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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7만원짜리 글러브로 골든글러브를 10번이나…일본 역대 최고 중견수의 ‘이유’
특이한 외야수다. 공격력은 대단치 않다. 대신 수비가 발군이다. 빠른 발, 탁월한 판단력, 특급 어깨…. 그걸로 프로에서 자리를 잡았다. 주전 정도가 아니다. 골든글러브를 10번이나 수상했다. 후에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거기서도 클래스를 과시했다.그런 외야수가 뜻밖의 이력을 밝혔다. 프로 17년 동안을 글러브 하나로 버텼다는 고백이다. 그것도 고가의 명품이 아니다. 고작 7만 원짜리다. 그걸 깁고, 덧대고, 꿰매 가면서 은퇴할 때까지 썼다는 얘기다.동호인들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요즘이다. 몇십만 원짜리 최신형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그런데 프로 선수가, 그것도 메이저리그까지 뛴 수비수(?)가 낡고, 허름한 글러브 하나로 버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현재는 니폰햄 화이터즈의 감독인 신조 쓰요시(52)의 얘기다.그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 몇 장을 올렸다. 이런 코멘트와 함께였다.“글러브는 야구 선수에게 심장과 같은 것이다. 나는 이 7500엔 글러브 덕분에 아슬아슬한 플레이에서도 공이 안으로 들어와 줬고, 기억에 남는 플레이가 태어났다.”사연도 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가르침이 있었다. ‘장사는 도구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씀에 따라 17년간의 프로 생활 동안 수선을 거듭하면서 한 번도 바꾸는 일 없이 현역 마지막까지 계속 사용했다.”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지금은 멋진 글러브가 많기 때문에 매년 바꾸는 선수의 기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프로라면 플레이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장비를 소중히 하는 인간은 사람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이들도 그를 소중히 여길 것이다.”사실 신조 감독의 캐릭터는 뚜렷하다. 야구인보다는 연예인에 가깝다는 세평이다. 준수한 외모에 스타일이 좋고, 화려함을 즐긴다. 현역 시절에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다.은퇴 후에는 아예 그 길로 나가기도 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패널이었다. 탤런트, 크리에이터, 패션모델로도 활동했다. 그에게 빠질 수 없는 게 있다. 슈퍼카, 명품 브랜드(특히 옷과 액세서리), 고급 와인에 대한 애착도 유명하다.그런 인물이지만 글러브 얘기가 나오면 딴사람이 된다.프로 첫해(1990년)다. 드래프트 5번으로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지명 순위가 낮아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였다. 첫 월급으로 가장 먼저 구입한 게 있다. 바로 그 글러브다. 당시 가격이 7500엔(약 7만 원)이었다. 팀 로고와 등번호(그때는 63번, 후에 5번으로 변경)를 새겼다.그리고 17년이 지났다. 유니폼이 몇 번이나 바뀌었다(한신-뉴욕 메츠-샌프란시스코-다시 메츠). 마지막은 니폰햄 화이터즈에서 마무리했다. 은퇴식 때였다. 짙은 싱글에 멋진 머플러 차림으로 등장했다. 예의 모델 같은 모습이었다. 그 앞에는 낡은 글러브 하나가 놓였다.“이건 무리다. 이제는 한계가 왔다. 그렇게 느꼈을 때도 내 곁을 지켜준 것이 이 친구였다”며 깊은 감회에 젖는 표정이었다.몇 가지 일화도 있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타입이지만, 질색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 글러브에 손을 대려 할 때다. “건드리지 마. 잘못해서 감각이 달라지면 안 돼”라며 펄쩍 뛴다.미국에서는 오죽했겠나. 메츠 시절의 에피소드다. 허름한 글러브가 신기하다. 친한 동료가 끼워보겠다며 나섰다. 마찬가지로 화들짝 놀라는 반응이다. “손가락이 굵고 긴 네가 끼면 큰일 난다”며 정색했다는 후문이다.고비도 몇 차례 있었다. 스파이크에 밟혀 찢어지기도 했다. 4번 정도의 대수술이 있었다는 기억이다. “아껴 두고 실전에서만 썼다. 연습용은 따로 있었다”는 설명이다.장거리 이동이나 원정 때도 신주 모시듯 한다. 호텔 방에서는 항상 TV 위에 올려놓는다. 나름대로 습기, 온도에 조심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2006년이었다. 현역 마지막 경기 때다. 중견수 쪽으로 라인드라이브가 날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신조의 글러브에 걸렸다. 그런데 잡으면서 약간 손상이 생겼다. 