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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단편] 고래고래 외치다
요즘들어 부쩍 이른 새벽에 잠을 깨는 날이 많아졌다. 나의 치부가 기지개를 켜면 치부를 어루만지는 사나이는 어느새 짐승이 된다. 사나이가 치부를 어루만지는 날이 많아지듯 내가 당신을 기억하는 날이 많아지면 눈부시게 선명한 그림자가 내 귓가에 창의 커튼을 들려준다.
"저 썩어빠질 놈이 여기 웬 일이래?"
이제는 동네 슈퍼도 마음 편히 못 다니겠다. 어딜 가도 다 나를 보고서 쑥덕인다. 사지육신 멀쩡한 놈이 부모 등골 파먹고 산다고. 다들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나는 상관없다. 그들이 뭐라 하든. 어차피 나는 고래니까. 어차피 나는 바다로 돌아갈 거니까.
오늘도 나는 해수욕장을 가득 메운 어둠을 즐기러 민박집을 나선다. 자정이 넘은 시간인데도 고요 속에 나는 샤워 소리에 이끌려 샤워실 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보았다. 우뚝 솟은 분홍빛 봉우리, 나는 보았다. 폭포수에 깊게 파여 수풀로 가려진 기슭, 온 몸 곳곳에 땀방울이 맺히는 까닭이 그녀의 바디라고 단정 짓지는 마라! 나의 치부가 기지개를 켠 것 뿐이니까. 계절이 열대야인 것 뿐이니까. 그녀는 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에 놀러온 피서객이 분명한데, 왜 그녀는 해수욕장에 널리고 널린 민박집 중에 왜 여기, 부모님이 경영하는 민박집에 와서 나 같은 짐승 눈에 띄었을까? 샤워기에서 물줄기가 끊기기 전까지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녀가 샤워실을 나간 후에도 나의 치부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것 역시 저주받은 육신의 본능인가.
밤새 해변을 거닐면 낮에는 피곤하다. 해가 뜰 쯤 되어 나는 민박집 나의 방으로 들어가서 배고픈 것도 잊은 채 바로 곯아떨어진다. 이제는 나를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이제는 나를 챙겨주는 사람도 없다. 누가 그랬는가. 인생은 혼자 와서 혼자 가는 거라고. 어차피 나는 고래니까. 어차피 나는 바다로 돌아갈 거니까. 그런데 지금 고래인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숱한 상념과 후회는 해가 뜸과 동시에 산산이 부서져 허공으로 흩어진다. 내가 그들과 다른 점은 낮과 밤의 개념이 다른 것 뿐. 무위도식. 그 말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렇다고 기분 나쁘지도 않다. 사실은 사실이니까.
요즘들어 내게 변화가 생겼다. 해수욕장에 어둠이 깔려야 방을 나오는 건 예전과 같은데, 방을 나와서 제일 먼저 내가 들리는 곳은 부엌이다. 여기저기 뚜껑을 열어보고 허겁지겁 어느 정도 뱃가죽을 채우고서야ㅡ또 나는 그녀의 바디를 잊지 못하고 샤워실 안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나에게 어둠만큼이나 값진 눈요기가 된 걸까. 며칠째 허탕만 쳤다. 그녀의 존재조차 희미해진다. 부엌은 고래가 되기 전까지 어쩔 수 없이 들락인다지만, 내가 왜 컴컴한 샤워실 안을 들여다보는 걸까? 나는 여기서 무엇을 찾고 있나? 이제 곧 바다로 가야 하는데. 가끔 그녀가 아닌 피서객의 바디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녀만 못하다.
나는 하루에 두 번 부엌을 들린다. 방을 나와서 한번, 방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 예전에는 부엌에 들릴 필요가 없었다. 전에는 엄마가 밥상을 차려 방 안에 들여다 주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긴 백수살이에 두 분도 지쳤는가 보다. 어쨌든 고래가 되는 날까지 연명해야 하니까, 오늘도 나는 해수욕장에 나가기 전에 부엌을 들린다.
피서철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데도 여전히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뱃가죽은 채웠지만. 이대로 다시는 육신의 본능을 채울 수 없는가.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어둠이 덮인 바다를 헤엄쳐 가려는데, 어렴풋이 인간의 실루엣이 보인다. 이 시간에 나 말고 해수욕장을 찾을 사람이 없는데? 실루엣의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실루엣이 달리는 곳은 바다! 순간,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실루엣의 뜀박질을 막는다.
"놔! 놔란 말야!"
나의 손이 실루엣의 손목을 잡고 있다. 머리가 긴 걸로 봐서는 여자인 것 같다.
"놔라니까."
실루엣이 고개를 뒤로 돌린다. 나는 실루엣의 얼굴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손을 놔버렸다. 어쿠야! 계집의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모래사장에 엎어진다.
"아저씨, 갑자기 놓으면 어떡해?"
"놔라고 했잖아...요?"
계집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앉는다.
"아저씨, 여기서 뭐해?"
