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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연쇄살인귀
연쇄살인귀 귀신이 어떻게 사람을 해친단 말인가? 있을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죽으면 물리적작용이 일어난다. 갑작스러운 죽음에도 신체의 물리적작용이 일어난다. 심장마비나 뇌진탕으로 인한 사망이 그러하고, 저체온증 역시 그러하다. 인간의 수명이 다 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물리적인 작용이 일어난다. 기력이 다해서 모든 기능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마치 다 쓴 건전지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런 죽음은 꼭 의문을 남기는 법이다. 때론 수사에서 미궁으로 빠트리기도 한단 말이다. 가장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죽음은 물리적인 충격으로 신체가 훼손 된 죽음이라 생각한다. 교통사고, 추락사, 흉기에 의한 사망 등이 속한다. 대부분 과다출혈이나 쇼크사 또는 기도가 막혀서 사망하는 경우이다. 이는 스스로가 선택한 죽음도 있고, 타인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의 이유이다. 이것을 여러 관점으로 또 증명하는데, 대표적으로 과학적 현상과 사회적 현상이다. 과학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 수 있고, 사회학은 ‘왜 죽었는지’ 혹은 ‘왜 죽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신문에서 의문사를 볼 때면, 그날의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불안하다. 벌써 15년이 지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볼까 한다. 2003년, 부산의 모아파트에서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십대 여고생이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문제는 이게 몇 번째인가? 같은 아파트에서 같은 사인(死因)으로 네 명이나 사람이 죽어갔다. 마치 추리소설 속에 나오는 연쇄살인사건처럼 죽음의 이유도 미궁 속에 빠졌다. 사인은 심장마비, 누군가에 의한 죽음도 아니었고 스스로 생명을 끊은 일도 아니었다. 단지 운동을 하던 심장이 갑작스럽게 정지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늘 그랬듯이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온갖 추측과 소문이 아파트를 훑고 지나갔다. 추리물 ‘오타쿠’이던 백수 영빈이는 이것은 살인사건이라고 했다. 누군가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약물을 사망자에게 주입시켰다고 했다. 지금까지 죽은 사람들을 부검해도 나오지 않은 약물이었는데, 그것이 가능 한 일일까? 하지만 녀석이 흔적도 남지 않는 약을 쓴 것이라며 욱여댔다. 녀석은 앞으로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무엇이든 다 해주는 어머니에게 식량과 물을 따로 사달라고 해서 자신의 방에 저장해놨다고 했다. 수돗물도 쓰지 않을 계획이라 했다. 본래 세상을 향해 등을 진 놈이지만 인터넷에서만 연락을 하던 사이이기에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그러던 며칠 뒤, 녀석이 꽤 오랫동안 ‘메신저’에 접속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한 기분에 친구들 몇과 집에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듯 벨소리만 허무하게 들렸다. 별일 아닐 것이라며 집에 돌아갔다. 다음 날 새벽이었다. 또 한 번 불안하고 요란한 소리가 창 밖에 들려왔다. 구조대원과 경찰이 동시에 온 것이다. 또 누군가가 죽은 것일까? 아니겠지, 단념하며 대수롭지 않게 다시 창을 닫고 눈을 붙였다. 한참을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몸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감지하며 무거운 눈을 억지로 떴다. 엄마였다. 경찰이 물어 볼 것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했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나갔다. 그러나 경찰의 말을 듣고 번쩍 눈이 떠졌다. “최영빈씨가 사망했습니다. 아직 부검하지 않아서 자세하지 않지만, 3일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영빈씨가 조유현씨에게 메신져를 보내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것이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려고 왔습니다만...” 충격이었다.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복부를 때리는 듯 몹시 속이 좋지 않았다. 당장 토사물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경찰이 준 종이를 보았을 때, 누군가가 고막을 찌르는 듯 두통이 몰려왔다. ‘유현아 이건 명백한 살인사건이다. 그런데 범인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이건 귀신이 사람들을 죽인 거야. 내가 똑똑히 봤다. 귀신이 나타나서... 아무튼 사람들이 죽은 이유가 심장마비가 아니라 귀신이 나타나서 죽인 것’ 횡설수설 꽤 어지러웠고 완성된 문장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라고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죽기 직전의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섬뜩하고 무서운 말이 아니던가? 하지만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말이 되지 않았다. 요즘 세상에 귀신의 짓이라니? 믿음의 문제에서 주는 혼돈이란 사람을 정말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미 ‘귀신의 짓’이란 소문이 아파트에 내에 널리 퍼졌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아파트 외부로는 소문이 퍼지지 않았다. 집값이 떨어 질 까봐, 안간힘을 썼던 모양이다. 녀석이 나에게 쓴 메시지 때문에 아파트 내부는 떠들썩했다. 많은 이들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사태를 지켜봐야 된다고 했으며, 또 다른 다수는 필히 귀신의 짓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옆집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던 양반들이 몇몇이 죽어나가자 공포에 휩싸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공포란 죽음의 문제 보다 집값 하락의 공포가 더 컸던 것으로 보였다. 왜냐고? 무서웠다면 이사를 가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사를 가는 사람은 손에 꼽았을 뿐, 여전히 부동산 하락에 대한 걱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친구의 죽음으로 반쯤 넋이 나가 있었던 시절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녀석이 세상과 등을 진 이유는 경쟁의 낙오였다. 고등학생까지만 해도 탄탄대로를 달렸던 녀석이 아니던가? 그러나 이유 모를 슬럼프에 빠져서 입시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명문대 교수인 아버지의 성에 찰리가 없었다. 온힘을 쥐어짜서 노력을 했지만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딱히 잘못하지 않았지만 부모의 기대에 갈증을 해소시키지 못했기에 죄인처럼 방 안으로 들어갔다. 히키코모리가 된 것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도대체 뭘 했기에 죽어갔던 것일까? 녀석의 모친이 녀석을 발견 했을 때에는 바닥에 눈을 뜨고 싸늘하게 죽어있었다. 