강한 타구 속도를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그야말로 최후를 함께 한 셈이다.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2011년). 신조의 부친이 세상을 떠났다. ‘글러브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인물이다. 야구만이 아니다. 삶의 스승이었다. 평생 힘든 일(조경업)만 했다. 가난을 벗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아들의 뒷바라지는 멈춘 적이 없다.어느 겨울이었다. 평생 뭘 사달라고 한 적 없는 고교생 아들의 푸념이다. “손이 시려, 훈련을 못하겠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지갑을 연다. 작업용 장갑을 사려고 모아 뒀던 돈이다. 그걸로 털장갑을 마련해, 아들 손에 쥐어 준다.장례 마지막 날이다. 고인을 보내 드릴 시간이다. 아들은 누운 아버지 곁(관)에 뭔가를 살포시 넣어 놓는다. 평생 소중했던 것, 그의 오늘을 있게 한 것, 17년간 고이 간직하던 것, 아버지와 자신의 꿈이 고스란히 깃든 것. 바로 그 7500엔 짜리 낡은 글러브였다.
재서엉작성일
2024-09-10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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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권위 편향(Authority Bias)
권위 편향(Authority Bias) Authority Bias는 일반 대중이 권위 있는 사람이나 기관의 의견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는 경향을 의미하는 말이다. Authority Bias는 의사 결정, 신념 형성, 행동 지침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사람들은 권위 있는 인물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더 신뢰하고 따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의 세뇌를 통해 이 원리를 활용하여 사용자들의 태도나 행동을 조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권위 편향은 권위 있는 인물의 의견에 더 큰 정확성을 부여하고 그 의견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경향으로 개인은 이 권위자의 의견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아 자신의 견해가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권위자의 관점을 더 강조하고 복종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개념은 사회적 인지 편향 또는 집단적 인지 편향으로 간주한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권위에 대한 깊은 의무를 지고 있으며 권위 있는 인물이 요청할 때 순응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학자들은 개인이 권위를 자신의 지위에 합당한 것으로 보도록 동기를 부여받고 이러한 정당성이 사람들이 권위가 내리는 결정을 받아들이고 복종하도록 이끈다고 설명한다. 결국, 교육 수준과 사회 환경, 집단의 의견에 따라 사람들을 선동 또는 세뇌하기 위한 도구로 정부의 권력이나 권위를 통해 무지성 집단을 자신에게 복종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권위 편향적 심리는 편향적 정치성향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극우 세대라 말하는 65세 이상은 박정희, 전두환의 시대를 지나며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친일 정부의 세뇌로 대통령, 정부 인사, 공무원, 판, 검사, 의사 등을 권위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이들의 발언이 곧 정의라는 확신에 차 있다. 결국, 이들은 세뇌에 의한 권위에 중독된 것이다. 대중을 선동하고 세뇌하는 보수언론과 많은 미디어가 생성해 내는 편향적 정보로 인해 대중은 왜곡된 지식과 확증 편향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이러한 믿음은 곧 권력과 힘에 대한 인지 편향으로 발전하고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정의라고 인지하고 믿고 따르게 된다. 그들은 왜 집회에서 태극기,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흔드는지 생각해 보면 그들이 믿는 우방, 종교와 연관된 잘못된 정보가 그들의 사고에 자리 잡았기에 확신하고 집회에 참석한다는 사실이다. 