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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영화 "제 5원소" 뒷이야기
오늘 소개할 영화는 뤽 베송 1997년도 작품 제 5원소 입니다 이야기 속으로 GOGO!! 01. 뤽 베송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 영화의 원본 시나리오를 집필했다.영화는 그가 학창시절 구상했던 약 400페이지의 플롯을 기초로 한 작품이다. 02. 그 당시 할리우드가 아닌 곳에서 제작된 영화 중 가장 비싼 영화다.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 제작회사인 고몽에서 제작했으며, 약 9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 03. 국내 배급사인 서우영화사가 상영 횟수를 늘리기 위해 임의대로 편집해 상영했었다.뤽 베송은 내한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이 사실을 알게되었고, 곧 바로 근처 극장에 가 확인했다.그리곤 불같이 화를 내며 "한국 팬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며 돌아간 적이 있다.이에 대해 해당 영화사는 청소년 관람을 위해 등급을 낮추기 위함이었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04.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코벤 달라스 역에는 장 르노가 고려된 적이 있다. 05. 극 중 코벤의 "진정해 아가씨, 난 두 언어밖에 모른다고, 영어와 나쁜 영어"라는 대사는 해당 역할을 연기한 브루스 윌리스의 애드리브다. 06. 소문에 의하면, 극 중 코벤의 옛 동료 핑거 역은 배우 빈 디젤이 맡았다고 한다.통화상대로 짧게 목소리만 등장하는데, 이 때문인지 크레딧에선 캐릭터 이름조차 찾아 볼 수가 없다. 07. 릴루의 언어인 신성어는 뤽 베송과 릴루 역의 밀라 요보비치가 함께 만들어 냈다.이미 4개 국어에 능통했던 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데 약간 고생했었다고.그러나 촬영 막바지에 달했을때 쯤 이 둘은 신성어로 대화가 가능 할 정도였다고 한다. 08. 배우 엘리자베스 버클리가 릴루 역의 오디션을 보았었다.그러나 앞서 그녀가 주연을 맡은 영화 < 쇼걸(1995) >이 흥행에 실패하자 스튜디오는 캐스팅을 꺼려했다. 09. 밀라 요보비치는 촬영 도중 가발로 교체해야 했다.원래는 염색을 했었지만 색이 금방 빠지고, 머릿결 손상을 고려해 남은 기간 동안 가발을 착용한 것이다. 10. 크리스 터커가 연기한 루비 루비로드 역에는 제이미 폭스가 고려된 적이 있다. 11. 루비 루비로드의 원래 이름은 록 로우드다.해당 이름은 초기 시나리오와 이를 바탕으로 소설화된 책에서 알 수 있다. 12. 루비 루비로드의 캐릭터는 가수 프린스와 레니 크라비츠에서 영감을 받았다. 13. 극 중 코벤(브루스 윌리스)과 조르그(게리 올드만)는 단 한번도 마주치지 않는다.이 둘은 어떠한 매체로도 대화한 적이 없으며, 서로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있다. 14. 신형 무기인 ZF-1 Pod은 AKSU-74 컴뱃 어썰트 라이플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15. 플로스턴 파라다이스 장면에서 맹갈들은 전투 고글을 착용하고 있다.이는 배우들의 눈 주위 분장을 절약하기 위한 하나의 꼼수(?)이기도 했다. 16. 브라이언 제임스가 연기한 먼로 장군 역에는 케빈 코스트너가 고려된 적이 있다. 17. 극 중 맥도날드 앞에서 대기 중 이던 경찰 역 배우의 이름은 맥 맥도날드다. 18. 극 중 우주선 이륙 전, 랜딩 기어를 소독하는데, 이때 떨어지는 기생충은 사실 인형이다.인형의 이름은 보글린스로, 실제 1980년대 시중에 판매되었던 장난감 인형이다. 19. 극 중 디바 플라발라구나의 노래는 소프라노 가수인 인바 물라가 부른 것이다.영화 속 디바의 모습은 뤽 베송의 전부인이기도 한 배우 마이웬이 연기했다.한편 디바의 노래는 '광란의 아리아'란 기존의 오페라 곡과 '디바 댄스'라는 창작곡을 합친 것이다. 20. 디바의 노래를 맡은 인바 물라는 처음 악보를 본 순간 난색을 표했다.그 이윤 도저히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빠른 음높이 변환이 있었기 때문인데,결국 하나씩 음을 따로 녹음한 뒤에 디지털 작업을 거쳐 곡을 완성시켜야 했다. 21. 극 중 플로스턴 메인 홀 폭발 장면은 그 당시 실내 폭발 촬영 중 가장 큰 폭발이었다.이 때문에 하마터면 통제가 거의 불가능할 뻔 했었다고. 나름 볼만한 작품입니다 시간 되시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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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블러디 엠파이어 2화 - 수정완료
2. 뱀파이어 지배의 중심지, 황도 브리디아. 대도시급의 넓이를 원형의 형태로 성벽이 둘러싸고, 그 안에는 과거 중세부터 21세기 양식에 이르기까지 인간들의 건축형식이 모두 뒤섞여 있는 듯한 풍경으로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것들은 작게 보면 바둑판 같은 느낌, 크게 보면 방사형의 모양으로 모여 있었고, 그 모든 건물들이 바라보는 한 가운데에서 높다란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하얀 색조의 궁전, 브리디아 궁이 우뚝 서 있었다. 이 곳이 바로 뱀파이어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건설한 여황 카르밀라의 궁전이었다. 그 안에서도 한 가운데 있는 '태양의 정원'. 궁의 가운데 안쪽 오목한 곳에 자리를 잡고 햇빛이 한가득 따스하게 내리쬐는 구조였다. 해가 떠있는 동안은 언제 어느 때라도 그림자가 조금도 들지 않도록 거울들을 사용하여 특수하게 설계한 정원이었다. 정원의 한 가운데에는 건장한 남자 열 명 정도가 팔을 양옆으로 뻗어야 겨우 둘레를 감쌀 수 있을만한 활엽수가 서있었다. 그 아래에, 두 명의 여자 시종을 거느리고, 보기에도 안락해 보이는 큼지막한 안락의자에 눈을 감은 채로 앉아있는 여자가 있었다. 단아하게 틀어 올린 밝은 금발, 검은색과 붉은 색이 조합되어, 단순한 듯 하면서도 나름 몸매에 달라붙으며 위압감마저 풍기는 옷의 라인과 맵시, 갓 구운 하얀 도자기 같은 느낌의 얼굴, 호리호리하면서도 아주 작지 않은, 많이 봐줘도 열여섯을 넘기지 못할 것 같은 나이처럼 보이는 몸집. 표정 없는 인형이 눈을 감고 앉아 있는 것 같은 분위기. 그녀가 바로 이 왕도를 비롯해 지구상 모든 세상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여황 카르밀라였다. 느긋한 시간의 끝을 느끼기라도 한듯 그녀는 미동이 없는 채로 눈을 반쯤 떴다. 누군가의 기척을 느꼈고, 그 기척은 익숙한 자의 것이었다. 궁전의 큰 발코니로 나가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신민 알현의 시간까지는 아직은 조금 남아있는 때의 짧은 휴식. 그것을 방해하듯 찾아온 것은 그녀의 측근 지크베르트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정원을 가로질러 그녀에게 다가왔다. 붉은 후드를 뒤집어쓴 안으로 은발의 머리카락들이 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카르밀라는 조금 눕혀놓았던 몸을 일으켜 꼿꼿이 세웠다. 시종들은 그를 자주 보기라도 했던 듯 별다른 기색 없이, 카르밀라로부터 조금 거리를 두고 물러섰다. 이런 식으로 미리 기별을 하지 않고 다가갈 수 있는 자는 지크베르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만약 그러려는 자가 있다면, 그는 둘 중의 하나일 것이었다. 카르밀라가 가진 뱀파이어로서의 강대한 '이능'과 힘을 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자거나, 알더라도 목숨을 걸고 그녀를 제거하겠다는 자이거나. "황제 폐하." 카르밀라는 눈을 뜨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크베르트가 지금 이 때에 왜 찾아왔는지 정도는 카르밀라 자신도 알고 있었다. 다만, 죽음이 없는 영겁의 시간과 그동안 겪은 수많은 일들 속에서, 이 정도의 무심을 사치처럼 부리고 싶은 것도 여황의 마음.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시간이 다 되었군. 가면서 이야기하지. 내 곁에 이 자 외에는 아무도 없게 하라." 여자 시종들은 고개를 숙이고 태양의 정원을 빠져나갔다. 그들은 여황이 갈 길을 근위병들과 함께 앞서 움직이며, 여황이 움직이는 통로를 전부 비워두려 분주하게 움직일 것이었다. 카르밀라는 그들보다 더 천천히 몸을 움직여, 지크베르트와 함께 황궁의 통로로 향했다. "귀족 회의는 끝났는가?" "예." "내가 귀담아 들어야만 할 이야기가 있기에 이리 급하게 온 것이겠지." "그렇습니다." 지크베르트는 정식으로 그 자리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아니, 할 수도 없고 할 일도 없었다. 그가 하는 일에 정식이라는 딱지가 붙은 일은 거의 없었다. 그것이 '바르바스', 뱀파이어의 혈통이 어디냐에 관계 없이 실력만으로 전투와 암살, 정보 수집에 임하는 뱀파이어 비밀암살집단에 속한 자의 운명이었다. 인간의 피보다 뱀파이어들의 피를 주로 마시며, 뱀파이어의 귀족들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소문 정도로만 그 정체를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인, 그리고 그나마도 그 정보의 진위가 파악되지 않는 흑막의 조직. 그 조직원 중에서도 오랜 세월을 같이 해왔고 총애를 받는 지크베르트는 카르밀라의 눈과 귀, 손과 발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카르밀라 자신조차도 바르바스 소속이었던 만큼, 그 조직원들의 충성도에 대한 신뢰는, 그들을 시종으로 위장시켜 자신의 호위로 둘 만큼 각별한 것이었다. "이야기 해보라." 카르밀라의 명을 들으면서도 지크베르트는 주변을 한 번 더 살폈다. 시종들이 일을 잘 해놓았는지 통로에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확인이 끝난 후, 지크베르트는 낮은 음성으로 말한다. "이번에 열리게 될 피의 축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카르밀라는 고개를 갸웃했다. '피의 축제'라면 분기별로 한 번씩, 인간들을 사육하는 섹터들 중 하나를 골라, 날짜를 정하고 밤이 드리워진 시간대에 뱀파이어들이 섹터로 침입해 야수성을 발현하고 인간의 피와 목숨을 취하는 행사. 룰은 간단하다. 인간은 최선을 다해 숨고, 뱀파이어는 최선을 다해 찾아낸다. 잡힌 인간은 죽는다. 그날 밤만 허락된 샤낭을 하는 것이다. 제국의 법으로 뱀파이어들이 인간을 제멋대로 죽이는 짓은 뱀파이어 귀족이라 할지라도 금지되어 있었다. 인간들을 다스린다는 측면에서도, 뱀파이어들을 통제한다는 면에서도 이러한 법령은 필요했던 것이었다. 뱀파이어들이 인간의 피를 마시기 위해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야수성'. 그것을 너무 발현시키게 되면 통제를 따르지 않는 자들이 나오고, 또한 인간들은 절망에 휩싸여 더이상 아이를 낳으려 들지 않게 될 것이었다. 그렇다고 뱀파이어들이 오랫동안 가져왔던 본성을 제한한다는 것 또한 반발이 있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규정과 법률에 따라 마치 스포츠같은 느낌으로 야수성을 발현시켜 주고, 인간들이 가진 공포를 유지해 다스리겠다는 의미들을 안고 있는 일종의 중요한 제전같은 행사가 바로 이 피의 축제였다. 처음에는 물론 어느 정도의 반발이 있었다. 뱀파이어의 귀족들 중에는 인간을 그런 식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는 과격파들도 당연히 있어, 표면적으로는 카르밀라에게 반발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관할하는 섹터 내에서는 인간들을 가혹하게 다루었던 역사도 있었다. 그러나 카르밀라의 의지는 굳건했고, 그런 귀족들은 쥐도새도 모르게 '바르바스'에 의해 암살되거나, 공개적으로 죄명을 묻고 황도의 군대를 동원해 처리해왔기에, 피의 축제는 한층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언급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 카르밀라는 말을 꺼냈다. "피의 축제 진행이 어찌되었다는 것인가?" "이번 피의 축제를 61번 섹터에서 주최하자는 이야기가 자꾸 여론화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재가의 서류상에서 자세한 내용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만......" "61번 섹터의 상태는 어떠한가?" "근 20년 정도 피의 축제가 없었던 곳입니다. 또한 유일하게 인간이 섹터장으로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면..........그 부분을 물고 늘어지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인간이 섹터장으로 있다는 것에 대한 탐탁치 않음, 꽤 오랜 시간 피의 축제가 없었기에 인구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카르밀라는 계속 걸으면서 잠시 사이를 띄우다 말했다. "20년이라. 너무 형평성이 없었군. 귀족들의 주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대로 진행할 수 있게, 간섭하지 말고 내버려두도록. 61번 섹터라면 저항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모범적인 곳이지 않았는가." 지크베르트는 더욱더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저음으로 말한다. "다른 문제가 또 있습니다." "무엇인가?" "61번 섹터에 피의 축제가 그동안 없었던건......그 아이가.......거기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카르밀라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버렸다. 지크베르트도 따라 멈췄다. 지크베르트로서는 고민 끝에 한 말이었다.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던 카르밀라의 속마음을 헤아리고 있던 건 지크베르트 뿐이었다. 