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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백금열 판소리
검찰청 마당에 박씨가 하나 톡 떨어졌겄다.
고개들어 살펴보니
제비!
아니아니 기러기!
아니아니
기레기!
기레기가
?
기레기도 새에요?sbs시방새
?
기레기가 찡긋 윙크하며 날아갔단 말이여
이심전심으로 검새들이 알아보고
11시간 동안 구더기를 크게 파서
점심으로 자장면 시켜가면서
잘 다독다독 묻어놨겄다
?
아침에 심어놓은 것이
저녁에 박순이 쭉쭉 뻗어나가는디
경상도 영주 땅까지 뻗어간 것이
동양대 박순하나 턱 걸쳐놓은게
학교는 무너지고 총장은 사라져불고
?
그 다음날 서초동 네거리에 박이 크게 하나 열렸는데
검새놈들이 대박날줄 알고
떡검 쎅검 이놈들이
각기 소원대로 노래를 하것다.
?
떡검이 먼저 노래 내리겄따
시리리리리렁 실금실금 톱~~질이야~~~~
에~~~~이어~
톱~~질~이로구나
얼쑤
이박은 타거들랑은
아무것도 나오지를 말고~
s그룹 상품권만 나오너라~~~
황교안 봉께로
아무리 먹어도 뒤탈도 않고 배탈도 안 나더라~
에~?이~?허~?당기어 주소~
?
쎅검들이 나서더니~
얼쑤
이 박을 타거들랑~
여자들만 그득한 별장 한 채만 나오너라~
김학의 봉께
동영상 찍혀도 아무 탈이 없더라
예 이 어~~?흐~
톱질~~?이로구나~~
?
깡패검찰 튀어나와
아니 이놈은 깡패도 아니고
생사람을 난도질 하는 인간 백정인데
씰렁 실금 톱질~?이야~
이 박을 타거들랑
아무것도 나오지를 말고~
여중생 일기장 하나만 나오너라~~~
음주운전 한 놈이나 마약한 놈보다 나쁜 놈은
표창장 받~은 모범생이다~
예~끄 당겨 주소
?
실근~?실근 실근실근
?
박이 반쯤 벌어지는
뜻밖에 박통속에서
사람들이 나오더라
촛불들고 피켓들고
깃발들고 방석들고
1만?2만?3만?4만?5만?6만?7만?8만?9만?10만?11만?12만?13만?14만?15만?16만?17만?18만?19만?20만?30, 40, 50, 60, 70, 80, 90, 100, 110, 120, 130, 140, 150, 160, 170, 180, 190.
200만명이!?모여~~블고 나오더니~~
큰 소리로 외는 말
정치검찰 물러가라~~물러가라
조국장관 수호하자~~수호하자
공수처를 설치헐 검찰개혁 완수하자~
기레기 놈들 박멸하고
언론개혁 이뤄내자~이뤄내자!
?
우레같은 함성소리
서초동이 우글오글
검참청이 흔들흔들
검새놈이 깜짝놀래
버선발로 뛰어나오면서
“아이고 시민님들 어디서 이렇게 나오십니까??이 박이 대관절 무슨 박인데 이리 많이 나오셨습니까?”
“오냐 이 박이 바로 촛불대박이라고 하는 것이니라.?깨질 것은!?정치검찰 대그빡이여!?이놈들 찰 것은 쪽박이니라!”
?
검새놈들이 깜짝놀래서
“아이고 시민님들 번지수를 잘못 찾아온 것 같소.?쩌 경찰청으로 가보시오,?우리 검찰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국민 인권보장의 최후보루요!”
이렇게 입으로 똥을 싸고 있을 적에
시민들이 검찰 족보를 쪽쪽 들이대는데
옴짝달싹 못하게 들이대것다
?
흥분해가지고 창이 올라가부렀어요
창 좀 내리고 잠깐
추임새 아까 어뜨케 하라고 했어요?
잘한다~얼씨구
잘한다 씨발놈 참말로 이렇게 해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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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놈 검새놈아~
네 할애비는 일제시대 독립군을 취조하던 악질검사 놈이고
네 아비는 박정희 때 생사람 잡어다가 이리 고문 저리 고문 없는 간첩 만들어 낸 독재검새놈이고
거 간첩조작의 달인 유신헌법까지 만들어 낸 놈 이름이 뭐더라?
김기춘!?김기춘!
김기춘!
니네 형은 전두환 때 육사출신 잡놈들과 육법당을 만들어 나라를 갉아먹는 정치검새 놈이 분명하고
지금 있는 네놈들은
이명박이 박근혜 때 떡값받고 뒤 봐주고
별장가서 거시기허던 떡검 쎅검이 분명하제~~~~~!
?
그래,
지난주 내가 알려줬던 보약은 먹고 효험은 봤느냐?
?
민주정부 들어서고 세상이 좋아져서
네놈들을 잊었더니
흉악한 너희놈들
가족을 인질삼아 쿠데타를 했다기로
불원천리에서 왔노라
깨어있는 시민들이
너희를 너희 그자들이
바가지를 쓰고 벼락을 받고
민주시민을 못봐오리라
어허 이런 죽일놈들
목 내려 칼 받아라~
?
벼락같이 소리치니 이놈들 깜짝놀래
똥오줌을 내갈기며 도망가고
그 자리에는 임 뭐시기더라 여자 검사라든데
임!
임은정!!!
임 누구요?
그 냥반이
저기 높은 자리에 올라간 뒤로
검찰은 제자리로 돌아가고
기레기 놈들은 즈그 나라 하늘나라로 돌아가고
토착왜구는 박멸되고
대한민국이 사람 사는 세상이 되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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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풀영상)방학썬특검 촉구와 장자연 김학의 사건 관련자 수사의뢰 기자회견 개최
23일 시민단체인 ‘윤지오 신변보호 및 방학썬 특검촉구 비대위’는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학썬 (방씨일가가 저지른 장자연의 마약과 인신매매를 통한 성폭행 타살의혹과 이미란 타살의혹, 김학의의 특수강간·수간 ·마약사건, 버닝썬)사건의 국회에서 특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 김학의 사건과 장자연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 23일 시민단체 ‘윤지오 신변보호 및 방학썬 특검촉구 비대위’는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학썬 (방 씨 일가가 저지른 장자연의 마약과 인신매매를 통한 성폭행 타살의혹과 이미란 타살의혹, 김학의의 특수강간·수간·마약사건, 버닝썬)사건에 대해, 국회에서 특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 김학의 사건과 장자연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기자회견의 사회를 본 정의연대 김상민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여는 말에서 “방학썬 사건의 공통점이 특권층 권력 유착사건이라고 규정 짓고, 적폐검찰에 의해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 국회에 특검법을 제정을 촉구하고, 경찰에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의뢰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이어, 김상민 사무총장은 비대위에서 경찰청에 수사의뢰하기로 한 14명에 대해 실명을 들어 하나 하나 거명하였다. 비대위에서 수사의뢰한 명단은 다음 14명이다. 1. 길태기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2.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3. 유상범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검사 4. 윤재필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부 부장검사 5. 김진태 전 검찰총장 6. 김수남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검찰총장 7. 박정식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검사 8.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부 부장검사 9. 방정오 조선일보 방상훈 대표 아들10. 방용훈 조선일보 방상훈 대표의 동생, 코리아나 호텔 사장11. 권재진 : 2008년 가을 대검찰청 차장으로 장자연 술자리에 방용훈, 박문덕(하이트진로 사장)과 동석12.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 : 장자연과 35차례 문자 주고 받음13. 조희천 조선일보 기자14. 홍준표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 윤지오씨가 정의연대측과 인터뷰에서 홍준표가 특이하게도 구준표와 이름이 같다고 해서 기억하였다고 함.홍준표는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장자연 사건 초기부터 국정원이 개입하고 이후 명단 공개와 관련하여 외압을 가했을 의심이 있기에 경찰에 수사의뢰. 기자회견에서, 정의연대 인권민생위원장 이민석 변호사는, 이들 고발인들에 대해 장황하게 수사를 의뢰한 사실을 첨부의 수사의뢰서에 의해 설명하였으며, 장자연 사건은 "장자연 씨의 유서라고 발견된 문건은, 주민등록번호와 싸인이 들어 있고, 다음날 고 김지훈 씨와 함께 일본에 놀러가기로 비행기표까지 예약했다"면서, 유서가 아닌 법적대응을 준비한 문건"이라고 말했다.이어 "따라서 자살로 발표된 사건은, 의문사로 재수사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이어, 아나키스트 의열단의 자문위원인 김형남 변호사는 “검찰이 성범죄집단으로 성범죄 수사를 맡을 자격이 없다”면서, "가해자들이 아직도 버젓이 신변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검찰과 경찰은 공범집단으로 방학썬 특검을 통해 수사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새날희망연대의 전태삼 공동대표(고 전태일 열사의 동생)는 “박정희 시절부터의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초를 겪었다”면서, 방학썬 특검에 대한 연대의사를 밝혔다.이어, 경찰민주화와 사법개혁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의 김장석 공동대표는 “경찰의 명운을 걸고, 오늘 수사의뢰한 자들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하였다.윤지오 신변보호 및 방학썬 특검촉구 비대위에는 시민사회단체인 정의연대, 무궁화클럽, 아나키스트 의열단, 적폐청산의혈행동, 새날희망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자회견 후, 검찰청에 방학썬 사건관련자 14명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제출하고 있다.(좌로부터 무궁화클럽 김장석, 김상민 정의연대 사무총장, 전태삼 새날희망연대 대표, 정의연대 이민석 인권민생위원장, 아나키스트 의열단 김형남 변호사)다음은, 이날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김학의 관련 적폐검사 및 장자연 관련자들 수사의뢰 기자회견문>국회는 방학썬 특검법을 즉각 제정하라!!!경찰은 정관계 비호 은폐 세력을 즉각 수사 처벌하라!!!경찰과 검찰이 유서라고 발표한 장자연 문건은 유서가 아니다!!!고 장자연씨 죽음에 의문사 상습범 국정원이 깊이 개입되어 있다!!!조선일보 방씨일가와 국정원을 철저하게 수사하라!!!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여 윤지오씨에 대한 모든 신변위협행위와 경찰의 직무유기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조선일보방사장사건을 살인사건으로 김학의사건을 특수강간사건으로 철저하게 수사하라!!!방학썬 (방씨일가가 저지른 장자연의 마약과 인신매매를 통한 성폭행 타살의혹과 이미란 타살의혹, 김학의의 특수강간수간마약사건, 버닝썬)사건은 특권층 권력 유착 사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첫째 정계, 재계, 언론계의 유력인사이거나 고위 공직자들이 가해자들이라는 것이다.둘째 언론이 수사 보도를 은폐하고 축소한다는 것이다.셋째 검찰과 경찰이 은폐 축소 조작하고, 가해자들에게 대해서 수사를 하지 않고 피해자들과 증인들을 괴롭히면서 증언을 번복하도록 강요한다는 것이다.넷째 대체로 가해자의 편인 언론이 침묵하거나 왜곡하면서 사건을 축소 은폐한다는 것이다.다섯째 검찰은 마약 특수강간 살인 등 중범죄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고 단순 성폭행 정도로 사건을 축소하여 공소시효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이다.여섯째 국정원 개입이 의심스러운 의문사가 계속된다는 것이다.장자연 사망사건의 경우를 보면, 지난 19일 정의연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1. 윤지오씨와 만나서 들은 증언에 따르면 장자연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 즉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 김지훈씨와 김지훈씨의 여자친구와 함께 죽기 전에 다음날 일본 여행을 예약한 상태로 절대로 자살을 할 상황이 아니였다고 한다.2. 또한 장자연의 유서라고 알려진 문건은 절대로 유서가 아니라 이후 법적 조치를 위해 장자연씨가 준비한 문건으로 전세계 어느 유서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주민등록번호와 지장까지 찍혀 있었다는 것이다.3. 그런데도 검경과 언론은 장자연의 죽음을 자살로 보도하고, 장자연의 시신이 증거인데도 불구하고 부검도 하지 않고 서둘러 화장하여 증거를 인멸하였다는 것이다.4. 사건을 덮으려고 증인을 끊임없이 위해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장자연 사건의 관련인물 주변에서 국정원 직원들의 미행이나 위협이 상존했고 캐나다에서도 국정원 직원으로 보이는 자들에 의한 신변위협을 계속 느껴왔으며 최근 국내에 들어와서도 신변의 위협을 계속 느끼고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 이후에도 지금까지 위협이 존재한다고 토로하고 있다.5. 