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검색 결과(61);
-
-
-
-
-
-
-
-
-
[무서운글터] 미져리와 머져리. 마지막.
사슴농장에서 나올 때 까지 코카콜라 녀는 말이 없었어요. 혼자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어서, 분위기상 말을 걸 수도 없고. 결국 사슴 농장을 나올 때 까지 저는 그녀 어머니와 이런저런 잡담을 했습니다. 제가 낯가림이 심해서 처음본 사람과 친해지기 힘든 성격인데 그녀 어머니는 참 털털 하시더군요. 직설적이고 솔직한 코카콜라녀 성격이 그녀 어머니를 닮았던 것 같습니다. 그녀 어머니가 저희 집에 도달해 저를 내려줄때까지 결국 그녀는 한마디도 안했어요. 얘가 왜 화가 났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녀가 갑자기 화난 듯 하자 그녀 어머니도 그녀 눈치를 보는 것 같고. 아무 말도 못하고 집으로 왔죠. 집에 와서 별 생각 없이 씻고 책을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전화가 울려서 받아 보니 코카콜라 녀입니다. 삼십분 후에 집 앞에 오겠다고 잠깐 내려오라네요. 내려갔죠. 이번엔 샤워도 하고 청바지에 깔끔한 티하나 입고 내려가니 그녀가 왔습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저희 집 근처 커피숍으로 향했습니다. 커피를 시키고 한참을 말없이 있었어요. 여전히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제가 입을 땠어요. “어머니 참 멋있으시더라. 미인이시고, 성격도 좋으시고.” “일단 미안해.” “응?” 갑자기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미안 하다니 뜬금없이 뭐가 미안 하다는 건지. “아무튼. 일단 미안해.” 그녀가 커피 잔에 담긴 얼음을 빨대로 휘휘 저으며 말합니다. “뭐가? 오늘 새벽에 찾아 온 거? 아....뭐, 괜찮아. 잠 좀 덜자면 어때. 괜찮아.” 라고 겸연쩍게 웃으며 말하는데 갑자기 그녀가 고개를 바짝 들어 내 눈을 바라봅니다. “일단, 이제 걱정 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잉?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지. “나중에, 일단 해결하고 내가 다 말해줄게”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날 밤부터. 아파트 복도에서 나던 괴소리가 안 났어요. 느낌상 그랬는지 어쨋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밤에 신경 거슬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를 헤꼬지 하려는 일련의 소동들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괴롭힘을 당했던 공포심이 조금씩 사그라지기 시작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코카콜라 녀와 만난 지 이주가 그냥 지나갔어요. 연락이 한동안 오지 않게 되자 슬슬 제가 궁금해집니다. 무슨 일 있나? 이따 연락이나 한번 해볼까 싶은 찰나 그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잠깐 얘기 좀 하자더군요. 저녁에 만나 저희 동네 한강 고수부지로 향했습니다. 고수부지 뚝방 길에 앉아 그녀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해 줍니다. 코카콜라 녀와 최화정녀, 청바지 녀는 고등학교 때부터 단짝 이었답니다. 여자들은 흔히 그러잖아요. 남자들은 사춘기 시절 친해지면 서로에게 육두문자로 친밀감을 표시 하는데 여자들은 좀 다르다고 하더군요. 셋중 청바지 녀는 독립성이 강해서 혼자 이것저것 잘 해 나갔는데, 최화정녀는 그게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최화정녀의 공부가 조금 모자란 것 같으니 코카콜라 녀가 도와주고, 학교 끝나고 밤에 집에 갈 때도 청바지 녀가 최화정녀 집에 먼저 바라다 주고 집에 가고. 그녀들에게 반한 사춘기 남학생들이 그녀들을 쫒아 다닐 때도 코카콜라 녀가 다 해결하고. 그러다 보니 최화정녀는 코카콜라 녀를 아주 많이 의지 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이학년 시험기간때 자기 집에서 최화정녀와 같이 공부하다 같이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뭔가 기분이 이상 하더래요. 설핏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의 가슴을 속옷 안으로 최화정녀가 만지고 있더랍니다. 처음엔 그냥 잠결에 손이 올라간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답니다. 