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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포) 아바타 물의 길 : 워터 테마파크의 길
2016년 즈음에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마블 영화로 대표되는 히어로 영화들을 빗대어“테마파크 영화”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테마파크 영화, 더 이상은, naver 그 외 티란티노 감독도 한마디 거들었었고,이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도 한마디 거들었었다. “마블 영화 등장 인물들은 다 대학생 처럼 행동한다, 진실되지 못하다.” 자, 그럼 우리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의 최신작 아바타2 리뷰를 해보도록 하자.. 이제부터 내용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개인적으로 내용을 100% 다 스포 당하고 봐도 비쥬얼로 보는 영화이니 크게 상관은 없을거 같지만..그래도 이 이후부턴 내용 스포 분명 있습니다. 이미 영화를 보기 전 부터 대중의 평가를 종합해본다면 두가지 공통점이 있다. 1. CG가 미쳤다2. 스토리는 좀… 아주 정확한 평가라 할 수 있겠다. 애당초 1편의 스토리도 납득이 되기 힘든 플롯이었는데지구의 인류가 대단한 욕심으로 해외 행성을 찾아서 침략하는 설정도 아니고지구도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해답을 찾기 위해 다른 행성을 약탈하는 설정이다. 팔아 먹으려면 종족 전체 정도는 팔아 먹는 통큰 스케일 그런 의미에서 퀴리치 대령이 주인공 제이크 설리에게 한“넌 인류를 팔아먹은 개자식이야!”는 1편의 가장 무게감이 있는 대사 중 하나였다. 이 영화는 불편하거나 불리하거나 혹은 설명하기 힘든 부분은 영화 설정이든 영화 진행 중 상황이든 다 그냥 생략하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이런 전작에서의 절대 선善이어야 할 주인공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의식했는지,분명 죽어가고 있다는 지구의 사정은 갑자기 엄청난 반전이 생겨 더 이상 생존이 위협 받는 상황이 아니게 되었는지,더욱 더 확실하게 악역이 되어 줘야 하는 인류는 이제기존의 생존을 건 사투의 목적이었던 판도라 행성의 “광물”은 뒷전이고바다에 사는 고래형 동물의 뇌수를 뽑아가는게 주된 목적이 되었다고 나온다. 이 고래같은 동물의 뇌수는 인간의 노화를 늦춰주는게 아닌 아에 노화를 정지하게 해주는 물질이라고 설명한다.사람 팔뚝 정도 크기의 통에 담긴 이 액체는 약 800억원 정도의 가치를 지녔다고 한다. 자, 이정도 효능의 물건이라면 기본적으로 왜 인류가 탐을 내는지 충분한 설득력도 있고…이 영화에 등장하는 과학력이 어마어마한 인류는 종족을 뛰어 넘어 dna 복제를 하는 수준의 생체공학 수준인데,실제로 1편에서 사망한 쿼리치 대령은 이미 나비 종족으로 클론을 만들어 놓은 수준의 과학력이다.인류의 영웅 쿼리치 대령 옹 이 정도라면사람들을 보내서 고래를 사냥해서 뇌수를 척출하고 그걸 다시 어마어마한 거리의 우주를 지나 지구로 보낼 것이 아니라그 고래를 지구에서 복제하는게 훠~얼씬 효과적일 것이다.하지만 인류는 악당 역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잔인하고 어마어마하게 비효율적으로 현장에서 살생을 금지한 고래종족을 사냥한다. 혹시나 해서 언급하지만 인류를 “악당”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 아니다.그 설정의 개연성이 너무나도 허술하기 때문이다. 초반에 설명하는 설정부터 머리위에 물음표만 잔뜩 생기게 해놓고주인공인 인류의 이완용 제이크 설리의 행동은 진정한 빌런의 모습에 걸 맞게 트롤질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가족이 타겟이 되었다고 자신이 족장 (투룩 막투르)인 자기 부족을 버리고 이걸 같은 ‘나비족’ 이라고 봐줘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아에 종 자체가 다른 종인 부족을 찾아가는 것. 누가봐도 또 똑같이 산속 정글 배경으로 스토리를 풀려니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고무대를 옮겨야 해서 바다로 이동하는 것은 다 예상이 가능한 전개이다.그런데 그 개연성은 대체 어디에다 팔아먹은 것인가?자신이 숨으면 갑자기 침략자인 인류는 나비족과 전쟁을 뒷전으로 하고 채굴이나 하다 간다는 선언이라도 했던건가?자신만 숨으면 인류와 전쟁이 마치 끝날 것 처럼 행동하는 거 자체가 일단 트롤 그 자체이다. 그래서 바다를 갔다, 이 영화의 “비쥬얼 쇼크”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청새치+악어 같지만 기분 탓입니다 본 리뷰어도 그냥 사진으로만 보고 갔을 때는“그냥 잘 만든 CG 정돈데 호들갑은.." 이런 느낌으로 스틸컷 이미지들을 봤는데영상으로 접했을때 그 자연스러움, 화려함은 스틸컷 이미지의 몇배가 되는 임팩트가 있다.특히 100% CGI로 구성된 등장 인물의 표정 연기의 자연스러움은 어찌보면 화려한 바다의 CG나 전투씬의 CG보다 대단했다. 전투 씬도 화려하고 시퀀스도 훌륭하다.정말 스토리 빼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할 정도이다. 위에 언급한 것 처럼 설정과 플롯의 개연성이 박살나 있는 장면이 너무 많은데그 중 몇가지 언급을 해보자면, 1.제이크 설리의 가족이 그냥 숨어 버리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아닌 것은 누가봐도 자명함.(위에서 언급) 2.제이크 설리의 아이들을 생포한 전쟁 영웅 쿼리치 대령은 아이들을 인질로 제이크 설리만 자신의 위치로 오라고 하는데완벽하게 저격 가능한 거리에 들어오자 부하가 "죽일까요? 하는데“아니 총은 너무 쉬워, 내 주먹으로 패서 죽여야겠어..” 정도의 이유를 기대했는데“지금 죽이면 나머지 나비들이 공격해오잖아”가 이유임;;그래서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설리의 아이들은 아직도 그대로 생포 되어 있음.대령은 설리와 통신이 가능한 상태임.그러니“야 임마 너 뭐하냐? 애 하나 죽이고 시작할까?” 라고 했으면 전투가 다시 멈춰야 하는 상황.물론 전혀 그렇게 진행 안되고 자신의 전투 자산이 다 박살나고 나서야 다시 그 전략을 쓰는데 마찬가지로,아이들이 생포되어 있는데애 엄마가 분노의 학살을 하게 가만히 냅둠.그냥 바로 “어이 어이 아줌마 활 내리고 손 들어, 아님 애들 죽일거임” 하면 되는데부하들이 다 죽고 혼자 남을때 까지 이 카드를 안 씀..;;애당초 애들은 왜 생포하는거냐고..이때 쐈으면 됐다고요 대령님 3.나비족의 인간 일원 “스파이더”의 존재의 모호함..뜬금없이 쿼리츠 대령의 아들이 존재했고 인류가 철수 할 때 이 아들은 남겨져서 나비족에 의해 키워졌다는 설정임.이 아이가 자기 형제 자매로 생각하는 나비족을 그냥 배신하게 만들 아이디어는 없고그렇다고 이 아이 “스파이더”의 협력 없이는 또 스토리 진행이 안 됨. 처음엔 인류는 뇌에서 기억을 강제로 추출하는 장치로 보이는 장치에 스파이더를 넣고 돌리기 시작하는데이걸 고통스럽게 버티는 자신의 아들을 안쓰럽게 생각한 가슴 따뜻한 우리 대령님은 아이를 대리고 가서 제안을 하는데“배신하지 말고 그냥 협조하는 척을 하면 저거 안 당해도 됨요” 이렇게 설득을 하는데스파이더는 이 말 한마디를 납득하고 아에 대놓고 협조를 하기 시작함. 솔직히 자신을 구하러 왔을 때 혹시 얘가 “난 인간이다! 인간이여 영원하라!” 라고 하는거 아닌가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협조적임. 500원 걸고 장담 할 수 있는건스파이더 캐릭터는 분명히 배신을 할 것이고아마도 3편? 4편 쯤에 제이크 설리를 죽이는 활약을 할 것이라고 120% 보장함그리고 왕위를 계승?한 제이크의 둘째 아들과 대결하는 구도로 갈 것임.인류의 차기 영웅 스파이더? 거기에 2편이 물의 부족이었으니3편은 뭐 사막의 부족4편은 반기를 든 인류와 협력이런식으로 원기옥 쌓아놓고 5편에서 폭팔 시키는 구성일 것이라 또 500원 걸수 있음.그 정도로 얄팍한 플롯임.카메론 옹은 마블을 그렇게 까댔지만 앤드게임의 빌드업을 착실히 보여줄 것으로 너무 쉽게 예측이 됨. 4. 나비 종족이 된 일명 "쿼리치 부대원"들을 멍청하게 활용하는 법. 1편에서 쿼리치 대령 수하들도 대령과 마찬가지로 나비종족으로 복제가 만들어져 있었다.이런 나비 종족으로 다시 태어난 이들은 나비족 일원으로 침투해서 스파이 활동을 한다면아마도 나비종족은 승산이 없었을 수도 있다.그래서 어떤 활동을 하는가 기대했는데정말 아무것도 안 한다.그냥 신체가 나비 종족일 뿐이다.그들의 우월한 신체능력을 또 뭐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그냥 야외에서 마스크 없어도 되는 정도 장점을 얻은 것?아마도 이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는건 3편 이후에 나와야 하니이번 회차엔 그냥 멍청하게 소모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이런식의 빌런 활용은 80~90년대 아동 만화영화에서나 보던 빌런 활용법이라 할 수 있다.매번 같은 방법으로 당하고도 바뀌는게 없이 “두고보자!” 하며 후퇴하는 것은 전형적인 만화영화 악당들임 5.사실상 주력 부대인 물의 종족 멧카이나 부족과 그들의 족장 토노와리는 전투 시작하고 몇번 멋진 살상씬을 뒤로하고 아에 퇴장함.자기 딸이 납치당한 상황인데 구하러 나타나지도 않음.설리 집안 가족 스토리로 만들기 위해 다른 가족은 그냥 철저히 배제됨. 아..아빠? 어디가심?아빠:…. 이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딱 이런 식임.설명하기 힘들거나, 곤란하거나하면 다 입 싹닫고 회피함. 당장 해명이 필요하지만 총 5부작인 영화의 뒷 이야기를 위해어금니 꽉 깨물고 있다고 보면 됨.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게 단점으로 언급이 되던데,3시간이 넘는 이 영화에서는 충분히 등장 인물에 시간을 할애해주고 있음.중반 넘어서 갑자기 다크템플러가 될 지언정 “애는 뭐하는 애 였지?" 라고 한다면그건 본 사람의 기억력 문제이지 영화에 등장 인물이 많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임. 6.pc pc pc 그놈에 pc… 당연하게도 보는 사람은 다 인간인 이 영화에서 인류를 악역으로 두고 스토리를 푸는 것은몰입에 상당히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도가 나오는 것은 인류=백인나비족=그동안 백인들이 살상해온 수 많은 원시부족을 의미 하기 때문이다. 백인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백인들의 과오와 상관없는 인종이 보면 그냥 몰입 방해 요소이다.그나마 무슨 패션 유행 처럼 나오는 LGBTQ 관련 PC는 찾기 힘든 것이 그나마 다행이고 주된 메세지는 아마도 자연, 동물 보호인거 같은데, 정작 본인은 이 영화 홍보차 일본에서 무려 돌고래쇼에 참석했다고 한다.이 영화 홍보 이벤트로 돌고래쇼를 기획한 일본도 참 멍청하지만 저기서 박수를 치면서“이 돌고래들도 이 공연을 허락한거 같다” 라고 말하며 이악물고 자신의 작품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사를 두둔하는 감독의 모습이다.. 이 와중에대부분의 악역이 다 백인인데중간에 꽤 비중있게 고래 사냥씬에서 유독 대사도 꽤 있고 여러번 소형 잠수정 운전수로 동양인 여자배우를 선택했는데처음에는 좀 의야해하다가마침 이게 고래 사냥씬이기도 하니전 세계의 협약을 다 무시하고 고래를 사냥하는 일본을 겨냥한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다. CG는 대단하지만스토리는 정말 개판 오분전,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10점 만점에 5.5점 멱살 잡고 사람들 지루하지 않게 만든 CG이지만첫 30분은 1편과 13년 공백을 설명한다는 명분하에 1편 영상 돌려막기그 뒤 1시간은 CG로 만든 해양 다큐멘터리라는 비아냥을 피해가기 힘들 것이다. 영화는 스토리를 보기 위한 매체이다.CG는 그 스토리를 풀어내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근데 스토리가 뒷전이고 CG만을 보기 위해 영화를 본다면 이것이야 말로 테마파크가 아니면 뭐가 테마파크란 말인가? 영화 감독이 아닌테마파크 수석 디자이너 제임스 카메론옹의 아바타 시리즈가 될거 같은 느낌이다. 본인 영화 등장 캐릭터들은 중학생처럼 행동하는 카메론옹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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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11월 11일 11시 1분간!!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처음 지정된 올해 11월 11일 오전 10시 55분,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가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턴투워드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을 진행합니다.추모식은 유엔군 전사자 및 실종자 40,896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명비 앞에서 유엔 참전용사들과 참전국 후손들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비대면 행사로 치러집니다.‘자부와 명예(Pride & Honor)’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는 ’부산을 향하여 1분간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식을 갖고, 이어 전사자 묘역에서 참배로 마무리됩니다.11시 정각 공군 블랙이글스의 추모비행이 시작되면 부산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고, 유엔전몰장병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조포 21발이 발사됩니다.정부부처 및 지자체 공무원, 군 장병 등도 이번 묵념 행사에 동참합니다.미국 참전용사의 후손인 조나단 프로우트(Jonathan Prout)의 사회로 진행되며, 정세균 국무총리께서 미국 위트콤(Whitcomb) 준장 묘역과 캐나다 허시(Hearsey) 형제, 호주 휴머스톤(Humerston) 부부 묘역을 찾아 평화의 사도 메달을 헌정하고 고귀한 희생을 기립니다.한편, 국가보훈처는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2010년부터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초청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3만 4천여 명(’19년도 기준)의 유엔참전용사와 유가족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ㅊㅊ-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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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기적과 함께] - (여는 글) - 1. 기적의 시작