또한 윤지오씨의 증언에 의하면 장자연씨는 약물에 중독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으며, 지금와서 생각하면 김학의 사건의 경우처럼 마약에 의해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진술하였다.2017년 시민단체들이 고발한 바 있는 김학의 사건 또한 장자연 사건과 같은 방법으로 검찰에 의해 은폐 되었는데, 수사의뢰서에 따르면 “2013년 3월경 강원도 원주시 한 별장의 성접대 현장에서 각종 음란비디오, 쇠사슬, 채찍 등이 발견되었으며, 성접대를 한 건설업자 윤중천은 모델을 지망하거나 의류사업 등을 꿈꾸던 5명의 여대생 등 30여명의 여성들을 유인해와서 아무 댓가없이 폭력과 협박으로 필로폰 등 마약과 최음제를 먹이고 기르던 개를 이용하여 성폭행을 가한 특수 강간, 윤간, 수간 사건”이었다.김학의 특수강간 사건은 동영상과 피해 여성들의 수없이 많은 증언에도 가해자는 조사 한번 제대로 받지 않고 적폐검찰은 피해자들만 수없이 조사한 끝에 두 번이나 무혐의 처분하였다.지금의 검찰에 방학썬 사건을 맡길 수 없는 이유는 이연주 전 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힌 것처럼 김학의 장자연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들은 하나같이 성범죄자들이었다는 것이다.또한, 최근 임은정 검사가 “여환섭 검사의 김학의 수사단장 임명은 검찰이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라고 밝힌 바처럼 소위 성범죄 검사동일체를 주장하는 검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다고 본다.김학의 사건과 관련한 검사들의 성범죄를 보면 성범죄 소굴인 검찰이 방학썬 수사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2013년 김학의 사건의 1차 수사 당시 무혐의처분을 했던 윤재필 부장검사는 2015년 10월 회식자리에서 여검사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 껴안은 행위를 한 자이다.2016년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였던 박진현 검사 역시 직장 내 성희롱으로 문제가 되어 사직을 했다. 2015년 김학의를 무혐의 처분한 강해운 부장검사는 검찰 내 사무직 여직원에게도 은밀한 만남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 파렴치한 짓이 들통나 결국 지난해 2017년 7월 27일 법무부에 의해 면직 처분을 받은 자이다. 2010년 4월 엠비시 피디수첩에서 "검사와 스폰서"편이 보도된 바와 같이 한 건설업자가 부산지검의 검사들에게 "술사주고 섹스시켜주는 게 본인의 업무였다"고 진술한 바있다.이런 자들로 이뤄진 검찰은 소위 성범죄 검사동일체를 주장하는 집단이다.방학썬 사건을 어떻게 이들에게 맡길 수 있는가?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사건에서 보듯 감추고 은폐한 자들이 범인이다.검찰은 스스로 땅에 머리를 처박고 아무것도 안보인다는 타조머리 수준으로 소위 성범죄 검사동일체를 주장하는 자들로 특수강간 사건을 맡을 자격이 없다.이제 이 사건은 셀프수사에 맡길 수 없다.성범죄 집단에게 성범죄 수사를 맡길 수 없는 것 아닌가?성범죄로 썩어있는 현재의 검찰에게 수사를 맡길 수 없으며 방학썬 특검을 강력히 요구한다.특검에서는 고 장자연씨의 타살가능성을 포함하여 고 장자연씨에 대한 성폭력 가해자들 전원과 고 장자연씨의 부실수사에 관련한 경찰과 검찰의 직무유기와 은폐조작에 대한 재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씨일가의 만행과 관련된 장자연 의문사와 함께 김학의 특수강간 사건과 버닝썬 사건에 대해 함께 방학썬 특검이 반드시 실시되어 가해자들과 범죄자들의 천인공로할 범행이 낱낱이 밝혀지고 은폐조작 관련자들까지 철저히 수사하여 모두 엄벌할 것을 촉구한다.또한 우선 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사건과 관련한 검사들을 먼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하며, 조선일보 방씨일가, 언론사 사주, 윤지오씨가 증언한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을 수사의뢰하기로 하였다.특히 윤지오씨가 어린 나이에 정치인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장자연과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 이름이 비슷하여 또렷이 기억하여 검찰 등에 진술하였지만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정치인을 소환하거나 수사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지오씨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유력정치인이라는 이유로 검찰은 아직 이 인물에 대해 한번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오늘 윤지오 신변보호와 방학썬 특검촉구 비대위는 이 정치인의 실명을 적시하여 정식으로 경찰에 수사의뢰를 할 것이다.이번에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인물들은 공소시효 핑계대지말고 철저히 수사하여야 한다.조선일보 사주, 유력정치인, 국정원이 관련되었기에 의문사를 당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검경수사권의 명운을 걸고 방학썬 사건과 관련한 검사들의 성범죄와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과 방학썬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경찰의 명예를 되찾을 것을 촉구한다. 검찰은 윤지오씨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하고 신변보호를 소홀이 한 경찰의 직무유기와 윤지오씨에 대한 모든 신변위협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라!!!경찰은 장자연 사건의 성폭력 가해자들과 고 장자연씨의 의문사를 철저하게 수사하라!!!방학썬 관련 수사를 은폐 축소 조작한 적폐 검사들을 철저히 수사하여 엄벌에 처하라!!!경찰은 조선일보 방사장 일가와 국정원 개입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하라!!!국회는 장자연 사건에 대해 즉각 방학썬 특검법을 제정하라!2019년 4월 23일윤지오 신변보호 및 방학썬특검 촉구 비대위(정의연대, 무궁화클럽, 아나키스트 의열단, 적폐청산의혈행동, 새날희망연대)http://m.a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2
키_득작성일
2019-04-25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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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내부자들 여검사버전(스압)
#1‘개..새끼’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혼자만의 휴식 시간이었다. 동네 서점에 와 앉았었던 여자의 입에서, 이제는 익숙해진 욕이 자연스레 튀어나온다. 이전까지 썼던 제일 심한 욕이 ‘거지같은 놈’ 정도였던 여자였지만, 이제는 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이 모든 일들을 참아내기 어려워졌다. 이 모든 게 다 그 개..새끼 때문이야… 다시 한번 욕을 뱉어내며 앞에 놓인 책들을 전보다는 조심스럽게 모아 들려니, 조금 전 읽었던 책의 구절들이 툭툭 갈비뼈를 두드린다. 칫... 결국 이 모든 게 그저 참고 침묵하기만 했던 내 잘못이라는 건가… 하지만, 세상이 여전히 이 모양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냐고… 여자는 조용히 혼자서 입을 삐죽거렸다. 한동안 잊고 있던 한기에 몸이 파르르 떨려온다.엄마가 아픈 것 따윈 관심도 없이, 오랜만에 평일에 엄마가 회사에 가지 않은 것을 한없이 좋아하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새끼 강아지처럼 폴짝폴짝 뛰어나올 아이 생각에 걸음을 재촉해 보려는데, 아무래도 울렁울렁 여전히 온몸이 후들거린다.정확한 원인을 모르겠다는 발작성 현기증 때문인지,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인지, 조금 전 읽었던 책의 내용 때문인지…여자는 알기 어렵다. 여자는 다시 한번 조용히 되뇌인다. 이 모든 게 다 그 새끼 때문이야… 이 모든 게 최근 일주일 이상, 그 놈의 얼굴이 계속해서 뉴스를 도배했기 때문이다.‘쥐새끼 같은 놈. 언젠가 터질 줄 알았어’얼마 전부터 부쩍 그놈의 소식들이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했을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다. 한동안 자지 못하던 잠을 겨우 자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금 날이 밝을 때까지 하얗게 밤을 지새우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하지만, 여자는 자신까지 그렇게 터져버릴 줄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잊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다. 용서했다고 생각했다. 복수는 신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여자가 믿고 있던 신은 정의의 신이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믿는 방법 밖에 없었다. 헤아릴 수 없는 날들을 아무리 밀어내도 떠오르는 그놈의 그 눈빛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수시로 가슴이 조여오고, 누웠다가 발딱발딱 일어나고, 피가 발바닥에서부터 거꾸로 솟구쳐 올랐다. 이게 바로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것이구나…비유적인 표현인 줄만 알았더니… 어렵게 생긴 아이까지 유산됐다. 꽤 안정기에 들어섰다 했었는데…장자연, 성완종…언젠가 들었던 그런 이름들이 떠올랐다. ‘죽어봤자 밝혀지는 것도 없는데..’라고 너무 가볍게 그들을 입에 올렸던 탓일까… 그놈은 너무나 강하고, 여자는 아무런 힘이 없는 것이 내내 너무나 분했다…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목숨을 던지는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정말 그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일까… 수도 없이 여자의 머리를 뒤흔든 생각이었다.여자는 여전히 선함이 악함을 이길 것이라고, 최선을 다해 선하고자 했던 자신의 의지가 틀리지 않았었다고 너무나도 순진하게 믿고 싶었다. 자신이 보아왔던 그 숱한 불의를, 그토록 잔혹한 악의 승리를 마치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처럼....그것은 여자에게 불의와 악에 저항하고 선을 수호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아무런 힘도 어떠한 빽도 없는 여자에게 오직 그렇게 믿는 외에는 달리 스스로를 위안할 방법도 상황을 해결할 묘책도 없어서였을 뿐이었다. 그렇게 계속 가슴을 쥐어 뜯다가는 결국은 마지막 선택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2잊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다. 그것만이 살아낼 수 있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여자의 뇌에는 그 날 그 곳에서의 그놈의 행동들, 그놈의 숨결, 어쩌면 그 술 냄새까지 또렷이 더 또렷이 새겨질 뿐이었다.장례식장이었다. 별로 친하지 않은 동기였지만 -부모님을 전부 잃은 여자는 미혼의 여동기가 부친상을 당한 것이 영 안쓰러웠다. 지나친 오지랖이었어… 여자는 두고두고 그것을 후회했다. 원래는 콘서트를 가려고 나선 길이었다. 10월...벌써부터 길가에는 쓸쓸한 나뭇잎들이 나뒹굴고, 아침 저녁으로 얇은 코트라도 걸쳐야 할 정도로 꽤 쌀쌀해지기 시작했는데, 야외콘서트라니 작은 연하늘색 무릎담요까지 준비한 터였다.함께 지하철을 타고 콘서트장으로 향하던 남편이, 갑자기 그 시간에 있는 어떤 강의가 듣고 싶다고 했다. 동기의 부친상이 영 마음 한켠에 걸렸던 여자는 ‘그럼 나는 장례식장에 갈테니, 당신은 강의를 들으러 가라’고 순순히 가던 길을 돌려 지하철에서 내렸다.두고두고 그 때 그 순간을 후회했다. 왜 그렇게 순순히 돌아섰는지, 왜 콘서트장을 간다고 나서면서 때마침 검은 옷을 입고 나섰었는지....여자는 두고두고 그 날의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엄마 그리고 아빠.....그토록 그녀를 사랑해주었던 그들을 차례로 보낸 후, 여자는 한동안 장례식장에 가지 못했었다. 만삭의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아빠를 보내 드린 지 3년이 넘었건만, 여전히 장례식장은 여자에게 힘든 곳이었다.가빠지려는 숨을 고르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얼굴을 알만한 동기는 아무도 없었다. 