확실히 손에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의식적으로 만졌다네요. 이상한 건 그 상태에서 그녀도 조금씩 정체를 알 수 없는 쾌감이 들어 그대로 더 깊이 진행 됐답니다. 그때부터 둘이 연인 관계 비슷한 상태 였대요. 섹슈얼한 관계까지 포함해서.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코카콜라 녀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이 있었던 반면, 최화정녀는 그녀가 조금이라도 눈을 돌리거나 다른 남자에 좋은 표현을 쓰면 난리가 났었다는 군요. 그런데 듣다보니 뭔가 얘기가 이상 합니다. 왜냐하면 저한테 처음 대쉬 했던 날,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던 게 최화정 녀 였거든요. 얘기를 들어 보아 하니, 대학을 진학 하고 얼마 안가 코카콜라 녀가 이런 관계 더 지속 하지 말자고 이야기 했답니다. 그랬더니 최화정녀가 난리 난리가 났었다는 군요. 칼들고 너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둥. 그러다 둘이 합의를 본게, 그럼 네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면 한번 만나 봐라. 자기와 관계를 끊지 않는 조건으로 만나 보는 건 허락 하겠다는 조건 이었 답니다. 그 대상이 왜 하필 나 였냐고 물어 봤더니, 그날 술 마시는데 건너편 남자가 웃는데 웃는 얼굴이 마음에 들더 랍니다. 그래서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웬지 자기를 구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더 랍니다. 그런 예감은 드는데 웬지 슬프더래요. 그래서 자기가 최화정녀에게 말했답니다. 나 저 남자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야, 그런 게 어디 있어. 누구나 웃는 모습은 다 예뻐. 그리고 구하긴 뭘 구해. 내가 슈퍼맨도 아니고” 제가 짐짓 웃는 얼굴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쯤, 제 감정이 이상해지는 거예요. 뭐랄까, 제가 그동안 코카콜라 녀를 여자로 안 봤던 이유가 대가 아주 쎄보이고, 좋은 집안에, 좋은 학벌에, 미모에. 이런 모습들 때문에 좀 거리를 뒀던 건데, 그녀 어머니를 만나는 시점부터 감정이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 했습니다. ‘아, 얘가 의외로 참 해맑구나.’ 라든지 ‘제게 돈을 준다던지, 얼굴 보자고 했던 게 정말 순수하고 직설적인 성격 이어서 그렇구나’ 하는 연민 비슷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최화정녀와 왜 친하게 되었는지 말을 이었습니다. “저번에 내가 호텔에서 방에 영가가 보인다고 했던 말 기억나?” 라고 합니다. 갑자기 그 말을 하니 온몸에 소름이 오싹 돋습니다. 그녀에게 처음 이상한 영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 한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답니다.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물을 마시러 부얻으로 향했는데 부얻에 누군가가 빙글빙글 같은 자리를 돌고 있더 랍니다. 처음에 가족 중 누군가가 부얻에 있나 싶었는데, 처음 보는 사십대 남자가 자기 집 부얻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더래요.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중얼 거리면서. 그때 그녀가 소리 지르고 기절하고, 가족들은 다 뛰어 나와서 들쳐 업고 병원가고. 지금은 그나마 봐도 놀라거나 하진 않는데 살면서 그게 어마어마한 고통 이었다네요. 사실 그 문제로 엄마랑 여기저기 용하다는 무속인 들도 많이 찾아 다녔답니다. 그런데,가봐야 뻔 하죠 뭐, 네 딸 신 내렸다. 신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이 엘리트 집안에 통하겠습니까? 그냥 집안에서는 쉬쉬 했대요. 하지만 이상하게 최화정녀와 같이 있으면 그런 일이 없었다네요. 자기는 처음에 최화정녀가 생명에 은인 같았답니다. 그런데 저를 처음 본 순간 웬지 저하고 같이 있으면 최화정녀가 자기를 지켜주듯 제가 지켜줄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래? 근데 너 나랑 있을 때 귀신 봤다며?” 제가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그녀 말에 의하면 저와 같이 있던 그날 영가가 보이기에 자기도 ‘아 이 남자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대요.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서 영가들을 자세히 바라보니 영가들이 저를 보고 덜덜 떨고 있더 랍니다. 