벌써 10년 전 일을 어찌어찌 쓰고 출판사에 투고라는 걸 해봤는데… 결과는 뭐….ㅋㅋㅋㅋ 작문이란 걸 배워본 적도 없고,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읽는 편도 아니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뭐,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실망은 크지 않아서 다행입니다.ㅋㅋㅋㅋㅋ 이벤트라는 것도 하고 있고, 누군가에게 읽히길 바랐던 마음에 썼던 글이기에 부끄럽지만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ㅎㅎ 여는 글 ‘카미노(산티아고 순례길)가 허락한 사람만이 카미노를 걸을 수 있다.’10년 전 9월 그 길을 걸을 때 어느 한국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수십, 수백 년 전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약간의 체력과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니 아직도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누구나 걸을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선택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건 아니다.‘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순례자’의 저자 파울로 코엘류가 ‘알레프’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바로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찾는 ‘프랑스길’만 해도 800km에 육박한다. 다른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걷기만 했을 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에게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다.그럼에도 그 길을 갈망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늘어만 간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그 길로 이끄는 걸까. 그때나 지금이나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10년 전 처음 그 길을 걸을 때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묻는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사람도 같은 질문을 할지 모른다. 왜 10년이나 지난 지금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그동안 참아왔던 대답은 ‘이제야 쓸 수 있게 됐다.’이다.걷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성한 여행기가 있었기에 내용을 잊을 걱정은 없었다. 그래도 한 달여의 시간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없기에 여행기를 보더라도 가끔 기억이 가물가물한 날이 있다. 어라? 뭐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지? 왜 이런 내용을 쓴 거지? 도대체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거야?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사진을 보며 그날로 돌아가 본다. 새벽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그날의 내가 되어 길을 더듬어 걷다 보면 며칠 전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10년이 흘렀음에도 마치 첫사랑과의 추억처럼 그 길은 아련하지만 확실하게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진 않았다. 다만 그때가 영영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이따금 찾아오긴 했다.순례길은 걷는 이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의지와 사연들이 공존한다. 그들 모두 원하는 답을 얻거나 의미를 찾는 건 아니다. 길 위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첫발을 디딜 때와 마지막 발을 뗄 때 바라고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무언가와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아무 것도 얻지 못하거나 산티아고라면 치를 떨며 다시는 스페인 쪽으로 오줌도 안 눌 거라던 사람도 있었다.다행히 난 운이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첫발을 디딜 때 바라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것이 그 길이 내게 준 것인지 약 한 달의 시간 동안 800km란 긴 거리를 걸으며 스스로 얻은 깨달음인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그 선물이 삶의 방향과 형태를 바꾸고, 10년의 세월 동안 시나브로 삶과 의식을 다듬어 이 글을 쓸 수 있게 해준 것만은 확실하다.지난 몇 년 동안 더욱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이 찾는 그 길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며, 세상 모든 진리가 그 길에 있다거나 그 길을 걸어야만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한 남자가 낯선 길을 걸으며 만났던 아름답고 소중했던 일들을 혼자만 기억하기 아까워 함께 나누고자 함이다. 지인의 여행담 듣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히길 바랄 뿐이다. 1. 기적의 시작 Promise(약속), Devotion(헌신), Destiny(운명), Eternity(영원), and Love(그리고 사랑)I still believe in these words. forever (이 낱말들을 나는 아직 믿습니다. 영원히) 오랜 시간 다짐하고 간직해왔던 소중한 진실을 알리려는 듯 낮게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 그리고 잔잔하게 울리는 드럼 심벌 너머로 피아노 반주와 함께 노래가 이어진다. ‘난 바보처럼 요즘 세상에도 운명이라는 말을 믿어.’ 이제는 고인이 된 신해철의 노래 ‘Here I stand for you'의 내레이션과 첫 소절이다.97년에 발매된 이 곡을 들었을 때 고작 중학생이었던 난 가사 내용처럼 ‘운명’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 그 운명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것 같이 화려하고 멋들어지며 누구와도 공유될 수 없는, 오직 주인공에게만 허락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어느새 어른이 된 그 시절 소년은 이제 더는 운명을 믿지 않게 됐다. 초월적 존재의 힘으로 인해 내 의지를 벗어난 사건이나 미래가 존재한다는 건 자유의지의 부정을 의미한다. 무수한 우연 속에서 스스로의 결정과 노력만이 상황을 선택할 수 있다. 운명이니 기적이니 하는 것들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 벌어지는 비상식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단어이거나 그런 것들을 가치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한 표현 수단일 뿐이다.지난 10여 년 동안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어른이 된 소년의 가슴 속을 가득 채웠던 운명은 이제 더는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그런데…….2011년 8월 프랑스 남부의 한 시골 마을에 도착한, 운명을 믿으며 10대를 보냈지만 성인이 되어 더 이상 운명을 믿지 않게 된 어른의 입에서 탄성과 같은 한 마디가 터져 나왔다.“운명인가?” 그해 8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WYD(World Youth Day[세계청년대회]의 약칭,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 종교행사)가 열렸다. 수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행사답게 공통 일정은 열흘이 넘었고, 거주 지역의 ○○교구는 대략 18일의 일정으로 행사 참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1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는 앞뒤 주말을 포함한 9일, 연차도 넉넉하게 남아있으니 규정상 안 될 이유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회사는 휴가 외의 연차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정받는 사원, 5년이라는 시간을 성실히 달려온 덕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일반적이고 안정적인 삶으로 향하는 과정의 중요한 순간이었기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 스페인엔 갈 수 있을 거야. 세계청년대회가 아니라도 비슷한 행사, 혹은 다음 기회에 갈 수 있을지 모르지. 아직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했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고 삶이 안정되고 수입이 어느 수준에 오르면 나도 남들처럼 1년에 한두 번씩 해외여행도 할 수 있을 거야. 그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확신은 없다. 하지만 마음에 품었던 것을 포기하기 위해선 그런 식으로 자위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선 현실과 주변의 목소리와 전혀 다른 목소리가 아우성쳤다.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네가 지금까지 꾸준히 했던 이야기잖아. 17살에 가는 여행과 20살, 군대를 다녀온 20대 중반, 경제력이 조금 생긴 20대 후반까지 느끼는 감성은 전부 다르잖아.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불확실한 미래일지라도 언젠간 같은 곳을 갈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의 네가 보고 느끼는 걸 미래엔 절대 느낄 수 없는 거야. 마음의 소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인근 물가로 1박 2일 여행 허락을 받기 위해 아버지께 드렸던 말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로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눈앞에 놓인 자신의 현실엔 이렇게 겁을 먹고 있다는 게 참…….가자.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의 나에게 오늘의 행복을 맡기는 건 너무 아깝잖아. 호기로운 다짐과 달리 과정은 한심했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에서도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혼자 다녀본 적 없는 놈에게 해외여행 준비는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왕 회사까지 그만두고 가는 마당에 비자가 허락하는 한계까지 여행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그 긴 기간의 여행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모르는 길이면 물어서라도 가야 할 텐데 뭔 배짱인지 인터넷이나 책을 조금씩 뒤적이는 것 외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준비다운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어쩌면 죽어서야 고칠 게으름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출국 날짜가 다가올수록 커져가는 압박감과 달리 몸과 마음은 앞날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느긋했다. “여기 어때?”퇴사를 마음먹은 뒤로 수개월 동안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식의 막무가내 계획만 가지고 있던 미련한 여행 고자에게 마리아 누나가 불쑥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순례자들의 고향 산티아고 순례길 순례길이라… 성지(聖地) 같은 곳인가? 책 표지의 마른 땅을 걷는 이들의 사진을 봐선 일반적인 관광지보단 성지에 가까워 보였다. “몰라?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도 했었는데. 스페인 북쪽에 있는 순례길인데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고, 여자 혼자 다녀도 될 정도로 엄청 안전한 길이래.”“걸어요? 얼마나 가야 하는데요?”“보통 한 달은 더 걸린다고 하던데? 800km 정도 된대.”여자 혼자 다녀도 될 정도로 안전한 길, 스페인 북쪽, 도보나 자전거 같은 말들은 단 두 마디에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한 달 이상 걸리는 800km의 길. 말이 되나? 그 긴 거리를,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할 정도의 거리를 맨다리로 걷는다고? 왜? 종교적 신념 같은 건가? 난 그 정도로 독실하진 않은데. 물론 스페인에 가는 첫 번째 목적이 WYD라는 종교행사이긴 하지만 그 뒤에 있을 잿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라 성지나 순례는 마음속 깊이 다가오진 못했다.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장소와 과정에 대해 흥미가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기에 매년 수만 명의 사람이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걸까.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한 달이 넘는 시간을 걷기만 할 수 있을까. 게다가 800km. 만약 그 길을 온전히 걸음만으로 완주한다면 꽤 쓸 만한 경험담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았다.순례길에 대해 약간의 흥미를 보이자 한사코 책을 권하는 마리아 누나의 호의를 최선을 다해 사양했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단순한 흥미일 뿐이다. 흥미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빌리는 순간 흥미는 선택으로 바뀌고 선택에 구속될 것 같았다. 800km? 확실히 드러내기 좋은 수치인 건 확실하다.인정욕구라고 해야 할지 허세라고 해야 할지. 순례길을 걷겠다는 다짐 한 번 구체적으로 한 적 없으면서도 첫 해외여행을 축하하고 걱정해 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 길에 대해서 떠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스페인 북쪽에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길이라는 곳이 있는데 무려 800km에 달하며 한 달 이상을 걸어야 하는 길이다. 아직 확정 짓진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쯤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누군가는 걱정하고 누군가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신비한 길에 대해 궁금증을 보이거나 응원해 줄 거라 생각했다. 혹은 부러움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리라. 하지만 지인들의 반응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헛된 꿈, 시간 낭비, 무모함, 오판…….쉽지 않은 기회와 용기로 선택한 해외여행, 그것도 볼거리가 많은 유럽까지 가면서 왜 한 달 이상의 시간을 걷는데 낭비하는가? 말 그대로 순례를 위한 길이니 그만큼의 종교적 신념이 없다면 의미 없는 걸음이며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도전이니 포기하고 다른 선택을 해라. 한 달의 시간 동안 걸음 속에 얻어지는 건 부상뿐이며 보상은 미진할 것이라는 훈계 아닌 훈계들이 대부분이었다. 얼씨구, 이거 은근히 약 오르네. 왜 내 선택을 당신들이 평가하는 거지? 내가 해외여행 한다고 돈 한 푼 보태줬어? 여행지를 추천해 줬어?(실제로 두 가지를 모두 도와주신 분들도 있지만) 왜 참견인데? 진짜 확 걸어서 보여줘?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곳이 어떤 곳인지?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울컥하는 성격은 누구에게나 있고 홧김에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난 아니다. 좋은 말로 용의주도지만 일반적 표현으로 잔머리 굴리길 좋아하는 얍삽한 놈이기에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고생을 자처할 정도로 단순하진 않다. 그래서 그 뒤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인터넷으로 알아본 정보도 손에 꼽을 정도다. 생장(Saint Jean Pied de Port)이라는 곳에서 출발한다는 것과 그 마을에 있는 순례자 등록소에서 크레덴시알(Credencial)이라는 순례자용 여권을 만들어야 하며 알베르게(Albergue)라고 하는 순례자 숙소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영어 한마디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놈이 다른 여행에 관한 것도 딱 이 정도 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이길 바랐다. 그 나라의 문화가 살아있는 그런 곳이길 바랐다. 도시의 화려함과 볼거리도 좋지만 앞으로의 3박 4일은 그런 것과 동떨어진 곳이어야 했다.이틀의 파리 관광 후 교구 일행이 향한 곳은 프랑스 남부의 바욘이었다. WYD행사의 일환인 교구 행사를 위해서였다. 1박 2일의 짧은 오프닝 행사는 처음부터 관심 밖이었다. 기대해 마지않던 건 오로지 뒤이을 3박 4일의 홈스테이였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을지라도 그 나라, 그 지역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기회를 기대하는 건 당연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홈스테이 지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리투아니아 청년들과 함께였다. 한가로운 시골길을 버스는 느긋하게 달렸다. 리투아니아어와 한국어가 뒤엉켜 맴도는 버스 안의 소란은 내게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홈스테이에 대한 기대에 가득 차 있던 탓에 사소한 불편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난 내 앞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주황색 기와가 인상적인 조용하고 예쁜 마을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릴 때도 몰랐다. 