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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남자들아~

천국의천사 작성일 18.02.17 19: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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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 남자들아

  
  당신이 흙 묻은 전투화를 신고 행군을 나설 때
  나는 발을 옥죄는 하이힐을 신어야한다는 알바 규정에 새신을 샀고,
  
  당신이 땀에 젖은 전투복을 입고 연병장을 돌 때
  사회가 요구하는 '용모단정'의 기준에 들기 위해
  활동이 불편할 정도로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당신이 가스실에서 숨이 막혀 괴로워할 때
  나는 나이트에서든 길에서든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에
  세계가 거대한 가스실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당신이 철모를 쓰고 목이 터지도록 군가를 부를 때 나는
  노래방에서조차 남자들이 여성을 매수한다는 사실에 절망했고,
  
  당신이 위장크림으로 얼굴을 감출 때
  화장이 예의라는 사회적 통념 탓에 맨얼굴을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개울가에서 수통에 물을 담는 순간 나는
  카페 손님의 컵에 든 물을 뒤집어쓰고도 버릇처럼 예쁘게 웃으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기상나팔 소리에 잠을 깰 때까지
  나는 불면의 밤을 지새웠고
  
  당신이 군장을 메고 행군을 나설 땐
  당연하듯 훑어보며 입맛을 다시던 시선들을 떠올리다 내려앉은 어깨를 더욱 움츠렸습니다.
  
  당신이 샛별을 보며 초소를 나설 때
  나는 별이라곤 뜨지 않는 한국의 여성인권에 앞이 캄캄해졌고,
  
  당신이 어머니의 소중함을 알았을 때 나는 이미 '어머니'란 사회가 강제한 역할일 뿐   내 어머니의 본성이 곧 모성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역할을 위해 포기한 어머니 개인의 꿈을 생각하며 죄책감에 허덕였습니다.
  
  당신이 여자와 통화하고 싶어 전화를 걸 때
  나는 거절했던 남자의 집요한 전화벨 소리에 떨어야 했고,
  
  당신이 모포를 끌어안으며 그 여자를 생각할 때
  어떤 남자의 품도 모포보다 따뜻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조국에 목숨 바칠 것을 맹세할 때 나는,
  이 생이 끝날 때까지 여성이라는 '신분'은 변하지 않으며
  그러므로 여성에게 조국은 없다, 조국은 남성의 편이다,   자본주의도 여성혐오도 남성 사회의 소산이다,는 것을 깨닫고
  나와 내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와 딸들을 위해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들거나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은 이웃추가와 공유 등의 방법으로 후원해주세요.
  남성 권력을 배제하고 '셀프등단'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합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에서 원고를 청탁하고 출판을 제의하는 것을 목표로 쓰고 있습니다.)
  
   
    #군대자기연민#남자의3대욕구#맵시욕수면욕성욕[출처]이 세상 여자들아|작성자아르하  

https://blog.naver.com/wakeupat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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