평소 그런 일이 생기면 자기 보고 희죽 희죽 웃거나, 짖꿏은 상대로 장난을 치는데 어쩐 일인지 저와 같이 있으니 영가들이 피하려 하는 게 역력히 느껴지더래요.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아 내가 가지고 다니는 호신불 때문에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희 모친이 항상 그때그때 호신불을 챙겨 주셔서 저는 항상 호신불을 지갑이든 어디든 챙겨 다닙니다. 뭐 제가 영적으로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하니 그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더군요. “그래서...........미안해” 라고 그녀가 말합니다. “머? 뭐가?” 제가 말하는데 바람이 스윽 스쳐 지나갑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날이었는데 어째서 바람은 그다지도 차가운지요. 그녀가 얕은 한숨을 내 쉽니다. “아니, 어쨌든. 너한테 이상한 일 겪게 해서” 태풍이 다가옴을 알리는 바람이 부는데, 그 바람에 제 마음도 는실난실 춤을 주고, 찰랑이는 그녀 머릿결이 제 얼굴 곁을 스치는데 라벤더 향기가 드리웁니다. “뭐가 미안해. 미안할 것도 많다. 아냐.” 제가 별것 아니라는 듯, 심드렁하게 말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런 일 없을 거야. 걱정 하지 않아도 왜.” 가을이 첫발을 디디기 아직 먼 계절인데, 마음속에 강쇄 바람이 스쳐지나 갑니다. “그런데, 만약에 말이야...........” 그녀 시선이 가로수 불빛으로 총총히 빛나는 강위 윤슬들을 향한 채 말을 이어 갑니다. “이런 말하기 염치없지만, 너 내가 만약에 계속 나랑 인연을 이어 가자고 하면, 그러니까,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조금 이상하고 말하기 힘든 과거가 있지만, 네 옆에 있겠다고 하면.........” 그녀가 말을 멈춥니다. 저도 하릴없이 흑석동편 올림픽 대로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때 마음이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물음표들로 뒤엉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참으로 슬겁지 못하게, 그녀가 그 말을 하는 그 순간조차 그녀의 집안, 너무 뛰어난 학벌, 부담스러운 미모 따위만으로 마음이 잔뜩 어지러워 졌어요. 그것 때문에 선뜻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녀가 제게 듣고 싶었던 해답은 전혀 다른 문제들 이었는데 말이죠. 멍청하게 그저 한강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녀 얼굴도 바라보지 못한 채로 말이죠. “아니다. 미안해. 이런 말 못들은 걸로 하자.” 그녀가 말을 끊자, 그녀와 저 사이에 은하수를 비끄러져 지나가는 침묵만 남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다, 그녀가 일어섭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서 뒤로 걸어가기에 매점이나 화장실을 가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십 분이 지나고, 삼십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제서야 저도 천천히 일어나 집으로 향합니다. 그 뒤로 정말 이상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저게 아무 말 없이 뒷걸음질 쳐 떠나갔듯, 일련의 일들도 소리도 없이 뒷걸음질 쳤어요. 그 날 멍하게 집에 들어갔다가, 하루하루 지날수록 엄청난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처음에는 바람에 찰랑이는 강가 파도처럼 조그맣게 일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저 먼 배래에서 어마어마하게 크나 큰 너울로 변해 제 마음을 후려 쳤습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 저는 입대를 했습니다. 입대 전까지 그녀에게 계속 전화를 했었지요. 몇 번은 받지 않았고, 몇 번은....... “미안한데, 우리 애가 전화 통화 하고 싶지 않다네. 이거 어쩌지?” 라고 겸연쩍어 하시는 그녀 어머니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많이 허무 하시죠? 제가 그랬잖아요. 이번 이야기는 100프로 실화로 쓰겠다고. 그냥 있었던 일 그대로 가감 없이 쓰면 끝이 원래 많이 허무 합니다. 처음 쓸 때만 해도 무서울 줄 알았는데, 막상 쓰고나니 별로 무섭지도 않고 망작이네요. 