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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07/13 주요뉴스
07/13 주요뉴스 * 뉴욕증시, 7/10(현지시간)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대감 등에 상승… 다우 +369.21(+1.44%) 26,075.30, 나스닥 +69.69(+0.66%) 10,617.44, S&P500 3,185.04(+1.05%), 필라델피아반도체 2,069.79(-0.33%) * 국제유가($,배럴), 원유 수요 회복 전망 및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 등에 상승 … WTI +0.93(+2.35%) 40.55, 브렌트유 +0.89(+2.10%) 43.24 * 국제금($,온스), 코로나19 백신 기대감 및 증시 강세 등에 하락... Gold -1.90(-0.11%) 1,801.90 * 달러 index,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 등에 하락... -0.04(-0.05%) 96.65 * 유럽증시, 영국(+0.76%), 독일(+1.15%), 프랑스(+1.01%) * 트럼프 "중국과 2단계 무역협상 생각 안해…관계 심각하게 훼손" * 테슬라 주가 급등에도 숏베팅 규모 200억 달러 육박 * 코로나19 우려 속 12년 만에 최악의 실적 시즌 돌입 * 무디스 "봉쇄 조치, 경기 회복에 방해할 수 있어" * 바이오엔테크 CEO "코로나 백신, 연말에 사용 승인 준비될 것" *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코로나 환자 사망 위험 62% 줄여" * IEA "하반기 원유 수요 하루 510만배럴 감소 예상" * 한은 "美 일부주 경제활동 재개 중단에 경기회복 지연 우려" * 文대통령, 한국판뉴딜 전략회의 직접 챙긴다 * 전국에 비…남부지방은 300㎜ 물폭탄 미국 어닝시즌과 코로나 추이 주목주 초반 한국 증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 치료제 관련 데이터에 대한 재해석과 7만명을 넘어선 미국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 급증, 중국의 수출입 통계 결과 등에 의해 변화가 예상. 주 중반에는 크게 부진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2분기 본격적인 실적 발표가 주요 변수. 주 후반에는 EU 정상회담 결과와 넷플리스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변화 예상되는 등 변화 요인이 많은 한 주 특히 미국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 축소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경기 회복 지연 우려 속 외국인의 매물 출회는 불가피.더불어 EU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경우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도 외국인 매물 출회 가능성을 더욱 높임. 이는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 더불어 금요일(17일)은 미국의 옵션만기일임을 감안 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 또한 부담. 이를 감안 KOSPI는 2,080~2,180pt, KOSDAQ은 750~790pt 등락 예상.. 키워드 : 램데시비르, 미중분쟁, 장마, eu정상회담 [기업/산업] * 삼성바이오, 에스티큐브와 면역항암제 추가 CDO 계약 * 한중 항공 노선 최대 주 20회까지 확대…이달부터 일부 재개* 대한항공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에 1.1조 들어와(항공주 다시 활력 찾나? 그래도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늘어나고 있음) * "세계자동차 생산-판매, 2023년 돼야 회복" * 삼성전자, 5G 구축 비용 낮추는 기술 개발 * "베트남 2공장 가동…반도체패키징 수주 기대" 반도체패키징 업체 하나마이크론 * '수소차株 톱10' 한 달간 50% 질주 * 2차전지장비 국산화…대보마그네틱 '쑥' * 5월 산업용 전력판매량, 전년대비 10% 감소...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 * 상하이증시, 中 경기부양책 힘입어 상승기조 기대 * '한국판 뉴딜' 진두지휘…범정부 전략회의 출범(한국판 뉴딜 관련주) * '대선급 4월 재보선' 커지는 관심…野잠룡 안철수·오세훈 등판하나(오늘도 정치관련주 - 안철수 써니전자, 안랩 오세훈 - 누리플랜, 진흥기업 ) * 코로나 혈장치료제 임상돌입(녹십자) * 렘데시비르 국내 환자 27명 중 9명 호전…악화는 3건(램데시비르 - 신풍제약, 파미셀) * 한국 온 미군 이틀새 16명 확진… 한미훈련 무산 위기 * 대학들 "2학기도 온라인 수업"…학생들 "차라리 휴학" * 폼페이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열려 있어"(대북주는 아직 살아있다) * WHO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3만명"…일일 기준 최다 * 日코로나 신규확진 또 400명 넘어…대형행사 속속 재개 * 중국 홍수 피해 14조원…시진핑 "지금은 결정적 시기" ■실외기 품으니 대박···이동식·창문형 에어컨 "이제 대세는 우리야"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3767171?sid=101 ■오늘 다시 열리는 韓·中 하늘길… 벼랑끝 항공업계 ‘숨통’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106830?sid=101 ■"워렌 버핏도 잃었다"…전대미문 유동성 장세에 가치株 고개 푹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414238?sid=101 ■마이너스 유가 이제 없다? OPEC, '감산 완화' 추진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438725?sid=101 ■[단독]자영업 줄폐업… 점포철거비 지원자 작년 3배로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297294?sid=101 ■양극화되는 언택트와 콘택트, 어닝시즌 후 더 벌어지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4688018?sid=101 ■테슬라 잡아라, 아우디·BMW도 전기차 쏟아낸다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016847?sid=101 ■5G ‘세계 최초’에 목맨 정부… 가입자만 속았다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0567094?sid=105 ■코로나19 증상부터 실시간 상태 확인까지… 작은 패치 하나로 OK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297356?sid=105 오늘시장에 영향을 줄 전일 마감시황- 정치/인맥(안철수,오세훈,이재명) -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속 일부 정치인 관련주 상승. ▷경찰은 금일 언론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전 0시1분경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채 발견됐다고 밝힘. 한편, 박원순 시장은 전일 오전 시장 공관을 나섰고 이후 딸이 경찰에 연락을 통해 아버지가 유언 같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뒤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실종 신고를 한 바 있음. ▷이 같은 소식에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권 후보자들이 주목을 받으며 써니전자, 안랩, 진양산업, 진양화학, 오리엔트정공 등 일부 정치/인맥(안철수,오세훈,이재명) 관련주가 상승세를 기록. 코로나19(진단/치료제/백신 개발 등) -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우려 지속에 상승.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집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에서 모두 6만5,551명이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된 것으로 알려짐. 이는 일일 최대 확진자 수임. 이에 미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310만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는 13만명을 넘어섰음. 한편, 앤서니 파우치 美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현재 코로나19 발생이 극심한 주들은 재봉쇄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음. ▷아울러 일본에서는 9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5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짐.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2일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짐. 아울러 금일 도쿄에서는 24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전일 224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함. ▷한편, 중앙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가 4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 이중 해외유입은 23명이며, 지역발생은 22명임. ▷이 같은 소식에 EDGC, 씨젠, 휴마시스, 랩지노믹스 등 코로나19 테마가 상승세를 기록. 7월 14일 (화) 文 대통령,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예정 7월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직접 발표할 예정.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 통신장비 , 5G(5세대 이동통신) 7월 14일 (화) 식약처, 메디톡신 3개 제품 취소유예 마감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3개 제품의 품목허가를 6월25일 취소할 예정이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7월14일까지 제품 취소를 유예했음 7월 16일 (목)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인체 임상시험 예정 이번 임상시험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6월 셀트리온 항체치료제를 가지고 시행한 중화능 평가시험에서 나온 결과 등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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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06/19 주요점검사항
본 내용은 매일아침 구글시트에 올라옵니다.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mC4mc9BCOx3XUAjHTODva-qtRdeEZvz_ecO1aNx4J7E/edit#gid=1126325671 06/19 뉴욕마감 * 뉴욕증시, 6/18(현지시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및 고용지표 실망 속 혼조 마감… 다우 -39.51(-0.15%) 26,080.10, 나스닥 +32.52(+0.33%) 9,943.05, S&P500 3,115.34(+0.06%), 필라델피아반도체 1,980.14(-0.20%) * 국제유가($,배럴), OPEC+ 감산 약속 재확인 등에 상승 … WTI +0.88(+2.32%) 38.84, 브렌트유 +0.80(+1.97%) 41.51 * 국제금($,온스), 美 경제지표 개선 등에 하락... Gold -4.50(-0.26%) 1,731.10 * 달러 index, 코로나19 재유행 우려 지속 등에 상승... +0.30(+0.31%) 97.46 * 유럽증시, 영국(-0.47%), 독일(-0.81%), 프랑스(-0.75%) * 美 5월 경기선행지수 2.8%↑…월가 예상 상회 * 美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150만8천명…월가 예상 상회 *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팬데믹 이전 경제 1~2년 더 걸릴 것"* 전문가들 "경제 회복되고 있지만, 갈 길 멀다"* 美·中 연구팀 "지속성 있는 코로나19 항체 형성 가능성 작아"* 전 FDA 국장 "미국 일부 지역, 통제 불가능 상태 근접"(코로나의 장기적 양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음) * 美상공회의소 "中, 미국 상품 구매 강화해야" * 미, 유럽과 디지털세 협상 중단…EU "협상 안되도 자체 과세" * 폼페이오 "중국, 1단계 무역합의 전면 이행 재확약"* 폼페이오-양제츠 1박2일 하와이 대면…한반도문제 논의된 듯* 중국 전인대 홍콩보안법 심의 들어가…'4대 안보범죄' 규정(무역합의는 최소한의 미중갈등이 본격화 되지 않았다는 증거일 뿐. 모든문제를 해결하는 양상은 아님) * 올들어 38조원 '홍콩 이탈'… 금융위기 이후 최대 * ADB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1.3%에서 -1.0%로 하향" * "우산 챙기세요" 전국 흐리고 곳곳에 비 방향성 없는 종목 장세속 혼조 마감트럼프 “코로나는 중국이 다른 나라 경제 피해 주기 위해 퍼트려”미 증시 특징: 일부 기술주, 에너지 서비스업종 상승 미 증시는 고용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변화 요인이 제한된 가운데 혼조 마감. 특히 방향성 없이 개별 종목들의 등락에 따른 결과로 추정. 한편, 트럼프가 미-중 마찰을 재차 부각시키는 발언을 했으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개별 기업들의 재료로 일부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자 나스닥은 상승하며 마감(다우 -0.15%, 나스닥+0.33%, S&P500 +0.06%, 러셀 2000 +0.04%) 한국 주식시장 전망미 증시는 일부 기술주가 강세를 이어가는 등 언택트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으나 그 안에서도 차별화가 발생하는 등 종목이 압축 되는 경향을 보였다. 트럼프가 미-중 마찰을 재차 부각시키는 발언을 했다.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 중국에 있음을 또 다시 부각 시킨 것인데 전일 미-중 하와이 회담이 긍정적이었던 점을 감안 이번 트럼프 발언은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아가 미국 고용지표 부진 또한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국제유가가 감산 유지 기대 속 2.3% 상승을 하고, 미 증시가 장 후반 양호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러한 변화 요인을 감안 한국 증시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그 폭은 제한된 가운데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키워드 : 북한, 미중분쟁 격화, 코로나 장기화, 언택트 관련주 상승 [기업/산업] * HSBC "한국·대만, 반도체 수출 회복세 계속될 것" * 공정 업그레이드로 라인1개 증설효과…DB하이텍 '풀가동' * 文 "美뉴딜은 후버댐…韓은 디지털·그린"(언택트 - 더존비즈온, 링네트, 알서포트) * LG화학·CATL·파나소닉…불꽃 튀는 '배터리 삼국지'* 현대車 정의선-LG 구광모, 22일 '배터리 회동'* 트럭 시장은 '수소전기車'가 대세* "수소로 나는 개인비행체, 이미 5~6인승은 가능"* '중국판 테슬라' 한국 공략 시동* 수소 대량 생산 가능한 촉매 개발(그린뉴딜 - 2차전지, 수소차) *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막판 암초' * 파운드리 진격하는 삼성…TSMC 꺾을 '팹리스 군단' 키운다(반도체장비 - 테크윙, 테스) * 두산밥캣 트랙터 美 1400대 판매 * 2023년까지 모든 ATM에 시각·지체장애 지원 기능(금융자동화기기 - 한네트, 케이씨티) * 삼성·화웨이·MS…폴더블폰 3분기 대격돌(폴더블 - 인터플렉스) * 부동산 규제에 건설·은행株 '울고'…가구·증권株 '웃고'(리모델링 - lg하우시스, 한샘) * 라면 질주에…율촌화학 '싱글벙글'(사상최대 실적, 라면봉지 업체) * 클라우드 게임株 거침없는 질주(클라우드 -더존비즈온, 게임 - 이스트소프트) * 北, 비어있던 DMZ 초소에 경계병 투입* 정세현 "北 대남도발 배경 한미워킹그룹 족쇄 때문"* "올가을 北최악 식량위기…김정은, 11월 美대선 기다릴 여유없어"* "한반도에 전략무기 재배치"…美, 北도발에 강경론 쏟아내(방위산업 - 빅텍, 퍼스텍) * 3주전 50명 vs 지금 50명…코로나19 유행이 훨씬 위험해진 이유는* 강화된 방역조치, 전국 확대되나…"수도권처럼 번지면 가능"* 공적마스크 10장이면 15000원…"가격 왜 안 내리나요?"(코로나2차확산 마스크 - 톱텍, 웰크론) * 볼턴의 핵폭탄급 폭로…"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구걸했다"* 표정 밝아진 바이든…6개 경합주 모두 '우세'(바이든의 반사이익 - 한성기업) 코다코,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제외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683446625803032&mediaCodeNo=257&OutLnkChk=Y[코다코] ■수도권300인 이상 교습학원QR코드 의무 도입https://www.sedaily.com/NewsView/1Z42PO26G4[아이크래프트,시큐브,드림시큐리티,라온시큐어 등] ■대세는 바이든?경합주6곳 우세에 공화 인사들도 외곽지원https://www.donga.com/news/NewsStand/article/all/20200619/101579757/1[한성기업 등] ■[박종훈의 경제한방]니콜라vs.테슬라!수소차 전기차 왕좌의 게임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73889[두산퓨얼셀,에스퓨얼셀,에코프로비엠,센트랄모텍 등] ■트럼프"중국이 경쟁국 경제 망치려 코로나19퍼뜨렸을 가능성"https://www.ytn.co.kr/_cs/_ln_0104_202006190200267070_005.html[유니온,샘표,티플렉스,노바텍 등] ■문재인 대통령,한국판 뉴딜 핵심'더존비즈온'현장 방문http://robotzine.co.kr/entry/251249[더존비즈온,데이터솔루션 등] ■美도 덱사메타손 극찬…치료제 활용 방안 검토https://www.sedaily.com/NewsView/1Z42QRZ2KN[신일제약,경동제약 등] ■라면업계 질주에 라면봉지도 훨훨…율촌화학9개월 만에 최고가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006183260i[율촌화학] ■JW홀딩스,마스크 유통사업 본격화…1억5000만장 국내외 공급https://www.ajunews.com/view/20200618154726635[JW홀딩스] ■두산밥캣 북미 콤팩트 트랙터시장 조기 안착 성공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26033[두산밥캣] ■"흔들림없는 편안한 헬기…16개국 대사도 반해"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6/627582/[한국항공우주] ■[단독]현대車정의선-LG구광모, 22일‘배터리 회동’https://www.donga.com/news/NewsStand/article/all/20200619/101580185/1[현대차, LG화학] ■LG스타일러,마스크 바이러스99%제거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6/627623/[LG전자] ■파운드리 진격하는 삼성…TSMC꺾을'팹리스 군단'키운다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61839451[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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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두가지 인생 - 98