무엇보다 녀석이 나에게 남겼던 메시지가 마음에 걸렸다. 본래 허황된 이야기를 잘 하던 녀석이기에 일종의 허언증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죽음을 앞두고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었다. 미쳐 다 쓰지 못한 메시지였지만 누가 봐도 귀신에게 죽임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녀석의 사인은 다른 사망자처럼 심장마비였다. 타살의 가능성은 1퍼센트도 없었다. 사람이 연속해서 죽어나가자 급기야 반상회가 열렸다. 입막음과 동시에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것이었다. 집값이 떨어질 것 같아서 몇몇이 주최한 것이 틀림없다. 결국 무당이라도 불러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용한 무당을 부르는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줄 몰랐다. 엄마는 반상회를 다녀왔던 내용을 아버지에게 말을 했다. 아버지는 고개를 휘이 저었다. 무당을 부를 때가 아니라, 원인을 찾아서 사람이 더 이상 죽지 않게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나 역시 깊이 공감하는 바였지만, 이미 부르기로 한 결정을 무를 수 없었다. 무당이 온 날 잊을 수가 없다. 요란한 복장으로 방울을 흔들며 아파트 이곳저곳을 다녔다. 마치 피리 부는 소년처럼 아줌마들을 이끌었다. 슈퍼에 담배를 사러가면서 그 모습을 보는데, 영락없는 사이비 종교처럼 보였다. 우리 엄마도 무리에 끼어 있었는데 애써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외면하려고 가던 길을 가려는데, 무당이 갑자기 픽하고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발작이 난 것 마냥 마구 떨더니 손가락으로 어느 집을 가리켰다. 보아하니 1층인데 누가 사는지는 몰랐다. “저, 저곳이... 다음 사람이 죽을 곳이야. 아주 독한 것이 곧 찾아갈 거야. 내일 저녁에 저곳 할매가 그것한테 죽는다... 이거는 굿을 해도 소용이 엄따. 절대 불을 끄면 안 돼, 불을 끄면 죽어... 그것이 어둠 속에서 갑자기...” 연기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었지만 눈앞에서 무당이 혼절했다. 아줌마들은 놀라서 아비규환이었다. 아주 동네에서 유난을 떠는데, 누가 집값을 떨어트리는 주범인지 모를 정도로 민폐처럼 보였다. 부끄러워서 엄마를 강제로 데리고 집으로 왔다. 엄마는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다음에 죽을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그래봤자, 무당말이 맞을 리가 없다 아이가? 엄마 정신 좀 차리소. 요즘 세상에 무당 말 듣고 이래 유난을 떠는 기 어데 있습니까?” 그러나 엄마는 마치 노스트라다무스를 실제로 본 것 마냥 무당의 말처럼 될 것이라 했다. 그 무당이 얼마나 용하냐면, 정치인도 재벌도 매월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점을 보고 굿을 한다고 했다. 만약에 세상의 진리를 모두 알아버린 사람이 있다면, 사안이 일어나기 전에 무엇을 할까? 적어도 굿은 하지 않을 것이다. 원시시대의 샤머니즘이 고도의 과학이 발달한 현재에 통한다고? 누구의 말처럼 벚나무에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이다. ‘사쿠라’란 말이다. 하지만 영빈이 녀석이 했던 말이 궁금했다. 귀신이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이다. 그리고 당사자인 본인도 죽어버렸다. 녀석이 나에게 남기려는 메시지가 왜 그런 내용이었는지, 알고 싶었다. 전혀 알 수 없는 것들뿐이었으나, 스스로 확인하고 싶어졌다. 무당이 가리킨 집으로 직접 가보고 싶었다. 무당의 말이라면 내일 저녁에 귀신이 찾아와서 할머니를 해칠 예정이라 했다. 그래서 다음 날 오후에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에 벨을 눌렀다. 그런데 정말 70대 정도로 보이는 노파 하나가 문을 열고 나왔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놀란 이유가 있다면, 이곳에 정말로 할머니가 산다는 것과 할머니의 말투에 기품과 교양이 넘쳤다는 것이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벅이는 말투로 둘러댔다. “아... 저.. 저는 앞 동에 사는 이웃입니다. 대학원생이라 노인과 사회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만 괘.. 괜찮으신지요?” 행여나 무당의 말을 듣고 아줌마들이 찾아와서 극성을 부려서 반대 할 줄 알았다. “이렇게 사람과 대화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군요. 늙은이기 젊은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오셔요.” 그제야 확실히 느낀 것이 있다면,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다. 무당의 말을 듣고 걱정스런 마음에 찾아 온 사람이 많을 줄 알았지만, 단 한 명도 찾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본래 삐딱하게 세상을 보던 시각이 더욱 고정되게 된 계기였다. 할머니의 집은 매우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가구나 물건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집이 엄청 넓어 보였다. 그래서 탁자 위의 사진에 계속 눈이 갔다. 자녀분으로 보이는 부부와 두 손녀가 할머니와 함께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대충 둘러보니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표현 할 만큼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었다. “집에 인스턴트커피 밖에 없지만 드시겠어요?” 흔쾌히 마시겠다고 했다. 오히려 할머니가 자리에 앉으며,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어떤 학문을 전공하는지, 논문의 준비는 과제를 위한 것인지 등등 말이다. 이후 꽤 높은 수준으로 사회전반적인 이야기를 막힘없이 했던 것 같다. 가령 소외받는 자들을 위해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시점에 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문가처럼 설명했다. 당시에 모 정당 국회의원들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려던 현상을 보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개인을 위해 정치를 하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노인에 대한 선입견이 무너지는 시점이었다. 그 외에도 사회현상의 쟁점들을 논했다. 꽤 긴 시간을 이야기 하고나서야 할머니가 교육자였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해본 것이 얼마만인지 즐겁다고 했다. 처음에 어두워 보였던 할머니의 표정이 소녀처럼 밝아보였다. “유현씨 저녁까지 먹고 가요, 괜찮지?” 하지만 냉장고를 열었을 때, 텅텅 비어 있었다. 꽤 의문스러운 일이다. 적어도 김치나 밑반찬이라도 남아있지 않은가? 할머니는 멋쩍은 듯 중국요리를 시켜먹자며 부엌 찬장에 붙은 스티커를 보려고 안경을 고쳐 썼다. 기분이 이상했지만 그런가보다 했다. 배달이 오자, 먼저 계산을 했다. 할머니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왠지 모르게 식사 한 끼를 대접하고 싶었다. 당시의 기분을 설명하자면 의도적으로 가족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사진에 대해서 언급하려고 했지만 할머니가 화제를 전환하는 바람에 꽤 사연이 있지 않을까? 직감했다. “할머니, 요즘에 우리 아파트에 흉흉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 알고 계세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식사를 멈췄다. 물을 한 모금 꿀꺽하고 마시더니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모두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죠. 