올라왔어. 그리고 B할머니는 조금 이상했어. B의 부모님은 두분다 굉장히 좋고 친절하신 분이였는데, B에게도 평소에 "우리 딸, 예쁜 딸" 하며 끔찍히 아꼈는데 그 할머니는 "이 X 저 X" 할 정도로 자신의 손녀딸에게 함부로 말했어. 애가 조금만 실수해도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대놓고 면박을 주기도했어. 그래도 그냥 마음속으로 '아이를 되게 엄하게 키우나보다.' 라고 생각했어. 근데 어느 날 , 엄마가 주말쯤 일이있어서 유치원 근처에 가게 되었는데 큰 도로 한가운데 B가 서있는거야. 훤한 대낮이였고, 워낙 예뻐하던 아이라 바로 알아볼 수 있었어. 진짜 옆에는 큰 차도 쌩쌩 달리고있던 상황이였고, 우리 엄마는 질색해서 그 아이를 안고 인도로 데리고 나왔어. 근데 B의 할머니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애가 발이 빨라서 어디갔나 했는데 여기에 있었네~~" 라며 그냥 바로 데리고 가버리더래. 감사인사도 없이. 근데 그게 목소리만 들어도 거짓말이라는게 티가 날 정도로 어색하고 어딘가 굉장히 부자연스러웠데. 그 이후로는 큰 일은 없었어. 그때부터 더더욱 이상했는데, 큰 일이 생긴건 학부모 찬관 현장학습이였어. 그때가 가을이였는데, 이번에도 B는 할머니와 함께 왔어. B의 엄마는 소풍이나 학부모 모임때 못오시니까 대신 할머니가 그런 대소사를 다 관여했어. 당시에 무슨 도토리나 낙엽을 흩어져서 줍는 그런 활동을 했는데, 이게 아이와 보호자랑 짝을 이어서 하는 거였어. 당연희 B는 할머니와 둘이 산기슭으로 갔는데, 현장학습 내내 B와 할머니가 안보이는거야. 심지어 점심 먹는 시간에도 . 엄마를 비롯한 당시 교사들은 모두 걱정했지만 점심먹는 시간이 따로 안정해져있는데다가, 흩어져서 자신이 좋아하는 자리에서 먹는거였기에 따로 찾아나서지는ㅇ ㅏㄶ았어. 근데 현장학습이 끝나서 집에 갈 시간이되었는데도 할머니와 B는 나타나지 않았어. 당연히 모두들 걱정했고, 몇몇 교사들은 결국 흩어져서 찾기로 했어 그러다가 시간이 늦어지자 다른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교를 했어. 근데 유치원쪽으로 전화가 온거야. B엄마인데, B가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지않는다고. 그래서 당시 유치원 교사들은 고민하다가 사실대로 말했어. 진짜 최악의 경우 할머니와 B가 조난당했을지도 몰랐을 테니까. 근데 B의 엄마가 그 사실을 듣더니 깜짝 놀라는거야. 왜냐면, 자신은 현장 학습에 대해 전혀 몰랐고, B의 할머니는 지금 집에 있다는거야. 엄마를 비롯한 유치원 교사들은 어처구니가 없었어. 일단 오늘 현장학습이였고 B와 할머니는 분명 참가했거든. 목격자만 해도 굉장히 많았고, B의 엄마는 이 사실을 모르고, 심지어 B의 할머니는 지금 집에있다니? 엄마는 두번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119와 경찰에 신고했어. 혹시 박초롱초롱빛나리 사건 알아? 딱 그쯤 일어난 사건인데, 어린 아이가 납치당해 살해당한 사건이야. 그래서 당시 유치원 교사들은 아이가 사라지는 것에 엄청 민감했어. 아무튼 경찰이나 119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곧바로 수색에 들어갔어. 그리고 B의 부모님과 유치원 교사들은 모두 경찰서로 갔어. 근데 진짜 가관인게, 그 할머니라는 작자가 경찰서에 들어가자마자 입을 딱 다물고 아무말도 안하는거야. 상식적으로 손녀가 실종됬는데 그럴 수 없잖아. 하다못해 걱정이라도 해야하는게 정상이잖아. 근데 경찰이 아무리 추궁해도 아무말도 안하고 , "몰라요. 나는 몰라요. 아무것도몰라요" 란 말만 반복하는거야. 유치원 교사들이 뭐라고 하니까 "난 오늘 하루종일 집 밖에 안나갔어." 라는 거짓말까지 하더래. B 어머니는 정신줄 놓고 울고 B 아버지는 할머니께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B어딨냐고 난리치고.. 그러다가 그날 새벽에 산 반대쪽에서 B가 구조되었어. B는 발견될 당시에 추위와 두려움에 지쳐서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였어. 근데 애가 정말 똑똑한게 , 어느정도 수습이 되니까 할머니가 이 곳에 데리고 왔고, 어디어디를 거쳐서 여기에 왔는데, 잠시 기다리라고 한뒤 할머니가 안와서 이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며 상황설명을 완벽하게 한거야. 당시 할머니는 처음엔 모른다고 하다가 산에 같이 갔는데 B가 혼자 자신을 앞질러 가서 놓치는 바람에 그냥 집에왔다고하다가 B는 교사들 책임인데 왜 자신이 책임져야 하냐고 횡설수설 하다가 경찰이 아동 유기는 범죄고, 할머니는 지금 감옥에 갈 수 있다고 겁을주니까 그제서야 본색을 드러내더래. "저 X이 죽어야 우리 아들 손주 본단 말이요!!!!!!!!!!!!!" 그 할머니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는데, 어느 날 점을 보러갔는데 그 점쟁이가 "당신네 손녀가 아들 나오는 길을 막고있다. 그 아이가 없어져야 아들이 태어난다." 이 말을 듣고 할머니가 손주를 보고싶다는 욕심에 손녀딸을 죽이려한거야. 저번에 우리 엄마가 B를 도로 한 가운데에 서 있던 것을 본 것도 사실은 손녀를 일부로 차에 치여 죽이려고 했던거야. 그런데 우리 엄마가 발견한 덕에 B는 무사 할 수 있었고, B가 산에서 유기 되었던 날, 가을이라 밤에는 정말 너무 추웠거든. 이 XX할머니는 손녀를 산에 버리고가면 애가 밤새 추워서 얼어죽을 줄 알았던거지. 그리고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도 일부로 시간을 끌어서 애가 발견 못되게 해서 죽게 하려했던거야. 근데 이걸 우리 엄마만 본게아니고 다른 교사들도 할머니가 B를 대하는 태도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고 있었어. 그리고 그건 B의 부모도 마찬가지였어. B의 아버지는 이야기가 여기까지 진행되자 어머니고 나발이고 눈이 뒤집혀서 그 할머니 뺨을 떄리고 욕을 하면서 경찰한테 감옥에 어서 쳐넣으라고 난리를 쳤데. 근데 그 할머니가 진짜 미쳤다는게 느껴진게 자기 아들이 뺨을 때리니까 노발대발하면서 "어떻게 나는 널 위해서 그런건데 엄마 뺨을 때릴 수 있냐고!!!!!!!" 하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역으로 화를 내더란거야. 그 뒤로 B는 유치원을 그만뒀고, 그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진 몰라. 아마 내가 태어나기 전이니 이미 그 B는 성인이 되고도 남았을거야. 세번째, 엄마네 유치원은 만 세살부터 일곱살까지 애들을 맡아. 근데 애들은 연령대별로 노는 방식도 다 다른데, 한 세네살정도 되는 아이들은 어른들이나 주위 환경을 모방하고 따라하는 그런 놀이를 주로한데. 가령, 배에다가 뭘 잔뜩 넣고 임산부 놀이라던가, 다리 한쪽을 일부로 질질 끌고다니며 다친 사람 놀이를 한다던가, 악의는 없이 그게 뭔지도 모르며 그냥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거야. 그 나이 아이들은 노는 방식도 정해져 있지는 않아서 누군가가 "우리 무슨무슨 놀이하자!" 이러면 그냥 따라서 논데. 방식도 정해져 있지 않고 정해진 규칙도 없는 그런놀이인데, 아무튼 놀이 시간에 애들끼리 어울려 노는데 그 날따라 이상한 놀이를 하는거야. 스펀지 블럭 알아?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블럭모양 스펀지인데, C가 누워있고 , 다른 아이들이 주위에 네모모양으로 스펀지 블럭으로 담을 쌓는거야. 그리고 C는 그 안에 꼼짝 하지 않고 누워있는거지. 그 나이 애들은 낮잠을 반드시 재우기 때문에 각자 담요가 잇었는데 그 C가 담요를 머리 끝까지 쓰고 누워 있는거야. 그리고 C가 움직이려고하면 다른 애들이 "야!! 움직이지마!!" 라며 짜증까지 내는거야. 다른 아이들은 장난감 꽃이나 장난감 소꿉노리용 음식같은걸 들고 주위에 빙빙 돌면서 누워있는 C 근처를 장식하는거야. 그래서 엄마가 아이들에게 물어봤어. "얘들아 지금 무슨 놀이하는거야?" 라고 물으니까 애들이 "무덤놀이요!!" 우리 엄만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창의성을 굉장히 존중했기 때문에 무슨 놀이를 하던 위험하지 않는 이상 못하게 하진 않거든. 근데 무덤놀이라니까 뭔가 꺼름찍 하더래. 원래 그 나이때 애들은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운다지만 그게 하필 죽은 사람인 무덤이잖아. 무엇보다 C라는 아이가 평소에 조금 소심한 애라서 혹시 이걸 빌미로 다른 친구들이 괴롭히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더래. 그 나이때 애들은 놀이 중에 비교적 안좋은 역활을 힘이 약한 아이들에게 억지로 우겨서 떠맡기기도 했거든. 혹시나 그런게 아닐까 싶어서 살짝 혼을 냈어. 근데 다른 아이들이 억울해하면서 "이거 C가 먼저 하자고했어요!!" 라고 하는거야. 엄만 첨에 그 말을 안믿었어. 앞서 말햇듯이 C가 소심한 아이였고 놀이를 하면 끌려다니는 입장이니까. 근데 C가 나서서 다른 애들 편을 들면서 그 말이 맞다고 답하는거야. 엄마는 순간 할말이 없어서 미안하다하고 그냥 놔뒀어. 애들은 엄마가 뭐라하지 않으니까 다시 그대로 무덤놀이를했어. 근데 바로 그 주 주말에 C가 교통사고로 죽었어. 정말 순수한 사고였어. 나도 자세한것은 듣지 못했지만, 건널목을 건너다가 차에 치였다는것 같았어. 엄마는 그 소식을 듣고 엄청 충격을 받았어. 일단 우리 엄마가 워낙 애들을 좋아하고 아끼는편인데다가 누군든 그 어린 아이가 죽으면 충격을 받잖아. 근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문득 예전에 다른 아이들이 하고 놀던 무덤놀이가 생각난거야.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엄마는 뭔가 걸리는게 있어서 다른 아이들을 붙잡고 물었어. "얘들아, 너희 이제는 무덤놀이 안해?" 라고하니까 다른애들이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 C가 없어서 이제는 못해요." 그러는거야. 그래서 엄마는 "그럼 다른 친구가 무덤 역활을 하면 되는거아니야?" 라고 물었어. 나쁜 의미가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거지. 그러니까 그 애들은 하나같이 "C가 없어서 못해요. C가 없는데 어떻게해요?" 그러는거야. 그게 과연 놀이를 주선한 C가 없어서 못한다는건지, 아니면 비교적 재미 없는 역활인 무덤 역활을 맡을 아이가 없어서 그런건지 엄마는 도저히 알 수가 없는거야. 3~4살 정도 되는 애들이라 심화적인 대화는 어렵잖아. 무엇보다 아직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아닌지라 다른 아이들은 C가 어디 멀리갔다고만 알고있었거든 일단 그 아이들은 지금 전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어. 엄마는 더 묻고싶었지만 묻지않았어. 그 뒤로 유치원에서 무덤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아무도없고, 지금까지 유치원 원생 중에 사고를 당해 죽은 아이는없어. 물론 전부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엄마입장에선 꺼림찍한 일인건 사실이지. 참고로 말하는 거지만 연령대별로 아이들이 조금씩 다른데, 3~4살 아이들은 뭔가, 정말 다른 세계가 있따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그 아이들에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 더 있어. 이건 근래에 있었던 일이야. 엄마가 직접 내게 상담을 했던 일이기도 하고 , 무서운 이야기일수도, 아님 우리만의 착각일수도 있어. 사건의 발단은 미술시간이야. 그냥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였는데, 3~4살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더라도 엄청나게 추상적인 그림을 그려. 무슨 자동차라고 해놓고 커다란 덩어리에 바퀴만 붙여놓는다던가. 엄마는 아이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던 무조건 잘 그린다고 칭창해줘. 근데 D라는 아이가 있는데, D가 주위에 꽃밭을 그리고 가운데에 새파란 머리를 그리는거야. 눈 코 귀 입 다있고 머리카락은 있는데 몸은 없이 얼굴만 파란 색이였어. 솔직히 뭘 그린건지 난감하잖아. 그래서 엄마는 고민하다가 "D야~ 이거 뭐야?" 라고 물었는데 D가 또박또박 "아저씨" 라고 말하더래. 그래서 엄마는 "아저씨? 아는 아저씨야?" "모르는 아저씨에요." "그런데 이 아저씨는 어디서 봤어?" 라고 대화가 오가다가 다음 질문에 D는 손가락으로 운동장을 가르키면서 "저기서!!!" 라고 하는거야. 일단 애들은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상상한 것을 진짜 봤다고 믿는 경우도 많고, 아무튼 운동장이긴하지만 유치원 앞마당 수준인데 거기서 파란 얼굴 아저씨를 상상하다가 그걸 그린건가 하고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 근데 얼마 동안 다른 아이들도 파란 얼굴 아저씨를 그리고 있는게 보였어. 이게 뭐냐고 물으면 아이들 모두 대답은 "아저씨!!" 라고만 말햇어.그 아저씨가 어디에 사는지 어디에서 봤는지 누구인진 모르고 아이들마다 파란 아저씨를 그리는 모습은 조금씩 다르긴했지만 공통점을 꼽아 말하자면 1. 아저씨의 표정은 대부분 화가 나고 찡그린 얼굴이다. 메롱을 한 얼굴도 있다. 2. 얼굴은 새파랗다 3.몸이 없다. 머리만 둥둥 떠 있는 식. 4.그냥 아이들 모두 아저씨라고 말할 뿐. 5. 머리카락을 그린 사람도 있고 안 그린 사람도 있는데, 남자인데도 머리가 길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 아줌마가아니라 아저씨라고 한다. 6.각자 본 장소가 다르다. 정도였어. 이쯤되면 솔직히 소름돋잖아. 엄마는 그래서 처음엔 아동성애자가 몰래 우리 유치원을 염탐하나 하기도했어. 그래서 일부로 교사들과 아이들 노는 시간에 조를 짜서 감시까지 했어. 근데 그 시간대에 유치원에 오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심지어 비가 와서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는 날에도 아저씨를 봤다는 애들도 있었던거야. 근데 재밌는건 6살 이상의 아이들은 파란 얼굴 아저씨를 본적도, 알지도못한다는거야. 딱 3~4살 정도의 아이들만 파란 얼굴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했어. 엄마는 내게 직접 묻기도했어. 혹시 파란 얼굴 아저씨가 무슨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인데 애들이 캐릭터를 잘못그려서 그냥 추상적으로 그리다보니 그렇게 된건 아닌가싶어서 아이들의 그림을 보여주며 혹시 아는 캐릭터가 있냐고 묻기까지했어. 하지만 난 알 수 없었지. 그냥 괴담레스토랑이라는 만화 아는 사람 있는진 모르겠는데, 난 거기서 파란얼굴 아저씨라는 캐릭터가 있었고 그걸 애들이 배껴그린건 아닌가싶었지. 지금 돌이켜보면 뭔가 섬찟하지만 어느정도 엄마는 몇가지 추리를 하셨는데, 어떤 애가 파란 얼굴 아저씨를 상상해서 그렸고, 그걸 그림으로 그렸는데 애들이 그걸 보고 따라그리거나 이야기에 동참했고, 어느새 그건 놀이가 되어 아이들은 마치 파란 얼굴 아저씨가 있다고 상상하고 현실을 구분못하게 된거라고 생각했어. 물론 아이들 그림이고 아이들만 아는 일이라 캐물을수는 없었어. 그 이후에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아이들의 파란얼굴아저씨의 이야기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의문인 사건중에 하나지. 출처 : https://blog.naver.com/ghshffnfffn1/221918211311 https://blog.naver.com/rokmc85938/22124871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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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단독] 조국가족 투자 펀드 설립에 "익성 주도 정황" " 녹취 나왔다.