죄송합니다. ㅜㅜ 그 후로 그녀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습니만, 아마, 저를 괴롭히지 않는 조건으로 다시 최화정녀와 관계를 지속 했을 거라 생각 합니다. 젊은 시절 저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렇게도 머져리 같은지, 이런 소중한 인연을 그냥 스쳐 지나 보냈습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글만 써도 한 없이 쓰겠네요. 문제는, 다른 인연들은 생각 할 때 마다 ‘어릴 때 다 그런 거지 뭐’ 라고 피식 웃어 넘길 수 있는데, 이런 식의 인연들은 회한으로 남아 계속 저를 괴롭힙니다. 길고 지루한 글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무서운글터] 미져리와 머져리. 두번째
3. 그날 모임에 100일 휴가 나온 나온 친구 녀석과 다른 녀석들, 아마 저까지 남자 다섯, 여자 둘. 이렇게 일곱이 모였던 것 같습니다. 형제 갈비에서 고기 먹고 호프 한잔 하러 근처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지요. 신나게 얘기하며 떠들고 있는데 제 친구가 갑자기 저를 툭툭 치며 말합니다. “야야, 저기 재네 봐라 끝내 준다.” 라고 말하기에 무심결에 술집에 들어오는 사람을 봤는데, 어라? 코카콜라녀가 자기 친구와 들어옵니다. 깜짝 놀랐어요, 그저 어? 이렇게 마주 칠 수도 있네? 라고 생각 했습니다. 일단 제가 먼저 아는 척을 했지요. 자기는 친구랑 호프 한잔 하러 왔다더군요. 잠깐 간단한 얘기 좀 하다 그러면 나도 친구가 있으니 재미있게 놀라고 애기한 후 제 자리로 왔더니 제 친구들 눈이 휘둥그래져 있습니다. 저 여자 누구냐고 묻는데 달리 할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아는 사람’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니들과 어울릴만한 여자 아니니까 그냥 신경 끄고 술 먹고 가자고. 코카콜라녀는 친구들과, 저는 제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데 그녀가 저희 자리께로 오더니 저를 불러냅니다. 나가 봤더니 자기를 왜 피하냐고 묻더군요.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런 적 없노라고 말했더니 내일 뭐하냐고 묻습니다. 자기 친구들과 홍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보자고. 그래서 순순히 그러마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는 부르지 말고 나오라네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같이 만나기가 좀 불편하답니다. 일단 알았다고 대답했죠. 그 얘기 하는데 제 친구들이 자꾸 짖꿏은 눈초리로 쳐다보는 게 느껴져서 빨리 자리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서는 저를 붙잡고 물어 봅니다. 같이 있는 여자들 누구냐네요. 혹시 사귀는 사람 이냐기에, 아니다 어릴 때부터 친한 애들이라고 얘기 했죠. 다음날 홍대 역 근처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당시 있었던 레스토랑 같은 곳 이었는데 코카콜라녀, 최화정녀, 청바지녀 셋이 여전히 먼저와 낄낄 거리고 있더군요. 간단한 인사를 하고 같이 이야기를 시작 하는데 테이블에 케이크가 보입니다. 웬 케이크이냐고 물어보니 오늘이 최화정녀 생일이랍니다. 아, 그럼 미리 말이라도 해주던가. 갑자기 자리에 앉아 있기 민망해 집니다. 엄청 뻘쭘 하더군요. 남 생일잔치에 빈손으로 앉아 있자니. 그래서 잠시만 나갔다 오겠다고 하고 근처 꽃집을 찾아 뛰어 다녔어요. 그때가 7월 이었는데 꽃 집 찾아 청기와 주유소 부근에서 홍대 정문께 까지 땡칠이 마냥 뛰어 다녔습니다. 다행히 정문 앞쪽에 꽃집이 있기에 그곳에서 백합을 한 다발 샀어요. 그리고는 또 헐레벌떡 레스토랑으로 뛰어 가는데 한여름에 삼십분 넘게 뛰어 다녔으니 온몸은 땀범벅이 된 채 돌아 왔습니다. 생일 축하 한다고 꽃다발을 최화정녀에게 전해주니 최화정녀와 청바지 녀는 센스 있다고 박수 치고 좋아 하는데 코카콜라녀 눈빛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4. 그 모임 이후에 두 번인가? 세 번정도 만났던 걸로 기억 합니다. 전처럼 넷이 만나거나, 아니면 청바지 녀가 빠지고 셋이 만나거나. 그런데 좀 관계정립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는 분명히 셋이 친구 관계로 만나고 있다고 생각 했는데 어느새 정신 차려보면 코카콜라녀가 제 옆에 앉아 있다거나, 또 희한하게 그렇게 자리가 잡히면 최화정 녀 표정이 안 좋아 보이거나. 제가 몇 번 ‘뭐 어때 우린 친구잖아’ 라는 뉘앙스의 말을 던지긴 했지만 또 대놓고 ‘우린 남자 여자로 보지 말자’ 라고 말하기도 애매 합니다. 그래서 또 슬슬 전화가 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 했죠. 