첫 번째로 죽은 101동의 소년은 친구들에게 꽤 심각하게 괴롭힘을 당했던 아이였어요. 손자 같은 마음에 다가가려고 했지만, 아이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했는지 나를 피했죠.” 순간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죽어간 사람들에 대해서 전혀 정보를 잘 알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소년이 꽤 고통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괴로움에 옥상을 수차례 오르는 모습이 생생하다며 눈을 찌푸렸다. 하지만 소년은 결국 뛰어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말이에요. 죽었다는 소식에 정말 많이 놀랐어요. 결국 어린나이에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할 줄이야... 무서웠고 가여웠습니다.” 그것이 저주의 시작이었다. 할머니는 침울한 표정으로 연이어 말했다. “두 번째로 죽은 102동의 아저씨 말이에요. 저녁에 산책을 나갈 즘이면 항상 마주치곤 했어요. 항상 어깨가 축 늘어져서 비틀거리며 집에 들어가곤 했지요. 하지만 들어가서도 문제였어요. 늘 그 집 아저씨가 들어갈 적이면,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되었죠.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우느냐, 능력 없는 남자와 살지 못하겠다는 둥...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소리가 매번 들렸어요.” 이 이야기는 얼핏 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102동 아저씨의 죽음을 아쉬워하기보다, 그집 안주인이 계를 탔다고 부러워했던 기억이 났다. 아저씨 앞으로 들어둔 생명보험이 어마어마하다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슬슬 입맛이 없어졌다. 젓가락을 놓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세 번째 사망자에 대해서 말했다. 103동에서 나온 사망자는 몸이 불편한 여자라고 했다.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는 것조차 힘이 든데, 사람들의 편견에 더욱 힘들어 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에 사는 못 된 아이들의 비아냥거림,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의 시선에 그녀의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집 밖으로 나오면 이상하게 세상의 더러운 면이 자꾸 보이게 되요. 그것을 바로 잡기에는 이 늙은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오. 지금도 그 처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왠지 이상했다. 앞서간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해본다면, 당장 죽음을 선택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마음이 무거워 졌다. 할머니는 아파트에 모든 사람에게 관심은 없지만, 힘들어 하는 이웃에게는 시선이 갔다고 했다. “104동에 죽은 아이도 딱한 처지였어요...” 할머니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다시 물을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얼마 전까지 난 그 소녀에 대해서 알지 못했어요. 우연히 분리수거를 하면서 그 아이의 사정을 듣게 되었지요. 그 아이...” 할머니에게 사실을 듣자마자, 마음이 울컥 쏟아져 나올 뻔 했다. 소녀가 양아버지에게 몇 년간 성폭행을 당하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자,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것 마냥 아려왔다. 어떻게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런 일을 할 수가 있는가? 수치심과 괴로움에 힘들었을 소녀를 생각하니, 분통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아무도 소녀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몇 년 동안 양아버지란 사람이...” 한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이번에는 내가 먼저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다섯 번째로 죽은 청년은 오래 전 저의 친구였습니다... 녀석 또한 마음에 짐이 무거웠겠지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청년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었어요. 나도 그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지요. 그 아이... 은둔형외톨이었다지요?” 할머니는 마치 녀석이 집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직접 본 것 마냥 설명했다. “최선생은 성적우월주의자였어요. 사람의 가치는 학벌에서 나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유독 자녀 이야기만 나오면 작아지는 사람이기도 했지요. 꽤 오래 전에 저는 최선생의 아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흔들리는 불안한 눈빛, 식은땀을 흘리는 것을 보고 심리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공황장애 같은 걸 말이지요. 최선생같은 일류완벽주의자가 성에 차지 않는 아들을 그냥 둘 리가 없었다고 봐요.” 그러고 보니 영빈이 녀석은 늘 자신과 누군가를 비교하는 버릇이 있었다. 성적이 자신보다 좋지 않은 녀석이 S대에 합격하자,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비교했고, 나중에는 노력의 문제가 아닌, 태생의 문제로 자신을 비하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했고, 결국 세상과 담을 쌓았다. 이후 녀석과 온라인 상태에서만 대화했다. 그러고 보니 실제로 얼굴을 본지는 꽤 오래되었다. 할머니의 말을 듣고 보니 녀석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안타까워요. 이 모든 사람들이... 삶의 긴 터널 속에서 불행한 일만 겪고 갔잖아요. 마음이 좋지 않네요. 우울하군요.” 사인(死因)을 알지 못 한다면, 누구라도 ‘자살’로 보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자살’이 아니라,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이다. 꽤 어지러운 감정을 뒤로하고 남은 음식의 그릇을 깨끗이 치웠다. 벌써 시계의 바늘이 오후 8시를 가리켰다. 할머니께서는 나에게 이만 집에 가봐야 하지 않느냐며, 집에 갈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무당의 말이 마음에 계속 걸려서 가고 싶지 않았다. 혹시나 할머니께서 무슨 일을 당하면 어찌하나, 걱정이 되었다. “할머니, 저... 다른 가족 분들은 안 계신가요?” 실례가 되었지만, 조금이라도 할머니 집에 더 있고 싶어서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러나 그것이 더욱 역효과였는지, 할머니는 빨리 집에 가보라며 재촉했다. 그런데... 분명 내 눈을 의심 할 수밖에 없었다. 부엌에 옆에 붙은 방 안에서 누군가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나와 할머니를 보며 껄껄 웃고 있었다. “할머니, 저기!?” 할머니가 뒤로 돌아봤을 때, 그것이 캄캄한 어둠 속에 모습을 감췄다. 할머니 관점에서 본다면 젊은 놈의 실없는 농담이었다. 그러나 헛것을 볼 리가 없었다. 너무도 생생했고, 어둡지만 육안으로 방안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분명 조선시대에 대역죄인처럼 상투를 풀어 헤친 모습의 남자였다. 그 미소가 어찌나 섬뜩한지, 잔상이 눈앞에 계속해서 남았다. 