금요일 부고 소식이 올라왔고 지금은 토요일 오후이니 그럴 법도 하지..아는 사람도 없는데, 조금만 앉아있다 조용히 일어나야지...여자가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장례식장에 장관이 들어섰다. 다른 한명의 수행검사와 함께... 페이스북인지 트위터인지도 열심히 한다는 장관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장관은 언론에서 본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장관은 여자가 앉아있던 테이블의 중앙에 자리 잡았고, 이곳 저곳 삼삼오오 앉아있던 검사인 듯한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그를 향해 모여들었다. 수행검사가 장관 옆에 앉았다. 누군가 조용히 여자에게 그 옆에 앉으라며 여자의 팔꿈치를 밀었다...뭐지? 순간 당황한 여자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리 중 여성은 여자 혼자 뿐이었다. 여자는 어느 샌가 떠미는 대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이미 익숙해진 일이었다. 기수 문화가 그리도 엄격한 여자의 회사에서, 여성을 그리도 무시하는 여자의 회사에서, 기수와 상관없이 높은 양반 옆 중앙 좌석에 여성을 앉히는 일은 거의 언제나 있는 일이었다. 여자는 그때 그 수행검사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문제였다. 여자는, 기수상 그곳에 앉을 기수가 아니었다. 왜 도대체 그 자리에 그렇게 아무 저항 없이 앉았던 것일까....그놈이 장관을 수행하고 기자들과 전작을 하고 오는 길이라는 말을 왜 그렇게 흘려 들었을까…그놈이 자꾸 여자 쪽으로 몸을 기댔다. 마니 취했나......옆에 있던 장관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놈을 수행하고 다니는지, 이놈이 나를 수행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어 허허허” 모두가 장관을 따라 허허허 웃었다. 콘서트장에 가려고 준비했던 무릎담요를 그놈과의 사이에 놓고 애써 그놈과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벌리기 위해 식은 땀을 흘리고 있던 여자만 빼고.....마니 취했나....라니... 장관은 이 꼴을 보고 하는 말이야 못보고 하는 말이야....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여자는 회사에 들어온 이후부터 많은 술 취한 상사와 선배들을 마주 해왔다. 술에 취해 이 정도 기대는 것으로 불쾌감을 표현해서는 예민 떤다고 여자만 손가락질 당할 뿐이다....빨리 장관이 일어나야 하는데... 언제나처럼 여자는 아랫입술을 꾸욱 깨문다. 어찌 된 일인지 장관은 쉽게 일어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동기가 장관과 꽤나 친밀한 관계였나보다.장관보다 먼저 일어서 나오는 것이 쉽게 양해되지 않는 회사 분위기를 알기에 적절한 틈을 타 아무도 모르게 빠져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고 있는데, 바로 그때였다. 여자의 허리 쪽에서 무언가 스멀스멀한 감촉이 느껴졌다. 무심히 내려다본 여자의 허리에 그놈의 손이 닿아 있었다..... 설마....땅을 짚다 잘못 닿았겠지...이렇게나 사람들이 많은데...바로 옆에 장관이 앉아 있는데.....여자는 그놈과의 사이에 놓여있던 무릎담요의 부피를 좀 더 넓히며 옆으로 삐죽삐죽 그놈과의 거리를 넓히기 위해 움직였다. 그런데, 분명 그놈의 손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어느새 그놈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었다...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여자는 알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것은 환상일까....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옆에 장관이 앉아 있는데...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웃고 떠드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여자는 그것이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환상인 것만 같았다. 아니 이런 건 환각이라고 해야 하나....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계속해서 하체 쪽에 느껴지는 그 스멀거림이 실제인지 환상인지 여자는 알 수 없었다. 몸을 조금씩 비틀어 조금이라도 그 스멀거림을 피하고, 그놈의 그 손을 떼어놓기 위해 애쓰던 여자 주위의 모든 것이 언제부터인지 부옇게 보이며 느릿느릿 움직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뇌를 비웃듯 또르르 또르르 떨리기 시작하던 여자의 심장이 견딜 수 없이 요동쳤다. 어떻게 그곳을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언제부터 그곳에 서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여자는 화장실 거울 속에 눈을 질끈 감은 채 몸을 떨며 서있는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있는 힘을 다해 눈을 크게 부릅뜨려 하면 할수록 거울 속 여자는 이를 악물며 눈을 더욱 더 세차게 내리 감았다.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어쩌면 환각이었을지도 몰라...여기는 장례식장이잖아....분명 환각이었을 거야...여기는 장례식장이잖아... 눈을 떠야지....눈을 떠야 집에 가지.... 집에 가야지....집에 가야 아이를 보지....‘아이’라는 소리에 거울 속 여자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여자의 부모님이 꿈결처럼 그렇게 여자의 곁을 홀연히 떠난 후, 여자가 살아있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아이를 돌보아 줄 일가친척이 아무도 없는 여자에게 이모님들은 유일하게 여자가 회사에 다닐 수 있는 끈이었다. 그런 여자를 비웃듯 어떤 이모님은 애를 데리고 담배연기 자욱한 불법 도박장에 다녔다. 어떤 이모님은 3달 동안 아이에게 맨밥만 먹였다. 어떤 이모님은 알러지가 있는 약을 정량의 5배 이상 들이부어 아이를 쇼크로 잃을 뻔도 했다.‘친정엄마 없이 애 키우면서 회사 다니는 여자는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여자야’ ‘어휴.....내가 나라 하나 팔아먹고 이렇게 살겠어....최소 한 3개는 팔아먹었나봐’ 여자가 종종 하는 말이었다.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만 바라보면 사르르 사르르 행복감이 여자의 목구멍을 간지럽혔다. 세상의 무게에 무너져 내리려 할 때면 아이에게 여자가 겪었던 엄마 없는 아픔을 겪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언제나 말아쥔 여자의 주먹에 불끈 불끈 힘을 넣어주었다.그래 빨리 집에 가자....아이한테 가자....서서히 떨림이 잦아들며 여자는 그곳에 두고나온 핸드백과 무릎담요를 떠올렸다. 양손을 힘껏 주고 눈을 애써 부릅뜨고 그제서야 화장실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그곳을 들여다보았다. 그놈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금 떨려오는 가슴을 다잡으며 스르르 들어가 그까짓 크게 비싸지도 않은 핸드백과 무릎담요를 챙겨 나오던 여자 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부딪혔다. 잘못 발이 엉긴 것으로 생각하고 슬쩍 옆으로 몸을 피해 나오려는 여자 앞에 다시금 같은 그림자가 부딪혔다.그제서야 그림자의 얼굴을 올려다본 여자 눈에 촛점이 반쯤 풀린 채 실실 거리며 여자 앞을 막아서고 있는 그놈의 얼굴이 들어왔다. 와락 풍겨오는 역겨운 술냄새에 그제서야 부옇던 여자의 눈이 여자를 흘겨보다 꾸욱 내리 감으며 코웃음 치듯 중얼거렸다. 거봐...모든 것은 현실이었다구.... #3여자는 내내 남편을 원망했다. 하지만, 그냥 ‘엉덩이를 만졌다’고 말한 여자에게 남편이 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은 채 ‘고소 같은 것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은 여자였다.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모두의 관심은 상대 여성이 누구인지에 쏠려 그저 흥밋거리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왔던 것을 수도 없이 봐왔던 터였다. 누구도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상대 여성은 어느새 함께 일하기 불편하고 예민한 여성으로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당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었다.아니 며칠전 청 간부가 “여성들이 검사로서 인정받으려면 술자리에서 친목차원에서 있었던 일에 예민을 떨어서는 안된다. 그런 걸로 예민을 떨어대니 검사로서 인정을 못 받는 것이다”라고 대놓고 연설하는 것을 직접 듣지 않았던가.그런데도 여자는 자꾸만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그 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좀더 자세히 이야기했더라면 남편은 조금은 더 분노해주었을까....집에 오는 내내 계속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고,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변기를 부여잡고 한참을 꾸역꾸역 위액을 쏟아냈다는 것을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라면 남편의 반응이 달랐었을까....치마 속으로 손이 들어온 것만 아니라면 여성의 엉덩이와 허리를 껴안고 더듬는 것은 그렇게 치욕스럽고 끔찍한 일은 아닌 것일까.... 헤아릴 수 없는 혼란이 여자를 휘감았다. 수도 없는 ‘만약에’가 여자의 가슴을 내리찍었다. 만약에 괜한 별로 친하지도 않은 동기에게 그런 오지랖을 보이지 않았더라면...만약에 그날 검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서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강의에 가고 싶다는 남편의 말을 무시하고 계획대로 콘서트장에 갔더라면... 만약에..,....만약에........만약에.......그리고 만약에....아빠가 살아있었다면....... 중1 반장이던 언니가 반 아이들이 떠들었다는 이유로 대표로 엉덩이에 몽둥이 세례를 당하고 온 날, 아빠가 그 담임에게 전화를 해 고함을 질러댔던 일이 또렷이 떠올랐다. 만약에 아빠가 살아있었다면....만약에 아빠가 살아 있었다면 ..... 그렇게 아빠가 떠오를 때마다 여자는 고개를 세차게 내저었다.아니다. 이 모든 게 아빠 때문이다. 여자가 아빠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착하고 예쁜 내 딸’이었다. 그렇다. 이 모든 게 아빠 때문이었다. 이 땅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는 여자를 착하고 예쁜 딸로 키워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그 어떠한 불의도 참아내지 말라고, 그 어떠한 부당함에도 입 다물지 말라고,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질러대며 절대로 세상과 타협하지 말고 네 멋대로 그렇게 살아가라고 그렇게 가르쳐줬어야 했다.....아니다. 이 모든 게 엄마 때문이다. 다섯 살, 6. 25. 동란에 아버지를 잃고, 3살 동생을 등에 들쳐 업은 채 부르튼 발로 먼 길을 걸어 피난을 갔다는 여자의 엄마는 말수가 별로 없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계집애들을 보러오다 변을 당했다'면서 ‘지 아버지 잡아먹은 딸년들’이라고 고모할머니들로부터 수도 없이 구박을 받았다면서도 일년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고모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엄마였다. 한번씩 들이닥쳐 폭풍우를 일으키는 할머니나 고모 앞에서도 엄마는 언제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석을 멍하니 응시한 채 입술만 깨물 뿐이었다.그렇다. 이 모든 게 엄마 때문이었다. 이 땅에서 여자를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는 참고 또 참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 어떤 불합리도 참아내지 말라고, 여성이라고 무시하거나 업수이 여기는 것은 더더욱 참아내서는 안된다고, 그런 놈들에게는 멱살을 휘어잡고 주먹을 휘둘러줘야 한다고 그렇게 가르쳐줬어야 했다......부질없는 원망을 하던 여자는 다시금 머리를 세차게 내저었다. 모든 것은 다 내 탓이다. 모든 것은 다 내 잘못이다. 다 내 잘못이다....