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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안개 2... by 하드론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4eZdk "뭔 개.소.리.야?" 그 두목같은 녀석은 내 말을 부정했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다.내 앞에 그 놈이 나를 등지고 서 있다. 뒷 모습만 봐도 분명히 그 놈이 맞다. 내 차를 견인해 간 놈. 그 놈은 나를 등진 채 두목 녀석을 노려보고 있는 듯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희뿌연 연막처럼 그가 반투명하게 보였다. 그 놈이 나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목 녀석의 형상이 투시되어 보였다. 사람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묘하지? 무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그냥 이 안개가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게 뽕..맞..은 기분인가? "우히히히히히......" 나도 모르게 요사스러운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는 그 놈을 몰아 붙였다. "니가 경찰에 신고했지? 씨..발.. 놈....내 차 니가 찾아와... 씨...발 놈아....죽..일 놈...히히히" 나의 횡설수설에 그 두목 녀석이 입을 열었다. "저 새..끼 진짜 왜 저래? 약을 너무 탄 것 아냐? 완전히 미..친 새끼군. 야!! 더 이상 볼 것 없어. 처리해!!" 그는 불호령을 내리며 들고 있던 담배를 너무나도 깔끔해 보이는 바닥에 그냥 집어 던져버렸다. 그 와중에도 나는 거친 욕설과 간교한 웃음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야~~~ 씨..발..놈아!! 내 차 내놔...개..새..끼야!! .....히히히...." 나를 등지고 있는 그 놈을 인지하지 못한 채, 조금 전에 나에게 약을 주사했던 건장한 청년이 옆의 탁자에서 뭔가를 집어들더니 발걸음을 나에게로 옮겼다. 끈 이었다. 빳빳한 가죽 끈 같은 것을 몇 번 양쪽으로 소리내어 잡아채더니, 이내 그것을 내 목에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그러나 그 동작 후에 정작 그가 힘을 주어 조른 것의 자신의 목이었다. "우에엑!! 켁!! 켁!!" 그 놈은 자신의 목을 조른 채 눈깔을 뒤집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녀석은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목을 조르는 가죽끈을 풀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내 차를 견인해 간 그 자..식이 청년의 뒤에서 힘을 주어 목을 비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저 자..식!! 혼자 뭐하는거야!!!" 주변의 사내들이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 죽어가는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연신 몇 번을 켁켁대던 그가 갑자기 가죽끈을 목에서 풀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몇 번 좌우로 꺽었다. 달려들던 사내들도 걸음을 멈추고, 그의 기이한 행동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뒤이어 수차례 목을 꺽던 청년이 갑자기 검은 양복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조명등에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그것은 족히 30센티는 돼 보이는 시퍼렇게 날이 선 회칼이었다. 그리고 곧 피의 축제가 벌어졌다. 망나니의 칼춤처럼 몸을 이리저리 흔들더니 그는 자신에게 바라보던 건장한 사내들의 몸에 연신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소름끼치는 비명소리와 고성이 난무하면서 사방에 핏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칼침을 수 차례나 맞은 듯한 한 놈이 내 무릎 위에 떨어졌다. 그의 마지막으로 남은 몇 번의 심장 박동에 맞추어, 빨갛게 그어진 멱살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물총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처럼 따끈한 핏줄기가 내 얼굴에 쏟아졌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 "오 예!!!....히히히히.....푸우!!" 그것이 입으로 들어가면 나는 분무기처럼 그것을 공중에 뿌려댔다. 몇 명의 사내들이 뒤엉킨 채 피의 제전은 계속 되었다. 여기 저기서 날아드는 여러 개의 회칼이 마치 무당들의 칼춤처럼 화려함을 더 했다. 두목 녀석의 정수리에 회.칼이 꽂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피의 제전이 끝났다. 광기어린 축제가 끝났음에도 회칼을 든 사내는 한 동안 피바다 속에서 홀로 망나니 춤을 계속 이어갔다. 그 붉은 바다에 물을 채우 듯 그의 몸 서너군데에서 물줄기가 용솟음쳤다. 그리고 또 한 놈이 망나니 춤을 추고 있었다. 칼을 든 사내와 겹쳐진 형상으로 똑같이 춤을 추고 있는 놈은 내 차를 견인해 간 그 씨..발..놈..이었다. 한참동안 망나니 춤을 선보이던 그 씨..발..놈..이 갑자기 춤을 멈췄다. 그와 동시에 칼을 든 사내는 무너지듯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옆 모습을 나에게 보인 채 잠시 서 있던 그 녀석이 나를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안개도 사라졌다....... 서서히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적막감이 밀려왔다. 오로지 들리는 것이라고는 누구의 몸에서 떨어지는 지 모르는 액체 방울의 낙하소리였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그 액체 방울의 낙하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이젠 즐겁지가 않다. 약기운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즐거움도 같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서야 처참한 도륙의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악!!"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다.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쳤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뿌려진 미지근하고 끈적한 액체의 촉감이 내 뺨에 느껴졌다. 그리고 그 형사의 경험담처럼 바닥에 엎어져 죽어있는 한 사내의 부릅 뜬 눈과 마주쳤다.. 그 형사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씨..발. "후........" 긴 한숨과 함께 조금 전에 미처 뿜어내지 못한 끈적한 액체가 입 속에서 새어 나왔다. 아...졸립다. 오늘은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다. 집에 가고 싶다. 나는 실신하듯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성태야...성태야....." 어떤 익숙한 목소리의 부름에 나는 눈을 떴다. 아버지였다. "이제 정신이 드냐?" 아버지가 왠 일로 이렇게 친절하시지? "김성태...괜찮아?" 사건현장에 동행했던 그 형사가 아버지 뒤에 서 있었다. "여...여기가 어디죠?" "병원이다. 이 놈아..아예 여기서 살림 차릴래?" 늘 같은 아버지의 비아냥거림 속에 전에는 느끼지 못한 울먹임이 느껴졌다. "아버님.. 잠깐 나가 계시죠." 형사의 부탁에 아버지는 걱정스런 눈빛을 지우지 못한 채 병실을 나섰다. 아버지가 병실을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자 형사는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통성명도 못한 것 같네. 나 ㅇㅇ경찰서 강력계 1팀장 박정우 경사다." 나는 그의 시선을 뿌리치고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너 어떻게 거길 간거냐?" "......." "니 의지로 간거냐? 아니면 납치 된거냐?" 갑자기 두려움과 서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흑......"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콧등을 넘어 침대속으로 젖어들었다. "김성태..." 나의 흐느낌에 박형사는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고,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불렀다. "무서워...씨..발...이제 그만 내버려둬.....흑흑" 쥐어짜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나는 뜨거운 눈물을 연신 쏟아냈다. 나의 흐느낌이 멈출 때까지 박형사는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 10여분이 지났을 쯤, 내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박형사는 입을 열었다. "듣기 싫어도 들어라. 너 거기 니가 알고 간 것 아니지?" "....." "이 거 누가 적어준거지?" 박형사는 그 쪽지를 나에게 들어보였다. "누가 적어준 게 아니지? 이 거 니 글씨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일런트 엔젤이 뭐야?" "몰라요..." 나의 성의없는 대답에 박형사는 무언가를 고백하듯 긴 얘기를 꺼냈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너만 알고 있는 걸로 해. 몇 개월 전에 우리 수사팀은 대규모의 신종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어. 그 때 수사망에 포착된 조직이 하나 있었는데, 어제 너와 같이 있었던 놈들이야. 그 조직은 몇 개의 나이트클럽과 고급 스탠드바를 운영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조직들이 주요 근거지로 삼는 스탠드바가 하나 있었는데, 주로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출입을 하는 곳이었지. 철저한 회원제와 신분 보장으로 누가 드나드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어. 거기엔 얼굴 마담격의 여자가 있었는데, 미모가 얼마나 출중하고 요염했는지 그 여자 때문에 매상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더군. 그 여자가 바로 니가 찾아 낸 김나연이라는 여자야." 박형사의 놀라운 말에 나는 시선을 돌려 그를 쳐다 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가 수사에 착수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조직의 중간보스급으로 보이는 한 놈으로부터 전화가 온 거야. 누구냐고 물으니까 자신을 '마두'라고 소개하더군. 물론 그 쪽 세계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아니었겠지. 그 녀석은 자신과 김나연의 신변을 보호해주는 조건으로 우리에게 정보를 주겠다고 했어. 무슨 장부를 하나 넘기겠다고 했는데 약속시간을 잡기가 쉽지 않았지. 장부를 손에 넣기가 힘들었는지, 아니면 조직의 철저한 내부 단속 때문이었지 모르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이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어. 그런데 보름 만에 마두한테 전화가 온 거야. 피곤함이 역력한 목소리였는데 뜻밖의 얘기를 하더라구. 김나연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래도 죽은 것 같다는거야. 