무서운 마음이 들어 애써 방으로 들어가서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 저 왠지 불안해서 자고 갈게요. 실례지만 그래도 되나요?” 초면에 무례한 부탁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처음에는 영빈이 녀석이 말한 메시지의 의미와 무당의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려고 왔지만, 이상하게 할머니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남고 싶었다. 어쩌면 부엌 옆에 있는 방 안에서 본 그것이 영빈이 녀석이 말한 그것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당장 집에 가고 싶을 만큼 무서웠지만, 외면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할머니와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결국 나의 고집이 이겨버렸다. “노인과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은 처음 봤군요. 어쨌든 거실에 이불을 펴 드릴 테니, 주무시구려.” 할머니는 장롱에서 각이 반듯하게 접힌 이불을 가져와서 펴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먼저 안방에 들어가 잔다며 하품을 하며 들어갔다. 모든 불을 껐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무당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절대 불을 꺼서는 안 돼, 불을 끄면 죽어!” 거실에 불을 켰다. 불안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해서 소파에 앉아서 부엌 쪽 방을 응시했다. 여전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이 두 시간 정도 흘렀을까? 할머니 방에서 앓는 소리가 났다. 당장 안방으로 들어가 불을 켰다. 그리고 동시에 할머니가 눈을 떴다. “어휴... 악몽을 꾸었어요. 왠 미친 남자가 말이야 식칼을 들고 따라왔어요.” 귀신이란 것을 믿지 않는 나였지만, 할머니의 말에 온 몸에 털이 곤두섰다. 그 남자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할머니 또한 놀라셨는지, 불안해했다. 그런데 유난히 할머니 집에 형광등이 불안했다. 거실부터 방안까지 깜박깜박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다. 어찌나 그 광경이 기이한지, 덜컥 공포심이 들었다. 빠르게 깜박이는 형광등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부엌 쪽에서 기이한 웃음소리가 났다. “이히히히히...” 미치광이의 웃음소리를 정의하라고 하면, 그 웃음소리를 택할 정도였다. 그리고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타닷타다다다닷!” 지금도 생각하면 숨 쉬기가 힘들 정도이다. 미친 듯이 웃으며 달려오는 모습이 영화에서 보는 살인마 같았다. 한 손에는 날카로운 식칼을 들고, 사냥감을 쫓듯 달려들었다. 괴상한 웃음소리와 그것의 기괴한 모습 때문에 몰랐지만, 불이 켜져 있을 때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꺼져 있을 때에 그 형체가 보였다. 어두웠지만 창문에 비친 미세한 조명에 형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믿기지 않았지만 흔히 말하는 귀신의 출현과 비슷했다. 할머니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던져 그것을 막았다. 그것과 부딪히는 순간, 온몸이 몸살에 걸린 것 마냥 아파왔고 속이 거북했다. 할머니도 그것이 나타나자 소리를 질렀다. “누구에요!!!” 그러나 할머니도 그것의 얼굴을 보았는지 비명을 질렀다. 꿈속에 나온 미친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온몸으로 무서움이 전해졌다. 심장이 터질듯 뛰었고 해괴한 움직임이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그것은 허연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다짜고짜 욕을 퍼부었다. “이런 육실헐, 네놈이 여기에 왜 있어?” 간사하지만 굉장히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온 몸에 전해졌다. 무서웠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단지 살고 싶어졌다. 그것이 식칼을 들고 할머니를 노려보며 허연 이를 드러냈다. “이히히히히... 할머엄... 죽어야지? 고통 없이 죽고 싶다며? 매일 밤마다 소원을 빌었잖아? 고통 없이 죽게 해달라고?” 나는 그것에게 물었다. “혹시 다른 사람들도 네가 죽인 거가?” 고개의 방향을 얄밉게 비틀더니 나를 쳐다봤다. 그것은 혀를 날름거리며 식칼을 햝았다. 그런 행위가 나를 조롱하기 위함인지, 죽은 자들을 조롱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었지만 굉장히 분했다. “죽였지, 죽고 싶다고 해서 죽여줬는데 그것이 잘 못 되었나? 고통 없이 죽고 싶다고 해서 죽여줬는데, 내가 잘못 되었나? 거기 할멈도 죽고 싶다고 했어. 그러나 죽을 용기가 없지. 그래서 내가 그 일을 대신해준다는데, 어째서 불만이야?” 형광등 불빛이 계속해서 깜박였다. 불빛보다 어두워졌을 때의 시간이 길어졌다. 그것이 점차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가까이 걸어오는데, 형광등이 깜박일수록 거리가 좁혀져 왔다. 공포심이 극에 달했지만 할머니를 지키려고 온몸으로 그것을 막았다. “생각을 해봐, 이 친구야. 자네는 어째서 그렇게 이기적인가? 너 같으면 하나 밖에 없는 딸내미와 사위, 그리고 두 손녀까지 강도에게 무참히 죽어갔는데, 살맛이 나겠냐? 그깟 돈 몇 푼 훔치려고 들어 온 녀석한테 말이야. 흐흐흐흐흐... 더 이상 혈육도 없어, 살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너 같으면 살 수 있겠냐고? 그래서 밤마다 기도하더라고 고통 없이 죽게 해달라고...” 할머니에게 고개를 돌렸을 때, 울고 계셨다.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설마 그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다. 인생이 그토록 비극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할머니는 울분을 토하시며 말했다. “유현씨 더 이상 막지 마요. 이제는 고통 없이 죽고 싶어요.” 하지만 비킬 수 없었다. 뜨거운 눈물이 넘쳐흘러서 시야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갑자기 달려 들까봐 계속해서 응시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왜 이렇게 인간의 삶에 비극이 많은지 슬펐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도 불공평한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느껴졌다. “젊은이 너 말이야, 사는 것이 지옥인 것 같아? 죽는 것이 지옥인 것 같아? 너 같으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딱히 잘못한 건 없는데, 매일같이 쥐 잡듯이 괴롭히는 애새끼들. 같은 반 친구들이 경멸의 시선으로 대우할 때 그 기분을 아냐? 가장 친한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벌레 취급하는데 말이야.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고 살 수 있을까? 힘들게 일하고 들어온 가장에게 매일같이 바가지 긁는 여편네가 남의 남편과 비교하거나,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남자와 비교하는데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것도 모르고 자식새끼는 아버지가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 하지... 그 동안 그 양반이 느꼈던 심정을 결혼도 안 한 자네가 어떻게 알까? 외모에도 편견을 갖는 세상에 장애라고 편견을 갖지 않을까? 되먹지도 못한 녀석들의 비아냥거림, 배려심도 없는 이기적인 것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불이익을 주는데 말이야? 