"안 보여요? 헤엄쳐서 바다로 나가려는데, 아가씨가 방해했잖아요!"
"아저씨 지금 나한테 짜증내는 거야?"
"...누가 짜증냈다고 그래요?"
"아저씨 말투가 지금 짜증내고 있잖아."
사실 나는 조금 짜증이 났다. 나 보다 어려 보이는 계집이 언제 나를 봤다고 초면부터 반말인가.
"근데요. 몇 년생이세요?"
"그건 왜?"
"아니... 되게 어려 보여서요."
기분이 좋아진 듯 계집이 대답한다.
"나 구공이야!"
구공이라니. 내가 아무리 백수라지만, 띠 동갑한테 이렇게 무시를 받아야 하나? 애써 참고 있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아저씨, 수영 잘 해?"
억지로 화를 삭이는 데도 계집이 계속 반말을 한다.
"...제가 그쪽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데요..."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계집의 말투가 변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래! 그럼, 아저씨도 말 놔!"
"...그래...그러자..."
내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다만, 계집의 해맑은 얼굴을 보고 있으면 육신의 본능에 오염 된 내 마음까지 덩달아 정화 되는 것 같다.
언제 해수욕장 물로 들어갔는지 계집이 내게 바닷물을 끼얹는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계집이 나의 발목을 잡고 풍덩 바닷물로 넘어뜨린다.
순간, 나는 물살을 가르며 헤엄을 쳐 푸르디푸른 태평양으로 간다. 나의 고향. 나는 고래니까. 하지만 나의 육신은 침전한다. 나의 육신에겐 고래가 될 자격 따위는 없는 걸까?
"아저씨! 아저씨! 정신 차려!"
계집이 나를 건져 흔들어 깨운다. 나의 이상은 다시 육신을 입어 본능이 된다. 눈을 뜨는 나를 보고 계집이 안도한다. 그런 계집을 나는 강제로 끌어안는다.
"이거 놔! 아저씨, 미쳤어?"
계집이 나의 뺨을 때린다. 이게 나의 육신이 고래가 될 수 없는 증거인가? 눈물이 솟아난다. 고래가 될 수 없음에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일어서서 가려던 계집이 넋 나간 얼굴을 한 나를 보고는 옆자리에 앉는다.
"왜 아저씨가 울어? 울 사람은 정작 난데."
눈물이 마르고서야 나는 계집에게 묻는다.
"방금 전에 바다로 왜 뛰어든 거야?"
"아저씨는 왜 나를 잡았는데?"
아무런 대답도 생각나지 않는다. 뭐라고 해야 하나?
"내가 먼저 물었잖아."
"아저씨가 먼저 대답 안 말하면 나도 안 할 거야."
계집이 옆에 눕는다.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
"아저씨 여기 살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눈은 계집의 바디를 애무하고 있다. 나의 치부가 기지개를 켜고 나는 반사적으로 돌아눕는다.
"아저씨, 왜 돌아누워 있어?"
계집이 나의 어깨를 잡아당긴다. 나는 수습할 틈도 없이 모래사장에 등이 닿는다. 계집이 보았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꼿꼿한 나의 치부를.
"...변태!"
창피해서 두 눈을 못 뜨겠다. 징그럽다고 계집이 달아났으면 좋겠다. 계집이 갔는지 보려고 게슴츠레 눈을 떴는데, 계집과 눈이 마주친다. 나는 다시 눈을 질근 감는다.
"아저씨 눈 떠! 다 봤어!"
나는 못 들은 척 눈을 감고 있다. 그런데 계집이 내 발에서 운동화 한 짝을 벗긴다.
"이래도 안 뜰래?"
운동화 한 짝으로 바닷물을 떠서 내 입을 벌리고 질질 쏟아 붓는다. 나는 입을 꽉 다물고 버텼지만, 이빨 틈 새로 들어오는 바닷물의 짠 맛과 부패된 오물을 참을 수 없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헛구역질을 한다.
"어머! 어째!"
계집이 헛구역질을 하는 나의 등을 두들겨 준다.
"아저씨, 이제 괜찮아?"
계집이 걱정스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순간, 나는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달렸다. 계집이 쫓아 달려온다.
"거기 서! 잡히면 죽어!"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내가 왜 도망치는 거지? 내가 물건을 훔친 것도 아니고 *한 것은 더더욱 아닌데. 그냥 조금 창피한 것 뿐이잖아. 어차피 나는 고래라서 곧 바다로 돌아갈 건데.
나는 달리던 길을 멈춘다. 나를 쫓아 달려오던 계집이 멈춘 나를 미처 보지 못하고 멈춘 내 몸에 부딪혀 쓰러진다.
"야! 꾀병 부리지 말고 얼른 눈 떠!"