어느 날 코카콜라 녀 에게 전화가 왔는데 제가 돈이 없어서 못나간다 그랬습니다. 뭐 사실 저는 대학 때부터 부모님께 용돈 없이 알바로 제가 살았기 때문에 실제 돈이 없기도 했거니와, 좀 찌질 하긴 하지만 핑계 대기는 제일 좋더군요. 그렇게 두어 번 핑계를 댔는데 어느 날 코카콜라 녀가 자기 친구들이랑 압구정동에 있는데 나오랍니다. 더 빼기도 그렇고 마침 할 일도 없던 터라 나갔는데 어라? 코카콜라녀 빼고 세커플이 모두 쌍쌍입니다. 제 등장이 졸지에 코카콜라녀 애인이 등판한 게 되버리더군요. 그런데 코카콜라녀가 제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저 앞에 슈퍼에 가서 이름 얘기 하면 주인아줌마가 뭐 줄거야. 그걸로 여기 술 값 좀 계산해줘” 라고 합니다.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가게 앞 슈퍼에 가서 이름을 말하니 주인아줌마가 저를 힐끗 쳐다보더니 뭔가 두툼한 봉투를 내밀더군요. 내용물을 빼 보니 만 원짜리가 오십 개 들어 있습니다. 하 이거 정말 뭐하자는 건지. 어쨌건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파장 무렵 제가 계산 하는 걸로 했습니다. 기분 참 묘하더군요. 그 때 술값이 십이만 원 인가? 나왔던 걸로 기억 합니다. 일단 그때 화도 좀 났지만 한편으로 그냥 얘가 애인 없다는 게 꿀리기 싫어서 그랬나 보다 하고 이해하고 넘어 갔습니다. 밖으로 나왔더니 오늘은 차를 가져 왔다면 타랍니다. 그날은 빨간색 갤로퍼 숏바디를 끌고 나왔더군요. 그때만 해도 갤로퍼가 비싼 차의 상징 이었는데......... 타랍니다. 자기는 술 안마셨다고. 집에 바라다 준 다네요. 차에 타서 제가 남은 돈을 줬습니다. “이거 술값 계산하고 남은거야” “응? 그거? 너 써 그냥. 그리고 이거 가져가.” 라며 뒷자리에 있던 박스를 제게 줍니다. 그게, 하트 모양으로 된 선물 상자 같은 건데 꽤나 컸습니다. 직경 한 삼십센치 정도 박스? “이게 뭔데?” 라고 말하며 겉에 묶인 리본을 풀으려고 하니 풀지 말랍니다. 집에 가서 풀어 보라네요. 그런데 이게 너무 가벼워요. 저는 기껏 해야 쵸콜렛이나 먹는게 들어 있을 거라 생각 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가볍습니다. 어쨋건 그 날 저희 집 앞에 바라다 주기에 그냥 박스 들고 털레털레 집으로 갔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 그러더군요. “남은 거 앞으로 내가 만나자고 할 때 택시비로 써. 나 때문에 오늘 고생 했잖아” 라고 말 합니다. 그런데 그 말에 자존심이 상해야 정상인건지, 그냥 자기 심심할 때 만나러 나가는 거니 별 생각 없이 받아야 하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일단 집에 가서 생각 해 보기로 하고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일단 씻고 박스를 열어 봤습니다. 헐............ 이게 뭐야. 그 큰 박스 안에 만 원짜리를 돌돌 말아서 빼곡히 채워 놨습니다. 이미테이션 쪼그만 장미 두세 송이 정도 들어 있고 나머지는 전부 다 만 원짜리입니다. 이런 니기미. 참고 있었던 화가 폭발 합니다. 4. “넌 C발 내가 거지같아 보이냐?” 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 합니다. 아마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다음날 압구정동 카페에서 만났을 때 그렇게 말하며 종이 박스를 탁자에 던졌습니다. 코카콜라 녀가 쐐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순간적으로 눈빛이 엄청 나게 무섭습니다. “아...아니 뭐.....욕한 건 미....미안한데....야, 그래도 이건 아니지. 돈을 나한테 왜 줘.” 하........정말 지금 생각하니 등신도 이런 상등신이 없습니다. “그냥 써.” 그녀가 별것 아니 라는 말투로 심드렁하게 말하며 쥬스를 마시더군요. “아니, 그냥 쓰는 건 말이 안 되고, 이...이건 내가 못 받지. 그냥 가져가” 무덤덤하고 차가운 표정에 제가 쫄았습니다. “그래? 그거 너 돈 없어서 나 만나러 못나온 다고 하기에, 나 만날 때 비용으로 쓰라고 준거야. 너 그냥 안 쓰고 나 만날 때 비용으로 쓰면 되잖아. 그 말이 어려워?” “어? 아니, 어렵진 않은데.........” “줬으니까 그냥 쓰던지, 너 안 가져가면 나 지금 들고 나가서 길바닥에 확 뿌려 버린다.” “엉? 그...그래. 일단 알았어.” 그리고 나와서 술집으로 갔습니다. 술집에서 자기가 좋아 한다고 J&B 대자를 시킵니다. “나 오늘 술 좀 먹고 싶으니까, 이거 너랑 나랑 다 먹기 전에는 집에 못가”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죽기 살기로 마셨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엥? 장소가 어느새 호텔....................