어떻게 삶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 사지 멀쩡하고 대학까지 졸업한 네놈도 용모가 뛰어나지 못해서 면접에 주구장창 떨어져서 대학원으로 현실도피하지 않았더냐? 지옥 같은 4년을 양부에게 강간당한 심정을 너 같은 놈이 어떻게 아냐? 알지도 못하는 놈이... 쯧쯧. 그리고 너는 할 말도 없다. 친구가 캄캄한 방에서 몇 년간 나오지 않았는데, 너는 무얼 했냐? 매일 같이 자신이 잘못 끼운 단추를 탓할 때, 정작 친구가 필요한 시점이었어. 죽고 나서야 후회는 누구나 하는 것이야. 죽고 싶은 심정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 그만하고 비켜라.” 그것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모두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기 할 수 없었다. 할머니를 지키지 못한다면 또 한 번 후회할 것 같았다. 그것이 식칼을 휘두르며 겁을 주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이제 그만하라며 그것에게 달려 나갔다. “어이쿠 할멈, 내가 고통 없이 숨통을 끊어줄게!” 바로 그때, 깜박이던 형광등이 번쩍하고 켜졌다. 더 이상 형광등이 꺼지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 녀석은 빛을 싫어하는 것이 분명했다. 어두운 부엌 쪽으로 도망간 그것의 목소리가 들렸다. “할멈, 참으로 운이 좋군. 이히히히히... 아깝구나, 아까워, 젠장.” 나는 할머니를 달랬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그 아픈 마음을 경험하지 못 했기에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다만 내가 그 상황에 놓여 있다면, 숨 쉬기 조차 힘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너무 무섭기도 하고 슬펐다. 할머니는 죄도 없으면서, 자신이 죄인이라며 통곡 하셨다. 직감적으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를 찾지 않았다면 아마도 할머니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귀신을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할머니, 힘드시겠지만 어떻게든 건강하게 사셔야 해요. 제가 손자가 되어드릴게요. 그러니 제발, 제발...” 터무니없는 말이었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할머니는 먼저 간 딸과 손녀를 두고 어떻게 살 수 있겠냐며 우셨다. 어떤 위로도 해줄 수 없음에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날이 밝자마자, 할머니를 모시고 우리 집으로 왔다. 부모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니, 얼마든지 계시라고 승낙을 받았다. 그것을 만나기 전까지 귀신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경험을 했으니, 존재를 부정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그것을 잡아야, 일이 일단락 될 것 같았다. 엄마를 통해서 당시의 용한 무당을 찾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귀신이라며 거절했다.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신끼(神氣)이며, 영 능력이며 모두 잃고 급기야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떻게든 방법이 없냐고 물었을 때, 무당은 아무에게 말하지 말라며, 당감동에 사는 경비를 찾아가라고 했다. 길치인 내가 어렵게 찾아 갔을 때, 중년의 남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먼저 인사를 했다. “허허허, 안녕하세요. 강보살한테 연락 받았습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더 이상 이런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꽤 지독한 악귀라지요?” 경비라고 하지만, 백발에 안경이 잘 어울리는 꽤 분위기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말 하자, 곧 퇴근이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원일이냐? 할아버지다. 목검하고 부적이랑 호리병 챙겨서 좀 나와야겠다. 허허허...” 5분도 되지 않아서, 머리를 산발한 키가 큰 녀석이 기타케이스 같은 걸 챙겨 나왔다. 아저씨가 나를 소개하자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고개를 끄덕였다. 꽤 불량스러운 모습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뭔가 두 남자가 탐탁지 않았다. 손자는 당장 ‘삥’이라도 뜯게 생겼고, 그러거나 말거나 할아버지는 쓸 때 없이 웃어댔다. 그러나 손자의 외모에 압도당해서 얌전히 있었다. 아저씨가 가방을 열고 도구를 확인해서야, 그것이 있는 우리 아파트로 떠났다. 분명 대낮에 사람들이 두 남자를 봤다면 비웃거나, 욕을 퍼부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캄캄한 밤에 의식이 진행되었다. 요란한 주문을 외우고 106동 아파트 위를 가리키자, 그것이 거미인간처럼 옥상위로 기어 올라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저씨와 손자 녀석이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나에게는 위험하다고 하기에 아래에서 옥상을 쳐다보며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손자 녀석의 욕이 동네방네 울려댔다. 그걸 보고 할아버지가 아무 곳에서 욕을 한다며 녀석을 혼냈다. 동네가 두 남자의 목소리만 들렸다. 위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아직도 모른다. 다만 어느 시점에 ‘팟’하고 불꽃이 심하게 튀었는데, 경비아저씨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네에서 조용히 하라며 항의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것을 의식했는지 두 남자는 서둘러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아주 못된 악귀였어요. 마음 약한 사람을 유혹하여 혼을 파먹는 질 나쁜 귀신이지요. 어쩌다 이런 곳에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려서 죽음을 유도하지요. 고통 없이 죽는 건 세상에 흔하지 않아요. 그 어떤 기술이 좋은 안락사도 숨이 끊어질 때, 그 고통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습니다.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은 수명이 다해서 자연스럽게 죽는 것이죠.” 경비아저씨가 할머니를 불러서 단 둘이 이야기를 했을 때,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사방에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나 울었을까, 나를 불렀다. “유현씨, 너무 고마워. 덕분에 이 할머니가 조금 힘이 나네... 그날의 만남이 아니었으면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할머니를 꼭 안아드렸다. 어떤 표현보다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이후 기적이란 것이 일어났다. 할머니의 소식을 듣고 동네사람들이 하나, 둘 찾아왔다. 동네 꼬마들도, 수다쟁이 아줌마들도 마치 할머니의 딸이 된 듯, 손녀가 된 듯, 꽤 오랜 시간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작은 기적이 소외 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불행 중 다행으로 일은 마무리 되었다. 다만 그날 이후로 보이지 않아야 할 존재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애써 알고 싶지도, 체험하고 싶지도 않은데, 계속해서 눈에 보이니 괴롭다. 최근 정신과 상담을 받았지만, 차도가 없다. 