권위 편향은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Stanley Milgram)이 정의한 용어로, 공식적인 권위를 가진 사람이 검증 한 정보가 정확하므로 개인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믿음에 대해 불합리하게 높은 확신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권위 있는 위치에 있는 개인은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더 확실하게 믿는 경우 더 호의적인 대우를 받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현상이 다른 휴리스틱 및 편향과 함께 사용되지 않고 권위의 역할만으로는 의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항상 중요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세뇌로 그들의 생각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즉, 권위 편향은 진화론적, 사회적 수단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모든 사회나 가정은 위계적인 방식으로 구조화되어 있으며, 종종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위계질서의 더 높은 위치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협동적이고 기능적인 사회를 유지하고 사회적 혼란을 피하고자 어느 정도의 개인적 선택권을 종종 정부 기관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인물에게 양도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대부분 사람은 형사 사법 제도에서 경찰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고 범죄자를 체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이것은 보통 어린아이 시절에 주입되며, 부모는 교사와 경찰과 같은 권위 있는 인물을 존중하고 권위 있는 인물의 의견을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말한다. 이러한 규범적 행동은 유용한 지름길이 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이나 권력자,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의 조언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동 반응이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가정폭력 집안에서 성장한 사람이 가정을 꾸리면 같은 가정폭력을 되풀이한다는 사실에 자주 접한다. 그 이유는 집안의 가장인 가장 권력이 강하고 힘이 강한 부친에 의해 폭력에 시달린 사람은 성장 후 자신도 같은 힘을 가진 존재가 되어 집안을 장악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자기 편향성이 발동한다. 즉 이러한 피해자들은 권위 편향을 당연한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기사에서 보았던 윤석열 역시 부친에게 폭력을 당하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아마 그는 현재 자신의 부친에게 느꼈던 권위와 힘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검사로서 이제는 국가수반으로서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해 모두를 복종하게 만들겠다는 심리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권위를 가진 존재인 김건희가 있으니 감히 그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무속이던 남녀관계에서의 상하 관계 형성이던, 현재 윤석열에게 있어 김건희는 부친과 같은 힘을 가진 존재인 듯하다.현재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는 누구이냐는 인터넷 기사들이 많은데 이런 권위 편향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살펴보면 서열 1위는 현재 정권을 좌지우지하는 무속인 천공일 것이다. 김건희가 천공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것은 어쩌면 확증 편향의 연구 결과처럼 여성이 권위 있는 인물로부터 가짜 뉴스를 듣는 데 남성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권위 편향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김건희에 조종당하는 최하위 계층인 윤석열……. 출처.https://www.p-um.net/p/community/think/clsbb5zd4001q01ahhj63anj7?fbclid=IwAR3f1VwlV1XfVpVPn9t1MVVTOfkFWcAIgM9D8kvsoQ3Tamz2IzbkArYUN20
개박그륵작성일
2024-02-08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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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인생은 길지 않다. 그렇다고 짧지도 않다. 3