눈을 뜨지 않는다. 설마? 나는 계집 코 끝에 손을 대어본다. 호흡이 없다. 며칠 전 예비군 훈련 중에 실습한 심폐소생술이 생각난다. 먼저 기도 유지를 하고 흉부 압박을 해야 한다. 나는 계집 가슴을 봤다. 좌우 갈비뼈가 만나는 곳에서 두 손가락 넓이만큼 위쪽이라고 했는데, 나는 왜 자꾸 계집 가슴을 보고 침을 꼴깍꼴깍 삼킬까?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인간의 몸을 입은 내게는 이제 본능 밖에는 없나? 계집 가슴에 손을 대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번뜩 계집이 눈을 뜬다.
"사람이 다 죽어 가는데, 지금 뭐하는 거야?"
할 말이 없다. 나는 무안한 두 손을 포개서 나의 치부를 가린다. 계집이 나의 포개진 두 손 위치를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저씨, 나이 값 좀 하셔."
"좀 전에 아저씨가 물었잖아? 바다로 왜 뛰어들려고 했냐고. 사실 나 무지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가 나를 차고 다른 여자한테 갔어. 그래서 그 남자한테 복수하고 싶었어."
"그래서 바다로 뛰어든 거야? 그 남자한테 복수 하려고."
계집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의 죽음으로 가책을 느끼라고?"
계집의 눈물이 뺨을 타고 모래사장에 닿는다.
"과연 그 놈이 슬퍼할까? 그게 복수라고 생각해? 복수는 네가 그 놈 보다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게 복수야."
계집이 훌쩍이며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민망하게 왜 그런 눈으로 봐?"
"내가 비밀 말했으니까, 아저씨도 비밀 말해?"
"그런 게 어딨어?"
벌떡 계집이 일어난다.
"비밀 안 말해주면 성추행으로 아저씨 신고한다?"
"...그런다고 내가 쫄 것 같애? ...무슨 성추행을 해! ...내가?"
"아저씨가 강제로 날 안았잖아."
"...그게 무슨 성추행이야?"
"성추행이 아닌가?"
나는 계집을 다시 앉히려고 두 손으로 계집의 팔목을 잡는다.
"그래! 그거 성추행 아니야."
"그럼, * 미순가?"
"...그게 무슨 * 미수야?"
"그럼,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고해도 아무 상관 없잖아?"
나는 붙들고 있던 계집의 손목을 놓는다.
"그럼, 나 신고하고 올게."
내 꾀가 먹혀든 것일까? 신고하러 가던 계집이 다시 내게로 달려온다.
"아저씨! 왜 나 안 붙잡아?"
나는 계집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린다.
"귀염이 아저씨가 붙잡지 않아서 화났구나?"
계집이 나를 껴안고는 키스를 한다.
내 꾀가 먹혀든 것일까? 신고하러 가던 계집이 다시 내게로 달려온다.
"아저씨! 왜 나 안 붙잡아?"
나는 계집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린다.
"귀염이 아저씨가 붙잡지 않아서 화났구나?"
계집이 양 손으로 나의 양 어깨를 잡는다. 기대가 된다. 계집이 나를 안고 키스를 하려나 보다. 그런데,
"그래! 붙잡지 않아서 화났다!"
계집의 무릎이 나의 치부를 강타한다. 그대로 나는 모래사장에 엎어져서 좌우로 뒹군다.
신고하러 가던 계집이 다시 내게로 달려온다. 나는 겁에 질려 나의 치부 부위를 크로스 시켜 막는다.
"아저씨 뭐야?"
"...어!"
"이게 뭐하는 거냐구?"
"네가 날 때릴 것 같아서."
계집이 나의 대답을 듣고는 어이가 없는 듯 고개를 돌린다.
"아저씨, 내가 그 정도로 밖에 안 보여?"
계집 눈에 눈물이 맺힌다. 이럴려구 한 게 아닌데. 무뚝뚝한 나는,
"...울지마..."
계집이 나를 째려보고는 그렁그렁 맺혔던 눈물을 떨군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나는,
"말해 줄게! 말해 줄 테니까 그만 울어?"
마법처럼 계집이 뚝 그쳤다.
"말해 준다며? 말해줘."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나...고래야..."
"......"
"나 고래라구!"
"내가 비밀 말해 달라고 했지. 거짓말 해라고 했어?"
"진짜 나 고래라니까."
계집이 내 이마에 손바닥을 댄다.
"열은 없는데, 왜 헛소리를 하지?"
나는 이마에 댄 계집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서서,
"말했으니까 됐지!"
"아저씨, 삐쳤어?"
"...아니..."
"아니긴 뭐가 아냐? 삐친 거 맞네."
돌아서서 가려는 나의 손목을 계집이 붙잡고서 앉힌다.
"비밀 말 안 해줘도 되니까, 그냥 내 옆에 있어줘. 아저씨 가고나면 나 또 무슨 짓 할 것 같애."
그렇게 계집과 나는 앉아있었다. 서로 아무 말 없이, 빛이 어둠을 걷어내고 바다가 푸르름을 드러낼 때까지.
해가 뜨기 전에 집으로 피신해야 하는데, 가녀린 계집의 손은 여전히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서야 겨우 계집을 떼어 놓을 수 있었다.