그렇기에 말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반응을 보이든 그런 건 두렵지 않았다. 그녀가 죽으라면 죽을 것이고 화를 낸다면 뒤집어쓰고 침묵을 지키는 것. 그것이 산업혁명 시절의 어두운 파리 뒷골목에서 그녀를 만났던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게 충성을 바쳐왔던 지크베르트 자신이니까. 카르밀라의 발걸음이 다시 움직였다. 그를 돌아보지도 않으면서, 그녀는 근엄한 어조로 말했다. "내 명에 변함은 없다, 지크베르트." 대형 발코니 쪽을 향해 계속 걸어가는 카르밀라의 등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인 지크베르트는, 곧 빠르게 모습을 감추었다. 카르밀라는 그늘져 어두운 복도의 끝, 발코니로 가는 것이 평소보다 더 길게만 느껴졌다. 망설임이 자꾸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것을 뿌리치기라도 하려는 듯, 그녀는 발걸음을 의식적으로 빠르게 놀렸다. 발코니의 안쪽 방에 다다르자, 태양의 정원에서 미리 발코니 쪽으로 와있던 여자 시종들에 발코니에 대기하고 있던 여자 시종들까지 합세해 그녀의 주위로 다가와 그녀를 치장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망토를 걸쳐주고,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다시 정돈하고, 어딘가 잘못된 것이 없는가를 돌아보는 시종들의 눈길과 손길이 바쁘게 오갔다. 분주한 손길들에 몸을 내맡긴 채 눈을 감고 카르밀라는 생각했다. 그 아이. 그 갓난 아기. 그 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 그 아이는 과연, 피의 축제속에서 죽어줄 것인가, 살아남아 명을 이어갈 것인가. 무엇보다도, 그 아이는 정말 전설의 '카르마나'인 것일까. 시종들이 모두 뒤로 물러나 카르밀라의 양옆에 늘어섰다.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카르밀라는 천천히 발코니 쪽으로 나갔다. 날씨가 너무 맑아 온 사방이 찬란한 햇빛으로 빛나고 잇었고, 황궁의 바로 앞에 위치한 광활하고 눈부신 광장이 한 눈에 보이는 발코니의 난간, 그 밖의 온 세상이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덕으로 햇빛을 이겨내는 체질을 얻고 인간들의 세상을 정복한 뱀파이어들과, 그들에게 충성하는 인간들의 계급인 브랜치로 구성된 황도의 신민들이 그 광장을 한 시간 전부터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이 보이자 군중은 열광했다. 아니, 그것은 열광을 넘어 유혹에 모든 것을 내맡긴 광기에 가깝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었다. 그녀에게 보내는 군중의 감탄과 함성은 건물을 무너뜨릴법한 기세로 울려퍼졌다. 사방은 그녀의 미모와 그녀가 이룬 것에 대한 존경과 찬사와 감동으로 부글부글 끓는 거대한 도가니가 되어가고 있었다. 준비된 꽃잎들이 휘날렸고, 관악기의 음색이 힘차게 들려왔다. 사람들은 웅장함과 그녀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혼을 빼앗겨버렸다. 그녀의 아름다움. 그 자체가, 압도적인 힘의 모습이기도 했다. 황도를 중심으로 인간들을 다스리는 뱀파이어들의, 고결하고 우월한 힘의 모습. 그녀는 양 팔을 들어올렸다. 너무 과하지 않게, 그러나 너무 소극적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게 적절히. 그 제스쳐에 열광과 열기는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카르밀라 황제 만세!!!!" "우리의 여황 전하 만세!!!!!" "우리를 영원히 지켜주소서!!!!" 카르밀라는 그 함성과 열망의 눈길들 속에서, 자신 앞에 펼쳐진 압도적인 광경 속에서, 그 아이를, 그 아이에 대한 걱정을 지워버리려 애썼다. 오랜 시간을 들여 일으켜 온, 자신의 제국. 자신의 대륙. 자신의 행성을 바라보며. 그런 운명쯤, 얼마든지 와보라는, 자신감으로. ------------------------- 로이드는 반쯤은 넋이 나간 채로 앉아 있었다. 그는 떨리는 손을 들어, 다시 자신에게 온 공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건.....이럴 수가.....” 피의 축제가 61번 섹터에서 열린다는 공문이었다. 밑에는 여황 카르밀라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그의 혼란해진 머릿속은 어디서부터 갈피를 잡아야 할지조차 모를 상황이었다. 그런 로이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데스틴이 다가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버지?” 로이드는 옆에 선 데스틴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로이드에게서 잊혀진 의미가 되살아났다. 데스틴을 맡아서 키운 것. 그것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거래의 의미도 있었다. 로이드는 즉시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그런 불순한 생각을 할 틈도 없을뿐더러, 데스틴은 지금의 자신에게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지 거래의 대상 따위가 아니었다. 로이드는 양손으로 머리를 싸쥐고는 어떻게든 모든 것을 받아들여보려 애썼다. 지금 그 거래는 일방적으로 깨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의 방문에서, 지크베르트는 어떤 언질도 주지 않았었다. 그렇다는 것은, 그도 어떻게 손쓸 수가 없이 급하게 이루어진, 그리고 그 뒤에 카르밀라의 의지가 개입된 일이라는 것이분명한 것이었다. 이제 모든 것은 정리가 되었고, 급해진 마음과 해야 할 일들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데스틴.” “예, 아버지.” “오늘부터 너와 나는 할 일이 아주 많다. 각오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피의 축제가 벌어진다는 소식은 61번 섹터의 모든 사람들을 뒤흔들었다. 그것도, 이제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피의 축제를 경험해본 장년층 이상의 인간들 중 몇몇 사람들은 그 소식을 접한 순간 공포스런 기억으로 인해 땅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중년층들은 전부 해야 할 일들을 위해 이리저리 바삐 움직였다. 그 해야 할 일은 숨을 곳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피의 축제는 보통 그 섹터의 섹터장인 뱀파이어 귀족 세력들은 참가권이 없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으로서의 입장으로 축제를 주관할 책임이 있었고, 섹터 내에서 인간들이 숨어있을 만한 곳을 너무 잘 알고 있는 탓에 사냥의 맛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탓이었다. 하지만 61번 섹터는 상황이 달랐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섹터장이 인간인 섹터였다. 뱀파이어들은 철저하게 유린하면 되는 것이고, 인간들은 철저히 숨어야만 하는 것이다. 61번 섹터 내에 있는, 피의 축제에 대비한 벙커들은 20년 동안이나 사용되지 않았기에 전부 낡아서 새로이 보수해야만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중장년층 중에는 그 벙커들을 안전한 곳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무리 잘 위장했어도 인간의 최소 열 배 정도 힘으로 뚫고 들어온 뱀파이어들이 인간들을 마치 닭장에 갇힌 닭들을 잡아먹는 것처럼 하던 그 끔찍한 광경을 몸소 겪어본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섹터 내의 인간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전에 들키지 않았던 벙커들을 보수하고 새로운 벙커들을 만들어 그 안에 숨든가, 자신과 가족들만의 은신처를 따로 만들던가. 젊은이들은 그저 막연히 어른들이 무서워 하는 걸 바라보고는 그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속으로는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겠냐고 생각하며. 그 와중에 피의 축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들이 전달되지 않아 사람들의 마음 속을 더 뒤숭숭하게 만드는 소문들만 잔뜩 퍼져 나가는 상황은 덤이었다. 심지어 인간들은 서로 멱살을 드잡이질하며 혼란들을 부추겼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로이드와 데스틴은 함께 이리저리 다니며 사람들을 독려하며 은신처들을 마련하게 만들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뜬소문을 잠재우는 한 편으로, 20년 전의 기록들을 살펴보며 잘 들키지 않았던 벙커들을 보수하게 하고, 잘 들키지 않을만한 지형을 선택해 벙커를 만들게 했다. 데스틴도 아버지에게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들은 후 아버지를 도와 사람들을 만나며 이곳저곳 바쁘게 움직였다. 효과가 있었고, 뜬소문과 드잡이질은 빠르게 사라졌으며, 인간들은 급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의 축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하여. 하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촉박한 것이었다. 인간들이 교대를 하며 밤샘으로 만든다고 해도 그 벙커들이 제대로 효과가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어설프게 만들었다가 들켜서 죽을 수도 있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집에 은신처를 만드는 사람들의 경우들도 돌아보아야만 했다.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 같았지만, 시간은 화살같이 가는 것 같았다. 로이드도 데스틴도 조바심이 잔뜩 올랐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미리암의 출산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데스틴을 한층 더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얼추 힘든 준비가 겨우겨우 끝나려 할 즈음, 끝내 피의 축제 당일의 해가 밝아왔다. 해가 높이 뜨려는 때의 61번 섹터는 이미 사람들이 모두 숨어 바람 소리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유령의 도시처럼 변해 있었다. 그 조용함을 깨는 시끄러운 소리들이 저 멀리서부터 다가왔다. 뱀파이어의 귀족들을 비롯해, 피의 축제에 참가하고자 하는 뱀파이어들이 달려오는 소리였다.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하급 뱀파이어들은 달려서 이동하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그 달리기의 속도는 일반 차량보다 훨씬 빨랐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서 상체를 낮추고 망토들을 펄럭이며 다가오는 그 광경은 주변의 모든 것을 압살하는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인간의 섹터장이 관할하는 곳이라서, 귀족에 대한 체면치레 따위를 생각할 것도 없다는 정보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뱀파이어들이 모여들어 그 수는 2천을 넘기고 있었다. 그들이 달려오는 맨 앞에는 50여 대의 SUV 차량들이 빠른 속력으로 길을 인도하고 있었는데, 이 차량들은 피의 축제 때마다 섹터장을 맡고 있는 뱀파이어들을 비롯한 지체 높은 자들이 황도 브리디아의 허가 하에 대여를 해주어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 SUV의 선두 쯤에는 43번 섹터를 관장하는 귀족, 펜델하임 프란츠하이머 백작이 타고 있었다. “흥.” 그는 운전을 하고 있는 센델과 함께 가까워지는 61번 섹터의 벽을 바라보며,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듯 콧바람을 세게 냈다. 카르밀라 황제 폐하의 의지 하에 인간들과의 공존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마련되었던, 인간들이 섹터장으로 있는 섹터는 이제 저것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눈에 띄게 나서지 않으면서 섹터들을 모조리 없앴던 것이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댄 모함은 갖가지였다. 인간들의 저항심이 드러났다는 둥, 황도에 대한 모반을 획책하고 있었다는 둥, 인간들이 서로 짜고 뱀파이어를 죽였다는 둥, 여러 가지 공작들이 실행되고 그것들은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저 61번 섹터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공작도 모함도 죄다 실패하는 난공불락이었다. 섹터장인 인간 로이드 프리드먼의 충성심은 이미 뱀파이어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기에 뜬소문을 퍼뜨리기도 힘든데다, 공작이나 모함을 진행하려 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에 의해 방해받고 아예 시작부터 싹이 도려내지는 것이었다. 펜델하임 백작은 그 실패들 뒤에 분명히 카르밀라가 손을 쓰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자신을 능가하는 정보망과 힘이 있지 않고서야, 이제까지의 모든 일들이 그렇게까지 실패할 까닭은 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그런 사람은 카르밀라 한 사람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는 카르밀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방법을 썼다. 61번 섹터만 20년이 넘도록 피의 축제를 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불공평함. 