Channel 1. 로키 1624년 10월 19일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마치 전날부터 줄을 서고 기다린 사람인양, 토라는 ‘The Cloud’의 셔터를 올리자마자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요 근래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 유일하게 활기가 넘쳤다. 모두가 어둠속에 침잠한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밝은 빛을 내는 그녀의 모습을 보노라니..... 참으로 눈꼴사나웠다. “기쁜 소식이유?”“네. 그동안 오래 기다려 오셨어요. 드디어 찾았습니다. 그놈들 소재지요.” 토라의 말에 주설은 ‘아니 벌써?’라는 얼굴이었다. 음..... 그래, 왕도 외의 도시와 왕도의 시간 관념은 다른 편이니..... 비 왕도권에서 살아온 그녀에겐 ‘그들’의 일 처리속도에 입이 떡 벌어질 법도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토라가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라고 말할 법 했다는 거지 뭐. 첫째론 PBRC는 ‘그들’의 앞마당인 라스알게티에서 행동을 했다는 것. 그리고 둘째론 매주말마다 그 많은 인원을 동원해 가며 난리를 쳤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고려해 볼 때는..... 그들의 일처리 속도가 결코 빠르다고 할 순 없거든. 물론...... 왕도의 시간관념 기준으로 말이다. 그래도 ‘필그림’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려고 하는 ‘그들’의 지부장 앞에서 굳이 이걸 언급해가면서 면박을 주어봤자..... 내게 떨어질 것은 무엇이며 감수해야할 기회비용은 무엇인가. 그냥 계산기 두드릴 것도 없는 간단한 질문이다. 나는 암산에 능했고, 그래서 입을 다물었다. “잘 자셨소? 듣자허니 싹수 없는 작것들 소굴을 찾은 거 같던디, 한번 알랴 주시오.”“네. 그놈들은 지금 ‘뷔킴 버그’에 있더군요.”“네? ‘뷔킴 버그’요?” 주설, 리겔과는 달리, 답답이가 화들짝 놀라며 대화에 끼어든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뷔킴 버그’는 ‘운터 브룩’만큼이나 다수의 이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거든. 굳이 구별을 하자면...... ‘운터 브룩’은 ‘라스알하게 계’가 지배적이라면, ‘뷔킴 버그’는 어느 누가 다수라고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족속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운터 브룩’은 쓰레기산에 터를 잡고 있어서 부지가 좁은 반면, ‘뷔킴 버그’는 ‘라스알게티’와 ‘스피카’를 잇는 ‘라스피카 메갈로 폴리스’라인의 한 축을 맡은 위성도시거든. 자연적으로 형성된 여타 도시들과는 달리, 이 도시들은 왕실의 계획 하에 세워진 것이었다. 그래서 도시부지가 넓었고, 자연스럽게 인종의 용광로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인종들이 어울려 살고 있게 되었다. 나는 이에 대해서 주설과 리겔에게 설명해 주었고, 그제서야 그들은 답답이의 반응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똥 묻은 개새끼가, 겨 묻은 개새끼를 욕허구 있었는갑소.”“코메디가 따로 없네유.”“아, 왕도에선 그런 상황을 두고 ‘내로남불’이라고 말해요.”“그게 뭔디?”“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래, 저게 바로 합리적인 반응일 것이다.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어요. 말씀만 하시면 당장이라도 ‘정화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정화작업’이요?”“아 네. 더러운 걸 흔적도 안 남기고 치워버리는 거죠. 뭐...... 그러니까.”“몰살시켜버린다는 것이지.”“네. 맞아요. 그거에요. 말씀만 하시면.”“음..... 아녀유. 솔직히 말 혀서 ‘치워버렸어유.’라는 말만 듣고 있기엔..... 지들이..... 겪은 그..... 마음의..... 기스가 날거 같지는 않거든유. 긍께......”“아아, 직접 현장을 보고 싶다는 거죠?”“그렇쥬. 아 근디.”“네 말씀하세요.”“지들이..... 요게 다가 아니걸랑유. 한 명이 지금 볼일이 있어 밖으로 나갔는디..... 그 친구가 오믄 함께 가시쥬.”“네네 그렇게 하시죠.” Channel 2. 아이리스 1624년 10월 19일 주설씨가 말한 ‘그 친구’는 다름 아닌 알 샤인씨였습니다. 그는 마침 기사단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는 길이었어요. 이젠 자연인이 되었지만, 그래도 일하던 가락은 있었는지, 그는 ‘The Cloud’에 들어오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토라를 알아본 모양이었어요. “이게..... 아니. 이 사람......”“안녕하세요?” 머뭇머뭇 거리는 그에게 토라는 그녀 특유의 사교적인 웃음으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토라의 손이 마치 지네라도 되는 듯 움찔했지만, 주변의 반응에 입술을 꾹 깨물고 그녀의 손을 맞잡았어요. “아......네. 반갑습니다. 알 샤인이라고 합니다.”“아아 그렇게 되시군요. 저는 토라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악수를 하는 그의 얼굴은 툭 건드리면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울상이었습니다. 현직 하샤신..... 그것도 지부장과 마주한 것도 모자라 악수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 알 샤인씨에게는 극도로 혐오스러웠겠지요. “콱안! 눈까리 똑바로 안뜨냐? 어디서 내로남불이여 내로남불이?!” 그새 주워들은 ‘내로남불’을 써먹는 리겔의 이죽거림은 덤이었겠습니다. 언뜻 보면 맥락에 안 맞는 예시인가도 하지만, 그간의 일들을 생각한다면...... 맞는 말이긴 하네요. “그려, 그렇게 똑바로 악수를 혀야제. 눈도 마주치고.”“크흡......”“어...... 저랑 악수하는 게 무슨 벌칙 같은 건가요?”“아녀라, 그럴 사정이 있어유.” 토라는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못했지만, 그 자리의 어느 누구도...... 이 악수의 맥락을 설명해주지는 않았습니다. 토라는 나를 보며 ‘이게 무슨 일인데?’라고 속삭였어요. 저는 토라에게 귓속말로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토라는 사정을 이해하고 나선 더욱 더 활짝 웃어보이며 알 샤인씨의 손을 흔들었어요. “악당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해요.”“......”“자 그러믄 ‘뷔킴 버그’인가 뭔가로 가 볼려유?”“아 네 좋아요 따라오세요.” ‘The Cloud’밖에 나가보니, 검은 마차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것이, 마차에...... 말이 없었습니다. 으응? “새로 하나 장만했어요. 이건 자동차라고 하는거에요.”“자동차? 그게 뭐당가요?”“자동으로 움직이는 마차라는 건데요. 말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마차에요.”“음마? 요런 쐿덩이가 혼자 움직인다 이거요? 음마 겁나게 신기허네잉.”“신기하긴 뭐가 신기해. 여기 올 때 기차타고 온 놈이.”“요거랑 고거랑 같다냐. 긍께 요것이 짝은 기차라고 생각허믄 되는 거제잉?”“그렇지.” Channel 1. 로키 토라가 가지고 온 자동차는 우리를 싣고 쭉쭉 뻗은 도로를 달렸다. 도로는 이제 막 포장이 되었는지, 금하나 가지 않고 똑발랐다. 토라는 바람을 맞으며 ‘요게 최근에 건설된 47번 국도라고 해요.’라고 설명했다. 물론..... 아무도 그것에 대해 궁금해 하지는 않았다. ‘뷔킴 버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입간판을 지나자, 도로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도로 옆에는 네모반듯한 건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있었다. 라스알게티의 우중충한 건축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나중엔 여기에다가 지원을 차릴까봐.”“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근데 일거리는 넉넉하냐 여긴?”“그럼, 온갖 인종들이 뒤섞여 살다보니, 알력다툼이 장난 아닌 걸? 이 도시에 대해서 농담이 있는데 말이야...... 어이쿠!” 갑작스럽게 차가 덜커덩 소리를 내며 흔들리더니, 우리 모두 공중에 붕 떠올라 차 천장에 머리를 박았다. 불의의 습격에 모두들 얼굴을 찡그리며 머리를 쓰다듬어야 했다. “과속방지턱이 있는 줄은 또 몰랐네.”“말하던 거나 마저 말해봐. 이 도시 농담이 뭔데?”“어..... 음..... 썩 유쾌한 농담은 아냐. 알 샤인씨는 알고 있을 텐데요?”“유쾌하지 않는 농담도 있는갑소? 아야, 그게 뭔디?”“나도 썩 그 농담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푸르체리마 호수에서는 사람으로 퍼즐을 맞출 수 있다.’일껄요?”“으윽..... 안 그래도 속이 미식거렸는데, 그 말 들으니까 더 메쓰꺼워 지는 거 같아요.”“언니 좀만 참아. 곧 도착해!” 토라의 장담과 달리, 우리는 바퀴가 달린 강철 통 속에서 20분을 더 달려야 했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답답이는 샛노래진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달려가 버렸다. 그 뒤로 우리는 약 5분간이나 영 듣기 거북한 소리를 애써 못들은 척 해야만 했다. “안 늦게 잘 도착허셨네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빨간 머리가 보였다. “응 좀 밟았어. 주변 통제는 잘 해놨지?”“잉 당연허쥬....... 여그 공뭔덜 섭섭지 말라구 잘 찔러놨어유.” 스벤은 토라에게 상황을 보고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펜릴이 떠오르는 그 머리카락에 반가운 마음이 솟구쳤지만,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하는 녀석의 태도에 나 역시 어정쩡한 고갯짓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답답이의 손을 잡고 ‘그들’에게서 나올 때에 느꼈던 그 비장한 마음이...... 시간이 지나 이런 어색한 영수증으로 돌아와 버리고 말았다. 어색한 재회를 빨리 털어버리려는 듯, 스벤은 평소답지 않은 빠른 템포로 보고를 이어갔다. 녀석의 보고를 종합해 보자면, 이곳은 ‘푸르체리마 호수’와 접하고 있는 ‘포말하우트 공단’이었다. ‘부엔나 꼼미다’에서 시작된 추격에 도망을 거듭하던 데네브 일행은 이곳을 최후의 농성장소로 선택한 모양이더군. 그건 꽤나 영리한 판단이었는데, 물리적으로는 ‘포말하우트 공단’은 공단 건설 초창기 시절의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있고, 관계적으로는 여러 족속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두고 건물들보다도 더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지. 즉 이곳은 2개의 유 무형의 장벽이 보호해주는 천혜의 요새 같은 것이다. 배타적이며 자존심이 강한 여러 족속들이 난립한 이곳에 멋도 모르고 발을 디디면 그들의 알력다툼에 휘말려 제대로 발도 못 붙이고 쫓겨나리란 게 그들의 계산속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꽤나 영리한 생각이었지만, 상대가 ‘그들’이라는 걸 간과한 게 녀석들의 문제였다. ‘그들’은 쾌도난마와 같이 빠르게 이곳의 족속들을 정리했고, 이곳의 공무원들이 원하는 바를 적절하게 제공해버렸다. PBRC가 믿던 두 가지 장벽 중에 하나가 허물어져버린 셈이었다. 남은 비빌 언덕이었던 난잡한 구조도, ‘그들’에게 된서리를 맞은 족속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압제자를 어떻게든 빨리 보내겠다는 일념 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그 많던 건물들 중에 하나를 특정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녀석들로선 자신이 믿던 두 개의 장벽 모두가 허물어져버린 채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버린 셈이다. 스벤의 보고를 들으면서, 내가 밑도 끝도 없이 ‘턱없이 강대한 힘을 가진 거대한 존재’에게 개겨 버렸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도로시 년이 아니었다면 감히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겠지. 내가 ‘답답이’와 함께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은 단지 나의 능력 뿐 만이 아니라, 억세게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던 것이었다. “요원들 쭉 깔아놨으니께...... 신호만 주시믄 언넝 들어가서 털어버릴게유.”“음..... 좋아. 잘 들으셨죠? 이제 말씀만 하시면 저희 요원들이 바로......” 나는 보고를 듣는 도중에 ‘그들’이 특정 지은 건물을 쳐다봤다. 창문도 없었기에 뭐 하나 보일 턱이 없었지만...... 참으로 이상하게도 나는 그 벽 너머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강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뭔가 잘못됐나 싶어 다른 곳을 쳐다봤지만, 정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 강렬한 시선은 여전히 내 피부를 콕콕 찔러댔다. 확실히.....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시선이 느껴지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 순간 “허억!” 누군가가 내 등 뒤에 얼음을 쏟아 넣은 것 같은 전율감이 들면서 나는 그대로 다리가 풀려버렸다. Channel 2. 아이리스 “주변 단속은 잘 해놨지?”“잉 그러믄 당연허쥬. 주사덜 섭섭지 않게 뽀찌덜 잘 찔러놨으니께, 걱정 안혀두 되유.” 담담하게 보고를 이어가는 스벤과, 보고를 들으며 꼼꼼하게 상황을 체크해나가는 토라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문득 올해 초 한 노인과 나누었던 대화가 불연 듯이 떠올랐습니다. 노인은 제게 ‘휠맨’의 총책을 맡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었고...... 저는 한동안 그 이야기를 곱씹으며 고민에 빠졌었지요. 만약 제가 그때 ‘그래요 제가 한 번 해보죠 뭐.’라고 대답을 했다면...... 지금의 토라 자리엔 제가 서 있었겠지요? 딱히 질투가 나거나, 부럽지는 않아요. 그때의 저는 ‘신념에 따른 선택’을 했었고, 지금도 그 선택에 대해선 후회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상상은 자유니...... 숲속에 있는 두 갈래 길 중에 내가 선택한 길 말고 다른 길을 걸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딱히 나쁜 건 아니잖아요? 스벤의 보고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상상의 나래를 한참동안 펼쳐본 결과...... 지부장님의 제안을 받았을 평행 세계의 저는, 지금 토라의 역량에 반에 반도 못할 거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일 테니까요. 저는 저에게 예비된 올바른 길을 갔던 것이고, 토라는 토라의 길을 밟은 것입니다. ‘역사엔 가정이 없다.’는 논제가 이렇게 가슴 절절이 다행스럽게 느껴질 줄은 몰랐어요. 저는 상상속의 손을 흔들며 제 머리위에 뭉게뭉게 피어올랐던 망상의 생각 풍선을 지워나갔습니다. 그런데 “헉!” 로키군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풀썩 주저앉았습니다. 저희는 놀라서 그쪽을 바라봤습니다만...... 이상한 것은 그 만이 아니었어요. “히익!” 주설씨와 알 샤인씨도 로키군 만큼이나 덜덜 떨며 휘청거렸답니다. 저와 리겔, 토라와 스벤 모두 그 모습에 어리둥절했어요. “무슨 일이에요?”“저 쪽에...... 뭔가가 우릴 지켜봤어.”“네?” 로키군은 건물을 가리켰습니다만...... 그 행동은 우리에게 ‘아하 그렇구나!’하는 느낌 보단 오히려 ‘저게 무슨 귀신 싯나락 까먹는 소리래?’라는 의문만 가져다주었습니다. 로키군이 가리킨 건물에는 누군가가 우리를 바라볼 창문 따위는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들이 무슨 투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창문도 없는 꽉 막힌 건물에서 어떻게 시선을 느끼는지 참 알 도리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알 수 없는 건....... 로키군 뿐 만 아니라, 주설씨와 알 샤인씨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었어요. 아니 셋이서 단체로 헛것이라도 본 걸까요? “생각이 바뀌었어유.”“네? 어떻게......”“여그는 우덜이 직접 들어가겄슈.”“예?” 주설씨의 폭탄선언에, 저와 토라 그리고 스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뜯어말렸어요. 하지만 로키군과 알 샤인씨 마저도 그녀의 주장에 가세를 했어요. “우리 셋이 동시에 그걸 느꼈다면..... 이건 너희같은 ‘일반인’들이 낄 만한 스케일의 것이 아니야.”“언제부터 ‘우리’가 ‘일반인’의 범주에 포함된거지?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토라는 주설씨의 팔을 바라보며 말을 흘렸습니다. 침묵은 짧았지만, 의미는 확실했어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곳에 팔 한쪽이 없는 그녀를 호위도 없이 보낼 순 없다는 거겠지요. 이 부분에서는 다들 논파할 만한 거리가 없었는지, 로키군은 둘 간을 조율해서 ‘나머지는 5분 뒤에 합류하는 것이 어떠겠냐’는 중재안을 내밀었습니다. 토라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그래 뭐 5분 사이에 무슨 일이야 있겠어?’라며 동의를 했습니다만...... 저와 리겔은 달랐어요. 저희 둘은 ‘같은 가족끼리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함께 하겠다고 말했지만, 주설씨와 알 샤인씨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여건...... 우덜이 나서야 헐 일이유.” 그 말에 설득력은 없었지만, 그 무게감에 짓눌려 우리는 머뭇머뭇 뒷걸음질을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셋은 건물을 둘러싼 하샤신 요원들을 통과해, 문 앞에 섰습니다. 로키군은 ‘알기에바’를, 주설씨는 ‘쉐다르’를, 그리고 알 샤인씨는 ‘카프리조’를 발동했어요. “야......”“네?”“그거, 폭주 시키지 않을 자신 있어?”“이놈...... 거칠긴 하지만, 바보는 아니에요.” Channel 1. 로키 ‘우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알기에바’를 최대한 전개했다. 상대의 정체는 알 수가 없지만, 보통 놈은 아닌게 분명한 이상, 이쪽도 방심해선 안 된다. 이 말을 들으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럴 것이다. 여지껏 내가 말해온 것을 들어왔다면...... 내가 일면식도 없는 존재를 두고 ‘보통놈이 아닐 것이다’라고 속단하는 적을 본 적이 없을테니까. 답답이와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내가 학습한 것이 있다면, 세상일은 4+5=9처럼 마냥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내 말이 논리적이지 않고, 뭔가......그래, 신비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이성은 버리고 원시 종교 시절로 회귀한 것이냐’라고 비웃을 지도 모르겠는데...... 강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으로 퉁치면 안될까? 아니..... ‘느낌’이라는 단어론 부족하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일단 어디에 짱 박혀있는지는 확인해야겠지? 으...... 이거 영 기분이 별로이긴 한데.” 나는 촉수 하나를 내 눈에 찔러넣었다. 무언가가 쑥 들어오는 불쾌한 기분이 머리통을 훑어내린 뒤에...... 내 촉수들 하나하나의 시야가 내 머릿속에 그대로 들어왔다. 나는 그대로 촉수들을 길게 늘여 건물 이곳 저곳을 훑어나갔다. 1층은...... 먼지와 쓰레기들 뿐이고, 2층은...... 음...... 저 역겨운건 뭐지? 피웅덩이와 갈기갈기 찢긴 시체들인가? 이 안에서 집단 살인극이라도 벌어진 걸까? 3층..... 4층..... 응? 어디에도 녀석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분명 이곳에서 강렬한 시선을 받았는데, 우리가 건물로 들어온 사이에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기라도 한 걸까? 자기 모순적인 발언이겠으나, ‘상식적으로 그럴 리가 없다.’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건물을 더욱 더 촘촘하게 살펴보았다. “아..... 저기 통로가 있는거 같은데?” 편의상 ‘37번 촉수’라고 명명한 촉수가 실마리를 발견했다. 녀석은 1층 바닥을 한참동안 훑으면서, 바닥에 실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이 그 주변을 한참동안 수색한 결과, 실금 주위에 경첩과 손잡이의 흔적까지 찾아냈다. 저기에 뭐가 있어도 있을 것 같군. 나는 다른 촉수들로 하여금 37번 촉수 근처에 위험요소들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흡사 그물과 같은 감시망 속에서 다행이 위험요소는 감지되지 않았다. “여기다.”“....... 뭔가 으스스 헌디?”“그러게요. 대놓고 ‘숨어있으니까 목숨 보전 잘해라.’라고 경고하는 것 같은걸요?” 주설이 경계를 서는 동안, 나와 알 샤인은 입구를 열었다. 입구 너머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있었고, 그곳을 향해 계단이 끝없이 이어졌다. 시야의 폭이 넓은 내가 선두에 서고, 주설이 중위를, 마지막으로 알 샤인이 후위를 맡아서 계단을 내려갔다. “와...... 이거 이젠 아무것도 안보이는데요?”“빛도 없는 태초로 돌아가는거 같어유.”“어째 답답이가 전염된거 같은데?”“불안허니 그런거 아니겄냐?”“불안은 공포랑 다르다. 공포는 대상이 있지만, 불안에는 대상이 없어. 그냥 허깨비 같은 감정이지.”“말은 잘 하네요.” 나는 그들에게 시덥잖을지 모르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들’의 일원인 ‘휠맨’들이 하는 일 중에는 ‘히트맨’이 임무를 마치고 난 뒤에 남겨둔 물건들을 회수하는 것도 포함이 되어있다. ‘로타네브’라는 군수산업가와 제휴를 맺기 전, 그들은 장비 하나하나 재활용을 해야 했는데, 특히 날붙이의 경우에는 피가 묻어 장비가 녹이 슬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항상 도금을 해야했다. 그때 사용한 것이 황산이었다. ‘휠맨’들에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친구였던 셈이지. ‘황산’ 특유의 유용한 쓰임새 덕분인지, ‘휠맨’들은 황산을 가지고 7행시를 지을 정도였다. 그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7행시는 ‘땅속으로 들어가 보라, 거기서 마음가짐을 바로하면 숨겨진 돌을 발견할 수 있을지니’ (Visita Interiora Terra, Rectificando Occultem Lapidem)였다고 하는군. 어느 소설가의 설정 집에서 그대로 배껴 온 것 같은 시상이었지만, ‘휠맨’들 사이에서 나름 먹물깨나 먹었다는 사람이 제시했던 시상이였던 지라, 그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리에 회자되었고, 급기야는 ‘그들’의 비밀 시설인 ‘Ge-Uters’의 입구를 찾는 실마리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었다. 연금술에 미친놈들이 이뤄낸 작은 성과라고나 할까? 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무저갱의 끝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곳에는 “쉿.” 통로 너머에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촉수하나를 나의 귀에 꽂고, 나머지 촉수중 하나는 알 샤인에게,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주설의 귀에 꽂았다. 그런 식으로 청각을 공유하면서, 나머지 촉수들을 길게 늘였다. 그것들은 저 너머에 있는 소리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주님이시여. 최후의 순간이 도래하였습니다. 저는 주님의 뜻에 따라 모든 악업을 행하였습니다. 저는 거짓을 이야기 하고, 민족을 불화하게 하였으며, 만인에게 증오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저의 임무는 여기에서 끝이 나는 것입니까?” 데네브의 목소리였다. 구트 그라스에서 ‘승리자’ 행세를 했던 때와는 달리, 그의 목소리는 지쳐있었고...... 두려움에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촉수를 눈에 찌르지 않아 그의 모습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의 아들아, 내가 너에게 진실로 말한다. 너는 나머지 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너의 위대함을 기억하는 이는 없을 것이고, 너의 이름과 무덤에 침을 뱉고 저주할 자들만이 태양 아래 남을 것이다. 오로지 어머님만이 너의 헌신과 희생을......” 정체를 알 수 없는 대화 상대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우리 셋은 전율감에 몸을 떨었다. 그것이다. 우리를 덜덜 떨게 만든 존재가...... 그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그것을 방해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었지만...... 더는 그 대화를 들어선 안 된다는 강한 예감이 우리 셋의 머리를 관통했다. “넘의 집에 왔으니, 인사라도 혀야지?” 주설은 쉐다르의 시위를 물었다. 무형의 화살이 바람을 일으켰다. 주설은 쉐다르를 대화가 들리는 쪽으로 크게 튼 뒤에 살을 날렸다. 