그놈이 그 후 회사의 빅2라는 국장 자리까지 꿰차고 수년간 절대 권력을 누려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분명히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과 따위는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대단한 힘을 가지신 분께 사과를 요구했던 것이 얼마나 순진하고 무례하고 어이없는 일이었는지를 안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그날의 일을 수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렸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 자리에서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였다는 듯 그리 웃고 떠들던 그들이- 그날의 일을 당시의 국장이 나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그제서야 납득할 수 없었던 사무감사와 경고와 기수에 맞지도 않게 갑작스레 이루어진 외딴 곳으로의 발령 등등 그 후 여자에게 일어났던 설명되지 않았던 모든 일들의 이유가 갑자기 또렷해진 것이 화근이었다.모든 것은 다 내 탓이다. 모든 것은 다 내 잘못이다. 다 내 잘못이다... 수없는 시간들을 수많은 밤들을 자기반성, 자체검열, 자아성찰 이딴 것들로 채워가고 있었는데, 그렇게 비틀비틀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는데, 그렇게 꾸역꾸역 순간순간을 버텨내고 있었는데…외딴 근무지에서 혼자 있다가 갑자기 실명되어버릴 경우에 대비해 혼자서 손의 감각에만 의지해 걸어가는 연습을 해보고, 눈을 감고 휴대전화로 119 또는 남편의 번호를 누르는 연습을 해볼 때도 이제는 눈물 따위 흘리지 않았지 않은가.... 그런데 별안간 왜 세상이 그리 뱅글뱅글 돌아버린 것인지...왜 그렇게 와락 무너져 내려 버린 것인지.... #4평일 이 시간의 거리는 이토록 눈부시구나.... 오후 5시가 막 넘어섰는데도 여전히 햇살이 눈부시다. 혀 속은 여전히 쓰다. 따스한 바람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햇살은 휘청거리는 여자의 발걸음을 황홀하게 재촉한다.햇살을 머금은 채 반짝이는 바람 사이로 한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여자의 머리 속에는 아직도 책 속의 내용들이 휙휙 스쳐 지나갔다. 책 속에서처럼, ‘네 탓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누군가 이야기해주었다면, 조금 더 쉽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여자는 고개를 내저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모두 여자 탓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국장이 당시 일을 전혀 몰랐을 수도 있어. 너에게 일어난 일들은 네 자신 때문일 가능성이 커. 그게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해야 네가 더 발전할 수 있어’ 이런 충고도 들었던 터였다.밝은 옷과 치마를 좋아했던 여자는 언젠가부터 검은 색 바지만 입고 다녔다. 치마가 조금만 짧아도 옷의 색상이 조금만 밝아도 ‘네가 이러니 그런 꼴을 당했지’ 어디선가 수근대며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으로 파마를 한 게 언제였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자의 머리 속엔 뱅글뱅글 돌고 있는 저 눈부신 햇살을 따라 여전히 한가지 생각이 뱅글뱅글 돈다. 누군가 처음부터 내 탓이 아니라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었다면, 내 삶은 달라졌을까....임관을 하자마자 부터였다. 아니 임관을 하기도 전이었다. 관사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이사를 하면서 인사를 간 여자를, 지방검찰청장은 떠나는 검사들을 위한 환송식에 참석시켰다. 식사 후, 청장이 떠나고 2차를 주도하던 해병대 출신의 눈이 부리부리한 부장검사는 별안간 ‘나는 술 안 먹는 검사는 검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대생을 싫어한다. 나는 여검사를 싫어한다. 너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다 갖추었으니 완전 악연 중에 악연이다. 너 같이 생긴 애치고 검사 오래 하는 애 못 봤다. 내가 너 검사 얼마나 하는지 지켜보겠다.’라며 독설을 퍼부어내다가,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 ’아 참 너는 아직 검사도 아니지만....’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처음으로 시작하려는 사회 생활, 처음 보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모든 게 어색해 그저 조용히 옅은 웃음만 지으며 앉아있던 여자는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했다. 부장이 여자를 처음 본 것은 불과 2시간 전의 일이었다.부장이 그다지 취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여자를 더욱 당혹스럽게 해 여자는 대꾸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아랫 입술을 꾸욱 깨무는 외에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여자가 술을 못 마시는 것도, 이대를 졸업한 것도, 여성인 것도 모두 사실이었다.얼굴이 둥글둥글하고 눈이 작던 부장은 수도 없이 여자에게 이야기했다. ‘검사는 너처럼 공주 같으면 안 돼’ 그럴 때마다 여자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한없이 생각해야만 했다.밥자리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지 않은 건 아무래도 이상해서였다. 신속하게 숟가락 젓가락과 티슈를 세팅하고, 모든 컵에 물을 따라 서열 순대로 상관과 선배 앞에 대령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행여나 비워진 접시나 물컵이 있는지 계속해서 살펴보다가 사라진 음식을 주문해내고 물을 따라야 하는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 것이, 자신이 말석이라서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여성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아서였다. 길을 걸을 때도 산을 오를 때도 단 반걸음이라도 윗사람보다 앞서지 않도록 수시로 애써 속도를 조정하며 서열 순대로 걸어가는 모습들이 영 어색해서였다.하지만 그 외 일에 있어서 게으름을 부린 적은 없었다. ‘올해부턴 여검사가 백명이 넘었다니...우리 회사 앞날이 큰일이다.....’라며 여자를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차대는 상관과 선배들의 걱정 어린 말들을 수도 없이 들었던 터였다. ‘나 하나 잘못하면 여검사 전체를 욕 먹게 한다’는 생각에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모욕적이어도 이를 악물어 왔던 터였다.생각해보면 한때 공주였던 적도 있었던 것만 같아서 -대학에 막 입학해 고등학교 때보다 몸무게가 한껏 빠져 스스로 만족감을 느꼈던 그 때 정도 - 자신도 모르는 새 무엇을 잘못했나....부장 입에 ‘공주’라는 말이 올라올 때마다 여자는 괜시리 어깨가 움츠러 들었다.얼굴이 작고 호리호리 말랐던 부장은 부임 첫날부터 회식을 했다. 술잔이 얼마나 돌았을까....눈빛이 살짝 흐려진 부장은 여자의 이름을 큰 소리로 또박또박 부르더니 이렇게 말했다.‘서지현! 나는 여성은 남성의 50프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너는 여기 있는 애들 50프로야!. 그러니까 나한테 인정을 받으려면 너는 여기 있는 애들보다 2배 이상 더 열심히 해야 해!!!’여자의 사건을 단 한건도 결재해보지 않은 채 모든 사람 앞에서 ‘너는 여기 있는 애들의 50프로야’라고 확신에 차 말하고 있는 부장보다, 그 옆에서 연신 머리를 끄덕끄덕 하며 ‘옳으신 말씀이야. 새겨들어’라고 말하던 평소 가장 점잖다고 생각하던 바로 윗선배 A의 모습이 여자에게는 더욱 폭력적으로 느껴졌다.‘야 너는 여자애가 무슨 발목이 그렇게 굵냐, 여자는 자고로 발목이 가늘어야 한다’라는 등의 헛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대고, 술이 취해 툭 하면 머리나 어깨 등을 때려대던 B선배나, 여자가 있는 자리에서도 틈만 나면 음담패설을 늘어놓던 C선배나, 웃으면 ‘여자가 그렇게 웃음이 헤퍼서 쓰냐’고 나무라고, 웃지 않으면 ‘여자는 안 웃으면 안된다’고 설교를 해대던 D선배에 비해 젠틀한 느낌을 주던 선배였는데....딸만 둘 있고, 입만 열면 딸들 자랑에 침이 마를 새 없었던 부장은 노래방만 가면 2시간씩 혼자 마이크를 잡고 있다가, 마이크만 놓으면 여자에게 부르스를 추자면서 풀린 눈으로 집요하게 손을 내밀었다. 부장과 주말이면 ‘좋은 곳’을 다녀온 남자 선배들은 월요일 아침이면 여자의 사무실에 모여앉아 ‘부장은 왜 그 여종업원 팬티를 머리에 쓰고 있었냐’는 등의 이야기를 해대며 낄낄거렸다.그 후로도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많은 말들을 들었지만, 이제는 처음처럼 그것들이 여자의 마음 속 깊이 파고들어 여자를 괴롭히는 일은 자주 없었다. 특별히 여자의 삶을 진심으로 걱정한다거나 남편감을 소개시켜주는 것도 아니면서 수시로 여자가 결혼을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해 자기들끼리 논쟁을 벌인다거나, 여자에게 ‘너 정도 나이면 이제는 남편감을 외국에서 찾아보거나 재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던 말들도 여자의 결혼과 함께 조용히 사라졌다.다시 한번 부장으로 만난 호리호리한 예전 부장이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꽤나 오랜 시간 여자의 손을 주물러댈 때, ‘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을 못보고 있나, 왜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침묵하고 있는 것일까, 손을 주무르는 것은 추행으로 볼 수 없는 것인가’....언젠가의 그날처럼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한참을 생각해야만 했던 그런 일이라던가,회식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밤이면 여자에게 ‘너는 안 외롭냐? 나는 외롭다. 나 요즘 자꾸 네가 이뻐 보여 큰일이다’라던 E선배나(유부남이었다), ‘누나 저 너무 외로워요,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저 한번 안아줘야 차에서 내릴 꺼예요’라고 행패를 부리던 F후배나(유부남이었다), 술이 취해 집으로 돌아가다가 ‘에고 우리 후배 한번 안아보자’며 와락 껴안아대던 G선배나(유부남이었다),노래방에서 나직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며 ‘도대체 너는 왜 우리 회사에 왔냐’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더니, 술도 못 마시는 게 분위기도 못 맞춘다는 말을 피해보려 - 그 나직한 눈빛도 피해야했고 - 열심히 두드린 탬버린 흔적에 아픈 손바닥을 문지르고 있던 여자에게 ‘네 덕분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던 이름도 기억 나지 않는 부장이나,‘잊지 못한 밤을 만들어줄테니 나랑 자자’ 따위의 미/친 말을 지껄여대더니 다음날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던 F선배(유부남이었다) 따위가 이따금 있기는 했지만....그럴 때마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랫입술을 꾸욱 꾸욱 깨무는 것 뿐이었다.그 큰 청에 성폭력 사건 전담할 검사가 여자밖에 없다고 하여 만삭상태에서 변태적인 성폭력 사건을 조사해야 할 때도, 나이트클럽에서 여성을 모텔로 떠메고 가 강..간을 한 사건에 대해 ‘여성들이 나이트를 갈 때는 2차 성관계를 이미 동의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강..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부장이나, ‘내가 벗겨봐서 아는데’ 식으로 강..간사건에 유달리 관심을 보이는 부장 앞에서도 여자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 것도 없었다.평생 한번 받기도 어렵다는 장관상을 2번을 받고, 몇 달에 한번씩은 우수사례에 선정되어 표창을 수시로 받아도 그런 실적이 여자의 인사에 반영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여자의 실적이 훨씬 좋은데도 여자가 아닌 남자선배가 우수검사 표창을 받는다거나, 능력 부족으로 여자가 80건이나 재배당받아 사건을 대신 처리해줘야 했던 남자후배가 꽃보직에 간다거나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날 때도 여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아랫입술을 꾸욱 깨무는 외에는...