-

[무서운글터] 미져리와 머져리. 첫번째
간만에 아주 옛날 옛적 이야기 하나 갑니다. 이 이야기는 그냥 제 어릴적, 아무것도 모르던 순딩이 시절 겪었던 순도 100프로 실화 입니다. 물론 아주~ 아주~~ 오래전 일이라 제가 어디까지 디테일하게 기억해 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그래도 실제 겪었던 일 그대로 기억 나는 대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주 옛날 옛날, 롱롱 타임 어고우......그러니까 제가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이십대 초반 대딩 시절에, 신촌에 '보스'라는 락카페가 처음 생겼습니다. 당시 어찌나 파격적인 신문물 이었던지,서울에 좀 논다 하는 논다니 들은 그쪽으로 다 모였습니다. 여러분들이 응사에서 보셨던 '스페이스' 라는 곳도 실은 보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그대로 벤치 마킹 했던 곳 이었죠. 여하간, 그날 친구와 보스라는 곳에서 "오메, 이렇게 싸고 물좋은데가 다 있당가. 나이트도 아닌데 술먹다 춤을 춰도 된다네."라는 뻘소리를 작렬 시키며 술을 마시고 있는데,저희 맞은편 쪽으로 앉아 있던 여자 세명이 단연코 눈에 띄입니다. 한명은 이미지가 홍콩배우 서기와 비슷했어요. 그런데 당시 심혜진씨가 몸에 딱 달라붙는 탱크탑을 입고 코카콜라 씨에프를 찍어서 대박을 친적이 있는데 그 여자가 그 옷을 입고 있더군요. 강렬한 눈매에 긴 파마머리를 하고.그때 코카콜라녀를 보고 넋이 나갔습니다. 또 한명은 캐쥬얼 정장을 입었는데, 이미지가 최화정씨를 닮았고.단언컨데 그녀가 최화정씨보다 훨씬더 매력이 있었습니다. 정말 하얀 얼굴이 기억에 남는 군요. 또 한명은 타이트한 청바지에 흰티를 입었었는데그녀도 다른 두명이 너무 튀어서 그렇지 결코 평범한 얼굴은 아니었습니다.웬지 술마시면서 그녀들에게 자꾸 눈이 갔어요. 저도 남자인지라.그날 술마시면서 남자들 대 여섯팀이 그녀들에게 들이댔다가 대차게 개까이던걸 봤습니다. 저희 자리와 그녀들 자리가 홀중앙에 둥그렇게 만들어진 빠형태 테이블 이었는데,이 자리가 홀 중앙 위치에 조명이 밝게 쏘고 있어서 다른 테이블 시선이 집중되는 자리였거든요.남자들이 대쉬했다가 까이는 걸 보고 '졸라 쪽팔리겠다' 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정말 냉정하게 거절하더군요, 아주 차가운 얼굴로.그러나 저러나 뭐, 그때 제가 이십대 초반 이었는데 그 시기에 저는 숫기도 없고 정말 순진할때라그저, 미인들 얼굴 구경만 하며 친구와 신나게 술이나 먹고 있었죠. '와, 또 까이네 ㅋㅋ 저런 애들은 재벌 2세 정도 되야 놀아 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말이죠. 실제 술마시며 친구와 그 얘기도 했어요. "저런 애들은 어떤 애들이랑 놀까" 라고 제 친구가 제게 했던 말이 기엇 나는 군요.그날따라 친구 녀석이 술이 땡기는지 저는 일찍 일어 나고 싶은데 연신 피쳐를 시켜 댑니다. 저는 컨디션도 별로라 일찍 파해 집에가서 빨리 씻고 자고 싶었는데 말이죠. 또 피쳐를 시켜대는 친구 녀석에게 '야,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이거 먹고 일어 나는 거야' 라는 말을 하던 상황인데,웬일인지 자꾸 그 코카콜라녀와 눈이 계속 마주 칩니다. 처음에는 코카콜라 녀와 눈이 자주 마주치네, 라고 생각 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최화정 녀와 도 눈이 자주 마주 치는 거예요. 속으로 '야, 오늘은 정말 일진이 좋은 날 이구나. 저런 미인들과 이렇게 시선도 마주치는 자리에 앉고' 라는 주접을 속으로 떨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여자분들이 서로 몇마디 말을 주고 받더니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 더군요.코카콜라녀는 일어나서 화장실쪽으로 가고.그런데 갑자기 최화정 녀가 제쪽으로 걸어 오는 거예요. 아니, 화장실 방향도 아니고 입구도 반대쪽인데 왜 이쪽으로 걸어 오는걸까?라고 생각 하고 있는데 어? 어? 어? 설마? 설마? 하는데 정말로 그녀가 제 눈을 보며 걸어 오는 거예요. 