마을 회관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조촐한 환영회에서도, 나와 비오를 맞이해준 쟝자크 가족을 만나 그들의 집에 도착했을 때도 알지 못했다.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그들 가족과 즐거운 저녁 식사와 낯설지만 편안한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전혀 몰랐다.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나 늦은 아침 식사 후 교구 일행을 다시 만났을 때도, 그들의 목에 나와 비오가 걸고 있는 것과 비슷한 가리비가 걸려있는 것을 봤을 때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곧이어 하루 만에 다시 만난 교구 일행들과 자연스러운 인사 속에서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놀라운 진실이 내 머리를 후려쳤다.그것은 어제 도착해 하루를 묵고 지금 두 발로 서 있는 이 마을이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프랑스 길’의 시작 마을인 ‘생장’이라는 사실이었다.운명인가?뭐지? 난 어차피 이곳에 올 운명이었던 건가? 그런 게 존재할 리 없다. 운명 같은 건 없다. 그럼 기적인가? 아니다. 기적 역시 운명과 같은 표현방식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설명하지? 그저 엄청난 우연의 결과물일 뿐이라고? 단순히 그렇게 이해될 수 있을까?내가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그토록 부정했던, 우연에 우연이 겹쳐 일어난 비상식적 상황을 억지로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 운명이니 기적이니 하는 단어를 찾고 있는 건가? 아니다. 그저 믿고 싶은 것이다. 운명, 기적 같은 그럴듯한 단어를 써서라도 이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고 그 단어들이 갖는 의미가 내 현실에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이날 운명을 다시 믿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러 산티아고로 향하는 걸음 속에서 이날의 일이 기적이었음을, 앞으로 이 길에서 만나게 될 수많은 기적의 시작이었음을 알 게 되었다. 사진은 첫 걸음이었던 10년 전과 둘째 걸음이었던 3년 후의 사진을 같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워낙 똥손이라 사진을 못 찍는데 첫 걸음 땐 더 심한 똥손이었던 덕에 건질 사진이 별로 없네요..ㅎㅎㅎ)
도리돌2작성일
2020-09-01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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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도박소설 - 카지노에 관한 썰(내용길어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한 가짜인물이 섞인 픽션입니다.예전에 타 커뮤니티에서 쓰던 글인데 반응해주시면 좀더 올려보겠습니다.----------------------------------------------------------------------------------------------- 군 전역 후 복학을 앞둔 2015년 5월 소위 불알친구라 자부하던 꼬추들의 첫 해외여행지는 재수없게?도 홍콩/마카오 였다. 군 면제 후 무역회사에서 일찍 회사생활 시작한 자칭 '홍콩통'이라는 친구의 안내를 받아 이른 아침 홍콩공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침사추이 센트럴을 돌아 다녔고, 공항에서 맥모닝으로 대충 배를채우고는 늦은 오후까지 오로지 젊음이라는 에너지하나로 홍콩을 돌아다니던 우리에게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중간에서 먹은 완탕면은 그야말로 진정한 천국의 맛. 홍콩은 쇼핑과 음식의 천국이었다. 그날 이후 홍콩은 쇼핑하러 몇번간 것 말고 가보지 않아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홍콩 첫 여행을 떠올리면 음식이 엄청 맛있었다. 아무튼 우리는 홍콩1박 마카오2박의 일정이었는데 오전에 호텔로비에 짐만 던진 후 체크인도 미루고 나와선 밤늦게까지 먹고 마시고를 반복했다. 마지막이 란콰이펑이었나..흑인들이 '두둥'하고 서있는 듯한 술집들에서 춤추는 아가씨들을 구경하면서 맥주로 거나하게 취해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홍콩 숙박시설은 모텔급이란 얘기에 기대를 내려놨음에도 너무 좋지않았다. 로비만 리모델링은 한것인지 비좁고 더러운 방상태에 넋을 놓고 있을때 자칭 '홍콩통' 친구가 아직 마카오행 페리가 있다며 카지노에서 돈따서 좋은방에서 자는건 어떤지 제안을 던졌고 덥썩 받았다. 홍콩<->마카오 페리터미날은 두개가 있는데 셩완 구룡이었던가 아무튼 터미날에 갔더니 제트보트가 끝났길래 셩완으로 갔나 그 반대였던가. 어쨋든 술냄새 풀풀 풍기면서 40분간 제트보트에서 코를 곯았던 것 같다. 거의 도착쯤 눈을 떴더니 샌즈라 써있는 화려한 카지노가 먼저 보였다. 택시를 잡아 우의대교를 넘어 타이파로 건너가는데 생전 처음보는 화려함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택시를 타고 우의대교에 들어서면 가까이는 샌즈 멀리는 엠지엠 윈이 보이고 대교가 끝날때쯤 알티라호텔과 갤럭시가 보이고 공항쪽을 돌아 윈팰리스와 씨오디 샌즈코타이 베네시안이 보일때쯤엔 아주 미쳐날뛰었다. 여긴 미친세상이다 그냥 그런 미친세상에 들어왔다는 사실하나로 울렁거릴 정도의 묘한 긴장을 느꼈다. 2박 잡아놓은 숙소가 베네시안 스위트 였기때문에 무작정 베네시안으로 목적지를 정했고 베네시안 로비에 들어갔을때의 그 화려함 코를 찌르는 향수냄새..크..아직도 베네시안이나 파리지앵 샌즈계열 호텔에가면 그때가 생각날정도니 역시 첫경험이 중요하다. 호텔입구를 좀 지나 짐을 맡기고는 카지노에 입성했을때의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는 바카라도 모르고 룰렛이나 블랙잭 정도만 알았고 마바리 테이블조차 무서워서 구경만 했었더랬는데 테이블에서 만달러짜리 칩 하나에 130만원 이라는 소리를 듣고 세상의 돈이 다 마카오에 있다고 생각했다. 입을 벌리고 테이블을 구경하다 친구들을 따라 기계룰렛이나 식보를 깨작거렸는데 기계룰렛에서도 한게임에 홀짝 미니멈 5달러에서 최대 2천달러 까지 쳐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음 생각해보니 그당시 우리에게는 깨작이 아니었지싶다. 여행경비로 모아놓은 돈 8천달러 외에 각자 한5천씩 가져와서는 돈따면 무조건 방부터 잡자고 해놓고 꾸벅꾸벅 졸아가며 날이 밝을때까지 식보, 룰렛에 붙어있었다. 경비 5천달러(홍콩에서3000씀) 빼고 개인돈이 0원이 됐다. ㅋㅋㅋㅋ 그야말로 여윳돈 없이 그지가 됐는데 밥쳐먹으니 또하고 싶고 담배피고보니 또하고 싶고 체크인이 오후3시여서 싯팔좃팔해가며 자는건지 걷는건지 구경하는건지 꿈꾸는건지 모를 상태로 베네시안 주변을 돌아다니다 결국에 네명이 밥먹고 남은 4천달러로 체크인 전에 복구를 위한 게임을 하기로 한다. 마바리에 보면 중간에 원형으로 생긴 바카라 룰렛 식보 모니터가 있다. 가운데서 딜러들은 오지게 카드만 까고 룰렛공만 굴리는데 카메라로 비춰주고 기계로 베팅할 수 있다. 거기는 미니멈 50달러인가 그런데 150만달러까지 걸렸다. 여기가 승부처다. 친구새끼들은 총대를 나에게 건냈고, 나는 처음으로 바카라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판만 봐도 아 시바 두개카드 합이 높은놈이 이기는거고 두세판을 보니 영어써져있는 새끼들을 모조리 10으로 친다는 것도 알겠는데 보면볼수록 왜 저게 카드를 더 쳐받는지 모르겠어서 일단 나는 친구들을 등에 엎고 2천달러를 지르기로 했다. 좟밥들이 뱅커 플레이어도 빨강 파랑도 모르고 쩝쩝거리던 때라 일단 이름이 은행인 녀석한테 2천달러를 던졌다. 그냥 은행은 돈을 돌려줄 것 같았다. 처음했던 바카라가 아직도 너무나도 선명한게 뱅커 연4개에 들어갔는데 뱅커 그 십새가 꺽여서 인사하고 슈끝까지 돈을 주었더랬다. 뱅커 17개 장줄이다. 무섭게 빨간점이 찍혀 내려갔다. 아무튼 이상한 배팅방법으로 2천 걸고 1천걸고 2천걸고 2천걸고 4천걸고 4천걸고 6천걸고 9천걸고 1만걸고 2만걸고 이쥐랄로 뱅커만 걸어서 17만이 넘었는데 친구넷이 느낀건 미칠 것 같은 '환희'였다....환락인가. 체크인시간이 남아서 마사지를 검색해서 사우나를 다녀왔다. 아니 이런 미친 왜 목욕하는데 음악이 나오냐 어쩐지 마카오 사우나가 줜니게 비싸더라. 음악이 나올때마다 비키니 미녀들이 나오는데 캬 마카오는 돈이 있으면 천국이구나 이러면서 친구들과 마카오유흥을 엄청 검색했다. 일정대로라면 이시각에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넘어와 체크인을 했어야 했다. 비록 잠은 한숨도 자지 못했지만 호주머니가 든든하니 피곤한것도 모르고 돌아다니다 저녁이 다되서야 베네시안 맞은편 씨오디 면세점(티갤러리?)에서 헤네시XO 두병을 사 숙소에 들어와 룸서비스로 안주가 될만한 음식들을 엄청 시키고는 한명씩 잠에 들었다. 첫 도박의 설레임 때문인가 긴장 때문인가 저녁9시쯤 잠들었는데 새벽2시가 안되서 일어났더니 친구새끼들이 하나도 없었다. 이 미친넘들 잠도 안잔건가..이부자리를 보아하니 다들 잔것같은데 내가 코를 곯아서 일어났나...소변과 갈증을 해결하고 다시 잠깐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새벽3시반 아직 밖은 어두웠다. 친구한놈이 담배한대 물고는 심각하다. 니들 다 어디갔었냐? 라고 물었더니 이상하게 다같이 1시에 일어나서 씻고 도박하러 갔단다. 근데 왜 올라왔냐고 하니 가지고 내려간돈 만달러를 다 잃어서 올라왔다가 내가 일어나면 천천히 같이 내려가려고 담배피고 있었단다. "그래? 씻고 같이 내려가자." 다시 게임을 시작하지. 처음도박을 접한 이후로 지금까지 마카오의 수 많은 호텔을 가봤지만 어메니티 상태가 국내 샴푸 바디클랜저보다 향은 좋을지언정 깔끔함 느낌이 없다. 뭔가 머릿결은 더 뻣뻣해지기 때문에 컨디셔너를 꼭 사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컨디셔너 뚜껑 딸 생각도 못하고 바디클랜저로 겨드랑이와 사타구니만 실컷 문지르는 샤워를 끝내고는 세면대 얖 놓여져있는 물한모금에 담배를 피우며 수건으로 몸을 털었다. "애들 상태는?"이라고 피곤이 몰려와 눈이 새빨개는 친구녀석에게 물으니 나만 잠든 두시간 동안 인생 사연이 있을법한 표정으로 "나랑 비슷해" 하고 짧게 대답했다. 뭐가 문제인지 듣다보니 이녀석들은 테이블에 입성한듯 하였다. 마치 또다른 세계를 탐험하고 온듯한 친구녀석은 로비행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카지노입구를 통과할때까지 두시간의 사연을 풀어 놓으며 흥분과 긴장을 예열시키고 있었다. 테이블 바카라에서는 직접 카드를 받는다. 돈을 제일 많이 건사람에게 카드를 던져주는데 자기는 소액이라 한번도 받아보지는 못했단다. 칩은 딜러에게 현금을 주면 교환해주고 어쩌고 저쩌고..친구는 나에게 간단한 테이블 룰을 설명해주었다. 그때 나는 스스로 4천달러를 17만달러로 만든 인세에 다시없을 희대 타짜인줄 알았기 때문에 마치 일제강점기의 순사처럼 그녀석을 앞잽이로 세우고는 바카라테이블로 향했다. '어떤 새끼가 내친구돈 따갔냐?' 같은 마음이었을까? 미니멈 500달러 테이블에 친구한녀석이 앉아 있었는데 땄는지 잃었는지는 마른침을 삼키다 목이 아픈인상으로 잔뜩 주름진 미간으로 알아버렸고 또다른 친구녀석은 그나마 상태가 좋은지 호주머니에 든 손을 잘그락거리며 눈썹을 치켜세우고 천달러 테이블 마실을 돌고 있었다. 나라는 이 미친쇄끼는 당시 카지노 돈은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는 내돈이라는 신박한 마인드로 사람이라고는 친구새끼와 딜러밖에 없는 그림도 없는 테이블에 착석해서는 "얼마꼴았냐?" 하고는 9천달러를 딜러에게 밀어줬는데 게임이 진행중이라 느낌상 분명 욕같은 중국어를 한바가지 얻어쳐먹고 실실거렸다. 퍼런게 2개 뻘건게 1개 다시 퍼런게 1개 빨간게3개 퍼런게1개 였던가 그냥 노상방뇨할때 리듬으로 싸질러 놓은 그림이었는데 은행을 믿어 성공한 나로써는 다시 뱅커에 운을 맡기는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자리에 앉은 그때부터 희안하게 뱅커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뱅커5개 플레이어1개 뱅커6개 플레이어1개 다시 뱅커4개 플레이어1개 꼴리는대로 뱅커만 밀어넣었음에도 시작한 9천달러가 9만이 되고 이상하게 그지같은 생김새로 돈을 잔뜩 들고있는 중국형아들에게 둘러쌓이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잿빛 천달러 칩을 검정색의 만달러칩으로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후덕한 딜러아줌마가 섹시해 보일때쯤에 내 앞에는 어느새 20개가 넘는 칩이 쌓여있었고 이때쯤 퍼런게 나오겠지 싶어서 천달러를 걸어도 떡진머리가 인상적인 중국인 형은 2만달러를 걸었음에도 카드를 나에게 밀어주었다. 자리를 잡았고 투싸이즈, 쓰리싸이즈, 모서리를 꺽고 그림을 제대로 쪼아보는 기술따윈 없었고 대차게 돌려찍어 자신있게 카드를 던지는 내가 재미없을만도 하건만 중국인 형은 허이 허이 하면서 계속 카드를 밀어줬는데 서른판정도를 하고나서도 '어째서 뱅커가 카드를 추가로 받는지 모르겠다'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렇게 16만 몇천달러를 따게됐는데 도박이라는 녀석은 배고플 시간을 안주는 듯하여 친구들을 데리고 쿨하게 국숫집으로 퇴장해서는 해장술로 마카오 맥주와 해장안주로 완탕면과 땅콩, 베트남고추가 들어간 닭요리로 배를채우며 친구들에게 1만달러씩을 돌렸다. 배를 채우고 10시가 되면 쇼핑몰을 구경하기로 약속을 했다. 방에 올라와서 다시 눈을 좀 붙여보려고 하는데 그제서야 심장이란 땅에 지진이 방사되며 오르가즘으로 가는듯한 도박뽕이 올라왔다. '시발 이게 얼마냐' 기름먹인 회초리에 살이 데인 듯 정신이 번쩍들었다. 15만달러가 조금 넘는돈이 이제는 2천만원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심경의 변화는 나를 다시 카지노로 향하게 했다. 이제와서 하는말이지만 2천이든 2억이든 회초리를 맞았던 빠따를 맞았던 아마 그때 나는 카지노를 향해 갔을테지만 흔한 카지노인의 서툰충고를 빌리면 루즈컷보다는 윈컷을 지키는게 중요하다. 백만원을 잃던 천만원을 잃던 루즈컷은 루저로 남겠지만 윈컷만 지키면 백만원을 따던 천만원을 따던 위너가 될 수 있다. 쇼핑몰에 가기전까지 친구들을 기다리다가 시작한 게임은 슬롯머신이다. 일단 소액으로 고액을 딸 수 있는 로또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소액이 계속 녹다보니 고액이 되는것이고... 한번에 고액을 땄지만 그동안 잃은 소액을 찾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졌지만 될놈은 되는지 지금은 없지만 그때 한창 끝물이던 메가벅스에서 메이저를 먹는 슬롯머신에 정자를 뿌릴뻔한 사건이 벌어졌다. 요란하게 울려대는 시끄럽기만한 이놈의 알람소리가 어찌나 사람가슴을 뛰게하는지 슬롯머신을 해본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잘 알것이다. 스팀팩과 쌍벽을 이룰만한 효과음 이후에는 돈이 떨어지는지 올라가는지 모를듯한 짤랑이 소리가 나는데 쇼핑을 위해 가지고 내려온 3만달러가 호주머니의 공허함을 남길때쯤 무려6배나 되는 거금을 다시 가련한 티켓한장으로 쏟아주었다.끌려나오기 싫어 벽에 손톱을 찔러넣은건지 찌걱거리는 기계소리와 함께 올라온 가련한 티켓에 찍힌 금액은 189,336HKD. "에이 C샹" 화면에 초록색 나방처럼 생긴 벌레한마리가 더 찍혔다면 80만이었을테고, 그 녀석이 친구 한마리만 더 데리고나와 화면을 가득 채웠다면 270만이라는 숫자를 보았을텐데 괜시리 쓸데없는 벌레의 충간관계를 탓하며 C샹소리와 함께 '크하'거리며 웃어준다. 티켓의 금액이 커서 캐셔에게 바꾸려했건만 알아듣지도 못할 중국어로 ATM기를 가르킨다. '니미 저 기계에는 은행이 통째로 들었는갑다' 하다가도 세상 돈이 다 모여있는 이곳에서는 쥐 알통만한 푼돈이겠구나 싶어졌다. 슬롯머신으로 만들어 낸 해피사운드가 유난할법 하건만 어째 친구한놈 곁에없는 걸 보아하니 베네시안 카지노 객장이 새삼스레 더 넓어 보였다. 수중에 19만5천 몇백달러 한화 3000만원 가까이되는 돈인데 그저 무거운 돈주머니가 거치적거려 서둘러 방으로 올라가니 방에 있는 녀석도 없어 입이 근질거렸다. 금고에서 돈을 전부 꺼낸 후 정리를 시작했는데, 잔돈 절삭하고 총 315,500HKD 중에 7만달러 정도가 500달러 지폐라 큰 지폐로 바꿀생각에 전부 챙기고 보니 거치적거려 올라온게 민망할 만큼 돈주머니로 사용중인 힙색이 다시 채워졌다. "흐윽! 돈 너무 많이 따서 죄송합니다아~~" 세면대 거울에 비친 광대가 솟구친 얼굴을 보고 괜한 미친소리를 해가며 손바닥으로 비누를 비벼 돈냄새를 지우고는 롤렉스 앞으로 오라고 단체 대화방에 톡을 보냈다. 베네시안 카지노 객장에 있는 롤렉스앞을 어슬렁 거리다 매장에 들어서니 번쩍이는 시계들이 구매욕을 애무한다. 그나마 제일 덜 반짝이는 익스플로러 가격을 물어봤는데 4만달러가 넘었다. 매장밖에 친구한놈이 다이사이 테이블앞에 서있길래 괜히 비싸서 나서는게 아닌것처럼 몸을 돌렸다. 친구가 있는 테이블은 연속해서 나온 '小'때문인지 시끄러운 중국인들이 바글거렸는데 녀석 혼자 '大'에 걸었고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3, 3, 4 / 4, 5, 1 대충보면 '大'인 것 같은 주사위 몇판이 흐를수록 중국인들은 더 시끄러워졌고 친구놈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슥 뒷편으로 가 텅텅비어있는 테이블에 돈주머니에서 대충 절반이다 싶을만큼 500달러 지폐를 꺼내주었다. 