그것을 주변에 서서히 퍼뜨려 귀족들에게 문제로 삼게 만든 것이다. 기회는 만들어졌고, 펜델하임은 그것을 꿀떡같이 덥썩 집어먹어야만 했다. 저기에 무엇이 있길래 그렇게 감싸고 돌았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에겐 지금은 그걸 알고 싶은 호기심도 남아있지 않았다. 오늘 부로 저 곳은 인간의 자치라는 것이 끝장나는 곳이기에. 펜델하임은 운전을 하고 있는 센델에게 말을 걸었다. “준비는 다 되어 있겠지?” “예. 이미 한 놈 골라놨습죠. 그놈과 제가 직접 움직일 겁니다.” “우발적인 사고로 보일 수 있게 만전을 기하도록.” “여부가 있겠습니까.” 펜델하임이 미소를 짓는 가운데 차량들의 속도가 서서히 줄고 있었다. 뒤따라 달려오는 뱀파이어들도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그들은 61번 섹터 앞의 널따란 황무지 앞에서 완전히 정지했다. 그들이 일으킨 흙먼지가 가실 줄을 모르는 가운데, 펜델하임 백작은 SUV의 지붕으로 올라가 뱀파이어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수고가 많으셨소, 동족 여러분들이여.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해가 지면 찾아올 우리의 즐거움, 사냥의 밤을 위하여!” 뱀파이어들이 주먹쥔 한 손을 들어 화답하는 소리가 61번 섹터의 벽을 타고 반사되며 사방에 메아리쳤다. 뱀파이어들이 전부 캠프를 설치하느라 분주해지는 가운데, 센델은 텐트를 치느라 바쁜 가브릴을 불렀다. “가브릴! 나와 잠깐 얘기 좀 하자.” “예.” 뱀파이어들이 없을 만한 한 켠에 이르러, 센델은 온갖 자잘한 금속들이 요란하게 박힌 가죽옷으로 치장한 가브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는 축제의 밤이 시작되면 나와 같이 움직여야 한다. 맛있는 피가 있는 데를 알 것 같으니까.” “정말요? 역시 센델님이야. 으허허헐~” “바보같이 쳐웃지 말고, 하여간 시작되기 전부터 내 옆에 딱 붙어 있어. 알겠냐?” “네, 알겠슴다! 으헤헤헤~” 쳐웃지 말라는데도 쳐웃으며 내놓는 어리숙한 대답에 센델은 입꼬리를 올렸다. 가브릴이란 이 놈은 센델이 축제 이전부터 공을 들여 키워왔던 놈으로, 야수성의 억제도 제대로 못하는 짐승같은 놈이었다. 피냄새만 맡으면 이성을 잃고 사고를 치고 다니는 멍청한 녀석. 센델은 바로 그 점 때문에 가브릴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 센델에게는 오늘 일이 성공한다면 다가오게 될 장밋빛 미래가 보이고 있었다. 펜델하임만큼이나 자신에게도 이것은 기회의 순간이었고, 이걸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펜델하임의 신용을 얻는다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작게나마 권세를 누리는 삶이 보장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비밀을 잘만 활용하면, 더 큰 권세도 넘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이런 센델의 장밋빛 희망을 까맣게 모르는 가브릴은, 자신의 철퇴에 묻게 될 인간들의 살점을 상상하며 헤죽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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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블러디 엠파이어 - 1화 수정완료
1. 그로부터 20여 년 후. 61번 섹터 내, 브랜치 양성학교. "이 뱀파이어가 지배하는 세계는 결국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신체적으로 우월하며, 예전에 인간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의 약점과 불안함을 고쳐 딛고 일어선 것이지." 교수의 말투는 딱딱했지만, 교과내용을 진행할수록 조금씩 혐오와 멸시의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반면 인간들은 세상이 바뀌기 직전까지도 불합리한 부의 분배로 부익부 빈익빈을 극대화했고 자신들이 만든 정치체계의 모순과 핵무기에 전전긍긍해왔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러한 극도의 혼란 속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그들과 공존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피가 필요하며, 우리는 그들의 공정하고 평화로운 지배가 필요한 것이다." 교수의 그런 어조는 강의가 계속 될수록 사그러들지 않았다. 하얀 색의 천을 마치 그리스 시대의 옷처럼 휘둘러 걸치고 있는 교수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브랜치 양성학교. 여기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일명 '브랜치'라는 계급이 되어, 섹터의 행정과 관리를 행하는 직급에 앉거나 왕도에서 뱀파이어들을 섬기며 일할 수 있는 직무를 부여받는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은 인간들에게는 섹터 안에서 농부와 소상인이 되는 것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은 남아있지 않았다. 교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농부와 소상인들이 식량을 둘러싸고 보이는 이기주의와 갈등과 분열의 상황들을 보며 느낀 것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뱀파이어들이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교수가 이야기하고 있는 그런 과거의 세계가 있었는지조차 잘 모르고, 인간 중 그나마 오래 살아온 사람들에게 예전의 이야기들을 듣는게 고작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브랜치 양성학교에서 역사 강의를 듣지 않는 인간 젊은이들이라도, 늙은 세대의 회상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어리석음으로 비춰질 뿐이었다. 의미 없는 추억의 포장 같은 느낌에, 한편으로는 그런 어리석은 세상을 고치지 못했다는 일종의 원망까지 더해지는 것. 그것이 섹터에 갇혀 있는 인간들 세상의 분위기였다. 브랜치 양성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인간들의 역사와 철학도 가르치지만, 그 어떤 걸 공부해 보더라도 모든 문제는 인간 자신들에게 있는 것이 학생들의 눈에는 분명했다. 인지심리학, 사회과학, 철학 등 어떤 학문을 보아도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멍청함만 키워오며 갑론을박만 일삼은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제시한 뱀파이어는 구세주와도 같기에,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런 교육들 속에서 점점 깊게 자리잡히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어찌 되었든, 이 강의의 시간 속에서 데스틴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자신의 문제를 곱씹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의 노트에는 한 문장만이 쓰여있을 뿐이었다. '어떻게든 오늘 중으로는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치 표어처럼 빈 공간을 꽉 채우며 쓰여 있는 그 문장은, 계속 데스틴을 더 초조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는 효과가 없었다. 부모님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은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자신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답이 보이지 않는 질문들은 불안과 불확실 속에 꼬리를 물고 그를 괴롭혔다. 그렇게 복잡한 마음 속에 교수의 질문이 끼어 들어왔다. "데스틴 프리드먼 군? 다른데 넋을 놓고 있을 정도로 내 강의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 우리의 여왕께서 뱀파이어의 약점인 태양광선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셨는지를 모두에게 설명해줄 수 있겠나?" 교수의 날이 선 어조에 데스틴은 자세를 똑바로 하고 교수의 질문에 대답했다. "여왕께서는 약점의 극복을 위해 아시아의 한국이라는 나라에 바이오 약품 회사를 세우고 뱀파이어 관련의 연구에 투자하여, 뱀파이어의 유전자적 약점에만 작용할 수 있는 약품의 개발을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그 먼 한국이라는 땅에 그러한 회사를 세웠는지도 알고 있나?""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통합했다고는 하나 아직은 불완전한 통제권에 있는 서구의 뱀파이어 세력들과 물리적 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었고, 둘째로는 그 국가의 정경유착이 어리석다고 판단될 정도로 심하여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간섭이 심하지 않았다는 것, 셋째로 서구권 정치세력들의 감시가 그다지 심하지 않으면서도 타국에 친화적인 금융 환경이 갖춰진 때문입니다.""잘 알고 있군. 훌륭해. 이제 내 수업에도 자네가 아는 지식만큼의 예의를 보여주면 좋겠네.""죄송합니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는 데스틴의 훌륭한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의 뒷편에는 의아함도 숨어있었다. 데스틴 프리드먼은 이제까지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인 학생이 아니었다. 학교 내에서는 섹터장의 양아들이라는 후광을 받는 존재 이상으로 학과의 전 부분에서 우수함을 보이고 있으며, 체육 쪽이나 검술에도 상당히 뛰어난 재능을 보여 완벽하다는 말이 모자랄 정도의 학생이었다. 인간이 우월하다거나 존재로써 인정받아야 한다는 불순한 세력의 생각을 표현하는 불미스런 일도 없고 예의도 바른데다 학생들뿐 아니라 섹터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인기도 많은 학생이다. 동양계 특유의 검은 머리와 서구적인 얼굴이 잘 어우러져 신비스런 이미지까지 갖추었다. 그런 학생이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이란 건 과연 무엇일까. 그러나 교수는 궁금증을 대수롭지 않게 접었다. 데스틴도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위치였다. 진로나 일신에 관한 일일 것이 뻔하다고 넘겨짚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의실 안에는 그 의아함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 있었다.데스틴과 오래도록 함께 해 온 우수한 친구, 니콜라스 헤이든이 그랬다. "정신차려, 임마!" 나무로 만든 롱소드가 휙 자신의 눈앞으로 휙 내려오는 것을 보며 움찔한 데스틴에게, 그 검을 휘두른 니콜라스가 다시 간격을 벌리며 소리쳤다. "대련 중에 뭐하는 짓이야!" 학교 내의 검술대련 시간이라는 걸 깨달으며 데스틴은 자신의 손아귀 속, 중간 길이의 목검을 다시 제대로 움켜쥐었다. 그 목검은 원래 학교에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데스틴 자신이 깎아 만든 것이었다. 학교에서 지급하는 목검은 거의 모두가 롱소드의 길이였고, 간혹 철퇴 같이 타격무기를 흉내낸 것도 있었지만, 그의 손에는 모든 것이 불편했다. "여전히 그 작달만한 것을 가지고 뭘하겠다는 건지. 동양 쪽의 검이 그런게 많다던데. 너 그러다 실제 전장에 나가면 진짜 칼에 단박에 죽는다?""전장? 브랜치가 전장에 나갈 일이 뭐가 있겠어. 그리고 지금은," 데스틴은 검을 잡고 자세를 잡으면서 말했다. "너한테도 지지 않을텐데.""근데 이자식이?" 니콜라스가 미소를 한 번 지어보이더니 갑작스레 돌격을 시도했다. 롱소드의 보법 휘두르기의 자세와 보법이었다. 하지만 데스틴은 그가 휘두르기로 공격해 올 거라고 믿지 않았다. 보법 진행 중에 변화를 주며 자세를 재빠르게 바꾸는 건 데스틴이나 니콜라스나 이미 익숙해져 있던 것들이었다. 그리고, 니콜라스는 역시 자세를 바꾸어 내리치기로 다가왔다. 롱소드가 가진 중량과 데스틴이 가진 짧은 검에는 내리치기가 역시 제격이었던 것이다. 니콜라스는 이대로 들어간다면 자신의 승리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데스틴은 내리치기의 궤도 옆으로 아주 가볍게 움직였다. 마치 깃털이 움직이는 것 같은 움직임 속에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는 느낌이 있었다. 대련 때만이지만, 니콜라스는 데스틴의 이런 분위기가 불쾌했다. "차앗!!!!!" 니콜라스는 내리치기의 칼을 휘두르기로 억지로 바꾸었다. 꽤 힘이 들어가고 어려운 기술인데도 롱소드에는 묵직함이 실려있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마저 데스틴은 쉽게 흐트러뜨려 버렸다. 휘두르기가 들어오기 시작할 즈음 데스틴의 목검은 롱소드의 검신에 붙어 같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들어오는 힘을 그대로 흘려내면서 데스틴의 작은 목검은 롱소드의 검신을 공중으로 높이 날려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니콜라스의 목에 데스틴의 목검 끝이 파고들어와 멈추었다. "말했잖아. 이긴다고." ---------------------------------------------- "젠장. 열심히 생각해뒀던 필살기들이었는데, 그걸 받아내다니. 역시 교내검술대회 3연속 우승자 답네. 도대체 그런 건 어떻게 하는 거야?" 학교 뒤편의 풀이 무성한 언덕. 따뜻한 햇빛이 온몸에 녹아드는 것 같은 시간. 구름이 무심하게 흘러가는 풍경을 보며 니콜라스는 같이 나란히 누워있는 데스틴에게 물었다. 