그런데...." 박형사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더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런데요?" 나는 이미 박형사의 얘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데 마두가 횡설수설을 하는거야. 나연이가 매일 밤 자신을 찾아 온대. 물에 빠져 죽은 사람처럼 온 몸이 흠뻑 젖은 상태로 창백한 얼굴을 하고 매일 밤마다 자신의 집을 찾아온다는 거야. 수면 중에 인기척에 놀라 깨어보면 어둠 속에서 그 여자가 자신의 옆에 누운 상태로 노려보며 있기도 하고, 어느 날 밤은 깨어보면 나연이가 그 소름끼치는 차림으로 화장대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고 있다는 거야. 깨어보면 꿈이고, 깨어보면 꿈이고...매일 밤마다 악몽같은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거야. 그럴 때마다 실내에서도 사방이 안개로 뒤덮인다고 하더군." 나는 갑자기 심장이 멎는 듯 했다. 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간신히 내 스스로를 진정시킨 후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나는 박형사에게 물었다. "마두라는 사람 어떻게 되었어요?" "........." 나의 물음에 박형사가 답을 거부했다. 분위기를 눈치 챈 나는 간략하게 다시 물었다. "주...죽었죠?" "그래" 또다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간신히 눈물을 멈추고 나는 박형사에게 물었다. "어떻게 죽었어요?" "새벽에 살고 있던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했어.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두의 얼굴을 본 거야. 초면치고는 너무 처참하게 만난거지. 현장에 가니까 머리가 깨져 뇌수가 흘러나오고 있고, 팔다리는 모두 부러져 제멋대로 꺾인 기이한 자세를 만들고 있는 시체가 있더라구. 처음엔 그 얼굴의 주인공이 마두인지조차 몰랐지. 전에 본 적이 없으니 말야. 사건을 조사하면서 우리 서와 내 번호가 찍힌 그 놈의 휴대폰 통화 내역을 보고 알게 된거지. 휴대폰 통화내역은 정말 중요한 정보였어. 수없이 많은 번호들을 우리는 일일이 다 조회를 했지. 그런데 몇 개의 떨거지 놈들의 번호를 빼 놓고는 모두 엉뚱한 주인을 가진 대포폰이었어. 마두의 것도 마찬가지였고... 아무리 불법을 일삼는 조폭이래도 거의 모두가 대포폰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야. 뭔가 철저히 지켜야 할 비밀이 있는거지. 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정보를 넘기겠다는 사람이 죽었으니 우리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철저히 수사를 했지. 족적, 지문, 머리카락, 아파트 출입구와 엘리베이터의 CCTV... 우리는 가능한 모든 것들을 분석하고 조사했지. 마두의 죽음으로 우리는 뭔가를 캐낼 수 있을 것 같았어. 그 사건을 계기로 수사팀은 그 조직의 근거지를 얼마 동안 출입할 수 있었거든. 모두들 입을 열기를 꺼려하고, 많은 부분에서 제한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지. 그런데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조직과의 연관성은 커녕 타살의 흔적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어.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CCTV는 그 어떤 침입의 흔적도 보여주지 못했어. 족적이나 지문은 모두 마두의 것이었고.... 타살 흔적 하나 잡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자살로 종결되었지." 박형사는 긴 한숨을 한 번 내 쉬더니 말을 이었다. "그러나 형사의 직감이라는게 있어. 물증은 없었지만 타살이라는 심증을 버릴 수가 없었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날에 마두가 한 말이 있었어. 그 자식이 나를 죽일거라는 거야. 무엇을 감추는지 '그 자식'의 정체를 말하지 않는거야. 게다가 처음 새벽에 그를 발견한 경비원 목격담도 우리의 심증을 뒷받침 해줬지." 나는 박형사를 등지고 옆으로 누운 채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새벽 순찰 중에 싸우는 듯한 고함 소리가 들려 그 쪽으로 달려갔는데, 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는거야.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비명을 안 질러. 마두는 분명히 누군가에게 떠밀린거야. 싸우는 듯한 고함소리는 또 뭐야? 분명히 뭔가가 있다고 확신이 섰어. 그런데 이상한 건 목소리의 종류는 한 가지 뿐이었다고 경비원이 말한 부분이야. 뭐 귀신 놀이도 아니고, 미..친 것..도 아니.." "누가 죽였는지 알아요." 갑작스런 나의 나즈막한 목소리에 박형사가 하던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뭐라 그랬냐?" "마두라는 사람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다구요." 박형사는 나의 팔뚝을 잡아당겨 돌아 누운 나를 바로잡았다. "너 지금 그 말 사실이야?" 흥분한 듯한 박형사의 눈빛이 느껴졌다. "누구야?" "어제 그 놈들을 죽인 놈이예요." "그럼 어제 그 놈들이 지들끼리 치고 받은 게 아니었어?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던데... 족적이나 지문도 그 놈들 것 밖에 없었고..." "누군지 모르는데, 사람이 아니었어요." "뭐?" 나는 길게 심호흡을 한 뒤 긴 얘기를 꺼냈다. "어제 형사님과 헤어져 집으로 향하던 중 그 쪽지의 번호로 전화를 했어요...." 나는 어제 오후부터 지금 이 병원에서 눈을 뜰 때까지 기억하고 있던 일을 박형사에게 낱낱이 얘기했다. 내가 말을 하고 있는 동안 박형사는 한 번도 나의 말을 끊지 않았다. 아니 끊을 수가 없었다. 말하는 나도 황당무계한 소리로 들리는데 박형사는 오죽하겠는가? 멍하니 넋을 놓고 들을 뿐이었다. "...그 쪽지에 적인 글씨체가 제 것이잖아요. 저는 글씨를 쓴 기억도 없고, 그 내용이 뭔지도 몰라요. 어떻게 보면 저도 그 놈한테 당한거죠. 귀신에 홀린 거예요." 내 얘기가 끝났음에도 박형사는 한 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나 또한 박형사의 대답을 기다리느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 "너...진짜로 귀신 볼 줄 아나보다....." 한 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박형사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말을 내뱉았다. "제 예감이 틀리길 바라지만, 왠지 이 걸로 끝날 것 같지가 않아요." 박형사는 무거운 표정을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얘기하자. 조금 전에 의사가 너 다친 게 아니라 잠이 든거라고 하더라. 퇴원해도 된다는 얘기지. 원하면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게." "괜찮아요. 그냥 버스타고 갈게요. 사람 많은 게 좋아요. 요즘은 사람하고 같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 "그래. 알았다. 나중에 보자." 박형사가 나간 뒤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기를 바랬지만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여러 군데 보였다. 창가 자리에 앉은 나는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즐겼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데, 그 생각의 종류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텅빈 느낌이었다. 왜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지, 어쩌다가 이런 이유 모를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지금 단 한가지 나의 바램은 이 악몽같은 사건의 고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낮은 고도로 떠 있는 태양 빛이 내 두 눈을 비추고 있었다. 노란빛 광원 속에 붉은빛이 간간히 섞여 아른거렸다. 서서히 졸음이 쏟아지는 것처럼 몸이 나른해졌다. 졸음 때문인지, 너무나 밝은 눈부심 때문인지 주변 사물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안개가 긴 것처럼... 주변이 뿌옇게 흐려졌다. 그 때 누군가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손자를 데리고 탄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였다. 5살 정도로 보이는 하얀 빵모자를 쓴 그 꼬마는 너무나도 귀엽고 천진난만해 보였다.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앉아 있는 노인의 앞에 서서, 꼬마는 연신 그의 손등을 두드리며 장난질을 해댔다. 손자의 귀여운 장난에도 할아버지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꼬마가 나를 보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 또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귀여운 손주였네요." 나의 과거형이 섞인 말에 노인이 고개를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와 놀았던게 가장 재미있었대요." 계속 나를 응시하던 노인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그리고는 이내 그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항상 할아버지와 같이 다닐거래요. 놀이터도 가고, 공원도 가고,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나는 아이의 말을 그 노인에게 계속 전달해 주었다. 아이는 입을 열지 않고 눈 빛으로 나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만득? 만득이? 응..그래 만득이 아저씨네 가게 가서 물고기 구경하는 게 젤 재밌대요. 거기 가자는데요?" 나의 말에 갑자기 노인은 두 손을 꾹 움켜쥐고 닭똥같은 눈물을 떨구었다. 할아버지의 울먹임에 손주 또한 표정이 어두워졌다. "할아버지...손주가 울지 말래요..."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쥐어짜듯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이젠 그냥 봐도 사람과 혼령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얀 빵모자 밑으로 드러나 보이는 민머리는 꼬마가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노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고맙네...젊은이...." 연신 눈물을 훔치던 노인은 조용히 웃옷 주머니에서 상표가 떨어져 나간 갈색 드링크제 병을 꺼내 들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느즈막하게 결혼한 아들 놈 부부가 그 핏덩이를 남기고 사고로 죽었다오.... 혈육이라고는 그 핏덩이 하나 남았었는데... 몇 년 뒤 그 놈마저 몹쓸 병에 걸려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었다오.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큭큭큭..자식 새끼 다 보내고 이 늙은이가 살아서 뭐하겠소?..큭큭" "할아버지...그래서 죽으려고 하신 거예요?" 나의 물음에 노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귀여운 손주가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주고 있는데....