한겨래 단독으로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군요. 요즘 익성 이야기 많이 나오는데도 시원하게 다루는 언론사가 없었는데 제법 관심가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조국 까는 내용이 아니어서 언론들이 배껴갈 것같지는 않은데 MBC나 KBS가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재미있는 양상이 벌어지겠군요. 펀드의 실질적 주인은 조국일가라고 하던 검찰이, 조국일가와 익성이 공모한거라고 말을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0358.html#cb 기사 원문 링크. [단독] 조국 가족 투자 사모펀드, ‘익성’ 주도 설립 정황 녹취 나와 등록 2019-09-20 20:28수정 2019-09-20 21:10 조국 5촌조카와 익성 부사장 통화설립자금 동원·우회상장 관련 대화검찰, 익성 본사·임원집 압수수색 지난달 27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의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들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 설립 과정에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20일 드러났다. 코링크는 ‘조국 펀드가 아니라 익성 펀드’ ‘익성의 우회상장 목적 회사’라는 일각의 주장에 힘을 보태는 정황이지만, 예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015년 말 설립자금 일부를 대는 등 코링크 설립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도 상당하기 때문이다.검찰은 이날 익성과 익성 임원 자택 등을 두루 압수수색하며 사모펀드 투자 의혹 수사를 확대했다. <한겨레>는 이날 코링크가 설립되기 5개월 전인 2015년 9월 조 장관의 5촌조카 조아무개씨(구속)와 익성 이아무개 부사장이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5분가량의 녹음파일에는 코링크 설립을 어떻게 진행할지, 자금 동원은 어떻게 할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씨와 이 부사장은 지난달 사모펀드 논란 등이 커지자 국외로 출국한 바 있다. 녹취록을 보면, 조씨에게 전화를 건 이 부사장은 “(익성) 회장님께 방금 다 말씀드렸다. 구도대로 끌고 가는 게 맞겠다고 말씀하시며, 중간에 처리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처리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불협화음이 계속 나니까 상장 후에 하자고 말씀드렸는데도, (2015년) 12월까지 안을 짜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코링크가 설립 전이어서 코링크라는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익성 회장에게 코링크 설립과 관련한 구상 등을 보고하고 재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겨레>에 녹취록을 건넨 이 사건 관계자는 “애초 코링크 설립은 익성을 상장시키기 위한 성격이 컸다”며 “익성 회장의 결정을 통해 코링크 설립이 진행된 정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녹음파일에는 코링크의 설립 목적과 관련한 더 자세한 정황도 등장한다. 당시 익성이 나중에 조 장관 가족 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앤티를 함께 우회 상장할 기업으로 보고, 투자자를 구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대목이다. 이 부사장은 또 다른 펀드 운용사를 거론하며 “(투자) 관계 운 띄우라고 했잖아. 그거 말씀드리니까, (중략) 그분 입장에서는 투자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죠. 한쪽만 아니라 양쪽에서 다 돈 버는 건데… (중략) 돈 10억이니까 (중략) 필요할 때 따로 얘기하라고 하셨다”고 말한다. 통화는 이 부사장이 주로 얘기하면 조씨는 이에 답하는 식이었다. 코링크 설립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코링크 설립 당시 자금이 상당 부분 익성 쪽에서 왔고, 실무 책임도 (익성) 이 부사장이 지는 구조였다”며 “당시 조씨는 실무 진행과 페이퍼 워크 등을 주로 담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충북 음성의 익성 본사와 이봉직 회장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익성 자회사인 2차전지 음극재 기업 아이에프엠(IFM)의 김아무개 전 대표 자택도 압수수색됐다. 익성은 자동차 흡음재를 만드는 현대기아차 협력사로, 코링크 설립 주체라는 의혹을 받는다. 사모펀드에서 투자받는 형식으로 회계 문제 등을 정리하고 주식시장에 회사를 상장하기 위해 코링크를 세웠다는 의혹이다. 실제 2016년 2월 설립된 코링크는 첫 사모펀드로 40억원 규모의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만들고, 일부를 익성에 투자해 익성 3대 주주가 됐다. 이 투자금 40억원이 익성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H6s김완 이정규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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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극우 일본 그 사상의 기원
현재 극우 일본이 탄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일본의 경제적 침략의 실상을 알려면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것이 그 사상의 기원이다. 그런 생각, 그런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사상의 기원을 살펴보지 않으면 현재 일본의 행동과 앞으로의 행동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쓴다. 편하게 쓰고자 낮춤말로 작성했으니 이해해주시길…...1.정한론 (征韓論) 정한론이란 말 그대로 ‘한국을 치는 이론’이다. 기원을 따지자면 풍신수길의 조선 침략이 아마 최초가 아닐 듯 싶다. 초기에는 단순히 조선을 정벌하는 정도의 의미였던 것이 메이지 유신 이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된다.‘내가 형편이 어려우니 널 털어먹어야겠다.’ "조선 침략의 목적은 일본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며 남을 위한 게 아니라 일본을 위한 것이다." 정한론자였던 후쿠자와 유키치 당시 일본은 서구 열강들과의 불평등 조약으로 인해 받는 고통이 심대하여, 중국, 조선과의 평등한 조약(?)을 통해 서구 열강식 제국주의를 빨리 완성하고자 했다. 실제로 조선을 강점한 이후 중국에 대해 각종 분쟁을 일으키고 침략전쟁을 일으킨 것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서양식 제국주의를 일본이 따라한거다. 정한론을 이루려면 먼저 일본 국민들부터 정신을 바꿔야했다. 그래서 조선을 강점하기 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인에 대한 멸시, 조롱, 미개함 등을 일본국민들에게 교육시키기 시작한다. ‘더럽고 미개한 나라 조선은 우월한 일본의 지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사상이 주입되고 교육된 것이다. 인간이 가진 나쁜 인격을 한국인의 대표 인격으로 치환하여 교육시킨 결과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있다. ‘한국인은 냄비 근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은 의리가 없다.’ 등등.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냄비 근성이 존재하며, 어디를 가도 의리 없는 인간은 있다. 이건 인간의 본성일 뿐 한국인의 특성이 될 수 없는 것들이다. 얘기가 옆으로 많이 샜다. 여튼 400년이 넘는 정한론 아래 100년 가까이 한국에 대한 멸시가 가득 찬 교육을 받은 일본이 지금의 일본이다. ‘2차 세계 대전을 통해 사라진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본은 독일처럼 철저한 반성을 한 국가가 아니란 점을 잊지 말자. 정한론의 핵심은 ‘일본이 어려울 때 조선을 먹겠다’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다른 말일 뿐이다. 현재의 정한론이라고 다를까? 2. 일본회의(日本會議)의 기원 이 단체는 현재 자민당과 일본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단체다. 이 단체가 결성된 이유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첫 번째, 고노 담화 - 위안부 강제동원 인정과 사죄두 번째, 무라야마 담화 - 일본의 전쟁 범죄 인정과 사죄 그리고 식민지 지배 사죄 자~ 이해가 되시는지? 딱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본의 과거에 대한 잘못과 인정에 대한 반발’로 탄생한 단체라는 점이다. 느낌이 팍~ 오지 않나? 조금 더 들어가보자. 일본회의는 두 단체의 통합과 한 단체의 가세로 만들어진 단체다. 하나는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라는 단체이고 또 하나는 ‘일본을 지키는 모임’이라는 단체다. 이 두 단체의 성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라는 곳은 재계, 정계, 학계, 종교계 우파인사들의 모임으로 70년대 쇼와 재위 50년 봉축 행사와 연호 법제화, 기원절(건국기념일) 부활운동으로 세를 불렸다. 활동상을 보면 알겠지만 천황제에 대단한 애착을 가진 단체라는 걸 알 수 있다. 천황의 인장, 일본이 생산한 무기에는 어김없이 이 인장이 찍혀 있고, 일본 여권 표지에도 있다. 제국주의뽕을 거하게 마신 일본의 영화, ‘남자들의 야마토’에 보이는 저 문양이 바로 황실 인장이다. ‘일본을 지키는 모임’ 여기가 위험한 단체다. 여기는 역사가 더 깊다. 시초는 1930년대 ‘생장의 집’이라 불리웠던 종교 단체다. 모토는 ‘일본정신의 현현’이며, 교주는 다니구치 마사하루. 이 교주의 사상을 교의로 삼아 74년에 결성된 우파 종교 조직이 바로 ‘일본을 지키는 모임’이다. 교주인 다니구치가 처음으로 쓴 책인 ‘황도력학강화’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전세계 인류가 행복하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 날 때부터 신이 지도자로 정한 일본 황실이 세계를 통일해야 한다.” “시작부터 일본은 세계의 지도국이며, 일본인은 세계의 지도자로서 신에게 선택받은 거룩한 백성이다.” 내용을 보니 느낌이 더 팍팍 오지 않는가? 두 단체의 콜라보는 일본극우들에게 환상적이였을 것이다. 그럼 한 단체의 가세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 단체란 또 하나의 종교 단체인 ‘신도’다. 그렇다. 신토라고 알려진 일본의 토착종교가 여기에 가세한다. 이 신토는 국가신토라 불리는 덴노(천황) 중심의 교단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생장의 집’이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고, ‘신토’가 자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정리해보자. 일본의 입장에서는 안그래도 미국한테 져서 짜증나고, 지다 못해 원폭까지 맞아서 미치겠고, 졌으니 어쩔 수 없이 미국한테 굽신거리는게 짜증나고, 중국과 한국은 무섭게 경제성장을 하며, 기어코는 일본의 총리가 자신들의 영광이었던 시대를 부정하는 말을 해버리고 사과를 했다. 얼마나 치욕스럽다 느꼈을까? 이런 어려운 시기에 다시 등장하는 것은 뭐다? 정한론이다.3. 일본회의가 주장하는 것들 내용이 2차 대전 이전으로 복귀이며, 전부 전후 반성 따위 눈꼽만큼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① 천황제 부활과 국민주권 부정 ② 헌법 개정, 국방충실 예) 자위대의 군대 승격,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 ③ 애국 교육 예) 기미가요 법제화, 일본 천황제 제국주의 강요, 선민사상 주입 ④ 천황 중심의 남성 사회, 여성 참정권 박탈 예) 여성운동 반대 ⑤ 대동아 전쟁은 미영 경제 봉쇄에 따른 자위 전쟁 ⑥ 일본의 과거사 부정과 미화 예) 새로운 역사교과서 ⑦ 후쿠시마 복원 예) 먹어서 응원하자 단체 탄생 배경만 봐도 주옥 같은 곳인데, 주장하는 내용만 보면 토가 나올 지경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회의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룬다. 과거 원폭에 대한 두려움, 원전 사고는 원폭에 대한 두려움이고 후쿠시마의 회복은 원폭에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본회의가 주장하는 일본 정신의 부활을 의미한다. ‘먹어서 응원하자’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화력전 교리를 저버리고 사무라이 정신과 혐외론으로 미군의 기관총에 돌격하던 일본제국주의군대를 생각해보라. 물리적 힘 앞에 정신력은 용기 외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일본은 국민들에게 그걸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방사선 피폭이라는 기관총 앞으로 반자이 돌격을 하라는 것이다. 피폭 당하면 책임은? 제국군이 병사들 목숨 신경 썼을거 같은가?4. 일본회의의 정치 세력화 이들이 얼마나 정치세력화했는지 살펴 보자. 먼저 현재 일본의 총리인 아베 신조는 이 단체의 창립 멤버다. 2012년 아베 2차 내각 20명 중 16명이 이 단체 회원 2014년 아베 3차 내각 때는 20명 중 13명이 이 단체 회원 2015년 일본 중의원 총원 465명, 참의원 총원 242명인데, 현역 의원 40%가 이 단체 회원. 그 중 자민당 의원은 90%다. 현재 일본 지방의회 의원 1700명이 이 단체 회원이다.일본 자민당 로고 주지할 것은 현 여권인 자민당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이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쯤되면 일본회의는 싱크탱크 정도가 아니라 실절적인 정치 세력으로 활동한다고 봐도 무방하다.5. 우려스러운 점 가장 큰 걱정은 이 일본회의가 종교 기반이라는 점이다. 교회의 타락과 르네상스를 거치고 국민주권의 민주주의가 확립된 시스템이 종교로부터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절대 종교는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종교는 결코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종교에 기반한 원리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십자군 전쟁과 중동의 여러 분쟁, 심지어 일본의 옴진리교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기총 전광훈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같은 얘들이 정치한다고 생각해봐라, 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이미 일본회의가 일본의 2차 대전 이전으로 과거 제국주의로의 영광을 꾀하는 반동회귀를 목적으로 하는 내용들만 봐도 상당히 위험한 단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단체에서 나온 정한론을 바탕으로 대한 외교를 하는 것이 과연 현시대에 맞는 이성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 정부가 일본에게 대화를 요구해도 일본이 억지와 거짓들로 점철된 주장으로 주권 국가에 내정간섭을 하고 주일대사에게 무례로 답하는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까지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겁먹지 말자. 일본이 잘못 생각한 것이 있다. 현재의 한국은 100년 전의 조선이 아니다. 이거 엽기 맞다. 저게 어떻게 엽기가 아닐 수 있을까? 계급이 안돼서 엽게에 올렸더니 어떤 토착왜구가 신고해서 삭제되었길래 여기에 다시 올립니다.