하지만 그날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연쇄살인귀 完 PS : 2018년에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9년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몇몇 독자께서 '끝나지 않는 지배' 완결을 문의 하시는데요. 먼저 죄송합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습니다. 내년 초에는 반드시 완결이 됩니다.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저의 불찰입니다. 하지만 늘 기다려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께 올해 마무리 인사와 새해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연말연시 행복한 마무리가 되길 빌겠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조건 건강하십시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독자분이 계시기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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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빙허 현진건 일화 몇가지
현진건의 일화1) 술에 관한 에피소드가 적지 않다. 술과 관련해 하루는 『조선문단』에 함께 작품을 기고하던 염상섭이나 김동인ㆍ나도향ㆍ양주동 등과 잡지사에 모였다가 저녁에 술을 마시는데, 술에 취해 저마다 “나는 조선의 괴테가 될 테니 자네는 (조선의) 톨스토이가 되게”, “나는 베르렌이 될테니 너는 체홉이 되라” 등의 주정을 늘어놓으면 곧잘 “그놈의 톨스토이, 괴테 좀 집어치우시오” 하고 큰소리치곤 했다.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명월관에서 있었던 사원들끼리의 송년회식 자리에서 동아일보 사장에게 “이 놈아, 먹어, 먹으라고”하며 술을 권하다가 급기야 뺨까지 때렸다. 하지만 사장은 현진건을 내치지 않았다.2) 1932년 7월 1일자 『삼천리』기사에서, ‘만일 금주법이 실시된다면’이라는 질문에 현진건은 “돈이 없어서 못 먹으니 차라리 끊어 버리는 것도 나을 듯 싶어서 벌써부터 끊으려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날 보고 애주가로 인증하니 참 딱한 일입니다. 우선 귀사에서도 많은 인사를 제쳐 놓고 나에게 물어 보시는 것은 내가 술을 좋아한다고 해서 구태여 물어보시는 줄 암니다. 혹,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배운 재주라 그렇케 쉽게 버릴까 하는 것도 의문은 됩니다. 정, 먹고 싶으면 카포네 노릇이나 해야 먹게 될 줄 압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3) 결혼 생활과 관련해서 지인 대부분이 “아내만을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백기만은 “자기보다 두 살 더 먹은 아내를 일생을 두고 한결같이 사랑하였을 뿐이요, 다른 여자하고는 깊은 관계를 맺은 일은 없었다”고 했으며, 방인근은 “요릿집에서 술자리를 같이 할 때, 기생이 옆에 와서 지근덕거리면 미남에다가 신문기자라면 기생들이 홀딱 반해서 덤벼드는 시절이니 그러면 빙허는 좋아하는 체 대꾸를 하면서도 쌀쌀하게 범접치 못할 기상으로 난잡하게 굴지 않는다”고 회고하고 있다. 현진건의 아내도 남편이 아침에 새로 입고 나간 황라 두루마기와 비단 마고자가 술 때문에 엉망이 되어 들어와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다고 전한다.4) 처가가 경주에서 알아주는 부호였지만 정작 본인은 집이 가난했기에 처가에서 보내주는 것으로 생계를 이었다. 처갓집에 간 아내가 구박을 받고 처남댁이 부자 행세를 하는 모습을 묘사하며 주인공이 분노한다는 「빈처」는 바로 그의 아내를 모티브로 쓴 것이라고 한다. 이후로도 글을 쓰는 중간중간에 멈추고 아내에게 자신이 쓴 글을 읽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1980 소설가이자 독립운동가에 올바른 언론인데다가 예술가의 풍류를 알면서도 아내만을 사랑했던 순정남이였다니 이 분 알수록 존경스럽고 멋스러운 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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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비오는날 박물관 (엄청 깁니다)
난 박물관에서 근무를 한다. 말은 공립박물관이지만, 과거 전시행정 날림으로 지은 박물관이라서 완전 시 외곽 산중에 위치하고 있다.박물관 운동장에 가끔씩 고라니가 풀을 뜯다가 놀라 도망치기도 할 정도니 말 다했다. 공립박물관이라는 이름도 무색하게 건물도 조그만하고 근무인원도 달랑 세명이다. 말이 세명이지 한명은 야간경비원이고 둘은 평일근무, 주말근무로 나누어 근무하는지라 실질적으로 근무하는 인원은 한명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그간의 노력으로 은근히 찾아주는 관람객도 많아지고 9월 10월은 유치원과 학교 단체 관람이 많아 혼자서 박물관을 돌보는 일은 여간 정신없는 일이 아니다. 한두번 단체관람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평일 외곽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는 이는 많지 않아서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몇주 전 일이다. 아침부터 유치원생 백여명이 단체관람을 와서 체험학습까지 하면서 정말 정신없는 오전을 보냈다.원래는 나 혼자 근무하는 것을 안쓰럽게 생각해 주시는 체험학습 선생님이 수업이 끝나면 뒷정리도 도와주시고 커피도 한잔 하면서 말벗도 해주시고 하셨는데, 그날은 감기를 지독하게 걸려 오셔서 수업이 끝나는데로 빨리 돌려보내드렸다. 유치원생들도 관람이 끝나자마자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박물관에는 또 나 혼자 남게 되었다. 청소하고 정리하고 서류처리좀 하고.... 한 세시쯤 되었나? 숨좀 돌리면서 커피한잔 타 마시려는데 아침부터 수상쩍던 하늘이 더 어두워 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둑어둑하게 변한 하늘에서 차가운 가을비가 쏟아지자 그렇지 않아도 고요한 박물관이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조용하게 가을비를 감상하면서 커피를 한잔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대문과 내 차만 덩그러니 주차된 주차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묘하게 이상했다. 산중에 외롭게 달랑 떨어져서 혼자 근무하고 있지만, 박물관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간 무섭거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을씨년스럽다고나 할까? 차갑고 음산한 기운이 박물관을 감싸고 있어서 기분이 묘하게 나빴다. 가지고 나온 커피를 반도 안마시고 버려버리곤 박물관을 다시 들어오는데 체험학습실에 누군가 서 있었다. 키가 제법 큰 남자가 뒤돌아서 우두커니 그냥 서 있었다. '누구지? 언제 들어왔지? 관람객인가?'다가가서 어떻게 오셨는지 물을까 싶었지만 좀 실례인 것 같아 일단 프론트로 향했다. 이상했다. 박물관건물 출입문은 정문 후문 두개였지만 5m도 안떨어져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난 커피를 가지고 정문에 서서 십여분 커피를 마시다가 들어온 것인데 그 사이 바로 코앞의 후문으로 누군가 나도 모르게 들어왓다는 것인가? 뭐 그럴수도 있다. 그래도 이상하다. 난 정문에서 대문을 보고 있었고 아무도 안들어왔었다. 주차장에는 차가 없다. 여기는 외곽 산중, 차가 없으면 외부인 접근이 어렵다. 비가와서 잠시 피한 등산객일까? 그러나 사실 여기는 야산일 뿐이라서 누군가 등산을 하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다. 글로 쓰니 길지만 프론트로 걸어가는 사이에 든 생각이다. CCTV를 확인했다. 체험실엔 아무도 없었다. 좀 오싹 했지만 곧바로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1) 체험실 CCTV도 사각지점이 있다. 하필 거기 서 있나보다.2) 내가 잘못 본 것일까? 일어나 체험실로 향했다. 