그러더니 제 옆에 똭 다가 옵니다. 그러더니 제 귀에다 대고 그러 더군요. "저기요, 제 친구가 웃는 얼굴 인상이 너무 좋아 보인다고 차 한잔 같이 하고 싶다네요. 저희 지금 나갈 거거든요. 입구에서 십분간 기다릴게요. 십분안에 안나오시면 저희 그냥 가구요."라고 하더니 뒤돌아 서서 셋이 입구로 나갑니다. 살면서 피가 갑자기 꺼꾸로 확 돌아 가는 느낌은 그날 처음 받았던것 같습니다. 와, 정말 기분 황홀 하더군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번 이야기는 100프로 실화 입니다 ㅋ)주위 사람들도 다 저만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질 정돕니다. 제 앞에 있던 제 친구가 놀란 토끼눈이 되서 벙찐체 저를 바라 보며 묻습니다. "야....야.....저 여자가 뭐....뭐...뭐래""어? 어.....나가서 차 한잔 할수 있냐는데? 어떡할래?"속으로는 저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흥분 제어가 안되는데 짐짓 아무렇지 않은척 친구 녀석에게 물었습니다."이 멍충아 빨리 일어나. 뭘 물어 보고 있어." 라더니, 남겨진 오징어를 재빨리 지 주머니에 꾸겨 넣고 달려 나갑니다. 저도 버려둔채. (이쁜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놈이라)입구로 나가니 셋이 뭔가 깔깔거리며 저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근처 커피숖으로 가서 다섯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카콜라녀가 자기가 처음 부터 계속 저를 쳐다 봤는데 몰랐냐고 물어 봅니다. 그 정도 쳐다 봤으면 와서 남자가 말 걸어야 되는거 아니냐, 이런식으로 말하더군요. 그래서, 정말 몰랐다. 미안하다. (윙? 왜 내가 사과를 해야 하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저희와 동갑 이더군요. 옆에 있는 제 친구 입이 찢어져라 귀에 걸려서는 희희덕 거리고 있고.그런데 저는 사실 좀 심드렁 했어요. 솔직히 제가 잘생기도 않았거니와 (개인적으로 제 친구 보다는 낫다고 생각 하지만ㅋ)제가 무슨 매력이 있다고 애네가 이러나 싶은 마음도 들고..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애들이 너무 잘났어요. 가뜩이나 외모로도 너무 튀는 애들이라 저랑 어울리지 않는구나 생각 했는데,그 와중에 학벌도 최화정은 에스여대........... (이때만 해도 아 좋은 학교 다니시네요. 라고 말할 마음에 여유가 있었습니다)코카콜라는 에스대.....(히익~)청바지는 대전에 케이대....(이쯤되면 할말이 아예 없어 지더군요)이거 뭐,그때 당시에 그런 얘기를 듣고 여유롭게 "하하, 공부들 참 잘하셨나봐요" 라고 말할 호연지기가 제가 없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아 쫄린다. 괜히 나왔네. 빨리 헤어지고 집에가서 씻고 자고싶다' 라는 찌질함만 가득했죠.거기다 집들도 다들 굉장히 부유해서 그 잠깐 얘기하는 와중에도 저와 격차가 너무 심하게 나더군요. 지금은 그런 외부적인 요소따위 신경 안쓰고 대화할정도의 능구렁이가 됐지만,그때만 해도 그게 안됐었나 봐요. 저는 급속도로 흥미를 잃어 버리고 묵묵히 커피만 마시고 있었습니다. 대화는 여자들 끼리 다하고, 제친구는 옆에서 신나서 맞장구 쳐주고.거기다 막상 밖에서 대화를 해보니, 애들 셋이 어쩜 이렇게 목소리가 크고 주위 신경을 안쓰는지,나중에 카페 사람들이 다 저희 테이블을 쳐다 봅니다. 별것 아닌 얘긴데 지네끼리 크게 웃고, 테이블 두드리고.사실 처음 카페 들어 올때 남자들 시선이 얘네들한테 다 쏠린것 까지는 좋았는데,(생각해 보자면 셋이 연예인 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튀는 애들 이라)소란 스러운 걸로 시선을 끌게 되니 자꾸 창피해 집니다. 그때 열시반 정도 된 시간 이었는데 제 친구녀석이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술한자 더 하자 라고 말하니 여자들도 '그럴까?' 라며 자기들 끼리 의견을 맞춰 봅니다. 저는 슬슬 짜증도 나고 졸립기도 하고 해서 말했어요."그럼 적당히들 드시다 가세요. 