바람을 잔뜩 머금은 쉐다르의 화살은 우리와 그들을 가로막고 있던 장벽을 와장창 박살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벽 너머로 데네브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막을 때는 수줍은 처녀처럼, 몰아칠 때는 토끼같이 하라’는 어록이 있다. 이걸 우리의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그들에게 대비할 찰나의 시간조차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주설이 낸 구멍 속으로 알기에바의 촉수를 밀어넣었고, 알 샤인은 칼을 빼들었다. 나와 알샤인, 그리고 주설은 벽에 난 구멍으로 몰아쳐 들어갔다. “.......뭐 뭐야?”“뭐긴 뭐야? 네놈에게 높은 확률로 다가올 죽음이다.” 알 샤인은 파편을 뚫고 들어가서 데네브를 들이받아 넘어뜨리고, 그의 머리통에 칼을 휘둘렀다. 그런데 “왔.......” 누군가가 데네브와 알 샤인 사이에 끼어들어 검신을 움켜잡았다. “이익......익!” 알 샤인은 기합을 내며 검 손잡이를 그었다. 놀랍게도 알 샤인의 도신을 움켜잡은 그것의 손에서 불꽃이 번쩍번쩍 일어났지만, 그것은 고통에 찬 비명은커녕 덤덤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으아악!” 칼을 잡은 손을 휘돌려, 그대로 알 샤인을 날려버렸다. 알 샤인은 칼과 함께 벽에 쳐박혔다. 삐죽하게 박살난 벽에 부딪혀, 그것에는 알 샤인의 피가 퍽 하고 튀었다. “기다리......” 나는 알 샤인에게 정신이 팔린 녀석을 향해 알기에바를 뻗었다. 날카롭고..... 빨라야 한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강한 것...... 그것은 트라이던트와 같은 뾰족한 꼬챙이가 되어 그것의 주위를 빠르게 날아들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녀석은 저주인형마냥 온몸이 침에 콕콕 꿰인 신세가 될 것이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제발...... “퍼버벅!” 대다수의 알기에바는 녀석의 비늘에 튕겨져 나갔지만, 이쯤되니 알기에바도 악에 받쳤는지, 어떻게든 그것의 틈을 찾기위해 내가 시키지 않고 무던이 애를 썼고, 알기에바 몇 가닥이 그것의 비늘 틈을 파고들었다. 지금이다. 나는 알기에바의 촉수를 크게 부풀렸다. 비늘이 벌어졌다. 이전에 튕겨져 나갔던 알기에바를 수복해 녀석의 팔을 움켜잡았다. “음...... 너는 꽤 다루는 편이구.....”“그렇게 여유 부릴 수 없을 텐데?” 알기에바는 녀석의 팔을 게걸스럽게 삼키고 그대로 녹여버렸다. 간만에 알기에바를 그 본질에 맞게 사용한 듯 하다. “자꾸 말 끊으면 나도 화......”“이거 뭐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편인가본데?”“으윽..... 머리통이 깨진거 같은데.”“괜찮으셔유?” 자신의 팔이 녹아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신음소리는커녕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아 보였다. Channel 2. 아이리스 저와 남은 사람들은 가만이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설씨가 그렇게 엄포를 놓았는데 무시하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저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야, 정신 사나븐께 좀 가만 있어봐라잉.”“지는?” 리겔도 저 만큼이나 우리 일행들이 걱정되었는지 손가락에서 피가 나도록 손톱을 질겅질겅 물어뜯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럴진대 하샤신들은...... 그래요 뭐. 그럴 수 있지, 아무리 실용주의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을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들을 돕는 게 달가울 리가 있겠어요? 요원들이 미동도 하지 않고 건물을 응시하고 있는 동안, 스벤이나 토라는 ‘여기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듯이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언니도 좀 와서 마셔.”“아냐. 괜찮아. 마음만 받을게.”“걱정돼서 그래? 괜찮아! 독 안탔어.”“그러니까 더더욱 걱정 되는걸?” 현실성 있는 농담에 안 그래도 없던 입맛이 뚝 떨어져, 저는 그저 마른 침만 삼켰습니다. 리겔은 한참을 더 손톱을 물어뜯다가, 더는 안 되겠는지 그들의 테이블에 앉았어요. “나도 한 잔 줘 보씨요.”“하하, 그래요. 여기 있어요.”“음마, 향이 허버 향기롭소잉? 요거 이름이 뭐시요?”“깔라만시에요.”“아따 고맙소...... 스토옵. 스토옵...... 스톱!” 시간이 지나도 스벤은 넉살이 그대로였는지, 리겔의 잔이 찰랑거릴 정도로 가득이 깔라만시를 따라주곤 씩 하고 웃어보였습니다. 리겔은 하샤신이 건넨 호의가 기분 나쁘지 않았던지, 역시나 씩 웃으며 차를 후루룩 들이켰어요. “오매 맛이 참 요상지네, 달면서 써브요?”“그렇쥬? 요즘 구하기 힘든거니 양껏 드셔유.”“야 이년아, 니는 안 묵냐?”“됐어.”“지미 생각을 혀 줘도 지랄이네. 쟈꺼 꺼정 나한테 줘보씨요잉. 프로하기온 총독도 지 싫음 그만이제.” 리겔은 차를 한 번 더 받더니, 저를 약 올리듯 눈앞에 찻잔을 흔들며 꿀떡꿀떡 마셔댔어요. 하...... 참아야 합니다. 여기서 저 삼류 양아치의 도발에 넘어가는 건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요. 뒷감당을 생각해야 합니다. 저기에서 제가 소리라도 빽 지르는 날에는 일행들이 돌아왔을 때, 리겔 놈이 저를 두고 얼마나 놀려댈지는 불 보듯이 뻔해요. “큭...... 킥킥.”“음마? 뭐가 그리 웃기시오? 웃길라는 의도는 없었는디?”“아이리스 언니한테 이런 식으로 대하는 사람은 처음 봐서요.”“아따 그러요? 시야 좁게 사셨소?”“네 그런가봐요. 전 여지껏 아이리스 언니는 어딜 가도 예쁨만 받는 줄 알았거든요.”“뭐...... 내가 봉께로 쟈가 어딜 가두 알랑방구를 존나게 뀌어 싸니 끔뻑 속아 넘어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요. 그려두 나가 프로하기온 뒷골목 짬밥이 있어븡께로, 한눈에 딱...... 거시기 혀브렀기에 망정이제.”“야, 나 착한 거 맞거든? 너한테만 그러는 거야 너한테만.”“음마? 나한티만 그렸냐? 들었소? 저것이 저러게 사람을 갖다가 차별 한당께요. 명색에 종교인이라는 작자가 사람을 가려브네...... 너그 교주가 니 꼬라지 봐블믄 존나게 좋아하겄다잉?”“이익......” 화는 났지만, 리겔놈의 말에서 구구 절절 뜯어봐도 틀린 말은 없었어요. 아무리 날건달 놈이여도 ‘아드님’께서 활동하셨던 프로하기온 출신이라서 그랬던 걸까요? 그는 걸판지지만, ‘아드님’께서 말씀하셨던 바로 그 비유를 들어 제 행동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버렸고, 그대로 의표가 찔린 저는 아무런 반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야 이거 참 재미있는데요? 아이리스 언니가 신학적 지식에서 밀려버리는 날이 올 줄이야.”“그래..... 내가 리바이고, 바리사이였지..... 이거 참 할 말이 없네.”“그려 마, 실천이 없는 지식은...... 뭐시냐, 부도수표? 그거랑 뭐가 다르겄냐? 담부턴 이 오래비 말씀 잘 듣고......”“내가 이 치욕은 언젠가는.....” 머리로는 수긍했으나, 마음으론 승복할 수 없어, 저는 대놓고는 하지 못했지만 작은 목소리로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두고 봐요. 내가 진짜 저녀석을.......이렇게 복수를 다짐하는 동안, 요원 하나가 스벤과 토라에게 다가와서 무언가를 보고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토라는 반색을 했답니다. “무슨 이야긴데?”“아, 언니도 반가워 할 소식인데. 최근에 그 녀석, 그루미엄으로 출장을 갔었거든. 거기에서 일 처리 잘 하고 돌아 온다네?”“아...... 그래?”“‘우리’랑 떨어져 있으면서 많이 기다려 왔을 텐데 반응이 좀 그렇다?”“아냐...... 잘 살아있으면 됐지 뭘......” 토라의 말을 듣다보니, 스테반 로스차일드씨가 주최하던 파티에서 마주쳤던 그 저주받을 년이 떠올랐습니다. 그년도 그 아이에 대한 소식은 알지 못했었지요. 대륙 제 1의 부잣집 고명딸도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 아이는..... 그 빌어먹을 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거에요. 그래, 그 아이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래 뭐...... 어떤 형태로든 살아만 있으면 되는 거니까......으악!” 토라가 씁쓸한 얼굴로 제게 위로의 말을 건네다가, 별안간 터진 폭발에 머리를 감싸쥐었습니다. 토라는 스벤이 재빠르게 나선 덕에 파편을 맞지는 않았지만, 저와 리겔은 우리 앞에 있던 건물이 폭발하면서 날아온 파편을 그대로 뒤집어 써야만 했어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지축이 한참동안 흔들거렸고, 우리는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어요. 건물 앞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많지 않아보였습니다만...... 리겔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그는 파편을 얻어맞아 머리통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개의치 않고 내 손을 움켜잡았습니다. “뭔 일 난거 같은디? 얼렁 가봐야 쓰겄다.”“응? 어! 그래!” Channel 1. 로키 손이 녹아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는 저 괴물자식의 행동에, 우리는 솔직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주설은 그것의 모습에 자신의 옛 기억이 떠올랐는지 특히나 더 진저리를 치는 것 같았다. 이거...... 이쯤 되니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겠군. “넌 누구지? 데네브의 보디가드라도 되는건가?”“그닥 재미없는 농담을...... 내가 이 저열한 유기물 덩어리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나? 이 치는 그냥......”“네? 주님?? 이건 말이 조금 다..... 윽!” 그것의 대답은 우리는 물론이고, 데네브까지도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이 똥그래져 그것에게 항변을 하려는 순간, 그것은 남은 팔로 데네브의 목을 움켜잡았다. 데네브는 발버둥을 치며 그것에 발길질을 했으나...... 그것은 데네브의 머리통을 자신의 잘려버린 단면에 쳐박아버렸다. 뼈와 뼈가 부스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데네브의 머리통이 박살나버렸다. “너네를 끌어들일 미끼정도 밖에 안됐지. 지금은 그......”“아니..... 질문 하나 잘못했다고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냥 단백질 공급원.....”“우욱! 토 할거 같아.” 그것의 어께가 쫙 하고 벌어지더니, 마치 입이라도 되는 양, 데네브의 몸을 와그작 와그작 씹어 삼켰다. 데네브의 몸통이 어느정도 삼켜지자, 미처 삼켜지지 않은 그의 팔과 다리는 마치 그것의 손가락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르가 고어물이 될 줄은 몰랐는데......?”“기가 막힐 노릇이군요. 순수한 라스알게티가 어쩌고 하던 놈들의 대빵이란 작자가, 이런 사람인지 뭔지 구분도 안되는 괴물새끼였다 이거군요.”“세상 살면서...... 말 되는 일을 몇 번이나 겪었다고 새삼.....”“그래 뭐 맞는 말이라 치고...... 넌 누구냐?”“목양견......”“목양견? 양떼를 돌보는 개 말 하는 건가?”“그래..... 나는 ‘어머님’의 뜻이 이 땅에 임재하는 것을 위해 예비된......”“내가 잘못 들은건가?” 뒤에서 들려온 낯익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리겔과 답답이였다. 이 자식들......괜히 끼어들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이 두 고집불통들은 내 말을 그냥 대놓고 무시를 해버렸다. 어쨌거나, 그들도 저것이 보여주는 그로테스크한 모습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목양견은 갠디? 저건 암만 봐두 개랑은 거리가 멀지 않어? 굳이 거시기 혀보믄...... 도마뱀?” 그 와중에 등장하자마자 뺨을 시원하게 올려 붙여버리는 리겔의 말에 그것은...... 처음으로 감정적이라 할 수 있는 반응을 보였다. “메타포라고는 모르는...... 무식한 불순물이 섞여이......”“아무리 찌꺼기여두 갠줄 아는 도마뱀 보단 난 거 같소?”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리겔의 입담에, 그것은 순간 울컥 했지만...... 이내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멘탈을 정리했다. “그래..... 이런 불순물을 섞어놓은 데는 ‘어머님’의 숭고한 뜻이 있겠지...... 창조는 다양성의 어머니일 것.....”“푸핫!” 리겔은 그것이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껄껄 웃으며 녀석에게 독설을 날렸다. “오매 꼬라지 짠허다. 이 상황서두 즈그 애미나 찾고 있네잉. 아야, 기왕 찾는 김에, 빤스도 한 장 가따 달라고 혀라와. 가까븐 미래에 피똥을 존나게 지릴거 겉은디.”“.......” 기왕 선을 넘어버린 김에, 패드립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그의 모습에...... 우리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래서 무식한데 신념만 있는 놈 만큼 위험한 건 없는거 같...... “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Channel 2. 아이리스 솔직히 말해서..... “으아악!”“.......”“아야, 뭣들 허냐, 나 죽는다! 나죽어!” 리겔은 뿌린 대로 거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아무리 감정이 상해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부모님 욕을 해버리는건..... 입이 백개라도 할 말 없는 거죠 뭐. 어쨋거나, 그것의 분노도 참 대단했어요. 그것은 리겔이 던진 마지막 말폭탄에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괴성을 질렀습니다. 거기까지는 그래..... 뭐 상식적인 선에서 보일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상식선을 넘어선건 바로 그 직후였지요. 그가 소리를 지르면서...... 그것의 어께가 별안간 쭉하고 찢어져버린거에요.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었죠. 통상적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고 어께가 찢어지진 않잖아요. ‘턱이 빠지게 하품한다.’라는 말은 있어도, 어께가 찢어지게 소리를 지른다는 말은 없잖아요? 그런데 그 놀라운 일이 바로 우리 눈 앞에서 벌어져 버린 거에요. 어쨌거나, 그것의 어께가 찢어지면서...... 벌어진 틈 사이로 날개가 쫙하고 돋아났습니다. 살 속에서 파묻혀 있다가 튀어나온 만큼...... 그 날개는 피로 잔뜩 얼룩져 있었지요. “적당히 깨우쳐 주려고 돌아가려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너희의 순수성을 위해서라도, 저 불순물을 미리 제거해 버리는게 나을 것 같다. 고마워 하도......” 그것은 날개를 쭉 펼치더니, 리겔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습니다. 그 풍압에 우리 모두의 몸이 휘청일 정도였지요. 리겔은 그 기세를 막아보고자 팔을 'x'자로 겹쳤지만...... 그것은 리겔을 그대로 들아 박아버렸고, 둘은 그대로 벽에 쳐박혔습니다. 내키지 않지만 리겔 녀석을 위해 기도문이라도 읊어줬어야 했을 텐데...... 워낙 눈 깜짝 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입도 떼기 전에 벽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어요. “으윽...... 더럽게 아프잖아.” 기차를 들이박은 듯 한 충격에 ‘이건 누가 봐도 죽을 수 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놀랍게도 그리고 살짝 아쉽게도 리겔은 멀쩡했어요....... 아, 다만 이건 ‘충격에 비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리겔의 머리통을 비롯한 곳곳은 피범벅이 된 상태였습니다. 어쨌거나, 저 징그러운 내구성에 그것도 조금은 놀란 눈치였어요. “저 씨발럼이...... 깜빡이는 켜고 들어와야제 뭣허는 짓이여?”“생각보다 단단한 편이군. 그런 의미에서 한 번 더......” 그것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알기에바의 촉수가 그것의 목에 칭칭 감겼어요. “모가지에 절취선 그어졌으니 거기까지 하지?”“.......”“팔 가지고 놀라긴 했지만...... 머리 잘리는데 과연 장사가 있을까?” Channel 1. 로키 혹시나 해서 오해를 할지 몰라 다시 한 번 설명을 하자면, 나는 분명 경고를 했다. 하긴 생각해보면, 내가 ‘그들’에 속해있을 때부터 나는 늘 이래왔었다. 피에 굶주린 인간 백정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한 반발감이었던 걸까? 어쨌건 나는 피를 볼 상황이 올 때면 늘 그만둘 것을 권했다. 이븐타운에서도 그랬잖아? 하지만 생명존중에 대한 나의 꿈은 번번이 부서지곤 했지. 이쯤되면 뭐랄까...... 클리셰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것은 나의 경고를 무시했다. 경고를 했는데 무시를 하면 뭐...... 어쩔 도리가 없지. 녀석의 목을 절취선 대로 잘라줄 수 밖에. 나는 알기에바에 힘을 주었고, 알기에바의 촉수는 그것의 목에 매끈한 절단면을 남겼다. 그것의 목이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대개의 두부 절단 사망자들의 행동이 그러하듯이, 목을 잃어버린 육신은 몇 발자국을 비틀거리며 걷다가...... 힘을 잃고 푹 쓰러졌다. “디진겨?”“생물학적으론 그럴 가능성이 크지?”“별 것도 아닌 것이 뭘 믿고 저렇게 나댄것이여?” 리겔은 놈의 시신을 발로 툭툭 건드렸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것의 반응은 없었다. 내가 이제까지 해온 이야기들 중에서 ‘공포’라는 장르에 속한 것은 없었으니, 갑자기 시신이 움직일 리는 없을 것이다.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100 퍼센트 그렇다는 보장은 없는거 아......”“우악!” 아니, 이젠 ‘공포물’의 클리셰에까지 도전할 참인건가? 분명 목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리겔이 몇 차례 톡톡 건드렸을 뿐인데, 그것은 자신을 건드리던 리겔의 다리를 꽉 움켜쥐었다. 어...... 음 이런 상황에 꺼낼 말은 분명 아니겠으나, 언급을 안하고 넘어가다가는 직무유기가 될 거 같기에 ‘굳이’ 언급을 하자면....... 그때 리겔은 ‘나도 모르게 오줌을 지릴 것 같다.’는 표정이었다. 리겔이 어버버 하는 사이에 그것은 리겔의 다리를 잡고 그를 들어올려 사정없이 패대기를 쳤다. 리겔의 입에서 옥수수를 닮은 하얀 물체가 후두둑 튀었다. “나는 죽음과 반대편에 서 있는 존재. 너희의 상식으론 나를 가증스러운 위선자에게 보낼 수......” 잘린 머리가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이 역겨워 보였다. 그건 알 샤인도 의견을 함께 했는지, 녀석이 말을 끝내기 전에, 그것에게 달려들어 녀석의 몸을 반으로 토막내고, 리겔의 다리를 움켜쥔 그 손을 잘라내버렸다. 나는 그것이 더는 개소리를 늘어놓지 못 하도록, 머리를 밟아 으깨버렸다. “공포에 질려있구나.” 으윽...... 분명 머리통을 으스러뜨려버렸음에도, 내 발 아래에 깔려있던 그것은 여전히 아가리를 놀려댔다. 나는 그것을 걷어차 버렸다. “죽음은 나를 정복하지 못한......”“으아악!” 주설은 공포에 반쯤 미쳐버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바로 쉐다르의 시위를 당겨, 남은 잔해들에게 바람살을 쏘아댔다. 알 샤인이 반으로 갈라버린 그것의 육신이 폭죽 터지듯 산산조각이 났다. “이게 너희가 생각하는 죽음의 정의인가? 나를 원자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으깨버리면 내가 ‘생물학적’인 죽음을 맞이할 거라고 생각하나보지만......”“이거...... 완전 미친놈 아니야?”“앞서 말했듯이, 죽음은 나를 어쩌지 못한다.” Channel 2. 아이리스 “무서워 말아라. 너희는 ‘어머님’의 은혜를 받은 자들이다. 비록, 저주받은 가증스런 물건을 상속받았으나, 그로 인하여 너희는 복된 이가 될 것이다. 너희는 어머님을 완전하게 만들 자들이니.” 고깃덩어리가 됐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지만...... 그것의 조각은 하나 하나 모이기 시작하더니, 처음의 그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산채로 박살이 난 자가 죽기는커녕,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걸 제 눈으로 똑똑히 본 마당에 ‘두려어 하지 말라.’라니...... 그것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담력’의 기준선이 지나치게 높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깨끗하게 육신을 수복한 그것은 리겔을 쳐다보며 자신의 말을 이어갔습니다. “어머님의 종된 자 나 다비흐가 너에게 말한다. 너는 이 세상 끝 날까지 네가 원하는 것은 머리터럭 하나, 먼지 한 톨도 얻지 못할 것이다. 네가 손을 대는 모든 것은 손아귀 속 모래처럼 사라질 것이고, 네가 사랑하던 자들은 너를 욕하며, 저주하고, 희롱할 것이다.” 모두가 두려움에 질려 입도 못 떼는 상황에서 리겔은...... 달랐어요. “뭐래 씨벌럼이...... 내 운명은 내 것인디 니가 뭐라고 훈수를 두고 지랄이냐?” 리겔은 뚜벅뚜벅 걸어가, 그것의 머리통을 후려쳤어요. 리겔의 일격을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그것은 크게 휘청거렸습니다. “뭐여? 저 기괴한거에는 암스롱또 안 허믄서, 고작 요 주먹질에 휘청거리는거여?”“이..... 씨......발......”“뭔가 맥이 탁 풀려브네, 어려운 말로 하믄, 네넘은 물리적 오류 앞에선 무적일지 몰라두...... 요 간단한 물리적 원리 앞에선 맥도 못 춘다는 거 아녀?”“크윽......” 리겔은 그것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박치기를 하듯 자신의 머리를 그것의 이마에 가져다 대었습니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일들이 마치 거짓말이라도 되는 듯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지요. “깡패새끼덜이 깡패짓을 어떻게 허는지 아냐?”“......”“의외로 간단혀. ‘은혜는 못 갚아두, 원수는 꼭 갚아븐다. 고로 저새끼를 건들믄 좆되븐다.’ 하는걸 대그빡에 깊이 박아브러야 써. 그려야 다시는 못 개깅께.”“.....”“그걸 기억하며 디져라잉. 이 명제를 갖다가 넘덜이 잊거나 의심을 안 헐라믄, 니는 지금 디져야쓴다.” 리겔은 그것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이어가며 차근차근 그것을 걷어차고, 후려치고....... 짓이겼어요. 그것은 마치...... 사형대 앞에 꽁꽁 묶인 죄수처럼....... 아무런 반항도 하질 못했답니다. 그리고 그것은..... 퉁퉁 불어버린 얼굴을 하며....... 그 자리에 쓰러졌어요. 다신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아오 씨벌! 존나게 덥다!”