내가 잘못봤을 리는 없는 것 같고 비를 피해 들어온 사람이라면 따뜻한 차라도 한잔 대접해 드려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원래 아무도 없었나보다. 프론트는 정문과 후문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내 시야를 거치지 않고 나갈 수는 없다.다시 두가지 생각이 든다. 1) 처음부터 잘못본거다.2) 다른 문으로 들어왔고 그 문으로 나간거다. 내가 잘못 본 것 같지는 않았다. 확실히 우두커니 체험실 입구에 서있는 뒷모습을 봤다고 생각된다.박물관 출입구는 정문 후문 두곳이라고 했지만, 평상시 개방 해 두는 곳이 두 곳이라는 말이고 다른 문이 두개 더 있다. 문제는 이 두 출입문은 평상시 폐쇄되어 있다는 것.자물쇠를 걸어두어서 열쇠가 없으면 안된다. 혹시 주말 근무자가 개방해 둔 채 퇴근 한건가? 비를 피하려던 등산객인지 누군지는 모르지만 열린 문으로 들어왔다가 그 문으로 다시 나간 것일지 모른다. 열쇠를 챙겨들고 문을 확인하러 간다. 앞서 말 했다시피 공립이라지만 작은 박물관이라 지척인 거리다. 그리고 자물쇠는 둘 다 잘 잠겨져 있었다. 그럼 내가 잘못 본 거네. CCTV를 확인 해 볼 수도 있지만, 왠지 꺼림찍하고 으스스해서 그만두었다. 다른 관람객들이라도 오면 그때 확인 해 보던가 해야겠다. '참 별일도 다있다... 확실히 본 것 같았는데... 피곤한가?' 정문으로 나가서 기지개를 한껏 켜고 기분전환도 할 겸스트레칭도 하면서 피로를 풀었다. 뭐 여기까진 그냥 으스스한 날의 헤프닝인줄 알았다. 이제 4시 30분이 넘어가고 비는 더 굵어지고 주변은 밤처럼 어두워졌는데 오늘 방문객은 없다고봐도 좋을 터였다. 이제 정말 들어가서 망중한을 즐기며 퇴근시간까지 쉬어볼까... 하며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어지러진 책상을 정리좀 하고 행정문서 좀 들여다 보려고 하는데 '똑똑똑' 소리가 난다. 고개를 들어보니 모자를 눌러쓴 여자가 박물관 유리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이쿠, 관람객인가?' 난 못할짓 하다 걸린 아이처럼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물관에 바로 들어오시지 못하고 개관을 했는지 저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서 안내해 드리기위해서였다. 또 그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상했다.정문에서 스트레칭하며 박물관 대문을 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와서 책상정리니 뭐니 했지만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박물관 문은 이중으로 되어있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와서 유리문 하나를 더 통과해야 건물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난 그 문에 종을 달아두어서 정~~~말 조심스럽게 열지 않는 이상 소리가 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종소리에 놀라곤 한다. 그런데 아무소리도 안내고 외곽문을 통과해서 내부문을 '똑똑똑' 두드리고 있다는거다. 프론트에서 이 종소리를 안내고 들락날락 하는사람은 아직까지 한번도 없었다. 여하튼 참 신기하네 하면서 아무생각없이 내부문을 열어드린다. 난 키가 190인데, 여자는 키가 작고 모자까지 눌러써서 얼굴은 안보인다. 얼핏봐도 얇은 옷을 입고 비에 흠뻑 젖어있다. '아이고, 괜찮으세요? 관람오셨습니까?' 하면서 문을 열어주며 주차장을 힐끗 봤는데 차는 역시 내 차 뿐이다. 걸어왔단 말인가?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여자가 한 말이었다. '아, 네 들어오세요. 화장실은 여기 뒤로 나가셔서 왼쪽에 있는 건물입니다'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은 순식간에 없어지고 추운날 흠벅 젖은 아가씨가 걱정스러웠다. 박물관 화장실은 후문으로 나가서 10여m 떨어져 있었는데 지붕이 연결되어 있어서 비를 맞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난 아가씨를 위해서 따뜻한 차라도 한잔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사무실로 향했다. '화장실로 안내해 주시면 안될까요?' 등 뒤에서 아가씨가 말했다. '?'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화장실은 박물관 후문 지척으로 훤히 보이는 곳에 있고 지붕도 연결되어있다. 무서운가? 화장실 불을 좀 켜달라는 건가? 얼마전 여자화장실 살인사건 뭐 이런것 때문에?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처음보는 남자한테 화장실 안내를 해달라는 사람은 얼마나 쪽팔릴까 싶어서 당연하다는 듯이 '네, 그러죠' 하면서 앞장섰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고양이들이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전에 산고양이에게 밥을 몇번 줬더니 아주 눌러앉아 새끼를 낳아 여섯마리라는 대식구가 되어서 사료를 엄청 먹어대는 놈들이었다. 산고양이들이면서 사람을 엄청 잘 따라서 개처럼 부비고 애교를 부리는 친구들이었는데, 다른사람들에게도 너무 살갑게 대해서 걱정이 들기도 했던 놈들이었다. 그런데 이놈들이 털을 바짝 곤두새우더니 하악거리면서 살벌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놈들이 이러는건 처음봤다. 유치원생들이나 초등학생들이 안아보겠다고 달려들때도 야옹거림면서 도망만 치던 놈들이 이러니까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이놈들이 왜이러지, 평소에는 안그러는 녀석들인데 오늘 이상하네요. 얘들아, 저리가!!!' 하면서 손을 휘휘 저어 쫓으려는데 고양이들이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내 어깨를 넘어 뒤로 달려들었다. 여섯마리가 순식간에 나를 뛰어넘어 손님에게 달려드니 난 기겁 했다. 관람객이 박물관 고양이에게 다쳤다고 한다면 정말 큰일이기 때문이다. '어어!!!! 뭐야!!!!' 하면서 반사적으로 뒤의 아가씨가 있는 곳을 돌아봤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고양이들은 아직도 뭔가에 잔뜩 흥분해서 으르렁거리고 있었지만 뒤에 있어야 할 아가씨는 어디에도 없었다. 주변은 탁 트여있어서 그 찰나의 순간에 어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혹시나 박물관 건물로 들어간건 아닌가 했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다. 처음부터 아무도 안왔었던 것만 같았다. 이제 나도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뭘 어떻게 해야하나? 시청 과장님께 보고하고 튀어? 경찰에 신고해? 다들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일단 박물관에서 가장 가까운곳에서 도자기를 굽는 체험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좀 급한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지금 꼭좀 와주시라고 했다. 한 10여분 후에 도자기 선생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방문해 주셨다. 정신이 나간 것 같은데 괜찮으냐고 물으시면서 멧돼지라도 나왔느냐고 하신다. 난 좀처럼 흥분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 손이 부들거리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어버버버.... 횡설수설 하면서 선생님을 옆에 모시고 CCTV를 돌려봤다. 난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인사를하고 문을 열고 누군가를 안내하고 있었다..... 도자기 선생님도 크게 놀라셨다. 결국 박물관 문 닫을 때까지 도자기 선생님과 함께 있다가 문을 닫고 퇴근 할 수있었다.도자기 선생님은 다행이 내일 아침에 자기 할 일거리를 가지고 박물관에 와서 함게 있어주시겠다고 했다. 별수 있나? 다음날 난 정상 출근을 했고 과장님께 전화로 구두보고를 했다. 참 황당해 하셨지만, 어린애도 아니고 직원이 그러니 안믿을 수도 없을 것이다.오후에 과장님이 방문하셔서 이야기도 나누고 CCTV도 함께 보았다. 