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내쪽 투룸에 자취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젊은이들이 판을 치는 술집 모여있는 중심부 쪽..
때는 지난 11월 19일
첫 눈 내린 날이죠 히히
이런 날 혼자라... 쐬주 한잔 생각나더군요... 크~ ![]()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이슬이 사러 미니스톱을 갔습니다
저를 보며 미소 짓는(?) 이슬이를 집어들고 카운터로 갔습죠 (이젠 헛것이 보인다는..)
알바생이 살짝 비웃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앗어요
게다가 뒤에서 자기 계산차례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비웃음 (제가 생각해도 웃기긴 합디다)
젊은 여성이 참치찌개의 향기를 뿜으며 쐬주를 계산하는 모습을 보며.. (상상하지 마세요ㅠ.ㅠ)
알바생이 " 넣어드릴까요? " 하길래 당연히 " 네 " 하며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어머 , 근데 이건 뭔가요
비늴봉다리는 흰색... 이슬이는 초록색...
훤히 비치더군요... ![]()
집이 바로 앞이라 그냥 뛰어갈거 생각하고 나갔습니다
근데 미니스톱 앞에
아까는 없던 건장한 남정네 넷이 그곳에서 담배를 푸고 있더군요
쪽팔림과 함께 황급히 지나치려하는데 (살짝 흘겨봤는데 네명중 두명이 상당한 꽃미남ㅠ.ㅠ)
그 중 목소리가 심히 걸걸하신 남자분께서 제 뒷통수에 대고
" 아 , 족나 처량하다ㅋㅋㅋ청승떨고 앉았네 "
이러는거예요...
안그래도 제 신세 처량한거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알고 있지만! 순간 욱하는 마음에 뒤돌아 그 남자를 째려봤습니다
" 멀 바 , 오크녀나 "
아 히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옆에서 친구들은 " 왜그래~ " 하면서도 상황을 즐기더군요 (키득키득 대면서)
쪽팔려서 곧장 집으로 도주했습니다 (후드잠바 자꾸를 머리끝까지 올려버리고 싶은 심정)
기분 전환을 위해 패떴 다시보기 해놓고
참치찌개와 이슬이를 개봉했습니다
참...
맛있긴 왜그리 맛있는지....
이런 제 자신이 싫습니다..
어느정도 술이 들어가니 슬슬 취기가 올라오는 것 같더군요
예전엔 두병 반 정도는 마셨는데 ,
요즘은 한병만 마셔도 취기가 올라온다는...
불행 중 다행이죠
술까지 잘 마시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
여자는 가끔 약속 없어도 꾸미고 나가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기분이라도 내자는 심정?)
그 정신에 화장하고 머리하고 옷 챙겨입고...
거울 앞에 서보니 그날따라 화장은 왜그리 잘 먹었는지.. (혼자 보기 아까워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눈은 여전히 펑펑 내리고 있더군요
막상 나오긴 했는데 여자 혼자 갈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았어요
신수 훤한 옵하들이 있다는 빠로 갔습니다 (길바닥에 떨어져있는 찌라시를 봤음...)
두명의 빠텐더가 노가리 까는 걸 보고 ,
그 앞에 가서 앉았습니다
" 주문하시겠어요 ? "
하는데 , 위를 치켜올려보니
어머 이게 누구야
아까 미니스톱 그 넘! ![]()
제가 표정관리 못하고 째려봤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보며 생긋생긋 웃는 그 넘...
게다가 그 걸걸한 목소리는 어디가고 (남자도 목소리를 깔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카프리로 달라는 저에게
" 눈 맞으시니까 섻시하세요^ㅡ^* "
하며 맥주를 가지러가더군요... (뭥미..?)
그때까진 몰랐습니다
제가 손님 입장이다보니까 , 그냥 접대 해주는건가보다
했었습니다
맥주를 다섯병 정도 비웠을 때쯤..
오랜만에 마시는 술인데 짬뽕으로 들이켰더니
위가 거부하더군요
점점 정신마저 몽롱해지고..
저 그 날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도 안납니다만
빠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려봤죠
그 중 생생히 기억나는건...
제가 그 넘을 째려보며
" 아까 미니스톱 앞에서 나한테 왜그랬어요? 내가 오크에요? "
그랬던거...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그 넘의 놀란 토끼 눈...
또
" 무슨 소리 하시는거예요? 그게 손님이셨어요??? 에이....아니죠?"
하며 급정색을 타는 그 넘 얼굴...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제가 또 ,
" 나 맞거든요?? 확! 너 누나한테 혼나볼래요???? "
했던거...
마지막 제 가슴에 비수를 꽂은 그 넘의 혼잣말...
'변장술이 대단하구만
'
'변장술이 대단하구만
'
'변장술이 대단하구만
'
'변장술이 대단하구만
'
일어나보니 마스카라가 뺨을 타고 흘러있던데...
운걸까요...?
사진 올리긴 하겠습니다만 ,
혹시나 제가 아는 사람이 볼까봐...눈만 올리겠습니당ㅠㅠ
망할 쌩얼 눈↓ (이것도 눈에 힘 팍! 줘서 이 정도라는...)
변장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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