할아버지 그러시면 안되요." 할아버지...이 손 잡으세요. 이게 할아버지 손주의 손이예요." 나는 꼬마의 손을 집어들어 할아버지의 손바닥에 다소곳이 올려 놓았다. 노인은 내 손을 몇 번 어루만지더고 무엇인가 느껴지는지 한 손에 빈 공간을 만들어 손가락을 오무렸다. 그리고는 입에 힘을 주어 굳게 다문 채, 또 다시 진한 눈물을 몇 번 쏟아냈다. 몇 번에 걸친 나의 위로에 노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고맙네. 젊은이..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고맙네.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네..." 다른 이가 보면 우스꽝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노인은 손주가 서 있을 자리를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노인의 손을 잡고 있던 꼬마가 나를 뒤돌아 보고는, 또 한 번의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는 버스에서 내려 멀어져가는 그들을 계속 지켜보았다. "잘 지내렴.." 귀신도 종류가 있구나. 저런 귀신만 만나면 좋으련만... 이젠 나의 이런 능력을 내 스스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그 때 내 휴대폰의 요란한 진동음이 느껴졌다. "여보세요?" "나 박형사야." "예...왜요?" "너 나하고 이번 사건조사 한 번 할래?" 갑작스런 그의 제안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나도 이 사건의 내막을 모두 알고 싶었다. 그리고 경찰하고 같이 있는 것이 좀 더 안전한 것이 아닌가? "제가 꼭 필요한가요?" "사실은 니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니 능력이 필요해" "좋아요!! 하겠어요!!" "오늘은 집에 가서 쉬어라. 그리고 내가 내일 오전에 데리러 가겠다." "알았어요." 나는 왠지 설레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한 묘한 기분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오피스텔에 도착하자 무거운 피로감이 몰려왔다. 며칠 동안 비워 둔 집이라 낯선 냄새까지 나는 듯 했다. 나는 취직을 핑계로 부모와 떨어져 산다. 취직이라고 해봤자 배운게 없고 얼굴로 먹고 살다보니 직업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 술집 써빙, 나이트 클럽 웨이터, 호스트빠.... 그나마 내세울만한 직업은 역시 바텐더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을 할 만하면 여자들이 달라붙어 제대로 한 우물을 팔 수가 없었다. 모든 용돈이나 경비를 여자들이 대주니, 힘들게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것들은 자꾸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고, 술과 여자에 찌들게 만들었다. 나를 잡으려고 일부러 임신한 여자들도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계속 만나준다는 조건으로 중절수술을 권했고, 그 수술이 끝나면 가혹하게 차 버렸다. 사람들은 나를 쓰레기라고 부를 것이다. 그렇다. 나는 쓰레기에 가깝다. 그런데 아직도 여자들은 겉모습이 멋진 상자에 담긴 나 같은 쓰레기를 좋아한다. 어떤 이는 멋진 상자의 모습에 반해 다가와서는 그 속을 열어보고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 도망하고, 어떤 이는 담겨 있는 것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멋진 상자에 반해 그 안의 쓰레기까지 좋아한다. 내 주위에 모인 여자들이 예쁜 나비떼인지, 아니면 더러운 파리떼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귀찮고 힘들게 느껴진다. 내가 사고 난 것도 알고보면 나이트에서 꼬..신 년.이 내 음주운전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있는 년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 우..라..질 년..... 집이 너무 조용했다. 나는 리모콘을 들어 TV를 켰다. 늘 보는 스포츠 채널에서 야구 중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를 틀고, 샤워기 옆에 있는 세면대 위의 거울을 바라보며 물이 뜨거워지기를 기다렸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가관이었다. 그러고보니 3일 만에 처음으로 보는 내 얼굴 같았다. 오른쪽 이마의 반창고는 간신히 꿰맨 자국을 감추고 있었고, 왼쪽 광대뼈는 아직도 큼지막한 멍자국으로 덮여 있었다. 아랫입술도 살짝 찢어져 핏기가 보였고, 눈 밑의 검 푸른 다크써클은 오랜 시간동안 내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이마의 반창고를 떼어냈다. 샤워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젠장.... 그 만신창이가 된 얼굴에 꿰맨 자국까지 드러나자, 내 얼굴은 거의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였다. "헐...씨..발. 당분간 여자 만나기는 글렀군." 나는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채웠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물이 어느 정도 차자 나는 그 곳에 얼굴을 담갔다. 숨을 참으면서 온갖 잡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다. 꿰맨 상처 속으로 물이 침투하는지 가끔씩 따끔거렸다. 30여초가 지났을까? "푸우~~" 나는 고개를 들어 폐 속에 쌓인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내뱉았다. 어느 새 샤워기에서 나오는 증기가 세면대 위의 거울에 안착했다. 뿌옇게 흐려진 저 거울 건너 편에 못난 내 얼굴이 있다. 차라리 이런 내 얼굴은 안 보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나는 잠시 허탈한 쓴 웃음을 짓고는 왼손을 들어 거울을 한 번 문질렀다. 닦이지 않는다. 다시 문질렀다. 그래도 닦이지 않는다. 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는 미..친 듯이 두 손으로 거울을 문질렀다. 그제서야 거울이 왜 닦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건 안개다. 그런데 샤워기의 증기가 만든 안개가 아니다. 공기 중의 그 물방울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 그리고 조금씩 거울 속의 뿌연 안개가 엷어지더니, 그 속에서 연쇄살인마 같은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거울을 문지르던 두 손을 거울로부터 서서히 떼어냈다. 10개의 모든 손가락이 경기를 일으키며 떨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손가락 사이로 거울 속의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녀석이 보였다. 그리고 나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려는지 자신의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였다. "개..새..끼......"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설과 함께 나는 허공에 떠 있는 내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그 놈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오른 주먹을 날렸다. "개..새..끼..야!!!!!!!!!!" 강력한 파열음과 함께 거울은 자신의 몸을 수 십조각으로 나누었다. "죽여버리겠어!! 이 개..새..끼!!" 나는 잘게 쪼개진 거울 위로 연속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씨..발.. 놈!!! 널 꼭 찾아내서 죽여버리겠어!! 내 무서워할 줄 알아? 이 개..새..끼..야!!!" 나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욕설을 날리며,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거울의 중앙부에 모인 핏물들이 주욱 흘러내리며, 세면대 속의 물에 빨간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씨..발.. 놈..." 주먹질을 멈추자 손이 아려왔다. 나는 분쇄된 거울에 머리를 박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콧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작은 방울이 핏물 위로 떨어졌다. 세면대 속의 작은 거울 파편들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붉은색의 광택을 내뿜고 있었다. "니 놈이 어떤 놈인지 반드시 찾아내겠어....." 나의 속삭이는 듯한 굳은 다짐의 말은 거실의 TV소리보다 작게 들렸다. "너 손 왜 그래?" 붕대를 감고 있는 내 오른손을 본 박형사가 물었다. "어제 그 자식이 나타나서 신나게 두들겨 패줬어요." "이젠 귀신하고 싸울 정도군. 내공이 장난 아니네...허허.." "웃지 마세요." 나의 진지한 부탁에 박형사는 재빨리 입을 닫았다. 박형사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나에게 운전하고 있는 형사 한 명을 소개했다. "아참, 김나연이 사체 찾으러 오갈 때 봤지? 강형사라고 우리 강력팀 최고 몸짱이지." 운전을 하고 있는 그는 전방을 주시한 채 잠시 오른손을 들어 나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 박형사는 잠시 말을 아꼈다. "지금 어디 가냐니까요?" "내가 아는 무당에게 가는거야." "뭐요?" "니가 힘들겠지만 귀신을 불러낼거야." 나는 순간 허탈감이 밀려왔다. "젠장....필요하다는 게 이거였어요? 귀신 좇아다니면서 수사하는게 아니고?" "니 주변에서 죽은 사람이 몇 명인 줄 알아? 좋든 싫든 넌 지금 사건의 중심에 있어. 힘들더라도 협조해야 돼. 게다가 넌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귀신을 둘이나 봤어. 그것들을 불러내서 정보를 알아낼거야. 만일 안되면 몸으로 뛰어야지." "후......알았어요." "그리고 김나연이....국과수에서 연락왔는데 살해되었대..." "맞잖아요. 내가 살인이라고....." "직접적인 사인은 교살이야. 그런데 혈액에서 염산페치딘이 극소량 검출되었어." "염산페치딘? 그게 뭐예요?" "주로 말기 암환자에게 투여하는 강력한 진통제야. 그런데 중독성이 필로폰보다 서너배나 강해서 병원에서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약품이지. 그런데 어떻게 그게 김나연 몸에서 발견되었느냐가 문제야. 아마 김나연도 우리가 조사하는 마약조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거야." 이 순간 나는 더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만나러가는 무당은 누구예요?" "옛날에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 사건을 하나 해결해준 무당이야." "그 사건이 뭔데요?" 박형사는 잠시 전방을 주시한 채 뭔가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을 아꼈다. 그리고 잠시 후 긴 얘기를 꺼냈다. "3년 전에 반지하 방에서 화재가 발생했어. 그리고 2구의 어린이 시체가 발견되었지. 처음엔 단순 실화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 소방관 얘기로는 처음에 출동했을 때 문이 밖에서 잠겨 있었다고 했어. 잠근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였어. 