언제부턴가 여자의 저 깊은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덩어리가 자꾸만 꿀렁꿀렁 목 밖으로 넘어오려 해 꾸욱 꾸욱 깊은 침도 삼켜내야 하는 일이 잦아졌다. #5누군가 처음부터 내 탓이 아니라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었다면, 내 삶은 달라졌을까....여전히 여자의 머리 속엔 계속 한가지 생각이 뱅뱅 돈다.그러다 책 속의 해설에서엔가 보았던 글이 여자의 머리를 스쳐간다. ’사회가 그랬지만, 그래도 그때그때 부당함을 그냥 넘기지 않고 또박또박 이야기해온 여성들도 있었다‘는 취지의... 역시 모든 것이 내 탓이었나. 아무런 말도 못한 채 그저 꾹꾹 삼키고 또 삼켜냈던 내가 역시나 잘못이었나.....아직도 집에 도착하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사라진 것 같았던 어지럼이 갑자기 밀려와 여자는 다시금 찬란한 햇살을 따라 빙그르르 돈다. 자신이 돌고 있는 것인지 세상이 돌고 있는 것인지 저 햇살이 돌고 있는 것인지 알아내려 애써 있는 힘껏 눈을 크게 뜨던 여자의 머릿속에 언젠가 들은 듯한, 눈을 세차게 내리감은 나직한 목소리가 여자에게 속삭인다.딸을 낳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야....딸을 낳지 않은 게 얼마나 얼마나 다행이야.... 여자는 언제나처럼 다시금 아랫입술을 꾸욱 깨문다....짭조름한 피냄새가 여전히 쓴 여자의 입속을 적신다. 또 다시 정체모를 검은 덩어리가 뱃속에서 꿀렁거린다. - 서지현 검사의 개인적 글 -내딛으며-흔히 쓰는 게시판 유학인사, 경조사 감사인사도 용기가 없어 쓰지 못하였고, 댓글 하나 다는 것도 매우 주저하던 제가 매우 큰 용기를 내어 글을 써봅니다.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잠 못 이루는 밤들을 보내고 어렵게 쓰는 글입니다. 생각이 다른 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저만의 생각이라 비난하실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자유롭게 개진되어야 검찰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고백 1-나는 고백합니다. 저는 임은정 부부장님의 게시판 글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유려한 글솜씨가 부럽기도 하고, 그 내용이나 취지에 공감을 하기도 하였으나, ‘저런 극단적인 과격한(?) 방법밖에 없나....’하는 생각을 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나는 고백합니다. 저는 그저 맡은 일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해 처리하면 내 할 일 다 하는 것이라고, 언론에 나오는 권력 하수인 같은 부끄러운 모습은 아주 극히 일부 검사들의 잘못일 뿐이고, 검찰 개혁은 나 따위 나서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이루어 질 것이라고, 일부 과격한(?) 검사들이 겪는 억울한 일 따위는 나한테 닥치는 일 결코 없을 남의 일이라고 그렇게 매우 안이하게 생각을 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그러나,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과격한(?)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거대한 권력을 거머쥐고, 어떠한 짓도 서슴치 않는 그들, 정권이 바뀌어도 항상 코어 1%의 흔들리지 않는 위치를 차지하고,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검사 하나 문제검사 만들거나, 심지어 옷을 벗게 하는 것까지도 손쉽게 해내면서그들의 행동이 부당하다고, 나는 그저 성실히 일하는 평범한 검사일 뿐이고,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정당한 대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힘 없고 빽 없는 일개 검사의 절규 따윈 비웃으며 무시하는 그들.. 그들 앞에 달리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이라는 것은 결코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고백 2-저는 2010. 10. 30.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인 안태근(추후 검찰국장)에게 강제추행을 당했습니다.공공연한 곳에서 갑자기 당한 일로 모욕감과 수치심이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당시만 해도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검찰 분위기,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조직의 이미지 실추,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의 이유로 고민하던 중, 당시 소속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가 되었습니다.그 후 어떠한 사과나 연락도 받지 못하였으나, 저는 법무부장관 표창 2회, 대검 우수사례 다수 선정뿐 아니라, 영상녹화 매뉴얼, 장애인 조사 매뉴얼 작성 등 검찰의 조사 문화 개선에 고민을 많이 하면서, 미흡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하는 그냥 평범한 검사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사무감사에서 다수 사건을 지적받고, 사무감사 지적을 이유로 검찰총장 경고를 받고, 검찰총장 경고를 이유로 전결권을 박탈당하고, 검찰총장 경고를 이유로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에 관하여는 첨부한 문서에 상세히 기재를 하였습니다)납득하기 어려운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진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하던 중 (그들의 결속력은 매우 견고하여, 명확히 전 과정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나,) 인사발령의 배후에는 안태근 검찰국장이 있다는 것을, 안태근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던 최교일이 나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임은정 부부장님의 여러 글에 등장하는 검찰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불이익을 받은 여검사 사건이 이 내용입니다)너무나 부당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말렸습니다. “너 하나 병/신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 지금 떠들었다가는 그들은 너를 더더욱 무능하고 문제 있고 이상한 검사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입 다물고 그냥 근무해라“저는 그저 제 무능을 탓하며 입 다물고 근무하는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순진하게도 저는 믿었습니다. 그냥 내가 성실히 근무를 하고, 열심히 맡은 사건을 처리하면 나의 진실성과 성실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검사직에 미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0년 넘게 열심히 일해 왔는데 명예는 회복하고 나가자고 입술을 깨물며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언론에 이야기를 해보라는 권유나 기자의 접촉도 있었으나, 조직을 위하겠다는 마음에 이를 거절하였습니다. 나는 평범하게 성실히 일하는 검사이고, 내가 겪은 일련의 일들은 부당하다고 법무부 등에 조용히 의사를 표시해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들은 답변은 ‘검사 생활 얼마나 더 하고 싶냐, 검사 생활 오래 하고 싶으면 조용히 상사 평가나 잘 받아라’ 하는 것뿐이었습니다.이제는 알겠습니다. 저의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고 순진한 것이었는지, 그들에게 힘없고 빽없는 일개 검사가 얼마나 우습고 하찮은 존재인지... -소망-정의로운 검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 투명한 인사제도, 상벌 절차의 객관화.. 이러한 검찰의 모습을 바라지 않는 검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인사제도, 상벌절차가 투명해지지 않는 한,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우리 검찰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기는 힘들다는 것은 제가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 공감하실 것입니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혁위 등에서 검찰 인사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하면, ‘그 썩어빠진 것들 그냥 그대로 살라고 냅둬라’라는 의견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암담함을 느낍니다.‘빽 젤 쎈 놈이 젤 좋은데 간다’는 인사제도, 빽 센 놈이 밀고 들어오면 인사발표 당일에도 요직 자리가 바뀌는 인사제도. 그래서 빽 없고 힘 없으면 간부 말 잘 들어서 평가라도 잘 받아야 하니, 간부의 그 어떤 갑질, 폭언, 부당한 지시에도 눈감고 입 다물게 하는 인사제도.. 제대로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명확한 이유도 알 수 없는 상벌제도.. 가해자들은 당당히 잘 살아가고 피해자들만 박해를 받고 위축되어야 하는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우리는 언제까지 ‘그 썩어빠진 것들 그냥 그대로 살라고 냅둬라’라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걸까요. 제가 너무 검찰에 오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뭔가 튀는 행동은 자제하게 되고, 그저 묵묵히 내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내가 겪는 불의와 폭력에는 눈 감고 입 다물며, 평범하고 힘없는 일개 검사가 무엇을 바꿀 수 있나 체념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제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검사라는 사실을 잊고 조직의 작은 부품으로 생활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아직도 너무나 검찰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검찰이 조금이나마 달라질 것을 기대하면서 이런 글을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너가 뭐라고 해봤자 검찰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너가 떠들면 그들은 눈깜짝 하지 않고 너를 더 문제 있는 검사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인사에 불만 품고 떠드는 검사 취급이나 할 것이다. 그냥 조용히 있어라........’저도 그분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냥 조용히 나 혼자 검찰을 나가면 되지 않을까...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10년전 한 흑인 여성의 작은 외침이었던 Me Too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큰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면서,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라는 Albert Camus의 글을 읽으면서,아무리 제 존재가 너무나 작고 미미하더라도,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스스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작은 발걸음이라도 된다면 하는 소망으로, 미래의 범죄에 용기는 주어서는 안되겠다는 간절함으로 이렇게 힘겹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저는 믿습니다. 목소리 내어 이야기하는 검사도, 묵묵히 일만 하는 검사도, 또 소위 코어의 귀족검사도, 모두 각자 다른 모습으로 검찰을 사랑하는 것이라고.하지만, 아무도 우리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미미한 발걸음일망정 한발씩 한발씩 우리 스스로 나아가야만 우리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내부의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나에게 일어난 불의와 부당을 참고 견디는 것이 조직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드러내야만 이 조직이 발전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됩니다.나는 소망합니다. 우리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검찰, 진정 정의를 실현하는 검찰로 우뚝 서기를.... 저는 아직도 검찰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희망을 이렇게 품고 있으니 말입니다. - 서지현 검사가 1월 29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 http://www.huffingtonpost.kr/2018/01/30/story_n_19111886.html?utm_hp_ref=korea