1만달러칩 2개와 1천달러칩 9개를 애가 닳게 천천히 세어 매니저를 호출했는데, 매니저의 솰라솰라를 못알아들으니 "멤버쉽카드"라고 짧게 영어로 말하는 매니저에게 필요없다는 듯 손을 저어 재빨리 친구녀석 곁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小'의 장줄은 끝나지 않았고 머릿속에 시계생각만 가득했다. '따면 만오천달러를 보태 시계를 산다. 잃으면 3만달러짜리 시계를 사서 안차고 다니는거다.' 정도로 손에 쥔 2만9천달러의 무게를 가볍게 설정해버렸다. 온통 '小'로 도배되어 있는 모니터화면이 마음에 들지않아 미간은 잔뜩 찌푸리고 마틴으로 8천달러까지 베팅한 친구녀석 어깨를 잡고 '大'에 칩을 전부 놓았다가 트리플이라는 함정이 자꾸 마음에 걸려 1천달러칩 2개를 트리플에 슬쩍 옮겼다. 빨간점 세개가 보인다. 미쳤다고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상황 1, 1, 1 트리플이다. 역시 트리플에 베팅한 사람은 희대의 타짜 '나'뿐이다. 딜러는 계산을 못하는 구멍가게 할머니처럼 2만7천달러를 받았지만 1만달러칩4개와 1천달러칩 10개를 돌려주었다. 다시 2만8천을 '大'에 밀어놓고 2천을 트리플에 놓았는데 친구녀석이 언제 모았는지 모를 1만달러칩 하나를 꺼내어 함께 올렸다. 여전히 우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小' 장줄을 타는 상황, 다이사이 특기인 기차 성대모사를 선두로 딜러의 손이 뚜껑을 열었다. "됐다 시발!!" '아니 3, 3, 6 '大' 다 시발!!' 마틴으로 5천달러를 잃은 친구에게 칩5개를 건내주며 테이블을 빠져나와보니 구경을 하던 친구 두놈의 흥분한 얼굴이 보였다. 잔뜩 숨을 들이마시고는 어깨를 넓혀 "시발 봤냐?" 하고 으르렁거리는 표정을 짓거나니 '흐아아아...' 탄성과 같은 큰 한숨이 절로 나왔다. 1만달러칩 6개, 1천달러칩 11개를 들고있었는데 바꾼돈 2 만9천을 빼고 딱 두게임 5분만에 4만2천달러 시곗값을 따버렸다. 그렇게 "이제 쇼핑 가자"하며 움직이는데 딱봐도 동네 양아치들은 다 형님이라 부를것같이 생긴 양반하나가 새파랗게 젊은 우리에게 "형님 저 환전하는 박실장입니다."하며 명함을 건냈다. '어? 환전이라고?'하는 초짜의 표정으로 이것저것 물어보니 5천만원 정도는 지금도 즉시 송금이 가능하단다. 와이파이 잘터지는 카지노입구 슬롯머신에 앉아 통장에 500만원씩 두번 입금된걸 확인하고 한화 1070만원 정도인 76500달러를 건내주었다. 바로 '환치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 마카오에서 하면 안될 행위중에 하나인데 그나마 500만씩 짤라서 입금할줄아는 환전업자를 만나서 다행이었다. 만약 누군가 카지노에서 돈을 많이 딴다면 그 즉시 마카오에어 비즈니스 끊어서 편하게 기내용가방에 넣어 가지고 들어오길 권해본다. 오전에 친구들과 베네시안 쇼핑몰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시곗값으로 생각했던 돈이 롤렉스 오메가 위블로 파텍필립을 들어갔다가 초라해져 버렸고 나이키에서 티셔츠 몇개와 운동화 하나씩을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베네시안 맞은편 하얏트쪽으로 내려와 친구가 미리예약한 '베이징키친'이라는 식당에서 북경오리를 먹었는데 설탕에 찍어먹는 오리껍질의 풍미가 정말이지 어마무시했다. 머드크랩, 전복, 닭요리, 돼지요리 중국와인이라는 황주까지 네명이서 이것저것 두당3천달러 어치를 먹었는데 백육십만원이 아깝지가 않았다. '아 역시 마카오는 돈있는 자에게 천국이로구나'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오니 바로앞에 샌즈코타이 카지노가 있다. 5분 전까지도 아깝지 않다던 3천달러가 나 여기있으니 데려가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밥값 다시 벌어야지?" 친구들에게 말하니 세놈 다 눈빛이 바뀌며 웃는폼이 밥먹는 와중에도 어지간히 근질거렸나보다. 점심 식사 와중에 각자가 했던 게임의 룰이나 자기가 했거나 옆사람이하는 베팅법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 이가놈은 '0'이 안나온 룰렛기계나 전자룰렛을 왔다갔다하며 뒤져라 '0'에다 베팅해서 10회마다 베팅금액을 올리는 마틴을 해서 4천달러를 땄고, '홍콩통' 최가놈은 바카라 테이블에서 5백달러가 이기면 다시 엎어서 1천달러를 걸고 1천달러까지 이기면 다시 5백달러를 배팅하는 방법으로 6천달러를 땄다. 김가놈은 다이사이 테이블에 함께 있던 놈인데 4번 연속 틀릴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4단계 마틴을해 꽤 재미를 보다 마지막에 내가 아니었으면 다 털릴뻔 했단다. 이참에 3천달러씩 모아서 넷이 밥값 2만4천달러를 만들때까지 함께 게임을 하기로 했고, 베팅법은 이가놈이 얘기해준 옆자리에 있던 어느 한국인의 베팅법인데 0과 가운데 라인 숫자 2,5,8,11,14,17...35까지 5달러씩을 베팅해서 안맞으면 X2 안맞으면 X2를 눌러 마틴을 하고 적중하면 3배 가까이 토해내기 때문에 잃는횟수가 많아질수록 마지막에 더 큰돈을 따게되는 방식이었다. 샌즈카지노 마바리 한켠 원형으로 된 전자바카라에 넷이 나란히 앉아서 각자 모니터링을 히고 베팅은 이가놈이 하기로 했다. 바카라테이블이 6개인데 반해 룰렛은 2개가 전부라 다소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는데 3배를 주는 스팟은 그냥 숫자 12개에만 걸면되기 때문에 3의배수 라인이던 1-12구역이던 '0'에 10달러를 걸면 최근에 5번 이상 안나온 스팟에 120달러를 걸어 마틴을 하기로 했다. 처음 베팅된 구역은 1번테이블의 0과 3의 배수 라인이였는데 3의배수가 연속으로 11번이 안나와서 서둘러 들어갔다. 2번만에 숫자'6'이 나와 12,330달러가 됐고, 바로 25~36 구역이 9번 안나온 2번 테이블에 들어갔는데 2,080달러가 베팅될 때 까지 13번이 안나오다 '0'이 나와 14,060달러가 됐다. "와 시발 한번만 더 안나왔다면 올인이었다 쫄깃하다잉?.....어? 그럼 25~36구역 14번 안나온거잖어? 야! 시발 re-베팅 들어가자!" 최가놈이 솔깃한 소리를 했고, 네놈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2,080달러가 베팅되고 뿌러렸다. 4,160달러가 베팅되자 잔액은 7,820달러 슬쩍 500달러 지폐한장을 이가놈에게 전달했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더블베팅하고 접자." 어김없이 4,160달러가 뿌러지고 500달러가 더해진 8,320달러가 들어가자 네놈은 입을 닫고 모니터 쪽으로 고개를 숙여 각자의 방식대로 패를 쪼았다. '34' 잔액에 적힌금액은 23,040HDK. 네놈 모두 억지로 낸듯한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싯팔싯팔 소리와 함께 티켓을 출력했다. 나는 친구놈들에게 6천달러씩 나누어주고 티켓을 건내 받아 다시 기계에 넣었다. "잔돈 삭제하고 돈 뽑고 들어가자!" 꼴리는대로 대충 바카라 테이블을 찍어 플레이어에 540달러를 배팅. 뿌러졌다. 다시 플레이어에 1,500달러를 배팅. 뿌러졌다. 다시 3,000달러를 배팅. 뿌러졌다. 다시 6,000달러를 배팅. 7,7 타이. 걱정하는 눈빛의 친구들을 돌아보며 "야! 시발 나 돈 줫나많어 새끼들아 쫄지마" 괜시리 더 신경질적으로 한소리하고는 마음에도 없는 18,000달러를 배팅하자 손끝이 눈에 띄게 떨렸다. '아 시발 내가 존경하는 뱅커형님께 베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밀려온다. 플레이어 K,5 - 뱅커 10,6 이미 진 것 같다. 한숨이 푹 나온다. 플레이어 세번째 카드는 7 '아..졌다 시발.' "어? 뭐야 뱅커 왜 또받어 이거? 왜이래?" 뱅커의 세번째 카드는 '4', 'PLAYER WIN!'이라는 코쟁이 텍스트가 화면에 올라왔다. "모야 모야 이게 왜 이기지? 푸헤헤헤" 또라이처럼 웃어 재끼는 나를 보는 친구들의 표정이 왠지 멍청해 보였다. 베네시안으로 돌아가는 중 돈주머니(힙색)에 손을 넣어 꼼지락꼼지락 돈을 셌다. 1천달러 지폐가 60장정도 였고, 도둑이 안들어 왔다면 금고에는 248장의 1천달러 지폐가 남아 있었다. 5백달러 지폐를 다 가지고 나와 박실장을 통해 천만원을 통장으로 보내고 이것저것 사고 먹었는데 어림 잡아도 30만달러를 넘는 돈이 아직 수중에 남아있었다. '여기는 진정 헤븐이다.' 방으로 돌아와 친구들 돈까지 싹모아서 각자 사진촬영 시간을 가졌다. '뭐 이거 14만원짜리 지폐 수백장인거 알려나 모르겠네' 하면서도 일단 자랑질을 하고싶어 카톡사진으로 설정해 두고는 미니바에서 꺼낸 커피와 함께 면세담배를 뜯으며 괜히 또 실실거린다. 오전에 쇼핑몰에서 올인원 로션을 하나 샀는데 용량때문에 가면서 버리고 갈거라 최대한 뽑아먹으려고 욕조에 물을 받아 유난스럽게 씻었다. 휴대폰으로 마카오유흥을 검색하고 있는 와중에 '홍콩통'이 들어와 워터쇼 보러가자고 조르는 걸 이따 저녁에 달링2 사우나에 쓰리썸 분수쇼 보러가자로 설득했다. 홍콩에서 마카오로 넘어온지 불과 40시간만에 돈을 어떻게 쓸지가 고민이 되버렸다. 타올로 고추를 털며 "야 시발 마카오에서 돈 어떻게 쓰는지 검색해봐!" 친구들이 크게 웃었다. 저녁식사는 베네시안 맞은편 씨티오브드림1층의 도쿄(마카오가아니고?)에서 미슐랭을 받았다는 일식집 오마카세와 스시를 사케와 함께 조지기로했고, 갤럭시에서 디저트를 먹기로했다. 물론 카지노관광은 덤. 샌즈코타이 전자바카라의 충격이 좀 남아있었기에 바카라룰을 검색해서 뱅커가 카드를 받는 경우를 공부(?)했다. 어두워지기 전 호텔을 나와 셔틀버스로 마카오 공항으로 갔다.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홍콩발이라 마카오공항에서 출발하는 에어마카오 비즈니스석을 예매하기 위해서였는데 직접가서 현금결제를 하기로했다. 가격 4명 14,000달러 시간은 오후4시, 비즈니스석은 처음인데 살짝 설렜다. '아...나는 해외여행이 처음이다.' 일정을 며칠 연기하자는 의견, 일요일까지 하루만 더 놀다가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토요일 밤에 복귀해서 뼈가녹는 밤을 보내고 일요일엔 각자 집에서 쉬자는 의견이 모두를 설득했다. 수월하게 항공권예매를 하고 택시를 이용해 COD로 향했다. 30만9천몇백달러 중 25만을 뺀 나머지를 다 들고 나왔는데 공항에서 비행기값에 1만달러를 쾌척했다. 예약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아 COD카지노로 갔는데 베네시안, 샌즈에 비해 조명이 약간 어둡고 뭔가 젊은? 세련된? 그냥 내 느낌에는 좀 더 자유분방했다. 저녁식사 후 갤럭시도 가야했기에 5천달러씩만 놀기로했는데 나는 바카라테이블에서 9천달러를 칩으로 교환했다. 모니터에 파란점하나 찍혀있고 아무도없는 테이블이었는데 자리에 앉아 2,000달러를 플레이어에 베팅했다. 허무하게 플6-뱅7 패배. 그럴줄 알았다는 듯 1천달러 칩7개를 플레이어에 올리고는 카드를 쪼았다. 내츄럴9 승리. 플레이어에 칩2개 베팅. 플3-뱅7 패배.플레이어에 칩12개 올인. 내츄럴8 승리.플레이어에 칩2개 베팅. 플7-뱅1 승리.플레이어에 칩2개를 베팅. 플3-뱅6 패배.플레이어에 칩7개를 베팅. 플7-뱅8 패배.플레이어에 칩17개 올인. 내츄럴9 승리. 매 순간순간 생각은 너무나도 많았지만 행동은 단순했다. 처음 테이블에 앉으면서 결정한 플레이어에만 지조있게 칩을올려놔 플라스틱 아홉개는 서른네개가 됐고, 나 또한 괴물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어느새 괴물은 테이블에 앉을 때마다 현실감을 무너트리고 두려움을 극복시켰다.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칩을 챙기며, 베팅하는 괴물탈을 벗고 괜시리 민망해 고수인척 딜러에게 미소와 눈빛을 한번 주었다. 슬렁슬렁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마실하다 친구한놈이 하는게임이 유튜브로 잠시 보았던 슬롯머신이라 옆자리에 앉아 구경을했다. "왜? 꼴았냐?" 친구놈의 걱정어린 소리에 '아...이제 돈따는 것도 재미없다.' 말은 못하고 칩을 보여주며 피식거렸다. 캐셔에 잠시 줄을 서 쌔끈한 플라스틱을 두리안 냄새나는 지폐로 교환하고는 흩어져있던 친구놈들을 하나씩 가로채 식당으로 이동했다. COD카지노에서 겪은 각자의 작은사연들은 훌륭한 안주였다. 음식이 맛없거나 술기운이 좀 올라오면 좀 더 맛있는 안주가 되었을텐데 나오는 요리 하나하나가 너무 맛있어서, '어떻게 조리하지 않고 썰기만한 회따위가 혓바닥에서 녹을 수 있는가?'라는 주제가 메인안주였다. "야 진심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어! 며칠 더 있다 가자!!!" 진심이라는 친구의 허튼농담에도 우리는 웃음바다가 됐다. '아...아니다...정색하는걸 보니 진담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케를 메뉴판 가격만보고 손가락으로 찔러서 계속 시켜마셨는데 잘취하지 않아 밥값만큼 술값이 나왔다. 그래도 맥주만큼 마시니 평소 붉어지지 않는 놈들이 꽤나 잘 익어보였다. 원래 계획은 갤럭시호텔로 이동해 디저트에 커피한잔 먹고 카지노였는데 다들 술한잔하니 움직이기 귀찮았는지 베네시안으로의 귀환으로 마음을 돌렸다. 담배 때문에 호흡이 딸려서인지 도박할 생각에 발걸음이 급해서인지 좀 오래걷는 기분이다. 저녁식사비로 7천달러 조금안되게 썼는데 밥값과 항공권값은 COD카지노가 충분하다 못해 넘치게 준셈이다. '무슨 가는 카지노마다 그냥 들리기만해도 돈을 주냐?' 하루 전 아침만해도 만화를 찢고 나온 그지나 다를바 없었던건 기분탓이겠지... 술이 좀 올라와서였을까? 현실감이 없어져 미쳐버렸을까? 카지노 입구에서 내가 "야야야 시발 나 이거 한방에 갈꺼니까 따라와!" 돈주머니를 열어 보여주니 미친쇄끼라고 한마디씩 하고있지만 표정에는 '재미있겠다!' 라고 써있다. 단호하게 '나를 따르라' 손짓 한번에 마지못해 간다는 듯 뒤를 따라왔다. 카지노에 들어서자마자 캐셔로 직진해 1천달러지폐를 전부 건내주니 6만7천달러를 칩으로 교환해 준다. 미니멈 5백달러는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듯 VIP 루비룸 근처의 2천,3천 모니터를 빠르게 휙휙 둘러봤다. 플,뱅,플,뱅,플,뱅,플플플플플플,뱅뱅 '어?! 저거 100% 뱅커다' 생각이 들자마자 후다닥 빈자리에 앉아 1만달러칩 6개 1천달러칩 7개 전부를 올려놨더니 앉아 있던 젊은여자와 중년남자 그리고 딜러가 '젊은새끼가 꽤 큰거 올리네?' 하는 표정으로 나를 훑었다. 중국인 특징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자기들 쪽으로 크게 배팅하는 사람이 황인종이면 무조건 한톨의 의심없이 중국인이라 생각하고 중국어로 뭐라하뭐라하는데 "야 이 미친넘 진짜 다 걸었어 시발! 또라이네" 친구들의 시끄러운 한국욕이 그들의 입을 닫게 했다. '내손을 떠나 베팅되는 순간 칩은 이미 내것이 아니다.' 마인드컨트롤 해보려고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오히려 더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 딜러가 뱅커 카드 두장을 나에게 건내준다. 카드 까는건 샌즈코타이에서 어떤 중국인 어깨너머로 배웠다. 일단 세로로 놓고 아랫쪽 양 모서리를 왼쪽 오른쪽 엄지로 최대한 잘가리고 뒤집으면 그림인지 쩜이 하나인지 두개인지 확인한다. 내카드 한장은 그림이고 나머지 한장은 쩜이 두개다. 그림 오픈 J다. 절로 나오는 한숨을 참을 수 없어 코로 내쉬었더니 콧바람이 뜨겁다. 오픈하지 않은 카드를 가로로 돌려 쪼기시작했다. 점이 두개면 4또는5 세개면 6,7,8 네개면 9,10 지금 오픈하는 이 카드는 안전하게 점 세개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시발 점이 네개다. 50%확률로 최고카드가 될수도 최저카드가 될수도 있다. 신중하게 1mm씩 까면서 심장이 늙어가는 느낌으로 부들부들 쪼아야하는데 머저리같이 너무 서툴러서 가운데부분에 점이 휙 보였다. 9를 본 순간 평온함이 찾아와야하는데 흥분감에 더 미치도록 심장이 쿵쾅거렸다. 흥분해서 딜러를 바라보고 턱을 까닥거리며 나도모르게 한국말을 해버렸다. "플레이어 카드 까" 턱짓때문인지 '까' 말고는 영어라 알아들은 건지 몰라도 딜러가 카드를 뒤집었다. '근데 어쩌지? 니가 무슨 카드를 뒤집던 나한텐 다 좟밥인데? 크크크' 마음의소리에 광대가 씰룩였다. "으왁" 하는 친구들의 탄성소리가 들렸다. 딜러가 뒤집은 카드는 4와 5. 플9-뱅9 타이. 순간 머리끝부터 짜릿짜릿한 소름이 내려오며 등이 서늘하고, 겨드랑이가 순식간에 몰아친 식은땀에 축축해졌다. 6만7천이면 9백만원이 넘는다. 술이 화-악 깨면서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와 목이 뻣뻣하다. 칩을 챙기고 발작하듯 일어나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와 C발 이 갯쌔끼들아 나 왜 안말려!! 으워 좟될뻔했네...다시 바꿔야지 존나 쫄았네" 플레이어9 - 뱅커9 타이로 구사일생한 6만7천 달러를 챙겨 캐셔로 직진해 1만달러칩 6개를 다시 현금으로 교환했다. 베팅의 쾌감일까? 극도의 긴장 때문이였을까? 잘은 몰라도 피가 안통하 듯 손,발끝이 저릿저릿했다. 바카라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1천달러칩 한개 두개 베팅해 먹죽먹죽 하다보니 목표했던 10개가 되어 얼른 현금으로 교환하고는 친구들을 찾아다녔다. 전자바카라에서 게임하는 친구놈 옆에 자리를 잡고 멍하게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돈 가지고 들어가는데 문제없나? 돈은 어디에 어떻게 써야하나...''내가 도박에 소질이 있는 걸까? 그냥 운이 좋은거겠지...''카지노에서 계속 돈을 벌 수 있을까? 다시 마카오로 돌아올까?''베팅이 클수록 쾌감이 큰 것인가? 소중한 것들을 다 잃을때까지 베팅을 계속할까?' 평범했던 23살의 청년에게 첫 해외여행은, 첫 카지노는, 수 많은 질문을 만들게 하였다. "아...좟됐다..." 룰렛에서 '0'만 주구장창 베팅하던 친구, '이박사'의 탄식어린 욕설이 상념의 늪에 빠져있던 나를 깨웠다. 오로지 룰렛으로 야금야금 가진돈을 꽤 많이 불려서 우리는 이놈에게 '룰렛박사'라는 닉네임을 주었는데 믿던 룰렛에 결국 발등을 찍힌 모양이다. "왜? 잘 안되냐?" "시박 만팔천(18,000달러) 다 녹았다." 