해담2작성일
2019-07-22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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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단편] 그날의 시골마을 上
달리는 차안.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남자가 기가차다는 듯 말했다.“야. 너 몇 살이냐.”“..스물.. 여섯입니다.”기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의 나이를 말하는 조금은 앳되 보이는 남자. 박천호는 올해 00주식회사에 입사하게된 신입이다. 4년제 대학과 군복무를 마치고 바로 직장을 갖는 전형적인 신입 중 한명이었다.“근데. 운전면허가 없다는게 말이 돼? 그거 학교다니면서 얼마든지 딸 수 있는거잖아.”조기석. 그는 올해 5년차로 접어든 팀장이었다. 얘기치 않게 지방 출장을 나간다는 것 자체가 그에겐 불만이었지만, 5년이라는 짬에 운전대를 잡고 신입을 데리고 가야한다는 것도 불만이었다. 그 외에도 짜증도 잘 내고 여러 가지로 불만이 많아서 회사 내에서는 ‘투덜조.’ 라고 불리고 있다.“죄,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여유가 안되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꼭 시간이 나면은 면허를..”천호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표했다. 그 어린양 같은 모습에 기석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야. 박천호.”“예.”“너 그렇게 굽신대지 말라고 내가 그랬지.”“....”“사내새끼가. 좀 자신감 있게 말하란 말이야.”기석은 그런 천호에게 더욱 못되게 굴었다. 이유인즉, 천호의 신입 때 모습이 기석의 신입 때와 판박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뼈아팠던 기억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 같아 기석은 천호의 연약한 면을 볼 때 마다 왠지 모를 화가 치밀어 올랐다.기석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착하고 여리면 사회에서 물어뜯기기 일쑤다.' 그것은 곧 상어가 들끓는 곳에 피를 흘리며 헤엄을 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공격할 때는 가차 없이, 냉정하게 물어뜯다가 필요할 땐 다시 웃는 얼굴로 대하는 것.그것을 가르치고 싶었지만 기석의 성격상 그게 어려웠다. 적당히 강한 말로, 때론 모진 말로 대하면 알아차릴까 싶었지만 심성이 착하고 여린 천호는 그게 조금 더딘 편이었다.“됐고. 이번에 현장 가서 당장 뭐 조사할건지 말해봐.”기석은 악셀을 밟으며 말했다. 가슴과 엉덩이 쪽에 느껴지는 압박을 느끼며 천호는 미리 적어두었던 수첩을 꺼냈다. 하지만 기석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보지 말고. 언제까지 볼거야. 외워야지. 3개월차면 그 정도는 외울 수 있잖아.”그 말에 천호는 보이지 않는 한숨을 쉬며 조금 숨을 가다듬었다. 그리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먼저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얻어야 합니다. 주민이 없을 시에는 이웃이나 연락처를 남기고.. 다음으로 주민의 집이나 재산을 기존 자료와 비교해서 맞는 것과 틀린 것이 있는지 검수해야합니다. 그리고..”약간은 서툴지만 배운대로 잘 말하고 있는 천호를 보며 기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수룩하지만 머리가 나쁜 놈은 아니었다. 아까 천호에게 호되게 구한 것이 조금 미안한 감이 들었는지 기석은 입 맛을 다시며 말했다.“배 안고프냐.”그 말에 시계를 본 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벌써 점심시간이네요.”“그래. 뭐 먹을래.”그 말에 천호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무엇을 먹을지 정하기는 쉬웠지만 온통 도로와 숲이 자리잡고 있는 곳에서는 제대로 된 음식점을 구경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것을 기석도 알고 있었는지 캐묻지는 않았다.“....”무거운 침묵이 지나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꼬르륵 거리는 생리적인 현상에 기석과 천호는 음식점을 찾기 위해 수시로 두리번거렸지만 온통 도로와 숲 뿐인 곳에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야. 내비 다시 찍어봐.”남은 거리가 5키로였지만 이상하게도 목적지까지 제대로 안내하지 못했다. 배고픈 마당에 자꾸만 빙빙도는 것 같아서 짜증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한 기석의 비위를 건들면 안되기 때문에 천호는 날렵히 내비를 만져댔다.[경로를 재탐색합니다.]모래시계가 여러 바퀴 돌며 경로를 다시 잡지만 마찬가지로 5키로가 남았다는 문구만 뜰 뿐이었다. 기석은 이상함을 느끼며 어딘가에 도움을 청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하.. 시팔 뭐야 이거.”그는 주욱 뻗은 길로 가지 않고 옆으로 뻗은 샛길 같은 길로 차를 몰았다. 울퉁불퉁 거리는 아직 포장이 안된 시골길을 천천히 주행하니 얼마가지 않아 작지만 허름한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야. 저기라도 가자.”그건 권유가 아니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천호는 ‘예.’ 라고 답했다.밭으로 둘러 쌓인 곳에서 자리를 잡아 운영을 하고 있는 식당이 내심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도 걱정이 됐다. 하지만 둘은 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일단은 배가 고팠고 원주민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기석은 식당으로 바로 차를 몰았다.우우웅-2층으로 이루어진 식당. 앞에 마련된 주차 공간에 아무렇게나 차를 댄 기석이 스트레칭을 하며 주위를 살폈다. 그 옆으로 천호가 쭈뼛거리며 다가왔다.“맛있어 보이냐?”행복식당이라고 적힌 간판을 말 없이 보던 천호는 자신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기석은 별로 기대 하지 않은 얼굴로 ‘그럴 줄 알았다.’ 라고 말한 뒤 식당안으로 들어갔다.딸랑-오래된 초인종 소리가 둘의 귓가에 울렸다. 곧 풍겨오는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에 위장이 뒤틀리는 것 같았지만 기석은 최대한의 인내로 빈 테이블에 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그래도 사람이 좀 있네?”외딴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4테이블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천호는 그런 사람들이 뭐가 신기한지 가만히 바라보았다가 기석의 말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뭐 먹을거야.”어느새 나타났는지 기석 옆으로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서있었다.“아, 김치찌개요.”아주머니는 말 없이 식당으로 들어갔고, 테이블에 남은 두 사람은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자신들만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단지 현지인들이라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여기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팀장님.”천호의 말에 기석은 영문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뭐가 이상해. 그냥 적당히 들려서 먹다가면 되지. 오늘 이내로 일을 다 끝내야 시내 쪽으로 가서 잘거 아니야.”“그, 그렇죠.”“또 저번처럼 차에서 자고 싶어? 난 사양이다. 나 허리디스크 있잖냐.”그 말에 천호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 했기에 기석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자.”곧 식사가 나왔다. 말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반찬과 찌개를 내려 놓은 아주머니는 둘에게 말했다.“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거기엔 어떤 선의도 담겨 있지 않았다. 손님들에게 응당 보여야할 친절함도 없었다. 기석과 천호는 약간 기분이 나빴지만 내색하지 않았다.기석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아니, 가는 길에 있으니까 왔죠.”그는 이런 방면에서는 베테랑이다. 기분이 더러워도 내색하지 않으며 말을 뱉는 것. 꽤나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잘 보였어?”그 말은 자신의 식당의 위치를 걱정하는 말투가 아니었다. 기석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천호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잡아 뗄 수도 없기에 잠자코 있기로 했다.“아뇨. 조금 차 타고 왔어요. 근데요. 이모.”“왜.”“우리가.. 그 뭐냐. 야, 그 주소 뭐였지?”기석의 말에 찌개에 수저를 가져가던 천호가 수첩을 꺼내들며 말했다.“아, 이 주소인데요.. 어디보자.”천호의 수첩을 가로챈 아주머니가 말 없이 주소를 보고는 기석과 천호를 번갈아 보고는 물었다.“여긴 왜?”“아, 우리가 그 토지 쪽에서 일하거든요. 이번에 그.. 재개발이 된다고 해서 사전조사차 나왔어요.”“..거기가?”아주머니는 미심쩍은 듯 수첩에 적신 주소를 가만히 보기만 했다. 그 덕에 멋쩍어진 둘은 어색한 손놀림으로 찌개를 뜨기 시작했다.“아직도 이 주소로 쓰고 있나 모르겠네..”숟가락에 가득 찌개 떠서 입에 넣으려는 순간 아주머니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기석은 잠깐 멈칫하고는 찌개를 입에 털어 넣으며 물었다.“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문제..는 아닌데. 이 주소가 바뀌기 전 주소일거야. 지금은 이런 주소로 쓰고 있지.”어디서 가져왔는지 볼펜으로 새 주소를 적어준 아주머니는 ‘먹고 가.’ 라는 말과 함께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기석은 밥알을 우물거리며 새로 적힌 주소를 가만히 보았다.“야. 이거 검색해 봐.”수첩을 조심스레 받아든 천호는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여 주소를 쳤지만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 대신에 비슷한 주소를 몇 개 찾아냈는데 가장 가까운 거리를 기석에게 보여주었다.“저.. 이거 밖에 안뜨는데요?”“음.. 여기인 것 같구만..”그렇게 말한 기석은 ‘빨리 먹고 가자.’ 라고 말하고는 말 없이 식사를 시작했다. 10분 이내로 식사를 마친 기석은 커피 자판기가 없다며 투덜거렸다. 허나 계산을 하기 위해 다가오는 아주머니를 보자마자 얼굴을 금세 바꾸며 말했다.“잘 먹었어요.”8천원이라는 싼 가격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석은 살짝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 굳게 닫혀지는 식당 문을 보며 천호가 불안한 듯 물었다.“저, 아주머니가 잘못 받은거 아닐까요?”그 말에 이쑤시개로 치아 여기저기를 쑤시던 기석은 대수롭지 않은 투로 답하곤 엑셀을 밟았다.“뭐 어때. 어차피 다시 올 것도 아닌데.”우우웅- 15분에서 20분정도가 경과된 것 같았다. 생각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한 둘은 마을 입구에 주차하고는 필요한 서류들을 챙겼다.“와 이런 깡촌이 있었네. 차 들어갈 데도 없다니.. 참나.”마을 안까지 차를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이 큰 불편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꽤나 지체됐기 때문에 둘은 빠른 걸음으로 마을로 걸어갔다.적당한 표지판도 없었다. 그저 외길 하나였고 울창하게 자리 잡은 숲들이 전부였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을 제외하고는 관리를 아예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기석은 인상을 살짝 찡그리며 중얼거렸다.“이런 곳을 왜 재개발을 하려는거지. 아무리봐도 좋은 땅 같지 않은데 말야.”“..그러게요. 혹시 숨겨둔 자원이라도 있는 걸까요.”“지금이 무슨 쌍팔년도냐. 아무튼 이런 곳을 사들이는 인간들도 이해가 안가요. 왜 굳이 이런데를 봐갖고 이런 개고생을 시키냔 말이야.”그의 습관이 자연스레 튀어나온다는 것은 기분이 안좋다는 뜻이다. 이럴 때엔 그냥 가만히 있으면서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면 된다. 여러번 털리면서 익힌 천호의 처세술이었다.“아나 진짜. 여기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사는거야? 야. 나 때는 말이야. 이것보다도 더한 곳에 가서 사람들 설득하곤 했었다. 진짜 말귀도 안통해가지고 아유.. 그 때만 생각하면..”그렇게 기석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오분정도 걸어가니 작은 정자와 마을회관이라고 적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정자에는 서너명의 노인들이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처음 모습을 보인 이방인. 기석과 천호를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기석은 재빠른 동작으로 노인들에게 다가갔다.“안녕하세요. 어르신. 저희는 OOO토지에서 나왔습니다.”기석은 사람 좋은 미소로 노인들에게 다가가며 인사했다. 그런 기석을 가만히 보던 노인 중 한명이 손가락질 하며 말했다.“아니, 여기는 어떻게 왔어?”그 말에 기석은 밝은 얼굴로 답했다.“어르신들 보고 싶어서 없던 길도 찾아서 왔죠.”그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노인들은 말 없이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도 잠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한 노인이 말했다.“어여 돌아가. 자네들이 올 곳이 못 돼. 여기는.”“아, 저희도 가고 싶죠. 빨리 가게 어르신들이 좀 도와주세요.”그러면서 동의서들을 모아둔 철을 꺼낸 기석이 어르신들에게 내밀었다.“여기에 그냥 이름 석자만 써주시면 됩니다. 사전에 얘기 들으셨죠? 여기가 재개발이 된다구요.”노인들은 그 쪽으로는 관심없다는 듯 뚱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기석은 거기서 물러나지 않았다.“아, 이것만 써주시면 저희 바로 딴데로 갈게요. 1시간 이내로 다 끝내고 돌아갈게요. 