데스틴은 계속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말로는 잘 설명이 안되는 놈이라서. 미안하다.""됐다. 다음에 이겨버리면 그만이야." 장담하듯 말을 꺼내고 나서, 둘은 잠시 풍경을 바라보느라 넋을 놓았다. 그러다 니콜라스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역시 너같이 대단한 놈도 진로가 걱정되는, 그런거냐? 아까 수업시간에 멍때리던 거 말이야.""뭐, 걱정되긴 하는데, 단순하게 그런 일들 때문은 아냐.""무슨 말이야? 단순하다니. 그거보다 더 큰 일이 있어?""더 큰 일이 있지. 예를 들면, 아버지가 된다는 거 같은." 니콜라스는 벌떡 몸을 일으켜 놀란 눈을 데스틴에게 돌렸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버지가 된다니?""말 그대로지 뭐.""애엄마는? 내가 알고 있는 그 미리암이라는 애?""그래." 어쩐지. 한동안 그 미천한 계집이 안보인다 싶더라니. 니콜라스는 멍해지는 눈동자를 데스틴으로부터 돌렸다. 감히 자기 같은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 없는 농부의 딸. 그런 여자애가 친구의 연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는 도저히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친구의 애를 임신하고 있다니. "출산이 언젠데?""다다음주 쯤?""부모님께는 얘기했냐?""오늘 하려고.""제정신이냐? 부모님 얼굴에 먹칠한다는 생각은 안해봤냐?""그 점이 좀 걱정이긴 하다. 졸업하기도 전에 일을 벌렸으니." 미쳤냐. 그런 버러지 같은 여자가 애를 뱄다고 거기에 묶여서 인생을 망치겠다고? 그딴 걸림돌 따위 버리고 나와 함께 왕도에서 더 나은 출세의 미래를 꿈꿔보는건 어때? 애 따위는 지워버리라 그래. 아니면 둘 다 함께 세트로 아무 뱀파이어에게나 바쳐서 죽여버리기라도 하던가. 이런 말들이 니콜라스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오가다 이내 삭혀져 버렸다. 그런 것들이 쉽게 입밖에 나올 정도로 어리숙하지는 않았다. 이제까지 데스틴의 제일 친한 친구 역할을 해온 것도 이런 어두운 감정들을 제법 잘 숨겨온 덕이었다. 그런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싹 지우고, 표정마저 잘 조절하면서 니콜라스는 말했다. "어쨌든, 정말 축하한다. ""고맙다, 친구야." 친구의 축하에 감사하는 한 편으로, 데스틴은 다른 생각에 잠겼다. 온사방에서 울리고 있는 것이 칭송뿐만이 아니란 사실을 데스틴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출생에 관한 소문. 그것이 품은 어두움. 낳은 사람에게서 버림받았다는 그 현실. 그런 걸 자신의 아이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아무리 속도 위반에 누구에게도 허락받지 못한 일이라고 해도, 양부모님에게서 받은 사랑까지 합쳐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미리암과 자신의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의무감이 데스틴의 마음 속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모든 일들이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데스틴은 한숨을 내쉬고, 푸른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들을 비웠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다 잘 할 것이고, 다 잘 될 것이라는. ------------------------------------------------------------------------------ "이게 누구야, 데스틴 군 아닌가! 어디를 가시는가?""미리암의 집에 갑니다.""그래? 이제 좀 있으면 애기아빠로구먼. 축하할 준비를 해야겠어!""감사합니다. 다 아저씨 덕이죠.""뭔 내 덕은 하하하!" 학교를 마치고 미리암의 집으로 향하는 길. 데스틴은 농사를 위해 여기저기 펼쳐진 밭들을 지나쳐 가던 중에 그 동네의 쾌활한 아저씨와 인사를 주고 받는 중이었다. 동네의 다른 사람들이 밭을 돌보다 말고 그 광경에 하나 둘씩 더 모여들어 덕담들을 나누었다. 그들은 나름 자신들의 삶을 살아온 경험들을 건네주었고, 데스틴은 또 그에 맞춰 감사해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데스틴이 잠시 후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참 좋은 젊은이야. 그런데 사람들이 말야, 그런 쓸데없는 말들이나 하고 있고 말이야.""그, 이 섹터에서 태어나지 않고 밖에서 온 불길한 아이라는 말 말이에요?""그래.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해댄 건지 원.""뭐 사람 일이야 모르는 법이니까요.""실없는 소리 하지 마! 그럴 일이 있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데스틴이 떠나자 수군덕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 안에는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미리암의 부모를 시샘하는 생각들도 깔려있었다. 결혼은 싫든 좋든, 집안과 집안이 만난다는 의미도 깔려있는 것. 일개 농부이던 사람들이 뱀파이어들로부터도 신뢰를 얻는 섹터장의 집안과 결혼으로 연결된다는 것은, 어쨌든 팔자가 피었다는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데스틴이 미리암과의 결혼을 약속하고 그녀의 집에 자주 들르는 것과는 딴판으로 아버지인 로이드 프리드먼은 데스틴이 이러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른다는 데 대해서. 그런 저런 마음들이 한데 뒤엉켜 데스틴에 관한 뒷이야기들은 계속되었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반신반의의 분위기만 이어졌고, 흐지부지해지는 분위기만 남긴 채 동네의 사람들은 다시 밭으로 흩어졌다. 미리암의 집에 들어선 데스틴은 마침 집에서 나가려던 그녀의 아버지 이브라힘과 마주쳤다. "왔는가.""안녕하십니까. 미리암을 보러 왔습니다.""안쪽에 잠깐 누워 있다네. 난 다시 나가봐야 하네." "예. 장인어른.""그렇게 부르지 말게.""죄송합니다." 이브라힘은 그렇게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데스틴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브라힘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 애쓰면서 방으로 들어섰다. 크게 부른 배를 감싸고 누워있는 미리암과 그녀를 돌보는 그녀의 어머니 쟈스민이 데스틴을 반갑게 맞이했다. 쟈스민이 눈치껏 방을 나가주자, 데스틴은 미리암의 곁에 앉았다. "오셨어요, 여보.""장인어른 심정을 이제야 알겠네. 그렇게 부르지 마. 너무 낯설다.""뭐 어차피 계속 그렇게 부를텐데. 흐흣~" 미리암은 장난기를 더해 뱃속의 아기에게 '그지 아기야~' 하고 다정스레 불렀다. 그리고는 조금 어두운 표정이 되어서 말했다. "아버지가 아직도 잘 대해 주지 않으셔?""음. 아직도 용서가 안 되시는 거겠지. 내가 학교 졸업 때문에 결혼식을 늦춘다고 하는 것도 핑계처럼 느끼고 계실테니.""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시간이 가면 나아지려나." 데스틴은 미리암의 배에 뺨을 가져다 대자 마치 데스틴에게 대답이라도 해주듯 발로 차는 진동이 느껴졌다. 데스틴과 미리암은 서로를 놀랍다는 눈으로 쳐다보며 웃었다. 그러나 경이로움과 웃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나눠야만 할 무거운 이야기가 버티고 있었기에. "오늘 말씀드리려고 해. 우리 상황이랑,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뭐라고 하실까.""나도......조금 두렵네." 데스틴은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버지 로이드를. 아버지는 자신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학교의 다른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식이 그렇게 선택받은 존재라는 사실에 대해서 자랑스러워 하고 기대가 큰 모습을 보였지만, 로이드는 전혀 그런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다. 데스틴으로서는 이 섹터를 책임지는 자리에 뱀파이어가 아닌 인간으로서 유일하게 인정받기까지의 고초와 리더쉽들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데스틴은 아버지에 비하면 아직 어린 청년이었고, 아버지가 신경써주는 감정이 있었다면 하는 바램을 버리기가 힘든 시기였다. 그런 아버지에게, 그것도 분노를 불러일으킬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귀고 있던 여자를 임신시키고, 졸업하자마자 가족을 만들고 터를 잡겠다는 얘기를. "다, 괜찮을 거야.""........." 미리암의 따스한 말에도 데스틴의 걱정은 다 가시지는 않았다. 그런 기미를 눈치챘는지, 미리암은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아버지도 시간이 가면 좀 더 나아지실거야. 그리고 우린 그런 모든 시선과 입방아들을 이겨내면서 같이 살겠다고 결심했고, 아이를 만들었지. 불안해하지 말자구.""그래. 그러기로 했지. 힘내야지." 데스틴은 다시 미리암의 배에 뺨을 갖다대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들아~너희 엄마가 아니면 아빠는 어떤 바보가 됐을지 상상도 안간다아아~""아들인지는 어떻게 알고?""아들이어야만 해! 그것도 나처럼 멋지고 잘난!""어이구. 웃기시네? 아빠 닮은 바보아들 나오면 안 되니까 딸이 나와야지~흐흐흣~""에에에에~" --------------------------------------------------------------- 쟈스민에게 인사를 하고 데스틴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이브라힘은 천천히 집으로 들어왔다. 쟈스민은 그런 이브라힘을 보면서 무거운 맘으로 말을 걸었다. "이제 들어오셨수.""그래. 미리암은?""아직 누워있죠. 그애가 어딜 나가겠어요.""그래." 이브라힘은 미리암의 방문을 두드렸고, 곧 방으로 들어갔다. 이브라힘의 눈에, 십자가가 달린 벽 아래로 누워있는 미리암의 산처럼 부른 배가 보이자, 이브라힘은 한숨을 내쉬었다. "몸은 좀 어떠니.""괜찮아요. 별일 없으시죠?""그래, 별일이라.......별일은 없지." 심장을 쥐어뜯는 듯한 ‘별일’은 많고 많았지만, 차마 배가 잔뜩 부른 딸에게 풀어놓을 수는 없기에, 이브라힘은 지친 발걸음을 돌렸다. 고된 농사일로도 전혀 덜어지지 않은 고뇌였다. 그 때 미리암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아버지.""왜 그러냐.""이제 그만, 데스틴을 사위로 봐주실 수 없으세요? 이제 좀 있으면 정식으로 결혼도 할 건데....." 팽팽해져 있던 신경을 확 긁어버리는 말에 이브라힘은 돌아서면서 말했다. "그런걸 바라지 마라. 적어도 지금은.""아버지.....""뱀파이어들과 어울리는 부정한 집안이다. 신이 용서하지 않으실 거야.""하지만 아버지.....""아버지가 어렸을 때만 해도 뱀파이어 따위들은 햇빛에 사라져 주는게 나았을 존재들이야. 아니, 있는지조차 모를 괴물들이었지. 그놈들 자체가 악마라는 거다. 오 하느님이시여. 제 딸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아버지!" 미리암의 화가 난 목소리가 방을 울리자 이브라힘은 움찔했다. "아버지가 어렸을 적 따윈 이제 없어요. 인간이 세상을 지배했던 때는 이제 없다구요.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현실을 봐야죠!""현실? 그래.......지금의 이 고통스러움이 현실이라면, 아버지는 견딜 힘이 없구나. 하지만 하나님 아버지가 있으니......""그 하나님 아버지가 지금의 현실을 만들고 아버지를 괴롭히고 있다구요!""그런 불경한 소리일랑 꺼내지도 마라!" 이브라힘의 얼굴이 분노로 가득차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런 악마들을 인간들에게 주실 리가 없어! 인간들은 그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들이었단다! 우린 그저 악마들이 던져주는 시험을 받고 있는 것뿐이야. 그런 불경한 무리들과 내 딸이 맺어지는 것이 이 아버지는 괴롭다! 할 수만 있다면......." 이브라힘은 말을 잠시 끊었다. 지금 뱉으려는 말은 신을 믿는 자로서 해서는 안되는 말이지만, 그런 입장보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토해내는 게 지금은 오히려 그에겐 더 급한 일이었다. "그 아이도 마치 없었던 일처럼 떼어버리고 싶다!" 끝내 미리암의 얼굴 위로 굵은 눈물이 흘렀다. 그 얼굴을 보자 이브라힘은 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피곤하다.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꾸나. 그만 쉬어라."“아버지.” 눈물을 닦아내고난 미리암의 얼굴은 완전히 냉랭해져 있었다. “지금 했던 모든 그 말들, 데스틴 앞에선 절대 하지 마세요. 아시죠. 그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이브라힘도 물론 알고 있었다. 인간이 조금이라도 뱀파이어에게 반항할 것 같은 기미가 보이면 그에 대한 뒤처리를 해야 하는 입장의 사람. 그것이 이 61번 섹터의 섹터장 로이드가 가지고 있는 권한이었다. 아무리 그가 많이 봐주는 사람이라고 해도, 가족이 될 사람이 이런 꼴이면 여러모로 불편해질 것은 뻔한 터. 이브라힘은 고개를 힘없이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 이브라힘은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괴로운 처지는 누구도 돌아봐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악마들의 소굴에서 자신의 가족은 그저 평범하게 생을 마치기를 간절하게 원했었다. 하지만 악마들은 끝내 다가와 자신들을 휘젓고 있는 것이었다. 이 고통을, 이 분노를 혼자 삭혀야 한다는 것은 그에게는 산 채로 불 속에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이브라힘은 침대에서 내려와 벽에 달린 십자가를 향해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신이시여. 