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말하길 자신은 아이를 낳고 싶었으나
지금 우리나라 출산률도 낮고 경제도 안좋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어 보이는 이 나라 현실에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나라에서 고생하며 시간을 보내고
학업, 취업, 연애와 결혼 등 너무나 어려운 인생을
보낼걸 알기에 아이에게 미안해서 안낳기로 했다고
소주 한잔 마시면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참 그 친구의 말을 다 듣고 먼저 양해를 구했죠.
혹시 내 생각을 말해도 될까? 말이죠.
괜찮다고 말해보라길래 핵심만 말했죠.
일단 아이를 낳아보지 않으면 그 감정을 알 수가 없다.
살면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고
모르는 감정 이기에 알 수 없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의 얼굴도 모르고
(아이의 생김새를 모르고) 이름도 없으며
즉 존재 자체가 없기 때문에 그런 감정은
전혀 알 수 없고 아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도
있을 수 없는 감정이다. 존재가 없는데 어떻게
그 아이에게 사랑을 느낄 수 없다고 본다.
너가 지금 살면서 느꼈던 미안한 감정과
사랑이란 감정은 부모님과 형제자매의 미안함과 사랑,
배우자와의 미안함과 사랑, 그리고 주변인과
타인과의 인간관계에서 주고받은 감정이다.
자기 자식 즉 아이와의 그런 감정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알 수 없다.
섣불리 말하는건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물론 아이가 주는 행복. 그 무엇과도 비교불가죠.
나 자신이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있다는건 사람으로 태어나
할 수 있는 가장 용기는 있는 일이라구요.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와 여러가지 본인의 문제로
포기하는 분들도 많고 딩크부부도 있지만,
그 사람들 중 자신의 아이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고단하여 미안해서
안낳기로 했다는 그런말은 다 핑계라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나를 위한 시간과 배우자와의 살아갈
인생과 행복이 더 중요하고 육아도 그렇고
잘 해낼 자신과 잘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고
두렵고 무섭다고 말하는게 더 현명하고
솔직한 말이라고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다 듣고는 친구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소주한잔
들이키고는 에라이 새끼야 니 잘났다며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며 먼저 일어나더라구요.
저는 듣기 좋은 허울 좋은 말 보다
정말 사랑하는 부랄 친구이기에 현실적으로
아이 문제니까 냉정하게 말했는데 친구는
그냥 위로 받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지금도 아이를 원하는데 현실적인 문제나
와이프하고 출산에 대한 생각이 달라 그랬을까요?
쓰다보니 이런 생각도 드네요.
제가 너무 차갑고 냉정했나 되돌아봅니다.
형님들은 어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