갑과을작성일
2020-04-09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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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두가지 인생 - 96
Channel 1. 로키 리겔은 알 샤인을 보자마자 못 볼 것을 본 양 으르렁 댔다, 하긴 그럴 것이, 녀석들이 일 처리를 똑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설이 ‘그들’과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그건...... 단순한 뇌피셜이 아닌,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었다. 과실 비율은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기사단의 수사 결과가 주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자리가 비었죠? 잠깐 앉아도 될까요?” 하지만 알 샤인은 리겔이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다는 듯, 우리가 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털퍼덕 주저앉았다. 그의 시선이...... 리겔의 손에 들린 ‘더 빅 스케일즈’에 닿았다. “가면살인마인가요?”“어줍잖게 객기 부리덜 말구 얼렁 꺼지는 것이...... 니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맹글......”“정의(justice)를 정의(definite) 내리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어떤 이들은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 ‘마땅하게 받아야 할 결과’를 받는 것(justice)이라고 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진리에 부합하는 올바른 도리(rightness)라고도 이야기 하죠. 전자는 그냥 규칙을 올바르게 세우기만 한다면 그것이 뒤집힐 일이 없다면, 후자의 경우에는......”“옴맘마? 이 상놈의 새끼가...... 어르신 말씀 허시는디......” 리겔은 녀석의 잘난 얼굴을 부셔버리겠다는 듯, 주먹 쥔 손을 높이 쳐들었다. 하지만 알 샤인은 작정한 듯, 벌떡 일어나 녀석의 손을 꺾어버리곤, 그대로 테이블 위로 내리찍어버렸다. “컥! 너..... 이 씨빨럼아.”“제 행동은 정의로운 걸까요? 난 한때 이것에 대해 명확히 대답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젠...... 잘 모르겠어요.”“안.....컥! 놔? 이 씨빨 새......”“그거 알아요? 정의의 반대가 악이 아니라는 거? 악함의 반대말은 선함이잖아요. 정의와 선함은 그럼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같다면, 애초에 표현이 다를 리가 없잖아요.......그럼 정의의 반대말은 대체 뭘까요?”“크아악!” 리겔은 얼굴이 시뻘개진 채로 캑캑거리다가....... 더는 안 되겠는지 몸부림을 쳐가면서 알 샤인의 손을 홱 하고 뿌리쳤다. “세간에서 가면살인마를 두고 그러더군요. 기사단이 놓쳐버린 악인을 단죄하는 정의의 사도라고...... 제 눈에는 그저 살인을 즐기는 변태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후아......후우..... 너 이 개새끼가.”“가면 살인마는...... 나쁜 새끼일까요, 정의의 사도인 걸까요?”“......” 녀석의 질문에는...... 답답이도 나도 함부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 질문의 무게는 우리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자신이 옳다고 여겨온 일들이 부정당하는 것을 직면한다는 건....... 자신이 그동안 쌓아올린 세계의 인식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나 다름없을 테니까. “그러고 보면 정의를 입에 담길 즐겨하는 사람들만큼 타인으로 부터 위선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겠죠?”“그건......” 나는 녀석에게 위로가 될 만한 말을 하려다가 그것을 삼켜야만 했다. 내 말을 받아들이기엔, 녀석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아 보였거든. 그동안 알 샤인의 말에 정신이 팔려서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녀석의 어께에 손을 올리려고 하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알 샤인의 눈은 초점이 없었고, 손과 발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마치...... 녀석은 무언가를 각오한 것 같았고, 그것은...... 알 샤인에게 있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Channel 2. 아이리스 “기생오래비 같이 생겨갔고...... 스타일 좆같네. 시벌” 멀어져가는 알 샤인씨의 등 뒤에 대고 리겔은 감자를 먹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습니다. 저와 로키군은 딱히 그를 두둔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서로를 바라보았죠. 어쩌면 그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아보였죠?”“너도 그렇게 느꼈냐?”“예. 그랬어요. 뭔가를...... 결심한 거 같은데. 그로인해서 마음의 번민이 더 심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뭐 허튼 짓거릴 할 것 같지는 않은 캐릭터지만...... 사람 일에는 ‘절대’라는 건 없으니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들은 의자를 박차고 알 샤인씨를 쫓기로 했어요. 그 바람에 신문지가 바닥에 떨어졌고, 리겔의 당황섞인 목소리가 들렸지만, 일단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 제일 급하니까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도 우리를 이해해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야! 이 년 놈 들아 나 시방 돈이 한......”“모른 척 해.”“네.” 결코 우리 수중에 돈이 없어서 그에게 덤태기를 씌우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알 샤인씨는 여전히 멍한 상태였습니다. 길을 걷다가 사람들과 부딪쳤지만 사과 한마디 없이 자기 갈 길 가버리기도 하구, 초점없이 걷다가 가판의 물건을 잔뜩 쏟아버리기도 했어요. 사람들은 자신이 당한 부당한 대우에 항의를 하려다가도...... 그가 입은 제복에 눌려 뭐라고 하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뒤에서 궁시렁 거리기는 했죠. 제복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 싶기도 해요. 그동안 우리가 몰라서 그랬지. 비칠비칠 걷던 그의 걸음이 순간 긴장감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건, 뉴 빌리지 경계에 다다라서였어요. 그는 혹시나 자신을 지켜보지 않을까 하는 의심에 몇 번이나 고개를 돌리며 주위를 살펴보았어요. 이 부분이 우리 둘이 제일 곤혹스러운 부분이었지요. 마침 길거리의 가판이 있어, 자연스럽게 손님을 가장하며 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들어가는 거 맞죠?”“응 나도 봤다.”“저기에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일단 길이 좁으니 들킬 우려가 있다. 시차를 두고 들어가자고.” 알 샤인씨가 들어가고서도 우리는 10여 초를 헤아린 뒤에 숨을 죽여 그가 들어간 뒷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길은 제법 구불구불했고, 한번도 햇볕을 쬐지 못한 곳에서 나는 콤콤한 냄새가 우리의 코를 찔러댔습니다. 이제 곧 11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눅눅한 기운이 가시질 않았어요. “어디로 갔을까요?”“이쪽이다.” 그는 벽에 난 긁힌 자국을 보며 그의 뒤를 밟아나갔어요. 한참을 미로속을 달리던 우리는 마침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습니다. “어......? 안보이는데요?”“그러게 말이다. 분명 녀석의 흔적이 있을텐데..... 한 번 살펴보자고.” 로키군이 워낙 확신에 차 있었기 때문에 저는 할 말은 많았지만 입밖으로 꺼내진 않고, 골목에 나뒹구는 잡동사니들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골목만큼 잡동사니들도 습기로 잔뜩 축축해져 있었어요. “.......이것도 아니고...... 음...... 어? 로키군!”“왜 그러냐?”“이거......” 제가 꺼내 든 옷가지를 보자마자 로키군의 눈이 가늘어졌어요. 그가 그런 반응을 보인다는 건...... 제가 찾아야 할 물건을 제대로 찾은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제가 찾은 건, 망토조각이었습니다. 그가 걸치고 있던 것과 같은 색상과 같은 재질이었죠. “이게 왜 여기에......”“끄아악!” 난데없이 들려온 비명소리에, 우리는 바로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Channel 1. 로키 비명소리를 들어버린 이상, 더는 지체할 여유따윈 없었다. 나는 답답이에게 양해를 구할 새도 없이 그녀를 내 어께에 들쳐매고 소리가 난 곳을 향해 달렸다. 답답이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왁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발버둥을 치지는 않았다. 쓰레기통을 발판삼아 담을 넘었고, 사다리를 타며 지붕위에 올라가니, 거미줄 같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거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나와 답답이는 두 눈을 치켜뜨며 소리가 들렸을 법 한 장소를 살펴보았다. “저기에요!” 답답이가 가리킨 곳에 두 사람이 보였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바닥에 주저앉히고서 곤죽을 만든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잔인하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대기하고 있어! 바로 치고 들어간다.”“그럼 저는...... 알았어요! 얼른 가요!” 나는 답답이를 내려놓고 두 사람을 향해 날듯이 내달렸다. 내 등 뒤에서 답답이는 침착하게 기도문을 읊어나갔다. 알 샤인으로 보이는 이는 피범벅이 된 채로 자신의 발아래에 엎드려 있는 이의 손을 자근자근 짓이겼다. 그 사연이 어쨌건 간에, 방금 전만 해도 우리에게 어줍잖은 정의론을 운운하던 모습은 흔적조차 없었다. “이제부터 너에게 천벌을 내리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으으...... 살려줘......”“그래 딱 들어만 줄게. 그럼 이제 그만......” 그는 자신의 허리춤에 들려있던 칼을 뽑아들었다. 이런 제기랄, 지금부터 앞뒤 생각 안하고 뛰어내린다고 하더라도 저 녀석의 칼을 막아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알기에바의 촉수가 난간을 잡고 나를 아래로 내리꽂아버리더라도 말이다. “뭐라도 해봐!”“알았어요. 어디보자, 내가 죽음이 드리운 음침한 골짜기를......” 알 샤인의 칼날이 녀석의 대가리를 쪼개려는 찰나에 “깡!” 시기적절하게 완성된 답답이의 장벽이 녀석의 칼을 막아냈다. 녀석의 검이 금속음을 내며 위로 솟구쳐 올랐다. 녀석도, 그리고 희생자도 눈앞의 상황을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둘 다 당황해 했다. 그래, 딱 그 정도의 시간만 벌어줘도 충분하다. 주인공은 나중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알기에바의 도움으로 탄력을 받아, 힘이 잔뜩 실릴 대로 실려있는 내 무릎이 그대로 알 샤인의 뒤통수에 내리 꽂혔다. 무릎 너머로 호두껍질이 바스라지는 소리와 함께, 내 무릎에 뼈가 쪼개지는 듯 한 고통이 밀려들어왔다. “우와 이 씨! 이거 참 더럽게 아픈데! 다음부턴 아무리 급해도 이런 시도는 하지 말아야겠구먼!” Channel 2. 아이리스 “내가 죽음이 드리운 골짜기에서 길을 잃고 헤멜지라도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아버님께서 나와 함께 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문을 외울 시간은 지극히 짧았지만, 혀를 씹어가며 기도문을 외운 보람이 있었는지, 희생자의 머리가 잘려나가기 직전에 장벽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알 샤인씨의 칼날이 장벽에 가로막혀 튕겨져 나가는 사이에, 로키군의 무릎이 알 샤인씨의 뒤통수에 그대로 꽂혔지요. 그래도 한 때 가면살인마라는 악명을 떨쳤던 사람답다고나 할까요? 로키군의 무릎이 정통으로 꽂혀,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알 샤인씨는 넘어지는 와중에도 로키군을 향해 칼을 휘둘렀어요. 썩어도 준치란 걸까요? 로키군은 선제공격을 했음에도 알기에바의 촉수 몇 개를 희생시키고서야 간신히 그것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긴 했는데...... 그런 거지같은 디자인의 출처는 대체 어디냐?” 짐짓 여유로운 척 하며 로키군이 그에게 도발적인 말을 걸어왔지만, 알 샤인씨의 대답은 엉뚱했어요. “이 녀석을 알고 있나 보군.” 가면에 무슨 장치라도 되어있는지, 가면 너머에선 낯선 소리가 들려왔어요. 뭐라고 해야 할까..... 쉰소리가 난다? 아니.... 그거랑은 좀 뉘앙스가 달라요. 음 그래요. 쇠뭉치가 시멘트 바닥에 긁히는 소리라고 해야겠어요. 모습은 알 샤인씨 그대로였지만, 목소리는 전혀 다른 사람의 것과 같았습니다. “알다마다, 입만 열면 정의 정의 하는 고리타분한 젊은 꼰대를 잊어버리는 게 쉬운 일인지 알아?” 로키군은 알 샤인씨의 시선을 끌면서 제게 슬쩍 눈짓을 해보였습니다. 저는 로키군의 지시에 따라, 희생자에게 살금살금 다가갔습니다. 희생자는 잔뜩 겁에 질려있던 터라, 그를 빼내는데 꽤나 애를 먹어야만 했지만, 결국 그를 알 샤인씨의 시선 너머로 옮길 수 있었어요. “조용히 도망쳐요.” 완전히 겁에 질린 그는 저를 멀뚱멀뚱 쳐다봤지만, 몇 차례 채근하자 간신히 제 말을 알아듣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놓았습니다. 알 샤인씨는 로키군에게 완전히 정신이 팔린 탓인지 그가 도망을 치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쓰지 않은 것처럼 보였어요. “도시를 공포에 떨게 만든 연쇄 살인마의 정체가 기사단 내근직이라니. 내일 아침 신문은 꼭 챙겨봐야겠어.”“누가 들으면 내일 아침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Channel 1. 로키 이쪽 업계에서 가면이나 복면이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 양날의 칼이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선 이로울 수 있을지 몰라도, 시야가 제한되다보니, 행동에 제약으로 작용하거든. 내가 녀석을 도발했던 것도, 후자를 노리고 했던 것이 컸다. 녀석이 이성을 잃을수록, 시야의 제한이 더 크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나의 시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면...... “우왁!” 애석하게도 절반의 성공만을 거둔 것 같다. 녀석은 내 도발에 넘어가 다소 과한 동작을 선보이긴 했지만...... 그것의 날카로움은 전혀 무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날카로운 공격이 잇달아서 내게 날아 들어왔다. “이봐, 이런 것도 간신히 피할 정도로 내일 아침 해를 보겠다고 장담 한 거야?”“내 혓바닥은 가끔 협의되지 않은 말을 하는 경향이 있거든.”“그럼 이번 것도 그런 건가?”“아닌데?”“이게!” 녀석은 분기탱천해 다시 한 번 일격을 날렸다. 그래, 다소 박자가 빠를 뿐, 못 피할 건 아니다. 완전 흥분해서 어께의 움직임을 여보란 듯 내놓고 공격을 하는데, 그걸 좀 더 빨리 읽어내면 되니까. 다만 문젯거리가 있다면 다름 아닌 체력인데...... 이 기생 오래비 같은 녀석은 의외로 강단이 있어서인지, 붕붕거리는 공격을 연달아 하고도,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음...... 그래도 저것이 사람이라면 언젠간 지치긴 하겠지? 지금으로선 녀석이 성공적으로 체력을 고갈시켜버릴 수 있도록 약간의 첨가물을 뿌리는 게 최선이다. 나는 다소 과장된 동작을 섞어가며 녀석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보였다. 나름 회심의 일격을 가할 때는 일부러 더 느리게 피하면서, 녀석의 칼날이 살짝 내 뺨을 긁어가도록 했다. 내 피부가 한 꺼풀 벗겨지면서 피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야, 이거 진짜 잘하면 죽을 수도 있겠는데?”“하악!” 됐다! 드디어 저 기생 오래비에게서 헐떡이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군. 이제야 이 지겨운 대치를 끝낼 실마리가 보이는 구먼. 앞으로 두 번 더 녀석의 입에서 헐떡거리는 소리가 나오게 된다면 바로 공세로 전환할 것이다. 녀석은 나를 몰아세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거기에서부터 내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 셈이다. 녀석이 비틀거릴 때 갑작스럽게 공수가 전환 된다면, 녀석은 체력의 고갈과 당황스러운 심사, 그리고 내 공격까지 3:1의 싸움을 강제당할 것이다. 이제 조금만 더..... “어째 공격이 좀 무뎌졌다?”“......”“뭐야? 더 안 해?” 지진에 건물이 무너지듯 녀석의 체력이 한순간에 바닥을 드러냈는지, 녀석은 칼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바닥에 내팽개쳤다. 녀석은 자신의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 짜증나. 너 같이 입만 산 떠벌이 타입이 제일 싫어.”“짜증난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군. 그만큼 나라는 사람에 온 신경을 할애 한다는 거잖아?”“그냥 이것 저것 재지 말고 둘 다 전력으로 완타치 한 판 하지? 그편이 깔끔하잖아?”“내가? 너하고? 왜?”“으으......” 방금의 말이 넘칠 랑 말랑 하는 컵 위로 떨어지는 마지막 물방울이 되어, 녀석의 이성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으아아아!” 알 샤인은 고함을 지르며 왼쪽 어께를 내리고 오른쪽 팔꿈치를 들어올렸다. 아하, 견적 보아하니 가로로 베어버릴 참인 모양이군. 녀석이 스스로 힘을 북돋을 양, 고함을 지르긴 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이제까지와 다를 바는 없다. 녀석은 내게 자신의 수를 들켰고, 나는 다시 한 번 여유롭게 녀석의 공격을 흘리면 그 뿐이다. 참격이 날아들어왔고, 나는 다시 한 번 극적인 효과를 주기위해 허리를 반대로 굽혀 칼을 피했다. 검신은 내 코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며 허공을 갈랐다. 