어서 이 환란이, 고난이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천국의 문에 들 때에, 저 사악한 무리들이 모두 당신의 끔찍한 징벌을 당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나이다. 이것이 제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하소서. 제게 망각을 주소서. 제가 할 일을 주소서.’ 늦은 밤, 섹터장의 관사. 데스틴은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처리하는 일들을 돕기 위해 몇 개의 서류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간단한 일들은 데스틴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었고, 아버지가 그것을 허락했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후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섹터의 말단이 되어 조그만 집에서 행정 일을 하면서 미리암과 살겠다는 계획까지 오게 될 줄은 모르고 시작한 일이었다. 데스틴은 서류에 몇 개의 의견을 첨부해서 들고 아버지의 집무실로 향했다. 관사의 바깥쪽 모퉁이에 자리한 집무실에서 아버지 로이드는 항상 늦게까지 일들을 보고 있었고, 지금도 다른 것은 없었다. 데스틴이 들어갔을 때, 책상과 소파, 서류정리를 위한 책꽃이, 창문에 걸린 긴 커튼 정도로 간소하게 꾸며진 집무실 안에서 로이드는 이것저것 높이 쌓여 있는 서류들을 하나씩 계속 들여다 보다가 데스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검토가 끝났느냐.""예. 몇 가지 의견을 첨부했습니다. 동쪽 구역의 상인들과 농민들의 분쟁의 핵심에 대한 내용들입니다.""그래. 알겠다. 거기 놔두거라." 로이드는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서류의 산은 아무리 처리해도 줄어들지를 않고 있었지만, 로이드는 근면하게 그것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고 있었다. 섹터장으로서의 섹터를 돌보는 기본 업무들, 황도 브리디아로부터 전달되어 온 공문들. 과거 같으면야 인터넷과 컴퓨터로 모든 업무를 해결하려 하겠지만, 여황 카르밀라의 명으로 그러한 전자기기들부터 시작해서 모든 상공업을 비롯한 인간들의 시스템은 폐기처분되고 필수적인 몇 개만 황도 브리디아 부근에 집중되어 있는 세상이었다. 세상의 모습은 반 이상이 중세 시절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었고, 처리 방식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집무실의 조명만 해도 전기장치 같은 건 거의 없고 여러 개의 촛불들만이 자기 자리에서 일렁이고 있는 정도였다. 여전히 결재서류들에 코를 박다시피 하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데스틴은 방을 나가지 않았다. 로이드는 데스틴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눈치였고, 데스틴은 공연히 헛기침을 해댔다. “왜 나가지 않고 있느냐?”“저......” 데스틴은 머뭇거렸다. 브랜치 양성학교의 멋지고 잘난 도련님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으로 어색해하고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데스틴의 입에서 그동안의 일들이, 그리고 앞으로 하려고 하는 일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말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초조함과 긴장에 사로잡혀 있다는 걸 알아볼 정도였다. 하지만 로이드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몸을 의자에 묻듯 눕힌 채 데스틴의 말을 찬찬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데스틴은 그런 아버지의 반응에 더 두려움을 느꼈다. 이윽고 모든 말이 끝났고, 미리암과 결혼하겠다는 마지막 선언이 끝난 뒤, 어색한 침묵이 촛불들 사이에서 무겁게 흔들리고 있었다. 로이드는 천천히 일어나서는 책상의 서랍에서 뭔가를 꺼냈다. 서너 장의 종이들이었다. 그것을 들고 와서 로이드는 데스틴에게 소파에 안기를 권했다. “읽어보거라.” 로이드의 권유에 데스틴은 종이들을 펼쳐보았다. 곱게 써진 필체는 로이드 그 자신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종이에 적혀 있는 것은 데스틴의 결혼과 뒷바라지에 관한 모든 항목들이었다. 메모처럼 써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소항목으로 들어가 필요한 것들과 준비해야 할 것들의 명목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데스틴은 휘둥그래진 눈으로 로이드를 바라보며 뭔가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로이드였다. “애비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더냐.”“.......죄......죄송합니다.”“나는 네 애비가 아니더냐. 어떻게 이리 중요한 일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소식을 듣게 하느냐. 왜 이제야 이런 중요한 일을 나에게 얘기하느냐.”“드릴 말이 없습니다.” 데스틴은 로이드를 마주볼 수가 없어 고개를 숙였다. 로이드는 마주보던 자리에서 일어나 데스틴의 옆으로 와서 데스틴을 내려다 보았고, 데스틴은 더더욱 움츠러들었다. 폭력은 절대 쓰지 않았지만, 위엄만은 언제나 굳건하고 무서운 아버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 대, 아니 수십 대를 맞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 데스틴의 어깨로, 로이드의 따스한 손이 다가와 내려앉았다. “축하한다.” 데스틴이 놀라서 로이드를 올려다보자, 거기에는 감격스런 미소를 한가득 품은 로이드의 얼굴이 있었다. “뭔가, 더 많이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이것밖엔 내가 재주가 없더구나.”“아....아버지....”“다 괜찮다. 다 잘 될 거야.” 데스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려는 순간, 어머니 레이첼의 모습도 보였다. 그녀는 차를 준비해서 쟁반에 받쳐들고 집무실의 앞에서 이 모든 순간을 인자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네 어머니도 다 알고 있단다.”“당신, 정말 멋없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리 무겁지 않은 한숨을 내쉬면서 레이첼은 쟁반을 내려놓고 데스틴의 옆에 앉았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아. 엄마는 다 괜찮단다. 이제라도 말해주었으니 너무 기쁘고 고맙구나.”“어머니......” 데스틴은 끝내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 따위는 이미 녹아내려버렸고, 뿌듯함과 따스함만이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이 분들은,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진짜 부모님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동안 들려온 뒷소문들과 시선들 따위는 이제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로이드는 헛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끝까지 멋없게 굴어서 미안하지만, 차는 쉬기도 할 겸 거실에서 마시고 싶으니 그 쪽에 먼저 가있지 않겠소? 나는 보던 것만 마저 보고 나가리다.” 으이그, 하는 듯한 레이첼의 표정을 바라보며 데스틴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자신이 직접 쟁반을 들었다. 데스틴의 어깨를 레이첼이 감싸며 둘이 함께 집무실을 빠져나가자, 로이드는 그 자리에 서있던 채로 잠시 짧은 한숨을 지었다. 인기척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로이드는 아직 열려 있는 집무실의 문을 닫았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창문에 걸린 긴 커튼 뒤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목까지 드리운 은발과, 붉은 망토를 걸친 남자였다. “많이 컸군요.”“그렇습니다.”“노고가 많으셨군요. 전달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지금 모습을 보셨더라면.......그 분도 틀림없이 좋아하셨을 겁니다.”“감사합니다.” 로이드는 은발의 남자를 잠시 쳐다보다가, 말을 꺼냈다. “이제, 조금 안심하실 때도 되신 것이 아니온지......”“아시다시피......” 은발의 남자는 창문 쪽으로 다가가서, 로이드에게 등을 돌린 채 말했다. “뱀파이어들에게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라도 단지 티끌처럼 느껴질 뿐이지요.” 그 말로 인해 로이드는 깨달았다. 이 남자는 데스틴이 죽기 전까지는 전혀 감시의 눈을 떼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이 결혼은 데스틴에게는 ‘다른 의미로’ 진정한 축복이라는 것을. “차의 향기가 좋더군요. 식기 전에 드시지요.” 은발의 남자는 그 말만을 남기고 창문 밖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로이드는 창문을 닫으려 다가갔다. 창밖의 어둠은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고, 촛불을 쓸 수 있는 섹터 내의 주거지들에는 모두 어슴푸레한 빛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안개에 싸여 있는 듯한 느낌. 달갑지 않은 기분이 속에서 일고 있었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채로 로이드는 창문을 닫아걸고, 커튼을 당겨 창밖의 풍경을 가렸다. 마치 영원히 밝아지지 않으려는 어둠의 침입을 막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꼼꼼하고 단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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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분안으로 다 해야된다고 하네요. http://www.16personalities.com/ko 저의 성격유형 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무언가 다른 삶 말이지요. 매일 같은 곳을 가고, 같은 사람을 만나고, 매번 같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 흥미로운 도전을 원했습니다.”해리슨 포드냉철한 이성주의적 성향과 왕성한 호기심을 가진 ISTP형 사람은 직접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면서 주변 세상을 탐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엇을 만드는 데 타고난 재능을 가진 이들은 하나가 완성되면 또 다른 과제로 옮겨 다니는 등 실생활에 유용하면서도 자질구레한 것들을 취미 삼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러면서 새로운 기술을 하나하나 터득해 나갑니다. 종종 기술자나 엔지니어이기도 한 이들에게 있어 손발을 걷어붙이고 작업에 뛰어들어 직접 분해하고 조립할 때보다 세상에 즐거운 일이 또 없을 것입니다. 매번 전보다 조금씩 향상되는 모습으로 말입니다.ISTP형 사람은 창조와 문제 해결을 위한 이해, 그리고 실행 착오와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탐색합니다. 다른 이들이 그들의 과제에 흥미를 보이는 것을 좋아하며, 간혹 다른 이들로 하여금 작업 중인 과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단, 그들만의 원리원칙이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 한해서 말입니다. 사람들은 ISTP형 사람이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베푸는 호의에 열린 마음으로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타인을 잘 도우며 그들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는 이들은 특히나 그들이 아끼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이러한 성향의 이들이 인구의 고작 5%만이 차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더욱이 여성의 경우는 더욱 흔치 않은데, 대개 이 성향의 여성은 사회가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에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어릴 적 말괄량이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기꺼이 다름을 지향하다기술자적인 성향을 내포하고 있는 이들이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꽤 복잡한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사생활을 중요시 여기며, 침착하면서도 금세 즉흥적인 성향으로 돌변하기도 하며, 호기심이 많으면서도 정규 교육을 받는 데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 주변 가까운 친구나 아끼는 사람들조차 이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ISTP형 사람은 한동안 꾸준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충동의 에너지를 서서히 쌓아두고 있다가 어느 순간 예고 없이 터뜨리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이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관심사를 돌리기도 합니다.