그 여자는 남편과 사별하고 식당일을 나가면서 5살과 7살 난 두 아이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지. 우리는 사고사가 아닌 타살로 가닥을 잡고 유력한 용의자로 엄마를 지목했지. 아이의 엄마는 거의 반실성한 상태였어. 물론 범행도 급구 부인했고... 아이들이 죽은 슬픔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신을 범인으로 몰다니 너무나도 원통하고 억울하다는거야. 왜 문을 걸어 잠궜냐는 질문에... 평소 집 앞의 도로에 아이들이 뛰쳐나와 놀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는 잠깐씩 잠그고 간다고 하더군. 요리조리 우리의 심문을 피해가는 것 같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어. 두 아이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된거야." "청산염..?" "청산가리 말야." "아니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죠?" "생활고를 비관했을 수도 있지. 생활고를 비관해서 아이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고 볼 수밖에 없었어. 죄가 인정되면 아무리 정상참작이 된다고 해도 이건 최소 무기징역감이야. 하여튼 우리는 엄마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 심문했지. 그것도 모자라 유력한 용의자라는 이유로 구속수사를 했어. 그런데 말야...." 박형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그리고는 깊게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빨더니 말을 이었다. "재판이 있기 며칠 전 그 여자가 유치장에서 목을 매 자..살..한거야. 마치 결백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그래서요?" "사건은 그걸로 종료된거지. 그런데 그 여자가 죽었던 그날 밤 너무나 찝찝한 생각이 들더라구. 그 여자가 범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말야. 그래서 나는 사건 현장에 다시 갔지. 뭘 얻기 위해서 간 것도 아닌데 그냥 가봐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거기서 한 남자가 멍하니 불탄 그 집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더니 나에게 다가와 뭐라 그러는거야. 아이들의 불장난이 큰 화를 불렀다는군. 내가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까, 아이들이 성냥으로 불장난을 하다가 죽었다는거야. 그리고 이 아이의 엄마도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 목매 자살했다는 거야. 난 온몸에 섬뜩한 소름이 돋았지.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무당의 말이 나를 더 소름돋게 만들었지." 멍하니 형사의 이야기에 빠져 든 나는 침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뭐...뭐가요?" "아직도 이 집에 셋이서 살고 있대..." 마치 그 곳에 내가 있었던 것처럼 소름이 쫘악 돋았다. "그...그 남자가 바로 형사님이 말한 무당이군요." "그래."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난 망자의 억울함이라도 풀어주려는 심정으로 국과수에 재부검을 의뢰했지. 재부검 결과 역시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되었어. 그런데 말야. 이상한 건 아이들의 폐와 혈액에서는 청산염이 발견되는데 정작 위와 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거야." "그럼 먹은게 아니라 코로 들이마신 거예요?" "우리도 그 여자가 죽기 전에 국과수 부검 결과에 의아한 점이 하나 있었어. 아이들의 직접사인은 질식사였고, 폐에서 연기가 검출되었다는 거야." "그게 어때서요?" "폐에서 연기가 발견되면 불 타오르는 동안 살아있었다는거야. 호흡을 하고 있었을테니까. 보통 살해 후 방화를 하면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폐에서 연기가 검출이 안돼. 그렇다고 단지 이런 점 때문에 여자를 풀어줄 수가 없었지. 타살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형사들은 물고 늘어지니까 그런데 엉뚱하게도 재부검 결과 폐에서 청산염이 발견되었다는거야. 청산가리를 들이마시게 한다? 그게 가능할까? 또 죽이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굳이 왜 이렇게 어려운 방법을 선택했을까? 그렇게 하더라도 아이들은 바로 죽었을텐데, 폐에서 발견된 연기는 도대체 뭐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어. 그래서 난 다시 그 무당을 찾아갔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 그런데 그 무당이 그러더라구. 그 집을 다시 불태우라고...그 혼령들이 원한다고... 불타버린 집을 또 태우라니 그게 도대체 뭔소린지...." 박형사는 담배에 붙은 재가 떨어지지 않고 길게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담뱃재는 작은 움직임에도 떨어져 나갈 듯 아슬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서로 돌아오는 중에 난 불현듯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어. 그래서 국과수에 사건 현장에 남은 여러 물질들의 발화실험을 요청하고 성분검사를 의뢰했지.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오더라구." "뭐가 말예요?" "젠장............그 집 바닥재 발화 실험을 했는데 연기 속에서 청산염이 검출된거야." "이럴 수가...바닥재 성분이 타면서 나온 거예요?" "형사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지. 불법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 우리는 멀쩡한 목숨을 덤으로 하나 죽인거야." 그제서야 박형사는 길게 늘어진 담뱃재를 털어냈다. "그게 폐로 들어간거야. 그리고 혈액에서 돌아다녔고. 그래서 위와 장에서는 발견이 안 되었던거지. 우리는 사죄의 마음으로 그 영혼들의 안식을 비는 제를 간단히 지내줬어." "그렇군요....." "그 뒤로 나는 그 무당과 친분을 유지했고, 그 무당은 몇 개의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지." "그렇다면 이번 사건도 그 무당한테 부탁하면 되잖아요." "사건을 해결하러 다닐 때마다 원혼들이 자꾸 자기 몸에 붙어서 못살겠다는거야. 수명이 짧아져서 죽을 것 같대. 그래서 1년 전부터는 말도 못 꺼내게 했어." 어느 새 우리는 도심 외곽을 달리고 있었다. 도로도 점점 좁아져 편도 1차선을 내달리고 있었다. 눈 앞에 뒤쪽에 산과 앞쪽에 작은 계곡을 끼고 있는 집이 눈에 들어왔다. 불교의 만자(卍字)가 보이는 걸로 봐서 우리가 만나야 할 무당의 집인 것 같았다. 보통 잘 나가는 무당들은 예약을 하고 가야된다는데 이 무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무당의 것으로 보이는 소형 승용차와 우리의 차량만이 앞마당에 추차되어 있는 유일한 차량이었다. 인기척을 보인 후 우리는 안으로 들어섰다. 무당의 집이라고 보기에는 집 안의 치장이 너무나 차분했다. 그리고 향 연기 속에 담배 연기 냄새가 배어나왔다. 사극의 대감집에서나 볼 수 있는 기품있는 병풍을 등 뒤에 두르고, 왜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생활 한복을 입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무당인가 싶을 정도로 그는 꾸밈이라는게 거의 없었다. 게다가 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 것은 사람이 들어왔음에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연신 담배질을 하며 책을 탐닉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님. 저 왔습니다." 박형사의 인삿말은 그와 저 무당이 얼마나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박형사의 인사에도 무당은 고개를 들지 않고 대답했다. "내가 오지 말라고 했지. 날 죽일 셈이냐? 짭..새..놈..들이 얼마나 모진 원혼들을 몰고 다니는 줄 알아?" 이 말에 박형사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큰 사건입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그제서야 그는 고개를 들었다. 이마와 입 주변에 깊게 파인 주름만이 그의 나이를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많은 주름살에 걸맞지 않은 백옥같은 피부를 가졌고, 미간에 작은 점이 박혀 있었으며, 몇 년을 길렀는지 모르는 긴 수염을 달고 있었다. 그는 박형사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하더니 박형사의 뒤에 서 있는 나를 한참 동안 말없이 응시했다. 너무나도 멋쩍은 상황에 나도 그를 뚫어져라 바라 보았다. 이 어색한 침묵의 시간을 멈춘 것은 무당의 욕설섞인 말이었다. "우..라..질 ...놈. 이번엔 원혼들을 떼거지로 몰고 왔구나...." 웃대...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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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써본 영화시나리오 (좀비물)
영화 시나리오를 한편 써보았어요 심심하실때 한번 읽어보시와용일단은 프롤로그하고 에피소드1까지만...에피소드는 14까지 있어용 ㅎㅎP-S#1. 대로 / 이른 아침 / 푸른 회색빛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다.) 검은 색 고급 승용차가 대로를 달려와 사거리의 횡단보도 앞에서 멈춘다. 차에 홀로 타고 있는 남자1. 창문을 내려 고개를 내밀고 창밖 왼편의 건물을 올려다본다. 사거리 신호등 신호가 바뀌고 남자1이 탄 차는 좌회전으로 꺾어 들어가는데그 뒤로 병원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P-S#2. 건물 지하주차장 / 이른 아침 / 어둠(차가 거의 없다시피 텅 비어있다.) 어두운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검은 승용차.주차장 빈칸에 들어가 멈추어서고차 안의 남자1이 양복 안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남자1 전무님. 지금 도착했습니다. 전무(F) 어, 그래. 일찍 갔네. CCTV는 처리했으니깐 사람만 조심하고... 왼쪽에서 두 번째 칸이다. 남자1 예. 전무(F) 이번건만 처리하면 잘 챙겨줄게 아...그리고 못 묶었으니깐 쏟아지지 않게 조심하고... 남자1 네 알겠습니다. 전무(F) 오케이~ (핸드폰 끊긴다.) 남자1 (끊긴 핸드폰을 보고 자조적으로) 참...이것도 지랄이다. 남자1은 양복 안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차문을 열고 나와 차 뒤쪽으로 가서 트렁크를 연다. 트렁크 안에는 큼직한 상자가 있고 남자1은 주위를 한번 두리번거리다가 상자를 어깨에 짊어지고 트렁크를 닫는다. 뒤돌아서 비상계단 쪽으로 걸어가는 남자1. P-S#3. 비상계단 6층 / 이른 아침 / 옅은 회색빛(문 위로 녹색 비상구 등이 켜있고 왼편으로 화장실이 있다.뒤쪽 계단과 계단 사이의 창문과 화장실 쪽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상자를 어깨에 짊어진 채 비상계단을 올라오는 남자1.문 옆의 화장실로 들어간다. P-S#4. 화장실 / 이른 아침 / 창백한 푸른빛(화장실 조명이 창백하다.) 남자1은 왼쪽에서 두 번째 칸 안으로 들어가 상자를 변기에 올려놓고 손으로 짚으며 길게 숨을 내쉰 후 화장실 칸을 나오려다가 머뭇거리며 돌아선다.상자를 여는 남자1. 상자 안에는 빼곡히 돈다발이 들어차있고남자1은 돈다발을 집어 들어 부채모양으로 펼친다. 