이제 계획한 대로 공세로 전환하기만 하면 되는 건...... “촤악!” 분명 녀석의 칼은 허공을 갈랐다. 하늘과 땅이 뒤집힌 풍경에서 답답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녀석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고, 한손으론 입을 가리고, 나머지 손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녀석의 손이 작은 것인지, 아니면 녀석의 입이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크게 벌어진 것인지, 손은 입을 채 가리지 못하고 있었다. 녀석은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 거지? 답답이 녀석이 내게 뭐라고 말을 하는 거 같은데...... 이상하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 안돼! 로키군!” 뭐가 안 된다는 거지.....? 그럴 린 없겠지만 내가 뭐 녀석에게 당하기라도 한 걸까? 에이 말이 안 되잖아, 아까 녀석의 도신에 내 얼굴이 비쳐 보이기까지 했는 걸?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내가 당하는 건 말이 안...... 되는데...... 안 되는 게 분명한데 “끄아아아아악!” 몸이 쪼개지는 고통이 내게 엄습해왔다. Channel 2. 아이리스 분명 로키군은 알 샤인씨의 공격을 피했습니다. 저도 그걸 봤어요. 하지만...... 이 싸움에 온 몸을 던져온 로키군도, 그리고 그 모든 걸 두 눈 똑바로 뜨고 객관적으로 똑똑히 지켜본 저도 놓치고 있었던 게 있었어요. 알 샤인씨의 검은...... 보이는게 다가 아니었다는거에요. 분명 보이는 것만 놓고 본다면 알 샤인씨의 검은 하나의 도신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도신의 뒤에는...... 보이지 않지만 제 2의 도신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어요. 제가 그것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은....... 알 샤인씨의 일격을 로키군이 다소 과장된 동작으로 피해내는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까지만 하더라도 저 역시 로키군이 여유롭게 피해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직후에 알 샤인씨의 칼이 일렁였어요. 그리고...... 갑자기 빈 공간에서 제 2의 검신이 훅 하고 나타났어요. “아..... 안돼! 로키군!” 아주...... 미숙했어요. 그때 저는 외마디 탄식을 지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럴 시간이 있었다면, 혀가 곤죽이 되더라도 기도문 한줄이라도 더 읊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고 결국...... “끄아아아악!” 알 샤인씨의 칼이 로키군의 허리에 깊숙이 파고들어갔습니다. 로키군은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어요. 저는 로키군을 향해 달려갔어요. 로키군은 허리를 잡으며 신음을 했고, 그런 그를 향해 알 샤인씨는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치명상은 피하네...... 여러모로 짜증나는 놈이야...... 하지만 그것도 이젠 끝이구먼.”“크으윽......”“이제부터 네놈에게 천벌을 내리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먹어.”“뭐?”“엿이나 처먹으라고.” 알 샤인씨의 칼이 로키군의 머리를 가르기 직전에, 저는 그의 앞에 파고들어가 손을 펼쳤습니다. 다행이 미리 기도문을 읊으면서 달린 덕분에 그의 칼이 제 머리를 내리치기 직전에 장벽이 완성되었습니다. “아 뭐야! 아까부터 짜증나게 하던게 바로 너였냐?”“큭......! 알 샤인씨......”“그 이름으로 이 몸을 부르는 게 하나 더 있었네? 얌전한 서생 행세나 하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이놈 이거 할 건 다 하고 다니나봐?” 알 샤인씨는 장벽을 부셔버릴 양 칼을 마구잡이로 내리쳤어요. 장벽이 견고한 덕분에 외상이 생기진 않았지만...... 장벽이 맞는 데미지는 온전히 저의 몫이었습니다. 속이 쿡쿡 쑤시고 뒤집힐 듯 울렁거렸어요. 그가 몇 번 더 내리치자 제 무릎이 푹하고 꺾였어요. 이대로 가다간...... 장벽이 더는 견디지 못할게 분명했어요. 저는 로키군에게로 엉금엉금 기어갔습니다. 로키군의 배에서는 피와 내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요 “괜찮아요?”“살아남는다면 안경집부터 들르자.”“조금만 기다려요. 아버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제 손에서는 초록빛 오오라가 피어올랐고, 그것은 로키군의 상처에 엉겨 붙었습니다. 그의 배가 아물어갔습니다. 저는 일이 잘못되지 않도록 아직 벌어져있는 틈 사이로 그의 내장을 우겨넣었어요. “하 이거 짜증나네! 꺼져! 꺼져! 꺼지라고!”“그분은 나를 쉴만한 물가로.....커흡!” 더는 견디기 힘들었는지, 역한 구역질이 나면서 피가 제 입에서 왈칵 쏟아졌습니다. 으아...... 아파도 너무 아파요. 기생벌의 애벌레가 제 생살을 파먹는 것 같이 통증은 애벌레마냥 제 온 내장을 뒤집어 놓았어요. 그냥 이대로 모든걸 포기할까하는 생각이 초당 수백 번이나 떠올랐지만, 고통에 질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무릎을 꿇는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테니까요. “꺼져!”“내.....영혼.....을 소생시키고.....아버님의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의의 길로......”“이제 그만해도 돼. 다 나았다.”“인도하시도다.” 로키군에게 마지막으로 기도를 드린 뒤에, 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입에서는 선지인지 뭔지 구분도 안될 덩어리들이 입안에 가득했거든요. 이게 뭔지 차마 알 도리가 없어 뱉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제가 세운 장벽은 완전히 무너지고, 알 샤인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잡 기술로 사람 짜증나게 하네......”“고생했다. 이제 그만 쉬어라.”“로키군..... 알 샤인씨의 검......”“알아.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거. 이제 더는 그런 일 없을 테니까. 숨 잘 고르고 있어.”“네......” 로키군은 알기에바를 전개했어요. 그의 어께로 알기에바의 촉수들이 하늘하늘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이상한 컨셉을 주워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두들겨 패다보면 알아서 술술 불겠지.”
갑과을작성일
2019-12-26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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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두가지 인생 - 89
Channel 1. 로키 1624년 8월 30일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어느덧 약속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더딘 듯 빠르게 흘러간 시간들을 되돌아보자면 나는...... 나를 향해 덤벼드는 온갖 일에 휘둘리며 간신히 가드를 들어 올리는 데에만 급급했던게 아니었을까? 물론 파상공세는 고통스러웠고, 때로는 K.O의 위기도 있었지만, 끝까지 가드를 내리지 않은 덕분에 업무의 링에서 무릎을 꿇는 추태는 부리지 않을 수 있었다. 내가 해온 일은 크게 두 가지였다. PBRC를 위한 파티준비와, 알샤인에 대한 뒷조사였지. 지금 생각해도 내가 아주 멍청했던 것이, 답답이에게 알샤인을 뒷조사하는 것을 약속한 것이었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일은 아주 손쉽게 돌아갔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도발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그 도발에 넘어간 대가로, 나는 두 가지 일들이 만들어내는 콤비네이션에 정신도 못 차리고 두들겨 맞기만 해야 했다. 그래도 나는 끝내 무릎 굽히지 않았고, 마침내 ‘거의’해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PBRC가 모이는 장소에 폭약도 설치했고, 기폭장치는 전선만 연결하면 완성이다. 다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천공해놓은 곳에 알기에바를 전개해 놓았다. 운 없는 몇은 낙사할 수도 있겠지만....... 뭐, 그건 그쪽 사정이니까 내 알바는 아니지. 그저 ‘PBRC와 기사단의 대립’이라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만 살아남으면 그만이다.반면 알샤인의 뒷조사에 대해서는...... 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리의 아이들이 모아온 정보에 따르면, 그녀석은 지극히 공무원적인 녀석이었다. 출근시간 따박따박 지키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고, 퇴근시간 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충성심을 보이고 싶었던 일부 열정적인 꼬맹이들이 밤을 새워 그의 집 앞을 지켰다고 하지만, 알샤인이 밖으로 나갔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살인사건은 꼬박꼬박 벌어졌고...... 본의가 아니라지만, ‘하샤신’이 공무원의 부재증명을 해준 셈이라니, 세상이 확실히 요지경이긴 한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집 세고 답답한 여자는 자신의 직감에 대한 맹목적인 확신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그녀는 거리의 아이들이 보고해오는 그 시간을 학수고대하면서 기다려왔고, 꼬맹이들이 매번 가지고 오는 ‘실망스러운 보고’에 낙담을 했다. 2일차부터는 반쯤 이성을 내려놓았는지, 아이들에게 ‘제대로 본 게 맞아?’라며 다그치기까지 하더군. 그러다가 마침내 5일차인 어제는 자신이 직접 미행을 하겠다며 나서는 통에 나머지 ‘필그림’들이 말리느라 진땀깨나 흘려야만 했다. 구멍 파헤치랴, 답답이 단속하랴 손이 네 개라도 모자랄 시간이었지만 결국 시간은 물먹은 신발을 질질 끌면서나마 움직이긴 했고,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폭약 설치는 기폭장치만 연결하면 돼.”“안전망은?”“그것도 장치해놨다. 기사단과의 접촉은?”“익명으로 해 놨어라우. 내일 스톤메이슨에서 PBRC의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알려놨응께로. 폭발이 터져블믄, 기사단은 바로 PBRC넘덜을 용의자로 지목 하겄제.”“그려...... 일 허느라 욕 많이 봤네. 내일꺼정 긴장들 놓지 말구 일 끝나믄 하루 날 잡고 푹 쉬어.”“이번 일은 어쨋건 보안이 최우선이야. 알샤인은 모르게 하고......”“실례합니다. 깜빡하고 서류가방을 두고 가서요.”“......?” 언제 나타났는지, 알샤인이 문 앞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오매 깜짝이야. 뭐시여 시방?”“무슨 중요한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었나 보네요? 뭐가 최우선이라고 하시던거 같던데.”“.......” 와.....씨...... 진짜 ‘재수 없는 자라는 토끼를 잡아와도 뱃속이 텅 비었다.’라는 문장을 언제 사용하나 했더니, 이럴 때 사용하려고 남겨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이쯤 되면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상황을 설계하는게 아닐까 싶은데 말이지...... 어쨌거나 우리는 문 앞에 선 이 남자 앞에서 할 말을 잃었고, 남자는 우리의 침묵에도 자신의 호기심을 한발자국 뒤로 물릴 생각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뭔데요? 최우선이?”“.......” 우리는 서로를 끔뻑끔뻑 바라보았지만 딱히 이렇다할 해답은 보이지 않았고, 알샤인도 슬슬 짜증과 오기가 났는지 문앞에 기대서서 우리를 채근해댔다. 악순환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럴 때 누군가가 나서서 기가막힌 해결책을 내놓는다면, 나는 아마 삼민상단에 있는 나의 지분중 절반이라도 뚝 떼...... “해......피 벌쓰......데이 투......유.”“?!?” 무거운 분위기에 짓눌려 이성적인 사고를 완전히 두개골 밖으로 날려버렸는지 리겔은 머뭇거리며 되도 않은 애드립을 치기 시작했다. 아..... 아니야. 그건 정말 아닌 거 같다. 아니 아무 말이나 들이대면 그게 들어 맞냐고..... 세상이 무슨 1000피스짜리 퍼즐도 아니...... “.......응? 어떻게 알았어요? 전혀 말도 안하고 있었는데.”“?!?” 와...... 끝까지 생각을 이어갔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네. 그나저나...... 이게 먹힌다고? 말이 되나? 어쨌거나 거짓말 같이 리겔의 촉이 들어맞았고, 알샤인은 뜻밖의 서프라이즈에 적잖이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나는 눈치껏 박수를 치며 리겔에게 장단을 맞춰주었고, 주설은 남은 한쪽 손으로 배를 두드리며 보조를 맞춰나갔다. “사랑하는 알샤인의...... 생일 축하 합니다.” Channel 2. 아이리스 1624년 8월 30일 생각해보면 정신없는 한주였어요. 아니,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라스알게티에 돌아온 이후로 단 한 순간도 정신줄 잡고 산 적이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특히 이번 주는 로키군들의 일처리를 지켜보는 한편으로 알샤인씨에 대한 감시를 하느라 눈이고 귀고 뜨고 기울일 새 없이 바쁘게 지냈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 하게도 로키군의 도움이 컸어요. 그의 근무시간에는 어차피 우리를 호위하는 마당이니 그를 감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가 퇴근한 뒤잖아요? 그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던 시간의 간극을 메워준 게 바로 로키군이었어요. 거리의 아이들은 그가 말 한 대로 일처리에 정말 열심을 다했습니다. 얼마 전에 듣기로는 알샤인씨의 집 앞에서 밤새 뻗치고 앉아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알샤인씨가 ‘가면살인마’라는 증거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아...... 이걸 어쩐다?” 초콜릿을 받으면서 미안해하던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노라니 가슴이 답답해져왔습니다. 아무리 왕도라고 한들, 밤사이의 거리가 안전하겠어요? 가면살인마가 워낙 흥행몰이 아닌 흥행몰이를 하다 보니 다른 범죄들이 묻힌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도시에는 알게 모르게 범죄가 많은 도시입니다. 관련통계가 나온 뒤로, 라스알게티는 범죄율 1위를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모범적인 범죄도시인걸요?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뻗치기를 한다는건 보통 용기를 가지지 않고선 힘든 노릇입니다. 직접 나서보려고도 하긴 했었어요.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로키군을 위시한 나머지 ‘필그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야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걱정하던 바로 그 이유를 들면서 말이에요. 로키군네는 그래도 어찌어찌 자신의 일들을 완성시켜 나가는데, 제 쪽은 손에 잡힌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점이 저를 정말 초조하게 만들었어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예 뭐 그냥...... 에? 여기는 무슨 일로?”“퇴근시간이라 이젠 집 가야죠.” 벤치에 앉아서 손톱을 물어뜯는데 알샤인씨가 옆에 서서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어요. 어라? 이게 왠 기회죠? 그에게 어떻게든 접근을 해야 하는 저로서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제 발로 굴러들어왔습니다. 심장이 쫄깃쫄깃해졌지만, 극한의 자제력을 발휘해, 내색하지 않고 그에게 옆 자리를 내주었어요. “경호하느라 고생이 많은 것 같아요.”“아니에요. 이 정도면 저희 업계에서는 꿀이에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PBRC도 생각보다 잠잠하고.”“그럼 일은 언제까지......”“글세요, 상부에서 판단하지 않을까요?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아마 다다음주쯤엔 경호조치를 해제하지 않을까 싶네요.”“다다음주라......” ‘그렇다면 다다음주에도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경호를 하고 있겠네요.’라는 말을 삼키고 저는 빙긋 웃어보였습니다. 저도 참 많이 뻔뻔스러워진 것 같아요. “다다음주면 이별인거에요? 주설씨한테는 말 했고요?”“아뇨 아직...... 다음 주에나 말씀드릴까 합니다.”“아아,,,,,, 그래도 미리 말을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래야 우리도 미리 대비를 하고 그럴텐데.”“대비라고 할 게 있나요. 상황도 많이 호전되었는걸요.” 저는 그에게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이야기의 꼭지를 잡기 위해 무던히 손을 휘저었지만...... 이 남자는 도통 여지를 줄 생각을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정말 선 하나는 확실히 긋는거 보니, 천상 공무원이 맞는 모양이에요. 그렇게 그와의 대화가 잡아 뜯겨지기 직전에....... 이번에는 그가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더군요. “그나저나 이번에 경호를 하면서 많은걸 느꼈어요.”“느껴요? 뭐를 느끼셨으려나?”“저는 그동안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불쌍하다.’라는 감정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특별히 더 잘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알샤인씨가 말을 더 이어가려다가 문득 말을 멈추었습니다. 대관절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는 걸까 하고 저는 그를 자세히 지켜보았어요. “주설씨는 다르더라구요. 매사에 당당하고, 활달하고...... 그분을 경호하면서 이따금씩 그녀가 몸이 불편하다는걸 깜빡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화들짝 놀라곤 했습니다.”