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며, 삼촌팬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수 겸 배우 수지와 직렬 5기통 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 누구를 더 좋아하십니까?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 둘 중에 누구를 좋아하는냐에 따라 정치적 성향에 관계 없이 '좌파'·'우파'로 낙인찍히고 인터넷 상에서 맹비난을 받게 되는데요.
인터넷에는 "유독 '수지'를 싫어하고 '크레용팝'을 좋아하면, '보수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베의 회원이다" 라는 식의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수겸 배우 '수지'를 좋아하면 좌파, '크레용팝' 팬이면 우파다…." 이런 얘기인데요.
'우파', '좌파'가 무엇이고, 어떤 점에서 비판받아야 하는지 내용도 잘 모르는 가운데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미 색깔 논쟁, 즉, 편 가르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확산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우선, 정치 영역과는 무관한 연예인들에게 '좌파'네 '우파'네 하면서 정치 성향을 씌웁니다.
다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런 논란을 본 청소년들이 색깔 논쟁에 가담하게 되고, 진보·보수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서지 않은 청소년들이 '꼴통보수' '좌빨' 식으로 상대방을 규정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상에서는 욕설이, 오프라인 상에서는 왕따와 구타가 나타납니다.
우리 사회에서 깊숙이 박혀있는 이념의 틀이 전 세대에 걸쳐 고착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인데요.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양분법 적 해석. 이 같은 사고가 왜 벌써 청소년들 사이에 나타나고 있는지 어른들이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