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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겁이 많다는 걸 알게 해준 친구

진짜킹카 작성일 25.06.21 21: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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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20대 때 친한 친구랑 바다로 국도로 포항 밤낚시를 가는 중에 조수석에 앉은 친구가 꾸벅꾸벅 조는 것이었다.

 

10시 정도 쯤 됐나?

 

영천을 지나 포항으로 가는 길에 뒤에 차가 안 붙은 걸 확인하고 일부러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친구는 놀라 잠에서 깨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아니, 앞에 여학생으로 보이는 얘가 길을 막고 있어서..”

 

물론 거짓말이었다.

 

친구를 긴장시키려고 하는 말에 진짜로 친구는 긴장을 한 표정이었다.

 

잠이 달아났는지 그 다음부터는 졸지 않고 있었고 

 

조금 전 장난이 재미있어서 다시 한 번 장난을 치려 말했다.

 

10분 정도 달리다 차도 안 다니는 컴컴한 도로에 다시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말했다.

 

“어? 아까 걔 아냐? 비슷한 앤가?”

 

“난 안 보이는데 도대체 얘가 어디 있다는 거야?”

 

친구의 말에 대꾸도 안하고 혼잣말로 말했다.

 

“뭐지. 아까 걔잖아? 어떻게 된 거야? 내가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건가?”

 

친구의 얼굴은 거의 사색이 되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하고 “장난이야”라고 말하려고 했다.

 

“참, 요즘 애들은 진짜 이런 시간에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는 걸까? 방향이 같으면 태워줄까나? 잠시만 기다려 봐.”

 

“뭐...가 있다...는 거야?”

 

친구의 반응이 너무 웃겨 차에서 내려 입을 손으로 가리고 크게 웃고는 차 뒤쪽으로 걸어가 대화하는 시늉을 했다.

 

“안녕하세요.”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이야기하는 척 하고 있었는데..

 

그 쫄아버린 친구 놈이 비명을 지르며 내 차를 몰고 도망쳐버렸다. 

 

나를 어두운 길바닥에 내버려두고...

 

이번엔 내가 쫄아버렸다.

 

나도 알고 보니 겁 많다는 걸 그 때 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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