민박집 안으로 들어서면 나는 또 어김없이 배가 고프다. 부엌 안 여기저기 뚜껑을 열어서 먹을 만한 것을 찾는다. 딱히 먹을 만한 것이 없다. 그래도 방에 들어가기 전에 뱃가죽을 채워야 한다. 한번 들어가면 어둠이 다시 찾아오기 전에는 나오지 않을 테니까. 나는 밥통을 열어 밥의 유무를 확인한다. 다행히 내가 먹고 남을 정도의 밥이 있다. 나는 피서객들이 사온 라면 박스를 티 안 나게 살짝 뜯어 라면 한 봉지를 꺼내려는 순간, 내 눈 앞에 계집이 보인다. 어떻게 들어 왔지? 아무 소리도 안 났는데.
"...너 거기서 뭐해?"
"아저씨는 뭐하는데?"
나는 잡고 있던 라면 봉지를 놓고 박스에서 살포시 손을 뺀다.
"아저씨, 라면 훔치는 거야?"
"...내가 뭘? 애가 생사람 잡네!"
당황한 얼굴로 말을 버벅대는 나를 보고 계집이 웃는다. 나는 부모님이 깰까봐 재빨리 계집의 입을 막는다.
“퉤, 퉤, 뭐하는 거야?”
조용! 조용! 제발 조용-!
참! 별 일이 다 있네. 계집이 여기 민박집 피서객이란다.
“아저씨, 달걀 좀 내줘. 집에 김치 있어? 달걀하고 김치 좀 내줘.”
여기가 자기 집도 아닌데, 내가 머슴도 아닌데, 왜 날보고 이래라 저래라야.
“아저씨! 달걀하고 김치 빨리 안 주고 뭐해?”
계집이 무서운 눈으로 나를 째려본다.
“...아니! 달걀 몇 알 줘야할지 몰라서...”
기에 누린 걸까? 내가 왜 이런 대답을 하지?
“두 알 줘!”
라면이 이런 맛이었나? 주식처럼 매일 먹는 라면인데, 김치랑 달걀만 넣은 것 뿐인데, 이런 맛은 처음이다.
“맛있어?”
너무 맛 있어서 신경질이 났나. 나는 맛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하고도 나는 라면을 허겁지겁 먹었다.
"맛없다며?"
내가 맛 있어서 먹는 줄 알아? 배고파서 그냥 먹는 거야. 내 대답이 들린 걸까? 계집이 웃는다. 계집이 내 머리를 쓰담는다.
"맛 있쩌? 그럼, 설거지는 아저씨가 해줘."
나는 여우한테 홀린 듯 군말 없이 설거지를 했다. 평소에는 밥만 먹고 부엌을 나왔는데, 내가 설거지를 하다니. 나조차도 나의 행동이 믿겨지지 않는다.
설거지를 다하고 방으로 가려는데,
"아저씨, 안 씻고 그냥 자?"
평소 나는 안 씻고 그냥 잔다. 여름철엔 모기떼 표적이 되기도 하지만, 많이 뜯기기도 하지만, 귀찮다. 씻고 자는 게 귀찮다. 그런데,
"아저씨가 먼저 씻어?"
샤워실 문이 닫히고, 나는 샤워를 한다.
"솨아-"
한창 샤워를 만끽하던 중에 스르르르 샤워실 문이 열린다. 문 앞에 계집이 나체로 서 있다. 옷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실체. 탐스러운 바디를 보니 그토록 내가 그리던 그녀가 분명하다. 나의 치부도 그녀가 맞다는 듯 기지개를 켠다. 그녀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샤워실로 들어와서 나를 꼭 껴안다. 그녀의 움직임은 나를 더욱 흥분시킨다.
요즘들어 부쩍 이른 새벽에 잠을 깨는 날이 많아졌다. 나의 치부가 기지개를 켜면 치부를 어루만지는 사나이는 어느새 짐승이 된다. 사나이가 치부를 어루만지는 날이 많아지듯 내가 당신을 기억하는 날이 많아지면 눈부시게 선명한 그림자가 내 귓가에 창의 커튼을 들려준다.
몽정인가. 빌어먹을. 눈이 뜨인다. 창 밖엔 빗소리로 요란하다. 딴 때라면 외출할 시간이지만, 장맛비로 인해 며칠을 방 안에만 있었더니 해괴한 꿈을 다 꾼다.
배가 고프다. 그리고 보니 하루종일 한 끼도 못 먹었다. 나는 나른한 몸을 겨우 일으켜 방을 나와서는 부엌으로 걸음을 옮기다 샤워 소리를 듣는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누구지? 나는 샤워 소리를 따라 샤워실 안을 들여다본다. 꿈에서 본 바디다! 나의 치부는 즉각 반응을 보이지만, 나는 옷이야 젖든 말든 해수욕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사실 나는 겁이 많다. 바디는 분명히 꿈에서 본 바디가 확실하지만, 내가 샤워실로 들어가더라도 꿈처럼 상황이 이뤄질 리가 없을 것이다.
