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10프로
구라 90프로
아주 옛날 사귀던 여친이 신기하게도 운전 면허증을 땄다.
운전 면허증을 절대 못 딸줄 알았던 그녀가 자차로 여행을 이곳 저곳 다니며
좋아하는 풍경 사진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찍는다며
중고차를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었다.
한달에 100만원씩 3개월을 모으니 300정도 모였고 내게 물었다.
“오빠, 300이면 아우디 살 수 있는거야?”
진짜 몰라서 묻는 건지 나머지를 보태달라고 하는 건지 그녀의 헤맑은 모습을 보고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글쎄 아우디 핸들 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 까? 집에서 책상에 앉아서 핸들 잡고 운전 한다는 기분을 내보던지..”
여친은 빵 터지며 내가 그정도도 몰랐겠냐며 농담이라고 하고는 다시 물었다.
“그랜져는 살 수 있으련가?”
“하……”
입 밖으로 나오려는 깊은 빡침을 억지로 삼키고 구형 아반테 정도는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아래는 여친에게 들은 이야기↓
자동차 상사에 가니 건장한 사장님이 말했다.
"이 차는 교수가 출퇴근만 하던 차랍니다."
"아....그렇구나.. 근데 교수님이 아반테도 타나요?"
"그럼요, 마티즈 타는 의사도 있어요. 그리고 이런 그림 같은 차가 300이면 거저예요.."
이라며 아반테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차에 대해 잘 모르기에 상사에서 권하는
그림 같진 않지만 그림같은 차라고 말하는 은색 아반테를 타고 상사에 나왔다.
왠지 나도 멋지고 도도한 여교수님이 된 거 같았다.
여교수가 된 듯 한 기분이 들자 입에서 알파벳 송이 흥얼거려 졌다.
처음에는 그림 같아 보이질 않았지만 교수님차가 내 차라 생각하니 한폭의 그림 속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남자친구(나)에게 전화해서 교수님이 타던 차를 샀다고
자랑을 했더니 차타고 자기 집에 오라고 그런다.
남친에게 자랑할 생각에 흥분이 되었다.
남친 집앞에 도착했더니 마중 나와 있었다.
하얀 장갑을 주며 운전할 때는 끼고 하라고 말하고는 내차를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한 건 아니지?"
- 아! 운전할때는 사이드미러 기억해야지...-
남친이 차 좀 보자며 본네트를 열어보라고 했다.
- 음....본네트가 뭐일까.-
모르면 남친이이 무시할 것 같아서 당연히 안다는 표정을 짓고는
차 밑에 있는것을 당겼는데..
주유구가 열렸다.
남친은 황당하다는 듯 나라 잃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차안에서 본네트를 열심히 찾아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만지는거마다 차 앞에서 물총도 나오고 젓가락같이 생긴 것이 앞 유리를 긁으며
눈앞에서 휙휙 지나가고 그랬다.
남친이 짜증내며 차문을 열더만 앞 안 쪽에서 뭐를 당기니깐 앞에 뚜껑이 열렸다
남친이 차 속을 심각한 표정으로 보며 말했다.
“눈탱이 제대로 맞았네”
무슨 말인지 몰라 차팔 던 사장의 말을 기억나는 대로 말하며 자랑했다.
"교수가 출퇴근하던 차 라던데 좋지?"
"이차에 귀신이 붙어 있겠는데?”
오빠가 신기가 있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섬뜩할 때 다시금 말을 했다.
"교수가 출퇴근을 시속 100킬로하다가 사망사고 났나보다.."
남친이 한번 시승 좀 하자기에 조수석에 태우고
동네 한바퀴를 천천히 돌다가 신호가 내 앞에서 끊겨 급하게 브레이크를 밣고 직진을 하려고 신호 대기를 했다.
갑자기 뒤에서 빵빵 거린다.
순간 월드컵 16강 갈 때 축하한다며 서로 대한민국이라는 음에 맞쳐
차량 크락션을 빵빵거리던 생각이 떠 올랐다.
아마도 내가 차를 샀는거를 어떻게 알았는지 축하 해주는것 같았다.
내 뒤에 차들이 중앙선을 넘어 내 옆을 지나서 좌회전 하기 시작했다.
난 저렇게 험하게 운전안해야지..
중앙선을 넘어 내 옆으로 지나가는 차마다 운전자들이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입으로 뭐라 중얼거렸다.
아마도 차를 샀는거를 축하해주는것 같았다
그래서 왼쪽으로 지나가는 차마다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중앙선 넘어서 좌회전 하던 몇 명 운전자들은 조수석 창문을 열고 축하해준다..
"운전 똑바로 해."
- 아하~! 새차를 샀으니 운전 조심하라고 걱정해주는거구나..-
나도 창문을 열고 말했다.
"고마워요."
"운전 똑바로해" 가 운전자마다 차를 사면 서로해주는 인사인줄 알았고
남친은 옆에 없는 척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