불편하게 안할테니까 아들 뻘 되는 놈 돕는 셈치고 좀 도와주세요. 부탁드릴게요.”애교 섞인 목소리와 밝은 얼굴로 답하는 기석을 보며 노인들은 영 탐탁치 않는 얼굴로 천천히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1시간 이내로 꼭 나가야혀. 안 그라믄 큰일나니께.”마지막 이름을 적은 노인이 그렇게 말했다. 기석은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며 마을회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만히 뒤에서 보고 있던 천호는 내심 기석의 말빨에 감탄하며 노인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아무래도 저 청년은 고집이 셀 것 같으니 자네가 꼭 데리고 나가게나. 명심해. 마을에 오래 머물지 말어.”정자를 지나치려는 천호에게 그 말이 들려왔다. 천호는 ‘알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빠르게 기석의 뒤를 따랐다.“없어. 정자에 계신 노인들이 전부인 것 같다. 체크해.”그 사이 빠르게 회관 안을 확인했는지 기석이 나오며 말했다. 천호는 미리 준비해두었던 인적사항이 적힌 비슷한 곳에 체크를 하며 기석의 뒤를 따라갔다.다시 주욱 펼쳐진 오솔길을 걷기 시작하는 둘. 천호는 불쑥불쑥 찾아오는 더러운 기분을 이겨내기 위해 말을 뱉었다.“가구가 적은 동네 같아요.”“..그러게 말이다.”오분정도 걷자 허름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둘은 망설일 것 없이 집 앞으로 갔다.“계세요?”노인들은 청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의식해서라도 큰 소리를 내야만 한다. 그게 이곳 깡촌에서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지만 둘에게는 한시라도 이곳을 뜨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 시간 이내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각보다 크게 자리 잡은 것 같았다. 게다가 오늘은 일차적인 조사기 때문에 너무 욕심을 내서 조사할 필요도 없었다.그것은 기석이 제일 절실했다. 쉼 없이 차를 운전하고 걸은 탓에 온 몸이 피곤에 절어 있기 때문이었다.“뉘슈?”노쇠한 소리와 함께 나이든 할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석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할아버지는 기석을 가만히 보고는 느릿한 걸음으로 집 밖으로 나왔다. 그는 곧 기석과 천호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청년들이로구먼.”“하하. 그런가요? 어르신 다름이 아니라..”기석은 적당히 알아듣기 쉽게 조리적으로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알 듯 말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집으로 들어가며 말했다.“일단 들어와. 뭐라도 먹으면서 혀야지.”“아, 아니에요. 저희 방금 먹고 왔어요. 괜찮습니다.”“그래도 먹고 혀. 기다려.”막무가내로 집 안으로 들어가버린 노인을 끌어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기석은 입술을 달싹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곁에서 멍하니 서있는 천호를 보며 말했다.“야. 다른 집 적당히 돌아보면서 서명 받아와. 난 여기서 좀 쉬고 있을테니까. 내가 하는거 봤으니까 동의서도 그런 식으로 받아오면 될거야.”멍한 얼굴로 서있었던 천호에게 살짝 화가 난 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이것을 빌미로 자신이 웃으며 했던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예.”천호는 군말 없이 동의서를 받아들고는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기석은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이내 들려온 할아버지의 부름에 집안으로 들어갔다.***“어여 들어와.”“아, 고맙습니다. 근데 어르신 우리 오래 못있는데..”“여기 해가 빨리 떨어져. 그냥 자고가.”“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천호는 자신을 붙잡고 늘어지는 노인을 간신히 떼어 놓고는 한숨을 쉬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집마다 위치한 노인들은 전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주려고 했고 말 끝마다 ‘자고가.’라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마치 모두가 같은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똑같은 패턴에 천호는 지치기 일보 직전이었다.“후..”한숨을 쉬며 스마트폰을 꺼낸 천호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났음을 깨닫고는 주소록을 뒤져 기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서비스 지역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둘의 사이를 방해했다. 천호는 하는 수 없이 빠른 걸음으로 기석이 있을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왜 이리 먼거야..”집집마다 위치한 거리가 대략적으로 300~400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 노인들은 서로 간의 왕래를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았다.실제로 4~5명의 노인들과 대화를 했을 때 옆집이나 마을에 같이 살고 있는 노인들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없었다. 거의 평생을 같이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왕래가 적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에 이웃지간들인데 어떻게 서로간의 사정을 모를 수가 있단 말인가.“이상하단 말이지..”자꾸만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천호는 마음 속에서 급격히 자라나는 불안을 이기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헉헉거리며 숨이 금세 차올랐지만 멈추지 않았다. 굵은 땀방울들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거칠게 땀방울들을 닦으며 처음 기석이 들어간 집에 도착한 천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기석을 불렀다.“티, 팀장님!”그 소리에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기석이 굳은 얼굴로 천호에게 손짓했다. 영문모를 기석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거린 천호는 느릿하게 걸음을 떼며 물었다.“왜 그러세요?”“일단 들어와.”그 말에 천호는 거부감 없이 집에 들어섰다.“....”집은 생각보다 단촐 했고 깔끔했다. 필요한 생활용품만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혼자 살기에는 적당했다.“왜 그러세요? 팀장님.”방바닥에 힘 없이 주저 앉은 천호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그 말에 기석은 진중한 얼굴로 말했다.“아까 입구에서 봤던 노인들 있잖아.”“..예.”“그 사람들 이 곳 마을 사람들이 아니래.”“예? 하지만 리스트에는 이름들이 있었는데요?”천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격한 숨을 몰아쉬며 설명을 바라는 천호를 보며 기석이 말하려는 순간 그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대신 나섰다.“우리 마을에는 한 가지 전설이 있어.”“..전설요?”“그래. 누구든지 입구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온전하게 살아가지 못한다는 전설이지.”천호는 신뢰하지 않는 눈으로 할아버지와 기석을 번갈아 봤다.“그 노인들은 분명 자네들에게 한 시간 이후 나가라고 했을거야. 맞는가?”“어? 어떻게..”“두 명은 파마를 한 할머니들이고 두 명은 긴 백박을 기르고 있는 할아범들이지. 그들은 붉은 꽃이 새겨진 흰색의 도포 같은 것을 입고 있어. 항상.”
은기에작성일
2019-06-06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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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거리에서
3.1절 광명문화재단 응모작 : 결과는 탈락 ^^: 거리에서 등장인물 민재 : 게임 프로그래머민영 : 댄스가수 지망생 1막 방 안에서 한가롭게 뉴스를 시청하는 민재 [해마다 3.1절이면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한 각성의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표방하는 디자인이 성행하고 있어 역사에 대한 인식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리포터 : 이 가수 아시죠? 이 옷 어떠신가요?학생 1 : 멋있어요. 잘 어울리는데요.] 민재 : 뭐 뭐야! 민영이 아냐? [리포터 : 혹시 이 문양인 욱일기가 무슨 뜻이 있는 줄 아시나요?학생 1 : 아니요, 요즘 핫한 디자인 아닌가요?] 민재 : 아, 저 바보. 집안 망신 다 시키네. [리포터 : 다른 시민들에게도 확인해 봤습니다.시민 1 : 일본을 상징하는 것 같긴 한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습니다.시민 2 :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아이돌이 입는 것은 역사 인식과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리포터 : 이처럼 일부 시민들의 경우 제대로 알고 계신 경우도 있었지만 모르는 시민들도 많아 우리 역사 인식과 교육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습니다.] 민재 : 말로만 친일청산이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게다가 역사고 국사고 다 암기과목이 되었으니 당연하지. 안 되겠다, 민영이라도 제대로 교육을 시켜야지. 며칠 후 방 안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민재 민영, 쟁반에 주스를 들고 위태위태하게 방으로 들어온다. 민영 : (콧소리를 내며) 오라버님, 오라버님 뭐하세요? 민재 : 보면 몰라, 일하잖아.민영 : 아, 일하시는구나. 난 또 게임하는 줄.민재 : (주스를 받아 들며) 왜? 돈 필요해? 민영 : 아니 소저, 돈이 필요한 게 아니옵고 제게 가장 소중한 핸드폰이 좀 이상하옵니다. 오라버니.민재 : 핸드폰? (마시던 주스를 다시 쟁반 위에 올려놓고) 이리 줘 봐. 민재, 민영의 핸드폰을 이것저것 만져본다. 민재 : 뭐 이상한 거 없는데? 왜?민영 : 사진이 안 찍히던데.민재 : 사진? 잠깐만? 뭐야, 천육백사십오 장. 뭐냐? 너 무슨 사진을 이렇게 찍어?민영 : 페북 관리하려면 어쩔 수 없사옵니다. 민재 : 페북? 그걸 왜?민영 : 연예인 데뷔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 소녀 매니저도 있사옵니다.민재 : 야, 그냥 너 평소처럼 말해. 민영 : 아, 고쳐줄 거야? 말 거야?민재 : 고치는 게 어딨어. 그냥 사진 지우면 되는데.민영 : 사진 안 지우고 하는 방법은 없어?민재 : 있긴 한데 뭐하러 그래, 어차피 모아놔 봤자 다시 안 봐.민영 : 아니야, 난 봐. 그러니까 빨리 사진 옮겨줘.민재 : (핸드폰 사진을 돌려본다.) 어우야, 이런 건 좀 지워. 민영 : 뭘 지워. 다들 귀엽다고 난린데. 민재 : 이게 귀여워? 다들 눈이 안 좋니? 안과 소개해줄까?민영 : 아, 뭐래. 민재 : 근데 진짜 너 이렇게 많이 사진 저장하면 외장 하드론 감당이 안돼. 민영 : 그럼?민재 :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되긴 하는데.민영 : 클라우드? 맥주?민재 : 이건 또 뭐야?민영 : 왜?민재 : 무슨 코스프레를 한거야?민영 : 유관순 언니민재 : 뭐? 얘 진짜 답없네.민영 : 어때! 핼러윈이잖아, 핼러윈. 민재 : 아휴, 민영아. 핼러윈 챙기기 전에 개념 먼저 챙겨.민영 : 아 뭐래, 해줄 거야 말 거야?민재 : 해줄게, 해주는 데 조건이 하나 있어.민영 : 조건? 민재 : 너 얼마 전에 뉴스 인터뷰했지? 민영 : 어, 어떻게 알았어? 민재 : 너 학교나 너의 펜들이 뭐라 안 하디?민영 : 악플이 늘긴 늘었는데 무슨 소린지 몰라서 신경 안 썼는데, 왜?민재 : 넌 정말 연예인을 할 수 있겠다.민영 : 그게 무슨 말이야?민재 : 너의 순수한 뇌와 강철 같은 멘탈이 대단하다고.민영 : 자꾸 못 알아듣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해줘. 민재 : 바보야, 너 지금 전국적으로 개념 없는 애로 찍힌 거 모르겠냐?민영 : 개념? 내가? 오빠 나 이래 봬도 우리 학교 개념녀야. 줄여서 개년. 응? 잠깐... 민재 : 어이구, 너 지금 개념 없는 거 여기 있는 사람, 전 국민들이 다 알아.민영 : 내가 개념이 없다는 걸 다 안다고? 전국적으로? 대박!민재 : 좋아? 민영 : 당연하지, 내 이름을 널리 알렸잖아. 민재 : 야, 이거 엄청 심각한 거야. 민영 : 그래? 요즘에 애들이 나보고 개념녀 개념녀 개년? 아, 발음.민재 : 야, 너 왜 개년? 아니 개념녀가 된 줄 알긴 아냐?민영 : 모르겠는데. 근데 생각해보니 요 근래 페북 친구가 엄청 늘긴 늘었어. 민재 : 민영아, 민영아. 너 진짜 뭐 될래?민영 : (무대 앞으로 나서면서) 보면 몰라? 민재 : 몰라.민영 : 가만히 있어봐. (댄스음악 나오며) 딱 봐도 댄스 요정 걸 크러쉬잖아. 민재 : 하아, 끊었던 담배 생각이 너만 보면 간절해진다.민재 : 자, 우선 이거 하나만 읽어봐 봐. 민영 : 뭔데?민재 : (핸드폰을 건네며) 그냥 읽어봐, 한글은 읽을 줄 알지?민영 : 장난해? 음 욱일기 또는 욱일승천기로 불리는 이 상징은 일본 제국과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써 침략, 수탈의 주체인 일본 군부를 상징하며 자신들의 잘못된 역사적 만행을 왜곡, 부정하며 일본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민재 : 자, 이제 욱일기가 무슨 뜻인지 알겠지?민영 : 근데 그게 왜?민재 : 너 표정 보니까 가슴에 확 답답해지는데 우선 딱밤 한 대 맞자.민영 : 아니 진짜 왜? 민재 : 여기 계신 관객분들이 오늘부터 끊었던 담배 다시 피우면 다 너 책임이야, 어서.민영 : 정말인가요? (관객들을 향해) 민재 : 야, 중학생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냐! 딱밤 때리고 민영 머리를 감싸 쥔다. 민영 : 아, 진짜 때렸어. 연습 때처럼 해. 민재 : 미 미안. 흠흠. 어쨌든 욱일기가 문제가 되는 건 디자인의 문제 이런 개념이 아니야.우리가 일본에 식민통치를 당했잖아. 그렇지?민영 : 알아, 그 정돈.민재 : 근데 그 일제강점기 내내 우리나라의 자원부터 인권, 문화 등을 말살하려 했지. 대표적으로 우리나라말 대신 일본어만 쓰게 하거나 창씨개명을 강제하고 또 위안부나 강제노역 등을 시키고 말이야. 