6. 그녀와 만난 건 독서 모임이었다. 나는 온라인 문학 동호회 가입해 있었는데 가입만 해 놓은 상태지 활동을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다. 그 날 오프 모임을 나가게 된건 까뮈 때문이었다. '이방인'에 대한 합평회를 한다고 했다. 이방인에 대해서 라면 일주일 내내 혼자 떠들 수도 있다. 이방인 속 문장들은 쇳덩어리보다 무거운데 불구하고 달콤하고 시큼했다. 동호회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 한다는 게 꺼려지긴 하지만 마침 모임 장소도 회사와 가까워 그 날 모임만은 참석하기로 했다. 그 곳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모임은 나를 포함한 남자 다섯 명과 여자 두 명이 참석했다. 까뮈의 달콤하고 시큼한 문장들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리란 기대는 십분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멀끔하게 멋을 내고 나온 남자들 신경은 참석한 두 명 여자에게 향해 있었다. 아니, 사실 두 여자라고 하기보다 한 여자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여자 한 명은 덩치가 까뮈가 쓴 글 질량 보다 더 커 보였다. 그녀는 이방인을 읽지 않았노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비슷한 덩치 남자 하나가 오오~ 사실 나도 안 읽었는데라고 말했다)사실 까뮈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으며 요즘 나온 아이돌 이름인지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술은 언제 먹으러 가냐고 물었고, 오늘은 꼭 황소곱창으로 가자고 했다.회색 스트라이프 양복을 멀끔하게 입은 남자가 곱창은 비싸다고 말하자 어머, 대기업 다니는 엘리트 오빠가 째째 하기는 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까뮈와 이방인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그 대화에 합평회 라는 말을 써야할지는 모르겠다. 남자들이 이방인 속 문장에 대해 이야기 하면 막바로 흰색 원피스를 입고 왔던 그녀에게 난타 당했는데그녀는 발표에 잘못된 곳을 찾아 거침없이 남자들을 면박줬다. 나 이외 다른 사람들은 사전에 자주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는 그 모임에 여왕이자 폭군이었다. 어쩐 일인지 남자들은 그녀의 면박 한마디, 한마디에 황송해 했다. 뿔테 안경을 낀 남자는 그녀가 가시 돋힌 면박을 줄때 마다 뒤통수를 긁으며 헤헤 거렸다. 나중에 얼굴까지 벌개지며 헤헤 거렸는데 자존감이 짓밟혀 수치스럽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게했다. 그녀는 심플하게 몸에 딱 붙는 A라인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머리에 두른 하얀 머리띠까지 흰색이여서 인상 깊었으며 쌍꺼풀이진 큰 눈을 하고 있었다. 합평회는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마무리 됐다. 나는 모임에서 별다른 말을 한 기억이 없다. 일단 이런 형태 모임에 참여한 것 자체가 실수 였다고 생각 했던 것이 컸고여왕벌 행세를 하던 그녀가 내 발언에 조그마한 반박이라도 했을때 내가 폭주할 것 같아서였다. 모임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 오늘은 이걸로 마무리하고 간단히 맥주나 한잔하러 갑시다" 라고 했을때 나는 피곤을 방패 삼아 일찍 안녕을 고했다. 혼자 너털거리며 삼성역을 향해 걸어 가는데 누군가 어깨를 톡톡 쳤다.회사 사람이라도 마주친걸까?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생글 거리는 얼굴로 서 있었다. "아저씨 오늘 모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봐요?" 라고,그녀가 내게 건넨 첫 대화였다. "아니요. 그런건 아닌데 아, 저기, 요즘 많이 피곤하네요." 라고 거짓말을 했다. 어차피 오늘 이후 마주할 일도 없는 사람들인데 적당히 좋은 말로 사라지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아저씨 거짓말 못 하죠? 얼굴에 아니라고 써 있는데?" 그녀는 내 얼굴을 가까이 쳐다보며 말했다. "네? 아니 저, 그게, 진짜 피곤하기도 한데.""오늘 가뜩이나 분위기도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요. 만회할 기회는 줘야지. 아저씨 나 배고픈데 먹을것 좀 사줘요."그렇게 그녀와 삼성역 인근 호프 집을 향했다. 첫 날 알게된 정보는 나보다 8살 어리다고 했다.생각보다 많이 어리다고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S대를 다니고 있었고 집은 서초동 이라고 했다. 아직 졸업을 하지 않았던 그녀는 이미 모든 이들이 우러러 보는 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상태였다. 