화면을 보니 '0'에 베팅된 금액이 1,000달러고 잔액이 없는걸로 봐서 마지막 베팅인거다. 나름 가능성 있어보이는 테이블을 선택해 시작했을텐데 50달러부터 조금씩 올린베팅이 1만7천달러를 녹였고 마지막 베팅 1,000달러가 녹으면 올인으로 마무리하게 될테다. 믿던 룰렛이, 믿던 '0'이 끝내 '이박사'를 배신했다. '이박사'는 애꿎은 기계에 주먹을 쿵쿵거리며 "너 여기에다 걸어라 진짜 곧 '0' 나온다" 성난표정으로 말했다. "지금까지 안나왔는데 계속 안나오는거 아니냐?" 말과 행동이 다르다. 재빨리 기계에 1,000달러 지폐한장을 집어넣고, 500달러를 '0'에 베팅했다. 당첨되면 18,000달러, '이박사'가 잃은돈이나 복구해주자 싶어서 서둘러 넣은돈이 베팅하기 무섭게 바로 부러졌다. 다시 500달러 베팅. 부러졌다. 연이어 3,000달러를 넣고 '0'에 800달러를 베팅. 아! '0'이라 확신했것만 야속하게 지나쳐 바로옆 '32'로 들어갔다. 머릿속에 있는 이성의 끈에 가위를 갖다대는 기분이다. 다시 '0'에 1,000달러를 베팅했다. '15'가 나왔는데 '0'으로 가다 두칸 모자르게 멈춰선거다. 남은 1,200달러를 베팅. 이번엔 진짜 '0'에 완전히 들어갔다가 뱀처럼 기어나와 서너칸을 도망간다. '당첨' 근처에 알짱거리면서 놀리는 듯 해서 슬슬 빡이친다. '미리 넣어둘껄' 인식이 재대로 안됐는지 토해내는 지폐를 보며 마음이 급해진다. 2,000달러를 베팅하고는 돈주머니를 털어 쉴새없이 돈을 집어넣었다. "어우 이거 천달러씩 올린다 따면 반줄게! 돈이 먼저 녹든 '0'이 먼저 나오든 승부본다!" 3,000 4,000 5,000 6,000 7,000 10분에서 15분정도 단 열한게임만에 총 3만1천달러가 녹아사라졌다. 8,000달러를 베팅하고 벌떡 일어서서 화면에 보이는 딜러를 손가락으로 집으며 말했다 "이년한테 갔다올게 영(0) 안나오면 다시 9천 걸어!" 딜러의 앞쪽으로 다가가서는 "헤이! 초록색에 공좀 넣어줘! 헤이! 제로!! 헤이! 그린컬러 그린! 그린!" 들리는데 못들은척 하는건지 내쪽으로 눈빛 한줌 흘리지 않고 룰렛판에 공을 돌린 딜러에게 저주를 내리 듯 오더(?)하고 몸을 돌려 돌아오는데 화면을 주시 하던 '이박사'의 턱이 슬로우 모션처럼 떨어져 내리며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심상치 않은 표정변화에 나도모르게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서둘러 다가섰더니 "이..이..이십팔..팔만" 진짜 얼었다 녹은놈처럼 말을 더듬거렸다. "됐냐? 시발 나왔냐? 정신차려 새꺄! 몰카냐?" 몰카라니...정작 지가 정신 못차리는 소리를 싸질러 놓고는 모니터를 향해 몸을 훽 뒤짚었다. '280,000HKD WIN!! Congratulations!!' 말이안되는 금액보다는 콩그랫쥬레이션이 더 진심처럼 느껴지는걸 보니 28만 달러가 큰 액수이긴 한가보다. '이박사'와 나는 끄악거리며 'CASH OUT'을 연타하고는 하이파이브 한 서로의 손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베팅을 위해 넣어두었던 19,000달러, 마지막베팅 8,000달러의 36배 288,000달러를 포함해 307,000HKD가 출력된 티켓을 현금으로 바꿔 대충 돈주머니(힙색)에 찔러넣고 "이박사! 같이 밖에서 담배한대 피자" 웃음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밖으로 나와 담배를 물었다. "본전 빼고 순수하게 24만7천 이겼고 약속한대로 절반준다. 케케케" 홍콩 사채업자처럼 담배를 꼬나물고 돈을 셌다. 천달러 지폐 123장을 건내주니 찰나동안 무슨 생각이 그리도 많았는지 '승리한 자' 답지 않은 심각한 얼굴로 애써 세어건낸 돈을 대충 한뭉텅이 떼어 돌려준다. "친구야~이정도도 충분하다 그럴리 없겠지만 다음에 오링(올인)나면 그때 도와주는건 다 받을게 진심으로 충분하다." 새로 얻은 '박사'호칭 때문인가 꼴에 사뭇 진지해서 "알았다" 짧게 대답하고는 돌려받았다. 게임하는 다른 친구들을 순찰하려다 무거운 돈주머니가 부담스러워서 방으로와 돈을 정리했다 50만9천달러 계산하니 '이박사'놈이 65장을 떼어줬나보다. 어메니티에 들어있던 머리끈으로 1천달러 지폐 500장을 한번감아 지퍼팩에 넣어 금고에 봉인하고 담배를 물었는데 속이허하니 배가고픈걸로 봐서 술이 다 깼나보다. 미니바에 3개들이 페레로로쉐를 게눈 감추 듯 먹어버렸다. 이제는 돈을 잘버는몸이라 허한속을 달래느라 소비한 만사천원이 아깝지 않을걸 보니 가성비 계산하는 대가리가 망가진게 분명한 듯 했다. 카지노로 내려가 약초캐듯 곳곳의 친구놈들을 주어담아 구석의 '드래곤누들' 식당으로 향했다. "배 안고프냐?"하면 알아서 약초가방으로 들어오늘걸 보니 이놈들도 도박에 정신팔려 술깨는줄 몰랐는거다. 짭쪼름한 완탕면 국물에 코를 박아놓고 속을 달래다가 고개를 들때마다 마카오맥주 한모금에 탕수육을 섭취시켰더니 방에서 먹은 페레로로쉐가 살짝 아까워진다. '가성비 계산 오류가 수정되었습니다.' 슬롯머신에 빠져 1만달러를 꼴아박은 김가놈의 진지해서 더 슬픈 슬롯머신 50회 마틴베팅으로 돈따는 방법, 바카라 타이에 꽂혀서 쉴새없이 테이블들을 돌며 베팅을 했더니 딴돈보다 관절염약값이 더 나오겠다는 최가놈의 얘기를 재미있게 들으며 '이박사'가 직원을 불러 계산을 했다. 여기서 김가놈이 붉은색카드를 내밀어 할인을 5% 더 받을 수 있었는데 슬롯머신이 포인트 쌓이는게 엄청나서 먹고 죽고를 잘만 반복하면 업그레이드 가능한 포인트를 하루만에도 쌓을 수 있다는 얘기에 루비카드 그까이꺼 만들기로 했다. 마카오에 있는 동안 먹고싸고 도박만했더니, 쌓인 포인트가 꽤 많아 루비등급까지 300점 정도만 올리면 업그레이드다. 쉽게 생각하고 화려한 사무라이 슬롯에 앉아 가지고 있던 9천달러를 전부 집어넣었다. 3줄 5열로 이루어져있는 게임은 1열과 5열에 닌자가 출현하면 UP△이라는 문구가 나오며 시끄럽게 상단의 돌림판 보너스가 돌아가고, 2열3열4열에 투구를 쓴 사무라이 세개가 나오면 15회의 프리스핀을 준다. 정해진 라인에 관계없이 5열에 그림만 맞으면 되는 243WAY게임이라 단순했다. 최소베팅은 30코인이고 90, 150, 300, 600코인이 쓰여진 버튼이 있었는데 1코인이 0.50달러라 최대 300달러로, 그림 한번 돌리는데 4만2천원이 베팅됐다. 4만2천원을 세번 돌리야 2포인트가 쌓였는데 루비등급까지 올리려면 400회 정도를 돌려야 하는거고, 당첨되지 않고 녹기만 한다면 한화 약 1700만원, 12만달러를 써야했다. 그렇게 계산하니 쉽지 않을 것 같아 '김가놈'이 대단해 보였다. '김가'가 알려준대로 30코인부터 50번씩 돌리고 금액을 올리려했는데 떨어지는 돈을 보고있자니 20번도 못채웠는데 금액을 올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간신히 30번을 채우고 90코인으로 올렸는데 바로 보너스에 당첨되어 귀아픈 알람소리와 함께 돌림판이 돌아가더니 2000코인, 1천달러를 뱉어냈다. 이제 좀 재밌으려는데 옆에 앉아있던 '김가'가 넣은돈 9,000달러를 넘었으니 다른 기계로 가란다. 줄은 장줄이요 주는놈이 계속 준다는 마인드로 게임을 하던 내가 살짝 반발했지만 아무래도 대단한 루비등급의 조언을 무시할 수 없어 9천8백몇십을 캐쉬아웃하여 바로옆 똑같은 기계로 갈아탔다. 다시 30코인씩 30번 90코인씩 30번 150코인씩 30번을 돌렸는데 2,100달러 가량이 녹았다. 그런데 300코인으로 올리자마자 보너스에 당첨되더니 녹아내린 금액을 훌쩍넘어 7500코인, 3,750달러를 뱉어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한가지 게임방법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미니멈에서 맥시멈까지 5회마다 금액을 올리며 돌려보고 기계를 바꾸는 방법이다. 이게 돈만 있으면 여러가지 게임을 즐겨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한건데 의외로 맥시멈까지 가기전에 단 1달러라도 본전을 넘겨주는 기계가 많아서 메뚜기마냥 슬롯머신을 옮겨다녔다. 다행이라면 다행인게 체력이 다할지언정 이동할 기계가 없을 걱정은 안해도 될 만큼 수백대의 슬롯머신이 있는 베네시안이 넓었다. 2시간 정도만에 20~30개를 넘게 돌렸을까? 많이녹으면 기계 한대에 2,000달러가 녹았는데 크게 따지는 못해도 초반에 본전을 넘겨주는 기계가 많았고, 보너스나 프리게임에 걸려 베팅의 50배를 넘는돈을 던져준 기계가 두대나 있어 잔액 1만달러가 유지됐다. 현재까지도 슬롯머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당히 권장하고 싶은 방법인데 VIP룸에서는 기계 하나하나마다 돈이 얼마나 녹았는지 언제 얼마를 뱉어냈는지까지도 기록되어 매니저가 브리핑을 해준다. 근데 마바리에 깔린 기계는 기록이 있어도 알려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금광을 찾다 녹는게 쳐먹기만하는 기계에 앉아 허무하게 큰돈 녹는 것보다 낫다는게 100% 주관적인 의견. 그렇게 새벽 3시가 됐는데 루비등급까지 100포인트를 남겨두고 체력이 떨어지니 시작했던 작전과 다르게 한기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덕분에 빡베팅에 맥시멈베팅으로 무리하다 잔액이 3,000달러까지 녹았다, '그래도 포인트 많이 쌓았다. 그만하고 올라가서 자자' 애써 자위하며 티켓을 뽑아 ATM으로 향했다. 왜그런지 몰라도 '출금'을 누르고 죄진사람처럼 주변을 휙-하고 두리번거렸는데 누가봐도 '혼자 있고싶어요.' 싶은 얼굴로 '홍콩통' 최가놈이 근처 바카라테이블에 앉아있다. 그냥 모르는척 올라가려다 '봐서 그림좋으면 허무하게 슬롯머신에 녹은돈이나 찾아볼까?' 해서 다가갔다. 앞에 놓인 1천달러 칩이 꽤 많다. "뭐야? 칩 존나 많은데? 왜 곧 뒈질것같은 표정인데?" 물으니 나름 타이베팅을 잘맞추며 돌아다니다가 '장줄이다' 싶어서 앉으면 앉는 족족 줄이 꺽여 기껏 올린 2만달러를 다 털리고 방에 왔다갔다하며 3만달러를 전부 가지고 내려왔단다. 다같이 방에 묶은 돈은 서울까지 지키기로 다짐했는데 2번이나 올라갔다 올 정도면 어지간히 빡쳤나보다 싶어 튀어나오는 잔소리를 잡아두고 위로의 말을 건냈다. "우리가 제대로 잠도안자고 존나 놀았잖냐, 피곤하니까 될 것도 안될 수 있어." 일단 뱉어내고 위로가 맞는지 싶어 친구어깨를 힘주어 꾹 잡아줬는데 "아냐 괜찮어, 시발 진짜 장줄 만난어." 하고는 1만달러칩 2개를 주머니에서 꺼내 살짝 보여주고는 1천달러칩 5개를 뱅커에 올렸다. 모니터에 빨간점 6개가 예쁘게 찍혀있는데 '최가놈' 밖에 없는게 신기할 정도여서 "나도 한번만 같이 먹어도 될까?" 하고 천달러칩 3개를 집어 뱅커에 올리고는 ATM에서 막나온 따끈한(?) 3천달러를 '최가'에게 넘겨주었다. 재수좋게 '최가'의 신념대로 플레이어가 5를 잡아도 5를먹고 0이 되주니 쫄리지 않고 힘빠진 플레이어에게 깔끔하게 3천달러씩 2번을 승리했다. 장줄을 응원하는 중국인 몇명이 모이더니 분위기가 '으쌰으쌰'되는게 재밌어서 5만달러 가까이 복구한 녀석을 일으키지 못하고 주머니에 1만달러칩 3개를 챙기고, 남은 칩 전부를 뱅커에 밀어넣는 친구를 바라만봤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나 또한 '깔끔하게 1만달러만 채울까?' 하는 깔끔하지 못한 마음으로 칩하나를 뱅커에 올렸다. '더 걸사람 없으면 깐다?'하는 표정으로 딜러가 손을 저으려는데 아랍인처럼 보이는 아저씨 2명이 오더니 플레이어에 1만달러칩 4개를 올리고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멍하니 아랍사람 하는짓을 지켜보다 "아 시발 느낌 안좋은데?"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친구녀석이 중국인들과 함께 불구대천의 원수를 만난 것 같은 인상으로 그들을 째려본다. 만약 이게 영화라면 아마 아랍인들이 주인공이고, 친구녀석과 중국인들은 따먹기 좋은 엑스트라 같다는 생각에 피식하다가 얼른 정색했다. 10만달러 주황색칩 1개를 올려놓은 갈치색 정장의 중국인이 웃겨 보이는 낮은 포복자세로 패를 잡았는데, 쪼기도 전에 아랍인들이 진짜 우리가 주인공 이었다는 것 마냥 재수없게 파안대소하며 '10'과 '8' 내츄럴8을 던지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렸다. 중국인들이 갑자기 "초이! 초이! 초이! 초이!"를 외친다. 우왓! 저소리는 내가 정확하게 알고있다. '초이'는 '바람불 취'자의 중국어 발음이고 점을 바람불어 날리라는 뜻으로 외치는거다. '초이'를 외치는 경우의 수가 많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3' 한장이 오픈된 경우는 쓰리사이즈(싼삔삔)에 점이빠진 '6'을 노리는거다. 어찌나 낮은포복으로 까는지 나까지 중국인들과 함께 쭈구려 앉아 카드에 집중했다. 쓰리사이즈 왼쪽 중간점이 없다 '6'이면 이기고 '7'이면 지는거다 차마 함께 쳐다보지 못하고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친구를 보니 내 심장이 아렸다. 이렇게 영화같아도 되는건가 싶을정도로 우측중앙에 다이아 모서리가 어둠을 찢고 붉은빛으로 뚫고나와 '언럭키 세븐'이 되었고, 찰나의 정적때문에 침통함이 소리를 내는 듯 했다. 어찌됐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다. 승부의 무게는 싸우기전 결정하는 것이고, 그나마 다행스럽게 나에게는 가벼웠던 1천달러 승부가 누군가에게는 세상 전부의 무게인 듯 무거웠을지도 모른다.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칩을 만지는 친구의 어깨를 잡고 "천천히 하자" 하고는 자리에서 일으켰다. "방금 다 걸었으면 뭐에다 갈꺼여?" 했더니 "플!" 하고는 터벅터벅 걸어간다. 도저히 궁금해서 안될 것 같아, 잠시 머뭇거리다 모니터에 찍히는 붉은점을 확인하고 웃으며 친구를 쫒아갔다. '진짜 그나마 다행이인거다' 친구와 함께 방으로 올라오니 방금 씻었는지 젖은머리로 스마트폰을 만지던 이박사가 "왔냐?" 하고 눈빛도 안주고 반겼다. 김가는 쇼파에 누워있다 그대로 잠에 들었는지 드르렁 거린다. 미니바에서 맥주를 한캔꺼내 따고 통유리벽 앞 차가운 대리석에 누워 적막한 야경을 바라봤다. 최가놈이 씻은건지 헹군건지 모를 속도로 나와 침대로 뛰어들어 게임하는 놈을 괴롭혔다. "시발라마!! 하지마바" 이박사의 욕설에 피식웃으며 궁상을 접고 욕실로 들어갔다. 말년에 내무반에서 삐대다가 행보관에게 끌려가 오물처리작업을 하고 들어왔을 때 보다 더 구석구석 빡빡 씻었다. 마치 그때보다 더러워진 것 처럼 말이다. '코마상태에서 깨어난 사람의 기분이 이럴까?' 생각했다. 내가 침대인지 침대가 나인지 꿈인지 현실인지 뇌가 잠시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크헙"하는 요란한 소리와함께 일어나니 오전 11시가 다 되어간다. 이놈들은 가방을 싸고있는 폼이 이미 방을 나설 준비가 끝난 듯 했다. 막 일어나 정신도 없는놈에게 뜬금없이 비닐로 꽁꽁싸맨 홍달 한뭉텅이를 건냈다. "이거 공항까지만 지켜주라" 이박사가 8만 나머지가 3만씩 모아서 14만을 만들었단다. "너 3만빼면 돈 없지않냐?" 최가놈을 바라보니 1천달러 3장을 흔들며 "니가 테이블에서 바꿔준거 있다."하며 씩 웃는다. 후다닥 씻고나와 금고에서 돈을 꺼냈다. 혹시 루비등급이 안되면 어쩌나 싶어 살짝 고민하다 '에이 오링나면 빌리면 되지' 하고 전부 배낭바닥에 깔았다. 부피가 큰 면바지와 저지하나를 버려서 출발할때와 부피는 비슷했는데 무게는 훨씬 무거웠다. 배낭을 짊어지고는 "시발새끼들아 비켜 나 걸어다니는 벤츠야" 하며 친구들과 시시덕거리며 방을 나섰다. 체크아웃 후 베네시안 2층 '북방관'이라는 식당에서 아침겸 점심을 하고 카지노로 내려갔다. 이박사는 8,000달러를 들고 룰렛으로 향했고, 나머지 두놈은 가진돈을 한방에 베팅하겠다며 사라졌다. 재밌을 것 같아 따라가 구경하려다 '쩝' 하며 근처 슬롯에 앉았다. 약간 모지리처럼 배낭을 앞으로 메고 150달러 맥시멈으로 시작했는데 거짓말처럼 서너번 돌렸을 때 물고기 다섯마리에 와일드 몇개 나오더니 30배를 줘 점심값을 내고 7천몇백으로 시작했던 돈이 1만2천달러가 됐다. 티켓을 출력해서 옆자리로 옮기는데 한방승부를 본다던 친구두놈이 언제왔는지 옆에 있었다. "뭐냐 실패냐?" 했더니 "엉~"하고는 민망한 듯 케케거린다. "담배나 피자" 하고 흡연실로 가던 중 웬일로 샌즈리워즈에 사람이 없다. 다가가서 "하우 매니 모어 포인트? 루비멤버?" 하고 여권과 카드를 내밀었더니 "오! 어쩌구 저쩌구" 하고는 잠시 투닥거리더니 붉은색 카드와 예상치 못한 백달러 프로모션칩 6개를 챙겨줬다. "아 시불 진즉에 와볼걸 뻘짓거리 했네...지금 만이천있는데 빌려줘?" 했더니 친구놈들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12,000HKD 티켓을 교환하고 흡연실에서 3천달러 씩을 빌려주니 의욕어린 눈빛을 하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이박사를 찾아 나섰다. 안보여서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전자룰렛이 아닌 테이블룰렛이었다. 테이블룰렛은 칩의 색으로 베팅한사람을 구분한다. 달러칩을 베팅해도 되긴하지만 100달러부터 베팅이 가능하기에 금액이 적혀있지 않은 색깔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딜러에게 현금 1천달러를 교환하면 미니멈 25$나 50$, 100$에 관계없이 색깔칩 40개를 준다.(※미니멈에 따라 다르게 주는 곳도 있음) 곧 색깔칩 하나의 액수가 25$인 것이고, 색깔칩은 교환한 테이블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테이블을 이동할 때에는 달러칩으로 교환해야 한다. 미니멈 50$ 테이블엔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자 두명, 금발의 중년남자와 동남아계 여자가 커플인 듯 함께있었다. 이박사는 초록색칩 몇덩이를 가지런히 정리해 가지고 있었는데 초록색칩이 0, 3, 15, 26, 32 숫자에 2개씩 베팅되어 있었다. 룰렛판을 보아하니 '0'을 기준 양옆두칸에 베팅한거다. "잘되고 있냐?"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더니 괴상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천달러로 시작했는데 오천 넘었다" 칩을 짤그락 거린다. 역시나 '0'에 미련을 못버려 따고도 일어서지 못하고 앉아있었단다. "룰렛박사 믿어야지?" 딜러가 구슬을 돌린 후 잽싸게 100달러짜리 프로모션칩 6개를 '0'과 '3'에 3개씩 나눠 올렸다. 