“하긴...... 단언컨대 보통 위인은 아니죠.”“맞아요. 장애를 딛고 일어난 사례야 케케묵은 먼지 뒤집어 쓴 위인전에서 몇 토막을 보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제 눈앞에서 생생하게 보는 것은 처음이에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극복하는걸 넘어서, 아예 그걸 내색조차 안하니까, 아 그런데 아이리스씨는 주설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죠?”“뭐......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한 몇 달 됐죠?”“아 그래요? 사실 본인에겐 직접 물어보기가 좀 그래서......”“뭔데요?”“팔은 대관절 무슨 일로 그렇게 된 거에요? 선천적인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가끔 왼 팔로 잡으려다가 헛손질 하고는 쓴 웃음 짓는 걸 몇 번 봤거든요.”“아...... 사고였어요. 지독한.”“응? 사고요?”“네. 라스알하게에서 난리가 난 건 아시죠? 거기에 휘말렸다가 네이팜에......”“허어...... 네이팜이라니. 지독한 놈들.” 제 말에 알샤인씨는 탄식을 뱉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이건 순전이 제 생각에 불과하고, 사실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알샤인씨가 스스로 입을 열어 한 화제의 대부분이...... 주설씨에 대한 거 맞죠? 흐음...... 남의 일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썩 ‘도덕적’인 일은 아니긴 하지만...... 이것도 나름......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요? “아 맞다. 저 깜빡하고 Cloud에 물건 놓고 왔는데. 같이 가실래요?” Channel 1. 로키 대충 얼버무리려던게 소 뒷걸음질 치다 쥐잡은 격이 되면서, 일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주설과 리겔은 알샤인에게 생일 축하겸 저녁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알샤인은 고마워 하는 한편으론 한사코 거절을 하려고 들었지만...... 그들의 강한 의지를 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여기에 답답이 녀석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그의 팔을 잡아끌면서 합류하는 바람에 사실상 확인 사살을 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자자 잔덜 채우시고 날이 날이니 맨큼, 내일은 없다 하구 질펀허게 퍼묵어 보는거여. 다덜 알겄는가?” 잔을 채우는 리겔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이 나 보였....... 아니지, 클라허 타히의 파티 때만큼이나 신나보였다. 그때와는 결이 다르긴 하지만, 아무튼 큰 범주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녀석의 손에 들린 맥주병에서 거품을 문 노란색 액체가 기분 좋은 톡 쏘는 소리를 내며 잔속으로 흘러들어갔고, 투명한 유리잔은 노란 액체를 온몸으로 품었다. “잔덜 다 채웠음, 건배사 한번 혀야제? 첫잔잉께로 주인공이 한번 포문 열어보씨요.”“에..... 저요?”“잉! 오늘 생일 맞은 사람이 자네 말고 또 있당가?” 알샤인은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나를 포함한 네 명 중 그 어느 누구도 그를 위해 나서줄 생각은 1도 없었다. 이런게 또...... 이런 자리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 주설과 아이리스는 키득거리며 알샤인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 역시...... ‘흥미롭다.’라고 형용할 수 있는 표정을 지어가며 그를 바라보았다. 결국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크흠...... 흠...... 일단 부족한 저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 정말로 감사드.......”“오매 술 미지근혀지겄네, 뭔 사설이 그리 길어브요?” 리겔의 짓궂은 말에 나머지 필그림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알샤인은 얼굴이 새빨개져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눈을 질끈 감고 잔을 높이 들었다. “우리의 부귀영화를 위하여!”“위하여!” 다섯 개의 잔이 맞부딪치면서 서로 품고 있던 액체들을 교환했고, 우리는 그것들을 숨도 쉬지 않고 쭉 들이켰다. 8월의 후텁지근한 공기와 대척점을 이루는 시원한 액체가 우리의 식도를 타고 흘러내려갔다. 크...... 목구멍이 쨍쨍해졌다. “아따 우리 주사님 건배사 한 번 기가 맥히게...... 그지 깽깽이 같구먼. 이쯤서 나가 한 번 나서봐야 쓰겄네.” 리겔은 입맛을 다시며 다시 잔을 채워 넣었다. 녀석이 왜 저러는 것일까? 일단 알샤인을 속여 넘겼다는 안도감일까? 아니면, 안도감을 넘어서, 아예 없던 일로 확정지어야 한다는 조급증일까? 아니면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제 3의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무슨 이유이건 간에, 녀석의 명랑함에는 가면같은 이질감의 잔향이 짙게 배어있었다. “다덜 진달래로 운 한번 띄워 줘보씨요. 나가 멋들어지게 해불랑게.”“진달래?”“잉. 진달래여. 기왕이믄 찐달래라고 허믄 더 좋고.”“찐!”“찐허고.”“달!”“달달한.”“래!”“내일을 위하여!”“위하여!” 다소 성급하고 과장된 감은 없지 않아 있었지만, 녀석의 건배사는 그의 호언장담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았고, 우리는 기분 좋게 잔을 맞부딪쳤다. Channel 2. 아이리스 아까의 흥겨운 분위기는 손등위의 아세톤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는 ‘긴장감’이 대신 엉덩이를 깔고 주저앉아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리겔은 결심한 듯, 고개를 쳐들고 “간......다아아!” 자신의 머리를 테이블에 쾅 하고 내리치자마자, 맥주잔 위에 아슬아슬하게 열을 지어 서 있던 보드카 잔들이 맥주잔 속으로 퐁당퐁당 다이빙 했습니다. 정말...... ‘또라이 짓거리 하는 방법을 연구라도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야!!!” 제 생각과는 별개로, 나머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잔을 집어 들었어요. 그들은 잔을 들어 건배를 하면서, 리겔의 ‘잘 노는’모습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요. 그래요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그는 정말로 ‘놀 줄 아는’ 사람임이 분명해요.술 하면 저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 왜 저는 잔을 들지 않느냐고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로키군이 한사코 말리는 통에, 저는 아쉽게도 따로 마련된 맥주잔을 그것도 딱 한 잔만 홀짝홀짝 마셔야 하는 형편이었거든요. 아 진짜......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왜 그렇게 나오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돼요. 언제부터 그랬다고 엄마 행세를 하는지 원...... “성님 머리는 괜잔소?”“아따 나가 동상덜 헌티 걱정이나 받아야 할 군번인줄 아냐? 요것이 다 기술적으로 박는거라 소리만 왈광뎅광하지 암스렁또 안혀!”“왐마 성님 기세가 허버 대단시럽소잉!” 술이 들어가니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하죠? 알샤인씨는 어느덧 자신의 고향말을 해가면서 리겔의 기상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아까만 하더라도 주설씨에 대해 말을 늘어놓던 그 수줍은 남자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프로하기온 넘덜 둘이 모이믄 시장바닥 된다드만 틀린말이 아닌개벼.” 이 와중에 주설씨도 제법 취했는지, 서글서글하던 평소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쨍쨍하니 시크한 모습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주억거렸습니다. 저런 그녀의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저만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그녀의 한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아따 주사장 찬바람이 춥다 허것소? 사람이 왜 이렇게 쨍쨍허요?”“내비 둬...... 날도 더븐디 냉 족발이나 해묵게.” 나름 친근하게 대한 것 같은데 되돌아온 것은 워낙 찬바람이 쌩쌩 부는 말인지라, 알샤인씨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렸고, 그 모습이 너무나도 우스워서 저를 비롯한 나머지 세 사람은 낄낄거리며 웃어버렸답니다. 아아...... 이 여자의 매력의 끝은 대체 어디란 말입니까. 이젠 사뭇 두렵기까지 한 것 같아요. “근디말여.”“네?”“아이리스 니는 뭐가 그리 급허다구 자꾸 자작을 하는거여?”“네.......네? 제가요? 난 자작 안했는데?”“자작을 안혔다구? 아 그려......? 나가 헷갈렸나보네.”“헷갈려요? 뭐를......?”“아니, 우덜 잔은 계속 비는디, 아이리스 니 잔은 당최 주는 꼴을 못봐서 몰래 자작이라도 허는줄 알았지. 만혀.” 세상에...... 이젠 블랙유머까지. 저는 이때다 싶어 로키군을 한번 슬쩍 봤다가, 얼른 잔을 비우고 주설씨가 따라주는 술을 받았습니다. 로키군은 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한번 찌푸렸다가...... 뭐라 말은 못하고 그저 자기 잔만 꾸역꾸역 비워내더라구요. 하긴 뭐, 저도 로키군의 자식이 아니기도 하고, 다 큰 어른인데 뭐가 거리낄게 있겠어요? “오늘 요것만 묵고 끝낼건 아니지?”“어휴, 그럼요. 사람 섭섭하게 왜그래요?”“그럼 오늘 이거 묵고 스타트 끊는거여. 알겄지?”“네!” Channel 1. 로키 술은 계속해서 돌아갔고, 술이 술을 먹고, 그 술이 사람의 정신을 잡아먹는 악순환의 고리는 점점 공고해져갔다. 알샤인과 리겔은 돼지처럼 꽥꽥거리며 프로하기온의 주제가인 ‘남행열차’를 불러제꼈고, 주설은 그 옆에서 주억거리며 젓가락으로 장단을 맞췄다. 답답이는...... 천만 다행스럽게도 이번만큼은 얌전히 곯아떨어졌다. 짐짓 아닌척 하고 제 3자같이 말하긴 했지만 실상은...... 나 역시도 골속이 눅눅해질 정도로 취기가 올라온 상태였다. “눈물은 흐르꼬오오...... 내 눈물도 흐르고오오......” 얼씨구? 리겔놈은 알샤인이 마치 스탠딩 마이크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아 꽥꽥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나름 운치를 맞춘다고 맞췄지만 허 참...... 늘어진 오르골같이 꼴사나울 뿐이었다. “이뤄버린 첫사랑도...... 흐르네이이.......” 주설마저 젓가락을 마이크 삼아 바이브레이션을 넣고 있었다. 골속을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취기 속에서 별안간 ‘부끄러움’이라는 암초가 훅 하고 튀어나왔다. 나는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부여잡고, 주인장의 손을 잡으며 ‘죄송합니다. 원래 이런친구들이 아닌데......’라고 사과하는 말을 하려했다....... 만, 어디까지나 “죄숑합뉘....... 우욱!” 시도에 불과했다는 걸 미리 말해두는 바이다. 주인장의 손에 진득하니 밴 기름냄새를 맡는 순간, 나는 정신이 아뜩해졌다. 뭐라고 이 기분을 묘사해야 할까......? 그래, 신입 시절, 선배들이 기를 죽인답시고 나와 펜릴을 두들겨 팬 적이 있었다. 양 팔을 둘이서 붙잡고, 한명이 우리 둘의 배를 사정없이 후드러 팼었는데, 나고 펜릴이고 맷집 하나는 남부럽지 않은 터라 잘 버티고 있었거든. 그 모습에 약이 잔뜩 올랐던 선배가 내 뒤통수를 주먹으로 내리쳤단 말이야? 그때 나는 탄산수를 급하게 열어젖히는 것만큼이나 걷잡을 수 없는 욕지기를 느꼈고 정신을 차리는 순간 “으아아! 괜찮으니까 얼른 화장실 좀 가!” 지금처럼 엄청난 양의 토사물을 생산해냈단 말이지...... 그때도 지금처럼 그저 어안이 벙벙했었다. 지금처럼...... 말이지. 매우 부끄러워야 할 상황이지만, ‘부끄러움’이라는 암초는 나를 들이박았다는 목적을 달성하자마자, ‘취기’의 적란운 속으로 다시 한 번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나는 주인장의 손을 한참동안이나 흔든 뒤에 마침내 자리를 떴다. “브웨에에에에에......큽! 프하아아아.......브웩.....웩......브에에에에......” 자세한 묘사는 생략하고 싶지만, 어쩌겠는가 내 의사와 상관없이 쏟아지는 것을...... 나는 변기에 무릎을 기댄채, 그동안 뱃속에 우겨넣었던 음식물들의 상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괜찮아요?”“그래라는 거짓말은 못하겠......브흡!”“그래 그럴 수 있어......그럴 수 있어.” 언제 왔는지, 알샤인이 내 등을 토닥이고 있었다. 토사물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녀석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이나 됐다고, 얼마 보지도 않은 사람의 등을 토닥여주는 그의 다정함이며, 그리고 그런 이 남자를 의심하는 답답이의 말에 넘어가서 그를 감시했던 내 자신이며....... 생각해보면 정말 못할 짓을 했다는 사실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합리적 의심’이라는 미명의 그늘 속에 숨어서 말이지. 나는 그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감정을 품고 있음을 그에게 알려주기 위해 토사물을 닦아낸 손을 그의 어께에 걸치며 그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를 하려고 했다. “워 워. 그만해요. 나 그러면 화낼거야.”“그동안 미안했다. ‘우리’가 공연히 멀쩡한 사람을 의심하려고 했......”“뭘 의심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걸 고백할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그냥......”“미안하다. 그리고 고맙......” 내 손은 그의 어께에 다정하게 포개지고, 나는 ‘미소’라고 명명될 만한 얼굴 표정을 그에게 지어보였다. 술김이니까..... 이정도는 용서 받을 수 있겠지? 간만에 펜릴 만큼이나 든든하게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찾은 것 같아 정말로 반가웠다. “하...... 정말 세상 말세네. 아무리 시민의 지팡이라고 경멸받는다지만, 하샤신이 라스알게티의 경시청 요원에게 손도 다 섞으려 들어?”“.........?” Channel 2. 아이리스 제 목을 타고 흘러들어간 쓰디 쓴 발효액은 제 위장을 가득 채웠고, 그것들은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알딸딸하게 기분이 좋아졌던 처음의 순간이 지나가고, 저는 어느새인지 모르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의식의 심연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빛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고, 심지어 코가 막혔는지 아무런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물론 소리또한 들리는 바가 없었지요. 거대한 흑의 장막 속에서 저는 무기력하게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게 저는 무의 경계선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아 모르겠다 그냥 이대로 있지 뭐.’라고 생각하며 대책없이 태평하게 퍼질러져 있었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죠....... 이젠 슬슬 지겨워지더라구요.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고개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코를 킁킁거려도 아무것도 맡아지지 않았어요. 뭐라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손을 이리저리 휘저어보는데, 응? 뭔가가 잡혔습니다. 음..... 이 촉감은...... 천같은데요? 이걸 잡아당기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요? 미지의 천을 잡아당기자, 순식간에 어둠이 자취를 감추고 그것이 가리고 있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푸른 신록, 따사로운 햇살, 기분 좋은 풀 내음이 한꺼번에 제 앞으로 훅하고 끼쳐왔습니다. “으윽!” 탄광에 갇혀 있다가 간신히 구조된 인부들이 그러했듯이, 저는 갑작스러운 자극에 고개를 푹 숙여 제게 끼쳐온 그 자극들을 온몸으로 피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그렇게 고대하고 그리워했던 것들이 막상 다가오자마자 온몸으로 거부를 하는 이 꼴이 말입니다. 제 자신의 모습에 씁쓸함을 느끼며 저는 이 자극에 익숙해질 때 까지 그대로 엎어져 있었어요. 아까 무의 경계선에서 부유하고 다닐 때 보다 체감 상으로 더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몸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 질 수 있었습니다. “으...... 여긴......”“어? 뭐야? 네가 여기 왜 있어?”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습니다. 작고 가녀린 체구에 하염없이 울고있던 그녀....... 말을 걸자마자 ‘존재 자체를 지워버린다.’는 둥, ‘더러운 유기물’이 어쩌고 하는 낯뜨거운 소리를 하던 그녀가, 눈이 똥그래져 저를 이상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어......어? 오랜만이.......네요?”“오랜만이라고? 너는 아직...... 나를 못 봤을 텐데?”“아직 나를 못 봤다고요?” 또다시 시작된 그녀와의 선문답에 머리털을 뽑히기 전에, 저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와, 지금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때와 비교해서 제일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은 풍경이었어요. 처음에 그녀를 보았을 때는, 붉은 하늘 아래, 풀 한포기 나지 않는 황량한 벌판이었지만...... 지금은 붉은 하늘도 보이지 않고, 벌판대신에 울창한 삼림의 한가운데에 있는걸요. 그때 온 누리에는 저와 그녀 단 둘 뿐이었지만, 지금 그녀의 주위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그녀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어요. 시간에 대해 운운하기를 즐겨하던 그녀의 말을 떠올려 본다면 저는 지금...... ‘과거’의 그녀를 만나고 있는 건가 봅니다.