알지?민영 : 오빠, 나 국사 백점 맞은 여자야. 민재 : 아휴, 국사 백점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때의 잘못된 만행과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고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게다가 일본의 몇몇 정치인들과 역사학자들은 지금도 경제적, 문화적, 인권적 행위에 대한 것들이 모두 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거야. 즉, 자신들의 잘못은 없다. 우리가 한국을 선진화시켜줬다 우린 그때의 일본 제국으로서 앞으로 나아가겠다 하는 게 바로 이 욱일기이기도 한 거고.민영 : 와, 완전 개년, 아니 나쁜 놈들이네.민재 : 그렇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이 욱일기를 입고 공연을 하고 있고 그걸 멋지다고 하는 우리 개념녀 민영이 같은 친구들이 있는데 어떡해야겠어? 게다가 처녀귀신을 유관순열사라고?민영 : (벌떡 일어나서)와, 나 어떡하지? 나 완전 망했네, 내 이미지 어떡하지?민재 : 뭘 어떡해, 사과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지. 민영 : 무슨 좋은 방법이 있어?민재 : 음 잠깐만.민영 : 우선 지금이라도 오빠가 설명한 내용을 까먹기 전에 페북에 올려야겠다. 그때 민영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다. 윤주 : 민영아. 너 지금 페북 봐봐. 난리 났어.민영 : 왜?윤주 : 커뮤니티에 너 방송 짤방 돌아다니나 봐, 사람들이 엄청 몰려와서 별의별 댓글을 다 달고 있어.민영 : 잠 잠깐만, 이런 애가 연예인을 한다고, 개념 없는 친일파. 머리는 나빠도 착한 줄 알았더니 개념도 없네. 이런 애들이 할로윈은 챙기네. 광복절이나 삼일절은 알려나. 뭐야, 왜 이래. 윤주 : 욱일기녀로 짤방이 도는 것 같아. 민영 : 아 알았어, 우선 생각 좀 해볼게. 이따 통화하자. 오빠, 어떡하지? 계정을 삭제할까?민재 : 계정을 삭제한다고? 사진 중요하다며? 민영 : 악플이 말도 못 해, 어떡해. 무서워.민재 : 민영아, 침착해. 지금 네가 잘못 이해하고 오해한 거니까, 사과글부터 올려. 그리고 주말에 시간 좀 내고. 참, 할로윈 사진은 인간적으로 지우자. 너 정말 크게 잘못한거야.민영 : 알았어. 그럼 좀 괜찮으려나?민재 : 괜찮기는, 불이 더 옮겨붙진 않겠지만... 지금까지 네 폐친들이 별 말 안한게 더 신기하긴 하다. 민영 : 다들 그렇게 신경 안쓰던데.민재 : 에휴, 됐고 주말에 시간이나 내봐.민영 : 주말에 왜?민재 : 뭘 왜야, 개념 찾아야지. 계속 욱일기녀로 살 거야?민영 :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민재 : 그 건 그 날 가서 알려줄 테니까 윤주한테도 댓글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둘이 잘 상의해서 진정성 있게 사과문 올려. 알았지?민영 : 알았어. 근데 어떻게 사과문을 쓰지?민재 : 그냥 네가 생각나는 대로 솔직하게 써야지. 민영 : 지금 머릿속이 하얘, 아무것도 안 떠올라.민재 : 그건 네가 생각이란 걸 잘 안 해서 그럴 거야.민영 : 지금 장난할 때가 아니라고!민재 : 민영아, 잘 생각해봐. 너 말대로 지금은 욱일기녀지만 네가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진정한 개념녀로 거듭날 수 있어. 민영 : 정말?민재 : 당연하지, 욱일기를 모르는 사람이 너뿐이겠어? 몰라서 실수했지만 이젠 제대로 알아간다면 다들 이해해줄 거야. 그리고 도리어 욱일기 개념녀로 바뀔수도 있고.민영 : 그러려나?민재 : 그럼. 지금 너 짤방이 커뮤니티에 돌아다닌다며? 아마 몰랐던 애들도 욱일기가 뭔가 하고 찾아볼걸? 결국은 너 덕분에 사람들이 욱일기에 관심을 갖게 된거잖아. 민영 : 그럼, 진짜 잘 된 거네. 민재 : 아니 그렇게 또 좋다곤 할 수 없고.민영 : 아, 뭐야!민재 : 확실한 건 사과문을 제대로 쓰지 않으면 데뷔는 커녕 학교 생활도 힘들 거야. 민영 : 아, 인터뷰하지 말걸. 민재 : 지난 일에 후회 말고 얼른 사과문이나 잘 쓰세요.민영 : 오빠가 써주면 안 될까?민재 : 민영아, 진정성. 그게 너희 펜을 위한 거야. 지금 이 순간만 회피하려하지 말고. 민영 : 알았어. 민영 핸드폰을 들고 터덜터덜 걸어서 방을 나간다.민재 곰곰이 생각하더니 재빠르게 타이핑을 치기 시작한다. 2막 광명 온신초등학교 앞 도로 민재 : 사과문은 잘 올렸어?민영 : 잘 썼다고 썼는데, 더 안 좋아졌어.민재 : 뭐라고 썼는데.민영 : (핸드폰을 건네며) 오빠가 직접 봐봐.민재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야, 이거 뭐야?민영 : 다 이렇게 쓰던데?민재 : 누가? 민영 : 대통령도 국회의원도.민재 : 아이고, 민영아. 민영 : 왜에, 난 진짜 잘 쓰려고 쓴 건데.민재 : 이게 말이냐 방귀냐, 잘 쓰려고 쓰는 게 아니고 진정성있게 쓰라니까. 아이고... 윤주는 윤주는 별 말 안 해?민영 : 윤주랑 같이 쓴 건데.민재 : 아우 증말, 너희 둘이 왜 친구인지 알겠다. 민영 : 어떡하지, 그냥 계정 삭제할까 봐.민재 : 삭제한다고 네가 욱일기 인터뷰 했던 게 지워지냐?민영 : 그럼 어떡해?민재 :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크게 심호흡 한 번 해봐.민영 : 오늘 미세먼지 나쁨인데.민재 : 으휴, 증말.민영 : 아 알았어. 근데 여긴 왜 온 거야? 민재 : 민영아, 이제부터 넌 모든 배운다고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 알았어?민영 : 응. 민재 : 자, 내가 널 왜 만나자고 했고 여길 왜 왔을까? 무슨 의도가 있겠지? 그리고 그걸 추리해서 답을 찾는 거야. 그걸 추론이라고 해. 자, 다시 물을게. 여기 왜 왔을까?민영 : 개념 찾으러?민재 : 어떤 개념?민영 : 욱일기에 대한 개념? 민재 : 조금만 더 뇌를 사용할 순 없냐?민영 : 역사?민재 : 맞아. 역사에 대한 개념을 찾으러 온 거야.민영 : 여기에 역사의 개념이 있다고? 민재 : 이제부터 아주 쉽게 설명할게, 오늘이 며칠이야?민영 : 3월 27일 민재 : 거기서 구십구 년을 빼봐.민영 : 구십구 년?민영 : 1919년 3월 27일이네.민재 : 산수는 잘하네.민영 : 치. 근데 왜? 민재 : 여기가 구십구 년 전 우리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역사적 장소야.민영 : 역사의 장소? 여기가?민재 : 그래, 구십구 년 전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거리에서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만세 운동이 일어났던 곳이야. 민영 : 우리 동네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야? 독립운동이라고 하면 독립 운동가들이 탑골공원이나 천안 무슨 거리? 뭐 그런 곳에서 하는 거 아니야?민재 : 그건 교과서에서 중요한 사건 중심으로 설명하다 보니까 놓치고 있는 부분이고 실제론 수많은 국민들이 다 같이 독립운동을 했어.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거리거리에서.민영 : 그래? 민재 : 그래. 너 삼일절은 알지? 민영 : 삼일절?민재 : 그래, 삼일절. 오늘이 우리 동네에서 삼일절 만세운동이 일어난 날이기도 하고.민영 : 정말? 뭔가 소름 끼친다. 민재 : 왜?민영 : 아니 나도 모르게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해. 긴장되고. 무섭고.민재 : 맞아, 그 두렵고 무섭고 긴장되는 일제강점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라의 독립을 외쳤지. 전국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이야. 그리고민영 : 오빠 잠깐만. (가방에서 주섬주섬 태극기를 꺼낸다.)민재 : 왜?민영 :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며) 인증샷 하나 찍으려고. 지금 내 감정이 드러날 수 있게. 민재 : 민영아, 진정성.민영 : 나 진짜 진정성 있게 하려고 혹시나 싶어서 태극기 준비한 건데.민재 : 방송 체질은 체질이다. 왜 왔는지도 모르지만 준비성은 정말.민영 : 오빠 잠깐 비켜봐, 사진 찍게.민재 : 민영아, 차라리 찍을 거면 저기 가서 찍어.민영 : 저기? 왜?민재 : 아까 말했지, 무언가를 말할 땐 의도가 있다고.민영 : 응. 민재 : 왜 그럴까 조금만 생각을 하고 가서 사진을 찍어. 단, 그 비석에 쓰인 문구를 크게 읽고 말이야. 알았지? 민재 : 그래.민영 : 알았어. (무대 뒷배경인 비석 앞으로 다가간다.) 오오. 대박.민재 : 얼른 읽어봐, 여기 계신 분들도 궁금하실 테니.민영 : 3.1 독립만세운동 광명지역 발상지 기념비, 1919년 독립만세운동이 거국적으로 확산되어 가던 3월 27일 당시 이 지역에서 거주하던 이정석이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일본 경찰에 강제 연행되어 노온사리 경찰주재소에 구금되자 지역주민 200여 명이 모여 주재소를 중심으로 대한독립만세를 크게 외치며 이정석의 구출을 꾀했으나, 모두 체포되어 주동자들은 최고 4년에서 1년 6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을 언도받았다. 광복 후 정부에서는 이들에게 건국훈장 애족장 및 대통령 표창을 추서 하였고 광명시에서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애국심을 기리고자 3.1 독립만세운동 광명지역 발상지 기념비를 건립하게 되었고 2002년 11월 30일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받았다. 대박 대박. 민영 사진을 찍으려다 말고 묵념을 한다. 그리고 사진도 찍지 않고 민재에게 다가온다. 민영 : 오빠!민재 : 왜? 사진 안 찍어?민영 : 같이 가자.민재 : 왜?민영 : 나 사진 안 찍히잖아. 민재 : 사진 안 지웠어?민영 : 안돼, 내 소중한 추억이라고.민재 : 으휴, 알았어. 찍어줄 테니 거기 서봐.민영 : 아니야, 이 비석만 찍어줘.민재 : 아니 왜? 인증해야 한다며.민영 : 뭔가 부끄러워서. 그냥 이 곳에 우리 독립유적지가 있다는 것만 알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민재 : 뭐야, 갑자기 철이라도 든 거야?민영 : 오빠 카메라는 뽀샵 기능이 없잖아.민재 : 그럼 그렇지. 자. 찍었으니 다시 이동하자.민영 : 어디로 가는데?민재 : 우리 동네서 제일 멋진데. 3막 광명동굴 근대역사관에 와 있는 민영과 민재. 민영 : (들뜬 목소리에서 금방 풀이 죽는다.) 정말? 아, 그래. 알겠어. 민재 : 왜 그래? 민영 : 기념비 인증사진 올라오고 나서 댓글이 많이 늘었데. 가식적이라고.민재 : 이런. 민영 : (털써 주저앉으며) 아, 정말 어렵다. 말 한마디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민재 : 민영아, 기운 내. 원래 말이란 게 뱉긴 쉽지만 주워 담긴 힘들어, 하지만 그걸 이겨내야 네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거야. 넌 할 수 있어.민영 : 오빠.민재 :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네가 사라.민영 : 오빠! 민재 : 농담이야, 농담. 민영 : 오빠 그러고 보니까 광명동굴 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민재 : 맞아, 네가 생각한 거.민영 : 나 아무 생각 없는데.민재 : 민영아~ 민영 : 농담이야, 강제노역 맞지?민재 : 어? 어떻게 알았어.민영 : 아까 버스에서 오면서 검색 좀 해봤지.민재 : 오오, 센스쟁이.민영 : 광명동굴은 1912년 (핸드폰 슬쩍 보고)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핸드폰 슬쩍 보고) 민재 : 민영아, 괜찮으니까. 그냥 핸드폰 보고 읽어.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이해해 주실 거야. 민영 : 아 그럴까? 광명동굴은 1912년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개발한 곳으로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자 해방 후 근대화, 산업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업유산이다. 민재 : 맞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모습이 아까 온신초등학교처럼 역사의 시간이 쌓이고 쌓여 이렇게 바뀐 거야.민영 : 신기하면서 좀 무서워.민재 : 뭐가?민영 : 그동안 학교에서 강제 노역하면 일본인들에 의해서 강제로 일을 했구나 정도였는데 동굴에 와서 직접 마주하고 보니까 너무 무서우리만큼 생생하게 느껴져서.민재 : 그렇지.민영 : 이렇게 깊고 깊은데 얼마나 힘드셨을까?민재 : 아마 우리가 상상도 못 할 만큼이었겠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수만 명이라고 하니까.민영 : 나 정말 너무 죄송스럽다.민재 : 뭐가?민영 : 어찌 됐든 억울하게 일하고 힘들게 살고 계신 분들이 일본한테 사죄도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욱일기가 핫하네 멋지네 이런 얘길 한 나를 보셨으면 얼마나 분통이 터지고 화가 나겠어.민재 : 그렇지, 그리고 네가 그걸 깨달았다면 다행이고. 민영 : 정말 나 그분들에게 죄송해서라도 뭔가 보답할 수 있는 게 없을까?민재 : 보답? 어떻게?민영 : 딱히 생각나진 않지만 뭐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긴 한데...민재 : 그렇다면 조금 생각 좀 해보자, 뭔가 있긴 있을 거야. 너랑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민영 : 참,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오빠 언제부터 이렇게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 오빠 이과잖아. 민재 : 아 그게 대학 다닐 때 우연히 다른 과 학생이랑 같이 학술탐방 지원 공모를 지원한 적이 있었어.민영 : 아, 중국 간 거?민재 : 그래, 그때가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였거든. 그때 그 친구가 그 콘셉트로 학술탐방을 기획한 거야, 음 뭔가 보람도 있고 또 공짜로 여행도 갈 수 있다고 해서 지원을 했지. 민영 : 그래서?민재 : 그 친구 만나서 왜 이런 재미없는 주제로 학술탐방을 기획했냐고 물어봤는데 도리어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얼마나 아냐고 묻는 거야?민영 : 뭐라고 대답했어.민재 :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신 분. 진짜 그렇게 말했거든. 그랬더니 자기도 그랬는데 우연히 책을 보고 나서 자기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하는 거야. 그러면서 선물로 책을 줬어. ‘내 마음의 안중근’민영 : 선물?민재 : 응, 이 책 먼저 읽어보고 정말 할 생각이 들면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근데 알잖아. 오빠가 텍스트에 약한 거. 민영 : 알지, 책 보면 십 분 만에 잠드니까.민재 : 근데 이 책은 안 그랬어, 일본인이 썼다는 것부터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 그리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왜 안중근 의사를 추앙하고 일본인들마저도 존경하는지 알게 됐어.