그녀 부친은,그녀 부친은 이름이 제법 알려진 중형 병원에 병원장 이었다. (이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됐다.)그녀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속으로 아, 이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 정말 존재 하기는 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제서야 나는 모임에서 그녀 말에 아무 반항 하지 못하고 헤헤거리며 조아리던 남자들을 수긍하게 되었다. 그녀 말을 들으며 대한민국에 가장 완벽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환경을 뽑으라면 그녀가 당당히 일등을 할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미모와 학벌과 지능, 집안까지 도대체 어느 것 하나 빠지는게 없다. 그래서, 뭐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 없는 나와 교집합을 이룰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 오빠들이 좀 투박해서 그렇지 알고보면 다 좋은 사람이에요." 라고 말했다. 아! 물론.그럴것이다. 사정을 알게된 나는 난쟁이 무리 같던 그들 심리에 빠르게 동화되어 갔다. 아니 실제 난쟁이 되어 앉아 있는듯한 기분까지 들기도 했다. 물론 스스로 난쟁이 무리에 합류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그렇기에 의미 없는 자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었다. 어쩐 일인지 우리는 술자리에서 이방인에 대한 문장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그 화제는 앙드레 지드로 옮겼다 징검다리를 건너 헤르만 헤세로 이어졌다. 그녀가 기른다는 고양이 감자의 식습관에 관해 수다를 떨었고, 완고하시다는 그녀 어머니와 자라면서 웃음 한번 본적 없다는 아버지에 대해 말했다.대화는 종잡을 수 없이 브루흐로 건너뛰기도 했고 막 스피커로 흘러 나오던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에 대한 감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7. 그녀는 종종 연락을 해왔다. 당연히 연락 후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심심하다는 핑계로, 날이 좋다는 핑계로, 배고프다는 핑계로 그녀는 내게 연락하거나 회사 로비로 찾아왔다. 그렇게 하루와 하루, 가을과 겨울. 차곡차곡 부지런히 그녀와 나 사이에 놓인 시간의 여백을 메웠다. 나는 공주님을 모시는 난쟁이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그녀와 만남을 갈구하지는 않았다. 적당한 날 연락이 오면 적당히 밥을 샀고 날이 좋은 날이면 그녀와 삼청동 길을 산책하기도 했다. 마주한 철길이 길게 이어지듯 나는 그녀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고 그때는 생각했다.)그녀와 술을 마실때 마다 내 자격지심이 들통나지 않기 바랬다. 심장이 돌인듯 무심하게 보이기 바랬고, 그녀가 무슨 상황에 놓이던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것 처럼 느껴지길 원했다. 의도적으로 실없는 말을 자주 던졌고 아무렇지 않은척 음담패설을 지껄였다. 그녀는 우리 사이가 무슨 사이냐는둥 쓸데 없는 질문은 하지 않았는데 그때는 묻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비루하고 남루한 인간이라는걸 알게됐다. 언젠가 가을 저녁 그녀와 한강 변에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셨다. "오빠는 결혼 언제 하려구?" 라고 그녀가 내게 물었다. 무슨 대화를 하다 어떤 맥락에서 저 말이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나는 왠지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 나 결혼 안해. 나 비혼주의잔데 몰랐어?" 라고 말했다. 물론,거짓말이다. 비혼주의자라니 살면서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단어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뾰루퉁해진 나는 그렇게 대답해 버렸다.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유를 알 수 없게 심장이 쿵쾅 거렸다.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다시 한강을 바라봤다. 나도 별일 아닌척 다시 묻지 않기 바라며 맥주를 벌컥 마셔댔다. "있잖아. 내 친구가 그러는데 지금도 강원도쪽으로 가면 별이 엄청 잘보인대."난데 없이 그녀가 별에 대한 말을 했다. "그럼. 강원도 쪽으로 가면 훨씬 잘 보이지. 서울은 광공해가 심해서 보이지 않는거고."나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받았다. "오빠는 봤어?""