남자1 (돈냄새를 맡으며) 흐으음~~ 하아... (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상자 안에 툭 던져 넣으며 단념하듯이) 후... 상자를 대충 닫고 화장실 칸을 나가는 남자1. P-S#5. 비상계단 6층 / 이른 아침 / 옅은 회색빛 남자1은 화장실을 나와 계단으로 내려가려다 멈칫하며 서서 문 앞 천장의 CCTV를 잠시 멍하게 보고 다시 화장실로 돌아간다. P-S#6. 화장실 / 이른 아침 / 창백한 푸른빛 살짝 흥분한 채로 화장실 칸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남자1. 변기위에 있는 상자를 열어 돈을 잠시 바라보다가 상자를 대충 닫고 그대로 어깨에 짊어진다. P-S#7. 비상계단 6층 / 이른 아침 / 옅은 회색빛 빠른 걸음으로 어깨에 상자를 짊어진 채 화장실을 나오는 남자1. 계단과 계단 사이를 돌아 내려가려는데아래 계단 중간쯤에 남자2가 고개를 숙인 채 서있다. 남자2를 본 남자1은 흠칫 놀라며 멈추어 서는데 남자2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남자2 얼굴 클로즈업> 남자2 (노려보며 이를 드러내고 낮게) 크르르르르륵........ 클로즈업 된 남자2는 녹색의 눈동자에 입가가 검은 피범벅이다. 남자2 (갑자기 남자1에게 달려들며) 크아악!! <하이앵글> 남자1이 남자2에게 밀려나면서 계단과 계단 사이의 창문에 부딪혀 창문이 깨진다. <역부감>창밖으로 날아간 상자에서 돈이 쏟아져 나와 공중으로 흩어진다. P-S#8. 건물 앞 인도 / 이른 아침 / 푸른 회색빛 인도를 바쁘게 걷는 직장인들 사이로 청소부가 대비와 쓰레받기로 청소를 하고 있다. <청소부 시점 쇼트> 앞으로 나아가며 꽁초, 캔, 낙엽을 쓸어 담는데 낙엽과 함께 쓸려 들어가는 지폐 한 장이 얼핏 보인다. 청소부 (의아하게) 어? 쪼그려 앉아 쓰레받기 안에 들어간 돈을 꺼내는 청소부.지폐를 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일어선다. 직장인들이 멈추어선 채로 건물 위쪽을 쳐다보고 있고 청소부도 그들을 따라 위를 쳐다보는데 건물 위쪽에서 지폐들이 흩날리며 떨어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손을 뻗어 흩날리는 돈을 잡기 시작하고 이내 바닥에 떨어진 돈을 서로 주우려고 하면서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진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몸싸움은 점점 격해지고 여자직장인 (여러 장의 돈을 손에 쥔 채 사람들에게 밀려 밖으로 풀썩 쓰러지며) 아얏! 여자 직장인은 일어나서 옷을 툭툭 털고 다시 인도를 걸어가는데 그 앞으로 갑자기 남자1이 ‘쾅’ 하고 떨어진다. 여자직장인 (양손에 돈을 꽉 쥔 채 놀란 눈으로) 아아아아아악!!!!!!! <블랙스크린> 강조하는 것처럼 ‘쿵’ 하는 음향과 함께(E) 블랙스크린이 나온다. <조감, 줌인>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향과 함께(E) 화면 가운데 돈이 떨어지는 곳으로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고카메라가 건물에서 떨어져 누워있는 남자1을 줌인 하는데 남자1이 갑자기 고개를 카메라 쪽으로 돌리며 눈을 뜬다. <인서트> 음소거 상태로 남자1의 녹색 눈동자가 화면 가득히 나온다. <디졸브>남자1의 녹색 눈동자가 주인공의 검은 눈동자로 디졸브 되면서 핸드폰 벨소리와 함께(E) 주인공의 검은 눈동자가 껌벅거린다. 1-S#9. 주인공의 집 방 / 오후 / 주황빛 (복도 쪽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고 있다.) 핸드폰 벨소리와 함께(E) 녹색 드로즈 팬티에 흰 런닝을 입고 침대에 누워있는 주인공. 주인공 (손으로 눈을 비비며) 어후~ 머리 옆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들어 액정화면의 시계를 본다.시간은 2시 40분. 몸을 뒤척이며 핸드폰을 받는 주인공. 주인공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여보세요... 김대리(F) (어이없다는 듯이) 여보세요? 너 아직까지 자고 있냐? 와...이 새끼가 완전 미쳤네... (화난 목소리로) 씨발 너 지금 어디야? 당장 안 튀어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는 주인공은 핸드폰을 그냥 끊고 침대에 놓는다. 다시 울리는 핸드폰. 비몽사몽한 주인공은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아 마른세수를 하고 핸드폰을 받는다. 김대리(F) (화난 목소리로) 야!! 너 미쳤어? 주인공 (비몽사몽하며) 음...누구지? 김대리(F) 누구지? 뭐 이런 똘아이 새끼가 다 있어...너 지금 몇 신지는 알어? 주인공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아~ 김대리님이구나...어...저 근데...회사 안 갈건데... 김대리(F) 뭐? (회사 안 나온다는 주인공이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고) 새끼...진짜 미쳤네... 헛소리 그만 하고 빨리 튀어와. 주인공 저 진짜 안 갈건데... 김대리(F) (짜증나는 투로) 아 뭔 개소리야...뭐 로또라도 맞았어? 씨발 돈도 없는 새끼가 뭘 자꾸 개소리를 해...아직도 취했냐? 주인공 (피식 웃으며) 그냥...아저씨나 실컷 다녀~ 핸드폰을 끊고 침대에 드러눕는 주인공. 멍하게 천장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간다. 1-S#10. 주인공의 집 거실 / 오후 / 주황빛 야구중계를 하는 TV화면이 나온다. 주인공은 속옷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멍하게 TV를 보다가 채널을 바꾸고TV화면이 바뀌며 <Foster the People - Pumped up Kicks> 의 뮤직비디오가 나온다. 이를 잠시 보던 주인공은 TV를 끄고 소파에서 일어나는데 <줌인>음악이 계속 들리면서(E) 소파에서 일어난 주인공이 카메라 앞을 지나 왼쪽으로 지나가고 카메라가 정면의 검은 TV 화면을 줌인하면서 음악소리가 커진다. <몽타주> 배경음악과 함께(E) 주인공이 외출 준비를 한다. 라면을 끓이는 주인공. 식탁에 앉아 라면을 먹는 주인공.속옷 바람으로 현관 쪽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스윙연습을 하는 주인공.소파에 검은색 백팩이 보이고 그 뒤로 샤워를 하고 있는 주인공.옷장에서 검은색 양복과 하얀 와이셔츠를 꺼내어 입는 주인공.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만지는 주인공. 소파의 검은색 백팩을 들어 한쪽 어깨에 메는 주인공. <배경음악 : Foster the People - Pumped up Kicks> 1-S#11. 주인공의 집 현관 / 오후 / 주황빛 어둠 주인공은 현관에서 구두를 신고 양복 안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내어 본 후 한번 씩 웃으며 다시 안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주인공 (두 주먹을 치켜들고 흔들면서) 아아아아아!!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주인공. 그 뒤로 현관 쪽에 세워져있는 야구방망이가 보인다. 1-S#12. 은행 앞 인도 / 오후 / 주황빛 (한산하고 인도를 걸어가는 주인공 정면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다.) 가방을 한쪽 어깨에 둘러멘 채 피식거리며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오는 주인공. 손으로 입을 가리고 주위 눈치를 보며 걷는데주인공 앞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은행 입구 옆의 턱에 걸터앉아있는 남자3이 보인다. 주인공은 남자3을 힐끔 보다가 은행 안으로 들어가고 남자3의 고개 아래로 검은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1-S#13. 은행 1층 / 오후 / 주황빛(은행 입구 왼편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한산하다.은행 안은 형광등 대신에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으로 온통 주황빛이다.) 막 은행 안으로 들어서는 주인공 앞을 은행경비가 막아선다. 은행 경비 (손으로 주인공 앞을 막으며) 오늘 업무는 종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주인공 (조심스럽게 작은 소리로) 저, 어제 전화 드렸는데요...그...복권... 은행 경비 (잠시 생각하는 듯 있다가) 아...네...조금 늦게 오셨네요. (은행 입구 오른편의 소파를 공손하게 가리키며) 잠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주인공 (은행 경비에게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예... 주인공은 빈 가방을 한쪽 어깨에 멘 채 그대로 소파에 앉고 은행 입구 옆의 계단 쪽으로 가는 은행 경비를 보다가 앞을 보며 은행의 대형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본다. 앵커 오늘 아침 도혜 병원으로 실려 온 20대 환자를 시작으로, 시내곳곳의 병원에 정체불명의 질병에 감염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앵커멘트와 함께 혼잡한 병원의 모습이 나온다. 엥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집계된 환자 수는 천여 명에 이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질병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은행 경비의 손이 주인공의 어깨를 두드리자 주인공은 은행 경비를 올려다본다. 은행 경비 (팔을 계단 쪽으로 뻗으며) 이쪽으로 가시죠. 주인공은 자리에서 일어나 은행 경비와 함께 은행 입구 왼쪽의 계단으로 걸어간다. 1-S#14. 은행 2층 / 오후 / 하얀빛(책상을 사이에 두고 주인공과 은행직원이 서있다.커튼으로 창이 가려져 햇빛 대신에 형광등의 빛이 밝다.) 은행 직원이 주인공의 가방을 책상 위에 약간 힘겹게 올려놓는다.책상 앞에 서서 묵직한 가방을 보는 주인공. 은행 직원 어...일단 가방은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가방이 조금 작아서 돈이 다 안 들어가는데요. 은행 계좌를 하나 새로 개설하시면 거기로 잔금을 입금시켜 드리겠습니다. 주인공은 가방 안을 열어보고 살짝 놀란다. 주인공 (은행 직원을 보며) 남은 돈은 어디 있죠? 은행 직원 (책상 아래서 바구니에 담긴 돈뭉치를 꺼내 올리며) 이 정도가 남았는데... 주인공 (돈뭉치를 보고 가방 안을 보며) 이거...잘하면 들어갈 것 같은데... 주인공은 돈을 가방 안에 차곡차곡 집어넣지만 이내 가방이 가득차서 돈이 잘 안 들어간다. 은행 직원 정 그러시면 뭐...쇼핑백이라도 하나 따로 드릴까요? 대꾸 없이 주인공은 억지로 돈을 가방 안에 꾹꾹 눌러 담다가 도저히 돈이 들어가지 않자 남은 돈뭉치의 끈을 풀어낸다. 돈다발이 책상에 흩어지고 주인공이 흩어진 돈을 가방 구석구석에 마구 쑤셔 넣기 시작하면서호흡이 살짝 거칠어지고 눈에서 광기가 얼핏 나타난다. 가방과 주인공을 번갈아서 멍하게 쳐다보는 은행 직원.돈을 다 집어넣은 주인공은 빵빵해진 가방의 지퍼를 힘겹게 잠그고 만족스러운 듯 가방을 보며 슬쩍 미소 짓다가 한쪽 어깨에 멘다. 주인공 (은행 직원을 바라보며) 저...이제 가면 되나요? 은행 직원 (멍하게 주인공을 보다가) 예...다 되었습니다. 주인공 (뒤로 슬슬 물러나면서 고개 숙여 인사한다.) 그럼...수고하세요. 은행 직원 (인사하면서) 당첨 축하드립니다. 조심히 가세요. 뒤돌아서 문을 열고 나가는 주인공. 1-S#15. 은행 2층, 계속 / 오후 / 하얀빛 주인공이 나온 문을 닫고 그 앞에 선다. 주인공 (주먹을 불끈 쥐며 나지막하게) 예쓰!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며 걸어간다. 주인공 (계단을 내려가며) 어...어디야? 집? 야 나와. 오늘 내가 쏜다. 어... 1-S#16. 은행 1층 / 오후 / 주황빛 통화하며 계단을 내려오는 주인공. 주인공 (피식 웃으며) 아니...그냥 뭐...겸사겸사 해서...어...그냥 그렇지... 영훈이는 요새 뭐한대?...병원? 주인공은 은행 경비가 서있는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고 은행 경비 (출입문을 열어주며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안녕히 가세요. 