민영 : 아니 왜?민재 : 우리가 교과서에 본 안중근 의사는 단지동맹을 위해서 손가락을 하나 자르고 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거밖에 없지만 조금 더 알고 보면 교육의 중요성, 동양의 평화, 군인으로서의 몸가짐 등 어떤 것 하나도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지 않는 게 없었어.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말이야. 민영 : 아 그랬구나.민재 : 더욱이 나와 비슷한 나이에 나라를 위해 용기 있게 자신을 희생한 것에 대한 마음의 빚이라고 할까 그런 마음이 순간 들더라고. 민영 : 난 아까 온신초등학교에서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이름 모를 많은 사람들이 만세운동을 하며 독립을 외쳤다고 할 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민재 : 어쩌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나오는 사건과 년도만 외워서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몰라. 누군가 그랬어, 역사는 배우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의 사람의 삶을 만나고 이해하는 거라고. 민영 : 맞네, 개개인의 삶이 모이고 모여 역사가 되는 거니까.민재 : 여하튼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나서 진심으로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찾아가 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 민영 : 그래서?민재 : 그래서 우리가 왜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따라가야 하는지 그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자료를 준비해서 중국의 동북 3성을 16박 17일 동안 돌아다녔지. 민영 : 우와. 그렇게나 오래였어? 난 한 며칠 다녀온 줄 알았는데.민재 : 네가 오빠를 띄엄띄엄 보니까 그렇지.민영 : 아니, 맨날 겜방에서 밤새고 들어오니까 그랬지.민재 : 그랬나? 하하.민영 : 그럼 하얼빈 역에도 갔었겠네?민재 : 어, 갔지. 갔긴 갔는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에게 저격 했던 장소는 못 찾고 왔어.민영 : 아니 왜?민재 : 우리나라에서는 안중근 순국 100주기여서 대대적이었지만 막상 중국에서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더라고.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도 있고 자국의 독립운동가도 아니잖아. 안내판도 제대로 없어서 찾아 헤매다가 못 찾고 기차에 올랐어.민영 : 대에박.민재 : 일정 때문에 하얼빈 역을 떠나는데 너무 죄송하고 답답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민영 : 어휴, 오죽했을까.민재 : 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건 안중근 의사가 머물렀던 초가집이 있는데 그걸 관광객들이 오는 돈으로 간신히 운영 유지를 하고 있는 거야. 너무 시골에 있어 찾아가기도 쉽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민영 : 아 그랬구나. 민재 : 우리가 차 타고 가는데도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거든, 그때는 오죽했겠어.민영 : 정말 안타깝다. 민재 : 사실 네가 욱일기 얘기할 때 예전 같았으면 뭐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했을 건데 그곳에 다녀오고 나서 알았어. 우리가 삼일절이나 광복절 이렇게 이슈가 될 때가 아니면 역사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민영 : 그게 무슨 말이야?민재 : 매년 삼일절이나 광복절 되면 폭주족 뉴스나 일본의 친일 잔재 청산 얘기는 나오지만 정작 사라지지 않고 있잖아. 더욱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는 계속되고 있지만 역시나 뉴스에서 잘 거론해주지도 않고 말이야.민영 : 아 그러네. 그러고 보니까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제강점기를 직접 겪으신 산 증인들이시네.민재 : 그렇지. 아마 이 광명동굴에서 강제노역 하신 분들도 꽤 계실 거야. 민영 : 어머, 그렇겠다.민재 : 우리가 역사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거야. 그 중요성을.민영 : 그렇구나. 민재 : 뭐 그래도 조금씩 많은 분들이 방송에서 역사의 중요성도 얘기하고 행사도 많이 하니까 점점 좋아지고 있긴 한 거지. 민영의 휴대폰 벨이 울린다. 민영 : 잠깐만.은주 : 민영아, 전화받을 수 있어?민영 : 어, 괜찮아. 무슨 일 있어?은주 : 너 지금 광명동굴에 있니?민영 : 어, 어떻게 알았어.은주 : 누가 너 거기 가 있다고 사진 올렸더라.민영 : 그래? 은주 : 근데 그 사람이 너랑 네 오빠가 하는 말을 들었나 봐, 잘못한 거 반성하고 있다고.민영 : 아, 정말? 그래서?은주 : 그래서 그 밑으로 댓글들이 아까보다 좀 나아지는 듯 해.민영 : 정말?은주 : 응, 아깐 열 개가 다 욕이었는데, 지금은 아홉 개만 욕이야.민영 : 그 그래, 알았어. 고맙다. 은주 : 민영아, 힘내. 그래도 폐친이 엄청 늘었어.민영 : 그 그래. 끊자. 민재 : 은주가 네 친구가 확실하네.민영 : 하아, 정말 답답하네. 연예게 데뷔는커녕 밖에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다. 민재 : 아니야, 조금씩 너의 진정성을 보여주면 다 이해해주실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같긴 해도 또 정이 많아서 진정성 있는 사과만 하면 용서해주고 하잖아. 민영 : 그랬으면 좋겠어. 민재 : 잘 될거야. 참, 그러고 보니 내년이 삼일절 백주년이다. 민영 : 백주년?민재 : 그래, 백주년.민영 : 그게 왜?민재 : 올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거 아니야?민영 : 그러면 뭐가 좋아?민재 : 너처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방송을 하는거지. 무개념 욱일기념의 참회 방송 뭐 이런 컨셉으로.민영 : 방송?민재 : 그래 방송, 예전에 M방송사에서 했던 VJ방송 있잖아. 민영 : VJ?민재 : 사람들하고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거, 시청자 의견도 받으면서 서로 채팅도 하고 미션도 하는 거.민영 : 아아, 알아, 알아.민재 : 어때?민영 : 오, 좋은데.민재 :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데 자신 있어?민영 : 이젠 내 이미지가 아니라 정말 내가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민재 : 좋아, 그렇다면 라이브 스트리밍은 힘들겠지만 녹화방송 정도로 촬영,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보자.민영 : 좋아. 근데 주제는? 민재 : 삼일절.민영 : 삼일절?민재 : 사실 나도 중국 학술탐방 다녀오기 전까지 삼일절이 왜 중요한 국경일인지 몰랐거든.민영 : 오빠도? 근데 나도 그렇긴 해. 빨간날이라 쉬는 것만 좋다했지. 민재 : 삼일절을 선택한 이유는 전국적으로 만세운동을 했다는 것 하고 그 당시에 일부의 독립운동가만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민영 : 좋아, 그럼 프로그램명을 정하자. 그리고 주입식 방식은 아니었음 좋겠어. 민재 : 그럼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삼일절 Q&A’ 어때?민영 : 형식은 좋은데 제목은 좀...민재 : 그럼 어떤 게 좋을까?민영 : 이런 건 어때? 옛날에 방송에서 했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삼일절편’ 이런 식으로?민재 : 오, 좋다. 뭔가 테마적으로 접근하면서 시리즈로 방송할 수도 있고.민영 : 덧붙여서 아이디어를 낸다면 오빠도 출연해야 해.민재 : 내가?민영 : 당연하지, 오빠만큼 내 주변에 역사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없어. 민재 : 내가 할 수 있을까?민영 : 안중근 의사님에게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야.민재 : 그 그래, 해보자. 그럼 원고랑 질문지는?민영 : 오빠랑 나랑 각자 다섯 개씩 준비하고 서로 취합해서 정리하자.민재 : 좋아, 그 밖에 이슈 사항이 또 뭐가 있을까?민영 : 머리 좀 어떻게 해봐, 시청자를 위해서.민재 : 이게 어때서 (머리를 한쪽으로 쓸어 넘기며) 이렇게 하면 괜찮아.민영 : 누가? 민재 : 다들 괜찮다던데.민영 : 그러니까 다들 누구?민재 : 엄마.민영 : 인간아, 좀 나가라, 나가. 진짜 가끔 보면 어떻게 회사 생활하나 싶어, 정말.민재 : 민영아, 너 핸드폰 사진 평생 핸드폰에 저장할래?민영 : 오라버님은 볼매인 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알아요.민재 : 그렇지?민영 : 다만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는 좀.민재 : 좀 뭐?민영 : (뒤돌아서며) 휴우, 솔직하게 말할 수고 없고.민재 : 뭐?민영 : (다시 마주 보며) 머리만 이쁘게 자르면 더 잘생겨 보일 것 같다고요. 민재 : 한 번 생각해 볼게.민영 : 오빠 최고. 내 핸드폰도 부탁해용. 4막 깔끔하게 차려입고 책상 앞에 앉은 두 사람.민재는 요즘 유행하는 포워드 스타일로 이발도 했다. 민영, 민재 보자마자 깔깔대다 한 대 맞고 책상에 앉아 대본을 보며 멘트 연습을 한다. 민영 : 오빠, 이거 원고가 너무 딱딱한데.민재 : 그래? 민영 : 내가 상황 봐서 애드리브로 진행해도 괜찮을까?민재 : 그래, 여기 있는 원고는 어쨌든 설명하는 내용이 주다 보니까 자료 사진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거나 하는 건 대사를 얘기하고 3초 정도 쉬었다가 다시 해야 해.민영 : 그건 왜?민재 : 방송에서 영상자료 들어가거나 편집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시간 공간을 두고 편집을 하거든. 그래야 자연스럽게 앞에 내용과 뒤에 내용이 연결돼. 화면의 끊김 현상 없이.민영 : 우와, 오빠는 못하는 게 뭐야?민재 : 나? 없지.민영 : 있잖아, 딱 하나.민재 : 뭐?민영 : 연애?민재 : 못하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거야 안 하는 거.민영 : 그래? 확실해?민재 : 야, 여기 계신 분들한테 물어봐, 나 정도면 어디 가도 먹히지, 내가 지금 여기서 저랑 사귀실 분 하면 다 손들 걸민영 : 오빠, 오늘 관객분들이 다 커플인데.민재 : 아이고 참, 내가 또 여럿 커플 솔로 만들뻔했네. 그냥 안 물어볼게요. 여러분들 마음 다 내가 아니까.민영 : 오빠, 처음엔 되게 엘리트 해 보였는데 점점 뒤로 갈수록 허당이네.민재 : 야, 됐고. 얼른 내용 검토하고 방송 시작하자. 민영 : 당황하기는 귀엽게. 민재 : 흠흠, 그럼 레디 액션. 핀 조명 켜지고 오프닝 음악으로 애국가가 흘러나온다. 민영 : 컷컷, 오빠 이거 음악 선곡 바꾸자.민재 : 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삼일절 편이잖아.민영 : 그건 맞는데, 오프닝 음악이 너무 교과서적이야.민재 : 그래? 삼일절 노래로 할 걸 그랬나?민영 : 아니, 그게 아니고 뭔가 이슈가 될 수 있게 해야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민재 : 이슈? 호기심?민영 : 그러니까 시청자가 봤을 때 쟤네는 왜 저런 오프닝 음악을 한 거야? 무슨 생각이 있는 거야? 이렇게 궁금하게 말이야. 민재 : 아 그런가?민영 : 가만 보면 진짜 아는 건 많은 데 센스는 좀 떨어진다.민재 : 센스? 얘 봐라.민영 : 잠깐만 기다려 봐. 민영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검색한다. 민영 : 기미가요민재 : 기미가요? 민영 : 오빠, 이거 음악 어떻게 다운 받아?민재 : 이렇게 다운로드하면 돼, 근데 기미가요를 오프닝으로 쓰려고? 민영 : 가장 명확하게 선전포고를 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민재 : 오프닝 노래로 선전포고를 한다?민영 : 사실이게 기미가요인지 모르는 사람들 많을 거야, 근데 방송명은 삼일절, 얘네 진짜 뭐야? 왜 일본 노래를 틀어 할 수 있거든.민재 : 그럴 수 있지.민영 : 방송은 어차피 5초 싸움이야.민재 : 5초 싸움?민영 : 5초 안에 흥미를 못 끌면 나간다고, 재미없어서.민재 : 그래서 파격적으로 궁금하게 나가겠다는 거야. 기미가요로.민영 : 그렇지, 우리가 녹화방송이니까 열 명 아니 백 명 중에 한 명이라도 기미가요를 안 다면 “삼일절 특집 프로그램에서 기미가요를 튼 이상한 남매가 있습니다.”라는 댓글이나 캡처 자료가 돌면 분명히 더 많은 분들이 보러 올 거야. 민재 : 야아, 진짜 너 방송을 아는구나.민영 : 이번에 몸소 배웠잖아, 어떻게 이슈가 되고 퍼지는지. 민재 : 아 그러네. 큭큭. 너 근데 이거 방송하고 나서 댄스그룹 할 수 있겠어?민영 : 지금은 그런 생각으로 하고 싶진 않아. 그냥 이 방송에만 집중할거야. 민재 : 오, 멋진데. 민영 : 자자, 그만 놀라고 프로답게 한 번 방송 시작해 봅시다. 민재 : 좋아, 레디 액션. 오프닝으로 기미가요와 일제강점기 영상이 나온다. 민영 :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욱일기녀로 폐북에서 유명한 역사 무개념 김민영입니다. 이번에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털고 여러분과 함께 삼일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용기 있게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겠지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방금 전에 오프닝으로 나온 노래가 혹시 뭔지 아시나요? 아 모르신다고요? 저 노래는 우리와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의 기미가요인데요. 일본의 기미가요가 어떤 뜻이냐?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게임 프로그래머이자 10년 동안 남중 남고 공대 출신 야동 김민재 선생님을 모시고...민재 : 컷컷, 야! 야동은 빼, 그게 뭐야. 시사 교양에서.민영 : 오빠. 잘 봐, 내가 야동을 왜 했을 것 같아?민재 : 웃기려고.민영 : 아냐, 야동은 일본의 문화침략이니까.민재 : 문화침략?민영 : 우리나라 음란물의 80% 이상이 일본 영상물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어. 게다가 내용도 기존에 없는 변태 페티시 문화 등을 영상으로 만든 것들도 많고. 이걸 보는 청소년 또는 성인 남자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민재 : 아니.민영 : 근데 이게 엄청나게 유입이 된데. 누가 유입을 시킬까? 불법적인 일본 야동을.민재 : 글쎄. 민영 : 일부러 우리나라에 유포하는 거라면? 잘못된 성의식을 전파하려고.민재 : 헐, 대박. 민영 : 봤지, 오빠가 야동 김민재를 하는 순간, 또 한 번 시청자들은 얘네 왜 이래, 또는 야동 김민재가 우리 역사 지킴이야, 반전이네.