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리는 나의 눈물로 흐지부지 마무리되었고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 지금 네가 나이가 몇인데 사람을 가리냐는' 엄마의 불호령에 참아왔던 울분이 터졌다.
'아무리 그래도 같은 등급이 맞아야 하는 사람이랑 해줘야지. 트럭운전사가 뭐냐'는 나의 소리에 엄마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개인트럭 소유에 분당에 아파트까지 있고 월500이상 버는 능력있는 노총각이다!'
그 사람이랑 선보려는 아가씨가 몇 명인데 간신히 약속잡아줬는데 뭐하는 짓이냐는 엄마의 말에 내심 살짝 놀랐다.
트럭이 억대라는 것도 놀랐고 생긴거와 다르게 벌이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외모나 머리숱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엄마랑 한참 말싸움 끝에 전화를 화김에 끊어버리자 또 다시 울적해졌다.
핸드폰을 꺼내 팀에 막내 김대리가 보고 싶었다.
평소에는 이정도까지 아니었지만 오늘같은 울적한 날에 누군가라도 옆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김대리. 뭐해?]
용기내어 카톡을 보내고 콩닥거리는 심장소리에 놀라고 있었다.
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연애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팀장님? 네.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김대리의 답장에 나는 김대리 동네라는 거짓말로 그를 불러냈다.
편안한 츄리링을 입고 나온 김대리는 30대초반이지만 30대답지 않게 동안에 활력있고 잘생기고 귀여웠다.
가까운 Bar가서 회사에서 보이지 않는 콧소리와 애교를 부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머리숱도 없는 노총각은 보기만 해도 싫었다. 하지만 김대리는 아니었다.
느낌이 좋아야 한다!!
굳이 돈 좀 잘번다고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만나는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