이렇듯 휘몰아치는 변화가 한 번씩 있을 때조차 이들은 먼 미래 계획을 위한 재정비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닌 새로 찾은 관심사가 실행 가능할는지 그 여부에만 온통 촉각을 곤두세웁니다.실질적으로 현실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리면서도 마음 한가운데에는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이를 대접하라'와 같은 공정함이라는 사고방식이 깊이 박혀있는데, 이는 이들만의 성격적 고유 특성을 잘 설명해 줍니다. 남이 먼저 발을 밟기 전 발부터 먼저 빼고 보는 이들은 너무 지나치리만치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을 싫어하며, 그 때문에 종종 필요 이상으로 멀리 가기도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자신이 받은 만큼 똑같이 되돌려주는 것이 공정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ISTP형 사람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천성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많은 이들의 성격으로 하여금 다른 이들 역시 그들과 같을 것이라는 착각하에 행동이 먼저 앞선다는 점입니다. 신중치 못한 농담을 먼저 꺼내는 이들을 보면 영락없이 이 유형의 사람입니다. 또한, 타인의 일에 지나치리만치 간섭하여 여기저기 시끄럽게 휘둘리다가 다른 흥미로운 관심거리가 생기면 재빨리 계획을 변경하기도 합니다.남과 다름의 즐거움ISTP형 사람은 다른 성격 유형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수용 가능한 질서나 행위와 같은 비교적 확고하게 구분된 그들 나름의 선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가벼운 농담 따위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그들 역시 그러한 농담을 던지지 않음은 물론이고 말입니다. 소란스러운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이는 같이 어울리는 부류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감정이 많이 상해 있는 상태에서 선을 넘어가는 경우 이는 훗날 뒷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특히나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데 있어 애를 먹는 이들은 그 이유를 자신의 감정이나 동기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이들의 천성과 공정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간관계 형성 시 타인을 향한 정서적 공감이 아닌 행동으로 탐색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 간혹 원치 않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사람들 간의 보이지 않는 선이나 규칙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은 인간관계 시 자유롭게 그 경계를 넘나들다가 때로 필요하면 선을 넘어 다른 색으로 물들이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창의적이며 유머를 겸비한 동시에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ISTP형 사람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 이들의 예측 불허한성격이나 스타일을 이해하는 좋은 사람들과 합쳐져 일하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이들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나 몇 년이고 이것저것 유용한 장난감 거리를 만드는 재미에 흠뻑 빠져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인의 우러름을 받으면서 말입니다.ISTP형에 속하는 유명인클린트 이스트우드 밀라 요보비치 프랭크 자파 재커리 테일러 톰 크루즈 '번 노티스'에 나오는 '마이클 웨스턴''24'에 나오는 '잭 바우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나오는 '인디아나 존스' 다이하드 시리즈에 나오는 '존 맥클레인''맥가이버'에 나오는 '앵거스 맥가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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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터] 사슴사냥꾼 - 부탄
사슴사냥꾼 ----------------부탄의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운동은 개인과 가족, 지역공동체, 국가의 평화와 조화를 궁극의 목표로 삼는다. 자신과사이좋은 시민, 서로 사이좋은 가족은 평화의 토대이다. 평화로운 국가는 성공한 국가이고 행복한 국가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다. 수녀가 추구하는 평화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부탄의 한 속담은 이것을 잘 말해준다.“한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은 백 마리의 말로도 나를 수 없을 만큼 무겁다.”실제의 삶이 그렇듯이 설화도 우리가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을 많이 품고 있다.그것이 사랑이나 감사하는 마음, 성실함, 충실함, 진실함이든 종종 그들은 우리가 닮을 가치가 있는 것들을 보여준다.평화는 신의 선물이다. 또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주는 인간의 선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평화를 잃었을 때 비로소 그것의 가치를 깨닫는다. 평화는 우리 영혼의 절대적 외침으로서 우리를 인간 종으로 특징짓는 가치이다. 모든 문화와나라에서, 세계 남단에서 북단까지 그리고 이 바다 끝에서 저 바다 끝까지 모든 곳에서 평화는 우리의 삶과 생존의 근본 조건이다. 이것이 우리와 우리 자식, 산 이는 물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를 위해 평화의 가망을 만들고 키워갈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__<설화> 사슴 사냥꾼부다와 그녀의 어린 손자 상게이는 난로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상게이가 부다에게 물었다. “할머니, 할머니,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거예요?”상게이는 할머니가 함께 있을 때마다 들려주곤 하는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다.할머니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쉬! 저녁밥이나 먹고 하자.”그리고 손자와 함께가족 제단으로 가서 버터 램프와 향에 불을 붙이고는 진문을 읊고 나서 아미타불앞에 엎드렸다. 상게이는 성냥갑을 가져다 드리고 내내 할머니 곁을 지켰다.참배가 끝나자 저녁식사가 차려졌다. 상게이 가족은 기장 가루로 만든 신선한빵과 호박과 칠리로 만든 카레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상게이의 두 누이동생은 곧평화는 신의 선물 잠이 들었다. 흐릿한 석유램프 불빛으로 겨우 밝혀진 방에는 그 아이들을 깨어 있게 할 만큼 흥미 있는 것은 없었다. 상게이의 아버지는 새로운 자동차도로를 만드는 일을 하러 서쪽 지방에 갔기 때문에 집에 없었다. 아버지가 어디서 일을 하고있는지는 몰랐지만 상게이는 항상 아버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 할머니 이야기에 빠져서 아버지는 잊고 잠들 것이다. 할머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옛날, 옛날에 먼 산 속에 동굴 하나가 있었는데, 간혹 자기가 지은 시를 소리 내어 읊기는 했지만 언제나 말없이 앉아 있었던 외로운 한 남자가 그 속에서 살았단다. 거기에서는 끊임없이 노래하는 새들과 어슬렁거리는 야생동물들밖에 볼 수없었지. 그 남자는 밀라 라에파라고 하는 수사였는데 동정심이 아주 많았어.그 산 너머에 싱싱한 풀들로 가득 찬 아름다운 초원에서는 네 마리 사슴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단다. 산에서 시작한 맑은 시냇물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초원이었어. 사슴 부부에게는 귀엽고 작은 딸과 키 큰 아들이 있었지. 아들 사슴은 다리가 가늘고 길었지만 아주 튼튼하고 억셌고, 그의 가지 뿔은 그 어떤 사슴의 것보다 훌륭했어. 딸은 예쁘고 귀여웠으며 생기에 넘쳤단다.초원은 사슴 가족의 집이었지. 산비탈을 따라 펼쳐진 초원은 울창한 푸른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서 여름에 풀을 뜯어 먹게 하기 위해 소들을 몰고 오는 몇몇 사람 말고는 사람을 구경할 수 없었어. 비가 올 때면 사슴 가족은 큰 나무 아래 모여 비를 피하며 되새김질을 했고, 맑은 날에는 넓은 초원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 먹었지. 숲에 얼마든지 있는 과일로 배를 채운 새들은 만족해 목청껏 노래하고, 귀여운 딸 사슴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새들의 노래에 맞춰 춤추려고 애썼단다.아빠 엄마 사슴에게 그곳은 천국이었어. 두 아이는 건강하고 활기찼으며 풀과물이 풍부한 데다가 때맞춰 내리는 비 덕분에 풀은 푸르고 싱싱했지. 세상에 그곳보다 살기 좋은 데는 없을 것 같았어. 초원은 그들의 소중한 보금자리였단다.상게이가 물었다. “밤에는 어디서 자요, 할머니?”할머니 부다가 말했다. “글쎄,사슴들은 우리처럼 잠잘 침대가 필요하지는 않아. 그냥 나무 아래 앉아서 밤새 되새김질을 해. 배가 고프면 풀을 뜯어 먹고 자고 싶으면 언제나 자.”상게이가 소리지르듯말했다.“ 우와! 나도사슴이라면좋겠다. 내맘대로놀고싶으면놀고자고싶으면 잘 수 있을 텐데.”할머니는 이야기를 계속했다.그런데 아빠 사슴이 보기에는 엄마 사슴한테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았어. 아빠사슴은‘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지. 문제는 이런 거였어. 어느 날 밤 엄마 사슴이 꿈을 꾸는데, 독화살이 가득 든 화살통을 왼쪽 어깨에 메고 오른손에 큰 활을 든 사냥꾼 젬 도르예(부탄의 설화들에 나오는 전설적인 사냥꾼)가 사냥개들을 이끌고 나타난 거야. 사냥꾼은 아빠 사슴을 겨냥해 활시위를당겼고 사냥개들은 맹렬히 달려가 아빠 사슴의 뒷다리를 물어 쓰러뜨렸어. 할퀴고 물어뜯긴 아빠 사슴의 큰 몸에서는 피가 솟아나왔고, 사냥꾼은 칼로 아빠 사슴의 배를 가르고 네 다리를 잘랐어. 그때 엄마 사슴은 꿈에서 깨어난 거야. 꿈이긴했지만, 엄마 사슴은 자신들의 평화로운 삶이 곧 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않을 수가 없었단다.엄마 사슴은‘그건 꿈일 뿐이야’하고 몇 번이고 자신에게 말했지만 계속 생각이 나서 괴로웠어. 잠도 제대로 못자고 풀도 뜯어 먹을 수 없었단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 사슴이 엄마 사슴에게 물었어. “나의 사랑,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 괴로워하오? 무엇이 잘못되었나요?”사실대로 말하면 남편도 걱정할 것이라고 생각한엄마 사슴은“아무것도 아니에요. 잘못된 건 없어요”라고 대답했단다.아빠 사슴이 다시 물었어. “그러면 어째서 당신은 그리 슬퍼 보이오? 망설이지말고 내게 얘기하오.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게요!”할 수 없이 엄마 사슴은“당신이정 그러신다면”하고 자신의 꿈에 대해서 남편에게 말해주었단다. 그러자 아빠 사슴은 화를 내기는커녕 그건 단지 악몽일 뿐이므로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아내를 위로해주었어. “당신은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너무 지나쳐요. 그래서 그런악몽을 꾸는 게요. 나를 봐요! 나는 걱정하지 않으니까 나쁜 꿈도 꾸지 않잖아요.”하지만 엄마 사슴은 어쩐지 걱정을 억누를 수 없어서 남편에게 말했단다. “아무래도 다른 초원으로 이사할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아빠 사슴은 말했지.“터무니없는 생각이오.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어떻게 떠날 수가 있겠소?어디서 이만큼 좋은 집을 찾을 수 있겠소?”엄마 사슴은 더 이상 남편을 조를 수가 없었고, 사슴 가족은 계속 그곳에 살았지. 사슴 부부는 어린 딸이 놀다가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지켜보곤 했어. 딸이 지쳐서 따뜻한 햇살 아래 잠들면 오빠 사슴까지 나서서 지켰단다. 오빠 사슴은 다자랐기 때문에 장난꾸러기만은 아니었어. 메마른 긴 겨울을 나려면 부지런히 풀을 뜯어 먹어서 몸집을 불리고 더 튼튼해져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 하지만 누이동생은 그걸 알기엔 너무 어렸단다. 아직 엄마 젖을 먹고 살았으니까 말이야.그래도 이따금 엄마 사슴은 다른 초원으로 이사를 가자고 남편을 설득하려고 애썼어. 자신은 더 이상 이 집에서는 편안하다거나 안전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지. 그러나 아빠 사슴은 번번이 귀담아 듣지 않았단다.손자 상게이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할머니, 얘기가 너무 지루해요.”