드니드니작성일
2018-02-27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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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자
임은정 “괴물 잡겠다고 검사 됐는데 우리가 괴물이더라” - 한겨레 인터뷰‘내부 고발자’ 검사 임은정, 현직 검사 첫 언론 인터뷰 ▶임은정 검사는 지난 8월 정기인사에서 동기(사법연수원 30기)보다 2년 늦게 부부장검사직에 승진했습니다. 그는 이미 지난해 초 검사적격심사를 받고 퇴직 위기에 몰린 적도 있습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수없이 검찰 내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상부의 지시를 어기며 법정에서 ‘무죄 구형’을 한 대가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대신 ‘튀는’ 행동 탓에 ‘정치 입문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임 검사는 어떤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을까요?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검찰개혁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30여일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25일 검찰개혁을 ‘역사적 사명’으로 규정하며 “정치권 줄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정치검찰’이 있다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 오래전부터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검찰 내부 비판을 계속해온 한 검사가 있다. 임은정(43)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반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통렬한 글을 50여차례 올렸다. 고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에서는 검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상부 지시를 어기고 소신있게 ‘무죄 구형’을 하며 주목받았다. 자연히 그를 바라보는 검찰 수뇌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 탓에 7년마다 실시되는 검사 적격심사에 회부돼 퇴직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의 ‘싸움’은 언론을 통해 외부에도 알려졌다. 검찰 안에서 그는 ‘불편한 내부 고발자’ 신세가 됐지만, 검찰 밖에선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비리 감찰을 담당하는 배역(안희연 검사)은 임 검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최근 막을 내린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조작>의 ‘권소라 검사’를 연기하는 배우 엄지원도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배역을 탐구했다고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꾸준히 소신 발언을 이어왔으나, 정작 그의 ‘육성’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힐 기회는 없었다. <한겨레>는 임은정 검사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의 첫 실명 인터뷰이자, 검찰 조직의 성찰을 촉구하며 내부 비판을 해왔던 현직 검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언론 인터뷰다. 어쩌면 검찰이 그의 언론 인터뷰를 승인한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작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글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검찰을 숱하게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던 현직 검사가 언론과 실명 인터뷰를 한 것은. “대검찰청에서 (인터뷰)허락을 해주다니 얼떨떨하다.” 임은정 검사는 “정말 세상이 좋아졌나 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50여차례 강도 높은 내부 비판 글을 올린 인물이다. 검찰 내부를 겨냥한 그의 글들은 언론 보도를 거쳐 시민들에게도 전달됐다. 덕분에 그는 검찰 안팎에서 ‘항명 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올봄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검찰 내 부패를 감찰하는 ‘안희연 검사’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안희연 검사는 검찰 수뇌부를 수사하는 정의로운 인물로 그려졌는데, 한재림 감독은 임은정 검사를 모티브로 해 만든 캐릭터라고 밝힌 바 있다. 뉴 제공 현직 검사가 얼굴과 이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언론과 인터뷰를 하려면 반드시 대검과 소속 기관장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징계를 면하기 어렵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허락받은 검사들은 극소수였다. 인터뷰 내용이 검찰 내부 비판인 경우는 더구나 전례가 없다. 조직에 각을 세우는 검사는 옷을 벗고 ‘외부인’이 된 뒤에야 언론 앞에 설 수 있었다. 지난 8월 <한겨레>는 대검에 임은정 검사 인터뷰를 요청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약 일주일 뒤 대검으로부터 인터뷰를 해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다소 뜻밖이었다. 임은정 검사가 지난 6일 서울북부지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우리 모두 직간접적인 부역자로서 책임이 있다”며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치고 깎이고 다듬어질 때 검찰이, 대한민국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약속하며 출범했다. 그 약속은 새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혁명’의 열망이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검찰은 내부 개혁을 주도할 ‘검찰개혁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어쩌면 이번 인터뷰 성사 자체가 검찰 내부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과거와는 달라지려는 분위기를 보여주겠다는 검찰의 의식적인 메시지일 수도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임 검사도 기대를 담아 말했다. “그간 검찰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기 어려웠다. 이번 인터뷰는 앞으로 검찰이 구성원들의 건강한 의사 개진을 허락하겠다는 첫번째 증거가 될 거다.”임 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3일과 6일 서울북부지검 사무실 등에서 두 차례 대면으로 진행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추가적인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검찰을 사랑하니까 쓴다”검사 임은정.1998년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2001년 제30기 사법연수원 수료, 2001~2009년 인천·대구·부산·광주지방검찰청 검사, 2009~2012년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 2012~2017년 서울중앙·창원·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 2017년 8월부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임 검사는 사법연수원 동기들 중에서 가장 늦게 부부장검사가 됐다. 지난 8월10일 새 정부 들어 처음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 부부장검사로 승진한 것. 그의 동기들이 이미 부장검사직에 오른 것에 비하면 2년이나 늦다. 그는 “상부에서 통제 안 되는 검사로 찍힌 탓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임 검사는 일종의 ‘내부 고발자’였다.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의 성희롱, 서울 남부지검 검사의 자살,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 특혜성 주식투자 사건 등 검찰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일례로 그는 2014년 8월 검찰 내부망에 ‘사표 수리에 대한 해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한 김수창 제주지검장이 사표를 내자 법무부가 신속히 수리한 일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그는 이렇게 물었다. “당당한 검찰입니까, 뻔뻔한 검찰입니까, 법무부(法務部)입니까, 법무부(法無部)입니까.” 그리고 요구했다. “공연음란죄는 징계 사안입니다.” 지난 4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우병우의 공범인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가린 채 우병우만을 도려낼 수 있을까.”-언제부터 내부 비판 글을 쓰기 시작했나?“2000년대 중반 무렵이었다. 그전까지는 보고도 못 본 듯 외면하거나 개인적 일탈일 뿐이라며 선의로 해석하고 살았다. 그러다 법무부에서 일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깨닫게 됐다. ‘이 정도면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 일탈이구나.’ 2012년 서울중앙지검 발령 이후 본격적으로 글을 올렸다. 처음에는 두루뭉술하게 썼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듣더라. 계속 못 들은 체하니 갈수록 글이 뾰족해졌다. 글이 올라간 날마다 대검 기획조정부와 공안부가 몹시 바빴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마찰이 많았을 것 같다.“대검 간부의 글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가 부장에게 불려간 적이 있었다. ‘이런 댓글을 쓰려면 부서 회의도 하고 차장님 결재를 받아야지 마음대로 쓰냐’고 질책하던 부장이 해당 간부의 전화를 받았다며 삭제하라고 하더라. 창피했지만 결국 삭제했다. 댓글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전화를 돌리는 간부나, 삭제하라고 하는 부장이나, 그런다고 삭제하는 검사나, 너무 한심하고 창피해서 게시판을 몇 년 떠나 있었다. 법무부 근무 무렵 ‘다시는 그리 살지 않겠다’고 작심하고 (게시판으로) 돌아왔다.”최근에도 그는 검찰 상급자의 부당행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 폭로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검찰이 치외법권인 듯, 무법지대인 듯, 브레이크 없는 상급자들의 지휘권 남용, 일탈 사례를 적시하지 않으면 간부들이 그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체하실 듯해 부득이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풀어놓았다”며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과거 ㄱ검사장이 음주·무면허 전과 10범인 ㄴ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는 것. ㄴ씨는 지역의 한 건설사 대표의 아들로 그의 아버지는 검찰과 업무 협약을 하는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당시 ㄴ씨는 무면허 운전을 하다 경찰한테 적발돼 검찰에 기소의견이 넘어온 상태였으나 ㄱ검사장은 임 검사에게 ‘ㄴ씨가 운전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임 검사는 ㄱ검사장이 다른 검찰청으로 옮겨갈 때까지 두 달간 경찰을 상대로 불필요한 수사지휘를 하면서 시간을 벌 수밖에 없었다.