주인공은 은행 경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손을 까딱 들어 인사를 받고 밖으로 나간다. 1-S#17. 은행 앞 인도 / 오후 / 주황빛 통화하며 은행 입구를 나오는 주인공. 주인공 (입구를 나와 오른쪽으로 걸어가며) 그래?...난리도 아니구만... 주인공의 뒤를 남자3이 비틀거리며 쫓아간다. 주인공 아 뭘 그런 걸 신경 써...아~ 그냥 나와 임마... 주인공의 가방에 쓰러질듯이 매달리는 남자3.놀란 주인공이 핸드폰을 든 채 다른 손으로 가방을 붙들면서 남자3을 돌아보는데 가방에 매달린 채 씩씩거리며 식은땀을 흘리는 남자3의 코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당황한 주인공은 가방을 잡아당겨 남자3을 뿌리치고 빠르게 걸어가기 시작하고 주인공 (핸드폰으로) 야...나중에 전화할게. 어...그래. 핸드폰을 안주머니에 넣으면서 뒤를 힐끔 돌아보는 주인공. 남자3이 다시 한 번 가방에 쓰러질듯이 매달리고 도로 반대편의 인도를 걸어가던 아줌마가 발걸음을 멈추고 주인공과 남자3을 돌아본다. 주인공 (돌아서서 남자3이 매달린 가방을 잡아당기다가 획 돌리며) 아이 씨!! 진짜... 주인공이 가방을 획 돌리면서 가방 옆의 지퍼가 살짝 뜯어지고 돈 한 뭉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를 보지 못한 채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건물 모퉁이 쪽으로 걸어가고남자3은 주인공의 뒤를 비틀거리며 쫓아가다가 갑자기 검은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1-S#18. 인도, 택시 / 오후 / 옅은 회색빛 (햇볕이 건물에 가려져 그늘졌다. 주인공이 나온 쪽으로 햇볕이 길게 들어오고 있다.) 건물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주인공.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멘 채 뒤를 힐끔거리며 빠르게 걷는데주인공 앞으로 서있는 택시에서 택시기사가 문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주인공은 택시 쪽으로 뛰다시피 빠르게 걸어가고 주인공 (택시 뒷문을 열며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아저씨, 택시 하죠? 택시기사 (담배를 피다가 주인공을 슬쩍 보고 건성으로) 예. 주인공 (택시에 타며) 저 신기동 대평 아파트 가주세요. 택시기사는 택시를 타는 주인공을 빤히 보다가 담배를 천천히 한 모금 피고 담뱃재를 턴 후 택시 앞을 돌아와 운전석에 앉는다. 택시기사 (백미러로 주인공을 보며 귀찮다는 듯이) 거...신기동 어디라고요? 주인공 (뒤를 보다가 택시기사를 돌아보며) 신기동 대평 아파트요. 택시기사 예~ 알겠습니다~ 택시가 출발한다. 1-S#19. 은행 앞 인도 / 오후 / 주황빛 도로를 건너온 아줌마가 쓰러진 남자3에게 조심스레 다가간다. 아줌마 (남자3을 보며 걱정스럽게) 아저씨 괜찮아요? 이때 바닥에 떨어진 돈뭉치가 보이고 이를 본 아줌마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슬쩍 돈뭉치를 주워드는데 남자3(E) (아줌마 앞으로 천천히 일어서는 검은 실루엣과 함께) 크르르르르르르륵... 돈뭉치를 집어 든 채 남자3을 보고 입을 벌리며 놀라는 아줌마. 남자3 (입주변이 검은 피범벅인 채로 아줌마에게 갑자기 달려들며) 크아악!!!
숨그네작성일
2012-03-29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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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영상] 인천 야구의 전설 김경기
김경기, 그와 함께해 인천은 행복했네 [야구의 추억, 열 다섯 번째] 인천야구의 큰아들, 김경기
▲ 코치 시절의 김경기
ⓒ sk와이번스
1985년. 많은 인천의 야구팬들이 더 이상 야구를 보지 않겠다고 결심한 해는 아마 그때였을 것이다. 이미 인천팀 슈퍼스타즈는 82년 출발부터 웬만해서는 깨지기 어려울 경악스런 패배의 기록들을 모두 세워버렸다. 그러나 83년 슈퍼스타즈가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자 인천팬들은 기대감을 갖게 되었고 이 기대감 때문에 팬들은 이듬해 팀이 다시 꼴찌로 주저앉았는데도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어떤 이는 다시 돌아온 홀수 해에는 승부가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했고, 또 다른 어떤 이는 20승에 미달한 승수만큼 벌금을 물기로 계약한 너구리 장명부가 태업을 멈추고 30승을 올렸던 83년의 위력을 다시 보여주리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85년 3월 말부터 4월 말 사이에 역사적인 18연패의 기록을 수립하면서 그런 기대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나마 질기게 남겨두고 있던 기대감은 고스란히 분노로 뒤바뀌었고, 수천 명의 인천 시민들은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며 선수단 버스를 막아서기에 이르렀다. 프론트는 '차라리 화가 풀릴 때까지 나를 때려달라'며 시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고, 김진영 감독은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무너진 슈퍼스타즈, 절망한 인천시민'청보'라는 낯선 기업이 슈퍼스타즈를 사들이고 서른을 갓 넘긴 명해설가 허구연을 감독으로 영입해 핀토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발했지만, 기대는 크지 않았다. 더 이상 기대를 가지고 야구를 본다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한 번 되살아났던 희망을 짓밟히는 것은, 그렇게 잔인한 일이다. 그리고 역시 핀토스는 슈퍼스타즈가 시작한 패배의 행진을 빗나감 없이 따라 밟았다. 이제는 누가 무엇을 해도 될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인천팬들을 사로잡았다.그 암울하던 1985년, 인천의 야구팬들에게 위로를 준 것은 한 명의 고등학생이었다. 인천고등학교 3학년 김경기. 그 해 인천고등학교는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고, 그 중심에는 그 해 4할5푼7리의 불방망이로 이영민타격상을 수상한 4번 타자 김경기가 있었다. 몇 해 뒤 인천 프로야구팀에서 뛰게 될 소년이 전국고교무대의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따금 '짠물'이라는 칭찬을 듣기는 했지만 '거포'라는 무기를 가져보지 못했던 인천이었다. 야구가 아무리 투수놀음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방에 패전을 승리로 뒤집어내는 홈런의 매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모처럼 선발투수가 한 두 점으로 상대팀을 봉쇄하는 눈부신 투구를 보여줄 때조차도 승리를 낙관하지 못하고 숨죽였던 인천의 팬들은 다른 팀이 김봉연, 김우열, 이만수의 홈런으로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어내고 환호할 때마다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입소문은 조용히 퍼져나갔고, 그 소년의 이름은 마치 머지않아 도래할 새 세상의 영도자 '아기장수'라도 되는 듯이 새겨져갔다. "머지않아 그가 온다."그 소년이 바로 18연패와 꼴찌의 책임을 지고 그 해 사령탑에서 물러난 김진영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은 참 역설적이었다. 그러나 어쨌거나 김진영 감독은 '인천야구의 대부'였고, 그 아들이자 미래의 희망인 김경기는 '인천야구의 적자'였다. 아니, 어쩌면 망명지에서 해방군을 조직하고 있을 황태자 같은 존재였다고도 할 수 있다.그 뒤로도 4년간, 인천 팬들에게 야구를 본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청보로 넘어갔던 팀은 88년부터 다시 태평양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고, 팀의 이름이 무엇이건 성적은 꼴찌 아니면 그 바로 위였다. 그리고 그 4년 동안도 인천 팬들의 은밀한 희망은 김경기였다.
시나브로 인천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경기
▲ 98년, 인천구단 최초 우승의 순간
ⓒ 현대 유니콘스
고려대에 진학한 김경기는 기대대로 국가대표팀의 4번 타자로 활약했고, 그를 보는 인천 팬들은 마치 서울 명문학교에 유학중인 맏아들에게 온 희망을 걸어두고 그것을 기운삼아 피곤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가난한 부모처럼 흐뭇해 했다. 1990년, 드디어 김경기가 프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태평양 구단 역시 그에게 동기인 lg포수 김동수보다 많은 총액 8000만원으로 예우했고, 선배들은 4번 타자의 자리를 비워주었다. 만년 꼴찌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해 인천 개막전에는 1만2000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그들이 보고자 했던 것은 그렇게 기다려왔던 한풀이의 불꽃놀이였다.그 해 김경기는 전경기에 출장해서 2할8푼5리의 타율에 68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신인으로서 준수한 성적이랄 수도, 4번 타자로서 내세울 만한 기록은 아닐 수도 있었다. 물론 기다리며 꿈속에 그려왔던 것에 비하자면 어느만큼 허전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해 신인왕 타이틀은 lg포수 김동수에게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원체 빈약했던 타선에다가 박정현과 정명원이 개막과 동시에 부상으로 실려 나가며 투수진마저 붕괴되어버렸던 그 해, 홀로 집중견제를 받아가며 만들어낸 신인의 기록으로는 대견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무려 7할6푼의 득점타율을 기록할 만큼 '꼭 필요한 순간' 터뜨려주었던 한방은 김경기를 양승관의 대를 잇는 또 다른 인천야구의 상징으로 탄생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해, 태평양은 비록 5위에 머물렀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스물 일곱 번의 역전승을 일구어내며 끈끈한 근성의 팀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그로부터 10년간, 인천팀의 성적은 김경기의 성적과 함께 움직였다. 그 10년간 김경기는 홀수 해에 부진했고 짝수 해에 분발했다. 그래서 인천팀의 성적 역시 홀수 해에 주저앉았다가 짝수 해에 돌풍을 일으켰다. 김경기가 김기태와 홈런왕 경쟁을 벌이며 23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홈런을 기록했던 94년에는 태평양 돌핀스가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김경기는 20개의 홈런을 날리며 분발한 96년에 현대유니폼을 입고 또 한번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최하위권으로 주저앉았던 팀과 함께 극심하게 부진했던 97년을 지나 18홈런으로 부활한 98년에는 드디어 인천팀 최초의 우승을 일궈내고 대표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야 말았다. 1999년은 인천 야구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해가 되었다. 최초의 우승이라는 선물이 감격스러운 것이었기에 그만큼 깊은 사랑을 주었던 현대가 그 해 겨울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기 위해 인천을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대신 인천 연고지를 물려받은 것은 신생팀 sk와이번스였다.