할머니는 “아니야, 이제부터 재밌을 거야”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화창한 어느 날 사슴 가족은 식사를 하기 위해 숲 속 잠자리에서 나왔어. 얼마뒤 멀리 뛰어가던 딸 사슴이 갑자기 뒤돌아서 달려왔단다. 그런데 이번엔 장난으로 달리는 게 아니었어. 도와달라고 외치며 죽을힘을 다해 달려오는 거였단다. 검은 사냥개 두 마리에 쫓기고 있었던 거야.가족들은 함께 도망하기 위해 어서 딸 사슴이 가까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며바라볼 수밖에 없었지. 딸 사슴이 곧 사냥개들에게 잡힐 거라고 생각한 엄마 사슴은 용감하게 사냥개들과 맞섰단다. 불행하게도 딸 사슴은 덤불에 발이 걸려 넘어졌고 사냥개 한 마리에게 다리를 물려 고통의 비명을 질렀지. 훈련을 받은 개들은 딸 사슴을 죽이지는 않고 도망가지 못하게 지키며 제 주인을 기다렸어. 마침내 아빠 사슴이 거대한 뿔을 쳐들고 개들에게 덤벼들어 딸을 구해냈단다.이런 일을 처음 당한 아들 사슴은 깜짝 놀라서 어쩔 줄을 몰라 했어. 하지만 곧 본능적으로 숲을 향해 달아났어. 엄마 사슴은 딸이 개들에게서 풀려나자마자 딸을 데리고 역시 숲으로 달아났지만, 아빠 사슴은 반대편으로 달아났단다. 사냥개들은 아빠 사슴을 쫓아 달렸지. 아빠 사슴은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반대쪽으로 내려갔어. 뒤쫓는 사냥개들의 짖는 소리를 들으며 힘을 다해 달렸단다.아빠 사슴은 아주 지쳤고 아프기 시작한 다리의 힘도 빠졌단다. 숨으려고 해봤지만 좋은 곳을 찾을 수가 없었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사냥꾼 젬 도르예가 오른손에는 화살을 왼손에는 활을 들고 아빠 사슴을 뒤쫓고 있었어. 사냥꾼은 앞을잘 살펴보기 위해 높은 언덕 의 꼭대기로 올라갔단다. 가엾은 아빠 사슴은 달리고 뒹굴고 고꾸라지면서 언덕들을 넘고 또 넘었어. 다리가 지쳐 곧 주저앉을 것 같았지. 벌어진 입에서는 혀가 튀어나오고 침이 흘러내렸고 눈이 감겨서 거의 볼 수가 없었어. 마침내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단다.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었지만, 틀림없이 사냥꾼은 자신을 죽인 다음에 가족들을 뒤쫓을 것이라고 생각한 아빠 사슴은 기를 쓰고 일어나 달렸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어. 결국 다시 쓰러졌단다. 그때 서서히 감기는 아빠 사슴의 눈에 다가오는 하얀 유령이 들어왔어.아빠 사슴은 소리치고 싶었단다. “위대한 사냥꾼 젬 도르예여, 내 목숨이 여기있소. 나는 데려가되 부디 내 가족은 내버려두기 바라오.”그러나 자신도 들을 수없을 만큼 아빠 사슴의 목소리는 약했어.유령은 곁에 앉아서 부드러운 손길로 땀에 흠뻑 젖은 아빠 사슴의 몸을 어루만졌단다. 그러자 아빠 사슴은 피로가 차츰 사라지고마음이평안해지는것을느끼며다시혼잣말을했어.“ 나를해치지않으니 이 사람은 누구인가? 자기 개들이 와서 내 살을 뜯어 먹게 하여 화살 하나라도아끼려는 것인가?”그때 사냥개들이 왔어. 아빠 사슴은 두 눈을 꼭 감고 엄마 사슴이 말했듯이 개들이 자기 몸을 찢어서 피가 허공에 튀어오르게 할 거라고 생각하며 기다렸지. 그런데 역시 지친 사냥개들이 아빠 사슴을 보고 달려들다가 어떤 사람의 신호에 멈췄단다. 게다가 사냥개들은 아빠 사슴을 앞에 뉘여 놓고 어루만지는 하얀 유령 옆에 얌전히 엎드려 있었어. 그때 사냥꾼 젬 도르예가 나타났어.그는 자신의 개들이 웬 초라한 남자 옆에 조용히 엎드려 있고 함께 있는 사슴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자 화가 치밀었지. 하얀 유령은 바로 밀라 라에파수사였단다. 분노한 사냥꾼은 수사가 마술로 자신의 사냥개들을 쓸모없게 만들었다고 대들었어. 그는“이 거지 같은 자야! 내 개들에게 어떤 마술을 부렸느냐? 너는 수고라고는 하지 않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게으름뱅이다. 이제 네가 나의일을 다 망쳐놓았으니 나는 사슴 대신 너를 쏘아 죽이겠다”라고 소리치면서 활과화살을 치켜들었단다.그때 밀라라에파수사가 오른손을 들고 말했어.“ 젬도르예, 나를쏠시간은얼마든지 있으니 먼저 내 말을 들어보게.”그러자 사냥꾼이 놀라서 물었어. “나는네가 누군지 모르는데 너는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느냐?”수사가 대답했지. “당신같은 사람을 누가 모르겠는가? 이 사슴도 당신이 누군지 안다. 당신을 만나면 자기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도 이 사슴은 알고 있다. 그러니 친구여 내 말을 들어보게나. 당신은 사람이지만 이 동물보다도 정이 깊지 못하다. 이 사슴은 당신이 자기 가족을 죽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 멀리까지 달려왔다. 다른 존재의 고통을모른다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젬 도르예가 말했어. “물론 나는 사냥꾼으로 태어났다.”그러자 수사가“그것이바로 문제이오.”라고 얘기했고, 사냥꾼은 화가 나서“오늘의 문제는 내가 미틴놈처럼 말하는 너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소리쳤단다. 수사가 말했어.“그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요. 고통을 받고 있는 자는이 사슴과 그의 가족이지 당신이 아니오.”젬 도르예는“나는 사냥꾼이다. 내가어떻게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라고 묻고 나서 잠간 생각하고 말했어. “이곳에는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걸 보니 너는 분명 춥고 배고플 것이다. 하지만 내가 너의 배고픔을 느낄 수는 없다!”밀라 라에파 수사는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단다. “나는 추운 곳에살지만 춥지도 아프지도 않소. 우리 인간이 아픈 것은 남을 해치고도 깨닫지 못할때요. 또 배고픈 것은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이오.”마음이 더 급해진 사냥꾼이 재빨리 말했어. “나는 아직도 네가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겠다.”수사가 말해주었어. “내 말을 제대로 들으려고 당신의 마음을 열어놓지 않는 한 내말을 이해하지 못할 게요. 내가 지금까지 한 말들은 당신의 마음에 들어가지 못한것이오.”사냥꾼은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 앉아서 말했단다. “나는듣고 있소.”수사는 말했어. “좋아요. 우리는 전생에 매우 좋은 일, 그러니까 다른존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오. 태어난 이상 우리는 이 세상에서의 삶이 언제 끝날지 결코 알 수 없소. 그래서 이 짧은 삶을 남을 해치는 게 아니라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만 하오. 우리는 우리 몸이 바늘에 조금이라도 찔리면 아픔을 느끼지만 다른 존재를 쏘아 죽이고도 그들의 고통은 생각하지 못하오.우리는 다른 존재를 죽여서 그 살을 먹지요. 그러면 이것이 과연 좋은삶인가요?”사냥꾼은 지금까지 자신이 옳았는지 아니면 잘못했는지 알고 싶어 물었단다.“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오? 사냥은 내 가족을 부양하는 수단이요.”수사는대답했어. “다른 존재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좋은 삶이 아니오. 이승에서의 삶은다른 존재를 도와 공덕을 쌓기 위한 것이오.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평화롭게 살도록 해야 하오. 그래야 우리 자신이 평화로워질 것이오.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다른 존재를 사냥하여 죽이고 또 그것을 가장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빼앗는다면 어떻게 당신 자신의 평화와 행복을 요구할 수 있겠소? 우리가 다른 존재를 죽인다면 우리 역시 태어나 다른 존재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고, 다른 존재를 보살펴준다면 우리 역시 태어나 다른 존재의 보살핌을 받을 것이오. 삶은 주는 대로 받는것이오. 당신이 좋은 것을 남에게 주면 남도 당신에게 좋은 것을 줄 것이오. 그러나 당신이 남을 괴롭힌다면 당신 역시 괴롭힘을 당할 것이오. 그러므로 젬 도르예, 당신을 해친 적이 없는 존재의 사랑하는 아버지인 이 사슴을 죽이지 말게. 당신이 오늘 그의 목숨을 살려준다면 그는 앞으로 당신의 목숨을 천 번은 살려줄 것이오. 그러나 이 사슴을 죽인다면 앞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오. 당신이 이사슴이 되고 이 사슴이 당신을 사냥할 것이오. 당신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사냥한다고 말하지만 이 사슴에게도 보살펴야 할 가족이 있소. 당신의 아이들과 아내가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듯이 이 사슴의 아이들과 아내도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오.”젬 도르예는 천천히 일어나 활과 화살을 집어들고 수사에게 말했어. “득도하신분을 몰라뵈었습니다. 제가 감히 험한 말을 많이 지껄였습니다.저처럼 무지한 자를 이해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그리고 수사 앞에 몇 번이고 엎드려 예를 드리며 간청했단다. “오늘부터 저는 사냥을 하지 않겠습니다. 제발 저의 스승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스승이신 당신의 명령을 따라 이 사슴을 죽이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어떤 다른 동물도 죽이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죽인 모든 동물의 용서를 받고 싶습니다.”밀라 라에파 수사가 사냥꾼 양어깨에두 손을 얹고 말했어. “나는 아주 기쁘오. 당신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소. 이제 깨우쳤으니 당신의 나머지 삶은 선한 일들을 하며 살기 바라오. 나는 기꺼이 당신의 스승이 되어주겠소.”젬 도르예는 너무 기뻐서 다시 엎드려 예를 드리며 말했지. “당신은 진실로 부처이십니다.”그는 사냥꾼의 삶을 버렸어. 그리고 좋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몸과 마음과 말로 그것들을 실천하며 살았단다._번역 송대원(자유번역가) 새들의 말을 이해하는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어느 날 밤에 자칼이 한 집의 창문 밑에서 울었는데, 그 울음소리는 죽은 사람이 강둑으로 휩쓸려갔는데 목에 진주목걸이가 걸려 있어서 먹을 수가 없으니목걸이를 없애달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자칼은 자기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척하는 인간은 파멸할 것이라고 저주했다. 그 집의 며느리가 자칼의 말을 알아듣고는 돕겠다고 약속하고 자칼을 돌려보냈다. 아내의 말을 엿들은 남편이 몰래 따라갔다. 그리고 목걸이를 시체에서 떼어내기 위해 물어뜯고 있는 아내를보았다. 그는 아내가 나쁜 사람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이야기를 듣고 놀란 가족들은 여인을 친정으로 돌려보내자고 했다. 시아버지가 여인을 친정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와서 말했다. 보석이 가득 든 단지의 아가리를 응유 덩어리가 덮고 있는데 제 부리가 닿지 않는 곳에 단지가 있어서 응유를 먹지 못하겠으니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여인은 자칼의 말을 알아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남편 집에서 쫓겨났으므로 자기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라고 까마귀에게 부탁했다. 며느리의 말을 우연히 듣고 호기심이 인 시아버지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여인은 자기와 까마귀가 나눈 이야기를 설명했다. 그들은 단지가 있는 곳에 가서 보석을 찾았다.시아버지는 공연히 며느리를 의심한 실수를 깨닫고 그녀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 설화를 통해 언어는 의사소통의 효과적인 수단이며 오늘날여러 언어에 대한 지식은 사업의 확장은 물론 친선의 유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친선은 사회 평화를 위한 훌륭한 자산이다.시아버지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여인은 자기와 까마귀가 나눈 이야기를 설명했다. 그들은 단지가 있는 곳에 가서 보석을 찾았다.시아버지는 공연히 며느리를 의심한 실수를 깨닫고 그녀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 설화를 통해 언어는 의사소통의 효과적인 수단이며 오늘날여러 언어에 대한 지식은 사업의 확장은 물론 친선의 유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친선은 사회 평화를 위한 훌륭한 자산이다. 출처http://www.unescoapceiu.org/board/bbs/board.php?bo_table=k4113&wr_id=21&sca=%EA%B5%AD%EC%A0%9C%EC%9D%B4%ED%95%B4%EA%B5%90%EC%9C%A1
자뭅작성일
2014-10-21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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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수다] [목요일]목요일엔수다다
오늘은 송승헌 주연의 영화 [인간중독]이 개봉하는 날이네요?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19금 판정을 받은 영화
오늘은 성인남녀라면 당당하게 보실 수 있는 19금 영화 몇 편을 추천해 드릴려고 해요 ㅎㅎ
노트에 받아 적을 준비하세요~ 고고
1. 프렌즈 위드 베네핏
남과 여, 이성간에도 우정은 있다? 없다?