요란한 빗물이 멈추니 파도가 잠잠해 졌다. 헤엄이나 쳐볼까. 옷도 다 젖었겠다. 에라, 모르겠다. 누가 볼세라 나는 급히 바다로 뛰어든다. 순간, 불현듯이, 나는 고래가 된다. 꿈인가? 물병인 내가 헤엄을 치다니. 더군다나 고래가 되어서. 꿈인가 보다. 꿈이 아니면 이럴 리가 없는데. 현실에선 아니 될 고래가 꿈에서라도 됐으니 나는 기분이 너무 좋다.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꿈에서 이뤄진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나는 이대로 헤엄쳐 가련다. 내 고향 태평양으로.
"속보입니다.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고래가 포항 송도 해수욕장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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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나는 기억한다 - 2화
그렇게나 나의 심장이 뛴적이 있을까...? 라고 생각되던 그날..
7월 3일이 되었다..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
멋을 부릴수 있게 세미정장? 아니면 캐쥬얼..?
많은 스타일이 머릿속에 오고갔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181cm에 덩치도 좀 있는 편이다.
얼굴은 결코 잘생긴 얼굴이 아니다.
첫인상은 대부분 무섭고 엄격해 보인다. 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그 첫인상이 바뀌는...그런 얼굴을 가진 남자이다.
솔직히 옷도 못입는다.
나의 모토. 편하게 입는게 장땡이다. 라는게 지론이다.
아주 가끔 꾸며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땐 여동생에게 부탁을 하여서 옷을 꾸며 입는다.(2살 어린 여동생은 패셔니스트다..-_-;)
평소에는 셔츠를 즐겨입는 편이다.
청바지를 무척이나 좋아해 청바지는 지금도 80벌이 넘는다.
그리고 위에는 편하게 셔츠를 입는다.
검은셔츠, 하얀셔츠, 줄무늬 셔츠, 등등...
그냥 편하게, 편하게 가기로 했다.
즐겨입는 청바지 (나름 명품 리x이스 제품으로 30만원대...ㄷㄷ)
신발은 편한 스니커즈.
위에는 하얀 셔츠 (제일 비싼 셔츠를 입었었다. 20만원대...;;)
머리는 적당히 바른 후 올려주었고...
그렇게 나는 해운대 바다의 하버타운으로 향했다.
어쩌다보니깐 그때 도착 하니깐 30분 이상 시간이 남았었다.
당연히 그녀는 도착하지 않았었고 나는 담배를 피며 기다렸다.
피서객들이 어느정도 있어서 바닷가를 시끌한 편이였고 나는 하버타운 입구 앞에 적당히 걸터앉아서 담배를 폈다.
그때 갑자기 생각난것..
'선물'!!!
"헉!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잖아!!"
라는 생각에 시간을 보니 어느덧 2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꺼라고 생각한다..
해운대 바닷가 하버 타운 근처에는 선물을 살 만한 곳이 없다...결코...;;
하지만 나는 주위를 뛰어다녔고 그리고..결국에 발견한것은..
지나가던 할머니가 팔던 장미꽃...(진짜 그 할머니께 감사한다. 그 뒤론 한번도 못봤지만..;)
모두 사려고 하였지만 다 상태가 좋지않은 지라 나는 제일 상태가 좋은걸로...딱 3송이...를 샀다...(그것도 한송이씩 포장되어 있는것..; 총 3송이...3개.....덜덜..)
그리고 시계를 보니 8시 5분 정도!!!
뛰었다.
*듯이 뛰었다;;
(그때 위치가 해운대 지하철역 근처....;;)
열심히 뛰고 또 뛰고...
하버타운의 입구를 바라보니..
그녀가 서있었다..
핸드폰을 확인하면서....
"어? 왔네? 사실 진짜 올줄은 몰랐는데."
"...약속이였으니깐요"
"헤헤~ 고맙네~ 그건 뭐야? 왠 꽃?"
나는 그 3개의 장미꽃을 건네주었다.
"죄송해요. 더 좋은걸로 사려고 했는데 까먹어서..주위에 이것밖에 팔지 않네요. 선물이에요..."
내가 건네는 꽃을 보며 그녀는 매우 놀란 표정이였다..
"이거....내꺼?"
"네...."
순간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고...이내 손을 뻗으며 허접한 포장이 된 꽃을 받았다.
"...정말 고마워...^^"
나는 기억 한다...
근처의 bar 로 향했다.
bar는 하버타운 근처에 있었고 고층 건물의 상층에 있었던 지라 바다도 잘 보였다.(해운대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bar인지 알꺼라고 생각한다.)
"와~ 거의 소주나 맥주만 마시다가 이런데 오니깐 느낌이 다르네~ bar는 오랜만인데~"
"하하...다행이네요, 어디로 가야할까 많이 망설였는데."
밥은 먹고 왔다는 말에 데리고 마땅히 어딜 가야할까 하다가 그나마 이곳이 괜찮을것 같다 라는 생각에 데려온것이였는데 그녀는 밝게 웃으며 좋아했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분명 좋아했을 것이다!!)