(※이와 관련해 서울북부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21일 검찰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임 검사의 글에 나오는 사례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잘못된 업무처리 방식이다. 우리 청은 게시 글과 임 검사와의 면담을 토대로 대검과 관련 청 등을 통해 진상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 건은 임 검사가 인사발령 난 이후인 2009년 3월 후임 검사에 의해 벌금 500만원으로 약식기소 처리됐고, 이 후임 검사는 통상의 기준에 따라 처리했을 뿐 부당한 압력은 없었다고 했다는 게 요지다. 이에 임 검사는 “지엽적인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는 투명한 결재과정, 이의제기권 절차 마련 등 대책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답글을 달았다.)검찰 부끄러운 민낯 드러날 때마다내부 게시판에 50여차례 비판 글 우병우 전 수석 등 실명 거론해‘결재받고 글 쓰라’는 윗선 지시‘검사답게 말하겠다’며 따르지 않아2007년 ‘도가니 사건’ 1심 공판검사 고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에선‘백지 구형’ 상부 지시 있었지만 법정 문 걸어잠그고 무죄 구형‘괘씸죄’ 걸려 적격심사 받기도-그렇게 ‘불편한 글’을 왜 자꾸 올리나?“말도 안 되는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검사들을 나는 ‘자판기 검사’라고 부른다. 위에서 주문하는 대로 만들어내는 사람을 검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그런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요직으로 승진하는 시스템은 정상이 아니다. ‘괴물을 잡기 위해 검사가 됐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괴물이구나’ 싶었다. 간부들과 동료들에게 띄운 나의 글들은 검찰에 대한 연서(戀書)다. 사랑한다면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다면 몸부림쳐 봐야 하지 않겠나. 윗선의 질책은 물론 동료들의 비난도 푸짐하게 들을 걸 아니까, 글을 쓸 땐 트집 잡힐 내용이 있는지 꼼꼼히 살핀다. 욕을 덜 먹을 용어를 선택하고, 어순도 주의하며 계속 고친다. 말하지 않을 수 없어 말하기는 하는데 많이 고단했다.”-글의 ‘의도’를 의심받기도 할 텐데.“정치하려고 ‘튀는’ 글을 올린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 (정치 입문) 제안을 받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여기라고 생각해서 거절했다. 몇 차례의 총선과 보궐선거가 지나갔고 승진이 계속 누락되면서도 (검찰에서) 나가질 않으니까 약간은 오해가 풀리지 않았을까 기대한다.”“나 스스로도 포기할까봐 겁이 났다”임은정이란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된 계기는 이른바 ‘도가니 사건’이었다. 2007년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1심 공판검사였던 사실이 2011년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에겐 ‘도가니 검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이 사건은 사건 2년 뒤 출간된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와 다시 2년 뒤 개봉한 영화에 힘입어 재조명됐다. 그는 “소설과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돌려세웠다”면서도 화제가 돼야 피해자들의 고통이 주목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2007년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인 성폭력 사건에서 임은정 검사는 1심 공판검사였다. 2011년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그에겐 ‘도가니 검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주목받지 못한다고 가벼이 다룰 수 있는 사안은 없다. 몇 년 전 지방에서 근무할 때 친엄마에게 맞아 죽을까봐 도망 나와 살아남은 아이가 있었다. 당시 ‘김일병 사건’(2005년 6월 김○○ 일병이 부대 내부에서 총을 난사해 장병 8명 사망)이 화제여서 군대 내 가혹행위 등에 신경을 많이 쓸 때라 그 아동학대 수사엔 검찰 수뇌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매일 배당받는 숱한 사건 중 1개 사건에 불과했다. 2015년인가 인천에서 부모에게 학대받던 아이가 슈퍼로 도망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이 이 건을 주목했다. 그제야 아동학대 사건 수사에 인력 지원 등이 이뤄지는 걸 보고 많이 아쉬웠다.”임은정 검사의 이력에 또렷하게 새겨진 또 하나의 장면도 있다. 2012년 12월28일 서울중앙지법 509호 법정. 재판 직전 임 검사(당시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가 법정 문을 걸어 잠갔다. 법원 경비원에겐 간곡히 부탁했다. “제가 구형을 내릴 때까지 법정 내로 들어오려고 하는 검사가 있을 겁니다. 꼭 좀 막아 주십시오.” 문밖엔 메모를 적은 종이 한 장을 붙였다. “나는 무죄 구형을 할 것이다.”당시 임 검사는 1961년 반공임시특별법 위반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고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재심 담당 검사였다. 당시 검찰 상부는 그에게 이른바 ‘백지 구형’ 지침을 내렸다. 백지 구형은 검사가 의견을 진술하지 않고 법률적 판단을 법원에 맡긴다는 뜻으로, ‘책임 회피’로 비판받기에 충분했다. 임 검사가 지시를 거부하자 재판 직전 다른 검사에게 사건이 재배당됐다. 재판에서 아예 배제한 것이다. 재판 당일 임 검사는 새로 사건을 배당받은 검사가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채 재판에 들어갔다. “무죄를 구형한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족들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법정 문은 왜 잠갔나?“무죄 구형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상부에서 나를 잡으러 올 것 같았다. 나 스스로도 (무죄 구형을) 포기할까봐 겁이 났다. 그래서 무죄 구형의 결심을 담은 글을 써서 미리 게시판에 올려 버렸다.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면서 몸이 덜덜 떨렸던 기억이 난다.”-왜 그런 선택을 했나?“해야 하니까 한 거지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다. 검사 선서문에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라는 문구가 나온다. 최소한 내가 맡은 사건에서만큼이라도 위법한 관행이 지속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 ‘무죄 구형’ 이후 그는 검찰 여기저기로 불려 다녔다. 한 선배 검사는 그에게 ‘자네가 그 시절의 검사였다면 (정권의 뜻을 따르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있었겠냐’는 말을 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2013년 2월 직무상 의무 위반, 품위 손상 등으로 법무부에 임 검사의 정직을 청구했다. 같은 달 법무부는 그에게 정직 4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한 달 뒤 임 검사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백지 구형’은 법적인 근거가 없고 무죄 선고가 확실하게 예상될 때는 무죄를 구형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그는 징계의 부당함을 따졌다. 1심과 2심에서 그가 모두 이겼다. 법무부는 상고했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법원은 2년10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징계 외에 불이익은 없었나?“검사들은 7년마다 ‘검사 적격’을 심사받고 부적격자는 퇴출된다. 무죄 구형 후 법무부의 한 간부가 ‘임은정이 적격심사 얼마 남았냐’고 묻더란 말을 들었다. ‘적격심사를 계기로 자르려는구나’ 싶었다.”-‘퇴출 후보’라 불리는 ‘심층적격심사 대상자’로 결국 선정됐는데.“내가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오기 전 실제로 ‘(검찰 상부에서) 자르기로 했으니 마음의 준비 해야 할 것 같다’는 동료의 귀띔을 들었다. 그때는 돌아버리겠더라. 누가 볼까 싶어 집까지는 씩씩하게 걸어 들어왔는데, 현관문을 닫고 주저앉아 ‘너무 힘듭니다, 견디겠습니다만, 너무 힘듭니다’ 하고 신에게 하소연했다. 친한 동료들까지 나와 연락하길 주저한다고 느껴질 때는 정말 많이 외로웠다.”임 검사의 퇴직 사유를 발견하지 못한 법무부는 지난해 1월8일 결국 ‘적격’ 판정을 내렸다.-어떻게 견뎠나?“‘관종’(관심병 종자)이나 ‘또라이’라 불리는 건 견딜 수 있었다. 그보다 ‘네가 이런다고 검찰이 바뀌지 않는다’며 차갑게 말하던 한 선배의 이야기가 너무 슬펐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저는 후배들한테 미안해서 죽을 거 같아요.’ 그리 화를 냈던 것 같다. ‘순진하게 역사의 발전을 믿느냐’고 묻는 선배도 있었다.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있을 거냐’고 반문했다. 역사는 바뀌는 게 아니라 바꾸는 거라고 믿는다. 그 믿음을 가진 이들의 끊임없는 두드림이 벽을 허물고 역사의 전진을 이루어냈다.”-최근 동료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던데.“8월16일 의정부지검을 떠나는 이임식에서 펑펑 울었다. 그곳에서 퇴출 위기도 겪고, 유산도 하고, 많이 힘들었다. 그때마다 위로해준 동료들이 너무 고마웠다. 여러 생각이 들어 감정 조절이 안 되더라.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좀 풀렸나 보다.”임 검사는 최근 개봉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서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한 피디가 (아내의 이야기를 전하며) ‘당신(나) 혼자 이러면 그냥 또라이 되는 거잖아’라며 흐느낄 때 함께 울었다. 나도 검찰에서 또라이니까…. 그 피디 옆에서 따라 외치는 많은 동료들을 보며 잠시 부러움을 느꼈다.”그는 올해 초 내부게시판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재심을 권고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먼저 재심을 청구하자고 건의하는 글을 올렸는데, 당시 자신이 글을 올리는 것을 도와준 동료가 검찰 상부에 의해 색출당했다고 털어놨다. “돌이켜보면 제게도 고마운 동료들이 있었다.” 그는 “저마다의 하늘을 짊어지고 견뎌온 동료들이 정말 고맙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과거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검사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백지 구형 대신 무죄 구형 방침도 내놨다.“인사 개혁해야 감찰도 제 기능 한다” “쪽팔려서 검사 하겠습니까. 착한 사람들 옷 벗기기 전에 이 사람들 옷부터 벗기시죠.”지난 1월 개봉했던 영화 <더 킹>에서 극중 인물 안희연 검사는 검찰 지휘부 앞에서 또박또박 말한다. 안희연은 검찰 개혁을 바라며 부정한 검사들을 감찰 조사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한재림 감독은 임 검사의 스토리를 모티브로 안희연의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했다.몇 년 전 힘있는 고위급 검사가 장례식장에서 여검사 성추행 가해자 승승장구, 피해자는 좌천“‘강약약강’식의 감찰 없어져야 진정한 검찰개혁 이룰 수 있어” “단지 우병우 때문에 망가진 게 아냐 각자 깨어나야 조직 바꿀 수 있어”좋아하는 연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생각들이 부딪치고 깎일 때 검찰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영화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더 킹>에서 안 검사는 검찰 최초의 여성 감찰부장이 된다.