- 줄거리 -
남과 여, 이성간에도 우정은 있다!! 타고난 감각의 잘 나가는 아트디렉터 딜런(저스틴 팀버레이크)은 헤드헌터 제이미(밀라 쿠니스)의 제안을 받고 뉴욕으로 와 패션매거진 GQ의 아트디렉터가 된다. 이 인연으로 만난 둘은 비슷한 생각과 취미로 장난스럽고 유쾌한 친구 사이가 된다. 남과 여, 하는 순간 우정은 끝이다? 사랑이 귀찮다는 점에서 마음이 맞는 둘은 좋은 친구 사이를 유지한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섹스가 아쉬우면서도 친구 사이로 머뭇거리던 이들 관계는 점점 더 수위가 높아지면서 잠자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과연 친구 사이에 섹스는 허용되는가… 또한 하는 순간 정말 우정은 끝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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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를 가진 후에도 우정이 지속되는 쿨하디 쿨한 남녀 이야기
과연 '사랑과 우정'의 애매한 관계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줄것인가?
2. S러버
애인보다 짜릿한 S러버 꼬시기! 즐기기!
- 줄거리 - 호화로운 펜트하우스와 화려한 파티, 최상류층의 고급스러운 일상이 펼쳐지는 L.A. 베버리힐스.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매너, 남다른 스타일을 갖춘 ‘니키’(애쉬튼 커쳐)는 수많은 여자들이 순식간에 빠져드는 타고난 매력의 소유자. 섹시한 미소로 파티를 누비며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던 ‘니키’는 지성과 미모, 재력을 겸비한 변호사 ‘사만다’(앤 헤이시)를 만나고, 자신에게 흠뻑 빠진 그녀의 펜트하우스에서 럭셔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시작한다. 꽃과 손수 준비한 디너, 황홀한 테크닉을 동원해 ‘사만다’를 감동시키고, 한편으론 다른 여인들과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던 어느 날. 매력적인 웨이트리스 ‘헤더’(마가리타 레비에바)가 니키에게 포착된다. 자신의 달콤한 유혹에도 넘어오지 않는 그녀에게 니키는 서서히 끌리고, 작업은 하되 사랑은 하지 않겠다는 그 만의 법칙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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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도시 LA 베버리힐즈를 배경으로 트렌디한 패션과 할리우드식 연애스타일 등 다양한 볼거리와
짜릿한(?) 즐거움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ㅋㅋ
3. 몽상가들
영원할 것 같았던 청춘의 열기, 사랑, 그리고 꿈.. 아름다운 시절에 바치는 거장의 러브레터
- 줄거리 -
자유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1968년 파리, 영화광인 미국인 유학생 매튜는 시네마테크에서 쌍둥이 남매 이사벨과 테오를 만나 가까워진다. 부모가 휴가를 떠난 이사벨과 테오의 집에서 한 달 간 지내게 된 매튜는 영화와 음악, 책, 혁명 등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며 특별한 추억을 쌓는다. 자연스레 이사벨에게 사랑을 느끼는 매튜, 하지만 이사벨은 테오와 떨어지려 하지 않고 세 사람의 특별한 관계는 계속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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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을 청춘을 보낸 젊인이들의 성장통과 같은 영화
4. 클로져
첫눈에 반한 사랑, 숨겨진 유혹
- 줄거리 -
런던의 도심 한복판, 출근길의 댄은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쓰지만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인 잘생긴 낭만 청년. 인파 속에 유달리 눈에 띄는 한 여성을 발견하고 강한 이끌림을 느끼는데… 서로를 응시하며 횡단보도에 마주선 그들, 그러나 그녀는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쓰러지고 얼떨결에 보호자가 된 댄, ‘첫눈에 반한 사랑’의 운명을 예감한다. 그녀는 뉴욕 출신의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 그녀와 동거를 시작한 댄은 그녀의 인생을 소재로 글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한다. 그러나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 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 분)와 첫눈에 반하고 만다. 또 다른 강렬한 사랑의 시작,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았던 순간의 느낌이 댄은 물론, 안나, 앨리스 모두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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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보면 불륜
5. 영주의 애인
그와 다른 남자의 그녀, 피할 수 없는 사랑의 운명에 빠지다
- 줄거리 -
1936년 나치정권으로 인해 전세계에 암운이 짙어져 가는 가운데, 국제연맹의 사무처장 솔랄은 부하직원의 부인인 아리안느와 사랑에 빠진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의 도피를 떠나게 된 두 사람. 하지만 오로지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 솔랄은 아리안느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이게 되는데… 어느 날, 아리안느는 이제껏 말하지 못한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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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은 좀 낮음 ㅎㅎ
다음엔 잔인한 장면으로 19금 판정을 받은 영화를 소개해야겠어요!
오늘의 영화산책 여기서 끗~!
다그닥 다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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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수다] [질문]한국은 물부족국가인가요?
한강홍수통제소,K-water,수도사업소[물사랑홍보관]에서 조사
유럽의 화장실은 대부분 유료입니다!! 가격은 50cent~1euro정도
UN에서 물 부족 국가로 지정한 이유
유엔에서는 각 나라의 물 부족 여부를 강수량으로만 따지지 않는답니다.국토면적과 인구수로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죠.이 기준에 따르면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1인당 강수량이 세계 평균의 10분의 1정도로 뚝 떨어지고 맙니다.그래서 소말리아, 케냐 등의 아프리카 나라와 함께 물 부족 국가에 속하게 된 것이지요.
지구 표면의 70%가 물 이라던데 왜 물이 부족하다는 겁니까? 지구의 표면은 70% 정도가 물로 덮여 있습니다.그런데 지구 위에 있는 물의 97%는 바닷물입니다.바닷물은 소금과 다른 미네랄을 지니고 있어 사람은 바닷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소금물은 우리 몸 속에서 물을 빼앗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금물을 마시게 되면 더 목이 마르게 됩니다. 그리고 바닷물에서 소금을 없애는 일은 어렵고 돈이 많이 듭니다.지구 위에 있는 물의 2%는 북극과 남극에 빙하로 있습니다. 이 얼음은 신선한 물로 되어 있고 녹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물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실제로 우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지구 전체에 있는 물의 1%도 안됩니다. 우리들은 그 적은 양의 물을 마시는데, 운반하는데, 데우고 식히는데, 기계를 돌리는데, 그리고 그밖에 다른 목적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물 부족 현황 현재 세계인구의 40%를 구성하는 80여개국이 심각한 물부족 상태입니다. OECD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52개국 30억명이 물부족을 겪을 전망이며, 현재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 이미 3억명이 심각한 물부족을 겪고 있으며, 2050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부족사태에 직면할 것 이라고 합니다.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급격한 산업화로 최근 40년간 세계의 물 소비량은 3배나 늘어났고, 안정적인 수자원확보를 위한 국가간 물 분쟁도 해가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물이 무한한 천연재가 아니라 희소한 경제재로 자리바꿈 한 것을 의미합니다.21세기가 '물 전쟁시대'이거나 '물 거래시대'로 예고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 분 개인 물사용 가능량 국가별 분류 물기근 국가군 지부티, 쿠웨이트, 몰타, 바레인, 바베이도스, 싱가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연방, 요르단, 예멘, 이스라엘, 튀니지, 카포 베르데, 케냐, 부룬디, 알제리, 르완다, 밀라위, 소말리아 물부족 국가군 리비아, 모로코, 이집트, 오만, 키프로스, 남아프리카, 한국, 폴란드, 벨기에, 하이티
물풍요 국가군 미국, 영국, 일본 등 119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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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견은 많았으나 요약하신분의 글을 복사해옴
최재천 교수님
물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세계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이다. '물의 날' 같이 특정한 날은 물론 MB 시대에 이르러 4대강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전국 어딜 가나 숱하게, 지겹게 듣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만 분명히 해두자!UN은 한 번도 대한민국을 가리켜 '물 부족 국가'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래전 미국의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내놓은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분석 결과를 우리 정부가 댐 건설이나 기타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는 목적에서 재탕, 삼탕하여 아예 골수까지 우려내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한 국가의 연평균 강수량을 인구수로 나눠 일인당 강수량을 계산했는데,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을 거의 20~30%나 웃도는 수준이지만 워낙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인구수로 나누면 졸지에 사막국가 수준으로 떨어지는 통계의 장난이 벌어져서 그런 것뿐이다. 그런 걸 분석이라고 내놓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냉정하게 말해 우리는 물부족 국가가 아니라 물낭비 국가이며, 그나마 수천년 잘 흘러가던 강을 제맘대로 들쑤셔 엉망으로 만드는 바보 같은 물관리 국가일뿐이다. 비록 우리가 물부족 국가는 아닐지 몰라도 물을 잘 관리하는 치수는 국가의 대사다. 그런 중대사업을 아무 철학도, 계획도 없이 자기 임기 내 제대로 된 환경평가 한 번 제대로 거치지도 않고, 속전속결로 해치우는 나라에서 머나먼 나라에 살고 있는, 깨끗하고 시원한 물 한 잔이 절실하게 필요한 9억 명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나 할까 싶다. 어쨌든 대한민국은 물부족 국가가 아니라 물낭비국가이며 물관리가 엉망인 국가라고 UN이 지정한들 이상할 게 없는 나라일지도 모르겠다.
어느게 맞는건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론 3곳이 바다고 산이 많고 비도 자주오는데
나라에서 물부족물부족 약 90년부터 15년 넘게 듣다가 5년전부터 못들으니
해깔립니다
썬공유작성일
2013-12-07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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