버린다 생각하고 올린 칩이 '행운의 칩'이었다는 듯 구슬이 '32'를 유연하게 통과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레드에 베팅했던 한국여자로 둔갑한 돌고래 두마리가 고주파 환호성을 지른다. '3'이다. 또다시 사고를 쳤다. 300달러, 정확하게는 600달러가 10,800달러가 됐다. 이제는 별로 놀랍지도 않은 척 조급하게 몸을 들썩이며 칩달라고 안달하지 않고 딜러가칩을 정리하는 동안 오히려 의자에 몸을 기대본다. "야 시박 어떻게 앉자마자 이렇게 쳐먹냐?" 썩을!! 눈치없는 박사녀석이 호들갑을 떨며 고수 코스프레에 초를쳤다. "영(0) 기다릴거냐?" 하고 칩을챙겨 일어섰더니 "아냐 먹을만큼 먹었어." 이박사가 함께 일어선다. 지금은 미련없이 첫 해외여행의 유흥을 마칠 때이다. 캐셔에 유난히 줄이길어 시간이 지체될까 걱정했는데 맨앞에 다른친구 두놈이 보여 이박사와 얼른 칩을 건냈다. 칩을 현금으로 교환하고 빌려준다고는 했지만 사실 받을 생각이 없었던 6천달러를 돌려주었는데 이놈들 둘이 돈을모아 바카라에서 6천달러씩 두번을 이겨서 안받는게 미안할정도로 싱글벙글이라 기분좋게 받았다. 베네시안의 로비를 나오다가 한국인 커플에게 부탁받아 사진을 찍어주고 우리도 덕분에 4명모두가 나올 수 있도록 화려한 로비에서 더 화려하게 웃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며 창문밖으로 호텔들을 바라보는데 이런저런 생각에 3일남짓한 시간이 인생의 날만큼이나 길게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마카오공항에 도착해 사람이 없는 게이트앞에서 배낭을 열어 돈을 나눴다. 나522,800HKD, 이박사97,000HKD, 최가김가 각 36,000HKD 환전하는 것도 걱정인데 인청공항에 입국하는 일이 더 큰 걱정이라 많이 따지 못한 두친구에게 1만달러씩 나눠주며 운송료 10프로라며 10만달러씩 배달을 부탁했다. "야 존나 짭잘한데? 내가 다 배달하면 안되냐?" 고마움을 표현하기 민망했는지 과장된 김가놈의 쥐랄에 다같이 웃었다. 마카오공항에서 잔돈(?)으로 쿠키 몇상자를 사고 에어마카오 비즈니스석에 올랐다. 정말 넓은자리에 앉아 편하게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기억이 안나는게 비행기 바퀴도 구르기 전에 잠깐 눈감았다 떴더니 인천에 도착한단다. 다들 피곤했는지 비슷한 상황이어서 너무 억울했는데 박사새끼만 기내식을 먹었다해서 그만큼 다시 욕을 쳐먹었다. 긴장이 무색할만큼 쉽게 세관을 지나쳐 나온 시각이 저녁 8시반, 공항 ATM기에서 20만원을 출금했다. 잔액 1,107만원 군대에서 알뜰살뜰 모은 돈에서 여행경비를 쓰고 127만원이 전재산 이었는데 8자리가 된 잔액을 보니 광대가 실룩였다. "방배고개요" 하고 체어맨 모범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다. 우리집에 부담스러운 짐을 놓고 한잔 찌그리기로 했는데 집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길래 대충 가방을 던지고 삼성동으로 이동했다. '홍콩통' 최가놈이 미리 추천 받아놨다는 비싼술집이 있어 이동하는데 "이렇게 반바지에 추레한 복장으로 가도되는거냐?" 는 물음에 "이런게 간지여" 뭣도 모르면서 대답했다. 소개받은 곳 상호가 실크였는데 입구에 겁나 이쁜 누나가 섹시한 오피스룩으로 심장을 방망이질하며 자신을 지아실장이라 소개했다. 맥주와 음료, 술잔 등이 셋팅되어 있는 고급스러운 룸에 실장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잘빨기만 할 것 같은 섹시한 입술인데 화려한 말빨로 듣도보도 못한 싸구려 술만 설명하며 현금으로 하면 이게얼마 저게얼마 설명하는게 얼마짜리 호구인가 가늠하는 역할인 듯 했다. 적당히 싸구려 술 쳐먹이고 보내려는 태도에 자존심이 상했다. 발렌타인 가격을 물었더니 17년이 60만원 30년이 110만원이라는데 '아이고 시발' 소리가 육성으로 터질뻔 했다. '그래...시원하게 쓰자' 돈있는 내가 여유있게 말했다. "우리 우습게 보지말고, 누나정도 나이되야 물고빠니까 발렌타인 서른살짜리로 세팅해봐" 친구들이 빵터지고 실장이 토끼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갑자기 신이난 듯 결혼정보회사 직원처럼 어떤 스타일의 여자가 좋은지 쓰리싸이즈까지 물어보더니 니들 취향을 다 알았다는 듯 "그럼 애들 부를게?" 하고는 자리를 비운다. "야 시발 이거 우리가 생각한데가 아닌데?" 최가놈을 째려보며 바로 이박사 입에서 한소리 튀어나온다. 영화에서 보던 것 처럼 파렴치하게 놀자며 왔는데 그냥 BAR란다. 대신 능력있으면 가게 옆 디자이너스호텔에 미리 예약해 놓은 방이 많으니 올라가서 맥주한잔 하라는데 그말은 즉 2차 비용이 따로있다는 소리다. "이럴때 헛돈 쓰는거지 또 언제와보겠냐?" 돈은 쓰고 써도 넘쳤다. 지아실장을 따라들어오는 아가씨들을 보고 불만을 토하던 입들이 스윽 닫혔다. 진정 하나같이 예쁘다는말로 표현이 안되고 그냥 젊고 아름다웠다. '크흠' "수연이는 저 오빠옆에 앉고 정이는 저기 앉고...." 초이스 따위는 없이 실장이 자리를 정해줬는데 사실 넷중 누가 앉았어도 만족했을거다. 재밌게 놀으라며 나가는 실장에게 "돈좀빼다줘" 카드를 건내주니 조용히 "얼마?" 하고 입을 벙긋거린다. "오" 하고 손가락 다섯개를 폈더니 "야 이 오빠들 진짜 잘모셔라~" 아양을 떨었다. 1차 280만, 웨이터 팁20만, 호텔비 60만, 2차 120만 네명이서 술값 480만원을 쓰고 아침에 호텔 앞 복집에 앉아 마이뱅크에 검색 된 명동환전소에 얼마까지 환전 가능한지 전화를 돌렸다. "어우 그래도 '실크' 돈값은 하지 않았냐?" 라는 이박사의 말에 "또 올라면 다시 마카오 가야되지 않겠냐?" 바로 다음 일정을 알아본다. - ㅅㅂ 잠만 잔다- 나도 생존 신고. ㅈㄴ 졸림- 배고프다 자느라 밥도 못먹음-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이제 깸두세시간 단위로 다음날까지 카톡대화가 이어졌다. 아무리 젊다지만 여행 3박4일 돌아와서까지 총5일을 무리하게 달린지라 잃어버린 체력을 잠으로 채우는 듯 하다. 금새 일어날 줄 알았는데 일요일, 월요일 이틀을 버리다싶이 빈둥거리며 보내고 화요일이 되서야 할일이 많아 움직였다. 용산의 야마하 매장에서 바이크를 한대 수령하고 환전하러 명동에 갔다가 돌아오며 이륜차 등록을 해야한다. 원래 동네 마실용 50cc 스쿠터 한대가 있어 평소 바이크에 관심이 있었던터라 갖고 싶었던 'NMAX' 스쿠터 구매를 쉽게 결정했다. 김가와 최가는 환전을 맡긴다며 가진 달러를 모두 두고 갔는데, 둘이 따로 입을 맞춘 듯 나머지는 술값에 보태고 600만원을 보내라는데 아무래도 운송비를 받은게 미안했나보다. 최저가 명동환전소 한곳에서 100만이상도 환전이 가능하단 통화를 마치고 바로 스포츠백에 50만을 챙겨 집을나섰다. 바이크를 수령해 중앙우체국 옆 환전소를 향했다. 생각없이 환전소로 들어가 50만 홍콩달러를 건내고나니 그제서야 무서운 생각이 들면서 땀이 비오듯 흐른다. "더우시죠?" 하면서 시원한 레쓰비를 하나 건내주는 친절함에 엄청 민망해 "아뇨 괜찮아요" 하고는 괜히 헛기침을 흘렸다. 현금 7200만원 오백만원짜리 백만원짜리 묶음 수십개를 주는데 144*500000=7.20000E7 라고 써진 손바닥 4분의1만한 종이쪼가리 한장 주는게 영수증이다. 5분거리의 은행이 멀게 느껴질만큼 무겁게 가져가 입금하고나니 갑갑하던 속이 뻥-뚫린 기분이다. 카지노 이후 게임도 무료해지고 돈이 잠시 우스워 보였었는데 역시 돈은 무서운 것이다. 그런거 고칠라면 500만원짜리 돈덩이 몇개 끈에묶어 덜렁덜렁 어깨에 걸치고 다니면 되는거다. 창구 이체는 수수료가 비싸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보내주려는데 1일 이체한도가 천만원이라 한놈은 다음날 마저 보내주기로 했다. 6월16일 아침 이박사와 드디어 다시 마카오를 향했다. 돈개념이 어느정도 정상화되어 에어마카오 비즈니스는 못타고 제주항공 앞자리 지정석을 이용했고, 얼토당토 않은 영어로 베네시안 프리룸을 구했는데 생각보다 4박이 쉽게 예약 됐다. 마카오에 두번째인데 수십번은 와본 사람처럼 비행기문이 열리자 순식간에 달려가 빠르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택시를 잡아탔다. 3주가 3년 같았는데 베네시안은 그대로다. 어딘가에서 읽은 '카지노는 도망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라는 문구가 생각났다. 인천공항에서 세운 계획은 선 밥값 후 식사였는데 카지노는 도망가지 않으니까 식당으로 들어가 마카오비어와 완탕면을 시켰다. 내가 93,200달러 이박사는 47,000달러를 가져왔다. 4박일정이라 시간여유가 많았는데 6월의 마카오는 유난히 습하고 더워서 밖에는 나가고 싶지 않았다. 사실 오로지 카지노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는게 맞는 표현이다. 식사 후 30달러(420원)짜리 슬롯머신을 깨작깨작 거리다 2300달러(33만원)짜리 보너스 게임에 당첨이됐다. "아 쎄게할껄..." 카지노에서 백이면 백 한번씩은 경험한다는 '할껄충'이 뇌를 좀먹는다. 카지노는 도망가지 않는다며 천천히 길게 즐기자고 생각한 건 다른놈이었다는 듯 '싯팔싯팔' 중얼거리며 체크인을 하러간다. 베네시안에 아직 루비등급이 많지 않은건지 체크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VIP창구는 텅텅 비어있다. '뭐야 이 새끼' 하는 눈으로 손을 슥 내밀길래 루비카드를 보여줬더니 "오!!" 하고 미안한 듯 앞까지 안내해준다. 사실 마침 운이 좋아 VIP창구가 비어있었던 것 뿐인데 체크인을 하고 돌아서 나오면서 괜히 시선이 주목된 듯해 우쭐해본다. 카지노로 향해 이박사를 찾아 객장을 어슬렁 거리는데 이제 막 슈를 시작해 손님 좀 불러보려고 딜러 혼자 그림을 만들고 있는 테이블에 자꾸 눈길이 갔다. 뱅커에 점하나를 찍고 주변을 살피며 쫌 기다렸다가 다시 뱅커에 점하나를 찍고 주변을 살피다 눈이 마주쳤는데 베네시안에 어울리지 않는 예쁜딜러라 활짝 웃어주고는 테이블에 앉았다. 대충 1천달러 지폐를 움켜쥐어 던져주니 14장이라 1만달러칩 1개를 주머니에 넣고, 1천달러칩 4개를 파란구역에 올려본다. 희안하게 모니터에 뱅커는 붉은색으로 표현되는데 테이블에 베팅할때 칩을 놓는 구역은 파란색이다.BANKER 4천달러 승BANKER 8천달러 승BANKER 6천달러 승BANKER 2천달러 승BANKER 4천달러 승1만이 될때마다 검정색칩으로 교환해 주머니에 넣고 나머지를 털어 넣었는데 뱅커점 7개가 찍히고 앉을자리 없이 사람들이 넘치게 몰리고 나니 지난번의 대승이 떠올랐는지 뜬금없이 겨드랑이에 홍수가 난 듯 땀이찬다. 긴장 때문에 '어우 안되겠다 나는 이정도가 마지노선 인가보다.'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무리하게 밀어넣은 1만8천달러가 내추럴8로 깔끔하게 승리하자 애써 안떨어지는 몸을 일으켰다. 바로 옆 빈테이블에서 손에 가득한 칩을 1만달러칩으로 교환하니 1만칩 5개 1천칩 6천개가 됐다. 칩을 짤그락거리며 베팅하지는 못하고 움찔만 거리다가 연이어 찍히는 붉은점을 야속하게 바라만봤는데 11개에서 끊어진 붉은줄을 확인하고 나서야 발길을 옮겼다. 식은땀에 젖은 몸이 무거웠는데도 기분은 좋은게 진짜 등산이라도 한 기분이다. 다른점은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며 맞은 시원한 바람에 땀이 식은게 아니라는 거지만 기분만은 상쾌했다. '첫줄=장줄'을 지나간 그림으로만 보다가 들어가서 직접 먹어보니 과연 소문대로 맛집이 아닌가? 한번 대차게 올라간 광대가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룰렛박사, 영박사, 이박사를 찾아 전자룰렛 기계가 많은쪽으로 왔다. 이대로만 계속 승리해주면 이번 항해는 순항인데 이박사의 표정이 폭풍우를 만나 망연자실 한다기 보다 가랑비에 많이 젖은 듯 사뭇 심각해 보인다. "얼마썼길래 표정이 썩었냐? 형님이 많이 따왔다 쫄지말고해." "아냐 사천(4천달러) 땄어" 옆에 앉아 이박사놈의 얘기를 들어보니 따고는 있는데 저번에 왔을때랑 기분이 매우 다르단다. 한숫자(0)에 100번 기다려서 3백달러 남짓 이득보려고 10달러로 시작한 룰렛인데 기다리다 참지못하고 홀짝, 검빨이나 3배구역에 3백, 5백달러씩 쎄게 베팅해 수익이 발생하니, 한국에서 머리싸메고 생각해 온 시스템이 순식간에 깨져버린거다. '누구에게나 그럴듯 한 계획이 있다. 처맞기전까지' 라는 타이슨의 명언처럼 이박사는 카지노의 돈으로 몇방 쳐맞았으니 심각한 표정이 이해가 됐다. 그래도 카지노에선 시스템이고 나발이고 앓는소리를 한다지만 따는게 '장땡' 아니 '내추럴 나인' 아닌가? "방키 받아왔는데 올라가자." 딴놈 일으키는 건 잃은놈 일으키는 것 보다 쉽다. 짐을 정리하고 친구는 카지노로 나는 쇼핑센터로 향했다. 큰 돈주머니(힙색) 하나 사려고 갔다가 결국 오메가에서 4만9천5백달러(710만원)짜리 시계를 질렀다.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어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브로드애로우 마지막모델, 프레드릭피게 무브먼트 어쩌구, 소장가치가 있다는 둥의 헛소리에 현혹되어 땀을 질질 흘리며 쇼핑한 덕분에 방에 올라와 다시 샤워를하며 방수인지 확인했다. '내 시계는 방수다 존나 좋다.' 자위인듯 들리는건 기분탓이다. '오 좀 놀아 본건가?' 물고기(초보)들의 시선을 즐기며 번쩍번쩍 누가봐도 방금 산 시계를 자랑하며 테이블에 양손을 올리고 앉는다. 시계를 찬 왼손으로 칩을 촤르르촤르르 만지작거리며 오른손으로 까딱거리며 패를까보라 명령하면 딜러는 패를 뒤집고 시선을 나에게 향한다. '내추럴 아니면 가져와' 하며 멋지게 카드를 던진다. 이런 상상을 하며 내려왔는데 아무도 시계는 관심없고 현실은 내가 물고기다. 역시 알아주는 사람은 친구뿐이라 쪼르르 달려가서 좀전 시계매장 직원이 한말을 앵무새처럼 자랑하고 현자타임이 왔다. 쇼핑하고 남은돈 8만8천달러, 마카오에서 아직 첫날이니 오래놀자고 8천달러만 가지고 내려왔는데 찔끔찔끔 베팅하다 순식간에 빈손이 됐다. 다시 방으로 올라가서 1만달러만 챙기려다 3만달러를 챙기며 '이거 잃어도 본전이다' 본전에 시계값을 비벼본다. 루비룸(VIP)에서 3천, 8천, 1만9천 올인. 3만이 8천보다 더 순식간에 녹는 상황에도 '베팅을 더 쪼개서 할껄' 같은 생각이 들지 않고, 돈이 부족해서 졌다고만 생각했다. 어쩌면 부족한 돈을 탓하는 순간 바카라 귀신이 찾아 왔는지 모르겠다. 바카라 귀신은 신들린 듯 이길때에도 찾아오지만 이렇게 벼엉신같이 무너질 때에도 찾아온다. 귀신에 홀린 듯 정신없이 따고 잃다보면 어느새 부자가 되어있거나 아무것도 손에 들고있지 않게된다. 도박은 결과론이고 따면 내가 잘나서 잘한 짓, 잃으면 '할껄충'이 된다. 역시나 기다리던 붉은점이 찍히는 걸 보며 '돈 다 갖고 내려올껄' 하며 돌아서니 온몸에 기운이 없다. 방으로 들어서 침대에 벌렁 누워 감은눈으로 패배를 되새김질하다 애써 잠을 청했다. 배고파서 잠을 깨웠다는 듯 속이 쓰리고 그륵그륵 괴물소리를 낸다. 침대에 누워 4시간 전 남긴 '잔다' 라는 짧은 메세지에 이박사녀석이 COD에 룰렛 원정을 간다고 남겨놓고 다른 메세지가 없다. 9시가 넘었는데 배도 안고픈가 싶어 쌍욕부터 날리려는데 이박사가 양손가득 쇼핑백을 들고 들어왔다. 얘기인즉 COD에서 당일 멤버쉽카드 발급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돌림판을 돌려 선물을 준다는데 30포인트 마다 한번씩 돌릴 수 있어 60포인트 채워서 세번 돌리고 오느라 늦었다고 했다. 이박사는 열쇠고리 하나와 아이폰6+, 1만달러의 보너스포인트에 걸려 "대바아악!!" 을 부르짖었단다. 기분이 좋아 한잔하려고 비싼양주도 한병 사왔데서 룸서비스에 얼음과 요리 몇가지를 후다닥 시키고 미쳐서 5만달러 까지 녹아내린 좟짓꺼리를 '카지노귀신에게 당한썰' 따위로 포장해 얘기하며 우스운 표정을 지어본다. 프랑스 꼬냑 레미마르땡 XO가 얼큰하게 속을 달궈주니 5만달러를 가지고 내려가서 한방에 10만을 만들고 재차 냅다 꽂아서 20만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에서 깨어나 날 방해하지 말라는 듯 조심스럽게 돈주머니를 챙겨 내려오니 베팅도 하지 않았것만 심하게 목이탄다. 한쪽에 쌓인 귀여운 생수병을 짜그락 소리가 날때까지 빨아재끼고 고작 칩5개 5만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700만원을 5만원으로 만드는 최면을 걸어본다. 5만원쯤은 개미똥구멍만큼도 관심주지 않을 곳 다이아몬드룸으로 들어가 테이블을 훑었다. 겨드랑이에 사이에 덜렁 낑긴 노란색 에르메스백, 귀여운 발꼬락에 걸쳐놓은 샤넬 쓰레빠를 여유있게 까딱거리는 하얀 피부의 여자가 나를 유혹하는 듯 하여 걸음을 옮겼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앞에 10만달러칩과 1만달러칩 몇개, 1천달러칩 수십개를 쌓아올린걸 보니 분명 잘 찾아온게 맞았다. 뱅플뱅플뱅플뱅 속칭 옆줄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다같이 한마음으로 옆줄을 가는건 아니고 중국여자는 뱅커에 베팅했다. 내 느낌에도 뱅커가 올라올 것 같아 당초 엎어서 두번 먹겠다는 다짐대로 1만칩 5개를 뱅커에 올렸다. 두근두근 BANKER 6 절반의 승리. 옆줄이 끊기고 뱅커가 올라오자 여자는 싱긋 웃으며 나를 한번 쳐다보고 다른 세사람은 까불어 보라는 듯 웃으며 의자에 몸을 더 묻었다. 절반의 승리도 이긴건 이긴거다. 깨물고 싶을만큼 새하얀 목덜미를 가진 여자를 마주보며 웃었다. 연예인처럼 아름다운 까닭인지 승리의 여운에 취해서인지 심장이 요동쳤다. "한궈?" 여자의 물음에 한국인이라고 영어로 말하자 "다음번엔 어디에 걸고 싶어?" 유창한 영어로 되묻는걸보니 나보다 잘배웠거나 홍콩사람이리라. 3만을 뱅커에 올리고 천달러칩을 페어에 2개씩 타이에 하나 올렸다. 여자가 나를따라 뱅커에 10만달러칩 하나를 올리더니 뜬금없이 자기는 '옌' 이라 소개한다. "음?? 아예.." 도박하는데 쓸데없이 말걸지 말라고 알았다고 중얼거린건데 '예' 가 아니고 '옌' 이란다. '아..예..' 도박에 빠져서 이렇게 예쁜여자가 눈에 안들어온다 오로지 여자가 빨리 좋은패를 까서 이겨줬으면 좋겠다. 플레이어 K, K 뱅커9, 9 승리다. 전무후무 할 대승의 역사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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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티벳라마승 롭상 람파의 지저세계 방문기