"뭘로 마실래요? 흠....양주도 괜찮아요. 너무 비싼건 곤란하지만"
"니가 사려고?"
"제가 산다고 그때 그랬잖아요."
"킥, 학생아니야?"
"마..맞는데...."
"학생이 무슨 돈이있니? 누나가 살께, 내 생일 때문에 왔으니깐! 여기요. 이거 양주 한병 주세요. 안주는 과일로 주시구요"
죠니워커 블루라벨....아마 내가 여지껏 먹은 양주중 제일 비싼 양주일꺼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시켰고 바텐더는 표정이 환해지더니 곧 세팅을 해주었다. (쳇, 분명히 바텐더한테도 인센티브가 떨어지니깐 좋아했을꺼다!!!!)
"브...블루라벨.......헐....이거..."
"맛있어? 사실 잘 모르겠는데 가격이 좀 쎈거라서 시킨거거든."
"....친구한테 얘기 들은적은 있는데 먹은적은 처음이에요. 맛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다행이네~"
그녀는 해맑은 표정이였다.
얼마 안가서 셋팅이 완료되었고 라벨을 딴 후 잔에 술을 따랐다.( 한방울로 흐르지 않게..매우....매우 조심했다...그 비싼술을...덜덜...)
"자~ 생일 이니깐! 축하하면서!!!"
"네! 생일...........헉!!!"
순간 나의 머리를 강타한 하나의 생각.
-케잌!!!
"자...잠시만요! 아직 먹지마요! 잠시만요!!"
"에...엑? 왜 그래?"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올께요!"
난 *듯이 엘레베이터를 누른 후....(많이 미쳤는듯.-_-)
1층에 내리자마자 주위를 뛰어다니며 케잌을 찾았다.( 참고로 해운대 근처의 빵집은 버스역 근처에 하나 있다. 근데 머리가 패닉상태라 그걸 생각못했다.)
당연히 빵집은 보이지 않고 속으로 욕을 하면서 돌아가던중..
편의점에서 파는 작은 케잌이 보였다.
얼마 후 다시 bar 로 돌아가니 그녀는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저 왔어요..."
"어디갔다 왔어! 응? 그거 뭐야?"
나는 작은 케잌을 꺼내어서 초를 꽂았다.
"생일 이잖아요...케잌도 없으면 좀 그래서....초는 제 임의로 샀어요.....26개 정도 꽂으면 되려나?"
".................와.....고맙네..정말......근데 거기에 -1 을 하면 될꺼야."
25살.....갑자기 처음 그녀를 만났을때 얘기가 떠올랐다.
분명 이 일을 하고나서 생일을 축하해준 이가 없다고 하였고 6년 전이 마지막이라고 하였던 기억이 났다.
그럼 19살, 혹은 18살때부터 이 일을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그 생각을 애써 표현하지 않았고 나는 말없이 초를 꽂은 후 불을 붙이며 바텐더에게 말했다
"죄송한데 생일 축하곡 부탁드릴께요^^"
바텐더의 대답과 함께 불도 다 붙이고 곧 생일 축하곡이 나왔다.
분명 터보의 생일축하곡이였던것 같다.
경쾌한 리듬과 함께 bar 내부에 노래가 울려퍼졌고 몇몇 있던 다른 손님들도 우리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가사도 잘 모르는 노래에 맞춰서 노래를 어중간한게 불렀다.
(해피 버스 데이~ 투유! 해피 버스 데이 투유!! 해피 버스 데이! 디어 마이 프렌드! 해피 버스 데이, 투유!!) <- 분명 이게 끝이였는듯.
그녀는 웃고있었고 노래가 끝나자 불을 껐다.
나와 바텐더들, 그리고 몇몇 이들의 박수와 함께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생일 축하해요~ 25번째 생일이네요!"
"헤헤, 고마워...정말...."
웃으며 고맙다는 그녀....
솔직히 그녀는 정말 예뻤다. (진짜 예뻣다. 눈에 뭐가 씌인게 아니라 정말 예뻤다)
그런데 그렇게 미소 짓자 더욱 예뻐 보였다.
"애인이신가봐요? 여자친구분이 정말 예쁘시네요~"
눈 앞의 바텐더가 웃으면서 그런 얘기를 하자 난 순간 뭐라고 해야할까 망설였다;
솔직히 우리의 관계는.....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렇게 망설였을때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쵸? 저 이쁘죠? 제가 아깝죠~?하도 대쉬를 하길래 사귀고는 있는데 내가 너무 아까운듯!"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녀의 말에 난 놀랐고....반면 가슴도 설레였다.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된것이다.
직업따윈 상관없었다.
그 순간에 떠오른 생각은..
'키도크고 몸매도 예쁘고 얼굴도 아주 미인인 여성의 남자친구' 가 된것이였다.
솔직히 누가 부러워 하지 않으리!!!!!!!