라고 할 거야. 어때? 그림 그려져?민재 : 그 그런가? 민영 : 오빠는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와.민재 : 아 이거 너무 간 것 같은데.민영 : 아니면 친일 김민재 선생으로 하던가.민재 : 친일 김민재? 그건 또 뭐야.민영 : 이성적으론 일본을 배척하지만 음 음성적으론 친일 하는.민재 : 야야, 아니야. 나 그런 거 안 봐. 얘 그러고 보니까 은근히 몰아가네. 오빤 그런 거 안 봐. 나 교회 다녀, 절도 다니고.민영 : 교회 다니고 절 다니면 뭐 눈이 없어, 뭐가 없어.민재 : 얘가 카메라 앞에서 별소리를 다 하네, 정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잠깐잠깐 안 되겠다. 내가 방송 시작 전에 멘탈 털리겠다. 그럼 이렇게 해.민영 : 어떻게?민재 : 어쨌든 방송이 나오면 청소년들도 보고 할 테니까 야동이나 친일 등 너무 자극적인 말은 피하고 거울 김민재 선생으로 하자.민영 : 거울?민재 : 역사는 거울이다. 알지?민영 : 아, 좋아. 거울을 보며 살자 뭐 이런 느낌도 있고.민재 : 이게 정말. 민영 : 얼른 큐. 기미가요가 다시 흘러나온다. 민영 :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욱일기녀로 폐북에서 유명한 역사 무개념 김민영입니다. 이번에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털고 여러분과 함께 삼일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용기 있게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겠지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방금 전에 오프닝으로 나온 노래가 혹시 뭔지 아시나요? 아 모르신다고요? 저 노래는 우리와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의 기미가요인데요. 일본의 기미가요가 어떤 뜻이냐?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게임 프로그래머이자 10년 동안 남중 남고 공대 출신 거울 김민재 선생님을 모시고 궁금한 역사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민재 : 안 안녕하 하세 세요. 민영 : 컷컷, 오빠 왜 그렇게 긴장해. 민재 : 카메라 앞에 서니까 엄청 긴장되네.민영 : 아휴, 내 그럴 줄 알았어. 민재 : 뭘 그럴 줄 알아.민영 : 카메라 울렁증, 이게 보통 사람한테 힘들거든.민재 : 어떡하지?민영 : 어떡하긴, 자 이거 써 봐.민재 : 이거 뭐야? 각시탈?민영 : 혹시나 싶어서 준비했는데 이게 좀 도움이 될거야. 가면을 쓰면 심리적으로 안정도 될 테고 또 일본 사람들을 혼내주는 조선의 영웅 각시탈이 우리 역사를 알려주는 게 우리 방송을 보는 사람들한테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민재 : 듣고 보니 그것도 괜찮겠다.민영 : 가면 쓰고 얘기해봐. 민재 : 어, 조금 답답하긴 한데 덜 떨리긴 한다.민영 : 그럼 진짜 오프닝 음악 생략하고 바로 시작하자. 민영 :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욱일기녀로 폐북에서 유명한 역사 무개념 김민영입니다. 이번에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털고 여러분과 함께 삼일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용기 있게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겠지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방금 전에 오프닝으로 나온 노래가 혹시 뭔지 아시나요? 아 모르신다고요? 저 노래는 우리와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의 기미가요인데요. 일본의 기미가요가 어떤 뜻이냐?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게임 프로그래머이자 10년 동안 남중 남고 공대 출신 각시탈 선생님을 모시고 궁금한 역사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민재 : 네, 안녕하세요. 민영 : 선생님, 일본에게 있어 기미가요란 어떤 의미인가요? 민재 : 기미가요란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노래인데요, 지금의 일본 국가로도 불리고 있습니다.민영 : 아? 일본의 군국주의 노래가 지금의 국가라고요?민재 : 네, 그렇습니다.민영 : 일본은 전쟁에서는 패했지만 정신은 패배하지 않았다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네요.민재 :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 양심 있는 일본 내에서도 기미가요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민영 : 국가에서부터 욱일기까지 일본의 뻔뻔함이 드러나네요. 민재 : 그렇습니다. 사실 조금 크게 보자면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법으로 금지시킨 반면에 일본은 이를 더욱 홍보, 활용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민영 : 국내에서도 관련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서 대응체계를 마련했으면 좋겠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삼일절에 대해 시청자분들의 질문을 토대로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민재 : 네. 민영 : 많은 분들이 왜 삼일절이 중요하냐고 많이들 궁금해하십니다. 사실 삼일절 만세운동을 벌였다곤 하지만 독립이 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삼일절을 국경일로 지정하면서까지 중요한 사건으로 다루는 걸까요? 민재 : 저도 사실 이와 관련해서 여러 문헌과 자료를 찾아본 결과 전국 단위의 독립 만세운동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삼일운동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배경에 대해서 이해를 하셔야 하는데요.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날 당시가 일제 식민지가 된 지 십 년 정도가 되었을 때입니다. 그동안 많은 조선인들은 일본인들에 의해 쌀이며 땅이며 자원들을 거의 빼앗기다시피 하며 살았습니다. 그 분노가 쌓이고 쌓인 그때 중요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민영 : 고종황제 승하군요.민재 : 네, 맞습니다. 1919년 1월 21일 새벽에 고종황제가 돌아가시게 됩니다. 당시 명성황후의 사촌동생 민영달은 식혜를 드신 후 몸에 경련을 일으키다 쓰러지고 사후에 몸에서 독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후 고종 독살설이 일본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풍문이 퍼지면서 삼일운동을 촉발하게 됩니다. 민영 : 그게 당시엔 풍문이었지만 역사적으로도 확인이 되었다는 게 사실입니까?민재 : 네, 맞습니다. 당신엔 풍문으로 추측했지만 훗날 일본 궁내성의 제실 회계 심사국 장관이었던 구라토미 유자부로가 쓴 일기에도 일본의 직접 개입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 내용에는 당시 조선총독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지시를 받은 친일파 민병석과 윤덕영이 고종황제를 독살했다는 것을 친일파 송병준이 구라토미 유자부로 장관에게 말한 것을 일기로 남긴 것이 후대에 알려진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정부와 국내 역사학계에서는 추가적인 조사 없이 풍문으로만 현재까지 추측하고 있을 뿐입니다.민영 : 왜 그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는 거죠?민재 : 아시겠지만 일제시대의 자료 대부분은 일본인들에 의해 조작, 날조되어 있으며 관련 자료를 운영 관리했던 간부들 역시 친일파였기 때문에 그 자료 조사와 협조가 어렵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민영 : 나라를 잃은 것도 슬픈데 왕까지 독살을 당했다니 정말 슬프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겠네요.민재 : 그렇죠, 게다가 당시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가 우리나라에도 전파되면서 독립을 꿈꾸던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민영 : 민족자결주의요? 그건 무슨 내용이었나요?민재 : 민족의식을 지닌 한 집단이 독자적인 국가를 형성하고 자신의 정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사상으로서 당시 식민지배를 받던 나라들이 자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민영 : 그게 3.1절에 앞서 2.8 동경 만세운동을 촉발한 계기가 된 것이군요.민재 : 그렇습니다. 국내보다 국외에서 관련 소식을 전해 들은 유학생과 지식인들이 비폭력 만세운동을 일본 본토인 동경에서 시작함으로써 일본들의 만행과 식민지배의 부당함을 표출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맞서 국내에서도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작성하고 전 세계를 향해 3.1 독립만세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민영 : 여기서 잠깐, 저희가 다녀 온신초등학교에서의 날짜는 3월 27일이었는데 약간의 시간의 차이가 있네요. 민재 : 그렇죠, 왜냐하면 그때는 지금처럼 휴대폰이나 이메일과 같은 통신기기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전화기가 있긴 했지만 일본이 모든 내용을 검열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동시다발적인 만세운동이 일어날 순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달여에 걸쳐 전국 232개 부?군 중 229곳에서 약 1,500건의 시위가 벌어졌고, 당시 국민이 1500만에서 2천만 명 있었음을 가정한 상황에서 만세운동에 참가자만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이 많은 국민들의 참여가 있었던 겁니다. 민영 : 정말 대단하네요. 민재 :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삼일운동이 비폭력 평화 만세운동이었다는 점입니다. 민영 : 비폭력 평화운동이요? 아니 일본 사람들은 무장해서 공격하는데 왜 비폭력 평화 만세운동을 한 거죠? 저는 이해가 안 되네요.민재 : 앞서 민족자결주의로 인해 촉발되었다고 했죠. 강대국에 의해 강제로 합병된 부당함을 알리는 데 폭력을 쓴다는 것은 일본에게 있어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일말의 명분조차 주지 않고 우린 일본에 의해 강제적으로 무력에 의해 빼앗김을 비폭력적인 의사로서 독립 만세 운동을 펼친 것이죠. 민영 : 당시 상황을 보면 무모하다 생각될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도 신념과 뜻을 갖고 행동했다는 게 정말 대단합니다.민재 : 그 정의의 씨앗을 갖고 지금 저희가 살고 있는 것이죠. 민영 : 여기서 한 번 박수를 안 칠 수가 없습니다. 아 지금 또 하나의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삼일운동은 독립에 성공하지 못했으니 실패한 운동 아니냐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민재 : ‘야, 지금 녹화방송인데 어떻게 질문이 들어와.’민영 : ‘오빠, 편집하면 가능하다며. 우리끼리 정해진 대사대로만 하면 긴장감이 없잖아.’민재 : ‘아 그렇네, 알겠어.’민영 : 흠흠, 다시 질문드리겠습니다. 삼일운동은 독립에 성공하지 못했으니 실패한 운동 아니냐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민재 : 결과론적으론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금 더 멀리 보게 되면 우리나라의 독립의 기틀을 마련하는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를 공고히 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게 됩니다. 독립운동을 위한 다방면의 전술과 전략 등도 펼쳐짐과 동시에 국내와 해외에서 양동 작전을 진행하는 등 독립의 정당성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민영 : 아, 그리고 삼일절 하면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곤 하는데 사실 저희가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내용을 좀 설명해주시면 어떨까요?민재 : 네, 안 그래도 삼일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미독립선언서입니다. 단순히 우리나라 독립만을 위한 독립선언서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인권, 정의 등 철학적 개념과 인류애적 사고를 담겨있으며 훗날 1948년 세계 인권선언보다 앞서 만천하에 세상에 공표했다는 점 또한 삼일절과 기미독립선언문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영 : 그럼 기미독립선언서를 전문을 보여주시면서 번역해서 읽어주시죠.민재 : ‘야, 기미독립선언서 전문 자료는 원고에 없었잖아.’민영 : ‘생각해보니까, 삼일절에서 이게 빠지면 안 될 것 같아.’민재 : ‘그 생각은 했긴 했는데 다들 지루해하지 않으실까?’민영 : ‘내가 보기엔 이것 만큼은 원문을 보면서 번역문 낭독을 해드리는 게 더 가슴에 와 닿을 것 같아.’민재 : ‘알았어, 그럼 잠깐만.’ 민재 카메라를 멈추고 컴퓨터에서 자료를 찾는다.그리고 다시 책상에 앉아 고개를 끄덕인다. 민영 : 기미독립선언서를 전문을 보여주시면서 번역해서 읽어주시죠.민재 : 흠흠. 다소 길지만 자료화면과 함께 보시면서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해 드리겠습니다. 기미독립선언서 이제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 주민임을 선언한다. 이를 세계만방에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자손만대에 알려 민족자존의 올바른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한다. (우리는) 반만년 역사의 권위에 의지하여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며, 이천만 민중의 충성스러운 마음을 모아 우리의 독립을 널리 퍼뜨려 알리는 것이고, 겨레의 한결같은 자유 발전을 위하여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며, 전 인류가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는 세계 개조의 큰 뜻을 따르고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독립을 주창하는 것이니, 이것은 하늘의 뜻이며 시대의 큰 흐름이며 전 인류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권리를 얻기 위한 정당한 주장이자 활동이므로, 세상 그 무엇도 우리의 독립을 막지 못할 것이다. 