▲ 김경기 선수의 타격모습
ⓒ 현대 유니콘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는 선동렬이나 최동원처럼 포효하지도 못하고,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넋이 빠진 표정으로 눈물을 그렁거리며 마운드에서 걸어 내려오던 98년 한국시리즈 최종전의 정민태를 보면서 눈물 젖은 환호성을 질렀던 인천팬들. 그들이 그렇게 정을 주었던 선수들은 고향을 버린 현대 유니콘스에 모여 있었고, 인천 연고권은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신생팀 sk와이번스가 가지게 되었다. 인천의 야구팬들은 셋으로 갈렸다. 새 팀 와이번스로 새로이 마음을 정한 이들, 미워도 유니콘스의 선수들에 대한 미련을 끊지 못한 이들, 그리고 '환멸'이라는 글자를 떠올리며 야구를 마음 속에서 지워버린 이들. 열 번 싸워서 아홉 번을 지고, 혹은 열여덟 번을 연달아 지던 시절에도 인천 팬들은 야구를 버리지 않았었다. "김경기를 인천으로 돌려보내라"무관심을 가장해 상처를 달래면서도 어느 새 마음 한 쪽으로 쏠려 야구 중계방송을 곁눈질해야 했던 시절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많은 인천 팬들이 야구를 마음에서 지워버렸던 것이 바로 그 해, 99년 겨울이었다. 몇몇 인천 팬들은 현대가 경기를 벌이는 날 관중석에서 '인천의 자존심 김경기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sk 역시 인천에 정착하기 위해 김경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미 인천을 떠난 현대에는 전*가 지난 김경기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2000년 여름, '퇴물'이랄 수도 있는 김경기는 2억원이라는 예외적인 이적료와 함께 sk로 이적했다. 선수생활 중 단 한 번의 이적이었다. 팬들은 '김경기가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sk에서 뛰었던 마지막 두 해 동안, 그는 더 이상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따금 대타로나 나서서 존재감을 시위하는 것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나타나면 항상 관중석은 달아올랐고, 또 숙연해졌다. 그는 인천팬들의 분신이었기 때문이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이기는 팀'이나 '잘 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함께 울고 웃기에 부끄럽지 않은 팀이며 선수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승리했을 때 부끄러워하고, 분전 끝에 장하게 무너져내렸을 때 오히려 감동하며 기억한다. 김경기를 하나의 신화로 부를 수 있는 것은, 그의 성적이 대단해서가 아니다. 그가 인천의 야구팬들과 한 몸이 되어 슬퍼했고, 분전했으며, 또 안타까워하고 감격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짧은 코치생활을 거쳐 잠시 미국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김경기를 기다리는 인천팬들의 마음은 85년, 그 해와 다르지 않다. 좌절에 섞인 짧은 희망이 반복되어온 인천야구. 그 애증의 역사 속에서 또 한 번의 신바람이 불어올 날이 온다면, 아마도 그 중심에는 또다시 김경기가 서있을 것이다.
▲ 김경기 선수
ⓒ sk와이번스
[출처 : 오마이뉴스]
쿠라라네작성일
2009-09-08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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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엽기영상] 야구중계하다 졸도~
잠실 단군매치의 마지막 경기,기아는 윤석민의 2안타 1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병살타 3개로 8회까지 1-0으로 끌려 간다.
그러나 8회, 최희섭의 적시타도 동점을 만든 뒤, 김상현의 몸맞는볼로 만든 만루 상황.대타로 나온 장성호가 매의 눈을 번쩍이며 방망이를 돌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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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 : 원볼 노스트라잌, 제 2구, 홈러~~~러러러러럴ㄹ랑러러러러ㅓ~~~엌!
이병훈 : 자, 김동연씨, 정신 좀 차리세요! -_-;;;; 일어나세요! -.- 김동연 캐스터는 잠시 졸도하셨고요, 이, 기아가, 허허 이렇습니다.
(방송이 끊기는 걸 막기 위해, 높은 기아 대타 성공률에 대한 해설 시작)
캐스터 : 무슨 일 있었어요? 왜 갑자기 5:1이 됐죠? =.=;
이병훈 : -_-;; 아.. 저는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해서 지금, 졸도 안했고요, 김동연 캐스터께선 잠시 졸도했습니다.
캐스터 : 조금 더 해주세요. 아우... 전 조금 더 쉴....... 억, 우중가아~~~아아아안! 아ㅜ! 호옴러~~~~러러러ㅓ러럴랑러러러러ㅓ언! 홈런! 홈런! 랑데뷰 홈런입니다! 김원섭!
이병훈 : 자, 이번엔 제가 졸도할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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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펌] 직접 겪은 이상한 사건들 - 3
이번 사건은 제가 고등학교 재학시절 그러니까 98~99년도 까지 있었던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한 미스테리한 사건을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sTARt ~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당시 군에서 시 소재의 고등학교로 유학을 갔습니다.
충북에 진천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에 청석 고등학교라
는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지요 .
나름 명문이었던 고등학교에 진학했던 저를 부모님은 기뻐하시면서 혹여나
자식이 큰(???)도시에 있는 명문(?????????????????)고등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여 혹여나 성적이 떨어지기라도 하실까봐 ,,, -0 -;;
절 " 학 숙 원!! " 이라는 이상한 자취 단체에 덜컹 데려다 놓았죠 .
학숙원이라 하면 멀리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기 힘든 학우들을 배려한
배움과 숙식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그당시엔 상당히 신선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냥 고시원이라고 보시면 되요 -_-;;
통학이 어려웠던지라 저도 크게 신경안쓰고 " 콜 ! " 을 외쳤습니다 .
그리고 처음 입소하게된 학 ! 숙 ! 원 !! ~~~~!!!
정말 후지더라고요 -_-;; 금천동이라는 동네에 있는 뉴타운 아파트 (청주분들은
아실만 한 아파트에요~모르시는 분들은 네이버에 뉴타운 아파트 쳐보세요~
안나옵니다 -_- 컹 ㅈㅅ ) 상가 2층에 있더라고요 !!
올라가는 계단은 아직도 잊지못할 갖가지 낙서와 쓰레기들 ..
하지만 전 어머니와 같이 첨 들어가는 입장이라 그냥 크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혹여나 내가 내색하면 어머님이 많이 걱정하실꺼 같애서 ..
(사실 입열기도 싫었습니다 -_- 꾸에엑 개 토합니다 진짜 ㅠ)
그리하여 처음 들어가본 학숙원 ..
먼저 들어와있던 친구들이 있더군요 .. 대략 20~30명쯤으로 기억되네요 ..
보은 , 대전 , 단양, 진천 , 청원 , 문경 , 옥천 등 .. 여러 지방에서 각자의
사연과 목표를 갖고 올라온 친구들이죠 ..
그렇게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나름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저였습니다.
처음 한 3개월간은 열심히 공부도 하고 학숙원 친구들과 함께 놀러도 가고
운동도 하고 .. 그냥 기숙사 같은 개념으로 열심히 다녔습니다 ..
아마도 비가 많이 왔던 날로 기억됩니다 ..
한 친구가 교육중에 ( 방과후 학숙원 자체에서 원장 부부가 과외함) 침대쪽을
가르키면서 정말 크게 소리 질렀습니다 ..
" 끄아아아~ 뭐야 저거 !!! "
그러자 아이들의 눈은 모두 그쪽을 향했고 ..
출입구 들어서자 마자 우측에 붙어 있는 2층침대의 1층의 이불이 막 움직이기
움직이기 시작하더군요...
우리도 순간 다들 움찔하면서 막 뭐냐고 소리지르고 난리였습니다 .
그러자 원장(남50대초중반)이 이불쪽으로 다가가서 손으로 슬그머니..
이불을 뒤집었습니다 ..
모두 숨죽이고 그곳만 응시한채 .. 방안에는 냉기가 흘렀죠 ..
그러자 그곳엔 당시 보은에서 올라왔던 충북고 다니던 친구 1(이름이기억안남)
가 씨익 웃으면서 " 뭐야~ 여기도 후후후후후 다 똑같네 후후훗.."
이런말을 하는걸 다들 똑똑히 들었습니다 .
저 친구는 어머님이 아마 무속인이라고 하셨습니다 .
평소에도 얌전하고 말 수 없고 공부도 잘 못하는 그냥 그런 평범한 아이였는데
말이죠 ..
그제서야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 야 ~ 장난치지마 ! 너 근데 수업안듣고 거서 뭐했냐? "
"자냐 ? "
"뭐여 ~ 이상한 취미 있는 색휘네 !! "
등의 핀잔을 던지며 웅성거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평소에 그렇게나 엄하시던 원장과 마누라(여원장이라 하겠음)가
그냥 쓴웃음을 지으며 침묵하고 있던거에요 .