그럼 나야 봤지.""그럼 나 언제 별 보여줘라. 나 은하수 보고 싶거든."그녀는 내 팔을 잡고 흔들며 말했다.순간 저릿, 하고 팔이 울렸지만 나는 빠르게 팔을 빼냈다. "그래, 언제고 기회가 되면. 그런데 사실 나도 은하수는 본적 없는데""그럼 잘됐네. 같이 처음으로 은하수 보러가면 되겠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는데, 차마 그녀 얼굴을 마주 보지는 못했다. 강물은 찰랑 찰랑, 건너편 올림픽 대로에서 썡쌩 질주해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허공에 뿌려댔다. "언젠가 때가 되면 보여줘. 그런데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는 여전히 강을 보며 말했다. 어쩐일 인지 그 말이 공허한 울림이 되어 다가왔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녀가 혼잣말 처럼 뇌까린 말은 광풍처럼 내 가슴으로 다가와 갑자기 모든 것을 쓸어가 버렸다. "그래 뭐. 적당한 때 가면 가면 되지. 날 더 추워지면 가자. 겨울에 더 잘 보여." 라고 말했다. 그때 그녀가 갑자기 나를 바라봤다. 얼굴만 빤히 바라본체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보지 못한척, 아무 감정 없는척, 그저 맥주를 마셨다. "아빠가 선을 보라시네."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때 못 들은척했던가?아마 그랬을 것이다. 고백하자면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아 버리는 바람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일단의 시간이 지나 나는 말했다. "그...그래, 선 좋지. 선. 그런데 너 벌써 선 볼 나이인가? 하긴 뭐, 집 안마다 다르니까.내 친구 얘기들어 보니까 선자리 가면 난 참 잘 놀 수 있을것 같던데. 재밌겠다. 추...축하해."그리고 다시 그녀는 한참 말 없이 한강을 바라보다 웃으며 조그맣게 말했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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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추리소설급 반전의 연속이었던 사망사건
2021년, 구미에서 이혼한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3살짜리 딸을 키던 '김씨'가 딸을 방치해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 (이와 별개로 재혼한 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는 살아있음, 사망 아이는 전남편 딸이라서 평소 싫어했다고...) 근데 검사해보니 사망 아이는 엄마(김씨), 아빠(전남편) 어느쪽도 DNA 불일치 DNA 검사군을 주변인물로 넓혀보니 사망 아이의 외할머니(석씨)의 친딸로 밝혀짐. 즉 김씨와 사망 아이는 모녀가 아닌 '자매'가 됨 경찰은 석씨가 자신의 둘째 딸(사망아이)과 김씨의 딸(즉 석씨의 손자, 현재 행방불명)을 바꿔치기 한 것으로 추측하지만, 외할머니는 DNA 결과가 잘못됐다며 끝내 이 사실을 부정 근데 또 사망 아이가 석씨 남편이랑은 DNA 불일치. 석씨가 외도로 낳은 아이라는 말이 되는데 그렇다면 김씨와 사망아이는 그냥 '자매'도 아니고 '이부 자매' 였던 것... 마침 경찰이 석씨의 내연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확인함 여기까지 밝혀졌을때 만들어진 인물관계도 근데 경찰이 밝힌 석씨의 내연남과 사망 아이의 DNA는 불일치.(추가로 조사한 석씨 주변남성들도 다 불일치) 아예 밝혀진적 없는 새로운 제 3의 인물이 사망 아이의 친부로 추정되는 상황. 그렇게 업데이트 된 관계도 결국 경찰은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 한것을 확인했는데 여기에 김씨가 공모했다는 의혹이 있음 추정되는 이유는 1. 석씨와 김씨 둘다 동시에 바람폈고 비슷한 시기에 둘 다 임신. 2. 김씨 딸은 법적 부친(전 남편)과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 외도를 들킬까 우려 3. 석씨 딸을 김씨 딸과 바꿔치기 하면 이 경우 혈액형이 성립되는 것을 확인, (석씨 딸은 출생신고도 없이 어디선가 몰래 낳고) 둘이 공모하여 산부인과에서 김씨 딸과 바꿔치기 4. 그렇게 김씨 딸은 행방불명, 석씨의 딸은 바꿔치기 된 후 김씨의 딸처럼 길러지다 방치로 사망 그렇게 업데이트 된 최종 관계도 한번 봤을때는 뇌에서 이해를 거부한다는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최종적으로 김씨는 징역 20년, 석씨는 징역 8년을 선고받음 김씨 친딸 행방 여전히 묘연, 그 친딸조차 김씨의 외도로 낳았다는 의혹이 있으나 친딸을 찾지 못해 불명, 외도가 맞다면 김씨 친딸의 친부는 누구인지 불명, 사망아이의 친부도 여전히 불명.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막장이라고 욕먹을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