구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나라를 빼앗겨 오천 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자유를 억압당하는 고통을 겪은 지 오늘로써 십 년을 넘어섰다. 우리의 생존권을 빼앗긴 지 몇 년이며, 정신 발전의 장애를 입은 것이 얼마나 크며, 민족적 권위와 명예가 훼손당한 것은 또 얼마나 막심하며, 우리의 지식과 재능, 독창적인 발상으로 인류 문화의 큰 발전에 이바지하고 도울 기회를 얼마나 많이 놓쳤는가. 오호라, 예로부터 쌓인 억울함을 호소하려면, 지금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민족의 양심과 국가의 위신과 도의가 눌리어 쪼그라들고 힘없이 사그라진 것을 다시 살리고 키우려면, 저마다 자신의 인격을 올바르게 발달시키려면, 불쌍한 아들딸들에게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우리의 후손들이 길이 완전한 행복을 누리게 하려면, 가장 긴급한 임무가 민족의 독립을 이루는 것이다. 이천만이 모두 마음속에 날카로운 칼을 품고, 인류 공통의 가치와 시대의 양심이 정의의 군대가 되고, 인륜과 도덕이 무기가 되어 우리를 지켜주는 오늘, 우리가 나아가 얻고자 하면 어떤 강적인들 물리치지 못할 것이며, 물러서서 계획을 세우면 어떤 뜻인들 펴지 못하겠는가! 조일 수호 조규(강화도조약) 이래 수시로 양국 간의 굳은 약속을 저버렸다고 해서 일본의 신의 없음을 비난하지는 않겠다. (일본의)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생활에서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터전을 식민지로 삼고, 우리 문화민족을 마치 미개한 사람들처럼 취급하여, 단지 정복자의 즐거움을 누릴 뿐이다. (그러나) 우리의 오래고 영원한 사회 기틀과 뛰어난 민족의 마음가짐을 무시한다고 해서 일본의 옳지 못함을 책망하지 않겠다. 자신을 탓하고 격려하기에 다급한 우리는 남을 원망할 수 없다. 현재를 돌보기에 바쁜 우리는 예로부터의 잘못을 따질 겨를도 없다.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우리 자신을 다시 세우는 것이지 결코 남을 헐뜯는 것이 아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써 우리 민족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지 절대로 해묵은 원한과 일시적인 감정으로 남을 시기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여 공명을 세우고자 했던 일본인 위정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지금의 그릇된 현실을 고치고 바로잡아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지배하지 않는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 겨레가 원해서 된 일이 아닌 양국 병합의 결과가, 근본적인 대책 없는 억압과 차별에서 오는 불평등과 (사회 발전에 대한) 거짓된 통계 숫자 때문에 이해가 엇갈린 두 민족 사이에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도랑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지금까지의 사정을 한번 살펴보라. 용감하고 과감하게 예전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와 인도주의를 바탕으로 친하게 지내는 새 시대를 여는 것이 서로 화를 멀리하고 행복을 불러들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울분과 원한이 겹겹이 쌓인 이천만 조선인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은 결코 동양의 영원한 평화를 보장하는 방법이 아닐 뿐만 아니라, 동양의 안전과 위기를 좌우하는 사억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두려움과 시기를 갈수록 깊게 하여, 동양 전체가 함께 쓰러져 망하는 비극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오늘 우리가 조선 독립을 선포하는 까닭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하여금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동양의 안전을 지켜나갈 무거운 책임을 통감케 하는 것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꿈속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해방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의 중요한 요소로서 동양 평화를 실현하여 전 인류의 복지에 반드시 있어야 할 단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졸렬한 감정상의 문제이겠느냐. 아아,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의 시대는 가고 도덕의 시대가 온다. 지나간 세기를 통하여 깎고 다듬어 온 인도적 정신이 바야흐로 새로운 문명의 찬란한 빛을 인류 역사에 던지기 시작한다. 새봄이 온 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의 소생을 재촉한다. 찬바람과 꽁꽁 언 얼음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것이 지난 시대의 불길한 기운이었다면, 온화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으로 서로 통하는 것이 다가올 시대의 상서로운 기운이니, 하늘과 땅에 새 생명이 되살아나는 이때에 세계 변화의 도도한 물결에 올라 탄 우리에게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그 어떤 것도 없다. 우리는 우리가 본디 타고난 자유권을 지켜 풍성한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며, 우리가 넉넉히 지닌 독창적 능력을 발휘하여 봄기운이 가득한 온 누리에 조선 민족의 우수함을 꽃피우리라. 그래서 우리는 분연히 일어나는 것이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고, 진리가 우리와 더불어 전진하니, 남녀노소 구별 없이 음침한 옛집에서 뛰쳐나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즐거운 부활을 이룩할 것이다. 천만년을 이어오는 조상들의 넋이 우리를 안으로 지키고, 전 세계의 움직임이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니, 일을 시작하기만 하면 곧 성공을 이룰 것이다. 오로지 저 앞의 빛을 따라 힘차게 전진할 따름이다. 공약삼장 하나, 오늘 우리들의 거사는 정의·인도·생존·번영을 찾는 겨레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정신을 발휘할 것이고,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치닫지 말라. 하나,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올바른 의사를 당당하게 발표하라. 하나, 모든 행동은 먼저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들의 주장과 태도를 어디까지나 공명정대하게 하라. 조선 나라를 세운 지 사천이백오십이 년 되는 해 삼월 초하루 손병희 길선주 이필주 백용성 김완규 김병조 김창준 권동진 권병덕 나용환 나인협 양전백 양한묵 유여대 이갑성 이명룡 이승훈 이종훈 이종일 임예환 박준승 박희도 박동완 신흥식 신석구 오세창 오화영 정춘수 최성모 최린 한용운 홍병기 홍기조 민영 : 그러고 보니 민족대표 33인의 이름도 담겨있군요.민재 : 네, 맞습니다. 정작 글은 33인이 썼지만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아 이를 학생들이 선포하면서 삼일절 만세운동이 펼쳐지게 된 것이지요.민영 : 아, 민족대표 33인이 공표한 게 아니었나요?민재 : 삼일절 당일 지금의 파고다 공원이 아닌 태화관에 모여있다가 만세운동이 펼쳐진 직후 경찰에 자수하게 됩니다.민영 : 자수요? 민재 :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긴 합니다. 하나는 독립만세운동 주동자 역할을 자처했다는 얘기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삼일 만세 운동 이후 일부 민족 대표가 친일파로 변절한 것을 보면 후자의 근거도 설득력은 있어 보입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연구와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민영 : 민족대표에 친일파가 있다니 정말 속상하다는 의견과 조금 더 공부해서 알려달라는 시청자 분의 의견이 방금 올라왔네요.민재 : 아, 네. 참고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추후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민영 : 점점 시청자 수가 늘어나는 거 보니 방송할 때 보다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민재 : 그렇습니다. 앞서 민영 씨의 욱일기 방송과 같이 잘못된 역사관과 입시위주의 교육이 만든 지금의 문제들, 시청자 여러분이 저희와 함께 바꿔나가면 좋겠습니다. 민영 : 아, 너무 장시간 진지하게 삼일절에 대해 설명을 하다 보니 이 곳에 함께하신 관객분들이 졸고 계신데 무슨 재미난 이야기는 없을까요?민재 : 재미나진 않지만 삼일절이 왜 3월 1일에 하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민영 : 아니요, 3월이 시작하는 첫날이라서 3월 1일이 된 것은 아닌가요? 민재 : 사실은 3월 3일 거사를 계획했으나 그 날이 고종황제의 제삿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날짜를 바꾸는데 3월 2일은 일요일이라 민족대표 중 기독교인들의 반대로 3월 1일 토요일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민영 : 아, 그렇죠. 개신교 분들에게는 주일이니까요. 그때에도 일요일에 종교일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네요. 민재 : 그렇죠? 민영 : 자, 오랜 시간 삼일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저희가 공부하고 알아본 것 중에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나 문제가 있다면 아래 이메일 주소로 보내주시면 논문과 역사 전문가분들에게 조언을 구하여 잘못된 역사 사실은 바로 잡는 정정 방송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시청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민재 : 우리가 역사를 모르는 것에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재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힘든 고초를 겪으며 지켜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 길을 우리가 걷고 있다는 것만 기억한다면 역사는 교과서가 아닌 우리의 삶 속에 있을 것입니다. 민영 : 오 정말 의미 있는 말씀이네요.민재 : 감사합니다.민영 : 그럼, 이것으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첫 방송 삼일절 편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민재와 민영, 일어나서 인사하고 암전. 5막 민재,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다. “똑똑.” 민영 : 오라버님, 뭐하세요. 민재 : 보면 몰라, 일하지. 민영 : 맨날 오락하는 것 같은데 그게 일하는 거 맞아?민재 : 타산지석, 재미있는 오락을 해서 왜 재미있는지 혹은 왜 재미가 없는지 알아야 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민영 : 오, 그런 깊은 뜻이.민재 : 뭐든 행동에는 뭐가 있다?민영 : 의도!?민재 : 어이구, 우리 민영이가 지식 레벨이 올라갔네. 민영 : 오빠!민재 : (계속 컴퓨터 게임하며) 왜? 민영 : 고마워.민재 : 뭐가? 야, 나 잘못하면 죽어. 얼른 나가봐.민영 : 아니 그냥 고맙다고.민재 : 얘가 왜 안하던 소리를 해. 돈 필요해? 민영 : 오빠 덕분에 조금이나마 펜들이 생겼어. 민재 : 원래 펜들 있었다며? 어어, 안 안돼. 민영 : 숫자만 늘리기 위한 폐북용 펜이 아닌 진짜 나를 아껴주는 펜들 말이야. 민재 : 죽었네, 다시 시작해야겠군. 그래서?민영 : 계정 삭제하고 그 동안 꿈꾸었던 가수도 접을까 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부족한 방송이지만 사람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응원하는 댓글들도 생기고 또 격려해주신 분들도 있고.민재 : 그럼 이제 개년 아니 개념녀가 된건가?민영 : 쪼금 개념녀? 그 정도는 된 것 같아. 개념녀는 바라지도 않고. 민재 : 그래? 그럼 다행이네.민영 : 참, 그리고 아까 은주한테 전화왔는데. 페북 댓글에서 상당수가 오빠에 대해 궁금해 한다던데.민재 : 나를? 민영 : 응, 각시탈 가면 속 남자, 너무 박식하고 멋지다고 다들 궁금하데.민재 : 정말?민영 : 그래서 각시탈이랑 인증샷 하나 찍으라고.민재 : 가면 벗고?민영 : 아니. 찍으면 신비감 사라질 것 같으니까 각시탈 쓰고.민재 : 뭐야. 그럼 그냥 네 친구한테 가면 씌우고 찍어.민영 : 오빠 우리 진정성!민재 : 이럴 때는 진정성 없어도 되거든.민영 : 아냐, 이번에 확실히 알았어. 사소한 것이라도 약속은 지켜야 하고 또...민재 : 또 뭐?민영 : 오빠가 은근히 각시탈이 잘 어울린다는 거!민재 : (컴퓨터로 돌아앉으며) 에휴, 됐다. 나가, 나 일하게.민영 : 여기서 잠깐. 민재 : 또 왜?민영 : 인터뷰가 들어왔습니다. 민재 : 인터뷰?민영 : 응, 청소년 역사지킴이 단체에서 연락이 왔어. 민재 : 어떤 내용으로.민영 : 동영상을 기획하게 된 계기, 그리고 혹시 청소년 역사탐방에 해설자로 같이 해줄 수 있냐고 말이야?민재 : 너?민영 : 아니, 우리.민재 : 대박. 코스는?민영 : 우선은 우리 동네부터 탐방해보고 시간과 장소, 참여 학생들에 따라서 조금 더 확대해보면 좋을 것 같데.민재 : 이게 또 이렇게 이어지네.민영 : 생각만 해도 너무 신나, 보람도 있을 것 같고.민재 : 그러게, 정말 잘 됐다.민영 : 아, 그리고 중요한 거 한 가지.민재 : 또 뭔데?민영 : 오빠 가면 꼭 챙겨야 해.민재 : 또 왜?민영 : 역사탐방 제목을 내가 제안했거든.민재 : 뭐라고?민영 : 각시탈과 함께 떠나는 역사탐방이라고.민재 : 뭐야!민영 : 오빤 가면 쓸 때가 제일 멋있어. 민재 : 야! 민영,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는 민재를 피해 방 밖으로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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