문제는 여기도 관공서라 인원을 마음데로 뽑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결국 야간근무자가 놀고있는 자기 백수 동생을 데려와 함께 근무 시키고 체험학습 강사비 명목으로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 소동은 가라앉았다. 어제, 도자기 선생님이 근처에 사시는 무당을 모셔왔다. 무형문화재 등록 건으로 나도 안면이 있던 분이었다. 그분이 박물관을 둘러보시고 말씀 하시길, 박물관 터나 뭐나 나무랄데 없다고 하셨다. 잡귀가 붙거나 뭐 이런 곳이 아니고 밝고 따뜻한 기운이 머무는 그런 곳이라고 하셨다. '그럼 그 날은 왜 그런건가요?''운수가 나쁜 날이지''네?''가끔 그런 날이 있어. 엄청나게 좋은 터여서 잡귀가 아주 범접하지 못할 정도의 강한 기운의 터가 아니라면 가끔식 이런 놈들이 방문을 하기도 해.'그분 말씀으론 비바람이 몰아치며 음기가 강해지는 날에는 그 비바람을 타고 사람을 놀래켜주는 걸 업으로 하는 잡귀들이 가끔씩 나타난고 했다. 그나마 평소에 고양이들에게 잘 해줬던 것이 나를 도왔다면서 앞으로도 고양이들에게 잘 하라는 당부를 하셨고 박물관 터나 뭐 그런 것 때문이 아니니 직장을 옮기거나 할 생각 말라고 하셨다. 앞으로 박물관이 커지고 좋아질거라고 하시며 여기서 잘 해서 관장까지 하라는데.... 믿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난 아직도 그 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고 이제 다시 일인근무 체제로 돌아갔다..... 끝. 재미있게 잘 보셨나요? 위의 내용을 제 100% 창작임을 밝혀드립니다. 무서운이야기에는 언제나 실화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다 이런 수식어가 따라 붙는데요, 이런걸 붙이면 왠지 글을 쓸 때 스스로 범위를 규정하는 것 같아 제 근무지를 모티브로 삼아 창작해 보았습니다. 여러분 반응이 좋으시면 자주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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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NBA 역사상 최강의 팀 95-96 시카고불스
90년대 스포츠팀 중 단연 탑으로 꼽는게 95-96년 시카고불스 90년대뿐 아니라 NBA 역사를 통틀어 빅3안에 들어가는 완벽한 팀이었다 90년대 NBA 농구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시카고불스 시카고불스의 영광을 함께한 유나이티드센터 마이클조던이 90-91 91-92 92-93 3년 연속 시카고불스를 NBA 챔피언에 올려놓았지만 갑자기 은퇴해버린다 마이클조던이 은퇴한 불스는 사실상 2인자였던 스코티피팬이 이끌게 되는데 이 1년간의 경험이 나중에 조던이 다시 돌아온다음 콤비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됬다고 밝힌적 있다 하지만 조던이 돌아온 불스도 당시 샤킬오닐이 이끌던 NBA의 강자 올랜도매직에게 포스트시즌에서 무릎을 꿇는다 아무래도 팀이 정비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던것 같다 이후 리그탑 리바운더 데니스로드맨을 영입해 그야말로 우주최강의 진용을 갖춘다 6개월의 시간이 지나 마침내 95년 11월 시카고불스는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질주를 시작한다 다른팀과의 차원이 다른 성적을 보이기 시작하자 언론의 관심은 전부 시카고불스에 맞춰지고 심지어 시카고불스의 경기가 있는 날 헬기로 중계를 하는 일까지 벌어짐 자연히 과거 레전드 팀들이 세웠던 기록들이 언급되기 시작함 이전까지 시즌 최다승 기록은 1971-72시즌 LA레이커스가 세운 69승 1971-72시즌 LA레이커스는 1971년 11월 5일의 승리를 시작으로 1972년 1월 7일까지 근 두 달간 33연승을 이어간 베오베팀시카고불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마이클조던 스카티피펜 데니스로드맨 시카고는 LA의 33연승의 대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5연승-1패-5연승-1패-13연승-1패-18연승을 기록하며 44경기를 끝낸 당시 41승 3패로 LA의 40승 4패를 앞지르기 시작함 덴버와 피닉스에게 2연패 41승 5패를 기록하며 살짝 힘들지 않나 생각했지만 나머지 경기를 6연승 4번, 4연승 1번을 기록하며 드디어 79경기만에 70승을 달성해버림 69승을 넘어 남은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한 시카고는 72승이라는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고지에 오른다95-96 마이클조던의 활약 오히려 패배한 것이 큰 뉴스가 될 정도 1패: 1995년 11월 14일 vs 올랜도 매직(88 - 94) 6점차2패: 1995년 11월 26일 vs 시애틀 슈퍼소닉스(92 - 97) 5점차3패: 1995년 12월 26일 vs 인디애나 페이서스(97 - 103) 6점차4패: 1996년 2월 4일 vs 덴버 너겟츠(99 - 105) 6점차5패: 1996년 2월 5일 vs 피닉스 선즈(96 - 106) 10점차6패: 1996년 2월 23일 vs 마이애미 힛트(104 - 113) 9점차7패: 1996년 3월 10일 vs 뉴욕 닉스(72 - 104) 32점차8패: 1996년 3월 24일 vs 토론토 랩터스(108 - 109) 1점차9패: 1996년 4월 8일 vs 샬럿 호넷츠(97 - 98) 1점차 10패: 1996년 4월 20일 vs 인디애나 페이서스(99 - 100) 1점차 95-96 시카고불스가 세운 기록시즌 72승 10패 승률.878(역대 1위 2위는 71-72 LA 96-97 시카고)홈 39승 2패(역대 2위 1위는 85-86 보스턴 40승 1패) 원정 33승 8패(역대 1위)플레이오프 15승 3패월별 성적11월 - 12승 2패12월 - 13승 1패01월 - 14승 0패02월 - 11승 3패03월 - 12승 2패04월 - 10승 2패승리시 평균점수차 15.0점(역대 1위 2위는 87-88 LA 14.8점) 홈경기 17.0점3패를 하는 동안 가장 많은 승리를 한 팀 - 40승(2위 71-72 LA 레이커스)50승을 기록하면서 가장 적은 패수를 기록한 팀 - 6패(2위 67년 필라델피아 76ers 7패) 이미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역사적인 시즌을 기록한 시카고불스가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느나로 모아진다 퍼스트라운드동부컨퍼런스 진출팀 중 최약체 마이애미 히트를 3-0(102-85, 106-75, 112-91)로 간단하게 제압해버린다 컨퍼런스 준결승 상대는 대서양지구 2위팀 뉴욕닉스 역시 전적은 4-1(91-84, 91-80, 99-102, 94-91, 94-81)로 압승 컨퍼런스 결승대서양지구 1위팀이자 1년전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시카고에 패배를 안겨준 올랜도매직 그 복수라도 하듯이 시카고불스는 무지막지한 폭격을 가해 리벤지 매치를 만든다 결과는 4-0(121-83, 93-88, 86-67, 106-101) 파이널 유타재즈를 힘겹게 따돌리고 파이널에 올라온 시애틀슈퍼소닉스와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다운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시종일관 시애틀을 몰아붙여 4-1(107-90, 92-88, 86-108, 107-86, 89-78, 87-75)로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5게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되고 96-97 97-98년까지 3관왕의 위업을 이룬다당시 시카고불스 멤버 감독 : 필잭슨 (1155승 485패 .704 9번 우승 시카고 6번 LA 3번) 마이클조던(슈팅가드) 평균 30.4득점, 6.6리바운드, 4.3어시스트, 2.2스틸 스카티피팬(스몰포워드) 평균 19.4점, 6.4리바운드, 5.9어시스트, 1.7스틸 데니스로드맨(파워포워드) 평균 5.5점, 14.9리바운드, 2.5어시스트 론하퍼(포인트가드) 평균 7.4점, 2.7리바운드, 2.6어시스트 1.3스틸 룩롱리(센터) 평균 9.1점, 5.1리바운드, 1.9어시스트, 1.4블럭샷 스티브커(가드) 평균 8.4점, 1.3리바운드, 2.3어시스트 토니쿠코치(식스맨) 평균 13.1점, 4리바운드, 3.5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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