아갈타 지저세계 방문기티벳 라마승 튜즈디 롭상 람파 (Tuesday Lobsang Rampa : A.D 1910~1981年)전생에는 티벳인 라마승, 중국에 있는 의대로 유학을 왔다가 중.일 전쟁이 발발하게 되자 부상당한 중국군 병사들을 간호하는 시의를 담당하다 일본군에게 포로로 사로잡혀 일본 본국의 히로시마로 송환되고 그곳에서 여러 차례 고초를 겪게 된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자 대혼란을 틈타 수용소를 탈출한다. 배를 타고 소련(연해주)으로 건너가나 간첩으로 오인받아 모진 고문을 당하여 목숨을 잃게 된다. 육신 잃은 그의 영혼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40대 초반의 영국인 시릴 호스킨의 몸 속으로 들어가 그의 육신을 빌려서 다시 환생한다.그 후로 <제3의 눈> 외에 많은 저작을 남겼다.이후 실제로 그의 전생의 신분을 밝혀주는 서류가 티벳에서 발견되었고 결국 그가 자신의 저서들에서 언급한 전생의 일대기 및 종교적, 의학적, 초자연적인 현상과 관련된 용어들 외에 특정 정보들도 모두 사실로서 증명 되었다. 서구의 동양을 향한 정신 운동을 촉발시킨 실질적인 선구자이자 개척자라고 할 수도 있는 이 사람은 티벳이 가진 신비로운 영적 세계를 서양에 알린 대단히 중요한 공로자이다. 롭상람파의 지저문명 체험은 올랍 얀센이나 리차드 버드 제독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얀센과 버드 제독은 단순한 어부였고, 또 군인 신분이었지만 롭상 람파는 높은 정신 레벨을 가진 라마승 출신의 영적 수행자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체험 내용은 얀센과 버드 제독의 단순 보고와는 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가 지저세계를 방문했던 경험을 언제 했는지를 우리가 정확히 알 수는 없는데, 그것은 그의 책에서 그 시기를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다만 그는 그 시기가 금성을 여행하고 돌아오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이후였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롭상 람파의 아갈타 방문 경험을 그의 저서인 <아갈타 방문 경험기>에서 인용하여 소개한다.그의 지저 아갈타 세계로의 여행은 앞서의 금성 여행과 마찬가지로 그의 스승이었던 밍야돈둡 라마의 인도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여행은 스승과의 오랜만의 영적 재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가 금성에 다녀온 지 몇 년 정도가 흐른 후의 어느 날 잠자리에 들었을 때였다. 몸과 의식이 이완되면서 그가 아스트랄체 상태로 자신의 육신에서 벗어났을 때 오랫동안 못 뵌 노 스승이 홀연히 그의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스승 밍야 돈둡 라마는 제자인 롭상에게 아직도 미지의 상태로 남아 있는 또 다른 경이로운 세계를 보기 위해 자기와 같이 여행해야 할 때라고 말하며 일주일 후에 떠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스승은 일주일 후에 집 앞에 나와 있으면 누군가가 데리러 올 것이라고 일러주고는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곧 사라졌다.그런데 롭상이 일주일 후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 앞에 나와 대기하고 있자 그를 데리러 온 것은 사람이 아니라 뜻밖에도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은 UFO였다. 그는 길가에 서서 우연히 밤하늘에서 기묘하게 반짝이며 움직이는 별 하나를 주시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점점 더 빛을 발하여 커지더니 낙엽 모양으로 떨어지며 그를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그 물체는 전방 약 20미터 지점에 착륙하였다. 그 내용 부분을 인용하도록 하겠다. “이제는 밝게 채색된 비눗방울처럼 보이는 가운데 그 비행체는 20미터 이내의 거리에 내려앉았으며, 지면 바로 위에 약간 떠 있었다. 내부에서 방사되는 것으로 보이는 오팔색으로 빛나던 빛은 사라졌고 이제 그 우주선이 원반 형태임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모양이 꼭 티벳인들이 사용하는 사발 두개를 맞붙여 덮어 놓은 것과 같았다. 그 표면은 흐릿한 회색이었고 어느 정도 발산되는 감각은 한 여름의 뜨거운 열파와 같았는데, 나는 그 물체가 의식이 있고 심지어는 지성조차 가지고 있다는 확실한 느낌을 받았다. 그 우주선은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원반이 그것의 의식과 함께하고 있는 나의 진정한 실체를 실험이라도 하듯이 나에게 빛을 비추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우주선의 문이 열렸고, 롭상은 모종의 에너지 장이 펼쳐진 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안에는 그의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생명체도 보이지가 않았고 하얀 빛만이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의아한 상태로 서 있는 롭상 람파에게 당신을 만나서 영광이라는 환영하는 말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그러자 모습을 나타내 달라는 롭상의 요청에 그 음성은 자신의 모습은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이라며 자기가 롭상을 초대한 주인이고 수송할 존재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롭상은 당시의 그 느낌과 견해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 그 말들은 완벽하게 이치에 맞았다. 내가 그 원반의 밖에서 받았던 느낌, 살아 있는 존재의 현존 안에 내가 있었다는 느낌은 매우 정확했던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외계의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멋진 기기나 어떤 종류의 기계장치가 아니라 내가 일찍이 상상했던 방식을 초월한 기상천외한 생물인 것이다. ” 롭상 람파가 그 UFO에게 묻기를 당신은 로봇과 같은 인공지능체냐고 질문하자 우주선은흥미롭게도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 ‘당신이 잘 아는 바와 같이’ 그 음성이 대답했다.‘ 우리 우주와 무한한 수의 다른 우주들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의식입니다. 우리 현실은 의식이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 살아 있는 본질은 현실들로 알려진 전체에 걸쳐 현재해 있습니다. 그 원천은 물질세계와 아스트랄계 밖에 있는 미지의 세계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동료인간들, 내 자신, 그리고 모든 우주의 도처에 존재하는 셀 수 없는 다른 생명체들은 이러한 의식의 일부인 것입니다. 그것은 무한하며, 우리는 그것과 더불어 모두가 하나입니다.’ ” 이러한 답변은 마치 진리를 깨우친 존재의 설법 내용과도 같은데, 우주선이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이런 대답을 해준다는 것은 너무나 기이하면서도 놀랍기만 하다. 이 UFO는 계속해서 자신과 같은 생명체들은 시간과 공간에 속박돼 있지 않은 ‘순수에너지의 존재들’ 이라고 설명하면서 창조계 전역의 그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종종 다른 종족들의 수송수단으로 이용된다고 말해주었다.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우주선과 대화하는 가운데 우주선은 어느덧 그에게 목적지에 이미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UFO가 그를 내려 준 것은 중앙아시아 천산 산맥의 험준한 한 중턱이었다. 이윽고 롭상은 곧이어 그곳의 한 자연 동굴 안에서 모닥불을 피운 채 그를 기다리고 있던 스승과 재회했다. 동굴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잠시 눈을 붙이고 난 뒤 그는 드디어 스승의 인도에 따라 동굴 벽의 어느 지점을 통해 지저세계로 연결되는 터널로 들어가게 되었다. “ 동굴 안의 그 벽은 나머지 다른 부분과 별반 다르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승께서 거기에 손을 뻗었을 때 이미 그는 그 부분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계셨고, 그곳 바위 부분을 힘껏 벽 쪽으로 밀어제쳤다.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설치되어 적절하게 균형이 잡혀 있던 그 표석은 별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서서히 옆으로 돌아 움직였으며, 감추어져 있던 입구가 나타났다. 따라오라는 몸짓을 하면서 나의 인도자는 그 바위 입구로 먼저 발을 들여 놓았고, 비밀의 통로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선 후에 그 바위는 미끄러지듯이 뒤로 움직이며 닫혀 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컴컴한 어둠 속에 빠져 들었다. ‘스승님!’ 나는 당황하여 소리쳤다.‘조용!’ 어둠 속에서 단호한 음성이 들려왔다.‘성급히 굴지 말게!’ ”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잠시 후 스승은 “보아라! 저기 빛이 있다.” 라고 외쳤고, 롭상은 눈에 힘을 주고 부릅떠 보았으나 컴컴한 어둠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는 어렴풋이 점차 이상한 빛에 의해 물체가 식별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빛은 신비로운 색채의 아름다운 빛이었는데,넋을 잃을 수도 있는 한 여름날의 너무나 파란 하늘을 연상시켰다고 한다. 그는 빛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찾아보았지만 이 멋진 빛의 직접적인 출처는 어디에도 없었으며, 그것은 마치 공기 그 자체가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고 표현하고 있다아무런 빛조차 스며들 수 없는 터널 안의 어둠 속에서 나타난 이상한 빛에 관해 스승은 롭상에게 이것은 인류 이전의 지구에 있었던 존재들의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곳의 통로는 거친 둥근 형태였고 10명의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넓었다. 바닥과 벽, 그리고 천장은 기묘하게도 유리처럼 매끄러운 감촉을 가진 단단한 암석이었다. 그러나 바닥은 유리와는 다르게 미끄럽지가 않았고 발로 걷기에는 편했다고 한다. 명백히 이것은 자연 동굴이 아니었고 급속히 용해시킨 상태에서 굳어져 그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추정할 수 밖에 없는데, 롭상 람파는 책에서 레이저 빔과 유산한 고에너지 장치에 대해 묻자 스승 밍야 돈둡 라마는 현생인류가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걸어 다닐 때 이미 이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 ‘이 통로는 어디로 이르게 되지요?’ 내가 물었다.‘ 이 터널은 우리가 이 지구세계의 중심부로 이르게 되는 긴 여로의 초입부문에 해당된다네.’ 스승님이 대답했다.‘우리는 이 행성의 중심에 있는 숨겨진 비밀의 땅을 볼 수 있도록 특별한 허락을 받았다. 우리는 신성한 <아갈타(Agarta)>로 가게 될 것이다.’아갈타! 바로 이 명칭은 내 궛전을 때리며 깜짝 놀랄 정도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곳은 지구 세계의 왕이 통치하는 곳이고, 일찍이 살아 있는 인간 그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지구의중심에 있는 지저왕국인 것이다. 나는 이 이름을 무수하게 들은 바가 있지만 그와 같은 장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거의 믿지 않았다. ” 그들은 그 터널을 따라 장시간 아래로 내려갔고 지구의 중심부를 향해 계속 나아간다. 중간에 그들은 터널 안에 오래전부터 숨어들어와 살고 있던 흉측한 모습의 야수인간들과 접촉하게 되고 거기에 피랍돼 있던 지상의 여자를 구출해주는 과정이 등장하는데, 이런 부분은 생략한다. 그 때 롭상의 스승은 신성한 아갈타로부터 방문해달라는 부름을 받았다고 제자에게 설명하면서 이타적 행위의 필연성과 아갈타로 들어가기 이전의 준비에 대해 롭상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말을 해 준다. "이러한 행위는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고 우리의 몸이 신성한 아갈타가 존재하는 영역의 다른 진동의 장소에 적응되도록 하기위해서는 필연적인 것이다. 장차 이 지구행성에서 깨달은 영혼들을 가려내게 되는 일이 있다.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가가 오게 될 것이다.이런 변화들은 모든 인류의 대변형이 시작되는 발단이 될 것이다. 우리가 그 여성을 구조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류는 자신의 이기적인 속성을 버리고 이타적인 삶의 방식을 배워야만 한다. 인류는 곧 다른 별들로부터 온 형제들과 하나로 합류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우리를 오랫동안 관찰해 왔고, 우리 인류가 영적진화의 중대한 전환점에 도달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우리는 그들과 합류하도록 초대받게 될 것이고 창조주께서 우리들을 위해 이 우주 안에 마련해 놓으신 경이로움을 보게 될 것이다. (중략)그가 계속 말했다. ‘우리는 지금의 육체 상태로 아갈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 지점으로 데려가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신속히 몸과 마음의 상태를 바꿔야만 한다. 또한 나는 네가 남아 있는 시간 동안에 마음 속의 불쾌하고 불순한 상념들을 청정하게 정화하며 그대로 현실이 될 것이고, 그 풀어진 마음들은 위험한 것이 될 수가 있다.’ ” 이윽고 그들은 아갈타 세계에서 보내준 터널 전용 비행선을 타고 신성한 아갈타로 들어가는 에테르적인 입구에 도착한다. 주변의 환경은 완전히 바뀌어져 있었고, 엄청나게 넓은 지하 공간에 나있는 황금의 길을 따라 앞으로 나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 ‘롭상! 이곳이 신성한 아갈타로 들어가는 에테르적인 입구이다.’ 스승님이 내게 말했다.‘ 여기가 바로 지구 내부 세계와 우리를 연결시키는 시공의 통로인 것이다. 우리 행성의 구체 중심은 텅 빈 공동으로서 대단히 많은 지저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공간들은 실질적으로 물질적 차원을 초월해 있고, 동시에 수많은 다른 차원과 현실들로 존재한다. 일단 차원의 보텍스로 진입하게 되면, 우리의 에너지 진동장은 아갈타의 높은 진동 수준에 연결되어 증폭될 것이다. 오직 이 방법을 통해서만이 우리와 같은 육체적 존재들이 아갈타로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 롭상이 그곳에 와있던 다른 사람들에 대해 질문하자 스승은 그들은 모두가 중요한 과업 때문에 아갈타로 초대받은 영혼들이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영적으로 개화된 깨달은 존재들이었고, 반드시 인류만이 아니라 수많은 외계 종족들을 대표하는 영혼들이었다. 즉 그들 중에 어떤 이들은 지상에서 온 인간들이었지만 어떤 이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입구가 이제는 우리 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 입구의 에너지가 아갈타 세계로부터 우리의 세계를 분리시켜 놓았던 것 같았는데, 왜냐하면 그 소용돌이치는 보텍스가 우리를 집단적으로 그 안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 이렇게 해서 그들은 에너지 보텍스로 빨려들어 갔고 순식간에 시공을 초월하여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경험하게 되었다. 즉 5차원 진동의 지구 속 아갈타 세계로 옮겨진 것이었다. 그들은 더 이상 거대한 동굴 속에 있지 않았고 어느새 웅장한 산의 허리에 와 있었다.