갑과을작성일
2019-08-24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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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프레디 머큐리의 알려지지 않은 10가지 사실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humor&no=323619 프레디 머큐리의 알려지지 않은 10가지 사실-롤링스톤즈 일본반 2018년 11월 16일 기재-다이애나 비를 변장 시켜 게이 클럽에 데리고 간 에피소드나 섹스 피스톨즈와의 대립, 마이클 잭슨과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비밀에 둘러 쌓인 묘지까지. 퀸의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알려지지 않은 일생을 쫓아본다. ‘Lover of life, singer of songs’. 브라이언 메이의 심플하고도 탁월한 이 표현은, 프레디 머큐리라는 복잡한 인물을 간단 명료하게 정의한다. “후회 없는 인생을 보낸 그이기에 이렇게 표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이는 BBC의 다큐멘터리에서 말했다. “그는 마음이 넓고 살갑지만 어떨 때는 매우 성미가 급한 사람이었어요.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가 일생을 바치겠다고 정한 것은 바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다는 겁니다.” 영국 보호 영토였던 동아프리카의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프레디 머큐리(본명: 파로크 불살라)의 넘치는 재능은, 그의 활력이나 화려함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것들 전부가 퀸의 악곡 제작에 쏟아졌음은 엄청난 라이브 퍼포먼스에서 짐작할 수 있다. 생전 그가 가진 4옥타브의 굉장한 음역은, 과학자들도 연구했을 정도로 통상의 록밴드 보컬의 한계를 넘고 있었다. 그의 사후에는 그 목소리가 에이즈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기도 했다. 프레디 머큐리가 이 세상을 떠난지 25년이 되는 2018년, 머큐리가 남긴 알려지지 않은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1. 퀸의 작품 보다 먼저 더 로네츠나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커버곡을 발매하고 게리 글리터를 모방하다. 퀸의 레코드 데뷔에 앞서, 머큐리는 밴드 2명의 협력으로 솔로 앨범을 만들었고 상당히 우쭐해하고 있었다. 1973년 초, 아직 햇병아리였던 밴드는, 런던에 있는 트라이덴트 스튜디오에서 데뷔 앨범 레코딩을 하고 있었다. 비틀즈나 데이비드 보위가 사용한 최신 기기가 갖춰진 스튜디오였으나 아직 무명이었던 퀸에게는, 당연하게도 피크 시간을 피한 오전 3시에서 7시까지의 시간대에만 사용이 허용되었다. “그들은 이른바 ‘다크 타임’을 할당 받은 셈이었죠.” 프로듀서 존 앤소니는 전기 작가 마크 브레이크의 저서 ‘Is This the Real Life? The Untold Story of Queen’에서 증언했다. “엔지니어가 좋아하는 밴드의 프로듀싱을 하거나 종업원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그런 시간대였어요.” 어느 날 밤, 스튜디오가 비는 것을 기다리고 있던 머큐리에게 트라이덴트 스튜디오의 하우스 엔지니어를 하고 있던 로빈 제프리 케이블이 다가왔다. 케이블은 당시, 레코딩 프로듀서 필 스펙터가 개발한 ‘Wall of Sound’ 스타일을 재현하려고 했는데 퀸의 보컬의 목소리가 그의 프로젝트에 완벽히 일치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머큐리는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에게 연주를 의뢰했고, 로네츠의 ‘I Can Hear Music’과 캐럴 킹과 제리 고핀의 작품이자 더스티 스프링필드 버전으로 유명한 ‘Going Back’의 레코딩을 시작했다. 퀄리티는 충분하다고 판단한 케이블은 정식으로 발매할 것을 제안했다. 머큐리는 제안에 동의했지만 퀸의 데뷔 앨범의 완성도 가까워졌었기에,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펜네임을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결국 그는 래리 루렉스라는 색다른 이름을 골랐다. 본인은 게리 글리터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조크’라고 말했다. 글리터는 당시 영국 차트에 군림하고 있었다. 성으로 쓴 ‘루렉스’는, 글리터를 비롯해 글램 록 스타들이 애용한 보디 슈트에 사용된 금속 실의 브랜드에서 차용했다. 성범죄로 투옥되어 세상의 신용을 잃은 수십년 전, 글리터는 수많은 팬들을 무기로 내세웠다. 글리터의 팬 누구도 머큐리가 날리는 잽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분풀이로 머큐리의 음반 구입을 거부했고, 수많은 DJ들은 곡을 트는 것을 거절했다. 래리 루렉스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싱글은 1973년 6월 말에 발매됐지만, 완전히 실패로 끝나버렸다. 일주일 후 발매된 퀸의 첫번째 앨범은 솔로 싱글 보다는 나았다. 머큐리는 밴드에 정력을 쏟으면서도, 래리 루렉스의 실패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에 반한다고 생각 했고 상당히 아쉬워했다. “굉장한 작품이었다고 믿고 있어요.” 그는 훗날 회상한다. “어떤 퍼포머라도 카피를 당했다면 매우 영광이라 생각할 겁니다. 상대를 높이는 방법의 하나로 그저 약간 장난을 쳤을 뿐이었죠. 뭐가 문제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런 식이라면 엘비스 프레슬리 이후의 퍼포머들은 전부 패러디를 한 거 아닌가요?” 솔로 싱글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머큐리와 케이블에 관계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다음 해 두번째 앨범 ‘Queen II’의 레코딩 중, 머큐리는 엔지니어에게 ‘Funny How Love Is’에서 ‘Wall of Sound’ 스타일을 입히도록 요청한다. 2. 머큐리가 퀸의 로고를 디자인하다. ‘퀸’이라는 밴드명을 프레디 머큐리가 고안해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밴드명 후보에는 ‘빌드 유얼 원 보드’, 더 그랜드 댄스’, ‘더 리치 키즈’등도 있었지만 어떤 것도 머큐리의 비전을 이루어 줄 만한 것은 없었다. “퀸의 컨셉은 위엄과 장대함이라 할 수 있죠. 우리들은 댄디 하고 임팩트 있는 참신한 밴드가 되고 싶어요.” 영국의 음악 전문 주간지 멜로디 메이커에서 머큐리는 말했다. 그리고 퀸은 그의 바램대로의 길을 걷게 된다. 머큐리는 밴드명 뿐만 아니라, 왕가의 문장을 연상시키는 특징 있는 로고를 디자인했다. 로니 우드와 피트 타운젠드도 다녔던 런던의 ‘Ealing Art College’에서 기술을 갈고 닦은 그는, 데뷔 앨범의 표지용 로고를 그리기 시작했다. 로고는 4명의 멤버 각각의 별자리를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 되어 있다. 존 디콘과 로저 테일러는 두마리의 사자로, 브라이언 메이는 게, 머큐리 자신은 두명의 요정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처녀자리를 이미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부에는 희망과 부활의 심볼인 불사조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머큐리가 졸업한 ‘St. Peter's School’의 문장을 차용했다. 로고의 중심부에는 우아한 ‘Q’의 문자가 그려져 있고 그 중심에는 왕관이 배치되어 있다. 3. 머큐리가 데이비드 보위를 위해 스테이지를 구상하고 빈티지 부츠를 사주다. 1981년에 공개되어 세계적인 히트 곡이 된 ‘Under Pressure’를 보위와 머큐리가 공동 제작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2명의 관계는 무명 시절이던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조금 팔리는 수준이었던 보위가 ‘Ealing Art College’에서 작은 라이브 공연을 한 적이 있다. 머큐리는 기쁘게 보위의 짐 운반을 거드는 등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곳에서 보위와 머큐리는 몇 대의 테이블 붙여서 간이 스테이지를 만드는 등 여러가지를 같이 했다. 그로부터 머지않아, 머큐리와 로저 테일러는 켄싱턴 마켓에 옷가게를 열고 빈티지 의류를 팔기 시작했다. 음악 활동 수입만으로는 생활하기가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우리들은 에드워드 7세 시대의 낡은 옷을 입곤 했어요. 수상한 업자에게 실크 스카프를 잔뜩 사들여서 다리미로 주름을 펴서 팔았었죠.” 테일러는 작가 브레이크에게 말했다. 브라이언 메이는, 들여온 의류에 그 정도로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고 기억한다. “프레디는 그렇게 들여온 옷들을 집에 잔뜩 갖고 와서 보기에도 끔찍한 헝겊들을 잡아당기며 외쳤어요. ‘이 아름다운 옷들을 보라고! 이건 반드시 돈이 될거야!’ 그래서 제가 답했죠. ‘프레디, 그건 그냥 천쪼가리일 뿐이라고. 누더기 같은.’ “ 머큐리와 테일러는 장사 솜씨가 형편없었기에, 결국 거리 건너편에서 의류 장사를 하던 친절한 앨런 메이어라는 남자가 그 둘을 고용하기로 했다. “그는 언제나 시원시원하게 일하는, 매우 예의 바른 청년이었어요.” BBC의 다큐멘터리 ‘Freddie’s Millions’에서 메이어는 프레디의 인상을 회상했다. “단 한번도 손님에게 클레임을 받은 적이 없었죠. 그만큼 그의 태도는 전혀 문제 없었어요. 기끔 지각을 하곤 했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요.” 메이어는 보위의 초기 시절 매니저와 알고 지낸 사이로, 어느 날 훗날 대스타가 되는 보위 본인이 그들의 가게에 나타났다. “‘Space Oddity’는 꽤 팔린 앨범이었지만 여전히 그는 가난한 상태였어요.” 브레이크의 저서 ‘Is This The Real Life’에서 메이어는 말했다. “’음악 비즈니스는 이래야지! 그냥 공짜로 가져가라구!’라고 내가 말하자 프레디는 보위에게 부츠 하나를 골라줬어요. 일개 점원이었던 프레디 머큐리가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에게 부츠를 사준 셈이었죠.” 4. 뜻밖에 섹스 피스톨즈에게 큰 브레이크를 걸어버린 머큐리 1976년 12월 1일, 퀸은 새로운 앨범 ‘A Day at the Races’의 홍보 차 토크쇼 ‘Today with Bill Grundy’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날 머큐리는 15년 동안 미뤄왔던 특유의 치아를 교정하기 위해 치과에 가야 했었다. 밴드의 레이블이었던 EMI는 당시 새롭게 계약했던 섹스 피스톨즈를 대신 내보내게 된다. 방송 측이 준비한 많은 양의 술은, 그렇지 않아도 감당하기 힘든 펑크 록커들을 더욱 더 통제 불능으로 만들었다. 피스톨즈의 멤버 못지 않게 취해 있었던 쇼의 진행자 빌 그런디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이에 흥분한 스티브 존스와 존 라이든은 F-Word를 비롯한 방송 금지용 용어를 쏟아 냈다. 런던 지역에 한정된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의 엄청난 반발에 의해 섹스 피스톨즈는 전국적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데일리 미러지의 1면에는 ‘The Filth and the Fury!’라는 문자가 춤을 췄고 그 외의 수많은 타블로이드지에서도 일제히 다뤄졌다. 화를 참지 못한 트럭 운전수가 TV를 부숴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런던 시의회의 보수계 의원들은, 섹스 피스톨즈를 ‘구역질이 나는 인류의 안티 테제’라고 표현했다. 직후에 예정되어 있던 영국내 아레나 투어의 대부분이 취소되는 등 반대 운동도 일어났지만, 미디어의 언급이 끊이지 않았던 탓일까 되려 그들의 인기는 높아져 갔다. 슈퍼 스타 밴드를 늘 바보 취급 해왔던 섹스 피스톨즈는, 특히 화려하고 뛰어난 연주 기술을 뽐내던 퀸을 경멸했다. 그런 감정은 두 밴드가 서로에게 갖고 있는 듯했다. 머큐리는 피스톨즈의 거친 스타일의 록 음악을 결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머큐리는, ‘펑크는 도저히 이해 못하겠어.’라고 말하곤 했어요.”라고 어느 EMI 간부는 전기 작가 브레이크에게 증언했다. “프레디에게 펑크는 음악이 아니었어요.” 1977년, 런던의 웨섹스 스튜디오에서 퀸은, 데뷔 앨범을 레코딩 중이었던 섹스 피스톨즈와 마주쳤다. “복도에서 우연히 그들과 마주쳤지요.” 메이는 브레이크에게 말했다. “저는 존 라이든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는 굉장히 예의 바른 사람이었어요. 우리들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그러나 로저 테일러는 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에게 도저히 경의를 표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시드 비셔스는 그냥 바보였어요. 얼간이 같은 놈이었죠.” 다큐멘터리 ‘Queen: Days of Our Lives’에서 테일러는 회상했다. 어느 날 비셔스가 취한 채 퀸의 스튜디오에 비틀거리며 들어와서 “관객들 앞에서 발레를 춘 다는 놈이 누구야?”라며 머큐리를 비꼬았다. 시드는 그 직전에 머큐리가 NME의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머큐리는 그리 간단히 시드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를 ‘미스터 표독씨(Mr. Ferocious)라고 불렀는데 영 맘에 들어하지 않더군요.” 머큐리는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전 ‘그래서 뭐? 어쩔건데?’라고 말했더니 그가 미친듯이 화를 냈어요. 제가 덧붙였죠. ‘오늘은 거울을 보며 확실하게 네 몸 이곳저곳을 그어봐! 그리고 내일이 되면 또 다른 곳에도 해보고!’ 그는 제가 그런 식으로 말 할 수 있다는 걸 매우 싫어했어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5. 로얄 발레단과의 협연 섹스 피스톨즈에 대해선 아는 곡조차 없는 머큐리였으나 발레에 대해서는 달랐다. ‘발레를 퍼트리겠다.’라고 공언한 것을 정말로 실현하려 했다. 1979년 8월, 로얄 발레단의 프린시펄이었던 웨인 이글링은 자선 공연에서 협연이 가능한, 특히 유연한 신체를 가진 스타를 찾고 있었고 그러던 중 프레디 머큐리를 발견하게 된다. 당초 머큐리 측의 반응은 긍정적이진 않았다. “걔네들 미친거 아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EMI의 대표였던 조셉 락우드 경과 이야기를 나누며 출연 오퍼에 흥미를 갖게 된다. 락우드는 마침 로얄 발레단의 이사장이기도 했다. “프레디는 원래 발레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었지만, 락우드가 그의 의욕에 불을 붙인 셈이었어요.” 퀸의 매니저였던 존 리드가 다큐멘터리 ‘The Great Pretender’에서 말했다. ‘락우드는 장대한 스케일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프레디의 퍼포먼스도 장대 했었죠.” 완벽한 조합이었던 것이다. 퀸의 무대에서의 머큐리의 퍼포먼스는 마치 스포츠 같았지만, 발레에서는 그 레벨에 닿기까지 격한 리허설이 필요했을 것이다. “바를 잡거나 다리를 뻗는 등 얼추 비슷한 모습으로 연습을 하며 그들이 몇 년에 걸쳐서 습득한 것을 1주일만에 할 수 있도록 했었죠.” 머큐리는 런던 이브닝 뉴스에서 이야기했다. “정말 힘들었어요. 연습을 시작한지 이틀만에 뻗어버렸죠.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체의 여러 새로운 부분에 고통이 느껴졌어요.” 머큐리는 1979년 10월 7일, 런던의 콜로시엄 시어터에 모인 2500명의 후원자들 앞에서 화려하게 데뷔하게 된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3명의 남성에게 들려진 채 ‘Bohemian Rhapsody’와 퀸이 곧 발표할 싱글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를 열창했다. 퍼포먼스의 후반, 은으로 된 보디 슈트를 몸에 두른 머큐리는 고난이도의 풀보디 플립을 보여줬다. “저런 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전세계에 오직 한 명뿐이었어요.” 관객석에서 보고 있던 로저 테일러는 브레이크에게 말했다. “프레지는 평균 연령 94세의 딱딱한 로얄 발레단 관객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한 겁니다. 그들은 눈 앞에 무대에서 허공을 날라다니는 은색 물체가 도대체 뭔지 이해할 수 없었겠죠. 정말 용기 있는 일이었고 굉장히 달아올랐어요.” 머큐리 자신은 그 당시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바리시니코프만큼은 아니었지만, 나이 먹은 초심자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믹 재거나 로드 스튜어트도 해봤으면 좋겠네요. 하하.” 6.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은 목욕 중에 떠올린 곡 1979년 6월, 퀸은 ‘The Game’ 앨범 제작을 위해 뮌헨이 체류 중이었다. 머큐리는 호화로운 Bayerischer Hof 호텔에서 여독을 풀기 위해 욕조에 들어갔다. 그 때, 어떤 멜로디가 그의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마치 딸꾹질을 하는 것 같은 로커빌리 스타일로 약간 비꼬는 듯한 곡이었다. 소년 머큐리의 보컬에 큰 영향을 끼친, 수년전에 세상을 떠난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한 애정을 표현 한 곡이기도 했다. 머큐리는 어시스턴트인 피터 힌즈에게 방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바스 타올을 두른 채 그로서는 신기할 정도로 심플한 곡을 불안불안한 기타 연주로 만들기 시작했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은 5분인가 10분만에 완성했어요.” 1981년 머큐리는 멜로디 메이커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기타로 만든 거였어요. 전 코드라고는 두세개 밖에 모르니까…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좋았던 거죠. 한정된 좁은 프레임 워크로 심플하게 만들어야 했어요. 코드가 많았더라도 제대로 정리가 안됐을 거에요. 그런 제한이 있던 덕분에 좋은 곡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곡의 골격이 완성된 순간 그는 엔지니어 레인 홀드 맥에게 레코딩 준비를 하라고 말하고 바로 뮤직랜드 스튜디오로 직행했다. “재빨리 준비해야 했지요.” 맥은 다큐멘터리 ‘Queen: Days of Our Lives’에서 이렇게 말했다. 멤버들도 바로 모이라고 했지만 메이는 도착이 늦어지고 있었다. 머큐리는 메이를 기다리려 하지 않았다. 그러긴커녕 메이의 완벽주의로부터 조금은 해방됐다는 걸 깨닫고 오히려 안심했다. “머큐리는, ‘브라이언이 오기 전에 빨리 끝내버리자. 녀석이 오면 대장정이 되어버릴 테니까’라고 말했어요.” 맥은 웃으며 회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메이가 스튜디오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대부분의 작업이 끝나가고 있었다. “브라이언이 맘에 들어하지 않을거야.” 누군가가 말하는 걸 머큐리는 듣고 있었다. 그 말대로 메이는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애당초 메이는 이 곡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레드 스페셜 기타(그 때까지의 퀸의 레코딩 대부분에 사용되었던)를 보다 1950년스러운 펜더 텔레캐스터로 바꾸도록 요구받았기에 더욱더 정색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재밌지 않았어요.” 메이는 브레이크에게 말했다. “전 처음에는 싫다고 했지만, 이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 말대로 1979년 가을에 싱글로 선행 발매된 이 곡은 세계 차트 1위에 등극한다. “그 당시에는 아직 앨범이 완성되지 않았기에 우리들은 계속 레코딩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테일러는 다큐멘터리 ‘Queen: Days of Our Lives’에서 회상한다. “뮌헨의 길을 걷고 있으면 누군가가 다가와 말해주곤 했죠. ‘당신들, 미국에서 차트 1위가 됐다고!’ 우리들은 엄청난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어요.” 7. 다이애나 비를 변장시켜 게이 클럽에 데리고 가다. 1980년대 중반까지의 퀸은, 밴드명대로 왕실과도 가까운 관계였다. 머큐리는 훗날 웨일즈의 왕비가 되는 다이애나 스펜서와도 친분이 있었다. ‘서민의 왕비’는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에게 쫓기는 것은 젊은 그녀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던 차에 머큐리는 그녀를 밤의 거리로 데리고 나갈 계획을 세웠다. 여배우 클레오 로코스가 2013년에 출판한 회고록에 의하면, 어느 날 오후 다이애나와 머큐리는 영국의 코메디언 케니 에버렛의 주택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샴페인을 마시며 TV 방송 ‘The Golden Girls’의 재방송을 소리를 끈 채 대사를 외설스러운 언어로 바꿔 말하는 장난을 치고 있었다. 이제 뭘 할 지를 묻는 다이애나에게 머큐리는, 모두 함께 Royal Vauxhall Tavern에 갈 거라 대답했다.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 클럽이었다. 다이애나는 자기도 같이 가고 싶다고 했다. Royal Vauxhall Tavern는 난폭한 분위기로 유명하고 손님들끼리 싸움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었다. 확실히 다이애나가 갈 만한 곳은 아니었다. “우리들은 안된다고 했어요. ‘만약 네가 게이바에서 싸움에 휘말리거나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라며 말렸었죠.” 이렇게 말하는 로코스에게 다이애나는 신난 아이 같은 모습으로 조르기 시작했다. 