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검찰이 내게 그런 ‘민감’한 직위는 안 맡길 것 같다.(웃음)”-늦었지만 승진하지 않았나?“직위보다 어떤 업무를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 이번 인사를 통해 감찰본부에서 일할 수 있길 내심 바랐다.”-희망대로 언젠가 감찰 업무를 맡게 된다면?“검찰총장이나 검사장, 차장, 부장 등 간부급을 감찰하고 싶다. 직위와 무관하게 문제가 있는 검사는 징계받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바꿔보고 싶다.”-그렇게 말하면 조직이 감찰을 맡기겠나?“그간 대검 감찰은 사실상 ‘강약약강’으로 돌아갔다. 힘 있는 검사의 경우 부정행위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문서화하지 못한다. 뒷날 그가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에 대한 감찰 평가를 확인하는 날, 해당 조사를 한 검사는 보복당하기 쉽다. 일례로 몇 년 전 한 고위급 검사가 여검사를 성추행했지만 그는 승승장구했다. 피해 여검사만 좌천되고 말았다.”임 검사는 지난 7월24일 검찰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법무부의 한 간부가 술에 만취한 채 한 여검사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목격자가 많아서 법무부 감찰 쪽에서도 제게 연락이 왔다. 가해자의 문제된 행동은 확인했으나 피해자가 누구인지 확인해달라는 것이었다. 가해 상대가 상대다 보니 피해 여검사는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게 느껴졌다. 그 무렵 한 검사장이 저를 호출하더니 피해자는 가만있는데 왜 들쑤시느냐며 화를 내더라. 수뇌부의 사건 무마 의지가 강경하자 결국 감찰 쪽에서 더 이상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황당하게도 그 가해 간부는 승진을 거듭하여 요직을 다녔는데 그 가해자로 인해 피해 여검사는 인사 불이익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는 “그동안 ‘인사’가 검사들의 태도를 좌지우지해왔다”며 감찰의 정상화를 거듭 강조했다. “감찰에서 해왔던 세평 수집은 주로 조직에서 찍힌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안다. 결국 인사가 올바르게 되려면 감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문제가 있는 검사는 징계를 받아야 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25일 청와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이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새 정부의 첫 검찰 인사를 어떻게 보나?“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의 전환은 큰 변화다. 반면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서 문무일 현 총장으로의 이행은 그만큼의 변화는 아니다. 오늘의 검찰이 있기까지 지난 30년 동안 책임이 있으신 분들인데 지금까지 뭘 하셨냐고 묻고 싶다. 단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나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때문에 오늘의 검찰이 망가진 게 아니다. 위에서 시키는 일에 기꺼이 굴종해온 사람들과 그것을 방관해온 이들, 그렇게 우리 모두 직간접적인 부역자로서 책임이 있다. 각자가 깨어나지 않으면 결코 이 조직을 바꿀 수 없다.”-검찰 개혁을 천명한 정부다. 변화를 느끼나?“아시다시피 법령 등 제도 개혁이 검토되고 있을 뿐 크게 바뀐 건 없다. 간부 20~30명이 나갔다고 가시적인 변화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 그래도 공기가 바뀌었다. 살얼음판에 서 있다가 마른 땅에 닿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나 같은 사람이 검사직에서 잘릴 걱정 안 하는 것만 해도 큰 변화다. 징계 취소 소송 준비하면서 비망록을 쓰기 시작했는데 두세 달 전부터 멈췄다. 얼굴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뒷조사당하는 일이 없어지고 긴장할 일도 줄어서이지 싶다. 한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검찰 개혁을 한다고 하셨는데 검찰이 별반 달라지는 게 없었던 탓이다. ‘뭐야, 똑같네’ 했다. 세월이 지나 검찰을 더 겪어보니 그의 분투를 알겠더라. 대통령이 바뀌었다 해도 검찰 내부자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당장 검찰이 개혁되긴 어렵다. 그를 잃고 나서야 세상을 바꾸려면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꾸준히 내 목소리를 내려고 한 것도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렇게 해봤자 오십보백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미세한 차이라도 만들 수 있다면 어디인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초반만큼은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게 어떨까.”-첫번째 과제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인데.“‘정치 검찰’이라는 비난에 억울해하는 일부 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치권 탓을 하더라. 정치권이 놓아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이다. 검사가 검사장 탓을 하고, 검사장이 총장 탓을 하고, 총장이 대통령 탓을 하고. 그렇게 책임을 미루다 보면 책임질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자신의 행동에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뿐이다. 검사가 형사 미성년자는 아니지 않나? 검사에게 불의와 싸울 것을 요구하면서도 검찰 내부에서는 불의한 명령에도 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이중성을 깨 나가야 한다.”-어떻게 가능할까?“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인사권을 장악해서 탈이 났다면 인사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인사권 때문에 검사들이 영혼을 판다고 하는데,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검사에게는 동료, 수사관, 실무관, 경찰, 변호사, 판사, 사건 당사자 등 많은 업무 관계자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다면평가가 상급자의 평가 못지않게 인사에 반영된다면, 검사들이 숱한 평가자들의 눈치가 보여서라도 상급자에게 말하지 않을까. 인사권을 아래로 내린다면 정치권력도 검찰 수뇌부만 틀어쥔다고 검찰 조직 전체를 장악할 순 없을 것이다. 사건을 처리할 때도 상하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그 과정이 문서 등으로 투명화돼야 한다. 검찰의 사건 처리가 판결 등을 통해 잘못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 과정을 살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게만 돼도 부당한 지시에 검사들이 저항할 토대가 생긴다.”-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견제도 국민적 요구다.“나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놓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우리를 믿지 못해서 못 맡기겠다면 우리가 원한들 계속 움켜쥘 수 있을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이슈들은 그동안 검찰이 너무 잘못해서 초래한 결과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조직이기주의를 버리고 간부들을 위한 검찰,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이라는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 나도 원론만 있고 각론은 비어 있는 셈이라 좀 창피하다.”“바람이 일기 시작했다”-근본적인 질문인데, 왜 검사가 됐나?“무슨 큰 뜻을 품었던 건 아니다. 부모님의 희망대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됐다. 부끄럽지만 임관 때까지 검사의 역할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2001년 인천지검 초임 시절 한 달에 400여건의 배당 사건과 수사지휘 기록에 깔려 사건을 ‘떼느라’ 급급했다. 동기에게 지지 않겠다는 마음에 과욕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다 한 사건을 만났다.”-무슨 사건이었나?“부인의 내연남을 칼로 찔러 구속된 한 남자의 상해 사건을 배당받았다. 피의자가 초범이고 칼을 사용했지만 피해자의 상처가 급소가 아닌 팔이어서 상해 정도도 크지 않았다. 피해자도 선처를 바랐기에 사정을 감안해 석방했다. 그런데 한 달 뒤 그 피의자가 자신의 부인을 살해했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살인을 교사한 것 같은 죄책감에 미칠 것 같았다. 부부 갈등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를 위해 피의자를 석방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엄청난 일을 하는지, 담당 사건마다 담긴 무게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임은정 검사가 서울북부지검 자신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서산대사의 시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럽게 가지 마라) 앞에 서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있는 임은정 검사. 그는 “사건을 처리할 때 상하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그 과정이 문서 등으로 투명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임은정 검사의 사무실에는 임 검사의 캐리커처 그림이 있다. 그는 “남편이 지난 생일에 직접 그려준 그림”이라며 “고비가 있을 때마다 가족이 큰 힘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검사로서 목표는 무엇인가?“검사다운 검사로 사는 것이다. 검찰이 고쳐야 할 문제들에 대해선 앞으로도 내 목소리를 내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결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전 정권 때는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 바로 불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이 나서기 어려우니 대신 나서달라는 동료들의 메일이 수시로 온다. 내가 마치 ‘사설’ 감찰기관이라도 된 기분이다.(웃음) 피할 수 없는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응원해주는 동료들도 늘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내겠다.”-인터뷰 발언에 따른 불이익이 우려되진 않나?“검사윤리강령상 이런 인터뷰는 기관장 승인 사항이다. 뜻밖의 허락을 받고 천지개벽을 맞은 기분으로 인터뷰를 했다. 검찰총장님이나 현 북부지검장님이 종래 간부들보다 한결 유연하신 이유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직 분위기 자체가 유연해지고 있다. 그 덕을 이렇게 본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치고 깎이고 다듬어질 때 검찰이, 대한민국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 그 몸부림이 검찰 안에서도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지도 모르지만 풀숲에서 몸을 일으키는 동료들의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크아 한겨레 한걸레라고 욕도 많이 들어먹었지만 이번 인터뷰는 정말 멋지네요 현직 검사가 상관에게 직접 했다는 이 말이 정말 명언이네요 "왜 너 혼자 튀냐? 아직도 순진하게 역사가 발전한다고 믿냐?" "역사는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이라 믿습니다" ㅠㅠ
드니드니작성일
2017-09-23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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