그 성스러운 땅을 가득 메운 신성한 빛으로 번쩍이는 깨달은 존재들이 그 산의 봉우리에서부터 거대한 강물이 흐르듯이 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산의 아래에 있는 광대한 평원에는 이미 롭상과 같은 엄청난 수의 여행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합류하기 위해 계속되는 인파의 흐름이 산 아래로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롭상은 자신이 최초로 목격한 지구 속 아갈타의 모습과 그 세계에 관해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지상과는 달리 지평선 대신에 그곳의 땅은 위쪽으로 휘어져 있었고 모든 방향에서 우리로부터 멀리 멀어지더니 마침내 그것은 터키옥의 색같은 높은 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하늘의 한 가운데는 장엄하게 아름다운 태양이 걸려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지상에서 보는 태양보다는 어느 정도 작았고 빛도 덜 밝았지만 여전히 은은한 화려함과 황금빛을 발산하며 신성한 분위로 그곳의 전체 지형을 밝게 비추었다. 대지는 아름다움과 생명이 넘쳐 났다. 아열대성 기후의 환경 속에서 온갖 종류의 형태의 꽃들이 도처에 만발하고 있었다. 산들바람에 휘날리는 그 꽃들의 향기가 내가 감미로운 젊은 날에 기억했던 그 자극처럼 나의 후각을 어린애처럼 즐겁게 해주었다. 그리고 수정처럼 맑은 물들이 강과 시내를 이루어 숲들과 초원지대를 가로질러 흘렀다. 또한 그곳의 공기는 새들의 지저귐과 곤충 소리가 만물의 우주적 운율과 어우러진 노래 소리가 되어 생동하고 있었다. 저 멀리에 중력을 무시한 듯이 보이는 건물들로 이루어진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도시가 보였다. 그 건물들의 구조와 모양은 멋지고 투명한 수정과 보석의 원석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우주적인 장관으로 발산되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빛으로 번쩍였다. 나는 스승님이 큰 소리로 입을 열 때까지 내 곁에 서서 나처럼 우리 앞에 벌어진 광경에 대한 경외감 속에 빠져있던 그의 존재를 거의 잊고 있었다. 이 지구 내부의 땅에는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가진 다수의 종족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지상 인간의 삶과 비교할 때 대단히 진화되어 있으며, 보다 발전된 차원에 도달해 있다. 아울러 행성 지구 및 그 자체의 현실과 완벽한 상호협력 관계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지구 출신의 인간 종족들 외에 다른 종족들은 아갈타의 차원간의 영역에 거주한다. 이곳에는 우리 우주의 수많은 다양한 장소들로부터 온 외계 주민들의 거대한 거류지가 존재한다. 이런 집단들은 또한 다른 차원의 무리들과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아갈타 세계의 수도는 ‘샴발라’ 라는 에테르 도시이다. 이 도시는 이 지구 내부문명의 가장 높은 표현이자 정수이고 아스트랄 주파수로 진동한다. 거기서 지구의 진화에 관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아스트랄 차원의 프로그램이 고안되고 마련된다. 샴발라 안에는 우주의 가장 높은 주파수로 진동하는 비범한 존재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영적으로 자유로운 존재들인데, 삶과 운명에 통달한 달인들이다.그들은 아름답게 예술로 장식된 화려하고 빛나는 의복을 입고 있는데, 그것은 금과 다채로운 아라비아 풍의 무늬로 자수가 놓아져 있다. 이 존재들은 보통 인간들보다 키가 더 크고 폴리네시아 사람에 비견될 수 있는 강하고 아주 활기찬 용모를 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샴발라를 방문할 수 있을 만큼 순수하지 못했다. 비록 우리가 지상세계의 현 진동상태를 초월할 수 있었고 또 아갈타 지저세계로 들어올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샴발라에 거주하는 그 순수한 영혼들에게는 훨씬 뒤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관광이 아니었다. 우리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곧 모두에게 밝혀질 것이었다. ” 그들은 차원의 출입구 아래에 펼쳐진 대평원에 집결해 있던 수많은 깨달은 존재들과 합류했고 하늘의 상공에는 거대한 구형의 우주선이 떠 있었다. 스승 밍야 돈둡 라마는 롭상에게 그 비행선이 순수한 상념에 의해 건조된 영혼의 우주선이고 이 우주의 어느 곳이나 여행할 수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은 이 모임이 현 우주의 역사에 있어서 중대한 행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롭상도 자신이 그 모임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영예로움을 느끼면서도 겸허해졌다. 이윽고 이 많은 존재들이 이곳에 부름을 받아 오게 된 이유가 곧 밝혀지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창조주 의식이 이곳 아갈타 중심 세계에 모인 모든 깨달은 영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창조주 의식은 지구 속 중심 태양을 빌려 잠시 태양으로 화현한다.이윽고 창조주 의식이 그들에게 장엄한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전체에게 전하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듣는 자에게는 그 개인에게 사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기묘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수억, 수십억의 영혼들 각자에 맞춰 동시에 적절한 메시지를 발하는 놀라운 방식이었던 것이다. 메시지의 내용은 먼저 우주의 생성에서부터 인류종족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인류문명의 위기와 그로 인한 자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서 20세기 후반에 나타날 인류의 핵재앙에 대한 공포와 함께 번지게 될 종교적 광신과 독선, 배타적 증오라는 주술에의 몰입, 종교 근본주의로의 치달음을 예측하는 내용이 나온다. 아울러 종교 성직자들이 자기들의 이기적 욕망충족을 위해 신의 뜻을 내세우고 신의 이름을 팔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를 신랄히 질타하고 있다. “지구는 또한 장차 인간세계에 속하지 않는 외계 생명체들과 접촉하는 재탄생의 경험을 할 것이다. 인류를 굽어보는 관찰자들인 이 종족들은 올바른 진화도상에서 인류를 인도하는 도움을 주기위해 비밀리에 일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세계들로부터 출현한 또 다른 존재들은 지구와는 다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여러 차원들에서 올 것이다. 이 존재들은 자신들의 영적인 측면을 깨닫지 못한 지성체들에 속한다. 그들은 불꽃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처럼 인류에게 끌어당겨진 것이다. 그들은 너희들의 신성한 본성을 감지하고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고자 추구한다. 그들은 올 것이고, 너희들은 수면상태에서 데려감으로써 감정적, 물리적 상처가 남지 않도록 조치를 할 것이다. (중략) 지금 소위 UFO라고 불리는 미스터리는 지구에 이끌린 존재들의 비밀스러운 특성 때문에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이들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인류의 운명이다. 장차 자신의 내면에서 잠자고 있는 영혼을 깨우기 위해 영적으로 진화된 인간들에게 의지하게 될 것은 바로 이들과 같은 종족들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장차 현재는 지적으로 인간보다 월등히 우월할지는 모르지만 영적으로는 열등한 이 종족들을 내려다보는 관찰자가 될 것이다. 롭상! 이 메시지를 네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사람들에게 가져가 전하는 것은 너의 의무이다. 하지만 너는 나의 메시지가 발표되도록 지정된 시간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오직 적절한 시기에만 이런 나의 말들이 인류에게 전달되게끔 공개될 것이다. 인류가 나의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고 진정한 영적 존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시간으로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한 종족으로서 너희가 다가오는 험난한 날들을 헤쳐 나가 성공할 수 있다면 너희의 미래는 너희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시공 전역에 존재하는 수천의 종족들에게도 놀랄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빛의 존재로서 인간은 그들의 영적 진화를 이끌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곳에 와 있는 너희의 주민들과 다른 깨달은 존재들은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는 일을 창조하는 일을 도울 것이다. 그 선택은 너희의 몫이다.” “마지막 말씀이 종료됨과 더불어 우리를 에워쌌던 황금빛이 거두어졌고 그 창조적인 의식의 이 세계를 궁극적인 현실로부터 분리시켰던 입구를 통해 물러났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성한 빛의 마지막 폭발과 함께 그 태양은 자체적인 회전을 멈추고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갔다.” 이렇게 해서 창조주의 의식이 전하는 말씀이 끝났고, 이제 하늘에는 외견상 어디서인지 모르게 나타난 엄청난 양의 영혼의 우주선들로 가득 떠 있었다. 그 번쩍이는 비행체들은 그곳에 모였던 존재들을 각자가 온 곳으로 태우고 가게 될 승용물들이었다. 이윽고 그곳에 모였던 모든 존재들이 차례차례 UFO에 탑승했고, 이어서 롭상과 그의 스승도 거기에 올라탔다. 그러자 그것은 수천 대의 다른 비행선들과 함께 순식간에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은 높은 고도에서 사발처럼 생긴 아갈타의 지형을 좀 더 자세히 볼 수가 있었다. 빛 에너지로 건조된 우주선은 산고 숲, 강과 바다를 넘어 급속도로 여행했고 지구 속 구체의 반대쪽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롭상은 그 후의 상황들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멀리 광대한 도시가 나타났다. 우리가 빠른 속도로 그곳에 접근하자 공중으로 솟구친 수정으로 된 거대한 건조물을 볼 수가 있었다. 이 기막힐 정도로 정교한 외형은 아이들의 요정설화나 낭만적인 꿈에나 어울릴 법하였다. 그 도시 전체는 무지개빛으로 반짝였고 내부 깊은 곳으로부터 빛이 작열했다. 다양한 색채의 엄청난 탐조등들이 하늘을 찌르듯 공중으로 뻗쳐 있는 가운데 그것은 마치 거대한 지구 내부 태양의 영구적인 빛보다 밝게 빛나는 엄청난 돌기둥처럼 보였다. 나는 전에 이 경이로운 도시에 관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 수정으로된 고층건물들과 피라미드들, 그리고 무지개빛으로 이루어진 도시라고 말이다. 이것은 무지개 도시였고 그곳의 도서관에는 수백만에 달하는 다른 세계들과 시대들에 관한 지식들이 보관된 고대문화의 중심지였다. ” 그들이 탄 우주선은 그 도시의 외곽에 착륙했고, 거기서 롭상은 스승과의 작별을 나눠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의 스승은 아갈타의 그 도시에 남아 그곳에 있는 위대한 대사들과 함께 좀 더 공부를 해야 할 일정이 있기 때문이었다. 밍야 돈둡 대사는 또 다른 우주의 신비를 함께 탐사하기 위해 머지않아 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롭상에게 약속하며 각자 헤어져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이별을 아쉬워하는 젊은 제자를 다독인다. 스승과의 작별과 더불어 영혼의 우주선은 다시 한 번 미끄러지듯 위로 날아올랐고 아갈타의 모습은 멀어지며 희미해졌다고 롭상은 마지막 부분에서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맑았던 푸른 하늘은 어느새 지구 위 하늘을 가득채운 반짝이는 별들이 흩뿌려진 벨벳 같은 암흑으로 바뀌어져 있었다며 그의 여행 기록은 막을 내리고 있다. (내용) 출처 : 실존하는 신비의 지저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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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02/14 주요뉴스 및 예상섹터
* 백악관 관계자 "中정보 신뢰 못해"…코로나19 정보 불신 확산(도데체 통계를 어떤식으로 바꿔야 사망자가 갑자기 늘어나는걸까) * 중국 코로나19 환자 기준 넓혀…하루만에 10배로 수직상승 * 코로나19 日사망자 첫 확인…필리핀·홍콩에 이어 중국外 3명째(해외 사망자 나오기 시작하면서 일단 분위기 급냉으로 빠질 가능성) * 테슬라 20억 달러 보통주 증자 추진(테슬라가 유상증자를 하면서 재무구조가 튼튼해 질거라는 기대감으로 주가 다시 상승중) * 1월 수출물가 전월比 0.8% 하락…D램價 하락 전환(D램 가격이 장기간 상승할거란 리포트가 어제 나왔는데... 일시적 하락일듯. 일단 흔들리는건 어쩔수 없음) * 이커머스 통합조직 만들어 쿠팡·G마켓 대항마 키운다(대항마가 나오면 뿌려지는 쿠폰들! 소비자는 좋지요) * 현대차, 세계3대 에어쇼 참가…도심항공모빌리티 공개 예정(도심항공 모빌리티면 드론이죠. 드론관련주가 들썩이더라니) * 8K 초고화질 영상에…교육·의료 콘텐츠까지 통신 3사, VR시장 '판' 키운다(굉장히 호재이긴 한데... 시장이 흔들리면서... 중기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듯) * 철광석값 급락…포스코·현대제철 기사회생?(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철강섹터가 반등나올듯) * 연이은 日 조선 사업 철수…"한국 조선 입지 강화"(일본이 LNG선 철수를 추진함에 따른 한국 LNG선 수주의 입지 강화) * "접어서 작아지는 폰 Z플립 그립감 탁월"(오늘 출시입니다. 그런데 관련주가 잠잠하네요) * '잊혀진 대장주' KMW, 5G 수출로 반등 노리나한때…코스닥 시총 4위, 실적부진에 주가 3개월째 '지지부진'(중장기로 슬슬 담아야 할때이긴 한데... 도교올림픽 이전으로 분명히 슈팅은 나옵니다.) * '코로나19' 와중에 지카바이러스까지…'3명 감염' 올해 첫 확인(아니 무슨 지카바이러스, 아프리카 돼지열병, 신종코로나, 조류독감까지... 세상이 왜이러지) * "모스크바서 미국-러시아 고위 외교인사 한반도 문제 논의"(자 협상을 시작해 봅시다. 그래서 가스관 사업 할겁니까?) * 트럼프 '관세전쟁 2년'…美 철강업계 되레 죽을 맛(자~ 한국 철강이 너무 하락했죠. 기대감이 올라갑니다.) * 中 '디지털 위안화' 속도…벌써 84개 특허(와우~ 이제 곧 시작인가요?) 오늘의 섹터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백악관 관계자 "中정보 신뢰 못해"…코로나19 정보 불신 확산(도데체 통계를 어떤식으로 바꿔야 사망자가 갑자기 늘어나는걸까) (2020-02-13)中 후베이성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 및 수원시 확진자 사망 가짜뉴스 등에 일부 관련주 상승(주도주 : 오공) (2020-02-12)코로나19 확산 우려 완화 속 하락 (2020-02-11)금융당국, 신종 코로나 테마주 집중 감시 소식에 하락 철강* 철광석값 급락…포스코·현대제철 기사회생?(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철강섹터가 반등나올듯) (2019-12-13)트럼프 대통령, 1단계 美/中 무역합의안 서명 소식에 상승(주도주 : POSCO, 현대제철, 한국철강) (2019-12-12)美, 한국산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율 하향 조정 소식에 상승(주도주 : POSCO,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2019-11-26)철강 업황 회복 기대감 등에 상승(주도주 : POSCO, 동국제강, 고려제강, 세아제강) 조선* 연이은 日 조선 사업 철수…"한국 조선 입지 강화"(일본이 LNG선 철수를 추진함에 따른 한국 LNG선 수주의 입지 강화) (2020-02-06)올해 조선 업계 수주량 기대감 등에 상승(주도주 :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2019-11-26)내년 상선 신규수주 확대 전망 등에 상승(주도주 :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2019-11-25)삼성중공업 대규모 LNG운반선 수주 소식 등에 상승(주도주 :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드론* 현대차, 세계3대 에어쇼 참가…도심항공모빌리티 공개 예정(도심항공 모빌리티면 드론이죠. 드론관련주가 들썩이더라니) (2019-10-17)정부 드론 분야 로드맵 발표 소식에 일부 관련주 상승(주도주 : 퍼스텍, 이에스브이, CJ대한통운) (2019-09-18)사우디, 한국에 드론 대공방어 체제 도움 요청 소식 등에 일부 관련주 상승(주도주 : 제이씨현시스템, 엠씨넥스, 한빛소프트) (2019-08-13)국토부, 드론교통 조직 신설 소식에 상승(주도주 : 제이씨현시스템, 퍼스텍, 한국항공우주, 이에스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