프레디가 말했다. “좋아, 이 고귀하신 분을 즐겁게 해주자고!”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변장은 필수였다. 에버렛은 자기가 입으려고 했던 옷을 다이애나에게 입혔다. 밀리터리 자켓을 어깨에 걸치고 검은색의 비행 조종사용 안경을 쓰고 가죽 모자로 머리카락을 가렸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현시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독특한 복장을 한 남성 게이 모델처럼 보였죠.” 로코스는 회상한다. 그들은 다이애나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바에 잠입시키는데 성공했다. 머큐리, 에버렛, 로코스에게 시선을 빼았긴 손님들은, 변장 한 공주의 모습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덕분에 다이애나는 혼자서 음료를 주문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인산인해를 해쳐가며 겨우 바까지 갔어요. 우리들은 장난끼 넘치는 초등학생처럼 서로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 댔죠. 다이애나와 머큐리는 킥킥거리며 웃어 댔고, 다이애나는 아무렇 지도 않게 화이트 와인과 맥주를 직접 주문했어요. 주문을 마치고 우리들은 서로의 눈을 보며 승리로 끝난 모험을 자축했어요.” 우쭐한 기분은 잠시, 그들은 약 20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이애나에게는 잠시라도 유명인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또 해볼거야!” 그녀는 켄싱턴 궁전으로 돌아가면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고 한다. 1990년대 초, 머큐리와 에버렛이 AIDS로 인해 잇달아 세상을 떠나고 다이애나는 영국 AIDS 기금의 후원자가 되었다. 이 기금은 영국을 대표하는 AIDS 환자 지원 조직이다. 다이애나의 Royal Vauxhall Tavern에서의 하룻밤은 2016년 뮤지컬화 되어 그 클럽에서 상영되었다. 8. 마이클 잭슨과 레코딩을 했던 머큐리, 팝의 황제의 라마에게 방해 받다. 퀸의 결성 이전부터 머큐리는,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다. 그는 하드록을 좋아하는 룸메이트들에게 잭슨 파이브의 ‘I Want You Back’의 굉장함을 소리 높여 설명했다. “프레디는 마이클의 경외심을 갖고 있었어요.” 머큐리의 퍼스널 어시스턴트였던 피터 프리스톤은 전기 작가 브레이크에게 말했다. 잭슨이 1982년 대히트곡 ‘Thriller’로 예술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한단계 더 올라섰던 때는, 팝의 황제와 퀸의 프론트맨이 협업을 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다. 1983년 봄, 머큐리는 데모 세 곡을 제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엔시노에 있는 잭슨의 홈 스튜디오에 방문한다.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는 퀸의 1982년 앨범 ‘Hot Space’의 세션 중에 만들어진 곡으로, 가사는 미완성인 상태였다. 세션 테이프에는 머큐리가 잭슨에게 애드리브로 가사를 붙이도록 재촉하는 모습이 수록 되어있다. ‘State of Shock’는 대부분 잭슨이 만든 곡이었고 ‘Victory’는 두 사람의 공동 작품이었다. 이러한 곡들이 결국 완성되진 못했지만, 데모의 부틀랙에선 고생의 흔적이 느껴진다.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는 다른 버전으로 1985년 머큐리의 솔로 앨범 ‘Mr. Bad Guy’에 수록 되었다. ‘State of Shock’는 잭슨이 믹 재거와의 듀엣 버전으로 1984년에 싱글 발매 되었다. ‘Victory’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완성 되지 못한 채 어딘가에 묻혀있다. 잭슨과의 공동 작업이 세상에 공개 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할 때의 머큐리는 매우 신중한 자세였다. “무언가를 완성시키기에는 두 사람 모두 다른 나라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 1987년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이루어진 다른 인터뷰에서는 팝의 황제에게 욕구불만 같은 것을 느꼈다고 서술했다. “그는 자신만의 좁은 세계에 갇히고 말았어요. 예전엔 같이 클럽에 가서 즐기기도 했지만 지금의 그는 요새에서 나오려 하질 않아요. 슬픈 일이죠.” 퀸의 매니저였던 짐 비치에 의하면, 세간에서 거론 되던 잭슨의 기행이 머큐리의 신경을 건드렸다고 한다. “프레디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와선, ‘빨리 와서 나 좀 스튜디오에서 데리고 나가줘’라고 부탁 받기도 했어요.” 피치는 다큐멘터리 ‘The Great Pretender’에서 회상한다. 잭슨 측도 머큐리의 나쁜 습관을 싫어했다고 한다. 머큐리의 전 퍼스널 어시스턴트가 더 선지에 투고한 이야기에 따르면, 머큐리가 100달러 화폐로 코카인을 코로 들여 마시는 모습을 잭슨에게 목격 당했기 때문에 세션이 이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어쨌든 머큐리는 세상을 뜰 때까지 잭슨과의 콜라보레이션의 실패에 대해 신경질적이었다. “프레디는 마이클과 레코딩 한 작품이 잭슨즈의 발표 곡이 되고 자기는 쫓겨난 꼴이 되었을 때 화를 냈었어요.” 메이는 다큐멘터리 ‘Is This the Real Life’에서 이렇게 말했다.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는 윌리엄 오빗의 프로듀스로 리믹스 되어 2014년 컴필레이션 앨범 ‘Queen Forever’에 수록 되었다. 머큐리와 잭슨의 나머지 공동 작업 곡 두 곡은 아직도 미발표인 채로 남아있다. 9. 투어로 부재중일 때는 기르던 고양이에게 전화를 걸고,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였던 딜라일라를 위해 곡을 썼다. 프레디 머큐리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했다. 그는 생전에 자택에서 수많은 고양이를 키웠고 고양이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였다. 퀸의 투어로 해외에 나가 있을 때는 언제나 사랑하는 고양이들과 대화 하기 위해 자택에 전화를 걸곤 했다. “호텔에 도착하면 바로 전화를 걸었어요. 그는 정말로 자신의 고양이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지요.” 피터 프리스톤은 회고록 ‘Mr. Mercury’에서 회상 한다. “절친인 메리 오스틴이 톰과 제리를 바꿔가며 수화기에 대고 프레디의 목소리를 들려줬어요. 1년 내내 이런 식으로 했었죠.” 머큐리의 마지막 애인 짐 허튼이 그의 저택 Garden Lodge으로 이사할 때까지, 고양이들은 오스카, 티파니, 골리앗, 미코, 로미오, 딜라일라 이렇게 여섯 마리로 늘었다. “프레디는 고양이들을 자기의 아이처럼 돌봤어요.” 허튼은 자서전 ‘프레디 머큐리와 나’에서 서술 한다. “그는 언제나 고양이들과 장난을 쳤어요. 그가 부재중일 때는 집이고 정원이고 전부 다 고양이 천하로 난리였고, 밤이 되어서야 겨우 전부 모아서 집에 들여 보낼 수 있었죠.” 허튼은 저서에서 고양이 골리앗이 행방불명이 됐을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 했다. “프레디는 크게 절망했고, 나중에는 반쯤 미쳐서 화로를 창 밖으로 던져 버리기도 했죠.” 머큐리는 고양이를 찾아 온 사람에게 1000파운드(약 150만원)를 주겠다며 현상금을 걸려도 했지만, 다행히 골리앗은 그 전에 발견 되었다. “프레디는 정말 기뻐했어요.” 허튼이 서술한다. “5분 넘게 껴안고 쓰다듬고… 그러고선 마치 엄마처럼 쇳소리를 내며 혼내기도 했지요. 옅은 검은 털뭉치는 가만히 앉은 채 프레디의 설교를 듣다가 천천히 목을 울려댔죠.” 허튼이 ‘리틀 프리센스’라고 불렀던 딜라일라에게는 특별한 장소가 확보 되어 있었다. “Garden Lodge에 사는 고양이들 중에서 가장 프레디의 사랑을 받은 고양이였어요. 항상 껴안고 쓰다듬곤 했었죠. 프레디와 제가 잠자리에 들 때는 딜라일라도 함께였어요. 딜라일라는 침대 끝에서 자다가 밤이 깊어지면 몰래 빠져나가 근처를 배회 하곤 했지요.” 머큐리는 ‘Delilah’라는 곡을 써서 이 삼색 얼룩 고양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었다. 다른 멤버들은 이 곡에 큰 애착이 없었지만, 마지못해 받아 들였다. 메이는 특히나 싫어했던 토크 박스를 써서 기타로 고양이의 목소리를 표현했다. “결국 마지막엔 굴복해서 토크 박스를 쓰기로 했었죠. 토크 박스가 준비 되면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냐옹이라는 소리를 내려면 이거 밖에 없구만’.” 1991년 기타 월드지에서 메이는 회상했다. 이 곡은 머큐리의 생전 마지막으로 발매 된 앨범 ‘Innuendo’에 수록 되었다. 머큐리의 당시 건강 상태를 생각하면 ‘울 것 같은 때에 너는 나를 미소 짓게 해줘. 너는 희망을 주고 나를 웃게 해줘. 좋은 느낌이야’라는 가사는 가슴에 꽂힌다. 10. 머큐리는 자신이 묻힌 곳을 비밀로 하도록 했고, 지금도 그 장소는 수수께끼다. 머큐리는 1987년 봄에 AIDS라고 진단 받고 그 후 서서히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병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택에 우리들을 모아놓고 진실을 이야기 했어요. 어쨌든 우리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었죠.” 테일러는 다큐멘터리 ‘Freddie Mercury: The Untold Story’에서 이야기 했다. 약해지고 마르고 작아져 가는 머큐리의 모습에서 불멸일 것 같았던 프론트맨이 중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라는 미디어의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밴드는 전원 일치해서 어떤 문제도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우리들은 모든 것을 비밀로 했어요. 거짓말을 했던 거죠. 어떻게 해서라도 그를 지키고 싶었어요. 메이는 다큐멘터리 ‘Queen: Days of Our Lives’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1990년 연말, 밴드는 ‘Innuendo’ 앨범을 완성 시켰다. 이 앨범에는 애수가 깃든 발라드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도 수록 되어 있다. 머큐리의 쇠약해진 신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퀸의 초기 시대를 생각나게 한다.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는 1991년 5월 30일에 촬영 된 이 곡의 뮤직 비디오에서 급격히 높아졌다. 흑백으로 촬영 됐는데도 불구하고 AIDS에 침식 된 머큐리의 몸 상태를 가릴 수는 없었다. “그는 긴 시간을 들여서 메이크업을 했고 마음을 진정 시켜 평안한 상태로 보이도록 했어요. 프레디는 이 비디오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던 거에요.” 메이는 2011년에 인디펜던트지에 이와 같이 말했다. 머큐리가 사랑한 고양이들을 그린 특별 제작한 조끼를 입은 마지막 씬에서 그는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지으며 ‘I still love you’라고 속삭인다. 이것이 카메라 앞에서 한 그의 최후의 말이었다. 촬영하기 몇 주 전에 머큐리는 스위스의 몽트뢰에 체류 중이었고 몸이 허락하는 한 레코딩을 이어가고 있었다. 메이의 의하면 레코딩은 머큐리의 정상적인 감각을 유지시켜줬다고 한다. “당시 프레디는 이렇게 말했어요. ‘곡을 써줘. 내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건 이미 알고 있어. 가사를 계속 써줘. 나한테 더 시켜줘. 나는 노래 할 테니까 너희들이 나머지를 좋을 때로 해서 완성시켜줘’라고.” 메이는 다큐멘터리 ‘Queen: Days of Our Lives’에서 회상 했다. 프로듀서인 데이브 리차드는 세션을 서두를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악기를 튜닝 하는데 몇 시간이나 걸리는 건 이미 과거의 이야기였다. “곡을 만들면서도 그는 죽음에 가까워져 갔어요. ‘레코딩을 끝내면 난 죽겠지’라고 자각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는 ‘지금 바로 부를게. 멤버들의 연주를 기다릴 시간이 없어. 드럼 머신만 울리게 해줘. 나머지는 멤버들이 완성시켜 줄 거야’라고 말했었죠.” 메이가 쓴 슬로 템포의 장대한 곡 ‘Mother Love’에서 머큐리는 평상시 같은 모습으로 노래 했다. “어디에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메이는 텔레그래프지에서 회상 했다. “아마도 보드카가 에너지의 원천이었을 겁니다. 프레디는 약간 워밍업을 하고 ‘한 잔 줘’라고 말하곤 바로 잔을 비워 버렸어요. 항상 스톨리차나야를 마셨죠. 그러고선 ‘테이프를 돌려줘’라고 말하곤 노래를 시작했죠.” 오랜 시간 서있을 수 없었고 걷는데도 지팡이가 필요했던 머큐리는 ‘Mother Love’의 보컬을 컨트롤 룸에서 레코딩했다. “끝에서 두번째의 절까지 레코딩을 했을 때 프레디가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다음에 와서 완성시킬게’라고 말했어요. 그러나 그 후 그가 스튜디오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지요.” 결국 메이가 마지막 부분을 불러서 곡을 완성시켰다. 머큐리는 그 후 Garden Lodge로 돌아갔고 짐 허튼과 메리 오스틴이 그를 돌봐주었다. 오스틴은 그의 전 애인으로 1970년에 처음 만나 7년간 함께 살았다. 더 이상 동거는 하고 있지 않았지만 생활은 함께 했었다. 인터뷰에서 머큐리는 언제나 그녀를 진정한 친구라고 표현 했었다.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언이 주제가 됐을 때, “모든 재산은 메리와 고양이들 앞으로 남길 겁니다.”라고 말했었다. 퀸의 섬세한 명곡 ‘Love Of My Life’는 그녀에게 바치는 곡이었다. 오스틴은 소울 메이트의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타임 리미트를 정해뒀어요. 레코딩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을 때, 그런 기력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을 때, 끝이 왔다고 생각 했지요.” 그녀는 다큐멘터리 ‘The Great Pretender’에서 이렇게 회상 한다. “그의 인생도, 그의 기쁨도 그런 식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그만큼의 힘을 쏟지 못했을 거라 생각해요.” 피할 수 없는 죽을 앞에 둔 머큐리는, 준비를 시작했다. “일요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갑자기, ‘내가 묻히고 싶은 장소는 이미 정해뒀어. 하지만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아줘. 파헤쳐 지는 건 질색이야. 그냥 편안하게 잠들고 싶어’라고 말했어요.” 1991년 11월 24일, 머큐리는 AIDS가 원인인 기관지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해는 런던 서부의 어느 켄살 그린 묘지에서 화장 되었다. 유골은 항아리에 담겨져 오스틴의 침실에 2년간 놓여졌고 그 후 그녀에 의해 몰래 그가 원한 장소로 옮겨진다. “주위 사람들에게 평소와는 뭔가 다른 모습인 것처럼 비춰지기 싫었어요. 그래서 ‘미용실에 갔다 올게’라고 말하고 나갔지요. 설득력 있는 이유가 필요했어요. 타이밍을 재는 것이 어려웠지요.” 그녀는 2013년 데일리 미러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항아리를 들고 살금살금 집을 나섰어요. 스태프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평소처럼 할 필요가 있었죠. 스태프는 가쉽을 좋아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니까요. 그이가 원했던 대로 누구에게도 묻힌 장소가 알려질 일은 없을 거에요.” 머큐리의 부모에게 조차 비밀로 하고 있다고 알려진 그 장소를, 묘에 들려 인사를 하고 싶은 많은 팬들은 밝혀내려 했다. 머큐리의 출신지인 잔지바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택의 정원에 심은 벚꽃 나무 밑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2013년,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여겨졌다. 머큐리의 출생 시의 이름(Farrokh Bulsara)과 날짜 (5 Sept. 1946 ? 24 Nov. 1991)가 새겨진 묘석이 켄살 그린의 묘지에서 발견 된 것이다. ‘Pour Etre Toujours Pres De Toi Avec Tout Mon Amour ? M’라고 프랑스어로 적힌 메시지의 최후의 M은 메리 오스틴을 가리키는 것임에 틀림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추측했다. 오스틴 자신은 “프레디는 절대 그 묘지에 있지 않아요.”라고 부정하고 있다. 그 후 묘석은 떼어내 졌고 아직도 그가 묻힌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민초의난작성일
2018-12-10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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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조현오, '공작' 부인하지만 종북몰이·친정부 '댓글' 수두룩
JTBC News게시일: 2018. 10. 13.[앵커]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구속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정치 공작'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관련한 거짓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업무 지시였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JTBC가 관련 댓글을 분석해봤더니 조 전 청장의 주장과 거리가 먼 글들이 많았습니다.어떤 댓글이 있었는지 백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진 2010년 11월, 당시 이명박 정부는 북한 도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 을 받았습니다.당시 경찰청 소속 이모씨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해야한다는 한 인터넷 게시글에 대통령을 옹호하는 댓글 수십 개를 달았습니다.아이디와 말투를 바꿔가며 여러 사람의 의견처럼 보이게 했습니다.이같은 '댓글 공작'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재임 시절인 2010년 8월부터 2년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경찰에 관한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는 조 전 청장의 주장과 달리, 댓글 부대는 사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이번 수사를 통해 '경찰 업무와 무관한 정부 옹호'로 분류된 댓글은 총 657개였는데, 그 중 108개는 2011년 남북이 비밀 접촉을 했다는 북한 주장이 나온 뒤 비판 여론이 일자 정부를 일방적으로 감싸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한진중공업 해고 사태 당시 희망버스 시위와 제주 강정마을 등의 집회에 불법 폭력의 굴레를 씌우기 위한 댓글도 조직적으로 달렸습니다.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지난 12일 조 전 청장 사건을 재판에 넘겨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보냈습니다.(영상디자인 : 박성현)=============================================================2011년 북한이 “남, 비밀접촉서 천안함 사과 애걸” 폭로… 당시 여당인 한나라 “외교적 결례, 상식 이하” 맹비난 2011년 6월1일 북한은 같은 해 5월9일 남한 당국자들과 비밀접촉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남한 측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306272223425 북한은 우리 정부 쪽 참석자들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애걸했다 ”고 주장했고,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를 빨리 추진시키자’면서 돈 봉투까지 거리낌없이 내놓고 유혹하려다 망신당했다”며 매수 의혹까지 제기했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2010년 11월 2일 청와대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포폰을 만들어준 사실이 드러남[22]2010년 11월 22일 MBC뉴스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압수수색 1일 전에 증거를 없앴다는 의혹이 드러남[23]2010년 11월 22일 서울신문이 민간인 불법사찰에 관한 108쪽 수첩을 입수 공개하였다.연평도 포격 2010년 11월 23일 8시 20분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측 영해에 대한 포 사격이 이루어질 경우 즉각적인 물리적 조치를 경고한다"는 통지문을 발송했다.[7] 대한민국 국방부에서는 훈련중단 요청을 거절하고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였다.[7][8]10시 15분부터 14시 24분까지 4시간 동안, 연평도 주둔 해병대가 3,657발의 사격 훈련을 했다.[9][10]연평도 해병대의 포격 훈련이 종료된지 10분 후인 14시 34분에 조선인민군은 76.2mm 평사포, 122mm 대구경 포, 130mm 대구경 포 등을 이용해[11] 연평도 군부대 및 인근 민가를 향해 개머리 해안부근 해안포기지로부터 무차별 포격을 시작하였다.[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