저는 집에 빨리 들어가 봐야 해서 먼저 일어 날게요"라고 말하니 여자애 들도 그럼 자기들도 집에 가겠다고 일어 서더군요.옆에 앉아 있던 제 친구 눈에서 갑자기 저를 향한 살기가.......;;;여튼, 그래서 나와서 서로 집 전화 번호를 교환하고 헤어 졌습니다. 핸드폰이 없을때라.그날 집에 가면서 친구 녀석한테 어찌나 욕을 먹었던지.그러면서 연신 '넌 누가 마음에 드냐, 난 코카콜라가 마음에 드는데 청바지나 최화정도 좋다는둥' 너무 설레발을 치길래 제가 그랬죠. 난 상관 없으니까 니가 셋다 가지라고.이게 뭐,어느정도 현실적으로 맞는 부분이 있어야 관심도 갈텐데 개네들은 저와 너무 다른 세상에 사는듯한사람들처럼 느껴졌거든요.솔직히 집에 오는 내내 든 생각이 저렇게 예쁜애들한테 '헌팅' 이라는 걸 당해봐서 기분 좋기는 한데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만 내내 하다가 결국.그래, 재네들 시력이 너무 안좋거나, 조명이 너무 어두웠나 보다 라고 결론 내려 버렸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그래 나중에 크게 실망 시키느니 지금 당장 조금이라도 빨리 실망 시키고 내 갈길 가자' 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리고는 연락할 생각도 없이 다음날 부터 제 할일 하고 지냈죠. 그때 방학이라 학원도 가고 알바도 하고.나중에 들은 얘긴데 제 친구 녀석은 다음날 부터 그 세사람한테 전화기에 불이 나게 전화를 해댔더군요.2.여전히 저는 학원갔다, 알바 갔다가, 그렇게 일주일쯤 지났을때 였습니다. 그 여자 애들은 그냥 하루 좋은 경험 했다 셈 치고 잊혀져 가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날 집에 들어 갔더니 누나가 말합니다. "야, 날날이 (집에서 항상 불리던 별명 이었습니다.) 너 요즘 날마다 너 찾는 여자 전화 온다. 누구냐?""여자? 글쎄. 학교 친구인가 보지 뭐." 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아니, 처음 듣는 목소리던데. 요 며칠 계속 전화 왔었는데, 누구냐고 물어봐도 나중에 자기가 다시 한다고 말만 하네. 너 오늘 몇시에 오냐고 묻길래 열시쯤 늦어도 전화 하라 그랬어. 이따 열시에 전화오면 이가 받아" 라고 얘기 합니다.사실 이때만 해도 그녀중에 누군가 전화를 했으리라고는 상상도 안했습니다. 친구 녀석 말이 자기가 계속 전화를 해도 다들 바쁘다는 핑계만 대고 통화를 제대로 못했다고 했거든요. 저는 '그럼 그렇지. 그냥 그날 장난 이었나 보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어요.그리고는 정말 밤 정각 열시에 전화가 와서 제가 받았더니 코카 콜라녀 였습니다. "너 왜 나한테 전화 안해?" (첫날 동갑이라 서로 말 놓기로 했었습니다.)"어? 아... 그...그게 요즘 학원이니 알바니 바빠서"그렇게 직접적으로 물으니 당황 스럽더군요."내일 토요일 인데 내일도 알바해?""내일? 아..내일. 내일은 내 친구 휴가 나와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술한잔 하기로 했는데.""그래? 그럼 몇시에 끝날지도 모르겠네?""어. 그러게. 제일 친한녀석 첫 휴가라. 언제 끝날지는 나도 잘......'"그래. 그럼 뭐 어쩔수 없지. 그런데 친구들 어디서 만나?" 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대답 했습니다. "신촌에서 여섯시쯤 만나서, 형제갈비 갈거 같은데." "그래. 그럼 그 전에도 시간이 안되고?" 라고 묻더군요."응. 오전에는 좀 해야 할게 있어서" 라고 얼버무렸 습니다. "그래?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뭐. 알았어" 라고 대답 하더니 순순히 전화를 끊더군요.2편으로=================================더 전개시키고 1편 마무리 지으려 했는데 너무 졸리네요.이번 글 쓰면서 느낀건데,와, 남들은 살면서 이런 경험 한번 해볼까 말까 한다던데,나는 도대체 얼마나 주접을 떨고 빨빨거리며 싸돌아 다녔길래 인생이 이런거야?라는 생각이 들어 벽보고 잠시 반성을 시간을 가져 봅니다. ㅋ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