그나마 여원장은 나중에 들어온건데 완전 썩소를 보이고 있었죠.
그땐 몰랐습니다 . 정말 아무도 모르고 있었죠 . 이 곳의 비밀따윈 말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 정확한 내부구조를 도면으로 보여 드리죠 ..
- 깔끔한 평면도군요 짝짝짝 - ㅈㅅ 점심시간에 급히 그린거라 ㅠㅠ
더 잘그린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바로 제 침대 위에 칸을 쓰던 녀석이 친구1(이상한 소리 하던넘)이 쓰던 침댑니다.
무튼 사건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
그 일이 있은후 부터 저희 끼리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죠 ,,,
남들이 다 하는 그런 뻔한 얘기지만요 ~
"여기 원래 공동묘지였다" , " 아니야 내가 들었는데 여기 아파트 다 짓고 상가
지을때 2명인가 추락사했대.." , "원장이 알고 보니까 살인마야 " , " 야 원장
마누라는 진짜 무섭게 생겼어 요시미츠 같애 " -_-;;;;;;;;;; 인증사진 첨부합니다
-_-; 가감없이 딱 저렇게 생겼습니다.
100%롭니다 ~_~;머리긴 요시미츠 !!
뭐 이런말들 정말 위에 언급됐던말 다 했던 말입니다 ..
그렇게 젊음을 학숙원에서 쳐박혀 지내던 5개월 ...
당시 충북에 인문계열 학교는 야자가 보통 11시에 끝났습니다 .
저희는 11시에 끝나고 와서 1시까지는 따로 교육이 있습니다 .
그때가 아마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 리그에서 한참 잘나갈때여서 저희는
복습이 끝남 식당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서 박찬호 경기를 보며 젊음을
불살랐죠 ~ 활 ~ 활 ~
새벽 2시경이었나 ? 다들 졸리다고 먼저 들어가더라고요 ~
그 때 당시 저도 먼저 들어갔던걸로 기억되고요 ..
그 자리엔 스포츠를 바퀴벌래보다 싫어하던 친구 1 (좀전 언급됐던)와
청주고등학교에 다니던 현종(?)이와 단 둘이 나머지 경기를 보고있었죠.
그리고 아침에 .. 현종군은 사색이 되어 학교로 가는 봉고차에서 저희에게
말해 주더군요 .. " 야 나 그냥 자취할래 ㅅㅂ 못다니겠어 아ㅗㅇㅎㄴ라 "
정말 짧은 저 한마디 남겨 놓고 그 날 저녘 짐을싸고 이사했습니다 .
저희는 왜 그러지 하면서 아까 언급했던 ..."원장이 알고 보니까 살인마야 "
이 말에 점점 신빙성을 더 해 갔죠...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 제가 쓴 다른 두 글을 보신 분이시라
면 아시다 시피 전 절대 귀신따위를 눈으로 보진 못했습니다 .
가위 따위 눌린적도 없고요 ..
7월에 밝은 아침이었습니다 .학교에 등교 하기위해 일어나려고 고개를
돌려 벽에 걸려있던 시계를 보니..젠장 8시 50분을 향해 가고 있던군요 ..
"ㅅㅂ!뭐야 ? ㅠㅠ 아무도 안깨운거야ㅠㅠ ?
" 와 ~! 진짜 의리 없는 색히들 강아지색히들이네~ "를 연발하며
목 뼈 뿌러지는지 알았습니다 ㅠ ㅠ
가위더군요 .. 처음 눌려보는 대낮의 가위 !! 아니 등교전의 가위 !! ㅠㅠㅠㅠㅠㅠㅠ
위에 구조를 보면 아시겠지만 고개만 출입문 쪽으로 향한채 저는 옴짝달싹 못하고 ..,
그렇게 그 침대에서 굳어 가고 있었습니다 ..
날씨가 정말 화창하던 아침이었는데 말이죠 ..
갑자기 드르르륵 ~ 하면서 커텐 쳐지는 소리가 나더니 ...
그 밝던 방안이 순식간에 암흑으로 변했습니다 ... 멀리서 웃는 소리와 함께 ..
'.. 스윽 ..' 문이 열리고 멀리서 지켜보던 여사장 ...
입가에는 일전의 미소를 그대로 띄운채 .. 나지막히 말하더군요 ...
" 강xx ~일어나야지? " 정말 나지막히 ... 그러나 귀에는 메아리처럼 울리더군요..
입술이 치켜져 올린체 치아는 움직이지 않고 .. 그렇게 조곤조곤 말하면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 ㅅㅂ 진짜 여고괴감 앞으로 갑자기 나타나는거 보다 100000배 무서움 ㅠㅠ
그 짧은 거리를 한 1분처럼 걸어 오더군요 ..
입에선 계속 " 일어나야지 ~ 일어나야지 ~ " 를 반복하면서 눈은 절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초점없는 눈으로 점점 제 침대쪽으로 가까워 지고 ..
급기야 제 침대 옆에 바로 앉더군요 ..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 "일어나야지 ~ 일어나야지 으흐흠 ~ " 이상한 노랫말 흥얼 거리는
리듬까지 넣어 주시더군요 ..
그리고선 천천히 제 배위로 손을 올리면서 .. 엄마들이 아기 배 어루 만질 때 처럼 배위를
천천히 쓰다듬었습니다 . 절대 제 몸을 만지진 않더군요 ..배 위에 허공을 가르며 계속
쓰다듬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눌린 가위를 멀리서보고 " 낄낄낄 "거리며 웃었던거 같습니다.
제 몸을 건들어 혹시나 내가 가위에서 풀려날까봐 그게 두려웠던거 같습니다 .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그 표정 그 말투 그 숨결 그 행동....절대 절대 못잊습니다 .
눈 조차 감을 수 없는 극심한 공포에 저는 떨고 있었습니다 ..
바로 그때 ...
" 내가 그럴줄 알았어 흐흐흐흐흐 뭐야 여기 엄마한테 다 말할꺼야 흐흐흐흐흐"
바로 제 위에 친구 운호고 재학중이던 친군데 차마 이름 밝히기가 ;;;
그친구가 학교에 가지 않고 ..
침대에 누워 있었던 겁니다 ..그러자 여원장이 ...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 나~ 아냐 ~난 그냥 깨워 주러 온거야 ..아니라고 .."
외마디 한마디와 함께 원장은 자리를 떠나고 곧 저는 자리에서 일어 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친구에게도 여원장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 부모님께 짐좀 빼달라고
하고 그 곳에서 그날 저녘에 나왔습니다 .
그냥 어떤 얘기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 온몸에 세포들이 전부 일어 선거 처럼 섬뜩하고
날 도와준 그친구 마저 무섭더군요 .
훗날 (약 4개월후) 받을 돈이 있어 그곳에 찾아간 (학숙원 나머지 비용) 저는 그 어두침침한
계단을 다시 올라 2층에 다다랐지만 ..
그곳엔 빛조차 들지 않는 그냥 섬뜩한 장소일뿐 어느곳에도 아이들의 자취나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순 없었죠..
나중에 먼저 나간 현종이라는 친구를 만나 .. 나의 이런 상황을 얘기 하니까 ..
저보고 정말 잘했다고 .. 거기 진짜 무섭다고 .. 하면서 이런 얘길 슬며시 꺼내더군요..
"나는 거기서 새볔에 야구 중계를 보는데 금마 있자나 (친구1) 이 새끼가 갑자기 이상한
무섭다고 들어가자는거야 " " 지지배 마냥 .."
그래서 " 너나 들어가 난 더 보고 들어갈꺼야 " 이랬거든..
그랬더니 " 후회할껄? 후후후후후후후후후~ 이러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나가는겨 ! "
나는 더 듣기 싫었지만 물어봤다 ..
" ㅅㅂ 구라면 디진다 .. 진짜 디진다 ㅠㅠ 나도 디진다 죽겠다 ㅅㅂ ㅠㅠ 안하면 안되냐? "
친구 왈..
"그 새끼 그말 하고 나간지 진짜 구라 안까고 한 10초됐나?계단에서 여러명이 빠르게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쿵쾅 쿵쾅 쿵쾅 ~ "
"그래서 계단쪽을 쳐다봤지 ..."
"딴게 아니라 원장 부부인거야 " , "그래서 ?"
근데 그 원장부부가 헉헉 대면서 " 다행히 한놈은 있네 식당에 사람이 없으면 안되지 흐흐 "
이렇게 씨부리는거야 ...
난 뭔가 싶어서 .. "원장님 이시간에 왠일이세요? " 이렇게 물어봤지..
그때 원장이 뭐라고 할려는데 여원장이 말을 짜르면서 말하더라고 ..
"아니야 ~ 그냥 뭐좀 간식좀 해줄까 해서 .. 근데 현종아 친구1은 언제 들어갔니?
걘 스포츠 관심도 없으면서 왜이렇게 늦게까지 야구를 봐? "
이랬더랍니다....
이때 등골이 쏴해지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원종이를 원장이 어깨를 눌러서
앉힌담에 .. "간식 해주려고 여기까지 왔다자나 .. 배터질꺼 같에도 쳐먹어.."
"말좀 들어 어린놈의 새끼들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담날 원종이는 그냥 퇴소 했구요 .
그리고 그 학숙원이 망한 이유는 원장이 애들을 옥상에서 때리고 거기서 자꾸 이상한거
보이고 해서 애들이 다 나갔다네요..
운호고 다니던 그친구만 끝까지 있었다고 하더군요 ..
이상이였습니다 !!
어째글이 너무 길어서 이번글도 묻히나요 ㅠㅠ?
스크롤 초 압박입니다 ㅈㅅ ㅈㅅ ㅠㅠ
99% 실화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ㅁ-;;
나머지 1%는 대화 장면에서 좀 생각안나는거 덧붙인거도 있고요 헤헤헤헤
귀엽게 봐주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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