바텐더가 그런 그녀의 말에 어중간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자리를 옮겼다.(그 바텐더에 관한 일도 있었다. 쭉 읽어보길)
"괜..찮겠어요?"
"응? 뭐가?"
"그...그게.....지금...한...말..."
"하하, 너한테 얘기도 안하고 그렇게 되었네. 정말 미안해."
"아..아뇨! 전 기분 좋아요! 미안하실꺼 없어요! 제가 미안하죠!"
"니가 뭐가 미안한데?"
나는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덩치만 산만하고...얼굴도 잘생긴것도 아니고...그럭저럭 보통정도의 남자가 누나같이 예쁜 사람의 애인이라는 말을 들은게...좀 미안하네요..하하..;; 누나 정도의 여자면 정말 멋진 남자들도 줄을 설텐데"
"....그렇게 생각해?"
"네? 당연하죠. 누나는 정말 예쁘거든요...^^"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곧 정식으로 짠! 라는 소리와 함께 건배하며 우리는 술을 먹었다.(확실히 비싸니깐 맛이 틀리더라.-_- 쓸데없이 입만 고급이 되는듯한 느낌? 나름 애주가라...)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특히 그녀는 학교에서의 일을 듣는것을 좋아했다;
어쩔수 없는게 나는 대학생이고 학교의 일이 대부분인지라 학교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이야기하자 그녀는 즐거운듯 이야기를 들으면서 질문도 하였다.
"도서관에 학생증이 있어야해? 아무나 되는거 아니야?"라던가
"확실히 학교 근처 술집이 싸구나. 이 근처에는 대학교는 없으니깐. k대가 제일 가깝긴 한데 그쪽에 갈 일이 없거든" 라는둥
대답을 하거나 질문을 하였었다.(k대....아는 사람들은 알듯? 혹은 이 글을 본 부산 사람들이 댓글이라도 올릴듯?하하;)
이상하게도 이야기는 끊임없이 계속 되었었고 술잔도 계속 비워나갔다.
술이 거의 떨어질때 쯤 화장실에 잠시 갔다가 다가오니 아니나 다를까..!!
바텐더가 그녀에게 작업을 걸고 있는것이 아닌가!
똑똑히 들었다! 바텐더가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것을!!
너무 작업에 집중하여서 그랬을까? 그는 나의 등장을 눈치채지 못하였고 지척에 가자 날 발견하곤 헛기침을 하였다.
그녀는 날 보더니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가 꼭 '다봤지? 훗' 라는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왔어? 이 사람이 나한테 작업하던데"
"에?"
"아...손님; 그게..;"
"일어나죠. 술도 다 마신듯 한데"
"응. 나가자"
그리고 그녀가 계산을 하러 간 사이에 나는 바텐더에게 다가가 말했다.
"죽고싶냐? 응? 내가 지금 저 사람이랑 있어서 참고있다. 함부로 임자있는 여자한테 작업하지마라. 진짜 걸리다간 죽는다"(두번다시 간 일도 없고 내 인상이 더러워서 일까? 바텐더는 연신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그는 쫄았을것이다. 내 생각이지만..))
1층으로 내려오니 약간 후덥지근 하였다.
"와~ 지금 12시가 넘었는데 확실히 여름은 여름인가보네요. 날씨가..."
"그러네~ 이제 어디갈까?"
"음..맥주 한잔 더 할래요?"
"좋아! 가자!"
나는 바로 옆의 편의점에 가서 맥주 2캔과 안주로 육포를 사왔다.
그리고 바닷가로 가서 계단에 앉아서 맥주를 깠다.
사람들도 꽤 있었고 남성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하는 것을 볼수 있었다.(더불어 저놈은 뭐야? 라는 느낌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것도 느꼈다.-_-)
"사람 많다~ 이 남자들이 다 손님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내 자신도 서글프지만..."
순간 잊고있었다.
그녀는 그쪽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화가났다.
내가 옆에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것을..
"그런 얘기는 같이 있을땐 하지마요."
"그래? 기분 나빠? 솔직히 더럽다고 생각안해?"
"글쎄요? 그런 생각 하지않아요. 누나는 누나이고 저는 학생이지만 나중에 제가 할수있는 능력에 한해서 돈을 벌겠죠? 하지만 누나는..뭐라고 할까...기분이 나쁘다면 어쩔수 없지만 누나도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꺼라 생각해요. 제가 건방이게 이렇다, 저렇다 할수 없지만 누나도 많은 생각을 하고 시도를 한 후에 이 일을 계속 하는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누나는 예쁘고 키도 크고...지금 지나가는 남자들도 누나를 한번씩은 쳐다보는 걸요? 누난 멋진 여자이고 그 장점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거라고 생각해요.......편견은 없지만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누나도 그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수단으로 일을 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이상한가요? 기분 나빴다면 죄송해요"
놀란듯 하기도 하고 멍~ 하기도 한 그녀의 표정..
"너 특이하다는 말 많이 듣지?"
전생에 무당이였나..
"네..."
"역시! 하지만 고맙기도해. 너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잘 없거든"
"그럼 지금이라도 다른 일을 한번 해보는것도 좋잖아요?"
"그런 생각은 안한것도 아니지만...그게 안돼"
"왜요?
그녀는 한숨을 쉬면서 말을 하였다.
"돈이라는거...참 무섭다? 솔직히 말해서 힘들게 일해서 돈 버는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이게 돈을 가장 빨리 버는 수단이더라고....그러다 보니깐...길들여진거지.....그래서..안되더라구..."
그렇게 말하며 맥주 캔을 원샷하는 그녀...
그리고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 우리 딴곳에 가자!!"
"네??넷?? 저 아직 다 마시지도..."
"그냥 버려! 괜찮아! 어서 따라와!!"
"엑!?!?"
그녀가 내 팔을 당겼고 일어나자 내 팔짱을 꼈다.
기분이 좋은것도 잠시 그녀는 무작정 나를 이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도착한곳은..
모텔이였다.
"저...저기.....왜 여기에..."
"응? 하기싫어?"
"그게 아니라;;; 왜 모텔에 온거에요?"
"뭐야~ 순진한거야, 영악한거야? 뻔한거 아니야? 너 나 꼬시려고 했던거 아니였어?"
충격이였다.
지금도 맹세컨데 난 정말 진심이였다.
정말로...
순수하게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었고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질 생각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그녀와 또 다시 관계를 맺고싶어해서 이랬던 것이였다고 생각한것이였다.
"저 갈께요.."
"어딜가?"
"저...이러려고 누나랑 만나자고 한거 아니에요....그땐 정말...만나서 생일 축하해주고...그럴 생각이였는데....이럴 생각은 절대...절대 없었어요..."
"순진한건지....바보인건지...? 정말 후회안해? 지금 기회 놓치면 나랑 할수없을지도 몰라. 솔직히 너 정도면 어느정도 만나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해. 근데 그냥 가려고?"
".........바보라고 해도 좋아요....근데 죄송해요..."
"......................................................그냥 가버려...."
"아뇨...누나 가는곳 까지 데려다 줄께요...."
"너 진짜 병x이지..?"
"죄송해요...정말 미안해요..."
"하.................."
그녀는 모텔을 지나서 어디론가 향했고...그리고 나는 그 뒤를 말없이 따랐다..
그리고 도착한곳은 609...
그곳에서 그녀는 사는것이다..
"나 여기서 살아. 이제 현실이야. 나는 몸파는 여자. 넌 손님이였던 남자"
"............................"
"어서 가."
"......................네.....다시 한번..생일 축하해요....."
그렇게 몸을 돌려서...나는 그곳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집으로 가지않고 바닷가로 가서 아까 그녀와 앉았던 계단에 다시 갔다.(근데 다른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조금 떨어져서 다른곳에 앉았다;;)
그리고 바닷가를 하염없이 쳐다보면서 멍~ 하게 가만히 있었다.
얼마나 그곳에 앉았을까?
누군가 나의 어깨를 쳤다.
돌아서 보니...그녀가 서있었다.
화가난 표정을 하고..
"너 바보지! 여기서 뭐해!"
"에..엣!? 그..그게...."
"하....진짜.......그냥 놀고 끝내려고 했더니만..이건...."
"..........죄송해요..."
그녀는 내 옆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너 애인 없다고 했지?"
"...네..."
"나랑 사귈래?"
"...........................넷?"
"두번 말하게 하지 말고, 나랑 사귈꺼냐고"
"그...그게...그게말이죠..;"
"싫으면 말어"
그러면서 벌떡 일어나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사..사귀어요!"
"......................."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녀..
그리고 그 눈빛을 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 나는 그녀를 함꼐 쳐다보았다.
"...후회 안할 자신 있어? 알다시피 나는 몸을 파는 여자야. 남들이 말하는 창녀라고."
"...........괜찮아요...."
내가 특이한놈일까?(특이한거 맞다. 지금 생각해보면 특이하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모레 토요일에 뭐해?"
"토요일이요? 아무일도 없는데..."
"............그럼 시간 비워놔. 영화보러 가자."
"여..영화요?"
"그래, 영화."
"네......."
"나중에 집에 가면 문자하고"
"네......"
"참고로 너도 사귀자고 했으니깐 너 내꺼다? 함부로 거시기 놀리다간 자르는 수가 있어."
"....넵..."
그리고 그녀는 뺨에 뽀뽀를 해주었다..
"잘해보자, 연하의 애인님"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때 그녀의 미소를...
웃는 얼굴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길을 보면서 뭔 영화같은 글이냐, 소설이냐? 장난치냐? 등등 생각하실껍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 가장 영화같은 시간들이 그 순간들이였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대사들은 그때의 기억을 살려서 쓴것 입니다.
사실의 대사와 차이가 없습니다.
부디 태클은 자제하시고
세상엔 이런 사랑도 있었구나. 혹은 이런 일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석구니작성일
2009-06-23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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